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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베이스(0903)
국내 제약업계의 세대교체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생 오너 자녀들이 속속 합류하면서다.과거 오너가 자녀가 입사 후 오랜 기간 실무 경험을 쌓은 뒤 임원으로 올라서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20대 후반~30대부터 임원이나 본부장, 팀장 등으로 주요 사업에 투입되고 있다. 이들이 맡는 업무도 경영지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신약개발과 글로벌 사업, 투자, 신사업, 전략기획, 마케팅 등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과 맞닿은 영역으로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다만 경영 참여의 깊이는 제각각이다. 이미 부사장이나 상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회사 경영 전반이나 핵심 사업을 책임지는 인물이 있는 반면 계열사와 실무 조직을 오가며 경영수업을 받는 단계인 오너가도 있다.데일리팜은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1987~1997년생 오너가 16명을 살펴봤다. 이른바 제약 오너가의 ‘3040’이다.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회사에 합류했고 현재 어느 자리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들여다봤다.80년대 후반생은 이미 임원…개발·전략·신사업 전면에차세대 오너가 가운데 가장 앞서 경영 전면에 선 인물은 1980년대 후반생들이다. 종근당 이주원 상무, 파마리서치 정래승 사내이사, 휴온스그룹 윤인상 부사장, 대원제약 백인영 상무 등이 대표적이다.1987년생인 이주원 종근당 상무는 이장한(74) 회장의 장남이다. 2018년 종근당산업 사내이사를 맡으며 그룹에 발을 들인 뒤 2020년 종근당 본사로 이동해 개발기획 업무를 맡았다. 지난해 개발팀 이사로 정식 임원에 오른 데 이어 올해 상무로 승진했다. 현재 개발기획·개발전략과 신약사업기획 등 종근당의 연구개발 전략과 연결된 업무를 맡고 있다.1988년생 정래승 파마리서치 사내이사는 정상수(68) 의장의 장남이다. 벤처캐피털과 게임업체 등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25년 파마리서치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현재 투자전략 수립과 투자심사를 총괄하며 회사의 신규 투자 방향을 들여다보고 있다.휴온스그룹에서는 윤성태(62) 회장의 장남인 1989년생 윤인상 부사장이 가장 앞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18년 회사에 합류한 윤 부사장은 현재 휴온스 경영관리총괄 본부장과 미래전략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경영관리와 중장기 전략을 동시에 맡으면서 세 형제 가운데 그룹 핵심 경영에 가장 깊숙이 들어와 있다.같은 1989년생인 백인영 대원제약 상무는 백승열(67) 부회장의 장남이다. 2019년 대원제약에 입사해 신성장추진단 등을 거치며 헬스케어와 신사업을 담당했다.  2021년 OEM 자회사인 대원헬스케어 인수 후 통합(PMI)을 총괄하며 경영정상화를 주도한 바 있다. 현재 대원제약 상무와 에스디생명공학 대표를 맡아 본업뿐 아니라 인수 계열사의 경영까지 책임지고 있다.  이들 80년대 후반생은 90년대생 오너가보다 몇 년 앞서 회사에 합류해 이미 임원 또는 주요 사업 책임자로 자리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향후 90년대생들이 밟아갈 경영 승계 경로를 미리 보여주는 선행 사례인 셈이다.90~91년생도 핵심 보직…글로벌·기획·경영총괄 맡아1990년대생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단순 실무를 넘어 본부장과 임원, 해외법인장 등 주요 보직을 맡기도 한다. 1990년생 김요섭 마더스제약 상무는 김좌진(65) 대표의 장남이다. 2020년 마더스제약에 입사한 뒤 2023년 상무로 승진했으며 현재 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회사의 경영기획과 중장기 성장전략을 담당한다.파마리서치에서는 정상수(68) 의장의 자녀 두 명이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1991년생 정유진 사내이사는 2020년 개발부에 입사해 2022년 파마리서치USA 법인장을 맡았고 2023년 사내이사에 올랐다. 현재 해외사업과 글로벌 허가 업무를 담당한다. 오빠 정래승 이사가 투자 전략을 맡고 동생 정유진 이사가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이 나뉜 구조다.GC녹십자그룹에서는 허일섭(72) 회장의 차남인 1991년생 허진훈 GC녹십자 알리글로팀장이 미국 사업의 최전선에 배치돼 있다.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제제 '알리글로'와 미국 사업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1983년생 형 허진성 녹십자홀딩스 경영관리본부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재무·투자 부문을 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형제가 미국 사업과 재무·투자로 역할을 나눠 전문성을 쌓는 구조다.휴온스그룹은 장남뿐 아니라 차남과 삼남까지 모두 계열사에서 경영 경험을 쌓고 있다. 1991년생 차남 윤연상 이사는 2023년 관계회사 휴온스USA에서 근무한 뒤 현재 휴메딕스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다. 장남 윤인상이 핵심 사업회사인 휴온스의 경영관리·전략을 맡고 차남은 휴메딕스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구조다.알리코제약에서는 1991년생 이지혜 부사장이 경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이항구(65) 부회장의 딸인 이 부사장은 2019년 알리코제약에 정식 입사해 B2B팀 등을 거쳤다. 2021년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 7월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현재 COO와 사내이사를 맡아 전사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93년생부터 97년생까지…계열사·핵심부서서 경영수업1993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들은 상대적으로 경영 경력이 짧지만 이미 계열사 이사회와 주요 실무 조직에 배치되기 시작했다.대웅그룹 윤재승 CVO(64)의 장남인 1993년생 윤석민 팀장은 2022년부터 블루넷 사내이사를 맡으며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현재는 엠서클 팀장으로 근무하며 계열사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같은 1993년생인 정석훈 익수제약 이사는 정용진(61) 대표의 장남이다. 2020년 익수제약에 입사해 마케팅 업무를 경험했고 현재 마케팅영업지원본부 이사로 의약품 마케팅과 영업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비상장 중소제약사에서도 1990년대생 오너 2세가 실무를 거쳐 임원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HLB그룹에서는 진양곤(60) 회장의 두 딸이 나란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1994년생 장녀 진유림 HLB 이사와 1996년생 차녀 진인혜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상무다.진유림 이사는 HLB 이사로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진인혜 상무는 2023년 HLB이노베이션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테라퓨틱스에서 전략기획과 사업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그룹의 차세대 항암사업과 맞닿은 역할이다. 최근에는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열린 베리스모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나서 회사의 기술력과 개발 전략을 소개하는 등 대외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1995년생 권병훈 동국제약 이사는 권기범(59) 회장의 장남이다. 2024년 동국제약 경영관리본부 재무기획실에 입사해 재무 실무를 시작했고 이후 회사가 인수한 리봄화장품 경영에도 참여했다. 본사 재무기획과 인수기업 경영을 함께 경험하는 형태다.휴온스그룹의 삼남 윤희상 차장도 1995년생이다. 2023년부터 휴온스메디텍에서 근무하고 있다. 장남 윤인상 부사장, 차남 윤연상 이사, 삼남 윤희상 차장으로 이어지는 세 형제가 각각 휴온스와 휴메딕스, 휴온스메디텍에 배치된 점이 특징이다. 직급과 책임 범위에는 차이가 있지만 세 아들 모두 그룹 내에서 경영 경험을 쌓고 있다.최근에는 1997년생까지 경영 무대에 등장했다. 바로 이기환 JW중외제약 포트폴리오전략부 부서장이다. 이경하(63) 회장의 장남인 이 부서장은 JW그룹 내 오너 4세로, 2022년 JW홀딩스에 입사해 경영지원본부 매니저로 시작했다. 지주사에서 그룹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은 뒤 올해 1월 핵심 사업회사인 JW중외제약으로 이동해 비등기임원인 부서장으로 선임됐다. 현재 개발 부문에서 개발전략과 사업화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같은 오너가라도 다른 경로…입사=승계는 시기상조이들의 경영 참여 방식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공통된 승계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종근당 이주원 상무와 알리코제약 이지혜 부사장처럼 본사에서 수년간 실무를 거쳐 경영 핵심으로 이동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대원제약 백인영 상무와 동국제약 권병훈 이사처럼 본사 업무와 함께 계열사 또는 인수기업 경영을 맡기는 방식도 확인된다.파마리서치와 휴온스그룹처럼 복수의 자녀가 동시에 경영에 참여하는 기업도 있다. 파마리서치는 정래승·정유진 남매가 투자와 글로벌 사업을 나눠 맡고 있고, 휴온스그룹은 윤인상·윤연상·윤희상 세 형제가 각각 핵심 사업회사와 계열사에서 서로 다른 수준의 경영 경험을 쌓고 있다.세대가 젊어질수록 경영 수업의 출발점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재무·경영지원에서 시작하는 전통적인 방식뿐 아니라 개발, 글로벌 허가, 미국 사업, 투자, 마케팅, 신사업 등 회사의 실제 성장 과제와 연결된 업무에 오너가를 배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다만 회사에 합류했다는 사실만으로 후계 구도가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직급과 업무 범위뿐 아니라 지분 확보 정도, 이사회 진입 여부, 기존 오너와의 역할 분담 등 기업마다 승계 진행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결국 현재의 인물지도는 후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최종 답이라기보다 차세대 오너가가 어디에서 경영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첫 단면에 가깝다. 이들의 실제 승계 가능성을 가늠하려면 경영 참여와 함께 움직이는 지분의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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