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오픈 이노베이션 선순환의 열쇠
- 손형민 기자
- 2026-06-10 11: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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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바이오기업 간 협력은 단순 기술도입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플랫폼, 초기 자산 발굴 단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과거 어느 정도 검증이 끝난 후기 임상 자산 중심이었던 협력 방식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일라이릴리는 최근 한미약품의 GLP-2 기반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에이비엘바이오, 알지노믹스, 올릭스 등 국내 바이오기업과 신약후보물질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MSD, 로슈, 화이자, 노바티스, 바이엘,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등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국내 유방 바이오텍 발굴 프로그램과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이 일정 수준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매년 수많은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을 검토한다. 연구개발 성공 가능성과 임상적 경쟁력,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계약이 곧 신약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해당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검증받을 기회를 얻었다는 의미는 있다.
정부 역시 오픈 이노베이션을 바이오산업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강조하고 있다. 국내 연구개발 역량과 글로벌 제약사의 개발·상업화 역량을 결합해 혁신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내 기업이 발굴한 기술이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통해 신약으로 개발되더라도,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순간에는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 중심의 평가가 이뤄진다.
이는 당연한 원칙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돼 있으며 허가와 급여는 객관적 근거를 기반으로 판단해야 한다. 특정 기업이나 특정 국가에서 개발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대받을 수는 없다.
다만 정부가 오픈 이노베이션과 바이오산업 육성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연구개발 생태계가 창출한 혁신의 가치를 현재 제도 안에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국내 기업이 발굴한 기술이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경우 그 성과를 단순히 하나의 수입 신약과 동일한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실제 국내 기술이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표준 치료 영역에 진입하는 사례까지 등장했지만 국내 환자들이 그 혜택을 체감하기까지는 여전히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혁신이 국내 의료현장에 안착하는 과정은 또 다른 관문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허가나 급여 기준을 완화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비용 효과성과 임상적 가치라는 원칙은 유지돼야 한다.
다만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와 바이오산업 육성을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다면, 그 과정에서 창출된 혁신의 가치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역시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과를 기술수출 계약 규모나 계약금 액수만으로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 발굴된 혁신이 글로벌 개발 과정을 거쳐 다시 국내 환자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선순환이 완성된다.
정부는 바이오를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한국 기업의 기술을 찾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제는 기술을 수출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성과가 국내 시장과 환자에게도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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