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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가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같은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에는 기회가 됐다.시범사업이라는 꼬리표를 뗀 비대면 진료가 오는 12월 24일부터 전격 실시되면서 민간 플랫폼 업체를 비롯한 의·약사, 환자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여기에 정부가 모든 비대면 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 배송 확대 논의를 공식화하면서 일각에서는 과거 시범사업 당시의 혼란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정부의 비대면 진료 약 배송 발표 이후 최근에는 민간 플랫폼에 제휴됐던 약국들의 자발적 이탈 역시 늘고 있는 추세다.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이 '중개' 역할을 넘어 약국을 추천하거나 배송까지 도맡을 경우 '보건의료의 영리화'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그렇다면 약사들의 이같은 우려가 단순 기우일지, 중개 플랫폼을 이용해 비대면 진료를 받아 봤다.◆플랫폼 알고리즘 따라 달라지는 의원·약국 선택권"어떤 의사를 선호하시나요?" 가장 먼저 선호하는 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 화면이 떴다.전문의(해당 과목 전문의), 후기 좋음(평점 4.8 이상), 후기 많음(리뷰 300개 이상), 재진율 높음(재진 환자 많음), 단골 의사(단골로 등록한 의사), 예약 확정 빠름(180초 이내 응답), 영상 진료(영상통화 가능) 등 원하는 조건을 누르면 스폰서드(sponsored)를 상위 노출시킨 의사 리스트가 떴다.'후기 좋음'을 선택하니 미슐랭 음식점들처럼 4.9, 4.8점을 받은 리스트가 추려졌다. 리뷰만 500개 이상인 의사도 있었다.경기 수원에 소재한 이비인후과의원에서 단순 감기몸살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수령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고작 1분.직접 열을 재거나 목구멍을 들여다 보지는 못했지만 코로나19와 독감, 감기가 유행을 해 인근 이비인후과에서 최소 30분을 대기해야 한다고 했던 점과 비교할 때 적어도 29분을 아낄 수 있었던 셈이다.곧장 '약국을 선택해 주세요'라는 알림톡이 도착했다. '방문 약국 선택하기' 버튼을 누르자 이번에는 자동으로 조제 가능한 약국 리스트가 떴다.약국 역시 '추천순', '방문 많은 순', '가까운 순', '리뷰 많은 순', '평점 높은 순'으로 조건에 맞춰 필터링이 가능했는데, 초기 디폴트값은 '추천순'으로 지정돼 있었다.환자가 카테고리를 지정할 수 있지만 플랫폼의 추천에 따른 약국 리스트가 상위 노출되는 방식인 셈이다.플랫폼은 '조제가능성↑', '조제가능성있음' 약국을 상단에 배치했다.약국의 과거 조제 이력을 확인해 대체 조제를 포함해 재고가 있을 가능성을 가늠해 조제가능성이 높거나, 있는 약국을 상위에 배치한다는 것이다.조제가능성이 높거나 있는 약국의 경우 평점 5.0점에 리뷰 역시 많게는 100개 이상 작성된 약국으로 확인됐다.결국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진료 조제를 많이 한 약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점과 많은 리뷰를 가져가는 구조다.환자 역시 조제가능성이 높고, 웹으로 접수가 가능한 약국을 배제하고 전화로 접수해야 하는 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낼리 만무하다. 비대면 진료 처방전을 받지 않는 일부 약국은 '비대면 접수 거부'라고 표출되기도 했다.일선 약사들은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우선노출이 좌우되는 방식이 과연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냐'는 부분을 놓고 회의적인 반응이다.지역의 약사는 "얼핏 플랫폼들이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처럼 플랫폼 제휴 의원과 제휴·비제휴 약국 리스트를 띄우고 있지만 사실상 그들의 알고리즘에 의해 의원과 약국이 추천되는 방식"이라며 "약국이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리뷰가 많거나, 평점이 높아야 하는데 결국에는 비대면 진료 처방전을 얼마나 수용하고, 조제하는가의 영역도 포함된다. 결국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영업정책이 환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대체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의료기관·약국 선택 유도 금지" 의료법에 '중개업자 준수사항' 명시'중개 플랫폼'이라는 이유로 면책특권을 받아온 민간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에 대해 정부 역시 고삐를 조인다는 방침이다.시범사업 기간에도 '시범의료기관(약국) 지침'이 마련, 적용돼 왔지만 아예 의료법 제34조에 '비대면 진료 중개'와 '비대면 진료 중개업자의 준수사항'을 못박았다는 점은 매우 유의미한 점이다.비대면 진료 중개매체를 제공·운영하려는 자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고·인증(제34조의8) 해야 하고, 비대면 진료 중개업자는 비대면 진료 중개매체를 제공·운영하는 과정에서 각 호의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제34조의9)는 것이다.여기에는 ①비대면 진료를 실시하는 의료인의 의료적 판단을 개입하는 행위 ②의료서비스 및 의약품을 오남용하도록 조장하는 행위 ③약사법 제24조 제2항에 따른 담합 행위를 알선·유인·사주하는 행위 ④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특정한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 종사자, 약국, 약사법에 따른 약국개설자 및 약국 종사자에게 환자 또는 처방전을 가진 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대가로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요구하거나 의료기관 등으로부터 이를 받는 행위가 등이 명시됐다.⑤환자, 환자 보호자 또는 처방전을 가진 자에게 특정한 의료기관, 약국 또는 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추천하거나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또한 비대면 진료 중개업자는 환자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환자의 동의를 받아 그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 그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됐을 때에는 지체 없이 파기해야 하며, 중개업을 통해 취득한 개인정보를 영리 목적으로 제3자에게 제공·판매할 수 없다.아울러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비대면 진료 중개매체 제공·운영 기준을 따라야 하며, 통계를 분기별로 복지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자라보고 놀란 가슴' 정부 제동장치 마련에도 "탈 플랫폼"정부의 제동장치 마련에도 약사들이 탈퇴 인증까지 벌이며 탈 플랫폼을 선언하는 이유는 보건의료의 공공성 때문이다.특히 건강보험재정과 연관된 보건의료 분야에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민간 플랫폼들이 개입될 경우, 건보재정 고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약사단체인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은 "대한민국에서 정당을 가리지 않는 정부의 방임 속에서 법적 근거도 제대로 없이 소위 시범사업이라는 전가의 보도아래 무분별하게 확대 시행돼 온 비대면 진료는 지난 수 년간 수많은 부작용을 양산, 플랫폼들의 만행은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수없이 넘쳐났다"고 꼬집었다.다양한 SNS 등을 통해 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전문의약품들을 무분별하게 지명 구매하도록 유도했으며, 정부가 막기 전까지 마약과 향정을 무분별하게 처방·배송을 유도하는가 하면, 일부 비양심적인 보건의료인들과 합작해 미용의약품 자판기로 사세를 펼치는가 하면 최종적으로는 도매상까지 설립해 의약품 전과정에서 독점 및 담합을 통한 수익을 얻고자 해 왔다는 것이다.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뒤 공급자를 옥죄어온 '빅테크 잔혹사'에 대한 우려감 역시 적지 않다.업계 전문가는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의 역할이 환자와 의료기관을 연결·진료를 중개하는 것을 넘어 조제가능성을 언급하며 약국을 줄세우는 것은 의약분업이라는 대전제를 흔들 수 있다"며 "환자 뺑뺑이를 막기 위한다는 게 플랫폼의 주장이지만 대면 진료에서처럼 비대면 진료에서도 진료와 조제가 각각 분리되고, 플랫폼은 선택 과정에 어떠한 영향도 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더욱이 비대면 진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배송까지 염두되는 상황에서 플랫폼이 승기를 쥐게 될 경우 플랫폼 종속과 수직 계열화는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과거 논란이 됐던 닥터나우의 '나우약국'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진약품을 통해 비대면 처방 수요가 높은 약품을 구입할 경우 '조제확실' 버튼을 달아 더 많은 처방전과 더 빠른 매출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당시 마케팅 포인트였다.이 관계자는 "현행 시범사업에서 플랫폼이 약국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가 앱 안에서 약국을 선택하도록 한 것은 비대면 진료 환경에서 처방전 전달의 편의를 확보하기 위한 한시·과도기적 장치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플랫폼 사업자가 진료 중개와 약국 선택을 동시에 보유할 경우, 두 기능이 결합된 영리 사업 모델로 전환될 유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이어 "소비자가 처방을 원하는 약을 선택하도록 하고, 비급여약 최저가 약국 찾기 등 마케팅이 가속화될 경우 의약품의 공공적 성격 역시 훼손될 것"이라며 "제도화 과정에서 플랫폼의 약국 알선·유인·배정 등을 어떻게 해석할지 또한 명확히 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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