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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약국경영 트렌드는 '약사중재·건강지능'

  • 강혜경 기자
  • 2026-02-19 12:00:09
  • [약담소] 김현익 휴베이스 대표
  • "창고형 약국 인근 약국 내방객 30% 감소…매출 감소 불가피"
  • 높아진 소비자들 건강지능…아프기 전 관리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해야
  • 고령·만성질환자 약물관리, AI는 대체 불가한 영역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지난 한 해 약국가는 한약사 문제 이외에도 창고형 약국과 매출 감소로 인한 경영 악화 등 수많은 악재를 겪었습니다. 커지는 예측 불확실성 속에서 올해 약국 환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도 여전히 창고형 약국이 화두입니다.

창고형 약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은 김현익 휴베이스 대표와 함께 지난해 약국 경영 전반을 점검해 보고, 올해 약국 경영의 키워드를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Q. 대표님, 지난해 약국 전반에 대한 운영 성적표를 놓고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2024년 대비 실제 약국 매출에는 차이가 있었는지, 차이가 있었다면 특히 어떤 부분이 눈에 띄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A. 말씀하신 것처럼, 작년의 경우 2024년에 비해 조제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500여개 패널약국을 중심으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조제건수는 5.8% 감소했고, 판매건수는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판매금액은 객단가 상승 요인으로 2.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조제 매출 부분에서 큰 감소세를 보였는데 약국 수가 전체적으로 증가하면서 1약국당 처방전수가 감소한 탓도 있고(연평균 1.8% 자연감소) 유난히 호흡기 질환이 적었던 해이기도 했습니다.

일반약 매출은 K-뷰티, K-파마시 트렌드로 인해 객단가가 상승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보였습니다만, 난매모델의 일종인 창고형(메가형) 약국들이 생긴 근처 약국들은 상당한 매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Q.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창고형·마트형 약국이 생겨났고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대한약사회도 창고형 약국이 인근 약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실제 창고형 약국이 동네 약국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 거라고 예상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창고형 약국이 전국적으로 확산됨으로써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답변 부탁드립니다.

A. 창고·마트형 약국들이 생기면 단기간에 기존 약국고객의 이탈로 내방객수의 감소가 일어나고, 대부분 가격경쟁을 하기 때문에 기존 약국에서는 매출의 감소까지 곱하기로 나타납니다.

평균 30% 정도는 내방객의 감소가 관찰되는 상황이며, 50% 이상 감소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창고·마트형 약국들은 가격경쟁 이른바 난매를 주로 전략으로 삼기 때문에 적정한 판매가격을 준수했던 약국 입장에서는 기존 고객들의 신뢰도 하락을 가장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약사와 고객과의 라포를 형성해 왔는데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인해 오랜 신뢰가 깨지는 형국이죠.

기존 약국들도 생존을 위해 가격을 재조정하게 되면 전체적인 시장이 혼탁화될 수 있는 부분도 우려되는 포인트 입니다. 또한 창고·마트형 약국 형태를 새로운 모델로 오인해 답습하는 신규 진입 형태 역시 증가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Q. 창고형 약국 뿐만 아니라 나날이 발전하는 AI 속도를 따라잡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복용 약에 대해, 건강에 대해 궁금증이 있을 때 약국을 찾기 보다 AI에게 관련한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반대로 트렌드코리아 2026 10대 키워드로 가장 먼저 제시된 부분이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입니다. AI를 활용하되 최종 결정 과정에서는 반드시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개념으로 알고 있는데요, 환자를 대하는 데 있어 특히 약사의 개입이 더 중요해 질 것이라고 전망하시나요?

A. 좋은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약사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AI는 빠르고 똑똑하고, 복용 중인 약의 성분, 상호작용, 일반적인 주의사항까지 이제 누구나 AI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AI생성 이미지

AI는 정보를 잘 다루지만 '사람의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약은 단순한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의 몸 상태가 어떤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이전에 약을 복용하며 불편함을 느낀 부분은 없었는지, 그리고 이 설명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지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이런 판단은 아직,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 부분은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휴먼 인 더 루프'라는 개념이 약국 현장에서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다고 봅니다. AI는 약사에게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정보를 정리해주고, 놓칠 수 있는 위험 신호를 알려주고 선택지를 넓혀주는 역할은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 환자에게 어떤 선택이 가장 안전하고 적절한지 결정하는 마지막 단계는 결국 약사가 해야 할 몫입니다.

특히 고령 환자, 만성 질환자,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분들이 늘어날수록 '이 약이 맞느냐'보다 '이 사람에게 지금 이 약이 맞느냐'가 더 중요해집니다. 이 지점에서 약사의 개입은 대체 불가능합니다.

앞으로의 약사는 AI와 경쟁하는 존재가 아니라, AI를 활용해 더 정확하고, 더 인간적인 판단을 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 즉 공감하고 맥락을 읽고 책임 있게 결정하는 역할이 약사의 본질적인 가치이고, 그 가치는 오히려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Q. 10대 키워드 가운데 '건강지능 HQ(Health Intelligence)'도 포함이 돼요. 건강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이제는 20대부터 건강을 관리한다는 건데요 약국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 연령별로 추천할 만한 부분이나 약국이 준비하면 좋을 부분이 있을까요?

A. 이 부분도 약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변화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건강 관리가 '아파서 시작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아프기 전에 준비하는 것'으로 완전히 방향이 바뀌고 있습니다. 약국이 단순히 의약품을 조제하고 약을 파는 곳이 건강을 관리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해야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건강지능(Health Intelligence)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이유는, 단순히 건강에 관심이 많다는 차원을 넘어 내 몸의 상태를 이해하고, 스스로 관리하려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 흐름은 약국에 분명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접근 방식은 조금씩 달라져야 합니다.

20~30대는 아직 큰 질병은 없지만, 피로·수면·면역·피부·체중 같은 생활 밀착형 고민이 많습니다. 이 연령대에는 컨디션 관리·생활 리듬·지금 관리하면 나중이 달라진다는 관점의 상담이 잘 맞습니다. 약국이 일상적인 건강 파트너가 되는 첫 접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선택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이 연령대를 위한 약국의 공간구성과 진열도 필수입니다.

40~50대의 경우에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처럼 수치로 드러나는 위험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약 복용 여부도 갈리기 시작합니다. 이때 약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단순 판매가 아니라, '지금 이 수치는 어떤 의미인지', '약을 언제부터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은지', '생활습관과 약을 어떻게 함께 가져가야 하는지'를 정리해주는 해석자 역할이 필요합니다.

60대 이상에서는 복합적인 약물 관리가 핵심입니다. 여러 병원, 여러 처방을 동시에 안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복 복용, 복약 순응도, 생활 속 위험 관리까지 포함한 약사의 개입이 중요해집니다. 이 연령대일수록 약국은 '가장 자주 만나는 의료 전문가'가 됩니다.

그래서 약국이 준비해야 할 것은 특정 연령대용 제품 몇 가지를 더 갖추는 것이 아니라, 연령대별로 자주 나오는 건강 고민을 정리해 두고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준비하고 상담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약국은 단순히 약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내 건강 상태를 설명해 주는 곳', '지금 내가 뭘 관리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주는 곳'으로 인식돼야 합니다.

건강지능이 높아질수록, 그 판단을 함께 도와줄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약국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약국은 이런 흐름과 소비자들을 잘 이해하고 빠르게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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