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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편익보다 보건비용 더 커"…스웨덴, AAP 약국으로 복귀

  • 강혜경 기자
  • 2026-06-15 06:00:46
  • 박현진 약준모 회장, 해외 연구 통한 시사점 고찰
  • 2009년 "소비자 편의 향상", 6년만에 재규제 조치
  • AAP 중독 증가→응급실 방문, 중독 치료 등 의료비 부담 증가
  • "청소년 중독 2배 이상 늘어…상비약 확대 능사 아니다"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2009년 약국 시장 자유화로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허용했던 스웨덴이 제도 회귀에 나선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증진하기 위해 약국 이외 슈퍼마켓, 편의점, 주유소 등 일반 소매 채널에서 아세트아미노펜(AAP) 등 일반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AAP 중독·과량 복용 사례 등이 증가하면서 정부가 6년 만에 재규제에 나선 것이다.

박현진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은 최근 '일반의약품 판매 규제완화와 아세트아미노펜 안전성 문제-스웨덴 사례를 중심으로 한 해외 연구 및 국내 시사점 고찰'을 통해 국내 상비약 제도 확대에 일침을 가했다.

소비자 위한 정책이었지만 실패, 스웨덴 사례보니
국가 중심 약국 독점 체계를 유지해 왔던 스웨덴은 2009년 약국 시장 자유화 정책을 시행했다.

정책 목적은 소비자 편의성 향상과 가격 경쟁 촉진이었다.

정책 변화에 따라 슈퍼마켓, 편의점, 주유소 등 일반 소매 채널에서도 일반약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스웨덴 전국 독성 자료와 의료 데이터 등을 연구한 결과 AAP 중독 문제가 대두됐다.

AAP 중독 박생률은 2009년 인구 10만명당 11.5건에서 2013년 16.2건으로 40.5% 증가했으며, 특히 '의도적 과량복용 증가'가 두드러지게 늘었다.

청소년과 젊은 성인층에서 충독적 자해와 관련된 과량복용 증가가 관찰됐다는 점은 충독적 자해 상황에 사용되기 쉽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결국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스웨덴 의약품청은 2015년 AAP 제제에 대한 재규제 조치를 시행했다. 정제 형태 제품을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발포정, 액상제 등 일부 제형은 일반 판매 유지라는 선택적 재규제를 시행하게 됐다.

상대적으로 대량 복용이 쉽고 저장·휴대가 간편한 정제 형태 판매를 제한한 것.

박현진 회장은 "소비자 편의 증대와 가격 경쟁 촉진을 주요 목표로 도입, 정책 입안 당시 일반 소매 채널 확대를 통해 의약품 가격 인하 효과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가 기대됐지만 실제 가격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라며 "일부 제품에서 소폭 가격 경쟁이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소비자 비용 절감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은 반면 AAP 중독 증가로 인한 응급실 방문, 중독 치료, 입원, 간손상 관리 등에 따른 의료비 부담은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 응급처치를 넘어 N-acetylcysteine 투여, 중환자실 치료, 간이식 등이 필요한 중증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으며 경제적 편익 보다 중독 증가로 인한 보건 정책적 비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판매단위 제한한 영국, 중독 사망·간이식 지표 감소
스웨덴과 반대로, 판매단위를 제한한 영국에서는 AAP 중독 사망과 간이식 관련 지표가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은 1998년 AAP와 살리실산 제제의 일반약 판매 포장단위를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 약국의 경우 최대 32정, 약국외 일반 판매점에서는 최대 16정으로 판매 단위를 제한했다.

정책 시행 이후 AAP 중독 사망과 간이식 관련 지표가 감소됐다.

또한 유럽 21개국 가운데 상당수가 AAP에 대해 포장단위 제한을 두고 있었으며, 특히 약국이 판매가 허용되지 않는 국가에서는 AAP 관련 독성정보센터 문의 비율이 더 낮게 나타났다.

박현진 회장은 "AAP 안전성 관리에서 간순히 개별 소비자의 복약 지식만이 아니라 판매 채널과 구매 가능량 자체가 중요한 정책 변수임을 보여준다"며 "호주 의약품청이 2022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에서 AAP 의도적 중독이 증가, 특히 청소년 및 젊은 성인층에서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음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결국 호주 의약품청은 2023년 '2025년 2월 1일부터 일반 판매 AAP 포장단위를 20정/캡슐에서 '16정/캡슐'로 축소하고, 약사 감독 없는 약국 판매 포장단위를 100정/캡슐에서 '50정/캡슐'로 축소, 블리스터 포장을 의무화했다.

안전상비약 제도 시행 이후 청소년 중독 증가
박현진 회장은 우리나라 역시 2012년 안전상비의약품 약국 외 판매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청소년 AAP 중독 역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청소년 AAP 중독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제도 시행 이전인 2007~2011년 중독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2.4건이었으나 제도 시행 이후인 2013~2017년 3.8건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16~18세 연령군에서 중독 발생률이 인구 10만명 당 10.7건에서 23.8건으로 크게 증가했다는 것.

편의점 판매 허용 이후 청소년들이 약사 개입 없이 AAP 제제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고, 충동적 자해 상황에서 접근 가능한 수단으로 상요될 가능성이 증가했을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박 회장은 "국내 연구 역시 접근성 증가와 청소년 중독 증가 사이의 연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국민의 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의약품의 경우 특수성을 고려해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판매 채널, 구매 가능 수량, 포장 형태, 약사 개입 가능성, 청소년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약국 규제완화는 약국 수 증가와 투자자 진입을 유도하는 효과를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체인화, 시장 집중, 독립 약국 감소 및 상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며 "약국 정책은 단순한 시장 경쟁 정책이 아닌 공공보건, 전문직 독립성, 의약품 접근성, 지역사회 보건체계 유지라는 복합적 목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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