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환율 도움될까…제약바이오, 사업 전략 고심
- 천승현 기자
- 2026-08-10 06:00:59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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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 1500원대 고공행진하다 한달새 급락
- 수입 원료약 가격에 영향 가능성...약가압박에 원가 걱정 민감
- 수출액 많은 바이오기업에 부정적 요인...기술료 반영 시기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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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제약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들은 원가 부담을 덜게 됐지만 약가제도 개편과 극심한 환율 널뛰기 탓에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해외 수출로 고환율 수혜를 누리던 대형바이오기업들은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1418.8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6.0원 하락했다. 지난 7월 2일 1554.4원에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한 달 만에 135.6원 떨어지며 가파르게 급락했다.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작년 10월 14일 1427.7원을 기록한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이후 1500원을 상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7월 2일 원‧달러 환율 1554.4원은 지난해 7월 2일 1352.6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00원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 한 달 동안 환율이 급락하며 1300원대 진입도 가시화한 상황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극심한 환율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원료의약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전통제약사들은 환율 하락이 반가운 소식이다. 의약품의 핵심 원자재인 원료의약품의 수입 의존도가 환율 하락은 원가 절감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7.9%로 2024년 31.9%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평균 원‧달러 환율 1422원을 적용해 계산한 값이다. 자급도는 국내 생산 제품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국내 시장 규모(생산-수출+수입)에서 국내 생산 제품의 국내 사용량(생산-수출)의 비중이다.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가 2022년 20.0%에서 2023년 25.6%로 상승했고 2024년 30%를 넘어섰지만 지난해 다시 20%대로 내려앉았다.
국내 사용 원료의약품의 70% 이상이 수입 제품이라는 점에서 환율이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수입량이 가장 많은 중국과 인도 원료의약품을 구매할 때에도 달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제약사들은 이달부터 시행된 약가제도 개편으로 원가 압박을 걱정해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개편 약가제도를 담은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 개정고시를 발령했다. 이달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낮추는 내용이 핵심이다. 산술적으로 제네릭 약가가 16.0% 깎인다.
약가인하 압박에 제약사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산 원료의약품 대신 저렴한 수입 제품을 찾아야 하는 고민에 빠졌는데 최근 환율 급락에 다소 숨통이 트인 분위기다.
다만 극심한 환율 변동성으로 인해 환율 하락이 안정적인 원가 하락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원료의약품은 일정 기간에 한 번씩 대규모로 수입하기 때문에 한 달 동안 환율이 급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장 원가 하락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환율 급락이 실적에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과 같은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바이오기업들은 환율 하락은 실적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의 수출액은 76억3807만달러로 수입액 28억9148만달러보다 47억4659만달러 많았다. 전체 의약품 흑자 규모 15억580만달러보다 2배 가량 많은 흑자가 바이오의약품 부문에서 발생했다. 작년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2021년 39억5294만달러에서 4년 만에 93.2% 증가했다. 바이오의약품 수입액이 2021년 35억7175만달러에서 4년간 19.0%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지난 2021년 3억8119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는데 4년 만에 흑자 규모가 12배 이상 확대됐다.

국내 대형 바이오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바이오의약품의 수출 확대를 이끌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매년 높은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역대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6.6% 증가하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작년 매출 4조5570억원도 제약바이오기업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45.4%에 달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1685억원으로 전년대비 137.5% 늘었고 매출액은 4조1625억원으로 17.0%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역대 신기록이다. 셀트리온이 연간 영업이익 1조원과 연 매출이 4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대형 바이오기업들은 고환율 수혜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30%, 23% 증가했는데 실적 호조의 요인으로 “1~4공장의 풀가동 효과와 우호적인 환율의 영향”을 꼽았다.
제약사들이 해외 기업으로부터 받는 기술료도 환율 급락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의 기술료와 판매 로열티는 통상 달러로 산정된다. 환율이 급락하면 달러 기준 수령액이 동일하더라도 원화로 환산한 장부상 금액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유한양행은 지난 5월 항암신약 렉라자의 유럽 상업화 개시에 따른 기술료 3000만달러를 수령하면서 2분기 기술료 수익이 58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56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변하면 기술료 수익 인식 시기에 따라 반영되는 금액의 격차가 커지게 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6월 일라이릴리와 체결한 신약 기술수출 계약의 선급금 7500만달러를 수령하면서 2분기 기술료 수익 1128억원을 인식했다. 환율이 급락한 이후 선급금을 인식했다면 기술료 수익은 큰 폭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환율 상승기에 원자재 비용 상승과 해외 임상비 증가로 고전했던 제약사들은 수익성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해외 수출 비중을 늘려가던 바이오기업들은 급변하는 환율을 고려한 외화 자산 관리 역량이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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