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쌍둥이 제네릭 난립…1+3 규제와 디테일
- 이정환 기자
- 2026-08-11 06: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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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제네릭(복제약) 난립을 막고 국내 제약 산업의 신약 연구개발(R&D) 체질 개선을 도모하겠다며 도입한 '제네릭 1(수탁사)+3(위탁사) 제한 규제'가 시행된 지 5년여가 지났다.
하나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 자료로 허가받을 수 있는 제네릭 품목 수를 원천 제조사(수탁사) 1곳당 위탁 제약사 3곳, 총 4개로 제한한 이 제도는 발표 당시 제약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국내 의약품 시장을 들여다보면 과연 제네릭 난립 구조가 해소되었는지는 의문이다.
가장 큰 원인은 규제 적용 이전 '기등재 제네릭'은 소급적용이 되지 않으면서 '1+4 이상' 제네릭 비중이 80%에 달하는 현실이 변화없이 유지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제도 시행 전 이미 허가를 얻어 시장에 진입해 있던 1+4 이상 택갈이 묶음 제네릭들은 여전히 시장 점유율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보건복지부가 14년만의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을 시행하면서 수 십여개 묶음 제네릭 약가가 일괄 인하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1개 성분 다품목 제네릭이 무제한 시장 경쟁을 벌이게 되는 현상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점에서 정치권과 정부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1+3 공동생동 규제를 합리적으로 선진화하기 위한 입법·행정 노력이다.
1+3 공동생동 규제를 1이나 1+1 등으로 강화하는 입법 필요성을 고민하는 동시에 단순 제네릭이 아닌 개량신약과 자료제출의약품에 대해서는 1+3 규제를 일부 완화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제약업계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제네릭 숫자만 줄이는 일차원적 규제 강화는 오히려 자체 개발 능력이 부족하지만 독자적인 제형 기술이나 개량 여지를 가진 중소·벤처 제약사의 신약·개량신약 진입 사다리마저 차단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단순 숫자 쳐내기를 넘어 '디테일하고 섬세한 구조개혁'으로 진화해야 한다.
먼저 개량신약과 단순 제네릭을 명확히 구분하는 맞춤형 규제 정비가 시급하다. 복합제나 제형 변경 등 유의미한 임상적 개선을 입증한 개량신약마저 일반 제네릭과 동일한 공동생동·임상 잣대로 묶어 규제하는 건 제약사의 R&D 의지를 꺾는 요인이다.
이와 함께 기등재 제네릭에 대한 실질적인 구조조정 기전도 마련해야 한다. 단순 허가 건수 제한에 머물 게 아니라, 약가 제도 개편과 연계해 품질 관리 기준(GMP) 평가, 자체 생동성 입증 여부에 따른 약가 차등제를 한층 고도화해야 한다.
위탁 생산에만 의존하면서 자체 R&D 투자가 전무한 기등재 품목에 대해 스스로 시장 퇴출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경제적 유인 설계가 필요하다.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이 이달(8월)부터 시행되면서 국내 제약사 대다수는 약가가 53.55%에서 45%로 일괄 인하하는 경영 타격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게 됐다.
1개 성분 당 수 백여개 제네릭이 허가되는 기형적인 시장 환경을 개선해 글로벌 신약 강국으로 한 걸음 더 내딛으려면, 국내 제약업계를 제대로 파고들어 혁신과 단순 복제를 선별하는 디테일한 핀셋 규제가 필요하다. 이제부터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간이다. 제네릭 다품목 구조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섬세하고 다각적인 행정과 정책 로드맵 수립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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