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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 발행 주식 11% 소각…실적 회복과 통큰 주주환원

  • 차지현 기자
  • 2026-08-13 12:00:21
  • 요약
  • 자사주 549만주 소각, 발행주식의 11%…137억 규모 분기 배당 결정
  • 2Q 영업익, 전년비 586%↑…비코로나 진단 매출 성장·비용 효율화
  • 6000억원대 현금·금융자산에 부채비율 20%대…탄탄한 재무여력 뒷받침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글로벌 분자진단 업체 씨젠이 1737억원 규모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했다. 소각 대상 주식이 전체 발행주식의 10.5%에 달하는 통 큰 주주환원책이다. 이와 함께 137억원 규모 분기 배당도 실시한다.

이 같은 주주친화 행보는 실적 정상화와 탄탄한 재무여력 덕분이다. 씨젠은 비코로나 진단 제품 성장과 비용 효율화가 맞물리면서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여기에 풍부한 유동성과 낮은 부채비율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주주환원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사주 10.5% 소각·분기배당…주주가치 제고 확대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젠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보유 자사주 549만1592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31일이다.

이번에 소각하는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 5222만5994주의 10.5%에 달한다. 전체 주식 10주 중 1주 이상을 없애는 셈이다. 소각 예정금액은 1737억원으로 소각 이후 발행주식 수는 단순 계산상 4673만4402주까지 줄어든다.

자사주 소각(消却)은 말 그대로 주식을 지워 없애버리는 것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면 해당 주식은 완전히 소멸된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 수가 줄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율과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꼽힌다.

씨젠은 분기 현금배당도 병행한다. 회사는 2분기 보통주 1주당 3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배당총액은 136억6929만원이며 시가배당률은 1.1%다. 배당기준일은 지난 6월 30일로 지급 예정일은 오는 21일이다. 자사주는 배당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번 배당은 올 들어 세 번째다. 씨젠은 지난 3월 2025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400원씩 총 184억4584만원을 배당한 데 이어 5월 1분기 배당으로 주당 300원씩 총 136억6673만원을 지급했다. 이번 2분기에도 배당을 이어가면서 올해 결정한 현금배당 규모는 누적 457억8186만원으로 늘었다.

최근 3년간 씨젠이 실시한 현금배당은 총 1204억원 수준이다. 이 회사의 연간 배당총액은 2023년 373억원, 2024년 369억원에서 2025년 461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결산배당을 주당 400원으로 두 배 늘리면서 연간 배당규모가 전년보다 24.8% 증가했다.

비코로나 제품 성장, 실적 정상화…6000억대 금융자산 뒷받침

이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실적 회복과 풍부한 유동성이 자리한다.

씨젠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진단키트를 앞세워 폭발적으로 외형을 키웠다. 연결 매출은 2019년 1220억원에서 2020년 1조1252억원으로 1년 만에 822.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24억원에서 6762억원으로 급증했다. 2021년에는 매출이 1조3708억원까지 늘며 사상 최대 외형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6667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진단 수요가 꺾인 뒤 실적이 급격히 위축됐다. 2022년 매출은 8536억원으로 전년보다 37.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965억원으로 70.5% 줄었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매출이 다시 57.0% 감소한 3674억원까지 내려왔고 영업손익은 30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팬데믹 당시 1조원을 웃돌던 매출은 불과 2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60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은 손실 구간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최근 다시 실적 정상화 움직임이 뚜렷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474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46억원으로 전년 16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올 2분기 매출은 1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586.4%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상반기로 보면 회복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2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51억원으로 150.9% 늘었다. 상반기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46억원을 이미 30.4% 웃돌았다. 순이익도 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4% 증가했다.

이번 실적 개선은 비호흡기 진단제품 성장이 이끌었다. 2분기에는 계절적으로 호흡기 제품 수요가 줄었지만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STI), 소화기(GI) 제품군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했다. HPV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3%, STI는 20.7%, GI는 13.9% 증가했고 비호흡기 제품군 전체 매출도 22.9% 늘었다.

여기에 재무여력도 넉넉하다. 지난 3월 말 연결 기준 씨젠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580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 1599억원과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1893억원까지 더하면 현금과 단기 운용 금융자산은 6071억원에 달한다.

이익잉여금도 충분한 상태다. 3월 말 연결 기준 이익잉여금은 1조104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 늘었다. 이익잉여금은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 가운데 배당 등을 제외하고 내부에 쌓아둔 누적 이익으로 재무상 배당 재원이 될 수 있다. 회사가 향후 배당을 이어갈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같은 시기 부채총계는 2324억원, 자본총계는 1조23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2.7%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통상 200% 이하를 적정선으로 본다. 유동자산도 8285억원으로 유동부채 1857억원의 4배를 웃돈다. 단기적인 자금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배당과 성장투자를 병행할 수 있는 재무적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52주 신고가 쓴 씨젠…자동화·글로벌 임상으로 성장동력 확장

실적 회복과 주주가치 제고 행보에 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분위기다. 씨젠 주가는 지난 11일 장중 3만395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년간 등락을 거듭하다 올해 3월 31일 종가 기준 2만1850원까지 밀렸으나 이후 반등세로 돌아섰다. 5월 들어 3만원대를 회복한 뒤 최근에는 실적 개선 기대와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이 맞물리며 52주 고점 수준까지 올라선 모습이다.

씨젠은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도 더욱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먼저 회사는 진단 자동화와 데이터 활용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 7월 미국 진단검사의학회(ADLM 2026)에서 PCR 검사 데이터 분석 플랫폼 '스타고라'(STAgora)와 검사 전 과정 자동화 시스템 '큐레카'(CURECA) 고도화 모델을 공개했다.

스타고라는 PCR 검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지역별 감염 추세, 병원별 양성률, 다중 감염 패턴 등을 제공하는 진단 데이터 플랫폼이다. 큐레카는 검체 전처리부터 핵산 추출, 유전자 증폭, 결과 분석까지 PCR 검사 전 과정을 자동화한 시스템이다. 씨젠은 두 기술을 연계해 검사 자동화와 데이터 활용을 동시에 강화하고 단순 진단시약 공급업체를 넘어 차세대 분자진단 플랫폼 기업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임상 근거 확보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나선다. 이달부터 전 세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100만건 규모 실제 임상 데이터를 축적·분석하는 글로벌 백만 임상 연구(GMCS)를 추진한다. 또 자회사 씨젠USA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제품을 시작으로 글로벌 수요에 맞춘 신제품 개발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드로믹 PCR의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고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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