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 24시간 운영하자 협력약국 인력·재정난 우려
- 김지은 기자
- 2026-08-14 11:57:06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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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시간 확대에 협력약국도 토요일 24시간 운영
- 심야 환자 없어도 약사 배치해야…"하루 50만원 이상 손실"
- 병원은 운영비 지원·약국은 조제수가뿐…지원 사각지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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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소아 야간·휴일 진료 공백을 메우는 달빛어린이병원이 확대되는 가운데 진료 이후 처방조제를 담당하는 협력약국의 운영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달빛어린이병원에는 야간·휴일 진료를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운영비가 지원되는 반면 협력약국에는 별도 운영비 지원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병원의 진료시간이 늘어나면 협력약국 역시 이에 맞춰 장시간 운영해야 해 적은 심야 조제건수만으로 인건비와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 야간과 토·일요일 및 공휴일에도 소아 경증환자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운영되는 제도다. 야간·휴일 소아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달빛어린이병원에 진료비 가산과 별도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달빛어린이병원 처방을 조제하는 협력약국에는 의료기관과 같은 별도 운영비가 지원되지 않고 기존 조제수가에 환자 명수에 따른 야간조제관리료가 적용되는 구조다. 올해 8월 기준 전국에 155곳이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 운영 중이다.
협력약국 입장에서는 심야시간 환자가 많지 않더라도 병원 진료 후 환자가 처방약을 받을 수 있도록 조제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실제 경남에서는 최근 달빛어린이병원의 토요일 진료시간이 24시간으로 확대되면서 협력약국도 토요일 밤을 꼬박 새워 운영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A약사의 경우 약국을 인수한 지 약 5개월 만에 인근 달빛어린이병원의 운영시간이 확대됐고, 지난 7월부터 토요일에는 오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24시간 약국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력난과 더불어 적자 구조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약국장이 토요일 오전부터 직접 약국을 운영하다 오후 11시 이후에는 근무약사에 약국을 맡기고 있다. 다음날인 일요일에도 오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다시 약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심야시간에는 처방 환자가 5명 안팎에 불과한 날도 있다는 게 약사의 설명이다.
약사는 "병원 운영시간이 늘어나면서 협력약국인 약국도 함께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처음에는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협력약국이 운영되지 않으면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통보를 받고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약사는 "환자가 한 명이 오든 두 명이 오든 심야에 근무할 약사를 구해야 하고 일반적인 근무시간보다 높은 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며 "심야시간 조제로 추가되는 수입만으로는 전기료조차 충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토요일 24시간 운영에 따른 인건비와 각종 비용을 계산하면 하루 50만원 이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감 유행처럼 소아환자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달빛어린이병원과 협력약국이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언제 환자가 늘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인 약국이 장기간 적자를 감수하면서 계속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역 보건소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대로면 계속 운영이 어렵다고 이야기했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지원책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토로했다.
"사업은 같이 움직이는데 지원은 한쪽만"…수년째 이어진 지적
달빛어린이병원 협력약국에 대한 지원 문제는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24년 달빛어린이병원에 대한 별도 운영비 지원을 시작하면서 협력약국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복지부는 공공심야약국과의 중복 지원 가능성을 이유로 들며 협력약국 지원 여부를 추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같은 해 달빛어린이병원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법이 개정됐지만 협력약국은 법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당시에도 약사사회에서는 야간·휴일 소아진료가 실제 환자의 의약품 사용까지 이어지려면 처방조제를 담당하는 협력약국이 함께 운영돼야 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2년 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현장의 문제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병원의 운영시간이 길어질수록 협력약국의 부담도 함께 증가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야간조제 수가만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지역의 한 약사는 "달빛어린이병원과 협력약국은 사실상 함께 움직이는 사업인데 병원에는 운영을 위한 지원이 있고 약국은 환자가 와서 조제해야만 수입이 발생한다"며 "사업은 같이 묶여 있는데 지원체계는 한쪽에만 마련돼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차원의 협력약국 지원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원 근거를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인천에서는 이미 2024년 달빛어린이병원 협력약국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조례 개정이 추진됐다. 당시 인천시의회에서도 달빛어린이병원과 함께 운영되는 협력약국의 어려움을 고려해 지원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창원시 역시 지난해 달빛어린이병원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례 제정이 추진됐다. 당시 창원에는 창원지역과 마산지역 각각 한 곳씩 달빛어린이병원이 운영되고 있었다.
문제는 협력약국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여부가 지역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A약사는 "돈을 벌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심야시간 약국을 유지할 수 있는 인건비 정도라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개인 약국의 희생에 의존해서는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며 "소아환자가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진료받고 약까지 조제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려면 병원뿐 아니라 협력약국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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