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넉달 앞두고 딴소리"…비대면초진 완화 비판론
- 이정환 기자
- 2026-08-14 12: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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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입법권·정부 행정권 무시 지적…"합의된 의료법 무력화 시도"
- 플랫폼 업계 "의료법 존중…투약 이력 제공 환자 예외기준 마련해달라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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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비대면진료 본사업 시행을 4개월 가량 앞둔 지금 중개 플랫폼 업계가 '초진 환자 처방일수 제한'을 법적·행정적 기준이 아닌 '의사 자율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펴자 의료계와 약사회가 비판 목소리를 내며 반발중이다.
플랫폼 업계 요구는 이미 국회 입법심사 과정에서 여러건의 법률을 병합해 수개월간 논의를 거쳐 공감대가 형성된 비대면진료 부작용 규제 안전장치 조항들을 이제와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국회 입법권과 정부 행정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게 의약계 지적이다.
플랫폼 업계는 국회를 통과한 비대면진료 본사업 전환 의료법 원칙 자체를 반대하거나 거부하는 게 아니라, 초진 처방일수를 7일 제한 등으로 원천금지할 경우 예기치 않게 의사와 환자 권한이 침해되고, 비대면진료 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처방일수 제한 규정을 의료법 하위법령에서 못 박더라도, 자신의 투약 이력이나 진료 이력 공개에 동의한 환자의 경우에는 제한된 처방일수를 초과해 처방할 수 있도록 부분적이고 예외적으로 의사에게 재량권을 부여해달라는 요구다.
14일 의료계와 약사회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면진료 의료법 하위법령 개정안 정책토론회에서 초진 처방일수 제한 관련 의사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모법인 의료법 취지를 무시하고 훼손하는 요구"라는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초진 처방일수 제한은 이미 끝난 논의…시행 직전 입법 취지 흔들기"
의료법 개정안 심사 당시 여야 정치권과 보건복지부, 관련 직능단체들은 비대면진료의 안전한 안착을 위해 ▲초진 대상 및 처방일수 제한 ▲남용 우려 의약품 등 특정 처방약 제한 ▲제한적 약 배송 허용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데 뜻을 모은 바 있다. 비대면이라는 특수성상 대면진료보다 오남용 위험이 큰 만큼, 초진 처방일수와 처방약 범위를 행정적·법적으로 명확히 제한해야 한다는 점은 입법 과정의 핵심 전제였다.
그러나 지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김헌성 교수와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초진 처방일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하지 말고 의사의 재량과 책임에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에 의·약계는 "입법 절차를 거쳐 확정 단계에 이른 사안을 별도 추가 협의나 행정적 근거 없이 뒤집으려 한다"며 반발중이다.
보건의료계는 비대면진료의 법적 기준을 허물고 개별 의사의 자율성에만 의존할 경우, 비대면진료 오남용 차단이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사의 자율성과 재량권, 책임은 환자 안전이라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발휘돼야 하는 것"이라며, "국회 입법 심사 과정에서 수많은 검토와 합의를 거쳐 도출된 기준을 시행을 불과 네 달 앞두고 손질하자는 것은 국회의 입법 심사권은 물론 정부의 행정 권한을 경시하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약사회 측 역시 "초진 처방일수 제한은 비대면진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 남용과 부작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빗장"이라며 "이를 행정적으로 규제하지 않는다면 결국 약물 오남용의 폐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미 시범사업 단계에서 여러가지 비대면진료와 플랫폼 부작용이 확인된 상황에서 초진 처방 제한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요구는 부적절 하다"고 피력했다.
원산협 "환자 데이터 공유 시 초진 처방일수 예외 규정 마련해 달란 취지"
논란이 확산하자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나 의료법 반대가 아닌 '환자 데이터 활용에 따른 세부 예외 규정 마련'을 제언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초진 처방일수를 7일 등으로 일률제한하는 규정이 의료법 하위법령에 마련되면 자칫 시범사업보다 퇴보한 비대면진료 본사업으로 의사와 환자 진료권, 투약권이 훼손되고 더 나아가서는 비대면진료 산업 자체가 붕괴되는 문제마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원산협 이슬 공동회장은 "우선 국회를 통과한 비대면진료 의료법 원칙을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다만 일본의 사례처럼 초진 환자 처방일수를 7일 등으로 제한하더라도 다만 환자 본인이 자신의 과거 투약 이력이나 진료 이력 공개에 동의한 경우라면, 7일을 초과해 약을 처방할 수 있도록 유연한 예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슬 회장은 "환자의 의료데이터가 확보된 상태라면 무조건적인 일률적 제한보다 의사의 자율적인 판단 여지를 열어두는 게 의사 진료권 보장과 환자 편의에 부합한다"며 "비대면진료 의료법 시행으로 시범사업보다 후퇴한 본사업이 시행되면 의사, 환자 불편이 발생할 우려가 크고 비대면진료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4개월 앞둔 본사업 전환…하위법령 기준 논란 지속될 듯
이처럼 비대면진료 본사업 시행이 눈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초진 처방 권한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으면서, 비대면진료 하위법령 제정과 세부 지침 마련을 앞둔 보건복지부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국회 단계에서 심도 있게 논의된 사안인 만큼, '의사 자율'을 명분으로 법적 제한을 완화하려는 시도는 의·약계의 강한 반발과 국회 입법 취지 훼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 복지부는 플랫폼 업계와 의료계, 약사회 등 의견을 수렴해 9월 초 의료법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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