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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책임은 언론에 있고, 부산시약 노력은 별것 아니다?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보험청구 프로그램으로 PM2000 쓰는 약국들 말이다. "PM2000 상에서 의약관련 언론의 기사를 읽기 위해 클릭을 했던 수명의 약국들이 심각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이야기가 약사 사회에 번지기 시작했다. 29일 오후다. 부산시약사회 정보통신위원회는 29일 저녁 이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일단 감염되면 컴퓨터를 포맷해야 해 기존처방 조제데이터를 포함한 모든 데이터가 삭제되고 약국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PM2000상에서 기사를 클릭하지 않도록 널리 알려 달라"고 카카오톡 등으로 급히 알렸다. 인천시약사회도 비슷한 내용을 회원 약사들에게 공지했다. 이름하여 '늦가을 파밍(Pharming)바이러스 파동'이다.PM2000의 관리 책임이 있는 대한약사회와 약학정보원도 29일 저녁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서, 30일 약사 사용자들에게 대처 방법을 안내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일상이 매우 편리해졌지만, 반대로 바이러스 등에 노출돼 개인 신상정보가 유출될 위험성도 우리 모두는 떠안게 됐다. 현재 인터넷 바이러스에 대한 100% 완전한 대처법은 지구상에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안을 강화하고, 바이러스 백신을 처리한다해서 깔끔하게 해결될 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항생제가 발견돼 세균을 무찌르고, 다시 내성균이 출현해 기존 항생제를 무력화하는 싸움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인터넷 바이러스 차단 문제는 미리 미리 보안을 강화하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히 인지해 이를 해결하는 방법 밖에 없는 현실이다.데일리팜은 이번 바이러스 파동과 관련해 '바이러스 출몰 사실'을 보도해 PM2000을 사용하는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웠으며, 추후 대처법이 나왔을 때도 이를 소개해 사용자들이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시약사회 정보통신위원회도 이같은 위험성을 전파하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약국 사용자들을 위해 대처방안을 약국가에 전파했다. 당연히 PM2000의 관리주체인 약학정보원도 문제를 파악하고 대처법을 알렸다. 그럼에도 약정원에 대한 원망은 적지 않았다. 긴급한 상황에 직면한 약국들이 결국 믿을 구석은 약학정보원인 만큼 "왜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느냐, 조치가 이렇게 늦냐"고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하다. 사용자 권리 측면에서 공급자에게 신속한 해법을 요구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주 자연스런 메카니즘이니 말이다.그런데 약정원만은 달랐다. 30일자 "'PM2000 바이러스 감염' 왜곡 보도 관련 입장 표명문"이라는 자료를 내어 약정원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정당성의 주장? 좋다. 그런데 약정원은 남의 탓을 먼저했다. "약국에서 29일 PM2000에 링크되는 데일리팜과 약사공론의 기사를 클릭했을 때 파밍이 된다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여 미연에 파밍문제를 방지하고자 PM2000의 화면상 기사 링크를 차단했다"고 약정원은 입장표명문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이 '약학정보원이 PM2000의 서버 관리를 잘못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음해하는 기사를 작성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약하면 '약정원은 잘못한게 없는데 언론이 음해를 한다'는 주장이다. 적반하장이다. 데일리팜은 '약정원이 서버관리를 잘 못한다'는 지적을 한 바 없다. 다만 감염설, 사용자들의 반응, 대처법 등을 알렸을 따름이다. 더 희한한 것은 PM2000을 통하지 않고, 데일리팜이나 약사공론을 접속한 사용자들의 악성코드 감염 이야기가 없다는 점이다.약정원은 언론 질타만으론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일선 약사회의 노력도 헛수고라고 폄하하고 비아냥 거렸다. 바이러스 감염 현실과 대처법을 알린 서울시약사회와 부산시약사회의 노력도 깎아내린 것이다. 약정원은 입장표명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29일 오후에 서울시와 부산지부에서 파밍과 관련된 대처방안을 약국가에 전파하였으나 임시적인 조치일 뿐 정확한 대처방법이 될 수는 없다. 파밍 바이러스에 감염된 본체를 백신으로 치료했다고 하지만 그 상황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이번 바이러스 파동에 가장 정확하고, 적확하게 대응한 곳은 약정원 밖에 없으며 서울시나 부산시약사회 노력은 '애는 썼으나 뻘짓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PM2000과 관련이 없든 있든, 링크기사 때문이든 아니든 약정원이 제일 먼저 입장표명문에 밝힐 내용은 사용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 아닐까? 스캐너 업체와 다툴 때 그리도 신속, 친절하게 문자를 발송했던 약정원이 이번 바이러스 감염 초기 문자를 보냈다는 이야기는 없다. 약정원의 이같은 태도는 자신감인가, 오만인가.2014-10-31 12:25:00조광연 -
약정원은 한발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출범이후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하는데 있어 적잖은 기반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해야 할 약학정보원이 최근 약국관리 및 보험청구 프로그램인 PM2000의 바이러스 감염과 사용자 불편 야기, 처방전 스캐너 업체 재선정을 둘러싼 잡음 등으로 인해 지금껏 확고하게 구축해 온 정보원의 위상과 신뢰에 상처를 입게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약학정보원은 대한약사회를 비롯해 한국제약협회,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등 3개 단체가 자산을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공익 재단법인으로 그동안 의약품 낱알식별 사업과 의약품 정보제공 사업을 통해 약품 정보의 정통성과 권위를 확보해 온 게 사실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건강보험 청구프로그램인 PM2000을 개발, 관리함으로써 청구프로그램 시장이 지나치게 상업화되는 것을 적절히 조절하는 균형추 역할도 해왔다.그러나 근래들어 PM2000을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문제의 경우 사전 예고함으로써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는가 하면 일명 콤탄정 청구 오류건으로 사용자 불편을 야기하기도 했다. 처방전 스캐너 업체를 변경하며 불거진 탈락업체와 날선 공방도 사용자인 약국들을 오랫동안 혼란스럽게 한 것도 약정원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PM2000 바이러스 감염문제만 해도 시도약사회가 문제를 파악해 대책을 내는 등 기민하게 움직인데 비해 약정원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사용자들의 불만도 고조시켰다. 약학정보원은 우선 의약품 정보의 표준화라는 본질로 돌아가 현 시스템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수천명이 쓴다는 PM2000의 경우, 조금만 삐긋해도 이를 쓰는 약국들이 일제히 업무차질을 빚게 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 24시간, 365일 깨어 있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사업의 영속성을 위해 수익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더 절실히 수행해야할 임무는 의약품 정보제공과 관련한 공익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다. 약학정보원은 수 많은 정보가 통용되는 약사사회 공공의 자산이자, 사회가 안전하게 의약품을 쓰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이다.2014-10-30 12:24:49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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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법인카드 깡' 막아야 불법 리베이트도 꺾인다작금 눈 앞에 펼쳐진 'K대학병원발 불법 리베이트 사건'은 아주 생뚱맞고 황망하게 이 사회 속으로 다가온다. 제약회사들이 '불법 리베이트는 가라'며 앞다퉈 CP(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를 도입한 게 엊그제 인데다, 지금도 윤리경영을 표면적으로 선포하고 있는 상황이라 충격은 두배, 세배로 크게 느껴진다. 다른 한편에선 이중성이 주는 배신감도 떠올리게 한다. K대학병원 추문은 희극인가, 비극인가. K대학병원 사건은 제약업계가 뼛속부터 불법 리베이트 척결을 원하고 있는지 원초적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반면 제약회사 윤리경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약협회가 마련하고, 제약사 CP 담당자 100여명이 참석한 지난 23일과 24일의 윤리경영 워크숍은 '주는 자 입장에 처해있는 제약회사들'의 불법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노력과 의지를 보여줬다. 흐릿하나마 그 한줄기 빛에 기대를 걸고, 붙잡을 수 밖에 없는 '터널비젼' 같았다.제약회사들이 그을음 덕지 덕지 앉은 캄캄한 터널을 신속하게 빠져나오고 싶다면, 윤리경영 선언과 함께 단호히 해야할 일이 있다. 법인카드 내역을 물샐틈없이 뒤져보고 살펴보는 일이다. 불법 리베이트의 원천인 소위 총알(현금)이 '법인카드 깡'에서 나온다고 제약업계 스스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 말한다. "화수분처럼 현금을 만들어내는 수단이 법인카드 깡"이라고 말이다.지하경제를 유발하는 '카드 깡'이 대체 뭔가. 어음으로 현금 만드는 일이다. 예를 들어 실질적인 거래없이 카드로 20만원 결제하고, 현금 15만원을 되돌려 받는 행위다. 15만원이 바로 악의 근원, 불법 리베이트의 출발점 되겠다. 아마도 제약회사 최고경영진이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알면서도 방관하거나, 모르는척 시치미를 떼려한다면 K대병원 추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잘 모르거나 그동안 등한시 했다면, 바로 영업사원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면밀하게 살펴봄으로써 윤리경영을 선언하며 내세웠던 불법 리베이크 근절에 한발 다가서게 될 것이다.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법인카드 내역은 발생건수도 많고 쓰임새도 다양해 이로부터 불법의 소지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예컨대 한 직원이 반복적으로 같은 식당에서 결제한 경우 이(식당)를 기반으로 불법의 흔적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다. 문제가 된 직원들이 가끔 적발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를 윤리규정에 따라 징계하는 메커니즘이 구축되면 나머지 직원들에 대한 외부효과(예방)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 감사 담당자들의 이야기다.어디까지나 위 이야기는 '회사가 불법 리베이트를 끊겠다'고 전격적으로 나설 때 가능한 스토리다. 반면 회사가 "불법 리베이트는 정말로 안된다"는 증빙을 누적시키면서도 정작 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서는 못본척 하는 행위 가 있다면 속수무책이다. 그야말로 '수상한 회사'가 되는 셈이다. 만약 회사 안에 미필적 고의라는 공기가 흐르면 이 기업의 CP 감사행위는 쇼일 수 밖에 없다. 속성상 이런 기업들이 오히려 앞장서 '직원들의 개인 일탈에 대해 제약사가 책임지는 것은 억울하다'고 주장할 개연성이 높다. 이미 위험성을 체감적으로 느끼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마치 마음 놓고 음식을 시키라면서 자신은 짜장면을 시켜 분위기를 잡는 호스트들, 제약사 안에 없을리 없다.따라서 정부는 이 지점에서 또 다른 역할을 찾아내야 한다. 그동안 불법 리베이트는 큰 흐름으로 보면 ▶회사가 비자금을 직접 조성하던 방식 ▶법인카드를 이해 당사자나 가족에게 넘겨주는 방식 ▶법인카드로 대량 상품권을 구매하는 방식 ▶회사가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많은 인센티브를 주고 이를 현장에서 알아서 풀도록 하는 방식을 거쳐오다 급기야 법인카드를 불법 할인(카드깡)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게 제약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그렇다면 복지부는 법무부, 국세청 등과 협력해 제약회사의 불법을 경계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 카드깡은 지하경제의 적폐인 만큼 카드 가맹점이 불법에 나서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윤리경영의 시작은 CP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하는 가에 있지 않다. 형식의 완벽성에 의해서라기 보다 제약회사 최고경영진의 굳건한 마인드와 CP 규정의 실질적인 이행으로 담보될 수 밖에 없다. K대학병원 리베이트 사건은 향후 제약업계의 환경 조성에 또다시 큰 영향을 미칠 게 틀림없다. 그 영향은 아프게 다가올 것이다. 그럼에도 제약업계는 다시한번 '반 불법 리베이트에 관한 정신적 재무장'을 할 수 밖에 없다. 길은 그것 밖엔 없으니까 말이다. 투아웃제도 모자라 '사용량 약가연동제'처럼 '사용량 리베이트 조사'라는 어처구니 없는 제도까지 끌어들일수야 없지 않은가 말이다. 언제까지 '손수건 한장'으로 비극을 감상할 수는 없다.2014-10-27 06:15:00조광연 -
가슴 뜨겁게 해준, 왔다! 이현경 약사삼십대 초중반 이현경 약사와 육십대 후반 K씨가 보여준 감동스토리(데일리팜 22일보도)는 식탁 위의 마른 식빵처럼 딱딱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모처럼 촉촉하게 적셨다. 이 감동스토리에는 단순히 선행으로만 한정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 혹은 측은지심과 신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스토리는 그래서 우리들에게 묻는 듯하다.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는가(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고 말이다.부산에서 우리들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이현경 약사가 K씨를 만난 것은 2012년 11월이었다. K씨는 약국에 들러 딸 같은 어린 나이의 약사에게 IMF로부터 비롯된 경제적 어려움과 이의 여파로 건강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어렵게 했고 "보청기를 하나 갖고 싶다"는 소원을 말했다. K씨에게 보청기는 새 삶을 찾아가는데 절실한 소망이었다. 이 약사는 선뜻 100만원을 내 줬고, K씨는 이튿날 차용증을 들고와 돈을 갚겠다고 약속하고 아홉달만에 100만원을 갚았다.이 약사가 선뜻 100만원을 내주기로 결심한 대목은 감동이다.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이렇게 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그러나 더 감동적인 장면은 다른데 있다. 바쁜 업무 시간, 실상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한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 이현경 약사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아름답지 않은가. 내게 도움이 되는 사람과 이야기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크게 열리도록 습관이 된 귀를 가진 현대인들에게 이현경 약사는 천사다.K씨도 아름답다. 시간과 마음을 내어 경청해주고 기꺼이 돈을 내어준 딸 같은 약사의 믿음을 지켜주기 위해 차용증까지 써가지고 와 끝내 약속을 지킴으로써 신뢰하는 인간들이 빚어낼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사했다. 오늘날 약사들에게 가장 강조되는 점이 있다면 그것은 복약상담일 것이다. 안전하게 의약품을 복용하도록 상담해 질병 치료를 앞당기거나 완성하는 행위가 바로 복약상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현경 약사의 감동스토리를 보니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야말로 최고의 복약상담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더 많은 이현경 약사가 그리워 진다.2014-10-23 12:2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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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제료 할인은 미친 짓이다약국들의 조제료 할인 현상을 보면 전래 동화 '해님 달님'이 생각나곤 한다. 어려서 할머니에게 듣던 옛날 이야기이기도 하다.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라는 호랑이의 달콤한 유혹에 이끌려 떡을 던져주다 결국 자신의 몸을 던져 줄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떡을 던져주지 않을 방법도 없었지만 말이다. 하여간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또 있다. 하루종일 바다에서 일한 어부가 집으로 돌아가다 곰을 만난다. 그 놈의 끈질긴 추격에서 벗어나려 던져주던 물고기가 바닥났을 때 그 어부가 맞딱뜨린 현실은 죽음이다. 물론 호랑이와 곰을 소비자로 직접 상징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익이 되는 선택을 당연시하는 보편적 소비자를 폄하할 의도는 조금도 없다. 다만, 호랑이와 곰은 '냉혹한 소비 심리 혹은 속성'의 은유다.조제료 할인 현상을 보자면, 일부 약사들 사이에서 '자조적으로 쓰고 유통시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이들은 동료들로 인해 손실을 입을 때면 망설임없이 '약사의 적은 약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탄한다. 조제한 다음 환자 본인부담금이 1만700원 나왔다고 쳐보자. 대부분 약사들은 1만700원을 제대로 받는다. 그런데 어떤 약사는 700원을 받지 않는다. 이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애교에 가깝다. 어떤 약사들은 의도적으로 더 큰 폭으로 깎아 주기도 하고, 또 어떤 약사들은 노인환자의 본인 부담금을 받지 않기도 한다. 약사들의 조제료 할인, 과연 순수함의 발로일까? 인지상정 인심일까? 사정 모르는 소비자 입장에선 그저, 일단, 고맙다. 고마운데 "약사들이 많이 벌기는 버는 구나"하는 석연찮음도 남는다.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벌목꾼의 날카로운 톱에 속살이 잘려나가 산 기슭에 누워버린 큰 소나무에게 어떤 사람이 물었다. 넌, 세상에서 누가 가장 밉니? 소나무가 말한다. "벌목꾼도, 톱도, 도끼도 밉기는 하지만 그 놈만큼은 아니야"라고 말한다. 톱날이 잘 움직여 날 자르도록 하기 위해 박은 쐐기가 제일 밉단다. 왜? 자신의 몸에서 나온 가지가 쐐기가 돼 자신을 넘어트리는 일등공신이 됐기 때문이다. 얼핏 소비자 입장에서 보자면 조제료 할인을 해주는 사람은 천사다. 700원까지 다 챙겨 받는 약사는 지독한 구두쇠 스쿠루지처럼 보인다. 있는 사람이 더 해보인다는 이야기도 입가에 맴돈다.그런데 법에 비춰보면 조제료 할인 약사는 선행을 한 것이 아니라 위법을 한 것이다. 약사법은 환자 본인 부담금의 일부 혹은 전부 면제하는 행위를 단속한다. 이를 위반하면 자격정지 15일을 부과한다. 법에도 눈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처방전에 따라 본인부담금 전액 면제와 함께 건보공단이나 지자체에 약제비 등을 전혀 청구하지 않으면 사회봉사활동으로 보아 허용될 수도 있다"(박정일 변호사의 약국법률상식 중에서). 약사가 경제적 이익을 취하지 않고 순수하게 행동했다면 문제 삼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런 점에서 법은 어리석지 않은 셈이다.윗 문장의 행간에서도 알 수 있듯 요즘 약국가에서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는 조제료 할인 행위는 대부분 처방전을 유인하기 위한 것이다. 미끼다. 다른 약국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얕은 수다. 소비자들에게 동료 약사들을 나쁜 사람들도 각인시키는 행위다. 참고 견디려던 또다른 약사들을 자극해 불법의 행위를 하도록 부추기는 불법 유발자다. 이런 싸구려 경쟁은 응당 약국이 제공해야만 하는 복약상담 등 약국, 약사 본연의 서비스를 약화시키고야 만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가 만나고 싶은 약사는 푼돈의 유혹질이 아니라 제대로된 약료 서비스다. 그래서 일부 약사들의 조제료 할인은 미친 짓이다.2014-10-14 12:24:52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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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약품 명칭' 약 관련 기업만 써야한다미국에서 강제추방된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가 국내로 송환되면서 다시한번 'ㅇㅇ제약회사나 ㅇㅇ약품 같은 명칭'을 함부로 쓰게 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제약산업에 대한 이미지 실추는 물론 소비자 피해를 막자는 인식에 기반한 여론이다. 한마디로 의약품 연구개발이나, 생산, 유통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제약회사 명칭을 내세워 건강기능식품이나 식품을 판매하는데만 혈안이 된 행위는 전형적인 양두구육(羊頭狗肉)이다.제약관련업과 무관한 업체들이 마치 제약회사인 것처럼 이름을 달고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갈 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건강정책이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이행되면서 건강관련 상품이 늘어날수록 제약회사 명칭을 빌린 업체들의 활동도 늘어갈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이 제약회사 이름을 빌려쓰면서 얻으려는 것은 뻔하다. 자신들의 상품에 의약품의 이미지를 덧씌워 소비자를 현혹하려는 것이다. 또 품질관리에 엄격한 제약회사로 행세해 돈을 챙기겠다는 속셈일 뿐이다. 이는 소비자 보호측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다행스러운 것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법이 국회에서 발의됐다는 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은 지난달 30일 일반식품 회사나 건강기능식품 회사가 제약사(도매업체 포함)로 오인할 수 있는 '00제약' 'ㅇㅇ약품' 등의 유사명칭을 쓰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이 지체없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란다.2014-10-10 06:14:49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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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삼성전자 쇼크? 괜찮아, 제약산업도 있잖아동네 모든 집구석을 샅샅히 뒤져봐도 이장이나 새마을 지도자급에게 무상으로 보내주던 농민신문을 빼놓고는 신문 한장 찾아보기 어려운 시골에서 자랐다. 그 만큼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새 소식에 둔감했다. 방송 뉴스를 사실로만 받아들였지 행간을 읽어낼 능력은 애초에 없었다. 그런 탓에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했다고 알려진 날 아침 중학생이던 나와 친구들은 "대통령 각하가 돌아가신 게 혹시 연탄가스 때문이 아닐까" 추정하며 등교했다. 그 이야기는 그럴 듯 했다. 당시는 9시 뉴스에 연탄가스로 일가족이 사망했다는 등의 안타까운 소식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반론도 나왔다. "청와대가 설마 연탄을 땔까?" 라고 누군가 반문했다. 우린 또 고개를 끄덕였다. 수업이 시작됐을 때 한 사회과목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우리 묵념하자"며 깊은 한 숨을 토했다. 불안감은 교실 전체에 깔렸다. 철석같이 믿었던 존재의 부재는 어린 내게도 혼란스러웠다.7일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급감, 장래 불투명에 대한 소식을 알게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2를 통해서다. 개인적 유약함 탓일지 모르겠으나, 어린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부재가 가져다 준 알 수 없는 불안감처럼 삼성전자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뉴스는 또다시 막연한 불안감을 일으켰다. 겨우 삼성전자의 철저한 소비자로서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을 받았을 뿐 그곳으로부터 일전도 받지 않았지만 은근 나라경제가 잘못되는 게 아닌가 싶어 불안해 진다. 되돌려 생각해보면, 삼성전자에 대한 걱정은 벽돌모양의 모토롤라 휴대(?)전화기가 대세였는데도 굳이 애니콜을 샀던 그 마음과 한통속이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이 나와 유사하지 않을까? 나만 유난스러운 것일까?삼성전자는 정부가 내수시장에 머무르는 국내 제약산업을 다그치는데 피겨스타 김연아와 함께 훌륭한 교재였다. 정부 관계자들의 '삼성전자를 보라'라는 말에 '토'를 달사람은 감히 없었다. 국내 제약회사보다 못했던 삼성전자가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해 국내 모든 제약회사 연간 매출을 합쳐야 겨우 분기 영업이익과 견줄 수 있는 정도까지 격차가 났으니 말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퍼포먼스는 훌륭했고, 앞으로 잘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 어닝쇼크는 대한민국 산업 포트폴리오를 재검검해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세계는 지금 1000조원 제약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것도 2012년 기준이고 2016년이면 1400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엄청나게 커보이는 자동차가 600조원, 반도체가 400조원 시장이라는 점과 견줘보면 제약산업은 제쳐두고 갈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2011년 매출 13조원과 2012년 매출 10조원을 올린 '리피토'와 '휴미라'만 봐도 의약품의 가능성과 위력은 가히 대단하다.인구 800만명에 1인당 GDP가 8만 달러에 이르는 스위스를 보자. 다국적제약회사 노바티스와 로슈 등이 견인하는 제약산업의 수출 비중은 무려 30%에 이른다. 100만원어치를 수출한다면 이중 30만원이 제약산업이 주도하는 셈이다. 제약산업은 가꾸기에 따라 충분히 한 나라의 경제를 부양하는 주력 산업으로 손색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내 제약산업은 철저히 '규제 상자' 안에 갇힌 채 건강보험 안정화를 떠받치는 장식 노릇만 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약산업이 수출에, 연구개발에 꼭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어떠한 정책도 건보재정과 견주면 그것으로 별것 아닌 것이 되고 만다.오죽하면 복지부 안에 보건산업정책국이 있지만, 보험정책국의 재채기 한번에 모두 '얼음 땡'이 되고 만다는 이야기까지 회자되겠는가. 한미FTA와 대대적인 약가인하 등 제약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새 정책이 나올 때면 이러 저러한 산업 육성정책이 나열되고는 하지만 늘 용두사미일 뿐이다. 실효성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혁신형 기업 선정만해도 그렇다. 혁신형제약 2차 인증을 6월중 하겠다더니 10월들어서도 감감무소식이다. 건강보험과 관련한 정부발주 용역연구는 많고, 제약산업 육성정책과 관련한 연구는 없다. 건강보험 관련 연구의 골조는 늘 새로운 정책이 건보재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거꾸로 제약산업 육성 정책 연구를 하면 산업을 키우기 위한 건보 정책의 개선이나 수정 필요성도 나올텐데 말이다.다시말해 헬스케어 산업의 중추인 제약산업은 인류가 생존하는 한 결단코 해가 지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을 맞비교하면 국내 기업의 몰골은 앙상하기 그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R&D 비용'만 해도 국내 제약산업 전체 매출보다 크다며 비관론을 펴며 국내 기업을 탓하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우호적인 산업 정책도 필요하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썼던 글로벌 기업들이 작은 규모의 기업을 통채로 삼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적인 것을 보면 제약산업은 반드시 '가방크다고 공부잘하는 영역'만은 아니다. 철저히 지식산업이며, 인재 산업이다. 인재라면 우리나라가 달리지 않는다는 게 글로벌기업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증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가능성은 건보재정을 앞세워 폄하돼서는 안된다.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총아가 제약산업에서 나올 수 있도록 대한민국 산업의 포트폴리오는 다시 조정돼야 한다.2014-10-08 12:24:53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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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공급중단, 조자룡의 헌칼 아니다6일 오전 의약품 유통업계와 다국적제약사 GSK가 유통마진 상향 조정에 합의함으로써 의약품 공급중단에 따른 약국과 환자 불편 사태를 확대시키지 않고 초기에 잠재운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등 팍팍해진 약업계 환경에서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 얼마든 다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여서 약국과 환자들은 지레 심한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결론부터 말해 '공급중단' 같은 말은 공공재 성격이 강한 의약품 배송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유통업계가 함부로 입에 올릴 말은 아니다. 또 어떠한 경우에도 의약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환자를 불편하게 만들어서도 안된다. 이날 협상이 타결됐다고는 하지만 이미 일부 약국들은 재고 부족 때문에 이 도매, 저 도매, 이 약국, 저 약국에 수소문하거나 그 마저도 안된 경우 환자를 돌려보내야 했다.유통업계는 '공급 중단이라는 유독성 카드'를 앞세워 한독부터 GSK까지 유통마진 상향조정에 성공해 자심감을 충전했지만, 이 방식에 흠뻑 취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엄중한 사실을 협상이 타결된 지금 이 순간 각성하기 바란다. 벌써부터 적정 유통마진에 미흡한 다음 타깃에 눈돌리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통업계가 자신감에 차있는 상황이지만, 인내심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갑이 꿈쩍도 않는데 을이 공급중단 말고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는 유통업계의 딱한 하소연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두번 협상할 것 세번하고, 세번 할 것 네번에 하겠다는 인내심으로 협상 하기를 바란다. 제약사들도 더 열린 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어차피 협상이 누구든 최선의 결과를 염두에 두지만, 결국 차선이나 차악을 결정하는 것이라면 볼썽사납게 공급 중단같은 말들이 나오기 전 적정선을 찾는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향후 협상에서 유통업계는 조자룡 헌칼쓰듯 공급중단을 꺼내들지 말고, 제약사도 유통업계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 할 것이다. 약업계의 집단지성은 발현돼야 한다.2014-10-07 06:14:49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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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베끼고, 밀어넣고, 역매…'이제 그만'의약분업 이후 존재감이 약해진 일반의약품을 부흥시켜 건보재정 안정에 기여하도록 하는 한편 질병예방과 경질환 치료에 봉사하도록 하려면 제약업계, 의약품 유통업계, 약국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일반의약품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는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제약회사는 팔릴 수 있는 품목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유통은 주문을 받아 배송하는 단계를 넘어 마케팅에 눈떠야 하며, 약국도 그동안 백안시 해온 광고 품목에 관심과 애정을 보내는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제일 먼저 제약업계의 노력이 요구된다. 처방의약품 비즈니스에 몰두하면서 일반의약품을 일종의 부가적인 '아르바이트'처럼 여겨 좀 된다싶은 다른 제약회사 품목을 흉내내는데 머물러서는 결단코 특성있고 독자적인 명품을 보유하기는 어렵다. 만들어 놓고 판매한다는 고전적 행태에서 벗어나 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게을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처럼 제품을 출시한 경우에도 광고 한 두번 하고, 영업부서에 무섭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할 일 다했다면서 매출이 오르기를 기대하는 만고불변의 패러다임도 '가치 전파와 공유의 시스템'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부작용을 양산하는 밀어넣기는 이럴 때만이 끝날 수 있다. PM 혹은 BM 레벨에서 발굴한 해당 제품의 가치를 영업부서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교육하고 이같은 가치가 약국과 소비자에게 합목적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진의 장기적인 안목과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유통업계도 종전과 달리 할일이 있다. 약국이 주문하는대로 적기에 배송하는 것도 유익한 일이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제품에 가치를 살리는 마케팅을 시도해야 한다. 제약회사와 손잡고 독자적인 품목을 판매하는 것도 바람직하며, 판매하는 제품의 가치를 약국과 공유하는 노력 역시 매우 필요하다. 그래서 이러한 가치들이 소비자들에게 바로 전달되는데 기여해야 한다.약국들의 전향적 인식전환과 실행도 요구된다.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행태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가격검색부터 자기 몸상태에 필요한 제품을 꼼꼼하게 찾아 비교한 데이터를 머리에 입력시킨 소비자들에게 '약국이 판매하고 싶은 품목'을 내놓고 권유하는 시대는 끝났음을 자각해야 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백화점, 대형할인 마트 등에서 여러가지 중에 한 제품을 망설이지 않고 선택하는 경험에 익숙해져 한가지 상품 만 꺼내 주는 약국의 행태를 마뜩치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특히 '광고품목은 마진이 박하다'는 인식 때문인지 거부감을 갖는 약국이 적지 않은 실정인데, 재판매가격이 적용되는 일반의약품의 경우 약사 사회 정서적 합의로 얼마든 적정 마진을 취할 수 있어 앞으로는 광고품목을 달리보아야 할 것이다. 어떤 약이든 약사들의 전문적 정보가 더해질 때 그 의약품의 가치는 증대되는 만큼 상품판매의 관점을 정보판매의 관점으로 전환하는 노력도 절실하다.일반의약품은 약사들의 도움 아래 소비자들이 바로 사용할 때 건보재정 안정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유익한 공공재다. 이 연장선에서 제약회사와 유통업계, 약국이 삼위일체가 돼 본래 일반약이 지닌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함으로써 많이 판매되도록 하는 것은 또다른 사회적 기여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한다면, 제약회사와 유통업체, 약국은 함께 일반의약품에 또다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허가당국이 허가한 일반약에 대해 근거 불충분한 일단의 단서로 공격하는 양상이 빈발하는 시기라면 제약 유통 약국은 더욱 더 바른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2014-09-30 06:14:49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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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카스D 가격 500원과 590원의 그 행간선선해졌다지만 무더위는 길었다. 동료들과 어울려 점심으로 짜장면을 먹고나면 참새 방앗간 모양 꼭 들르던 곳이 있었다. 바로 약국인데, 우리는 이곳에서 박카스D를 사 마시며 회사까지 헉헉대며 돌아왔다. 한번이 두번되고, 두번이 세번되니 습관처럼 돼 버렸다. 짜장면이 아니더라도 점심 때면 약국을 들락거리며 박카스를 디저트처럼 사 마셨다. 플라시보 효과인지, 정말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사무실에 들어오면 오후 식곤증은 크게 겪지 않았다. 500원의 효용을 이야기하다보니 어느 새 가을이다.가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돌아오다 약국을 지나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면 회사 주변 '기업형 슈퍼마켓 SSM'에 들러 박카스D를 샀다. 약국용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이곳에서는 판매를 했다. 신경이 예민해 진 문제는 값이었다. SSM이 경쟁으로 다져진 마트인데다, 저가를 표방하는 만큼 처음 들렀을 때 박카스D에 대한 가격 기대감도 살짝 들었던 게 사실이다. 예상은 곧 어긋났다. 590원. 약국처럼 얼마냐고 묻지 못했다. 박카스가 스캐너를 통과해 찍어낸 가격 590원은 지불명령이었다. "돈내셔." 1800원을 내고 30원을 거슬러 받았다. 계산대 옆엔 동전통이 놓여 있었고, 뭐하는 것인지도 모른 채 30원을 넣었다. "좋은 곳에 쓰겠지"라고 믿으면서 말이다.최근 박카스D의 약국 공급가격 인상설이 유통가에 회자되고 있다. 일반의약품이던 때와 다르겠지만, 약국가에선 고민거리가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상하리만치 약국들은 유명의약품의 인상된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 대형약국들이 유명품목의 가격을 미끼처럼 쓰기도 하고, 경쟁하는 이웃약국은 얼마 받을까 걱정돼 그럴지도 모른다. 지금껏 약국이 박카스 가격에 SSM처럼 90원을 덧붙여 판매한 것을 본적이 없다. 스스로 불평하며 손해를 보더라도 50원 단위로 가격을 하향 조정하고는 한다. 손해보는 쪽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고마운 일이지만 고맙게 여기는 소비자는 없다. 약사들의 마음만 편한 행동이다. 사족으로 SSM이 600원을 받지 않고, 590원을 받는 상술도 대단하다.박카스D는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제일 저렴한 드링크인지 모른다. 실제 500원을 들고가 드링크를 살 수 있는 곳이 약국말고 또 있을까? 물론 시골 구멍가게선 올드브랜드 '야쿠르트 낱개'를 살 수 있을 것이다. 슈퍼 만해도 낱개로 파는 곳은 별로없을 것같다. 음식점에서 바구니에 담아두고 후식으로 주는 것은 흔하다. 편의점에서 500원의 쓰임새를 찾기는 어렵다. 고급을 지향하는 요구르트를 낱개로 팔기는 하지만 천원이 훌쩍 넘는다. 그렇다면 약국도 박카스D를 달리볼 때가 된 듯하다. 의약품이 아닌 만큼 '낮은 가격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슈퍼나 SSM 같은 곳처럼 말이다. 구입 가격이 높아졌는데도 판매가에 반영하지 않는 SSM은 없다. 이들처럼 하려면 바코드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찍히는 가격을 지불하는 시대'에 약국 만이 흥정하는 곳으로 남아있다.2014-09-24 12:2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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