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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제약협회, 소포장 제도 대안 '동상이몽'현재 운영 중인 소포장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정부를 비롯한 약사회, 제약협회, 유통협회 등 모두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약국이나 제약업체는 반품이나 재고, 폐기 등 비용발생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저마다 소포장제도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갖고 있지만, 그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식약처는 최근 소포장 연구용역을 통해 약사회, 제약협회, 유통협회 등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통해 진행했다. 각 단체가 생각하는 소포장 제도의 대안을 무엇이었을까? ◆약사회, 공급확대가 대안= 약국에 공급되는 소포장의약품은 직거래 제약회사나, 도매상, 온라인몰 등을 통해 공급을 받고 있다. 때때로 시급한 경우 주변약국 간 교품이 이뤄지기도 한다. 약사회는 제약회사가 분기별, 월별로 소포장을 생산하고 있지 않은 것이 불만이다. 일정 시기에만 소포장이 공급되는 경우가 있는데 따른 것이다. 또 소포장을 구비하지 않는 도매상도 있는데다 약국이 거래를 트지 않을 경우 소포장을 공급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SOS 드럭의 경우 유통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시럽제나 70원 이하 저가의약품, 향정약 등 일부는 소포장 공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약사회는 궁극적으로 제약회사 공급의무를 10%에서 20%로 올리고 처벌 규제를 강화해야 하고, 도매상 유통비율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제약협회, 도매상 유통의무 규정 필요= 제약회사들은 소포장을 생산을 특정분기에 몰아서 하고 있다. 현 제도 하에서 소포장은 행정처분을 면하기 위한 목적이며, 세제혜택 등이 선행되지 않아 적극적일 이유가 없다. 특히, 소포장을 생산해도 재고와 폐기로 인해 비용이 이중으로 들어간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향정약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소포장 규제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약국이 소포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것은 도매상의 유통 의무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했다. 문제는 결국 생산량이 아닌 유통의 문제이기 때문에 도매상에 유통을 의무화하는 규정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유통협회, 온라인몰 활용도 제고= 약사회 반품사업은 약국이 보유한 불용재고를 도매상에게 먼저 반품하고, 도매상이 제약회사에 전달해 반품된 재고를 정산을 받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유통협회는 대량포장보다 소포장이 반품 낱알이 적기 때문에 소포장을 더 선호하고 있다. 또 특정시기에만 소포장이 공급되고 있고, 일부업체는 소포장 제고가 남은 품목을 품절로 처리해 다음연도에 다시 공급해 소포장 실제 생산을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SOS 드럭은 수요 공급만 확인 가능하고 결제 시스템이 낮아 실제 효용가치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매상이 취급하는 소포장 의약품과 재고 확인이 가능하고, 직접 주문이 가능한 온라인몰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각 단체가 제시한 대안을 보면 나름의 일리는 있다. 틀린 말도 아니지만 한 단체의 의견만 수용하기에는 나머지 단체의 희생을 강요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 개 단체가 제시한 대안에서는 접점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며, 한 발 물러나 서로가 양보하는 선에서 새로운 대안 찾기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2015-05-29 06:14:57최봉영 -
"성분명·대체조제 활성화…소포장 의무 불필요"[SOS Drug 등 제도 문제점 및 해외사례 =외국 사례] 그렇다면 선진국에서는 소포장 의약품이 어떻게 유통되고 있을까. 소포장이 없어 겪는 요양기관의 불편함은 없을까. 유럽과 미국, 캐나다의 관련 법령을 살펴보면 소포장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는 없다. 의약품 용기에 표시해야 할 내용과 표기 정보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세세하지만 포장수량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노터치'다. ◆소포장 의무 없어도 잘 돌아 간다=이화여자대학교 배승진 교수가 연구한 '의약품 소량포장제도 운영진단 및 실태조사 연구'를 보자. 유럽, 북아메리카 및 호주에서 정의하는 '의약품 소량포장'은 라벨에 기재해야 하는 사항들을 모두 표시하기에 면적이 좁은 포장을 의미한다. 이외에 소량포장 공급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행정처분을 받는다는 규정은 찾을 수 없다. 이런 사정은 미국과 일본, 유럽 뿐 아니라 북유럽, 호주 등도 마찬가지다. 다만 일본에서 그나마 우리나라 소포장제도와 유사한 규정을 찾아볼 수 있다. 일본 후생성은 유통 목적으로 제형별 표준소포장 크기를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와 관련 규정과 비슷한 모양새다. 그러나 공급의무, 공급량을 정하지는 않고 있다. 일본은 공급과 유통을 원활히 할 목적으로 소량포장 범위와 크기를 권고한다. 약사법에서 따로 언급하는 품목은 표준소포장 이하의 포장단위 의약품을 적어도 한 종류는 공급하도록 하는데, 이마저도 시장에서 수요가 아주 적거나 없다면 공급하지 않아도 된다. ◆"성분명 처방 시스템에선 불필요"=배 교수는 소포장 의무를 한국만 갖고 있는 거의 유일한 제도로 해석했다. 그 이유로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를 꼽았다. 외국에서는 성분명처방이 보편화돼 있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약국 대체조제를 장려하기 때문에 소포장 의무 조항이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대부분 제약회사가 병 포장단위로 공급한 의약품을 환자에게 그대로 조제하거나 약국에서 더 적은 수량의 병 포장단위로 재포장해 제공한다. 유럽이나 호주는 제약회사가 공급한 의약품 포장을 약국에서 임의로 개봉하지 않고 'Patient package' 형태로 조제한다. 우리나라는 의약품을 개봉해 환자 1회 복용량으로 재포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군다나 대체조제가 어렵고 오로지 상품명 위주로 처방패턴이 고착화되면서 약국 불용의약품 재고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배 교수는 "국내 소포장 의약품 수요는 전적으로 약국 내 불용의약품 재고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외국은 포장단위대로 조제하는 경우가 많아 소포장 공급을 강제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상품명처방이 원칙이고 대체조제가 부진한 상황이며, 약국은 제약회사가 공급한 의약품 포장을 개봉해 포 단위로 조제해 주기 때문에 처방단위 또는 조제단위로 의약품이 포장되는 외국의 사례와 직접비교가 불가하다"고 분석했다. 의약품 재포장이 일반적이고 성분명 처방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한국 의약계의 현실이 소포장 생산 의무라는 독특한 제도를 낳게 했다는 지적이다. 또 대체조제 조차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약국에는 개봉 의약품, 불용 재고가 매년 쌓이고 있다. 이런 사회적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소포장 의무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거나 성분명 처방이나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환경이 시급히 조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2015-05-28 06:15:00정혜진 -
무용지물 SOS Drug…"주문해도 감감무소식"[SOS Drug 등 제도 문제점과 해외사례=제도 문제점] 이론적으로 완벽할 것 같았던 SOSDrug(소량포장단위 의약품 공급안내 시스템)이 외면받는 이유는 뭘까. 제약사와 약국, 양쪽 모두에게 효용성을 주지 못한 탓이다. 하나의 온라인 창구를 만들어 전국 약국이 필요한 소포장 제제를 신청하면 제약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해 즉각 배달해준다는 SOS Drug 구상은 현실에서선 한마디로 무용지물이었다. ◆약국 효용성 '0'…"제약사 신경 쓰긴 하나요"=26일 식약처 집계자료를 보면, 2013년 기준 수요자(약국)와 공급자(제약회사) 양쪽 다 시스템 가입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당시 SOS Drug 시스템에 가입한 약국 수는 5662개로 국내 전체의 27.9%에 불과했다. 약국 가입이 저조한 원인은 소포장 확보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 약국과 마찬가지로 SOS Drug에 참여하는 제약사가 많지 않다는 데 첫번째 원인이 있다. 2013년 SOS Drug 시스템에 가입한 제약회사 수는 205개(제조 162개, 수입 43개)로 전체 제약회사 수의 57.9%에 불과하다. 제약회사 가입률이 약국보다 2배 이상 높지만, 100%에 크게 못 미친다. 그만큼 SOS Drug을 통해 공급되는 소포장 의약품 종류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일리팜 조사 결과에서는 2015년 1월 1일부터 5월 21일 현재까지 전체 SOS Drug 약국 소포장 신청 건수는 419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제약사가 확인조차 하지 않은 '미접수' 건수는 1월 3일 S약국이 신청한 '레티린정'을 포함해 53건이었다. 제약사가 5개월 전 접수된 내용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공급완료'는 140건에 불과했다. '공급불가' 47건을 제외하더라도 적은 수치이다. 제약사가 SOS Drug 신청 내역에 관심도 없고 관리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같은 상황은 'SOS Drug 대응률'에서도 나타난다. 제약사의 약국 요청 대응률이 실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화여자대학교 배승진 교수가 연구한 '의약품 소량포장제도 운영진단 및 실태조사 연구'에서 연도별 소포장 공급완료율은 2011년 52%에서 2013년 35%으로 감소했고, 연도별 미접수비율은 6~7%로 둔화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공급미완료비율은 41%에서 59%으로 증가했다. 시스템을 이용해본 서울 구로구의 Y약사는 "소포장은 대부분 그때 그때 필요한 품목을 주문하기 마련인데, SOS Drug에 주문하면 배송되는 것보다 안되는 게 더 많다"며 "한시가 급한 약국 입장에서는 점차 외면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라도의 한 약사 역시 "막상 해보면 '공급불가', '생산예정' 이라고만 뜨고 전화도 없고, 장기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약국은 약이 며칠 이내에 필요한데, 몇개월 뒤 생산한다는 공지가 무슨 도움이 되겠나. 그냥 포기하고 울며겨자먹기로 500정 들이 대용량포장을 주문하고 만다"고 토로했다. ◆'빙산의 일각'으로 빙산 관리하는 정부=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체 약국의 소포장 필요성보다 SOS Drug신청 건수라는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매해 소포장 의무 생산량을 결정하고 있다. 매년 6월 열리는 소포장 차등대상 심사 기준이 약국의 SOS Drug 신청건수인 것이다. 식약처는 SOS Drug 운영결과를 토대로 공급에 차질이 없고 약국 수요가 적다고 판단된 의약품에 한해 소포장 의무 생산량을 10%에서 5%로 낮춰주고 있다. 사실 SOS Drug 시스템의 주관자는 식약처다. 관리는 제약협회에 일임했는데 비용조차 제약협회, 의약품수출입협회, 의약품유통협회 3개 단체 분담하고 있다. 배송 여부는 제약사 개별에 전적으로 의지한다. 강제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담당자가 따로 있지 않는 한 약국 요청에 그때그때 대응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 수급불균형의 문제이지 규제로 다룰 문제는 아니다"라며 "시스템 보완과 개선을 위한 논의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소포장, 지역별·시간별 공급량 '천차만별'=제약사가 공급하는 소포장 공급량의 지역별, 시간별 편차가 극심하다는 것도 문제다. 공급 의무기준(10%이상)의 이행률은 연도별 소폭씩 상승하고, 거의 모든 제약사가 100%에 가깝게 소포장 의무생산에 따르고 있다. 그러나 연도별 분석이 그렇다는 것일 뿐, 연내 분기별 또는 월별 생산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지는 담보할 수 없다. 배승진 교수 연구결과에서도 이같은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공급의무비율(10% 이상)에 적용되는 품목들의 공급률 평균은 2009년(47%)부터 2013년(62.6%)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평균적으로 품목마다 의무기준보다 소량포장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월별 소량포장, 대량포장의 생산실적을 비교했을 때 소량포장은 특정기간에 한꺼번에 생산되는 반면 대량포장은 대체적으로 월별로 일정하게 생산되고 있었다. 표본이 된 'N정' 50단위 30정은 5월, 9월, 11월, 12월에만 생산되나, 50단위 300정은 4월을 제외하고 월별로 꾸준하게 생산됐다. 또 'D정' 30정은 2월, 9월, 12월에만 생산된 반면, 500정은 비교적 자주 생산됐다. 월별로 소량포장, 대량포장 유통실적이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아울러 월별 도매업체 유통실적을 비교해도 K정 30정은 4월, 9월에 공급이 급증한 반면 500정은 2월에 크게 증가했다. 요양기관 유통실적을 비교하면 K정 30정은 2월, 10월에 공급이 많은 데 반해 500정은 월별로 큰 편차 없이 꾸준하게 공급됐다. 즉 제약사가 도매업체에, 도매업체가 요양기관(약국)에 특정 시기에만 편중해 소포장을 공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배 교수는 "제약사가 소량포장 의무규정을 맞추기 위해 일시 생산하고 또 일시에 공급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약사가 의무적으로 5~10%의 소포장을 생산하고 있지만, 생산 시기에만 도매와 약국에 공급할 뿐, 나머지 기간에는 공급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생산체계인 것이다. 1년 365일 소포장이 필요한 약국과 병원에서 소포장을 구경하기 힘든 이유다.2015-05-27 06:15:00정혜진 -
강산 변한다는 10년…해결되지 않는 소포장 논란" 소포장 의약품이 약국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재고약 문제가 심각하다. 소포장 공급량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소포장 공급비율을 맞추느라 제약사가 비용을 감수하고 있지만, 수요가 없어 폐기되는 물량이 엄청나다. 소포장 제도를 없애야 한다." 올해로 소포장제도 도입 10년차를 맞았지만 시행 초기 제기됐던 이런 문제는 전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약국은 소포장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하고, 제약사는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여전히 볼멘소리다.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문제는 이른바 소포장제도를 도입해 꾸준히 보완해왔지만 역부족이라는 데 있다. 식약처도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마련에 고몰 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의약분업과 재고약= 2000년 7월 실시된 의약분업 이후 약국 내 불용재고의약품은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의사들의 처방이 상품명처방과 다중약물처방으로 바뀌고, 잦은 처방변경에 따라 약국에서 구비해야 할 처방약 품목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었다. 제약사는 생산비용 절감과 영업 편의성을 위해 덕용포장단위를 집중적으로 생산·공급했기 때문에 유통기한 내 약을 소진하기도 어려워졌다. 약사회가 2004년 집계한 현황을 보면 재고의약품은 약국 당 약 270만원, 전체 약국으로 환산하면 520억원으로 추정됐다. 결국 식약처는 2006년 10월 의약품 품질확보와 불용의약품 최소화를 위해 의약품 소량포장 제도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정제, 캡슐제를 생산하는 업체는 제품 생산량의 10% 이상을 소포장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소포장제 도입은 했지만= 약국 재고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달리 제도는 시행 초기부터 삐걱거렸다. 약사회는 제도 시행 이후에도 제대로 된 소포장 공급이 안 된다고 호소했고, 제약업계는 소포장 공급을 하려고 해도 수요가 없다고 맞섰다. 실제 제약협회는 제도 시행 1년 후인 2007년 자체 조사를 실시해 소포장 품목의 절반 가량이 재고로 남았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약사회에서는 여전히 소포장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불용재고약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차등품목·SOS 드럭 도입= 제도 시행 초기부터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제도는 조금씩 수정됐다. 제약업계의 소포장 재고 불만에 따라 우선 2008년에는 저가의약품과 퇴장방지의약품을 의무대상에서 제외하고, 10% 의무 생산량에 전년도 재고량을 연계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2010년에는 품목별로 유통실태조사를 실시해 공급 기준을 10%에서 5%로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새롭게 도입됐다. 시행 첫 해 차등품목은 175품목이었는데, 작년에는 그 수가 1494품목으로 늘었다. 또 약사회에서 주장한 소포장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소량포장 의약품 공급안내 시스템(SOS DRUG)'을 만들었다. 소량포장 의약품에 대한 생산·재고·공급현황에 대한 상세정보를 공급자인 제약업체와 수요자인 약사회가 상호 공유해 약국에 신속하게 의약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제도 시행 10년차 만족도는= 이런 노력으로 약국이나 제약사 불만은 사라졌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행 초기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이다. 2013년 약국 반품금액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약국당 167만원 꼴이다. 2004년에 비해 100만원 가량 줄었으나, 제도에 대한 불만은 줄지 않았다. 같은 해 약사회가 실시한 '의약품 소량포장 공급 제도에 대한 인식도 조사' 설문 결과를 보면, 소포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95%나 될 정도로 제도 보완 목소리가 높았다. 또 약국이 SOS DRUG을 통해 소포장 공급을 해도 미공급한 비율은 2011년 41%에서 2013년 59%로 증가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됐다. 제약업계 주장은 어떨까. 소포장 공급을 하지 않으면 식약처로부터 행정처분을 받기 때문에 소포장을 하지 않는 업체는 이제 거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소포장 재고율은 여전히 30%가 넘고 폐기량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만큼 제약업체 부담은 여전히 크다. 이 때문에 약국과 제약업계 사이에서는 최근 몇년 새 제도 보완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 놓을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2015-05-26 06:15:00최봉영 -
도매유통·위수탁 감안 '대표 바코드' 필요성 공감의약품 일련번호 보고 의무화 시점이 다가오면서 제약사들도 서둘러 설비구축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심평원이 정해준 범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품에 일련번호를 새기고, 연말까지는 100% 완료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는 제품 바코드(또는 RFID)에 고유 일련번호를 추가하는 작업을 내년 1월 1일 시행까지는 문제없이 마무리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형제약은 자동을, 중소제약은 수동설비 선호 14일 경기도 화성의 향남제약단지에 따르면 일련번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60여개로 파악되고 있다. 나머지 제약사들도 5월 중 설비업체를 선정해 연말까지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묶음포장에 대표 바코드를 적용하는 '어그리제이션'도 옵션사항이지만,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 예정인 제약사들이 많았다. 특히 대형제약사의 경우 의약품 출고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거래처의 편의를 위해 어그리제이션 자동화 설비 구축에 적극적이다. 반면 생산량이 적은 중소형 제약사들은 막대한 투자금이 소요되는 자동화 설비 대신 수동 설비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화 설비의 경우 일련번호를 포함하는 바코드 부착 시스템과 개별 제품의 바코드를 읽어내는 카메라, 이를 통해 어그리제이션을 만들어내는 설비까지 라인당 약 1억원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제약사마다 다르지만, 생산량이 많은 대형제약사의 경우 수십여개의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수동 설비는 작업자가 묶음 포장 내용물을 일일이 카메라(리더기)에 입력해 대표 바코드를 만들어내는 형식으로, 개당 200~300만원대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그만큼 생산속도는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설비업체 한 관계자는 "라인랑 생산물량이 많은 연매출 2000억원 이상 대형 제약사들은 어그리제이션 자동설비에 적극적인 반면 중소제약사는 수작업이 필요한 수동설비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자동이건 수동이건 어그리제이션 설비 도입에 많은 제약사들이 동참하는 분위기다. 묶음박스 형태로 출고되는 의약품이 많아 생산자 입장에서도 대표 바코드 하나만 읽으면 내용물 확인이 가능한 어그리제이션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어그리제이션을 구축하지 않으면 출고할 때 개별 제품을 일일이 판별한 다음 박스 포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제품을 받는 도매업체도 마찬가지다. 어그리제이션이 있는 박스포장의 경우 바코드 하나만 읽어내면 입출고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포장을 뜯어내 개별 제품의 바코드를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매업소뿐만 아니라 최근 제약사간 위수탁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입출고시 편리한 어그리제이션을 요구하는 거래처들이 많아져 대부분 제약사들이 부담이 되더라도 어그리제이션 설비구축에 나서고 있다. 중소제약 공장장은 "제약사들이 이제는 일련번호뿐만 아니라 어그리제이션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면서 "제약사들이 한꺼번에 설비구축에 나서 시간이 지체되지 않을까 오히려 그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생산성 저하 토로…유통업체는 제각각 바코드 문제 표시 물론 현장에서 애로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제조번호·유효기간 바코드 표시에 추가로 일련번호까지 도입하려니 생산성 저하 등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향남의 중견제약사 공장 관계자는 "추가 설비구축 소요기간 동안 해당 제조라인은 쉴 수 밖에 없는데다 일련번호나 어그리제이션 설비가 추가되면서 기존 생산속도가 저하되고, 불량률도 높아졌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마약과 향정의약품은 RFID를 적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일련번호에 2차원 바코드를 적용하고 있는 업체는 이중투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입의약품의 경우 현지 제조업체 사정도 있다보니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생산현장에서는 유통채널에서 일련번호를 처리할 수 있는 설비구축이 따라올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소제약사 한 공장장은 "정부의 강력한 압박 속에 제약은 그래도 투자가 되고 있지만, 영세한 도매업체들은 일련번호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도매업체들은 현행 일련번호 보고 시스템에 보완할 점이 많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제약사마다 일련번호 자리수가 달라 균일한 입출고 작업이 어려운데다 심평원 전산시스템에 보고하는 데이터와도 상이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심평원 전산시스템도 업데이트가 더뎌 유통가의 고통이 더 심하다는 내용이다. 유통가 관계자는 "일련번호 제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도매업체들은 고려하지 않고, 제조업체 위주로 기준이 만들어지다보니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단계적 시행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아직 현장이 못 따라오는 상황을 감안해 일련번호 보고 의무화만큼은 유예해야 하지 않겠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의약품마다 고유번호가 생성되면서 생산추적이 가능해 그만큼 유통이 투명화되고 재고관리 등에서 편의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다만 약가인하와 설비 선진화로 어려워진 제약 현장이 기대효과보다는 당장 투입될 자금에 부담감을 느끼는 건 어쩔수 없는 현상이다.2015-05-15 06:15:00이탁순 -
의약품 일련번호 의무화…이제 '반년' 남았다지정·전문의약품 일련번호(Serialization) 의무화제도가 시행된 지 5개월 지났다. 다행히 의무화 유예 조치로 업계는 숨통을 열고 순차적으로 준비에 한창이다. 약가 일괄인하 이후 위축된 업계는 일련번호 의무화 설비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이중고를 호소했지만, 결국 장기간에 걸친 일련번호 바코드 부착 사업은 정부 의지대로 절차를 수순대로 밟아가고 있다. 지난해 여름, 가이드라인 발표에 이어 현재 정부는 제약사가 신고한 공급내역 매출 기준 30% 규모의 의약품과 일부 예외 품목을 뺀 나머지 지정·전문약에 일련번호 바코드 부착 출고를 의무화 한 상태다. 바코드 부착 예외품목은 조영제를 포함한 수액제, 인공관류용제, 의료기구 세정·소독용약으로, 생산라인을 감안해 20ml 초과 품목으로 통일됐다. 일련번호는 GTIN과 일련번호, 유통기한, 제조번호 등의 조합인데, 이를 바코드에 담고, 읽어낼 장치로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와 2D 바코드가 있다. 작년까지만해도 이 부착 시스템을 어떤 것으로 채택하는 것이 이로운 지 제약사들마다 주판알을 튕겼지만 현재는 초기 투자비용이 그나마 적게 드는 2D 바코드가 압도적으로 채택됐다. 심사평가원 산하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제조·수입업체 기준 RFID를 채택한 업체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은 9개사(1413개 품목, 4%) 외엔 없다. 어그리제이션(Aggregation) 표기의 경우 정부는 당초 가이드라인에 제시했던 SSCC뿐만 아니라 GTIN14까지 모두 허용하기로 최근 방침을 바꿨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시스템 유연화의 길을 튼 것인데, 외자제약사들이 외국 본사에서 'GTIN14+시리얼 넘버'로 표기된 약제를 들여올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정보센터, 내달 중앙 시스템 개발 개시…9월 이후 본격 가동 보고의무화가 내년 1월로 미뤄져 업계가 막간의 시간을 번 사이, 제도를 운영하는 산하기관도 제도 정비와 중앙 통제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며 분주한 움직임이다. 정보센터는 업체로부터 사전 확약받은 이행계획 점검과 함께 최근 서면 형식의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지난달까지 전국 시스템 실무자 2000명여을 대상으로 상반기 교육도 마쳤다. 일종의 실전 예행 단계의 교육이었는데, 이때 전산 실무자들에게 전자서식을 미리 배포해 준비에 활용하도록 조치했다. 내달 약사법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정보센터는 곧바로 본격적인 심화 단계의 실무 교육을 전국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제약과 도매 일련번호 정보를 이어줄 중앙 시스템 개발을 시작한다. 늦어도 9월 안에는 시스템이 완료될 예정이어서 이후 업계 준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는 정부와 정보센터의 호흡을 맞추기 위해, 시스템 설비를 늦어도 6~7월 전후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으로 업계는 일련번호 부착과 리딩 시스템을 갖추면서 자사 물류ERP를 개편하거나 점검하는 작업을 병행하기 때문에 이 기간까지 감안하면 6개월 가량은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보센터 또한 업계 시스템 구축이 하반기에 쏠릴 것을 감안해 계속해서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문제는 '옵션'인 어그리제이션 설비…중소제약이 관건 역시 현장의 가장 큰 난제는 어그리제이션이다. 일명 '묶음포장 단위' 혹은 '대표코드'으로 통용되는 어그리제이션은 크게 단일 품목 박스 표기와 혼합 품목 박스 표기로 나뉜다. 예를 들어 알약 소포장 제품 1개의 표준코드(최소 포장단위)의 10개 묶음에 대표코드 어그리제이션을 부착하면(1차) 이 10개 묶음 5개를 담는 박스에 또 다른 대표코드 어그리제이션을 부착한다(2차). 이 같은 방식으로 더 큰 포장단위에 어그리제이션(3차)을 생성해 초대형 포장단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단계적 어그리제이션이라 한다(하단 그림 참조). 제약사 공장 출고시 어그리제이션을 하면 도매업체가 이를 받아 간편하게 물량을 체크할 수 있고 각 요양기관에 따로따로 출고할 때 포장을 뜯을 필요가 없어 빠르게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유통의 효율성과 정확성이 담보되는 시스템이어서 이미 규모가 있는 상위 제약·도매 업체들은 채택을 결정했다. 그러나 정부가 어그리제이션을 '옵션'으로 두는 방침을 고수하기 때문에 업계의 혼동은 여전하다. 중소제약사들은 아직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어그리제이션이 단순하게 간편함을 위한 옵션으로 인식되고 있는 탓인데, 추후 일련번호 보고내용이 허위로 판명나 행정처분이 수반되면 얘기가 달라지므로 설비 투자 단계인 현재 시점에서 장기적으로 내다볼 필요가 있다. 행정처분은 1차 적발 15일, 2차 1개월, 3차 3개월, 4차 6개월까지 수위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는 일단 업계 호흡에 맞춰 유연하게 처벌을 적용할 계획인데, 바코드 실태조사 결과 오류로 판명난 업체들의 처벌 수위와 동일하게 간다는 점에서 정확도는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인 셈이다. 이 밖에도 생산성을 최대화시키고 관리인원 최소화에도 어그리제이션은 추후 요긴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련번호 보고의무화, 더 이상의 유예는 없다" 일련번호 의무화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는 제도 안착을 위해 이번 상반기는 제약·도매업계 교육과 시스템 정비, 업계 실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종석 센터장은 궁극적으로 의약품 유통 투명화에 기여하고 제약·유통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련번호 의무화제도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무화 요구가 많은 어그리제이션 부분은 상당수 제약사가 채택하는 흐름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주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현재 기관 측 준비상황과 현황 등을 들어봤다. -일련번호 제도가 시행된지 5개월이 지났다. 업계 체감도는? =지난달 전산 실무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했다. 이번에는 여느 때와 달리 업체 경영관련 부서 관계자들도 많이 참석한 것으로 보아, 설비 시스템 투자 시점이 왔다는 것을 체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일련번호 보고의무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편인데. =이미 일련번호를 채택해 사용하는 나라도 있다. 불법 복제약이나 마약이 성행한 아르헨티나나 터키, 멕시코는 이미 도입하고 있고, 제네릭 강국인 인도도 유통 투명화를 위해 일련번호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보험 선진국인 유럽과 오리지널 강국인 미국은 2017년께를 목표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중간이 되는 셈이다. 보고 의무화의 경우 터키 등 일부 국가가 이미 하고 있지만, 대대적으로 많은 물량과 규모를 실시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주도하기 때문에 주목할만 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 등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일부 외자제약사 측에서 본사 전문가를 정보센터에 파견해 우리의 제도와 시스템 체계를 듣고 가기도 했다. 또 다른 외자사 측에서도 설명 요청이 들어온 상태라 만남을 준비 중이다. -업계 이행계획 실태조사 진행상황은? =지난 주 서면으로 전수조사 내용을 배포 완료했다. 아마 이달 말께 분석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시행하면서 보고의무화를 미뤄뒀기 때문에 업계가 순차적으로 잘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여력이 안돼 진행이 더딘 업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어디에 얼마나 있는 지 파악해 이들을 조력하는 게 중요하다. -행정처분에 대한 업계 두려움이 여전하다. =의무화는 처분을 수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바코드 실태조사에서 에러가 발견되면 뒤따르는 행정처분과 동일한 수위로 갈 예정이지만 무턱대고 '내년 1월 1일부터 실시간 보고에서 1건이라도 적발되면 무조건 처벌한다'는 일방통행식은 할 수 없다.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고 시행하는데, 수많은 업체가 참여한다. 일단 이들의 호흡에 맞출 필요가 있다. 어떤 업무든 실수는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를 감안해 수정보고 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하고 에러를 최대한 줄여갈 계획이다. 실수와 고의, 악성인 부분들을 선별해 처벌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업계 어그리제이션 의무화 요구가 여전하다.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앞서 말했다시피, 의무화가 되면 처벌규정이 반드시 뒤따른다. 어그리제이션까지 의무화로 한다면 처벌규정을 또 다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업계 부담이 더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에 맡기는 부분은 변동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업계가 어그리제이션의 효율성을 점차 인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 있는 상위 제약·도매 50곳 가량이 이 시스템을 채택한 것으로 보아 장기적 관점에서 타진해볼 때 효율·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2015-05-14 06:15:00김정주 -
"성상철 이사장, 수가협상 무개입 선언해야"사상 최대 건강보험 흑자 규모에 공급자가 수가협상 '호재'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를 매섭게 지켜보는 가입자의 눈초리는 따갑다. 더구나 현 보험자 수장이 공급자 수가협상을 주도했던 이력을 갖고 있는 데다가, 정부의 의료계 감싸기 의혹으로 가입자의 신경을 더욱 곤두서게 하는 실정이다. 재정운영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가입자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김선희 한국노총 국장은 그동안 (수가협상 외에도) 공급자 수가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돼 왔다면서 올해 인상수준도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국장은 또 곳간에 13조원이 있다고 해서 '돈잔치' 하듯이 퍼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공급자가 그럴 명분이나 근거를 갖고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상인 급여상임이사가 성상철 이사장이 수가협상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던데)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오늘(13일) 낮 의약단체장 수가협상 상견례에서 공식적으로 '무개입' 선언하면 그나마 우려를 불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일리팜은 본격적인 수가협상에 앞서 김 국장과 이번에 주목해야 할 수가협상 쟁점과 보험자, 공급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들어봤다. 가입자 전체의 공식 입장을 대변한 건 아니다. 다음은 김 국장과 일문일답. -13조원의 건보재정 흑자, 추가소요재정( 밴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나. = 곳간에 돈이 많이 있으니 '돈잔치' 하자는 격이다. '돈=빚'의 시각으로 보면 안된다. 명확히 말하겠다. 사상 최대 흑자의 요인은 환자 의료이용량 감소다. 그런데 이 '고름'(이용량)이 어떤 식으로 어떻게 터질 지 모르는 것 아닌가. 공급자는 '그간 허리띠를 졸라맸으니 흑자 날 때 더 달라'는 입장인데,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사실 그간 수가계약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계속해서 수가를 인상해왔다. 건정심 안건만 보더라도(김 국장과 대화를 나눈 회의실 한 켠에는 수년 간 건정심 자료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인상사례가 인하보다 더 많았다. 상대가치점수나 수가 모두 공급자, 특히 의료계가 재정절감에 능동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는 데도 올려줬었다. 저수가 주장도 마찬가지다. 수가가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낮다는 근거도 없다. 진료량 통제 기전도 없고, 의료계 내에서도 각 과목별, 지역별, 유형별, 사례별로 편차가 크다. 서비스 질도 마찬가지 아닌가. 재정이 흑자라지만 언제까지 남아돌 것이라고 보는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와 선별급여 건이 지출 측면에서 어떤 효과로 이어질 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할 때 우리 입장은 총액예산제와 병원 유형 세분화 같은 제도변화가 함께 수반되지 않으면 대폭의 수가 인상을 용인하기 어렵다. 재정흑자분은 보장성 강화에 써야 한다. 가입자가 지닌 '칼자루'는 유일하게 수가뿐이다. 정부의 잘못된 보건의료 정책, 그로 인한 의료이용 왜곡까지, 이를 가입자가 바로잡을 수 있는 수단은 수가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다면 수가협상이 정책과 연계될 수밖에 없는데, 부대합의조건이 활용돼야 하나. = 과거 병원협회가 제안해 수가협상에서 부대조건으로 활용됐던 약제비 절감을 빼놓고는 유의미하게 재정을 절감한 사례가 없었다. 이런 명료한 재정 절감 방안을 갖고 온다면 모를까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다. 페널티 논란도 그렇다. 공급자들은 항상 조건을 달아 수가를 인상받았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결과물로 페널티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공급자와 보험자 쌍방이 이행하지 않은 것을 놓고 공급자 일방에게만 페널티를 강요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 번이라도 페널티를 받은 적이 있었던가. 없었다. 예를 들어보자. 한 유형이 건보공단과 수가협상에서 2.5% 인상을 제시했다가(공단 2.3% 제시) 결렬돼 건정심에 오면 첫 논의가 인상률 기준이다. 심지어는 결렬 당시보다 올려받은 사례도 있었다. 여기에 소요되는 시간과 이에 따른 비용은 모두 공급자가 책임질 필요가 있다. 가입자가 페널티를 요구하는 이유다. 그러나 건정심 위원 출신이 3-3-3(공익, 시민사회단체, 공급자) 구조인 상황에서 그럴 수도 없다. -차기 협상을 위해 부대조건 정교화 작업을 순차적으로 시행할 수 있지 않나. =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수가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할 사안도 아니다. 만약 건보재정에 '캡(Cap)'을 씌운다면 최소 2~3년 과정을 두고 각 단체를 설득하고 국민에게 홍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합의에 성공하면 적정수가를 받을 수 있다', '충분히 적정수가를 줄 것이다'라는 상호 신뢰도 매우 중요하다. 상호 신뢰가 없는 현 시점에서 20일 남짓한 협상시한을 두고 정교화를 모색하는 것은 무리다. 만약 진행한다면 올해 수가계약 이후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복지부가 정책적으로 의료계 협조를 구하기 위해 수가를 후하게 줄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 그 전망에 동의한다. 복지부의 최근 행태를 보면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 원격의료를 예로 들자면, 의사협회가 이 제도에 비협조적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당근으로 수가인상을 지렛대 삼고 싶을 것이다. 차등수가제 폐지도 진료과목이나 지역별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의료계도 내분이 있겠지만 비슷한 맥락이다. 경계해야 한다. 최근 한 의료학회에 복지부 관계자가 대놓고 "차등수가 없애고 수가를 제대로 보상해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립 서비스'이겠지만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공식 석상에 나가서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가입자 입장에서 봤을 때 공급자 측의 수가를 인상할 근거는 뭔가? = 분명한 인상근거는 제도나 정책을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사 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려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충분히' 올려줄만 하다고 본다. 수가와 정책이 연동된 유인효과인데, 예를 들어 간병노동자를 고용할 때 100만원을 지급할 때와 200만원을 지급할 때 서비스 질적 편차는 극명히 다를 것이다. 제도와 정책 변화가 가져 올 수 있는 확연한 질적 차이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제도개선에 함께 노력한다면 충분히 수가인상 명분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의료계가 가입자와 함께 난상토론이든, 전문가 패널토론이든 서로 의견을 좁혀가면서 이런 문제들을 논의했으면 좋겠다. 정부의 정보 독점, 더 나아가 관계 독점에 대한 경계도 이런 측면에서 함께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공급자들은 밴딩 사전공개 요구도 계속하고 있다. = 우리도 고민해봤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시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그렇다. 다만 공개여부에 따라 누가 이익을 받는 지, 그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공급자 측면에서는 밴딩을 미리 알고 싶고, 더 나아가 '파이'를 정하는 데 개입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답은 분명하다. 재정운영위원회는 돈을 낸 사람들이 모이는 위원회다. 엄밀히 말하면 '가입자위원회'다. 그런데 돈을 받는 단체가 재정위에 들어와 개입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건정심 전 단계 조정위원회(중간단계) 구성에 대한 입장은? = 만드는 건 어렵지 않지만 '옥상옥'이 될 것이다. 소모적이다. 과연 누가 위원장이 돼서 어떤 자격으로 조정에 나서겠나? 공단에서 이미 결렬이 돼 온 것을 재협상할 수도 없고, 밴딩을 늘려서 더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어떤 방법으로 조정을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현재같은 협상 지형에서 원가를 산정할 방법도 없지 않는가. 구성원도 그렇다. 공급자, 가입자, 공익이 포함된다면 건정심 산하 소위처럼 운영될 것이다. 다만 조정위 구성의 목적 중 위원 구성이 문제라면 정부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동수로 들어오는 것은 반대다. 정부 영향력이 너무 커서 배제할 필요가 있다. 이런 건정심 구조 상황에서 조정위를 만들어도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수가협상이 끝나면 항상 가입자 단체들은 비판성명을 내왔다. 가입자는 재정위에 관여하면서도 협상 중간에 개입하지 못하는 것인가? = 설명이 필요하다. 통상 수가협상 전엔 방향성을 주문하는 형식의 성명을 낸다. 협상 중간에 특정사안이 돌출되면 바로잡거나 조정하기 위해 성명 등을 통해 간접 개입하기도 한다. 이후에는 가입자 단체들이 모여 협상에 대한 평가와 문제를 지적한다. 이런 과정이 있어야 차기에 우를 범하지 않게 된다. 협상이 끝나면 성명이 나오는 이유들이 이것이다. -가입자 입장에서 성상철 공단 이사장의 개입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 공단이에 물론 시스템 측면에서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상식적으로 어느 조직에서 그게 가능한 지 묻고 싶다. 아무리 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이지 않은 조직이라고해도 조직 구조상 개입 여지는 충분하다. 갑자기 성 이사장이 협상단에게 '보고하라'는 주문을 하면서 우회적인 압박을 한다면 협상에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나. 더군다나 성 이사장은 의료계 인사로 각계 비판을 받으며 취임한 사람 아닌가. 아마 공단이나 병협, 모두 이런 지적들을 의식해 부담을 느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성 이사장이 객관성을 지켜주는 게 좋다. 13일 상견례에 이사장이 단체장들 앞에서 '수가협상에 개입 하지 않겠다'고 직접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그간 문제가 많았으니 임기 동안에는 이런 입장을 취해주고 공식적으로 발표도 해줬으면 한다.2015-05-13 06:14:57최은택·김정주 -
"건보재정 절감에 기여한 몫 내줘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공급자단체장들 13일 상견례를 갖는다. 올해 수가협상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의약단체로 구성된 공급자협의회 간사단체인 대한약사회 이영민(65) 부회장(협상단장)은 올해 수가협상은 13조원 재정흑자를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급자들이 재정절감에 기여한 부분을 수가보전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보험자가 재정상태가 안좋을 때는 고통분담이나 '허리띠 졸라매기'를 요구하면서 정작 흑자가 생기면 나몰라라 한다는 것이다. 또 매년 반복되는 '추가소요재정(밴딩)' 사전 공개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전 유형 협상 타결을 희망하지만 불가피하게 결렬된 경우 일방적으로 공급자에게만 책임을 묻고, 페널티를 부여하려는 분위기는 지양돼야 한다고도 했다. 다음은 이 부회장과 일문일답이다. -내년도 수가협상 핵심쟁점을 꼽는다면?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약 13조원 누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 돈을 어디에 써야 할 것인 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공급자들은 재정절감에 기여한 만큼 수가로 보상해 달라고 당연히 요구할 수 밖에 없다. 반면 가입자들은 보장성 확대에 써야 한다는 입장이고, 정부는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와 비급여 급여전환 보상 등 용처가 따로 있다고 한다. 각기 입장이 다른데, 우리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결국 가입자들과 만나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 같다. 공급자단체와 가입자단체 미팅 일정은 잡혔나. 만나자고 하면 안 만날 이유는 없지만, 사실 공급자단체 내부에서는 무용론이 강하다. 대화도 안되고 일각에서는 '선생님같은 태도로 가르치려고 든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 소통이 어렵지 않나. 건보공단 이상인 급여상임이사와 박국상 보험급여실장 등 현 수가협상 라인들이 의사소통을 위한 통로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 노력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수가 인상에 따른 추가소요재정, 다시 말해 ' 밴드'를 사전 공개해 달라고 요구할 건가. 우리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그런데 가입자 측이 중요한 전략으로 보고 공개를 꺼린다. 사실 공급자와 가입자 미팅에서도 예년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되받아치기 일쑤다. 올해도 공개하지 않으면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할 수 밖에 없다. 구체적이지는 않아도 최소한 밴드 구간이라도 오픈하는 게 맞다고 본다. -지난해 데일리팜은 2단계 협상론을 제기한 바 있다. 공급자와 보험자가 먼저 '밴드' 규모를 협상해 정하고, 유형별 협상은 그 다음에 진행하는 방식인데 이런 요구를 제기할 생각은 없나. 공감하는 문제다. 그렇지만 수용되기 어렵지 않겠나.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의 존재가 이번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외부에서는 유리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그 반대라고 본다. 특히 병원 쪽은 부담이 더 클 것이다. 현 시스템 상 이사장 '어드벤티지'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매년 커다란 성과도 없이 인상률을 놓고 각 단체들이 지나치게 이전투구한다는 자성과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해결책은 없을까. 우리도 막상 협상이 끝나면 허탈한 경우가 많다. 단일 환산지수 협상을 하던 시절에는 이런 게 없었는데, 그렇다고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 아닌가. -지난해는 전 유형 완전타결에 실패했다. 올해는 어떻게 보나. (전 유형 타결은) 공급자들도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보험자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치를 제시하면 계약을 거부할 수 밖에 없다. 공급자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 -가입자들은 건정심으로 올라오면 '페널티'를 주자고 하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협상 결렬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공급자만 져야 하는가. 건정심에서도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 지 꼼꼼히 살펴보고 판단해야 한다. -협상결렬 시 건정심 전에 재논의할 '중간지대'를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부대합의는 이제 '히든카드'로 실효가 끝난건가. 부대합의를 통해 수가를 조금 더 보전받은 적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돼서 지난해에는 아예 빼기로 했었다. 무엇보다 공급자들을 옥죄는 방식의 부대합의는 바람직하지 않다. 공급자들도 이제는 관심 밖이다. -환산지수와 진료량 통제를 연계시키는 방안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보험자는 매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솔직히 약국은 해당사항이 별로 없다. 하지만 공급자 전체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다. -약사회 얘기를 해보자. 협상에서 거론될만한 의제는 어떤 것들이 있나. 카드 수수료, 6년제 약사 인건비, 전체 행위료 중 약국 비중이 축소되고 있는 문제 등 하나같이 풀기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하다. 카드 수수료만 봐도 마진 없는 전문약 비중이 커서 약국에는 부담이 매우 큰데, 보험자는 카드사와 해결하라고 한다. 너무 일방적이다. 서면복약지도 보상도 그렇다. 변화된 제도환경을 감안해 복약지도료를 현실화하는 게 맞다. 그런데 건보공단은 상대가치점수에 반영하라고 하고, 심평원(복지부)은 수가협상을 통해 해결하라고 한다. 쉬운 게 하나도 없다. 적극적으로 논리를 개발해서 주장할 수 밖에…. -끝으로 한 말씀. 가입자·보험자 모두 공급자가 건강보험 재정절감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고민해줬으면 한다. 최근 수년 째 전체 수가인상률은 평균 2%대 초반에 머물렀다. 너무 가혹하다. 재정 형편이 어려울 때는 고통분담 운운하며 수가를 깎자고 하는데, 정작 흑자가 나면 더 보전해 주려고 하지 않는다. 형평에 맞지 않다. 13조원 중 공급자가 기여한 만큼 수가에 보전하는 게 타당하다.2015-05-12 06:14:54최은택·김정주 -
"13조 재정흑자분? 수가협상과는 무관하다"건강보험재정 흑자 시대다. 그만큼 공급자(의약계)들의 (저수가) '해갈' 요구는 커진다. 13조원의 흑자재정, 어디에 쓸 것인가? 공급자단체(의약단체)가 내년도 수가협상에 거는 기대가 큰 지점이다. 이제 남아있는 수가협상 시한(6월1일 자정)은 22일. 하지만 보험자의 의중 전혀 달라 보였다. 건강보험공단 이상인(61) 급여상임이사는 지난 8일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공급자단체가 재정흑자분에 기대할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조원 흑자재정은 순식간에 빠져나갈 수 있는, 한마디로 '많은 돈'이 아니라고 했다. 더구나 부과체계 개편, 보장성 강화 등 앞으로 지출해야 할 정책적 사안이 산재하다고도 했다. 이 이사는 그러나 공급자가 '패'를 꺼내고 보상이 너무 적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면 충분히 수가를 인상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런 틀을 만들기 위한 부대합의조건은 정책적으로 여전히 활용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이사는 특히 "전 유형 타결보다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건강보험을 둘러싼 보험자, 공급자, 가입자 3개 당사자 입장에서 올해 수가협상 전망을 들여다보겠다는 데일리팜 인터뷰에 약간의 '연막'을 친 셈이다. 다음은 이 이사와 일문일답이다. -건강보험재정 누적수지가 13조원 가량 흑자다. 올해 수가협상에서 공급자단체들의 기대가 커 보인다. = 재정흑자에 공급자가 기대할 부분은 없을 것이다. 13조원? 큰 규모의 흑자라고 할 수 없다. 순식간에 나간다. 지난해 4분기 지급되지 않은 5조원이 빠져있는 흑자다. 이 것을 빼고 남은 재정으로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가령 부과체계 개선에 돈이 얼마나 더 소요될 지 모른다. 부과체계 개편에 1조원이 투입된다고 가정하면 이 규모는 지속 지출분이 된다. 보장성 확대에도 5년 간 24조원이 필요하다. 내년에 국고지원이 만료되는 데 이 또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변수다. 2001년 건보재정 파탄 경험을 보자. 당시 연 2조원이 구멍났다. 그 때 건강보험 전체 재정이 12조~13조원 규모였다. 당시 기준으로 재정의 20% 가깝게 부족했다는 얘기다. 13조원은 현 전제 급여비 규모로 보면 20%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불안한 흑자다.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 입장에서 생각해볼 때 더 나은 의료서비스가 담보된다면 수가를 더 줄 수도 있다. 국민도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수준의 서비스에 머물면서 수가만 올리겠다고 하면 대답은 '노(No)'일 것이다. 의료계 스스로 '저수가'라는 상황을 입증해야 한다. -'저수가'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인가. = 수가를 적정하게 책정하는 것은 보험자도 동의한다. 의사들의 노동강도나 근무환경을 보면 어느 정도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하지만 저수가라는 주장을 인정할 근거를 아직은 찾지 못했다. 공급자들이 '왜 우리만 희생시키냐'고 원망도 한다. 그 주장이 맞다면 당연히 보상해줘야 한다. 문제는 현재 수가가 저수가라는 점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검증과정이 필요하다. 그 결과 수가가 낮다면 당연히 올려야 한다. 여기에 맞춰 건보료를 올리자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도 건보료를 더 내고 떳떳하게 진료받고 싶어 할 것이다. 이런 것을 할 수있는 틀을 만들자는 게 우리(보험자)의 입장이다. 건보공단이 지난해에 원가 분석 자료를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공급자들은 '경영상의 비밀' 운운하며 제출을 거부했다. '영업비밀'을 달라고 무례를 저지르는 공기관이 어디있겠나. 물가상승률에 수가인상률이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던데, 최근 수년 째 수가인상률이 물가인상률을 상회했다. 전체 수가 인상률은 2%를 웃돌았지만, 물가는 1% 이하 아니었나. 솔직히 수가인상 요인은 거의 없다. 수가에 물가를 연동하자면,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1.3%라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공급자단체들은 경영난을 호소한다. 병원협회가 회원 병원들의 경영자료를 취합해 제출했는데, 인정할 부분은 없었나. = 병협에서 제출한 경영자료는 우리가 말한 원가의 관점에서 도출한 자료가 아니다. 세무서에 보고하는 수준의 일반회계 자료다. 그런 건 병협이 안줘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수준이다. 그 자료로 제대로 된 원가를 산출하거나 경영수지를 알 수 없다. 이제는 공급자가 저수가 등을 입증할 '패'를 공개해 적극적으로 공감을 얻어야 한다. 스스로 원가를 공개한 뒤 보험자, 공급자, 가입자 3자가 협의해 대표성이 있는 병의원을 지정하고, 이 기관에서 자료를 산출해 수가인상 근거를 도출하면 된다. 이런 자료를 협상에 활용하자고 한다면 얼마든지 협의할 용의가 있다. -올해 수가협상에서 부대합의 조건은 활용될 수 있나. = 물론이다. 사실 부대합의는 정책적으로 결정돼야 할 부분이다. 부대합의조건이 수가협상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건보공단이 내놨던 위험분담제(목표관리제)는 진료량과 수가를 연동한 합리적인 제도였다. 공급자가 받지 않겠다고 거절하니 진전될 수 없었지만 올해도 이런 방식의 부대합의 카드는 활용할만하다고 본다. 다만 부대합의라는 게 사회적인 약속인만큼 이행하지 못하면 불이익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더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약국 대체조제 활성화의 경우 의료계와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만약 (이번 협상에서) 의료계가 대체조제에 협력하겠다고 한다면 재정을 절감한 대가로 그 다음 해 수가에 적정 인센티브를 높여줄 용의가 있다. 의사와 약사, 보험자 모두 이득 아닌가. 이런 부대조건을 공급자 측이 제시해준다면 얼마든지 받겠다. -공급자단체는 '추가소요재정( 밴딩)' 공개를 요구한다. = 협상 시작부터 '밴딩'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보험자 협상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아마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공급자는 밴딩 공개보다 이를 설정할 때 참여를 보장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가입자가 두고보지 않을 것이다. 밴딩 구간을 공개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무 '조건' 없이 공개하긴 힘들다. -'2단계 수가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 주로 공급자들 얘기일 것이다. 1단계로 전체 '파이(밴딩)'를 정하고, 2단계에서 유형별 협상을 하는 것인데, 밴딩에 건보재정을 연동시키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 밴딩을 정할 때 기본적으로 물가인상률도 있지만, 건보재정 수준을 반영할 필요도 있다. 건보재정을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재정수지를 넣으면 지금은 흑자여서 좋아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적자로 돌아설 때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환산지수 연구용역에서 이 내용(물가인상률 등을 감안한 밴딩산식 설정)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수가는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로 구성된다. 사실 상대가치점수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너무 복잡하고 전문적이어서 환산지수보다 관심도가 떨어지지만 가입자도 상대가치점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설정 근거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가입자 없이 정부와 공급자, 전문가(공익)가 정하는 데로 가지 않나. -판단이 이렇다면 올해 협상에서 전 유형 완전타결은 쉽지 않아 보이는데. = 전 유형 타결? 솔직히 욕심없다.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고, 건보제도가 제대로 유지되는 게 더 중요하다. 협상은 상대방의 입장을 잘 듣고, 우리 의사도 제대로 전달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다. 기본적으로 한 쪽 편이 안 좋게 상황을 몰고가는 게 협상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성상철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이번 수가협상 결과를 지켜보는 눈이 매섭다. 성 이사장 입장에서는 멍에가 될 수도 있는데, 특별히 당부는 없었나. = 전혀 없었다. 작년부터 수가협상에 참여했는데 그 때도 이사장(김종대)의 '오더'같은 건 없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밴드'는 재정위원회에서 결정한다. 한 번 결정되면 어떻게 하지 못한다. 건보공단뿐만 아니라 복지부조차도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다. '밴드' 범위를 초과해서 수가를 인상해줄 수 없고, 무턱대고 적게 줄 수도 없다.2015-05-11 06:15:00최은택·김정주 -
'경제성 특례 약제' 4년간 급여기준 확대 제한복지부는 올해 2월 종료된 약가제도 개편관련 법령개정안을 통해 희귀질환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 제고를 위해 경제성평가 특례제도를 신설한다고 했다. 경제성평가가 곤란한 경우에도 'A7국가 최저약가' 수준에서 경제성을 인정, 약가협상을 거쳐 등재시키겠다는 의미였다. 또 효과개선, 부작용 감소, 복약순응도 개선 등이 인정되는 약제는 급여 적정성 평가 때 '비교약제' 약가수준까지 인정하는 등 임상적 유용성 개선약제의 가치를 반영하도록 기준을 개선한다고 했다. 데일리팜은 복지부가 제약단체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밝힌 향후 추진 계획을 정리해봤다. 입법예고기간 동안 의견수렴 등을 거쳐 일부 보완하거나 구체화한 내용들이다. ◆특례적용 약제 검토절차=경제성평가 특례를 적용받으려면 '임상적 필요도'와 '근거생산의 어려움'을 동시에 만족하는 희귀질환치료제 또는 항암제로 A7국가 3개국 이상에서 등재돼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임상적 필요도'는 대체 가능한 다른 치료법(약제 포함)이 없는 경우,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고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에 사용되는 경우 등을 말한다. 또 '근거생산의 어려움'은 대조군 없이 신청품 단일군(single-arm) 임상자료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경우, 대조군이 있는 2상 임상시험으로 3상 조건부 없이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경우, 대상환자가 소수로 근거생산이 곤란하다고 위원회에서 인정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특례적용 여부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심의하는데, 근거생산이 곤란하다고 인정하는 소수의 환자 수는 해당 적응증의 국내 예상 급여대상 환자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진료상 필수로 검토된 약제의 평가 당시 예상 환자수 현황 등도 함께 고려한다. ◆특례적용 약제의 사후관리=우선 등재이후 4년간 급여기준 확대가 제한된다. 경제성평가에 비해 등재가 수월한 점을 고려, 소수 적응증으로 등재하고 이후 허가 및 기준 확대 등으로 이 제도를 이용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일정기간 기준 확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같은 취지로 위험분담계약제에서도 계약기간(4년) 동안 급여기준 확대가 불가하다. 복지부는 다만 위험분담제 적용약제 급여확대 요청에 대해서는 유형별 타당성과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향후 연계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희귀질환치료제 범위 개선=희귀난치성질환 산정특례 대상 중 희귀질환을 선별해 조만간 공개하기로 했다. 일단은 의약단체 의견회신 검토결과에 대해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칠 예정이다. 이후 급평위에서 확정되면 공개한다. 희귀난치성 산정특례에 해당하지 않지만 생명을 위협하거나 만성적으로 쇠약하게 만드는 질병이면서 대상환자수가 소수인 경우 급평위가 추후 개별 심의하기로 했다. ◆사전예고서 변경된 사항=임상적 유용성 개선가치 인정과 관련해, '편의성 개선의 경우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제형개선 등(투여경로변경, 대체약제 대비 투약횟수 감소)으로 한정한다'는 내용을 '편의성 개선의 경우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제형개선(투여경로변경, 대체약제 대비 투약횟 감소 등)을 의미한다'로 변경하기로 했다. 편의성 개선여부를 사례별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또 비교약제가 2개 이상인 경우 비용효과성 평가기준 중 '일부 비교약제 대비 개선, 그 외 비교약제 대비 비열등 입증(비열등 입증가격)'은 삭제하고, '모든 비교약제 대비 개선입증(비교약제가격 중 최고가 이하 인정)'만 적용하기로 했다.2015-05-11 06:14:55최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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