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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GLP-1 유사체'·심장병도 잡는 'SGLT-2 억제제'당뇨병 치료의 최신 경향 [하] GLP-1 유사체·SGLT-2 억제제 ◆반전을 노린 승부사 'GLP-1 유사체'= 인크레틴 계열의 장점을 갖춘 경구용법제가 DPP-4 억제제라면, 주사용제에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간접적으로 인크레틴 분비에 관여하는 DPP-4 억제제와는 달리, GLP-1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피하주사제다.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감만 감수할 수 있다면 혈당이나 체중조절 면에서는 강력한 효과를 자랑한다. 같은 주사제지만 인슐린과 차별화 되는 포인트다. 국내 첫 GLP-1 수용체 작용제는 2008년 허가된 바이에타(엑세나타이드)다. 바이에타는 DPP-4 억제제 자누비아와 동년배지만 급여 문제와 주사제라는 제약에 걸려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사노피아벤티스의 릭수미아(릭시세나타이드)나 노보노디스크의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도 비만한 당뇨병 환자에게 써볼만 한 약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적어도 지난해 초까지는 그랬다. 반전은 2015년 후반기부터 일어났다. 보건복지부가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급여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메트포르민, 인슐린과 3제요법에 보험 혜택이 적용됨은 물론, 체질량지수(BMI) 기준도 30kg/㎡에서 25kg/㎡으로 낮아졌다. 시장상황에도 운이 따랐는데, 마침 주 1회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다. 주사제인 대신 반감기를 대폭 늘림으로써 경구제의 편의성에 승부수를 던지려는 시도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듀리언(장기지속형 엑세나타이드)이 유일하던 주 1회 GLP-1 시장에 릴리의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와 GSK의 이페르잔(알비글루타이드)이 진입해 경쟁 체제를 구축했고,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2상 임상에서 성과를 거두며 한 달에 1번 투여하는 GLP-1 유사체의 개발이 가시화 됐다. 그 외 기저 인슐린과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고정용량 복합제도 전망이 밝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설토피(인슐린디글루덱 + 리라글루타이드)는 유럽 허가 이후 미국에서 FDA 검토를 진행 중이고, 사노피 역시 릭실란(인슐린글라진 + 릭시세나타이드)의 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해 지난해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랩스인슐린콤보(에페글레나타이드 + 랩스인슐린)는 주 1회 투여용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복합제다. 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인슐린과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하나로 담아낸 주사제는 혈당과 체중조절 효과를 높이면서도 저혈당증 발생을 줄이고 편의성을 개선해 기대가 높다"며 "그간 인슐린 투여가 필요함에도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는 환자들도 있었는데, 주 1회 또는 월 1회 투여하는 제품이 나온다면 획기적 반응을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혈압·체중도 잡는다...'SGLT-2 억제제'= 아무리 효과가 좋더라도 주사 맞기는 죽기보다 싫다고 버티는 환자가 있다면? 그런 환자들에게도 대안은 있다. 신세뇨관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담당하는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혈당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 SGLT-2 억제제다. 만약 그 환자가 비만이라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SGLT-2 억제제는 인슐린과 독립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베타세포 기능장애가 있거나 인슐린 분비능이 심하게 저하된 환자에게도 저혈당증 우려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기존 치료제들과 작용기전이 겹치지 않아 병용요법으로서 활용도도 높다. 특히 최근에는 혈당조절은 기본이고 혈압, 체중감소 효과까지 밝혀지면서 DPP-4 억제제의 영역을 무섭게 위협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출시된 SGLT-2 억제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와 베링거인겔하임·릴리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얀센의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 아스텔라스의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 4종. 그 중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포시가다. 올해부터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SU)를 포함한 3제요법에 대한 보험 급여가 인정받기 시작했고,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등과 복합제 개발도 가장 활발하다. 자디앙은 후발주자라는 표현이 무색하리 만큼 큰 일을 냈다. 지난해 유럽당뇨병학회(EASD 2015)에서 공개된 EMPA-REG OUTCOME 연구를 통해 심혈관사건 및 사망률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된 것이다. 심혈관계 고위험군 7000여 명을 평균 3.1년간 추적한 결과, 자디앙은 위약 대비 심혈관계 사망률을 38%, 심부전 입원율을 35% 감소시켰고, 전체 사망률 또한 32% 줄이며 유의한 차이를 냈다(NEJM 2015;373:2117-28). 당뇨병 치료제로서 심혈관사건과 사망을 줄인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혈당조절만이 아닌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종합 관리하는 방향으로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고 있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EMPA-REG OUTCOME에서 나타난 심혈관계 예방 효과가 자디앙만의 효과인지, SGLT-2 억제제의 계열 효과인지는 두고 볼 일이라는 평가다. 이에 동일 계열의 경쟁품목들은 일제히 심혈관계 혜택 검증에 나섰다. 포시가는 DECLARE-TIMI 연구를, 인보카나는 SAVOR 연구를 각각 진행하고 있다. 한편 SGLT-2 억제제에 주어진 또다른 과제는 비뇨생식기계 감염이나 케톤산증 등 부작용 이슈를 극복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미국 FDA는 시판 중인 SGLT-2 억제제 3종-인보카나·포시가·자디앙-의 제품 라벨에 케톤산증과 중증 요로감염에 관한 경고문구를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관해선 작용기전상 예상됐던 이상반응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메트포르민도 소화기계 부작용이 있지만 사용하지 않나.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며 "임상의가 강력한 혈당조절과 체중감소라는 장점과 감염, 탈수 등의 부작용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도 "요로감염, 생식기감염 등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지만 국내에서는 드물고 개인적으로도 경험한 사례는 없다"며 "FDA 권고사항은 주의해서 사용하라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정리했다.2016-04-11 12:15:00안경진 -
종병잡은 로벨리토 "이번엔 개원가 잡는다"④ 한미약품·사노피 '로벨리토' 복합제의 장점이 편의성이라면 관건은 조합이다. 제약업계의 복합제 개발 능력이 상승하면서, 시너지 효과와 함께 차별화된 조합은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르지만 연관성이 깊은 두 질환, 고혈압-고지혈의 복합제 시장에서 한미약품과 사노피가 공동 개발한 '로벨리토'가 그렇다. 현재 시장에서 대세는 'ARB+스타틴'이다. 여기서 출시된 복합제 대부분은 스타틴 중 '로수바스타틴(크레스토)'을 기반으로 한다. 로벨리토의 특징은 최초이자 유일하게 '아토르바스타틴(리피토)'을 조합했다는 점이다. 특별한 조합의 뒤에는 우수한 제제 기술이 있다. 사실 아토르바스타틴은 분자(지용성), 대사경로(CYP 3A4) 등 특성으로 인해 타 약물과 결합이 용이하지 않다. 실제 상당수 회사들이 이같은 이유로 인해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 개발을 포기하기도 했다. 차별화의 결과 역시 좋다. 2013년 12월 출시된 로벨리토는 해당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지난해 약 135억원 매출을 기록, 전년대비 무려 200% 이상 성장했다. 데일리팜이 최영오 로벨리토 PM을 만나 성공비결에 대해 들어 봤다. -200% 성장은 고무적인 결과다.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미약품과 사노피-아벤티스가 개발부터 마케팅, 영업까지 함께하고 있다. 코프로션으로 인한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좋았다고 본다. 특히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성공적인 랜딩을 통해 처방 선점이 이뤄진 부분이 주효했다. -병원 급 랜딩 얘기가 나왔는데, 의원급과 병원급의 로벨리토 처방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 차이가 좀 있다. 현재 3대 7 정도로 병원급 의료기관의 처방이 많다. -생각보다 차이가 많이 나는 듯 하다. 한미가 의원급 영업에 강점이 있는데, 병원급이 압도적인 이유가 있나? 기존에 없던 시장에 창출한다는 점에서 여러움이 있었던 것 같다. 고혈압-고지혈 복합제 자체가 로벨리토가 최초였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낯설어하는 개원의들이 많았다. 개원가 처방은 병원에서 인지도가 확고해진 이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다만 로벨리토 이후 다양한 제약사들이 고혈압-고지혈 복합제를 출시하면서 인지도 상승에 도움이 됐다고 판단된다. -개원가 처방 확보를 위한 향후 계획이 있을 듯 하다. 영업 현장에서 디테일 강화는 물론, 이르베사르탄과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 즉 로벨리토의 특장점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아토르바스타틴이 당뇨병 환자에 강점(심근경색, 뇌졸중 위험 감소)이 있다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당뇨병 전문병원이나 내과, 가정의학과 의원에 적극적으로 학술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로벨리토와 관련해 추가로 진행중인 연구가 있는가? 현재 두개의 질환을 한알의 약제로 치료했을때 시너지 효과를 살피는 임상을 설계중이다. 이르베사르탄과 아토르바스타틴 각각의 성분은 이미 대규모 연구를 통해 검증된 약이다. 따라서 두 성분이 합쳐졌을때 예상되는 장점인 복약순응도와 항염증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주 목표이다. 참고로 이미 로벨리토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동반환자 230명을 대상으로 8주간 단일요법의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를 통해 목표 평가항목을 충족시켰다. -향후 매출 목표, 그리고 마케팅 측면에서 계획이 있따면? 종병과 꾸준한 소통을 이어가면서 개원가 공략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로벨리토가 500억원 이상의 처방도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믿고 있다. 사노피와의 협업활동 역시 더 강화하고 'ARB+스타틴=로벨리토'라는 이미지를 더 확고히 쌓아갈 것이다.2016-04-11 06:14:59어윤호 -
박빙의 승부, 'DPP-4 억제제' 9품목 치열한 경합당뇨병 치료의 최신 경향 [상] DDP-4 치료제 ◆다크호스 'DPP-4 억제제'의 출현= 2000년대 들어 경구혈당강하제 시장에는 또 한번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치아졸리딘디온(TZD)의 안전성 논란 이후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SU)의 독주가 지속되던 판국에 제동을 건 신흥강자가 나타났다. 체내 인크레틴 호르몬의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혈당조절에 관여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 DPP-4 억제제의 등장이다. DPP-4 억제제의 작용기전은 GIP, GLP-1 같은 인크레틴 호르몬의 기능을 알고나면 이해하기 쉽다. GLP-1의 생리작용은 포도당 의존적으로 일어나는데, 인슐린 분비는 증가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는 한편 베타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리용량을 투여할 경우 식욕억제와 위배출시간 지연시킴으로써 체중감소도 기대할 수 있다. 즉 제 2형 당뇨병에게 GLP-1 또는 GLP-1 유도체를 적용하면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GLP-1 수용체 작용제와 DPP-4 억제제가 같은 인크레틴 계열 약물로 분류되는 것도 이러한 공통기전 때문이다. 인크레틴 계열 중 DPP-4 억제제는 GLP-1의 분해효소인 DPP-4와 결합해 GLP-1과 GLP의 분해를 저해하는 작용을 한다. 시타글립틴, 리나글립틴, 알로글립틴, 제미글립틴 등은 DPP-4의 촉매영역과 비공유결합을 형성하고, 빌다글립틴과 삭사글립틴은 공유결합을 통한 효소-억제제 복합체를 형성한다는 결합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DPP-4에 가역적, 경쟁적으로 부착해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는 원리는 동일하다. DPP-4 억제제는 췌장을 직접 자극하지 않고도 혈당조절에 관여하는 인체 메커니즘을 조절함으로써 저혈당, 체중증가 등 기존 치료제의 이상반응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특히 비슷한 계열인 GLP-1 수용체 작용제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경구용제라는 장점을 내세워 무서운 기세로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ADA),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 주요 가이드라인은 이제 메트포르민 이후 2차약제로 SU 대신 DPP-4 억제제를 적극 권고하고 있으며, 진단 당시부터 당화혈색소(HbA1c)가 높은 환자 등 경우에 따라서는 초기부터 메트포르민과 병용 또는 1차약제로도 사용 가능하다. 덕분에 경쟁 열기도 치열하다. 국내 시장에도 2008년 말 가장 먼저 출시된 자누비아(시타글립틴)를 필두로 가브스(빌다글립틴),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 트라젠타(리나글립틴), 제미글로(제미글립틴), 네시나(알로글립틴), 테넬리아(테네리글립틴), 가드렛(아나글립틴)에 이어 최근 슈가논(에보글립틴)까지 총 9개 제품이 포진했다. 각각 자누메트, 가브스메트, 콤비글라이즈, 트라젠타듀오, 제미메트, 네시나메트, 테넬리아엠, 가드메트, 슈가메트라는 제품명으로 메트포르민을 장착한 2제 복합제까지 출시를 마친 상태다.이러한 시장 상황은 DPP-4 억제제에 대한 임상현장의 수요를 반영하는 지표라고도 보여진다. 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ACCORD 연구 이후 지나친 혈당조절보다 저혈당, 체중증가 등 부작용 위험이 적은 안전한 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졌다"며 "단일 약제만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을 때 메트포르민의 작용기전과 상이하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DPP-4 억제제가 선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DPP-4 억제제에 찾아온 '심부전 논란'...진행형= 이처럼 잘 나가던 DPP-4 억제제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DPP-4 억제제를 장기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2013년 유럽심장학회(ESC 2013)에서 발표된 SAVOR TIMI 53 연구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의 안전성 논란 이후 당뇨병 신약에 대한 심혈관계 안전성 검증을 필수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검증하기 위해 진행된 SAVOR TIMI 53 연구에서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 투여군의 심부전 입원율이 위약군보다 27% 높게 나타났다(3.5% vs 2.8%). 심부전 또는 만성신부전 병력이 있거나 나트륨이뇨펩타이드(natriuretic peptide) 수치가 증가된 환자일수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Circulation 2014;130:1579-88). 네시나(알로글립틴)의 EXAMINE 연구는 통계적 차이는 없었지만 네시나군에서 심부전 입원율이 위약군보다 높게 나타나(3.1% vs. 2.9%) 심부전 의혹을 온전히 떨쳐버리지 못했다(Lancet 2015;385:2067-76). 이에 FDA는 두 연구를 근거로 지난 2014년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DPP-4 억제제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안전성 서한을 냈고, 불과 며칠 전인 4월 5일자로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와 네시나(알로글립틴) 두 약물의 제품 라벨에 심부전 증가 가능성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동일 계열의 자누비아(시타글립틴)는 2015년 유럽심장학회(ESC 2015)에서 발표된 TECOS 연구(NEJM 2015;373:232-42)를 근거로 이번 조치에서 빠졌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전체 DPP-4 억제제 계열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DPP-4 억제제가 심부전 위험을 올린다는 자료도 있지만 아니라는 근거도 많은데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주의는 하되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SAVOR TIMI 53 연구를 예로 들어보면 온글라이자군과 위약군의 심부전 입원율이 0.7% 차이가 난다. 1000명 중 7명 꼴로 증가하는 셈인데, 상대위험도 27% 라는 수치가 발생률이 낮을 때는 아주 작은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중 교수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DPP-4 억제제나 GLP-1 수용체 작용제 같은 인크레틴 계열 약물을 사용해 심부전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면서 "국내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과 DPP-4 억제제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시작 단계지만 두어달 뒤 결과가 나오게 되면 보다 명쾌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역시 "DPP-4 억제제의 사용 경험이 10년가량 쌓이면서 몰랐던 위험들이 밝혀지는 것뿐, 못 쓸만한 부작용은 아니다"라며 "임상연구와 실제 현장은 다르다. 주의해서 사용하되 DPP-4 억제제 계열 전체의 문제인지 특정 약제의 문제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2016-04-11 06:14:57안경진 -
'변신'…노장 인슐린·춘추전국 경구제·왕의 귀환 TZD우리에겐 다행히 당뇨병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가 많다. 당뇨병 치료제 의 원조격인 인슐린을 제외하더라도 오늘날 경구요법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메트포르민부터 2000년대 후반 진입한 이래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DPP-4 억제제까지 선택지는 무궁무진하다. 복약 편의성은 물론, 심혈관계 예후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치료제들이 등장하며 "약만 잘 먹으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 못지 않게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과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우여곡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1920년대 최초의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이 등장한 이래 약 100년간 숱한 약물들이 울고 웃었다. 1막. "노장은 죽지않는다. 다만 진화할 뿐이다"...인슐린 편 인슐린은 장수 약물이다. 1889년 독일에서 개의 췌장제거수술에 성공하면서 췌장기능과 당뇨병 발생의 연관성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 뒤, 1921년 개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리해 낸 게 당뇨병 치료의 시초였다. 주사제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최장수'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혈당강하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갓 도입된 신약들의 최대 약점인 장기 데이터 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저혈당증과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었는데, 2012년 발표된 ORIGIN 연구는 이러한 분위기를 단번에 역전시켰다(NEJM 2012;367:319-328). ORIGIN 연구는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가진 당뇨병 전단계 및 초기 환자 1만 2000여 명(평균연령 63.5세)을 대상으로 6.2년간 인슐린 글라진(란투스)과 표준요법의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인슐린 글라진군의 일차종료점(비치명적 심근경색 및 뇌졸중, 심혈관계 사망, 혈관재관류술, 심부전에 의한 입원 등) 발생빈도는 연간 100명당 2.94명으로 표준요법군(2.85명)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인슐린 글라진을 6년 넘게 장기간 투여했을 때도 표준요법과 비교해 비열등함은 입증됐다. 저혈당증(연간 100명당 1.00명 vs. 0.31명)이나 체중(1.6kg 증가 vs. 0.5kg 감소)은 인슐린 글라진군에서 다소 높았지만, 암 발생률과 암 사망률에는 차이가 없었다. 김신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연구 시작 당시 60대였던 환자들이 70대가 되도록 인슐린 글라진을 사용했지만, 심혈관사건이나 부작용 우려 없이 당화혈색소(HbA1c)를 6%대로 유지했다는 건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라며 "조기 인슐린요법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란투스 같은 인슐린 유사체를 뛰어넘는 기저 인슐린이 등장하며 '제2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트레시바(인슐린 디글루덱)와 사노피아벤티스의 투제오(인슐린 글라진), 릴리가 개발 중인 페그리스프로 등이 그 주인공들. 이들은 란투스에 뒤지지 않는 혈당감소 효과를 보이면서도 저혈당증 발생을 현저히 줄였다는 강점을 지녔다. 김신곤 교수는 "인슐린을 투여할 때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지만 과거 NPH보다 란투스가, 란투스보다 차세대 인슐린 제제들이 저혈당증 위험을 개선시켰다"면서 "신약들은 야간 저혈당증과 투여 시간에 대한 부담을 줄여 환자들의 숙면과 삶의 질을 보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더 안전하게, 더 오래' 진화해 가는 차기 인슐린의 앞날이 기대된다. 2막. 경구혈당강하제의 춘추전국시대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는 지난 반 세기 동안 더욱 치열한 변화를 겪었다. 당뇨병의 병태생리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이를 세분화 해서 공략하는 약물들이 등장했다. DPP-4 억제제, GLP-1 유사체 작용제 등 인크레틴 기반 약물이 도입된 2000년대 이전까지 설포닐우레아(SU), 메트포르민으로 대표되는 비구아니드,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와 치아졸리딘디온(TZD) 계열 등 다양한 약물이 개발, 사용돼 왔다. ◆췌장·인슐린 분비 촉진하는 SU= 경구용 약물치료의 서막을 알린 것은 1950년대 개발된 SU였다. SU는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인슐린이 세포와 잘 결합해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다른 치료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인슐린 분비를 유지·증가시킨다는 특징 덕분에 60년이 넘도록 애용돼 왔다. 오늘날엔 SU 단독보다 다른 약제들과 병용요법으로 흔히 사용된다. 다만, 췌장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효능을 보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으며, 인슐린과 마찬가지로 저혈당과 체중증가 이슈를 안고 있다. 비슷한 시기 등장한 메글리티나이드도 약리작용이 유사하기 때문에 부작용 역시 비슷한데, 설폰요소제에 비해 작용시간이 짧아 주로 식후혈당을 내리는 목적으로 처방된다. ◆당 흡수·생성 과정에 작용 '메트포르민'= 이처럼 저혈당이나 체중증가 부작용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결실은 비구아니드계, 바로 메트포르민의 개발로 이어졌다. 비구아나이드 계열은 당분이 대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고, 간에서 당 생성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체내 혈당 수치가 낮아지게 만든다. 또한 몸의 세포가 인슐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함으로써 적은 양의 인슐린에도 혈당이 내려갈 수 있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즉, 췌장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기전. 덕분에 메트포르민은 가장 안전한 약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비교적 굴곡 없이 태평성대를 누려왔는데, UKPDS 연구를 통해서는 심혈관계 혜택에 대한 가능성까지 선보였다(Lancet 1998;352:854-65). 오늘날엔 서로 다른 계열 간 병용전략이 강조됨에 따라 메트포르민의 가치가 한층 빛을 발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ADA) 최신 가이드라인에서 일제히 제2형 당뇨병 환자의 1차치료제로 권고됐음은 물론, 자누비아(시타글립틴)나 트라젠타(리나글립틴) 등 DPP-4 억제제와 스타틴, SGLT-2 억제제에 이르기까지 복합제 개발도 활발하다. ◆왕의 귀환...비운의 주인공 'TZD'= 1999년 미국에 도입된 TZD 계열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의 등장은 가히 획기적이었다. SU와 메트포르민 위주였던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킨다는 새로운 치료개념이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TZD는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대신 근육과 지방 세포가 인슐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함으로써 혈당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전상 차별성으로 근 10년간 한 시대를 풍미하던 아반디아는 돌연 심혈관계 안전성 문제에 휩싸이면서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사건의 발단은 2007년, 아반디아가 심혈관계 사망과 심장마비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주요 저널(NEJM 2007;356:2457-71)에 발표되면서 부터였다. 당시 식품의약국(FDA)마저 심혈관계 안전성을 문제로 사용제한 조치를 내렸다. 사실상 시장퇴출 위기였다. 설상가상 방광암 유발 논란까지 제기되며 TZD는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최근 반전이 일어났다. 2013년 FDA가 아반디아의 안전성을 재검토, 사용제한을 철회한 것이다. TZD 계열 중에서도 특히 '액토스(피오글리타존)'는 2005년 PROactive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받으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혈관사건 발생력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피오글리타존과 다른 약제를 비교한 PROactive 연구에서는 피오글리타존이 전체 사망률, 비치명적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Lancet 2005;366:1279-89). 이로써 TZD는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킨다는 오명을 말끔히 씻어냄과 동시에 예방 가능성마저 입증하게 됐다.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TZD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탁월한 약이다. 그간 저평가 된 것이 안타깝다"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가는 추세를 따라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2016-04-08 06:15:00안경진 -
성인 3명 중 1명 당뇨병 노출…'비만형 환자' 급증당뇨병 경보, "성인 3명 중 1명이 위험하다" 대한민국 당뇨병 관리에 적색 불이 켜졌다. 건강보험공단이 '제44회 보건의 날(4월7일)'을 맞아 지난 5년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당뇨병 진료환자는 251만5000명이다. 5년 전인 2010년(201만 9000명)보다 24.5% 늘었다.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가 낸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5 유병 현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당시 학회는 당뇨병 진단코드(E11~E14) 및 약제 처방코드 기준으로 30세 이상 성인 환자가 272만 777명이라는 집계를 냈다. 검진자료 기준일 때는 그 범위가 더 늘어난다. 전체 성인인구의 10.89%가 공복혈당 126mg/dL 이상으로 당뇨병에 해당했으며, 공복혈당 100~125mg/dL 범위의 당뇨병 전단계도 25.0%를 차지했다. 30세 이상 성인인구 3명 중 1명은 당뇨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더욱 큰 문제는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당뇨병 유병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번 공단 분석자료에서도 2015년 당뇨병 진료인원 중 40대 이상 연령대가 대부분(95.6%)을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20대에서 0.8%, 30대에서 3.2%에 불과한 당뇨병 유병률은 40대(11.5%)를 기점으로 50대(25.7%), 60대(27.9%)까지 증가하다가 70대(22.8%), 80세 이상(7.7%) 순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진료비 역시 2010년 1조 3516억원에서 2015년 1조 8015억원으로 33.3% 늘어 국가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인은 당뇨병에 취약하다? 이쯤에서 한가지 의구심이 생긴다. 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까지 당뇨병이 급증하느냐 하는 것이다. 서구화 된 식습관과 운동부족 탓으로 돌리기엔 증가세가 지나치다. 일각에서는 비만도(BMI)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들어, "한국인이 서양인보다 당뇨병에 취약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와 관련,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 증가'와 '인슐린 분비능 저하'라는 기전 차이에서 답을 찾았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우리 몸이 인슐린의 자극에 둔감해져서 같은 양의 인슐린에도 쉽게 반응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하는 개념. 비만이나 운동부족, 과도한 칼로리 섭취 등과 관련이 깊다고 알려졌다. 즉 당뇨병의 병태생리를 인슐린 또는 베타세포 고유의 기능보다 과다한 에너지의 축적이라고 봤을 때, 미국이나 유럽 등 서양인들은 주로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증가가 당뇨병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면 한국인들은 베타세포 기능저하(인슐린 분비능력 감소)로 인한 경우가 우세하다는 것이다. 같은 체중이라도 한국인들이 서양인보다 당뇨병이 잘 생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차봉수 교수는 "서양인과 동양인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수 천년째 다른 문화권을 형성해 오면서 현재까지는 비슷한 틀을 유지하고 있다"며, "같은 맥락에서 가족력 등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들은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비만이나 당뇨병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일찍부터 생활습관 관리를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대한민국, '뚱뚱한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또 있다. 한국인들의 당뇨병 유병 형태가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서구화 되어가는 생활습관을 따라 국내 환자들에도 서양에서처럼 비만한 당뇨인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인은 타고난 베타세포 기능 자체가 서양인보다 낮은데, 비만 인구가 늘어나면서 인슐린 저항성까지 높아지다보니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차봉수 교수는 "인슐린 분비능과 인슐린 저항성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는데 소아비만이 늘면서 성장기 때 제한된 인슐린을 소진해 버린다. 이러한 사람들은 성인이 되면 금새 당뇨병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분비능 저하와 저항성 증가라는 이중부담을 안고 있는 환자들은 치료도 어렵다는 것. 진단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 당뇨병 환자임에도 인슐린을 써야 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차 교수는 "사회환경이 급변하는 개발도상국에서 보고되는 전형적인 패턴"이라면서 "대한민국은 90년대 이후부터 비만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당뇨병 환자들이 혼재돼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형으로 넘어가는 이행기"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당뇨병 유형과 개별 환자의 특성에 따라 맞춤화된 치료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다. 당뇨병을 환자 개인이 아닌 사회의 책임으로 보고, 국가가 개입할 부분도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2016-04-07 06:15:00안경진 -
약 모양까지 바꾸고…"약국엔 왜 안 알려주나요?"황버럭(가명) 할아버지가 약국 문을 들어선다. 서순진(가명) 약사는 벌써부터 가슴이 뛰었다. 처방전을 받아 조제실에 들어갔다. 미리 주문해둔 'L' 약 새 포장을 뜯어 조제를 마쳤다. 복약설명을 하는데 황 할아버지가 버럭 화를 내기 시작했다. "이거 내가 먹던 약이 아니잖아. 약사가 약도 제대로 못짓고 말야, 이래서 어디 되겠어?" 깜짝 놀란 서 약사는 얼른 조제실에 들어가 약통을 확인했다. 맞는 제품임에도 환자는 '내가 먹던 약은 동그란 거였는데, 이건 길쭉하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모양이 달라졌을 뿐, 같은 약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막무가내인 환자. '약사인 당신도 모르고 있지 않았냐'는 지적에 아무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처방전을 다시 되돌려주고서야 해프닝은 마무리됐고, 서 약사는 해당 제약사에 전화를 걸었다. '약 모양이 언제 바뀌었느냐. 약국에 왜 공지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제약사는 "직거래 약국은 담당자들이 안내하도록 했고, 거래 도매업체에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더 이상 따져물을 수 없었다. 옆 약국 약사에게 'L약 모양 바뀐 걸 알고 있었냐'고 묻자 옆 약국 약사는 "지난 주에 30정 두 개를 주문했는데, 서로 다른 약이 와 60일분 조제에 같이 주지 못해 나 역시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제약사 "변경 내용 도매·전문지 통해 공지" 낱알 성상 변경이나 색상 변경은 약국에 분명 공지되고 있다. 제약사는 성상 변경에 대해 공문을 만들어 도매업체에 공문을 발송하고 보건의료계 전문지를 통한 광고도 진행하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낱알 색깔이 변경되는 것은 코팅제가 달라지는 것이므로 허가사항 변경에 해당한다"며 "이 경우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므로, 약국 입장에서는 새로운 허가의 새로운 약을 받아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상 변경은 성분에 변화가 없지만 약국 혼란을 고려해 공지를 띄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공지가 도매업체를 통해 약국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도매업체가 제약사의 공지를 일일이 출력해 거래약국에 전달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 도매업체 관계자는 "업체에 따라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거나 지역 약사회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곳도 있다. 약국 협조를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도매가 아무리 공지 전달에 애를 써도 간헐적으로 들어오는 제약사 전달 사항을 빠짐 없이 챙기긴 어렵다"고 말했다. 도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약사의 공지 전달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낱알 변경 내용을 일일이 약국에 전달하기엔 무리가 있고 그럴 필요성도 없다고 본다"며 "변경 내용 고지를 의무화해 제약사 처벌까지 이어지는 건 지나치게 약국 입장만 생각한 의견"이라고 말했다. 결국 약사가 일일이 낱알·성상 변경 내용을 챙기고 숙지해야 하는 실정이다. 약사가 제보할 수 있는 '낱알 식별 홈페이지' 이런 점에서 '의약품 식별표시' 홈페이지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2004년부터 운영된 '의약품 식별표시' 홈페이지(www.pharm.or.kr)의 기본 기능은 제약사와 약국, 환자 사이의 가교 역할이다. 제약사가 자사의 의약품 낱알 정보를 사이트에 의무적으로 등록하고, 약사는 이를 통해 낱알 정보는 물론 변경 사항도 체크할 수 있다. 약정원 관계자는 "제약사의 의무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 사이트에 제품 정보를 등록하지 않은 경우가 간혹 있었다"며 "대부분 약사들이 제보해 누락된 케이스를 찾아왔는데, 약사들의 관심과 신고가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재 제약사는 달라지는 의약품 정보를 주로 팩스로 전달했다. 그러나 보니 중간에서 유실되거나 제대로 전달돼도 흑백으로 프린트되는 문서에서 구분이 어려웠다. 이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진으로 낱알 변경 사항을 체크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며 "제약사의 의무사항이라 해도 이를 감시하고 제보할 사람은 약사 뿐이다. 낱알 식별 시스템에서도 약사들의 관심과 제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약사들 "제약사 인식부터 바꿔야" 낱알 식별 홈페이지가 '하드웨어'적 대안이라면, 제약사와 도매업체의 변화는 '소프트웨어'적 변화다. 약국은 낱알 변경 뿐 아니라 품절, 공급 재개, 신제품의 학술 정보 등 제약사로부터 꼭 필요한 정보 전달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M약국 H약사는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 제약사들은 정보 전달에 너무 인색하다"며 "약국에서 필요한 정보를 요청해도 이를 잘 처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약사가 의약품 생산, 유통 이후 과정에는 무심한 경향이 크다"며 "낱알 변경에 대한 고객의 컴플레인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을 제약사도 인식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2016-04-02 06:15:00정혜진 -
이건 무슨 약이죠? 약사들도 헷갈리는 쌍둥이약들단골 환자가 알약 하나를 가져왔다. "약사님, 이게 무슨 약인가요?" 김깐깐 약사(가명)의 약국에 이른 아침부터 단골 환자가 찾아왔다. '친정 아버님이 드시는 약인데, 무슨 약인지 알 수 있을까요?'라 묻는 여성에게 약사는 '아무렴요. 잠시 기다리세요'라 말해놓고 혼란에 빠졌다. 낱알식별정보 사이트를 통해 색깔과 모양, 식자로 검색한 결과, 언뜻 보기에 같은 약으로 보이는 품목 두가지 중 어떤 것이 '이 약'인지 알 수 없었다. 환자를 돌려보내놓고 도매업체에 두 약을 모두 주문해 실물을 비교해본 김 약사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마주했다. '크레스토'와 '비바코'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았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인터넷 검색을 해보자, '쌍둥이 약'이라는 용어 아래 '크레스토'의 위임형제네릭 약 '비바코'가 출시됐다는 기사가 나왔다. 김 약사는 생각했다. '아니, 이래도 되는 건가?' 김깐깐 약사는 제약사에 있는 동기에게 연락해 이게 괜찮은 거냐고 물었다. 동기의 "위임형 제네릭이라고 하는데, 오리지널이랑 제네릭을 한 공장에서 찍어내기 때문에 그냥 같은 약이라고 보면 된다"는 답에 김깐깐 약사는 다시 물었다. "그럼 이게 같은 약이야, 다른 약이야? 바꿔 조제하면 청구불일치 아냐?" 동기 약사는 답이 없었다. 같은 약이어도 약가 달라...정 당 140원까지 차이 실제 약국 사례를 재구성한 이 상황은 '위임형 제네릭' 제도의 단면을 보여준다. '위임형 제네릭'(authorized generic)은 오리지널 제조업체가 직접 또는 위탁 생산을 통해 제품명을 변경, 판매하는 품목을 말한다. 통상 오리지널사가 제네릭 진입 방어전략으로 선택하는 전략인데, 같은 의약품이 두가지 이름, 보험코드로 출시되면서 조제 환경에서 종종 혼란을 빚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에 정제에 찍힌 문자(식자)가 다른 경우도 있지만, '같은 성분, 같은 약'이라는 이유로 문자까지 전혀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스트라제네카 '크레스토'와 CJ헬스케어 '비바코'가 대표 사례. 이밖에 GSK '아보다트'와 한독테바 '자이가드'는 식자까지 같은 구분 불가능 의약품이며, MSD '싱귤레어'와 CJ헬스케어 '루케어'는 MSD 음각을 제외한 색깔, 모양이 같은 일명 '쌍둥이 약'이다. 약정원에 따르면 이같은 위임형 제네릭 사례는 약 50가지로 추산된다. 잇따른 대형 오리지널 품목의 특허 만료로 위임형 제네릭이 잇따라 출시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같은 약인데도 약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크레스토는 몇차례 약가 인하로 현재 비바코와 약가 612원으로 똑같다. 그러나 2014년 4월 1일 비바코 출시 당시 약가 670원, 크레스토 약가 995원으로 325원 차이가 났다. 아보다트와 자이가드는 현재 0.5mg 기준 각각 927원, 788원으로 139원 차이가 나며, 싱귤레어정 10mg는 774원인 반면 루케어는 772원으로 2원 저렴하다. 부산의 한 약사는 "약가가 다르고 보험코드가 다른데 육안으로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약국에서 청구불일치가 일어날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임형 제네릭 제도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약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식약처 "오리지널·제네릭은 같은 약...식별 불필요" 제약사는 왜 당초 같은 약을 다른 이름으로 출시했을까. 특허가 만료되기 직전 오리지널 의약품을 등에 업고 손쉬운 영업을 하기 위해 위임형 제네릭은 제네릭 사에게도, 오리지널 사에게도 유효한 수단이다. 제네릭사 영업사원들은 '같은 약인데 약가가 10% 가량 싸다'는 점을 무기삼아 영업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오리지널 의약품의 모양, 색깔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 역시 법적 제재를 받지 않았다. 얼마전 한미약품의 승소로 마무리된 '팔팔정'은 화이자가 비아그라의 색깔과 모양을 문제삼은 것이데 이처럼 식별이 비슷할 경우, 오리지널사가 의장등록한 특허에 위배되지 않으면 걸림돌은 없다. 위임형 제네릭은 오리지널사와 협력해 생산한 의약품이기에 제네릭사에 제형과 색깔, 코팅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생산라인을 별도로 마련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오리지널사의 완제품을 수입, 제네릭사가 포장만 달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약사들은 '모양과 색깔이 같은 게 왜 문제되냐'고 되묻는 실정이다. 이같은 태도는 식약처 측도 마찬가지다. 오리지널과 제네릭은 '같은 약' 개념이므로, 두 의약품 사이에 낱알 식별 기준이 철저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낱알 실별이란 서로 다른 성분의 약을 구별해 조제 오류를 줄이고 불량 의약품을 구분하는 동시에 의약품 위조 방지를 위한 것"이라며 "오리지널과 제네릭은 같은 약이므로 낱알식별과는 큰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제 사고 개연성에 대해서도 "같은 성분이므로 약화 사고가 날 가능성은 없다"며 "위임형 제네릭에까지 낱알식별을 거론하는 것은 지나치게 약사인 사용자 입장만을 고려한 것"이라고 답했다. 약가 산정은 심평원 등 보험기관의 영역이며, 의약품 허가와 낱알식별은 식약처 영역이다. 서로 다른 약가의 똑같은 오리지널, 제네릭 의약품은 두 정부기관이 각자의 역할만을 신경쓰면서 생긴 '식별 사각지대'나 다름 없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제도, 청구불일치 가능성도" 오래 전부터 위임형 제네릭 문제를 지적해온 부산의 H약사는 "청구불일치 가능성 뿐 아니라 약사들 역시 기본적으로 두 약이 똑같은 걸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식약처의 답변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안일한 생각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약사는 "위임형 제네릭은 일종의 편법"이라며 "주요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가 만료되는 추세를 보면 앞으로 이같은 '같지만 다른 약'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성분이 같더라도 가격과 이름이 다른 아이러니한 상황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의 한 약사도 "크레스토와 비바코, 싱귤레어와 루케어가 같은 약인지 다른 약인지 식약처와 심평원에 묻고 싶다"며 "이런 경우가 합법이라면 제도가 개선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2016-04-01 12:15:00정혜진 -
"환자, 신약 접근성 저하" vs "좋은 약만 쓰게 됐다"한쪽에서는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고 하는 데, 다른 한쪽에서는 우수한 신약만 선별해 등재하다보니 환자들이 좋은 약만 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한다. 2007년 도입돼 올해로 만 10년째에 접어든 '약제비 적정화 방안', 다른 말로 ' 선별등재제도'를 둘러싼 두 가지 상반된 시선이다. 이런 시각 차는 신약 가치평가, 비교약 선정, 의사결정체계 등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건강복지정책연구원(연구책임자 이규식)에 의뢰해 수행한 '신약의 급여적정성 평가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확인된 내용들이다. 이 연구보고서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 시행 10년을 맞는 시점에서 현재 제기되고 있는 신약 급여적정성 평가의 현황과 한계점, 개선방안 등을 총괄적으로 해제해 접근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점이 크다. 사공진(한양대), 강혜영(연대약대), 신의철(가톨릭의대), 황성완(백석예술대) 등 이 분야 명망있는 교수들이 연구원으로 참여한 것도 눈에 띤다. 6일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우리나라 의약품 선별등재제도의 문제점 분석'을 위해 지난해 9월17일부터 10월12일까지 이른바 초점그룹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약사 관계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위원, 심사평가원 약제등재부 실무진, 학계 등 4개 그룹을 인터뷰 집단으로 정한 뒤 각 집단별로 전문가 5명씩 총 20명을 선정해 초점그룹을 구성했다. 이어 초점그룹별로 개진된 의견을 항목화해 정리한 결과, 신약 접근성 등 총 9개로 쟁점이 분류됐다. ◆신약 접근성=선별등재제도 도입이후 보험등재율이 낮아져 전반적으로 신약 접근성이 낮아졌다는 의견,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이 우수한 약물만 등재되면서 우수한 약물만 선별해 환자들이 접근하게 되는 순효과가 있다는 의견 등 상반된 입장이 존재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선별등재제도 도입으로 자칫 낮아질 수 있는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위험분담제 등 그동안 다양한 보완적 제도를 도입했다는 언급도 있었다. ◆신약의 가치평가=임상적 유용성이 개선된 약물만 '혁신적 신약'이라는 심사평가원의 주장과 임상적 유용성 뿐 아니라 기술적 개선(새로운 기전) 등 혁신성의 기준을 포괄적으로 정의해 평가해야 한다는 제약계 주장이 엇갈렸다. 연구진은 "제약계의 주장과 같이 국내에서 신약의 혁신성에 대한 합리적인 정의와 평가기준이 부재하다면 신약의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혁신성에 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등재목록관리=선별등재도입 이후 신약의 보험등재는 조정돼 왔지만 아직도 등재 약물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법으로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약물을 중심으로 기등재약 목록관리를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비교약 선정=경제성평가는 비교약 대비 신약의 점증적 비용과 점증적 효과를 계산하는 상대적 평가 개념이다. 따라서 비교약이 무엇으로 선정되느냐에 따라 분석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비교약 선정기준은 이해주체들의 초미의 관심사였고, 의견도 갈렸다. 제약계는 대체약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오래된 약물을 비교약으로 선정하는 건 '가치기반 보험등재 및 약가 결정'이라는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계와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대체약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이 비교약이 되는 건 해당 약물군의 현 시장상황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비교약의 약가가 낮아 신약의 점증적 비용이 이로 인해 높아진다고 해도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의사결정 체계=다양한 특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기보다는 경제성평가결과(ICER) 위주로 신약의 보험등재 적정성을 평가하는 의사결정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있었다. 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의사결정에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제약계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학계 전문가 중 일부는 약평위 의사결정의 유연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원칙을 준수하는 일관성과 의약품의 특성을 고려하는 유연성 간 이견을 보이는 주장"이라고 진단했다. ◆경제성평가 인프라=공통적으로 제기된 의견은 규모가 큰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적은 회사와 국내 제약사는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연구진은 "상대적으로 경제성평가 인프라가 취약한 국내 제약사 제품의 보험등재와 합리적인 약가보상을 위해 적절한 지원체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의 질과 분량=심사평가원은 제약사가 제출하는 자료의 질적 수준이 낮거나 불충분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제약사들은 심사평가원이 요구하는 자료 분량이 지나치게 방대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신약개발 동기 부여=선별등재 이후 신약의 보험등재와 프리미엄 가격 획득이 어려워진 제약계는 선별등재제도가 제약산업의 신약개발 동기부여를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비용을 보상하는 프로미엄 약가를 못받아 개발비용이 적은 제네릭 생산으로 전략적 선택을 한다고 문제 제기하기도 했다. ◆의사결정 결과자료 공개=보험등재 의사결정 결과 자료를 지금보다 더 자세히 공개해서 다른 회사가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요구와 거꾸로 자세한 자료공개는 해당 업체의 산업비밀에 해당되는 만큼 신중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기타의견=약평위 인력풀제가 의사결정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약화시킨다는 지적과 약제 등재 결정과정에서 약평위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불만도 나왔다. 경제성평가결과 검토자의 전문성 향상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밖에 환급형 위주의 위험분담제 운영, 경직된 경제성평가 면제제도, 너무 긴 신약 등재절차, 비급여 약물관리 필요성 등이 문제점으로 지목되기도 했다.2016-03-07 06:15:00최은택·김정주 -
2015 항혈전제 호황…베스트셀러·신약 상승세2015년 항혈전제 시장은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제제의 성장세와 새로 나온 신약의 사용량 증가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다. 플라빅스같은 베스트셀러는 여전한 견고함을 보여줬고, 브릴린타, 에피언트 등 차세대 항혈전제는 성장세가 뚜렷했다. 플라빅스와 아스피린 복합제는 종합병원 처방이 늘면서 작년에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실로스타졸 서방성제제인 '실로스탄씨알'은 돌풍 속 블록버스터에 등극했다. 플라빅스, 보령바이오아스트릭스, 실로스탄CR, 브릴린타 등 선전 18일 업계에 따르면 클로피도그렐 제제는 작년 처방액 2432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오리지널 플라빅스(한독)가 3.8% 오른 600억원으로 견고함을 보여줬다. 삼진제약의 플래리스는 6.8% 성장하며 519억원을 기록, 플라빅스 뒤를 바짝 쫓았다. 이밖에 대웅제약 클로아트가 83억원(5.1%↑), 진양제약 크리빅스 65억원(12.9%↑), 일동제약 트롬빅스는 57억원(8.5%↑)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견인했다. 업계 마케팅 당담자는 "클로피도그렐 제제의 경우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 말초혈관질환에 모두 처방이 가능한 2차 항혈전제이다보니 80여개 제네릭이 출시됐지만, 오리지널과 주요 품목들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랜 사용 경험으로 처방 신뢰가 쌓여 베스트셀로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스피린 제제도 마찬가지다. 1차 약제로 폭넓게 사용되는 아스피린 제제도 작년 한해 5.5% 성장했다. 특히 보령아스트릭스를 대체한 보령바이오아스트릭스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바이엘아스피린프로텍트를 위협했다. 보령바이오아스트릭스는 189억원을 올리며 203억원으로 전년대비 11.1% 하락한 바이엘아스피린프로텍트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보령바이오아스트릭스의 선전은 보령아스트릭스보다 높은 약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유한양행이 2014년 론칭한 유한아스피린도 30억원대의 처방액으로 단기간 4위권에 랭크됐다.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을 결합한 복합제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명인제약 슈퍼피린이 전년대비 19.9% 오른 64억원으로 제일약품의 클로피린(58억원)을 따돌리고 이 분야 1위에 올랐다. CJ헬스케어 클로스원(45억원), 진양제약 피도글에이(32억원)도 두자릿수 비율로 성장했다. 플라빅스의 원개발사 사노피도 복합제 허가절차를 진행중이어서 시장은 더욱 무르익을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항혈전제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브릴린타(AZ, 티카그렐러), 에피언트(릴리, 프라수그렐)는 현재는 심혈관질환에 관해서만 급여가 인정돼 기대치보다는 저조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높은 성장율을 보이며 앞으로를 더 기대케 하고 있다. 브릴린타가 전년대비 38.9% 오른 64억원, 에피언트가 57.3% 오른 25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엔 뇌혈관질환 적응증 획득을 위해 대규모 임상을 비롯해 시장확대 노력에 경주하고 있다. 특히 브릴린타는 미국심장학회에서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처방하라는 권고가 나와 처방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만성동맥폐색증 증상과 뇌경색 재발억제에 사용되는 실로스타졸 제제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내놓은 서방성제제 '실로스탄CR'이 화제에 중심에 있다. 실로스탄CR은 전년대비 113% 오른 124억원으로 블록버스터에 올랐다. 이밖에 동아오팔몬, 명인디스그렌, 리넥신, 안플라그 등 베스트셀들은 제네릭 영향 등으로 소폭 하락했다. 오팔몬 제네릭인 삼일제약의 리마딘은 47억원으로 선전했다. 제약약업계 관계자는 "플라빅스 등장 이후 항혈전제 시장은 10년간 클로피도그렐이 주도했다가 약가인하 등으로 침체기를 맞았다가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차세대신약과 개량신약, 복합제들이 나오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고 말했다.2016-02-19 06:14:59이탁순 -
천억 넘은 '비리어드', 7년연속 1위 '바라크루드''비리어드'의 비상이 시작됐다. '바라크루드'는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여전히 강했다. 데일리팜이 18일 2015년 B형간염치료제 시장을 분석한 결과, 길리어드의 비리어드(테노포비르)는 출시 3년 만에 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대비 무려 24% 성장했다. 반면 BMS의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는 16%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 1500억원대 처방액을 기록했으며 7년째 처방의약품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주목할점은 비리어드를 제외한 모든 주요 품목의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특히 오리지널인 GSK의 제픽스(라미부딘), 헵세라(아데포비르)와 노바티스의 세비보(텔비부딘), 부광약품의 레보비르(클레부딘) 등이 20% 이상 하락했다. ◆비리어드, 예고된 전성시대=어쩌면 비리어드의 선전은 당연한 일이다. 최대 경쟁품목인 바라크루드의 특허만료, 다제내성 환자에 대한 비리어드 단독 처방에 대한 급여기준 확대로 해결된 삭감 이슈 등 동력은 충분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길리어드와 유한양행(비리어드 유통 파트너사)은 지금까지 내세운 목표(2014년 900억원, 2015년 1000억원)대로 매출을 올린 셈이다. 물론 비리어드는 약이 좋다. 또 유한양행의 영업력은 이제 두말할 나위 없는 경쟁력이다. 다만 비리어드의 성장에 있어, 길리어드의 추진력도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다. 비리어드는 지난 2012년 12월 급여출시 이후부터 줄곧 삭감 이슈에 시달려 왔는데, 길리어드는 이 문제를 약 2년 반 만에 해결했다. 끊임없이 학계와 소통한 결과다. 간학회는 지속된 삭감 조치에 대한 이견을 제기, 급여기준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심평원은 국내 B형간염 가이드라인에서도 약제 내성환자에게 비리어드를 처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 학회의 요청을 거부했다. 여기서부터 간학회의 재빠른 대응이 시작됐다. 학회는 곧바로 논의를 진행, 지난해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내 B형간염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당연히 가이드라인은 다제내성에 대한 비리어드의 단독요법을 권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근거 마련을 위해 꾸준히 국내 임상을 진행, 그 결과를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다제내성 환자에게 병용요법이 비리어드 단독요법보다 좋다는 근거는 없다. 만약 동등하다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은 단독요법으로 가는 것이 맞다. 건보재정 면에서도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바라크루드, 리피토가 될 수 있을까=그렇다고 바라크루드를 '한 물 간 약'으로 치부하긴 아직 이르다. 매출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처방약 1위 품목이다. 사실상 바라크루드는 천수를 누린 약이다. 향후 이만한 매출을 이정도 기간 동안 보여줄 약이 나오기도 어렵다. 여기에 최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인하가 되레 가격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는 제네릭 진입 후 2년간 하락했던 매출이 재상승, 지난해 처방액이 1000억원대로 복귀했다. BMS 역시 바라크루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환자들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배포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 1건의 연구자 주도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오는 9월부터는 2차 약가인하를 앞두고 있어 제네릭과의 가격 격차가 더욱 줄어들 예정이다. 다만 BMS가 화이자와 같은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지는 지켜 볼 부분이다. 회사 관계자는 "바라크루드는 현재 한 달간 환자 부담금이 51,795원에서 3만6261원으로 낮아졌다. 일반 제네릭의 한 달간 환자 부담금 3만816원을 고려해도 한 달간 5445원의 차이로 오리지널 약제를 복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바라크루드 제네릭은 올해가 본격 시작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처방이 이뤄진 이들 품목 중 현재 동아에스티의 바라클(3억8000만원)의 기세가 가장 강하다. 부광약품의 부광엔테카비르도 3억원대 처방률을 기록했으며 종근당, 대웅제약, CJ헬스케어, 한미약품 등 상위사 품목들이 1억원 이상 처방액을 확보했다. 다만 이를 두고 전세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관건은 올해다. 제네릭 보유사들은 지난 연말부터 종합병원 급 의료기관 랜딩은 물론 개원가 대상 집중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제네릭업체 한 관계자는 "바라크루드가 대형병원 처방이 많은 약물인데다 의원 역시 실제 처방실적이 나올때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첫 달 성적은 의미가 없다. 출시후 6개월 정도가 지나야 어느정도 승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2016-02-18 06:14:59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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