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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조일 각축…한독, 크레오신티 후발품 출격습한 여름이 되면 청소년들과 여성들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단연 여드름이다. 특히 노출이 심한 바캉스 시즌을 앞둔 요즘은 여드름 관리에 나서는 이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다. 여드름치료제를 보유한 제약회사들 역시 이같은 계절 특수를 누리기 위해 시장공략을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해당 시장에서 대세는 일반의약품(OTC), 그중에서도 단연 외용제(크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외용제 시장은 본래 일명 '톡톡이'라 불리는 한독약품의 ' 크레오신티(클린다마이신)'이 앞도적인 리딩품목이었다. 이 약은 약 70억 규모의 외용제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제품이다. 하지만 식약처가 클린다마이신제제의 항생제 부작용이 내성발현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해당 품목들은 모두 전문의약품(ETC)로 전환, 사실상 경쟁 대열에서 빠지게 됐다. 다만 워낙 지배력이 컸던 제품인 만큼 하락세가 뚜렷함데도 불구하고 무시할 수 없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크레오신티 공석…과산화벤조일 전성시대 따라서 크레오신티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제약사들은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신제품을 출시, 시장에 뛰어 들었다. 애초 재분류 특수를 가장 많이 누릴 것으로 예상됐던 품목은 GSK의 ' 브레복실(과산화벤조일)'이다. 실제 브레복실(GSK)은 2012년 3억4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에 대비 약 2배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 시기상 매출을 놓고 시장 판세를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사실상 의약품 재분류 작업의 진행된 2012년 하반기부터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외용제 시장은 이번 여름을 맞아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브레복실과 같은 과산화벤조일제제들의 경쟁은 과열되고 있다. 약국가에 따르면 크레오신티 ETC 전환 이후 해당 품목들을 찾는 환자들은 급격히 증가했다. 제약업계 역시 과산화벤조일 용량별로 다양한 제품들이 활발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브레복실은 과산화벤조일 농도는 4%, 용량은 10g인 제품이다. 최근 브레복실은 아이돌 가수 '이준'을 모델로 내세우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으며 '여드름 Stress Go Away Campaign'도 진행하고 있다. 광동제약이 3월 출시한 ' 톡클리어'도 왕좌를 노리고 있다. 이약은 과산화벤조일 제품중 농도가 5%로 가장 높고 용량도 30g으로 브레복실보다 많다. 따라서 강한 효능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농도 2.5% 제품들도 눈에 띈다. 갈더마는 최근 ' 벤작AC'를 선보이며 약국 영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약은 60g 용량으로 해당 성분 제품중 가장 양이 많다. 태극제약의 ' 파티마'도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30g 용량인 파티마는 올해 태극제약의 주력품목으로 선정됐다. 기존에는 해외 수출용으로만 생산됐으나 시장 상황의 변화에 맞춰 국내용으로 출시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다국적사 품목은 브랜드 인지도면에서 강점이 있고 국내사 품목은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어떤 품목이 1위 매출을 기록할지, 아직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독 "크레오신티 신화 이어간다" 하지만 과산화벤조일제제들의 강세가 금세 사그라 들지도 모르겠다. 크레오신티를 잃은 한독약품이 새로운 제품을 들고 왕위 탈환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독약품은 오는 7월1일 살리실산 성분의 여드름외용제 '클리어틴'을 출시한다. 회사는 제품 출시와 함께 크레오신티로 재분류로 중단했던 TV광고 등을 통한 프로모션활동을 제개한다는 방침이다. 크레오신티의 이미지를 그대로 승계하기 위해 한독약품은 유리병 용기, 고무코팅, 용법(1일2회) 등 요소들을 클리어틴에 적용했다. 클리어틴의 성분인 살리실산은 주로 화장품에 많이 쓰이는 성분으로 클랜앤클리어, 클리니끄 등 브랜드 여드름 전용 화장품에 주로 쓰인다. 화장품은 농도가 0.5%인 것에 반해 클리어틴은 의약품 답게 2% 농도로 출시된다. 한독약품 관계자는 "TV광고 역시 크레오신티의 광고와 유사한 컨셉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해외에서는 이미 크게 사랑받고 있는 성분인 만큼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2013-06-27 06:34:58어윤호 -
"자율협약 실효성 없다"…병원, 해법 찾아야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약품대금 결제기한 의무화 입법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갑'의 횡포에 의한 '을'의 고통문제가 이슈화되면서 결제기한 법제화에 대한 지지는 확고한 편이다. 수십년 장기 미수금에 고통받아온 도매업계의 기대도 크다. 오제세 위원장의 약사법개정안이 일부 완화되더라도 일단 조기 입법이 가능하도록 양보할 것은 양보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병원계는 생각이 복잡하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저수가 구조로 인해 경영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돈이 없어서 약값을 제때 결제하지 못하는 병원에 이자부담까지 지우는 것은 문을 닫으라는 얘기"라고 우려했다. 병원협회는 오제세 위원장 법률안이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의원실을 순회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이 의견에 공감해 결제기한 의무화 입법에 부정적인 법안심사소위 위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업계는 이 의원을 '지뢰'로, 병원계는 '구세주'로 여긴다는 후문이다. 병원협회의 반 입법투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도매협회와 지난달 대화채널을 만들었고, 오늘(17일) 2차 회의에서는 입법대신 자율협약을 통해 돌파하는 방안을 도매업계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매업계는 병원협회와 도매협회간 자율협약이 회원 병원의 행태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병원협회에서 대화를 하자고 하니까 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입법대신 자율협약을 채택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대놓고 반대할 수 없고 난감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애초부터 갑과 을이 만나 대등한 위치에서 해법을 모색한다는 시도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을 입장에서는 이것조차 갑의 입맛에 맞춰 달라는 압박으로 느껴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한 관계자는 "복지부도 입법 필요성에 공감한다. 설령 병원이 경영난을 겪더라도 이를 '을'에게 전가하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법률전문가는 "병원계가 할 일은 입법에 반대만 할 게 아니라 결제기한 의무적용 제외대상 확대나 결제기한 연장, 지체이자 하향 조정, 현재 보유 중인 미결제금에 대한 유예조치 확대 등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약품 거래량이 적은 요양기관을 제외시키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의사협회와 약사회는 당초 반대 입장에서 방침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형 병원 이외에 나머지 상당수 요양기관이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유보적이거나 조건부 찬성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오 위원장실 관계자는 "우월적 지위에 있지 않는 요양기관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하고 입법취지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 법안심사소위에서 판단하겠지만 입법논의가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병원계가 전향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2013-06-17 06:35:00최은택 -
의원·약국 등 요양기관 90% 이상 의무규정 '밖'약품대금 결제기한은 요양기관 종별, 의약품 거래량에 따라 각기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거래량은 요양기관의 '바잉파워'로 '우월적 지위'의 척도가 된다. 가령 복지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도매상 12곳과 거래하는 약국 1만7135곳 중 91%는 3개월 이내에 대금을 지급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의도적인 대금결제 지연과는 먼 이야기다. 오제세 위원장의 약사법개정안도 이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결제기한 의무적용 제외 대상에 요양기관의 매출규모, 거래규모 및 비중, 거래 의약품의 특성 등을 감안하기로 한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의 요청으로 수정안을 마련 중인 복지부는 이를 근거로 대형문전약국이나 기업형 의원 외에 대부분의 약국과 의원 등을 결제기한 의무 적용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의약품 거래량이 10억원 이상인 요양기관만을 결제기한 의무적용 대상으로 분류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이럴 경우 의원과 약국은 90% 이상, 병원급 이상은 80% 가량이 제외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방안이 결제기한 의무화에 가장 부정적인 병원협회 등의 동의를 얻어낼 접점이 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복지부 검토안(거래량 규모) 대로라면 전체 요양기관의 90% 이상이 제외대상"이라고 귀띔했다. 국회 한 보좌진은 "결제대금 지연은 종합병원급 이상 대형병원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봐야 한다"면서 "결국 입법취지를 고려해도 거래량 규모가 큰 중.대형 병원을 타깃삼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의원, 약국, 중소병원 등 의약품 거래량이 적어 사실상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요양기관을 의무적용 대상에서 제외시킬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결제기한을 3개월이 아닌 4~5개월로 조금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대상이다. 도매협회는 입법을 위해 결제기한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직 동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최대 6개월에서 접점이 찾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병원계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연간 100분의 40 이내로 규정한 지체이자 상한도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모두 복지부가 입법취지를 유지하면서 병원협회, 도매협회 등 이해당사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합일점을 찾기 위해 고려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쟁점은 미수금 처리문제다. 복지부 자료대로라면 99개 종합병원은 평균 250일치 미결제 약품대금을 보유중이다. 약사법개정안은 법률시행 후 1년간 미수금에 지체이자를 부과하지 않도록 유예했다. 이 기간내에 미결제금을 해결하라는 이야기인데, 병원경영상 쉽지 않은 일이다. 한 법률전문가는 "일단 거래상의 횡포를 차단하는 입법이 중요한 만큼 개정법률 시행이후 거래가 발생한 의약품 대금에만 결제기한 의무화와 위반시 지체이자를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할만하다"고 말했다.2013-06-15 06:35:00최은택 -
"약값 결제까지 836일" 이런 게 '슈퍼갑'의 횡포"지금 대한민국은 비정상적이고 약탈적인 '갑을관계'가 만연해 있다. 왜곡된 경제질서와 불평등한 '갑을관계'로 인해 수많은 '을'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민주통합당 국회의원들은 6월 임시국회를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로 규정했다. 스스로 '을 지키기' 파수꾼이라고 선언했다. 민주통합당이 밝힌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는 이른바 111건의 '을 지키기' 법률안 통과에 '올인'하겠다는 의미다. 눈물을 흘리는 의약업계 '을'은 누구일까? 지난해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이 대표발의한 약사법개정안에는 이 '을'을 보호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의약품 대금을 3개월 이내에 결제하도록 요양기관에 강제하는 규정이 그것이다. 의료기관과 의약품 공급업체가 약품대금 결제기한을 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사인간의 계약이다. 그만큼 사적자치 보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 데, 법률이 이런 거래관계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실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매협회는 2011년 10~12월 사이 전국 98개 종합병원과 거래가 있는 제약사와 도매업체를 대상으로 평균 회전기일을 조사했다. 여기서 회전기일은 의약품을 공급하고 대금을 받을 때까지 소요된 날짜를 말한다. 조사결과 평균 회전기일은 250일로 8개월에 10일이 더 걸렸다. 도매업체가 매달 특정병원에 10억원 어치 의약품을 공급했다면, 80억원 이상 미수금이 생긴다는 의미다. 돈을 받을 때까지 걸린 시일이 836일에 달하는 공공병원도 있었다. 무려 28개월이라는 긴 시간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오 위원장은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에 주목했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병원은 '갑'이 아니라 '슈퍼갑'이다. 제약사는 자사 제품 판촉을 위해 불법 리베이트를 주고, 도매업체는 한정없는 수금기간을 감내한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도 의료기관 등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의약품 대금지급을 부당하게 지연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봤다. 이로 인해 제약사나 도매상이 부담하는 금융비용은 의료기관 등의 부당한 경제적 이익에 해당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른바 리베이트 제재 강화법안인 이 약사법개정안에 결제기한 의무규정을 포함시킨 것은 대금결제 지연을 일종의 불법 리베이트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후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된 '을 지키기'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대금결제 지연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갑'이거나 '슈퍼갑'인 의료기관의 부당한 횡포로 재해석됐다. 민주통합당 정책위 관계자도 "의무 결제기한을 정하는 것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을 지키기'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을 지키기' 법안에 오 위원장의 약사법개정안을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자칫 직능갈등 문제로 확장돼 요란한 마찰음이 생길 경우 다른 법률안 처리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한 보좌진은 "'을 지키기' 법안은 그것대로 올인하고, 같은 취지에서 오 위원장의 약사법도 따로 처리하면 된다"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우선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측 한 관계자도 "거래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돼 있는 지금이 결제기한 의무 규정을 입법화 할 최적의 기회"라고 말을 보탰다. 결제기한 의무규정이 불법 리베이트 제재를 강화하는 이번 약사법개정안의 조기 입법논의를 위한 선행과제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실제 오 위원장은 리베이트 제재 강화조치보다 결제기한 의무규정 입법을 더 우선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측 다른 관계자는 "결국 오는 18~20일 열리는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결제기한 의무입법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 불법 리베이트 제제강화나 남윤인순 의원의 리베이트 적발품목 급여제외 법률안 처리도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2013-06-14 06:35:00최은택 -
제약 오피니언 리더 "서울·경기·동성고로 통한다"국내 제약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고등학교 인맥은 어떻게 될까? 사회 전반적으로 출신 고등학교는 '평준화' 이전 세대들에게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경제계를 이끌고 있는 오너들 중에는 경복고 출신 인사들이 유독 많이 포진해 있다. 이들의 끈끈한 고등학교 인맥은 사회 전반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제약업계에도 명문고 출신들이 두루 포진해 있다. 서울고를 비롯해 경기고, 동성고, 용산고 등 과거 명문대 진학을 위한 필수 코스로 인식돼 온 고등학교들이 현재 제약 CEO들의 주요 출신교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팜은 지난 5월 한달동안 전현직 제약사 대표들의 출신고와 대학교를 조사했다. 제약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고등학교 인맥은 끈끈함과 소통의 중요한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데일리팜 조사 결과 고등학교에서는 서울지역의 명문고로 뽑히는 서울고·경기고·동성고 출신이 가장 두드러졌다. 서울고 출신 9명 최다…제약 오너 두루 포진 제약계 오피니언 리더 중에서 가장 많은 동문을 배출한 학교는 역시 서울고등학교였다. 서울고 출신은 9명으로 조사됐다. 40년생으로 맏형격인 장홍선 전 근화제약 회장부터 65년생인 최재희 건일제약 대표까지 선후배 동문들이 제약업계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서울고등학교 출신은 제약사 오너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다. 장홍선 전 회장을 포함해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 이경하 JW홀딩스 부회장 등이 모두 서울고 동문이다. 윤도준 회장과 이장한 회장은 52년생으로 같은 세대의 서울고 출신들이다. 또 유승필 유유제약 회장과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 손경오 전 CJ제약부문 대표와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은 1년차 선후배로 인연을 맺고 있다. 손경오 전 대표와 이종욱 사장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약대 동문이면서 유한양행 출신이기도 하다. 경기-동성고, 제약업계 파워 동문 자리매김 경기고와 동성고 출신은 각각 7명으로 조사됐다. 경기고에서는 우석민 명문제약 대표와 김성욱 한올바이오파마 사장이 68년생 동창생이다.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이 경기고 출신 최고 선배이며 그 밑으로 녹십자 허일섭 회장, 이우석 코오롱제약 사장, 백승렬 대원제약 사장이 차례로 졸업했다. 오너 2세인 72년생 장원준 신풍제약 사장도 경기고 출신이다. 동성고 인맥도 대단하다. 동성고에는 박호일 환인제약 감사부터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까지 주로 40~50년생 인사들이 포진됐다. 나이가 같은 동기생은 조사되지 않았지만,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는 인사가 많은 게 특징이다. 제약협회장인 이경호 씨와 얀센을 정년퇴직하고 컨설팅업체인 TH파마컨설팅의 노태호 대표도 동성고를 나왔다. 이윤우 대한약품 대표와 보령제약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김상린 동구제약 부회장도 동성고 파워라인에 포함돼 있다. 지방 명문 대전고 인맥 부각…상위제약 CEO 포진 지방 명문고는 대전고 출신들이 주목받았다. 제약업계의 대전고 파워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제약협회 전현직 이사장이 함께 있다는 게 주목된다. . 37년생인 어준선 전 제약협회 이사장이 대전고 동문 중 최고참이며, 현 제약협회 이사장인 김원배 동아ST 부회장도 대전고 출신이다. . 또한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정난영 (주)대웅 사장도 대전고 인맥이다. 대전고 출신 특징은 상위제약사 CEO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는 점이다. 대전고 인맥은 이희성 전 식약청장을 비롯해 약업계를 주도하는 파워 명문으로 꼽히고 있다. 원희목 전 국회의원이 졸업한 용산고 출신 리더들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용산고 출신은 34년생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 등을 비롯해 4명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권박 동국정밀화학 대표와 고재규 전 한미정밀화학 대표, 40대 기수인 권기범 동국제약 부회장이 모두 용산고 출신들이다. 이밖에 서울 영동고에는 김정진 한림제약 사장과 윤웅섭 일동제약 부사장이 나왔다. 두명 모두 66년생 동갑내기다. 최성원 광동제약 사장도 영동고를 나왔다.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과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은 중앙고 동기동창이다. 윤재승 부회장은 이들보다 6년 후배이다. 강덕영 유나이티드제약 사장과 최재준 진양제약 사장이 서울 중동고를 나왔고, 경복고 출신은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과 곽달원 CJ사업부문 대표가 3년차 선후배 관계로 나타났다.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은 성동고를 졸업했다. 제약 대표이사들 대부분이 서울 지역 고등학교를 나온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파악됐다. 부산의 명문고인 부산고 출신은 김정우 종근당 부회장, 안원준 태평양제약 대표가 졸업을 했다. 두명 모두 서울대약대 출신인 점도 이채롭다. 서울대 출신 대표이사 다수…약학 계열이 절반 출신 대학교 조사에서는 서울대 출신이 가장 많았다. 현직 완제의약품 제조업체 41곳 53명 대표들의 출신대학교를 조사한 결과, 서울대 출신은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에서도 약대 출신이 6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동아에스티의 김원배 부회장, 이종욱 대웅제약 대표, 종근당 김정우 부회장, 정연진 일동제약 사장,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안원준 태평양제약 대표가 서울대약대 동문들이다. 약학대학 출신은 총 16명으로, 서울대 6명을 비롯해 성균관대약대 5명, 중앙대약대 5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대부분은 연구자 출신으로 회사의 R&D분야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약대출신들이 국산 신제품 개발에 중추역활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법대 인사는 대웅제약 윤재승 부회장이 부각된다. 의대 출신으로는 동화약품 윤도준 대표와 한국프라임제약 김대익 대표가 각각 경희대의대와 순천향의대를 졸업했고, 김성욱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연세대치대를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과 동문인 서강대 출신은 없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출신은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 등 5명으로 조사됐다.2013-06-10 06:35:00제약산업팀 -
안되면 통상압력 NO…"한국-본사의 접점에 서라""사실 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면 외교채널 등 가능한 모든 외부수단을 활용했던 게 사실이다." 외자 제약사에 수십년간 몸담은 한 임원은 이렇게 고백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비상식적인 일이었다. 그래서 우군을 만들지 못했던 거다. 앞으로는 지양해야 할 방식이다." 최근 다국적의약산업협회 회장인 김진호 한국GSK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내 제약단체 재편안을 꺼내놨다. 제약협회 회원사를 보면 연구개발 중심적인 업체부터 제네릭 기반업체, 규모도 1조원에 육박하는 대형기업부터 수백억원대 중소제약사까지 망라돼 있다. 김 사장은 "이런 구조에서는 제약산업 정책에 대해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실제 제약협회는 그동안 약가정책이나 제약산업 육성정책 측면에서 제약계 대표단체의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회원사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단일한 정책지향점을 찾는 데 일정부분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대안으로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혁신형 제약사들과 제네릭 기반 제약사들을 분리해 따로 단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방식이다. 김 사장의 속내는 이 과정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모임'이라는 KRPIA의 틀을 깨고, 외자계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사들과 함께 혁신형 제약사들의 단체를 결성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실제 KRPIA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가 되고 그만한 경쟁력을 키우려면 그런 회사들과 어울리고 파트너십을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제약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제약사 임원은 "외자계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제약사라고 자신을 지칭하지만 사실 한국법인은 창고지기이거나 수입도매상 아니냐"면서 혁신제약 모임에 낄 자격이 없다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다른 제약사 임원도 "외자계 제약사들이 시장 지배력을 넘어 이제 국내 제약산업의 정책이나 의제 설정 영역까지 넘보려는 게 아닌 지 의구심이 든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통상압력같은 '변칙 플레이'에다가 '외자계'라는 탈을 벗겠다는 KRPIA의 움직임은 사실 더 두껍고 단단한 새 탈로 바꿔 쓰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활용론과 기대론도 적지 않다. 아모잘탄을 해외에서 판매하는 MSD나 제미글로 판매제휴자로 나선 사노피아벤티스의 경우처럼 국내 제약사의 해외진출을 도울 중요한 조력자로 외자계 제약사의 역할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한국법인이 국내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다른 나라로 나갈 수 있는 징검다리로 적극 나서 준다면 이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측 관계자는 다른 측면에서 한국법인의 역할론을 제기했다. 그는 "국내 약가제도 등과 이익이 배치된다고 해서 비난만 하고 편법적으로 돌파만하려고 하지 말고, 한국법인이 본사를 설득해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초고가 중증희귀질환 신약의 국내 환자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서 정부 정책과 접점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은 외자 제약사 한국법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외자계 제약사 한 임원도 이 점을 인정했다. 그는 "사회공헌 활동 등은 기본이다. 앞으로는 외자계 제약사가 국내에서 수행해온 공과를 평가하면서 역할모델을 고민해 볼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2013-06-08 06:35:00최은택·어윤호 -
7월 첫 약사협동조합 탄생…약국 접목가능성은?"일반약 편의점 판매 허용을 목격한 약사들의 위기감이 큰 것 같아요. 약국도 변화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죠. 협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태동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인 것 같아요." 지난 3월30일 서울시약사회 임원워크숍에서 약국협동조합의 개요를 브리핑한 바 있는 윤승천 서울시약사회 홍보이사는 협동조합 설립 움직임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현재까지 설립이 가시화된 약국협동조합은 크게 2곳이다. 부천, 시흥지역 약사들이 주축이 된 '대한약국협동조합' 준비모임과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수도권 지역 약사들이 참여하는 '아로파약사협동조합' 준비모임이 있다. ◆대한약국협동조합과 아로파약사협동조합 = 먼저 이진희 약사가 주도하고 있는 대한약국협동조합 준비모임은 23명의 약사가 이미 각 300만원씩 출자금을 낸 상태다. 대한약국협동조합 준비모임은 오는 10월까지 스터디와 평가과정을 거쳐 정식 조합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한약국협동조합은 매출 1억의 약국 100곳이 모이면 100억원의 바잉파워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다양한 공동마케팅 전략을 공유해 약국이 잘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진희 약사는 "세미나, 공부 등 약국협동조합에 대해 학습하는 시기"라며 "23명의 약사들이 30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출자금을 입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만약 조합 설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출자금은 다 돌려드릴 계획"이라며 "체인사업을 한다고 했으면 이렇게 약사들이 모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약준모 약사들이 주축이 된 아로파약사협동조합은 7월14일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최초의 약사협동조합 탄생을 의미한다. 아로파약사협동조합 약국장과 근무약사까지 구성원도 다양하다. 아로파약사협동조합은 약사 26명이 각 50만원씩 출자했다. 이미 정관 초안도 작성했다. 아로파약사협동조합은 창립총회에서 정관, 사업계획 등의 심의를 받은 후 지자체 설립신고와 설립 등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 구성을 주도하고 있는 유창식 약사는 "공동구매, 유통, 교육과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조합 설립 목표로 잡았다"며 "약국의 이익만 추구하기보다 약국과 국민의 공동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한 설립취지"라고 설명했다. 유 약사는 "1인 출자금을 걷어 하기 때문에 조합은 안정 지향적 사업"이라며 "돈 벌기도 쉽지 않지만 그만큼 망하지도 않는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움직임도 있다. 약사들이 운영 중인 IT업체, 제조사 등을 묶어 대형 조합을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약국협동조합으로 할 수 있는 일은 = 그렇다면 약국 협동조합을 통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먼저 협동조합의 특징을 살펴보자.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1인1표제'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조합원 모두 권한을 갖는다. 일반 회사와 달리 조합원이 주인이라는 점이다. 공동으로 운영하고 수익을 똑 같이 나눠 가진다. 조합원이 주인이고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공동으로 협력하는 체제다. 영리법인이라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조합원이 사업을 이용한 실적에 비례해 잉여금을 배당받게 된다. 약국협동조합이 할 수 있는 사업은 다양하다. 먼저 일반약 공동구매와 OEM 제조가 가능하다. 이진희 약사는 "지금 약국에서 취급하고 있는 OEM제품을 60~70% 가격이면 충분히 구매할 수 있다"며 "일반약 이익이 30%이상 나아지고 독립적 PB 제품을 만들어 난매 걱정 없는 제품을 취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건강관련 제품 공동구매다. 약국에 흔히 있는 무릎보호대나 칫솔 치간 칫솔 기타 의약외품 등에 대해서 제품 품질을 개선하거나 가격을 낮춰 구매할 수 있다. 즉 일반약과 건강관련 제품의 월 구매액이 300만원 정도만 된다면 추가 100만원정도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조합원 간 약국경영 지식과 일반약 판매 경험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이진희 약사는 "어느 약사님은 간장약을 어느 약사님은 항산화비타민을 어느 약사님은 종합비타민을 잘 적용하는 능력을 가졌다"며 "각자의 능력을 꺼내 놓고 공유하면 서로에게 이익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 약국 접목 가능성은 안갯속 =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공동구매, 지식 공유 등을 진행했지만 별 반 나아진 게 없다는 주장이다. 또 우리나라는 도매업체가 너무 많아 미국 약국협동조합과 같은 바잉파워를 확보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는 "일단 한 지역에 10개 정도의 약국이 묶여야 하는데 지역이 방대하며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사무국과 사무실을 설치해야하는 점과 대표가 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가 되면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협동조합은 경영상 결정 과정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조합원의 의견 일치를 확보하기가 다른 조직에 비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협동조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문제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모 약사는 "약국장들은 개인사업장을 운영하는데 익숙해있기 때문에 협동조합 운영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결국 조합 운영을 주도하는 사람에게 무작정 위탁하다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제수입이 절대적인 경영지표가 되면서 약국 협동조합에 대한 무용론도 나온다. 분업 이후 약국경영의 성패는 조제수입 아니냐는 것이다. 약사사회의 협동조합 설립은 이제 태동기다. 아니 시작도 하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소자본 약국들이 모여 약국시장을 넘보는 대형자본과 싸워보겠다는 것인데 반신반의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협동조합이 약국 미래 개척의 동력이 될지, 아니면 시대적 흐름 속에서 탄생한 유행으로 끝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2013-06-07 12:25:00강신국 -
"이러다간 식민지" 하면서도 이익 앞에선…국내 제약 A사는 2년전 진기록을 수립했다. 외자제약과의 코프로모션에서 불문율이었던 협력사 배당률 20% 바닥을 허물어버린 것이다. 이 회사는 2년 전부터 전사적으로 제휴강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국내 경쟁업체에 제품을 뺏기지 않기 위해 10%대 배당률을 적어냈다. 여기다 목표매출 달성에 실패하면 배당률을 2% 더 낮춘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목표액 돌파시 후속품목에 대한 제휴협상 우선권을 달라는 약속을 받기 위해서였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외자제약사와 국내제약사가 체결한 공동판매 계약서 50여건을 분석한 뒤 표준거래계약서 권고안을 내놨다. 외자제약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국내 제약사에게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한다는 것인데,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만약 법령위반 여부를 조사할 때 참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의 강제인 셈이다. 공정위 지적처럼 이 계약서에는 해당 성분에 대한 제네릭 개발을 제한하는 등 불공정한 요소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A사처럼 제휴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스스로 '노예계약'을 체결한 제약사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국내 상위제약사인 B사도 A사와 유사한 배당률을 제시하면서 외자계 제약사와 공동판매 계약을 맺었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은 외자사에 대한 불만이 많다. 약가정책이 바뀔 때마다 '오리지널에 유리한 정책이다. 이러다간 식민지된다'고 말했다가도 이익 앞에서는 기업논리를 내세우며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준다"고 한탄했다. 국내 제약사의 타자 개념으로 '외자사'로 지칭하면도 눈앞에 이익이 보이면 과감히 '적과의 동침'을 선택하는 일그러진 민족주의의 한 단면이다. 사실 외자계 제약사가 국내 제약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해 온데는 이런 제약사들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외자계 제약사는 1960년 외채도입촉진법 시행이후 합자형태로 국내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직전년도인 1959년에는 한독약품공업이 기술제휴를 맺고 독일 훽트스사 제품을 수입해 이 회사 상표를 붙여 판매했다. 국내 1호 합자사는 한국화이자제약의 전신인 중앙제약주식회사로 1961년에 탄생했다. 합자사는 외채를 도입하려는 정부의 유화정책을 기반으로 1980년대 초반에는 31개까지 늘어났다. 국내 제약사는 합자나 기술제휴, 제품 라이센싱 등을 통해 기술노하우를 하나둘 습득해 왔다. 1990년대 초반 이전에는 국내에 생산시설이 없으면 시판허가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외자계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파트너십은 공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런 규제가 사라지고 수입의약품에도 보험약가가 인정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가령 라이센싱의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한 기술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 국내 제약사가 직접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자계 제약사 품목이 완제수입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판매계약만 이뤄지기 때문에 기술관련 정보는 차단된다. 오직 판촉을 도울 수 있는 정보만 교환되는 것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의약분업 이후 더 탄력을 받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약계 일각에서는 공동판매에 몰두해 온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의 행태에 대해 "꽃만 따왔지 화단을 옮겨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19개의 국산신약을 보유한 국내 제약산업의 위상을 너무 깎아내릴 이유도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구나 국내 제약사들의 제제기술은 세계적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제약계 한 전문가는 "한국 제약산업은 국내에서도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지만 짧은 역사속에서 비교적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에 더 전력해야 할 시점에서 상위제약사들조차 리베이트 영업에 치중하거나 외자제약과 경쟁적으로 판매 제휴품목을 늘려 눈앞에 보이는 돈만 쫓고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2013-06-07 06:35:00최은택·어윤호 -
갑을 향한 을 약사들의 반란…약국협동조합 꿈틀'을'이 아니라 모두 '갑이 될 수 있는 협동조합 바람이 뜨겁다. 협동조합 역시 주식회사와 같은 법인이다. 다만 주식회사는 주주들의 이익을,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점이 다르다. 특히 협동조합은 대주주와 소액주주 차별이 없다.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철저히 구분하는 주식회사와 달리 조합원 누구나 똑같은 권리를 행사한다.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을 계기로, 협동조합 시대의 막이 열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관련법 발효 6개월만에 1092건의 협동조합 설립 신청이 접수됐다. 이미 약사 사회에는 약사들의 협동조합이 있다. 1976년 삼희신협을 모태로 한 서울약사신협이 대표적이다. 금융업무를 주요 영업기반으로 하고 의약품 전자상거래, 교품몰 등도 운영하고 있다. ◆약사사회의 협동조합 설립 = 약사들은 왜 협동조합에 관심을 보였을까? 먼저 대기업 트럭스토어의 시장 진출과 약국시장 자본 개방 등 약사사회의 위기감이 한몫을 했다. 또 정부의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으로 손쉽게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도 협동조합 설립의 동력이 됐다. 홍성광 약사는 "3가지 방향에서 약사들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소규모 자본의 결합을 통한 조직화로 약사 협동조합과 약국 플랫폼을 활용해 조직을 통한 자본을 유입하는 당뇨전문약국 추진, 기존의 약국의 리뉴얼 및 리모델링, 리마인딩을 통한 공동대응 전략"이라고 말했다. 약사사회에서는 크게 두 개의 조직이 협동조합을 준비 중이다. 경기 부천, 시흥지역 약사들을 주축으로 한 '대한약국협동조합' 준비모임이 있다. 다른 하나는 약사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수도권 지역 약사들이 참여하는 '아로파약사협동조합'이 창립총회를 준비 중이다. 준비 모임 두 곳의 지향점은 공동 마케팅과 공동구매다. 뜻 있는 약사들이 모여 조합과 조합원 개별의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대한약국협동조합 설립을 준비 중인 이진희 약사는 "약국이 잘 될 수 있게 공동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약사들의 의견이 모아져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며 "10월까지 준비 기간을 거친 뒤 본격적인 설립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로파약사협동조합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유창식 약사는 "쉽게 돈을 벌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쉽게 망하지도 않는 게 협동조합"이라며 "약국장 외에 근무약사도 조합원으로 참여를 하는 만큼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이 중요한 조합 설립 운영방침"이라고 전했다. ◆조합원만 3300명...미국 독립약국 협동조합 = 이쯤에서 해외사례를 한 번 보자. FC바르셀로나 등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구의 협동조합은 약국도 예외가 아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협동조합기본법 도입이 시장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독립약국 협동조합 사례가 정리돼 있다. 미국의 독립약국 협동조합인 IPC(Independent Pharmacy Cooperative)는 1984년 위스콘신 주의 Sun Prairie에서 설립됐다. 당시 5~6명의 약사들이 조합을 결성했는데 결성 이후 미네소타 연합회가 조합에 가입하는 등 성장세를 지속, 현재 약 3300명이 가입된 협동조합이 됐다. IPC는 조합원들을 대신해 대형유통도매상과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렇게 체결된 계약가격에 개별 조합원에게 약품 및 기타 용품이 공급된다. 현재 80억 달러 규모의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미국내 대형 도매상이 소형 독립약국들이 연합해 이들이 협동조합으로 독자적 세력을 갖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사연은 "작은 독립약국이지만 협동조합으로 연합하면 구매력이 높아져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도매상들이 협동조합을 지원했던 이유는 IPC와 같이 독립약국의 연합체가 결성되면 지속적인 구매가 가능해지고 이들이 구매에 대한 지속적 충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지원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수익배분방법을 살펴보면, IPC는 미국의 3대 제약 도매상인 Mckesson과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2009년 전체 조합원이 1만7700만 달러의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이러한 구매비용절감액은 각 조합원의 구매액에 비례되어 배분된다. IPC는 3300명이 가입된 비교적 규모가 큰 협동조합이지만 아직까지 약품 등에 대한 공동구매조합에 수준에 머무른 채 마케팅 조합으로 바뀌지 않고 있다. 보사연은 이에 대해 "개별 독립약국은 이미 지역에 연고를 두고 약국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오랜 기간 이용했기 때문에 구매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호텔이나 개인 서비스업과 달리 이미 표준화된 약품을 제공받기 때문에 별도로 서비스를 표준화시킬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약국의 경우 서비스의 표준화보단 고객과 인간관계가 중요해 굳이 공동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독립약국은 약국과 편의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다양한 구매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사연은 "IPC 약국 조합원수는 지난 10년간 변화가 없는 등 정체 상태지만 축소될 가능성도 낮은 안정적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개인약국들이 공동구매를 통한 바잉파워를 확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 약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희망제작소 산하 사회적경제센터는 홈페이지(www.center4se.org)를 통해 협동조합에 대한 개념을 숫자로 풀어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팜이 이를 재구성해 봤다. '1'. 협동조합은 1인1표제다. 조합원은 출자 금액에 관계없이 1인이 1표의 의결권, 선거권을 가진다. 출자총액도 제한된다. 협동조합기본법 22조는 '조합원 1인의 출자좌수는 총 출자좌수의 100분의 30을 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했다. 반면 주식회사는 1주1표제이며 출자금액 제한도 없다. 협동조합이 주식회사보다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는 이야기다. '2'. 국내 협동조합의 법인격은 크게 2가지다. 일반 협동조합은 법인이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법인이다. 일반 협동조합은 운영 사업에 제한이 없고 시도지사에 신고하면 설립할 수 있다. 반면 사회적협동조합은 공익적 사업을 40%이상 수행하여야 하며 관계부처인 기획재정부장관의 설립인가를 받아야 한다. '3'. 협동조합은 3년 주기로 정부의 실태조사를 받는다. 정부는 그 결과를 공포하고,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는 의무가 있다. 협동조합 관련정책의 총괄은 기획재정부, 일반협동조합은 시·도지사, 사회적협동조합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4'. 협동조합에는 4가지가 없다. 협동조합법에는 '육성'과 '직접 지원'이라는 단어가 없다. 법 제1조에 명시한 대로 "협동조합은 자주적·자립적·자치적인 결성체"다. 또 '금융업', '보험업'이 없다. 이는 서민 금융업이 무분별하게 확대될 경우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았다는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5'. 기본법에 따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최소 설립인원은 5명이다. 단, 기본법에 따르지 않는 협동조합들은 최소 설립인원 기준이 더 높다. 기존 농협·수협은 최소 1000명, 생협은 최소 300명이다. '6'. 협동조합의 기본원칙은 기본법 제6조에 들어 있다. 첫째, 협동조합은 업무 수행시 조합원을 위해 최대한 봉사해야 한다. 둘째, 자발적으로 결성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셋째,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와 일부 조합원의 이익을 주는 사업은 해선 안 된다. '7'. 매년 7월 첫 토요일은 협동조합의 날이다. 기본법에 따라 정부는 매년 협동조합의 날 전후에 정부는 협동조합의 활동을 알리고 장려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8'. 8가지 협동조합은 기본법을 따르지 않는다. 농협·수협·신협·중기협·생협·새마을·엽연초·산림 등 기존 협동조합은 개별 협동조합법을 따른다. '9'. 사회적경제센터는 협동조합기본법이 9가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먼저 기본법은 국내 협동조합에 ICA(국제협동조합연맹)의 원칙 등 국제적인 기준을 끌어왔다. 사회적 협동조합 등 새로운 법인격을 부여해줬다. 설립요건 완화로 다양한 협동조합이 탄생할 길을 열었다. 정부의 복지정책 보완, 일자리 창출, 자영업자 지원의 새로운 가능성도 열었다. 노동자(직원)협동조합 설립, 특수형태 근로자 보호에도 여러 가지 시도가 실험될 수 있다. 지인 혹은 기업들이 '사회공헌 협동조합'을 설립해 기부, 봉사 등 우리 사회에 대한 공헌활동을 더 활성화시킬 수도 있다. '10'. 협동조합은 잉여금의 10% 이상 적립해야 한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30% 이상 적립한다. 협동조합은 자기자본의 3배 즉 300%까지 적립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렇게 충당된 적립금은 직원들의 교육과 훈련, 불황 등 위기상황에 쓰인다. 협동조합이 세계금융위기 때 강한 면모를 보여준 것은 바로 이 '10% 적립금'이라는 독특한 원칙 덕분이었다.2013-06-05 12:30:00강신국 -
다국적사-국내사 특허 역량 "골리앗과 어린소년"[창간특집] 매일 의약품 권리장전을 읽는 특허청 약사들 첫 만남은 어색했다. 확실히 양쪽 모두 서로를 잘 모르는게 분명했다. 대전에 자리잡은 특허청에 약업계 기자들이 기웃거리는 일은 거의 없다. 의약품 특허라 하면 대충 독점적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권리 정도로 인식하지, 그 안에 복잡한 내용까지 찾아볼 만큼 전문적이지는 못했다. 그래도 최근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 간에 특허소송이 빈번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특허'란 용어가 다소 친근해지긴 했다. 특허청 직원들 역시 약업계 언론을 비슷한 시각으로 보는 것 같았다. 제약산업 관련 기사가 업무와 연관성은 크지만, 특허청 직원들이 특별히 기사에 연루되는 일은 없다. 그래서 지난달 21일 기자가 대전 특허청사를 방문해 특허청 약무직 공무원들을 만났을 때는 서로 '공통분모'를 찾아가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첫번째 공감 - "나도 한때 제약회사 다녔었다" 약사 라이센스를 가진 공무원은 의외로 많다. 식약처에서는 약무직 공무원이 두 집 건너 하나 있을 정도로 많고, 이곳 특허청뿐만 아니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약사들이 활약하고 있다. 특허청 김희수(54·서울대약대 졸) 약품화학심사과장에 따르면 현재 특허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무직 공무원 수는 총 41명이다. 그 중 절반이 넘는 25명이 의약품 특허를 심사하는 약품화학심사과에 자리를 잡고 있다. 특이한 것은 약품화학심사과에 근무하는 약무직 공무원 모두 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김 과장은 "약품 심사업무에 투입되는 약무직 공무원은 일반 공무원처럼 시험을 통해 들어오지 않고, 박사 특별채용을 통해 입사한다"고 소개했다. 김 과장은 박사 특채 2기로, 특허청 약무직 내에서는 특채 1기인 강춘원 특허심사정책과장(부이사관)에 이어 서열로 두번째다. 이번 인터뷰도 김 과장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급 학위를 가진만큼 특허청 입사 이전에도 화려한 경력들을 자랑한다. 특히 제약회사 연구원 출신들이 많았다. 7년째 특허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범수(43·중대약대 졸) 사무관은 동아제약 책임연구원 출신이다. 그는 동아제약에서 스티렌과 자이데나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김 사무관은 "동아제약에서 발명자로 '특허명세서'를 쓰면서 특허청 업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그러다 자이데나 런칭이 끝나고 회사를 그만두면서 특허청 박사 특채를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이 그립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연구현장과 특허심사 업무에 서로 장단점이 있다"며 "회사에서는 결과물 압박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던 반면 특허심사 업무는 덜한 편이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업무 강도는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며 피로한 눈을 비빈다. 김희수 과장의 2년 후배인 임혜준(53·이대약대 졸) 서기관도 제약회사 출신이다. 미국에서 포스닥(박사후과정)을 밟다 한국에 와서 취업한 곳이 삼양제넥스다. 임 서기관은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우리나라 특허가 굉장히 약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미 외국에서 다 해놔 발 디딜 곳도 없고 해서 국내 제약회사 연구소들은 약자 중에 약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현재 심사관으로 공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볼때도 다국적제약회사와 국내 제약회사를 비교하면 골리앗과 어린 소년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고 전했다. 특허청 특채 1기이면서 대학 동기인 안소영 변리사(안소영국제특허법률사무소)를 보면서 특허청 입사의 꿈을 키웠다는 임 서기관은 "특허가 가장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심사업무도 관련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이 해야 공정하게 다룰 수 있다"며 약사 특허심사관의 이점을 소개했다. 이날 기자를 도와 성실히 지원했던 최원철 심사관(49·성균관대약대) 역시 제약회사를 다녔었다. 그는 중외제약 연구원으로 시작해 식약청과 복지부를 거쳐 특허청으로 건너온 화려한 이력을 지녔다. 최 심사관은 "막상 공무원으로 일해보니까 처음에는 힘만 들고 생각과 달랐다"며 "'기안도 쓸 줄 모른다'는 선배들의 비아냥을 들어가며 배우면서 그제야 행정이 이해가 되더라"며 당시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제약사 출신이라는 이야기에 제약회사를 출입하는 기자 입장에서 친근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두번째 공감 - "국내 제약회사도 대단하다" 특허청에서 심사를 하다 보면 최근 연구개발 동향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더욱이 전직 제약회사 출신 심사관들은 그 때 실험실로 돌아가 직접 현미경을 보고 있는 상상도 든다고 전한다. 김 사무관은 "매년 새로운 약학 특허가 쏟아지다보니 심사관들도 많은 공부를 통해 신기술을 익힌다"며 "하지만 너무 알아도 안 좋은게 해당 특허가 우습게 보일 때도 있다"고 전했다. 연구원 경험이 있는 심사관들은 그럴 때면 '내가 직접 하면 더 잘할 수 있을텐데' 생각도 든다고 끄덕였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국내 제약회사의 특허출원 능력은 월등히 향상했다는 게 공통된 이야기다. 최 사무관은 "최근에는 신약 출원이 줄어든 대신 국내 제약회사의 개량신약 비중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예전에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오지지널 약물을 침해하지 않는 방어적 특허에 관심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경제성과 바로 연결되는 공격적인 개량 특허 출원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허출원은 R&D 투자금액과 비례하는데, 국내 제약회사들의 R&D 투자비용이 다국적제약회사에 비해 100분의 1인데도, 특허출원 숫자에서는 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임 서기관은 "아직까지는 국내 제약회사 특허를 보면 근시안적인 성격이 짙다"며 "미국과 일본이 투자해 얻은 성과를 벗어나기는 아직 어려운 수준"이라고 현실적인 진단도 내놨다. 이들에 따르면 요즘 의약품 특허출원 흐름은 현재 등록된 특허를 쪼개고 쪼개 권리를 넓히는 전략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임 서기관은 "그만큼 제약회사들이 위험부담이 많은 과감하고 원천적인 연구개발 투자는 기피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에필로그 - 그래도 공감되지 않는 것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적은 시간이었지만 특허청 업무를 어느정도 스캔하는데는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머리를 절게 하는 부분도 없진 않았다. 업무강도와 조직문화에서는 한국 특허청만의 특수성이 존재했다. 먼저 업무강도는 다른나라와 비교할 수가 없었다. 김 사무관은 "연간 따지면 270여건의 특허 명세서를 살펴본다"며 "유럽이 1년에 100건, 가까운 일본도 230건을 하고, 그 역시 외주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업무량만 따지면 금메달감"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하루 못해도 6~7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데, 정말이지 눈의 피로는 상당한 것 같다"며 "의약품 명세서는 300~400페이지가 되는데 그걸 보려면 일주일도 걸린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 사무관도 "맨 처음에는 기술서 하나를 보는데 보름이 걸린 적도 있다"며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임 서기관은 "타 분야에 비해 더 전문적이고 기술 난이도도 높다"며 "사실은 기피부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사급만 모인 국내 최고 브레인 집단이 이곳 특허청 약품화학심사과이다. 김 사무관은 "이공계쪽 젊은 박사들이 많다보니 타 부처보다 청렴한 것 같다"며 "특허청 성격상 클라이언트들이 직접 접근해 로비를 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대부분 박사급 특채로 5급 사무관으로 들어오니까 승진기회가 적다. 김 사무관은 "다른 부처에서 6~7급이 하는 업무를 여기서는 5급 이상만 하고 있다"며 "우리과 95%가 사무관이다보니 승진대상자가 적을 수 밖에 없다"고 덤덤하게 설명한다. 임 서기관은 "승진했다고 해서 업무가 달라지지 않는다"며 "그래서 승진에 대해 그렇게 목을 매는 편이 아니다"고 미소지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묵묵히 업무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특허청 약사들. 그들이 있기에 연구개발 결과물의 권리는 정당하게 지켜진다.2013-06-05 06:35:00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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