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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고덱스 결정유예, 재평가 합당했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 23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고덱스캡슐과 이모튼캡슐의 급여 적정성에 대해 다음 건정심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가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지만, 최종 기구인 건정심이 제동을 건 것이다. 건정심은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한 약제가 비용 효과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하는 게 합당한지 재논의할 계획이다.이번 건정심 결정은 작년부터 진행해온 약제 급여 적정성 재평가가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특히 우선 평가하고 있는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판단 근거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심평원은 교과서, 임상진료지침, 임상문헌 등 근거 기반을 토대로 임상적 유용성을 우선 평가하고 있다.하지만 임상적 유용성이 애매한 품목들, 불분명한 품목들이 나오고 있다. 고덱스와 이모튼도 그런 종류의 약제였다. 그렇다면 평가의 근거가 되는 자료들이 신뢰성이 부족하거나, 근거의 문턱이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급여 재평가와 달리 식약처의 효능 재평가는 훨씬 명료하다. 약효가 불분명할 경우 임상시험을 통해 근거를 마련토록 하고 있다. 임상시험 성공 여부에 따라 허가도 달라지는 것이다.하지만 심평원의 임상적 유용성 평가는 애매하면 건너뛰게 돼 있다. 즉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할 경우 비용효과성을 따져 급여 적정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임상적 유용성이 정확히 입증되지 않더라도 급여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약효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가격이 저렴하니 급여를 유지한다고 볼 수도 있다. 건정심도 이 지점을 지적하고, 약제비 지출 적정화 목적이 급여 적정성 재평가의 취지에 맞는지를 묻고 있다.다음 건정심에서 고덱스, 이모튼이 약평위 결정대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는다 해도 기존 임상적 유용성 평가 부분은 수정해야 된다고 본다.중간 없이 임상적 유용성 여부가 명확한 평가체계를 마련하든지, 아니면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할 경우 분명하게 만드는 단서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급여 적정성 평가는 확실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한 약제는 식약처에 맡겨 임상 재평가를 진행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식약처가 검증하는 효능과 심평원이 평가하는 임상적 유용성이 달라 굳이 이중 검증을 받는게 효율적인지도 되묻고 싶다.심평원은 건정심의 이번 결정을 일종의 딴지라고 치부하지 말고, 급여 재평가가 올바르게 진행됐는지 다시 곱씹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2022-11-25 06:34:58이탁순 -
[기자의 눈] 크리스탈의 팬젠 인수 승부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크리스탈지노믹스는 4년 연속 적자(연결 기준) 위기다. 2019년 106억원, 2020년 101억원, 2021년 5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3분기까지도 186억원 적자를 내고 있다.돌파구가 필요하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선택은 코스닥 상장사 팬젠 인수였다.팬젠 인수를 위해 240억원을 투입한다. 내년 1월 계약금 외 잔금을 처리하면 팬젠 최대주주가 된다.팬젠도 적자다. 표면적으로 적자 기업이 적자 기업을 인수하는 모양새지만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당장의 적자 가중을 감수하고 사업 시너지를 선택했다.크리스탈지노믹스는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일원화하여 토탈 바이오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팬젠은 생산시설을 갖추고 빈혈 치료제(EPO)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국내외 판매 중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갖지 못했던 장점들이다. 상장사 인수로 자금조달 통로를 확대할 수도 있다.팬젠의 가능성은 휴온스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휴온스는 지난해 6월 팬젠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9.3%를 쥐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팬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팬젠의 1,2대 주주는 크리스탈지노믹스와 휴온스가 된다. 향후 양사의 사업 제휴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물론 우려의 시선도 많다.▲적자 기업의 적자 기업 인수 ▲240억원 투입에 따른 유동성 고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 단행 등으로 낮아진 최대주주 지분율 등이 그렇다.다만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변화를 택했다. 어떻게 보면 크리스탈지노믹스의 미래 사업 자신감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회사는 최근 R&D 성과(췌장암신약후보 미국 1b/2상 임상 진전 등)도 다수 도출하며 본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실적은 부진해도 사업 확장 의지는 이어가고 있다.크리스탈지노믹스의 팬젠 인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적자 기업의 변화 추구는 낮아진 기업가치를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적자 늪에 빠진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기업 인수 승부수를 던졌다.2022-11-24 06:00:27이석준 -
[기자의 눈] 전문약사제, 이제 와 실익을 고민하다니[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내년 4월 시행을 앞둔 전문약사제도가 법령 정비를 코 앞에 두고 표류하고 있다.주관 부처인 복지부가 앞서 밝힌 전문약사제도 시행과 관련한 타임테이블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제도 관련 하위법령 초안이 마련돼 입법예고가 진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복지부는 이에 대한 어떤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복지부 관계자들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잇따라 세부 법령 정비가 늦어지는 이유로 전문약사 자체의 실익과 직역 갈등 등을 제시했다.특히 지역 약국· 산업 약사의 업무 범위, 인력 관리 방법 등이 주요 고민 대상이라고 했다. 10년 넘게 자체적으로 전문약사를 배출하며 경험을 쌓아 온 병원약사와 달리 정체성부터 역할까지 모호하다는 것이다.더불어 의료계와의 직능 갈등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고 했다. 자칫 이번 제도를 통해 탄생할 국가 공인 전문약사의 서비스가 다른 직능의 범위를 침범해 갈등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잔존해 있다는 것이다.복지부의 고민은 사실 전문약사제도 설계 전부터 제기돼 왔던 부분이다. 병원약사는 논외로 하더라도 지역 약국·산업약사가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했을 때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제기돼 왔던 부분이다.이런 고민을 반영해 복지부도 법률 정비 이전에 3차례에 걸친 연구용역 절차를 거쳤다. 연구가 거듭되면서 이전에 제기됐던 문제를 일정 부분 구체화하는 작업도 동반됐다고 볼 수 있다.여기에 대한약사회와 병원약사회, 산업약사회 대표들이 참석한 전문약사제도협의회와 각 직역별 전문약사제도 TF는 수개월에 거쳐 시행령 마련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했으며, 최종 결과를 지난 9월 말에 복지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협의회와 복지부는 수차례 정책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이제 와 제도의 실익이나 정체성을 따지기에는 그간 고민할 시간도 기회도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지난 주말 열린 병원약사대회에서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쯤 초안을 입법예고해도 빠듯한데 아직 협의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 빨리 협의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정부는 선수보다 심판, 조정자에 가깝다. 체계적인 분발을 하고, 다른 한편으론 정책 방향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관계자의 말 대로 4월 제도 시행은 이미 결정돼 있고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국가공인 전문약사 탄생이 기정사실화 돼 있다. 심판이 중심을 잃으면 결국 경기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복지부가 하루 빨리 중심을 잡고 법령 정비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2022-11-22 17:27:23김지은 -
[기자의 눈] 빈약한 코로나 백신 유인책[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엄마에게 물었다. "동절기 코로나19 백신 맞았어? 엄마 아빠 대상자야."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괜찮아. 건강한 60대라 안 맞아도 돼.""무슨 소리야. 엄마 고지혈증 있잖아. 빨리 맞아.""괜찮아. 코로나 걸려도 가볍게 지나갈 거 같아."엄마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한 끝에 맞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하지만 떨어져 지내는 부모님이 진짜 백신 접종을 받을지는 모르겠다. 딸의 말도 쉽사리 먹히지 않는데 정부의 말은 와 닿기나 할까.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높이기에 한창이다. 그럴 만도 한 게 최근 코로나 통계에서 위기가 감지된다. 21일 기준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전날 451명보다 14명 늘어난 465명으로 집계됐다. 9월 21일(494명) 이후 두 달 새 가장 많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가 늘면서 치명률도 0.11%로 상승했다. 7차 재유행으로 확진자도 늘면서 최근 7일간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는 5만2002명에 달했다.결국 코로나19 취약계층을 백신으로 보호해야 하는데, 아직 60세 이상 고령층과 감염 취약시설 관련자의 동절기 부스터샷(2가) 접종률은 각각 17.3%, 17.6%에 불과하다. 고령층 10명 중 8명이 2가 백신을 맞지 않은 것이다.방역당국은 이번 주부터 내달 18일까지를 동절기 추가접종 집중 기간으로 정하고, 고령층과 감염취약시설을 중심으로 접종 독려에 나섰다. 이 기간 내 60세 이상 고령층의 절반 이상이 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감염취약시설의 접종률 60%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비장한 목표에 비해 유인책은 상당히 빈약하다. 개인에게 주는 인센티브는 템플스테이 할인, 고궁 및 능원 무료입장 등 문화체험 혜택, 지자체별 소관시설 이용 시 할인 혜택 등이다. 자식 입장에서 봐도 우리 부모님이 템플스테이나 고궁을 가기 위해 백신을 맞을 것 같지 않다. 심지어 고궁이나 능원은 이미 65세 이상에게 무료로 열려 있다.이미 코로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코로나19에 걸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오히려 백신 부작용을 더 무섭게 여긴다. 예방을 위해 백신을 맞는 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 백신을 맞는다. 여행을 가야 하는데 부스터샷 인증이 필요하거나 백신을 맞지 않으면 불이익이 따르는 경우 등이다.이런 상황에서 작년에나 통했던 템플스테이 무료 입장 같은 유인책을 제시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보다 실효성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국민이 예방을 위해 자발적으로 백신을 찾도록 다방면으로 홍보도 필요하다. 단순히 '접종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강조하는 것은 효용이 없다. 정부의 힘으로 역부족이라면 제약사의 손을 빌릴 수도 있다. 백신은 대중광고가 허용되는 만큼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의 자사 백신 홍보를 통해 전체 접종률 상승 효과를 꾀할 수 있다.정부는 매일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을 독려한다. 이 같은 호소가 허공 속 외침으로 끝나지 않도록 대중을 설득하기 위한 심도 있는 전략이 필요할 때다.2022-11-22 06:17:03정새임 -
[기자의 눈] 매점매석이 품절 원인?...멀미약·지사제는...[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정부가 올 겨울 감기약 부족에 대비해 도매업소와 약국의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21품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매점매석 단속을 강화한다고 밝혔다.복지부에서 낸 보도참고자료 제목 자체가 '올겨울 감기약 부족 대비 유통 개선 조치 추진. 도매상, 약국의 매점매석 부당행위 등 단속 강화'였다. 품절약 문제의 원인으로 매점매석을 지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물론 대형약국들의 매점매석 행위는 늘 지적돼 오던 부분이다. 거래 규모에 따라 거래액이 큰 약국부터 순차적으로 공급하다 보니 규모가 크지 않은 약국에서는 약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도 규모에 따라 유불리가 나뉠 수 있지만 올 초 오미크론 사태로 불거진 대규모 품절 사태 이후로는 대다수 약국이 대동소이 해졌다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온라인 주문이 늘어나고 품목마다, 약국마다 최대 주문 수량이 정해져 있다 보니 거래가 많은 약국에 약을 몰아주는 일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문제는 감기약 뿐만 아니라 멀미약과 지사제 등 코로나와 관련 없는 제제들까지 광범위하게 품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약사회가 지난 18일 약의날 심포지엄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마그밀정 입고 알림 신청 약국 수는 7059곳, 이모튼캡슐 4883곳, 노바스크 4238곳, 알레그라180mg 4072곳·120mg 3914곳, 벤토린네뷸 3880곳, 보나링에이정 3116곳 등이었다.통상 전국 약국 수를 2만5000곳으로 추산한다면, 1/3 이상의 약국이 마그밀 유통이 절실한 상황이다. 마그밀 뿐만 아니라 멀미약과 지사제는 제약사를 불문하고 전 제품군에서 품절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아예 생산을 중단한 제약사도 있다. 입고 예정일을 알 수 없거나, 일러야 내년 1, 2월에나 가능하다는 제약사들이 대다수다.감기약 품절이 비단 물량이 적은 탓이 아닌, 일부 유통과정에서 팔지 않아 흐름이 막힌 것도 주요 원인이라면 멀미약과 지사제 품절 역시 매점매석 또는 흐름의 적체 때문이라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650mg 보험약가가 51원에서 79원 내외로 인상되는 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트윈데믹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도 감기약 부족 현상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약가 문제가 지속되자 결국 정부가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 들게 된 것이다. 제약사들과 약사들은 비단 아세트아미노펜 뿐만 아니라 현재 품절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대다수 품목들이 같은 매커니즘으로 인해 시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에는 원료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정상 수급이 어려워지다 보니 마그밀, 감기약, 멀미약, 변비약, 지사제 등이 줄줄이 품절현상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유통과 약국의 매점매석이 품절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도, 근본적인 해법도 될 수 없다는 점은 약국과 유통은 물론 정부도 주지하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굳이 '올 겨울 감기약 부족 대비 유통 개선 조치 추진. 도매상, 약국의 매점매석 부당행위 등 단속 강화'라는 제목을 달 필요가 있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정부는 감기약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빚어지고 있는 연쇄 품절 현상을 점검하고, 의약단체, 제약사와 함께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 생산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처방단계 등에서 공공재로서 관리도 필요한 대목이다. 약국이 트윈데믹 시 환자들의 불편을 우려해 재고를 확보하는 과정을 단순히 매점매석으로 봐야하는 지는 재고가 필요해 보인다.2022-11-20 13:41:58강혜경 -
[기자의 눈] 공공심야약국 예산, 긴축재정 대상 아냐[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공공심야약국 운영을 위한 내년도 예산 증액안이 조만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받는다. 전국 76개 약국에 35억4400만원을 지원하는 게 보건복지위원회가 의결한 증액안이다.예결특위 심사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재정당국의 공공심야약국 예산을 향한 스탠스다. 지금껏 기재부는 공공심야약국 예산에 비교적 호의적이지 않은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왔다.애시당초 재정당국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올해 시범사업으로 운영됐던 공공심야약국 정부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올해 시범사업 수행을 위한 예산심사 과정에서도 기재부는 건건이 감액 의견을 제시하며 복지위가 의결한 40억원을 수용하지 않고 16억원만 수용했다.더욱이 윤석열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대해 긴축재정을 기조로 삼은 상태로 공공심야약국 예산안이 복지위 의결안으로 최종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나온다.기재부는 공공심야약국 예산에 대해 과거 비협조적이었던 태도를 지양하고 긴축재정 기조를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공공심야약국이 올해 어렵게 첫 발을 뗀 데다 심야약국을 찾은 환자들이 취약시간대 의약품 접근성 확보라는 편익을 체감한 까닭이다.국비 지원으로 시범운영된 공공심야약국의 7월 한 달 판매실적에 따르면 총 2만717명이 비처방약, 처방약, 건강기능식품 등을 조제 받거나 구입했다.올해 하반기 시범사업 운영 실적이 나오면 공공심야약국의 사회적 역할이 한층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이 같은 상황에서 기재부는 6개월 간의 시범사업에서 그치지 않고 내년에도 공공심야약국이 국민 편익을 지속할 수 있도록 예산지원을 계속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다행히 보건복지부와 국회는 공공심야약국 예산 지속 필요성에 공감한 상태다. 대한약사회도 시범사업의 본사업 전환과 예산 확보를 위해 분투 노력 중이다.기재부가 공공심야약국 예산을 삭감하거나 불수용한다면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경증 질환으로 약국을 찾아 약사 전문성을 누려 온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하는 결과를 촉발하는 셈이다.이제야 시범사업 시행으로 시동이 걸린 공공심야약국은 한시적 예산 지원에 이어 정부 지원 법제화를 통해 사회 안전망 강화책으로 활용해야 한다.아울러 경증 환자의 공공심야약국 방문·이용 확대는 늘어나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 무작정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증 환자들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1년 35억4400만원이란 적은 예산으로 건보재정 절감이란 혜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 여야와 복지부가 필요성을 인정한 공공심야약국 예산을 수용하는 기재부의 현명한 모습을 기대한다.2022-11-18 16:57:28이정환 -
[기자의 눈] 제네릭, 과연 복제약과 같은 의미일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제네릭(Generic)'이란 용어를 '복제약'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대한약사회가 즉각 반대 입장을 냈다. 복제약이라는 용어 안에 제네릭이란 용어가 의미하는 바를 모두 담기엔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강조한다.약업계의 반발은 타당해 보인다. 사전적으로나 사회통념적으로 각각의 용어가 의미하는 범위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제네릭이란 단어는 '일반적'이란 뜻의 'General'과 어원이 같다. 그래서 사전에서도 '포괄적인' '특징이 없는' '이름이 붙지 않은' 등의 뜻으로 정의한다. 나아가 영영사전에선 두 번째 뜻으로 '특정 상표명으로 판매되거나 제조되지 않은 제품(not sold or made under a particular brand name)'으로 설명하고 있다.반면 복제는 '본디의 것과 똑같은 것을 만듦, 또는 그렇게 만든 것'으로 정의된다. 영어로 'Generic' 보다는 'Reproducation' 혹은 'Copy'라는 단어에 가깝다. 그러나 영미권 어디에서도 제네릭 의약품을 Reproduced Medicine 또는 Copy Drug이라고 명명하지 않는다.제네릭이 개발되는 과정을 살펴도 복제약과는 거리가 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처음 개발된 원개발(오리지널) 의약품과 주성분 함량, 복용 방법, 효능·효과, 품질 등이 동등하게 만들어진 의약품'이라고 설명한다.이때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동일한지 살피기 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오리지널을 단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에서 효능·안전성이 동일한지 검사를 한 뒤, 별도의 허가 심사까지 받아야 한다. 제약바이오협회가 “단순히 찍어내듯 만들어낸 복제의 결과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나아가 제네릭을 복제약으로 대체할 경우 일반 국민에게 본질과 달리 인식될 우려가 크다. 대한약사회가 “복제라는 단어의 틀 안에서 '짝퉁약' 또는 '카피약'이라는 이름으로 매도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단순히 사물을 표현하는 기호가 아니다. 인식의 범위를 결정하는 일종의 거푸집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제네릭 의약품을 복제약이라는 용어로 대체할 경우 '복제'라는 인식의 범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의미다.정부의 취지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제네릭이라는 용어가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다소 낯선 단어일 수 있다. 그럼에도 복제약이 제네릭의 대체어가 되기엔 부적절하다는 약업계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제네릭의 본질을 담기엔 복제약이라는 단어가 적절한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2022-11-17 06:15:58김진구 -
[기자의 눈] 약국 건기식 부진...터닝포인트 찾아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 입지의 수급 불균형으로 신규 약국들은 안정적인 처방 조제가 어려워졌다. 자연스럽게 상담, 매약 위주의 약국들이 늘어나면서 젊은 약사들을 중심으로 건기식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하지만 약국 건기식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전체 건기식 시장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래도록 정체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건기식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2113억이었던 약국 건기식 판매액은 올해 2011억원으로 집계됐다.전체 시장이 매년 5~10%씩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약국 시장은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결국 약국 시장에 뛰어들었던 건기식 업체들은 하나 둘 BtoC로 눈을 돌리고 있고, 약사들은 믿는 건기식에 발등 찍혔다며 취급, 판매에 소홀해지는 악순환의 반복이다.약사들에게 약국 건기식이 왜 커지지 않고 있냐고 물으면, 건기식에 관심을 갖는 약사는 많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온다.오히려 일부 약사들은 건기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까지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차라리 일반약 상담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약국의 입장일 뿐 당장 소비자의 선택은 그렇지 않은 듯 보인다.소비자 37.3%는 건기식 섭취 이유로 ‘질병 예방’을 꼽았다. ‘질병 치료’라고 응답한 소비자도 5.8%에 달했다. 건기식 산업이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이 같은 인식을 심어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건기식이 단순한 영양 보충의 수단이 아니라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정부는 건기식 산업을 확대하기 위해 개인 맞춤형 건기식이라는 이름으로 소분까지 허용할 예정이다. 대기업과 유통공룡들도 때맞춰 시장 선점을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에 나섰고, 출발선에서 신호만 기다리며 자리다툼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대한약사회도 약국형 소분건기식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커다란 제도 변화를 전환점으로 삼아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일각에선 약국에서만 판매하는 건기식이 학회 중심으로 생산되며 희소성으로 승부하고 있다. 이 역시 언제까지 지켜질지 알 수 없는 희소성이다.실태조사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미섭취 이유로 소비자 19%는 '건강상태에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몰라서'라고 답했다. 또 '부작용이 있을 거 같다'는 답도 6.7%를 차지했다. 또 중복 성분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도 64%를 차지했다.제품의 차별화도 중요하겠지만 서비스의 차별화가 가능해질 때 약국 건기식 시장은 더 확대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약사회도 건기식 교육에 대한 약사들의 갈증을 충분히 해소시켜줘야 한다.새로운 소분 건기식에 대한 준비 만큼이나 기존 건기식 시장에서도 약국의 역할과 비중을 키우는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이다.2022-11-15 18:44:57정흥준 -
[기자의 눈] 첨단 신약과 급여 그리고 환자의 각성[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어떤 질환의 특정 치료단계에서 수용체나 유전자 변이와 무관하게 환자의 거름없이 약을 처방할 수 있다. 또 반대로 특정 유전자 변이만 확인된다면 질환에 상관없이 약을 처방할 수 있다.의약품의 진화는 빠르다. 예전 방식의 단순한 000치료제가 아닌 올커머(All-comer) 또는 특정 매커니즘을 지닌 모든 질환 불문 약물의 등장은 패러다임 재편을 예고한다.그러나 이들 모두 우리나라에서 보험급여 혜택을 받긴 쉽지 않다. 약물의 쓰임새가 넓다는 말은 사용량의 증가를 의미하고 이는 재정 고민으로 이어진다.올커머 약물의 경우 재정 이외의 장벽도 존재하는 느낌이다. 일각에서는 그것을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라 말한다. 약물의 기전상 분명 타깃하는 유전자가 있는데, 그와 무관하게 유효성이 도출된 약에 대한 의구심이다. 하지만 분명 차이는 있어도 유효성은 입증했고 식약처의 허가를 획득했다.유전자 변이 한정 질환 불문도 탄탄대로는 아니다. 정밀의학의 발전은 이제 '질환'에서 '유전자'로 약물의 처방기준 전환을 예고한다. 그야말로 맞춤형 의료시대가 도래한 셈이다.이미 기존에 등재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그리고 올해 등재된 암종 불문 항암제들은 급여 확대 과정에서 적잖은 고비를 겪었다. 약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하나의 약이 쓰임새가 늘어나면서 다시 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사용량을 예측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지탱하고 있는 큰 틀이기도 하다.재정에 대한 신중함과 함께 절충안과 환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시대가 변했다. 의사에게 매달리며 읍소하는 일이 전부였던 환자, 혹은 환자의 가족들은 이제 수술 논문을 뒤지고 임상 시험 데이터베이스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gov)에서 신약을 찾는다. 첨단 신약,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품을 것인가?2022-11-15 06:00:00어윤호 -
[기자의 눈] 윤석근 회장의 약속과 달라진 일성신약[데일리팜=이석준 기자] CPHI(세계 제약바이오 전시회)서 글로벌 제약사와 제품 도입 논의. 일성신약의 최근 글로벌 성과 중 하나다.내용도 구체적이다. 회사는 "흡입마취제, 조영제, 유착방지제의 수출 상담에서 성과를 냈다. 특히 유럽 리딩 제약회사들과 제품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들을 협의했고 조만간 항생제, 지사제, 호흡기치료제, 통증치료제 등 최종 도입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일성신약이 달라졌다. 보수적인 경영 방식을 벗어 던지고 다양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 제약사와 제휴도 늘며 제품 라인업도 풍부해지고 있다. 경영 극대화를 위해 M&A 등도 고려하고 있다.일련의 변화는 윤석근 회장의 약속과 연동된다. 윤 회장은 올 5월 회장 취임식에서 '새로운 일성신약'을 선언했다. 윤 회장은 대대적 시스템 변화로 5년 뒤 1500억원대 중견제약사 도약을 약속했다.새로운 일성신약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화'다. 한때 최상위 제약사였던 일성신약의 냉정한 자기성찰이기도 하다.약속은 실천으로 이어졌다. CPHI 성과는 그간 일성신약의 노력이 맞닿은 결과다. 자사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타사 상품을 도입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라인업 강화는 글로벌 전시회서 파트너 러브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낳았다. 올해만 해도 수차례 신제품 및 제품 도입 계약을 맺었다.윤 회장의 약속은 인재 경영 부분에서도 이행되고 있다. 윤 회장은 인재 영입을 통해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했다.화사는 최근 1~2년 새 주요 보직을 업계 전문가로 포진했다.김규항 사장(영업마케팅총괄 ,전 Air Product 전무), 김병조 전무(학술개발, 전 신풍제약 개발본부장), 이홍우 부사장(생산연구총괄 , 전 대원제약 생산본부장 전무), 나혜숙 상무(생산제조책임, 전 부광약품 품질부문 이사), 배대환 상무(영업관리, 전 제일약품영업본부장), 임수빈 이사(품질보증책임, 전 태준제약 생산부장), 박성구 이사(종합병원총괄) 등이다.이들은 1~2년새 각자 임무를 수행하며 일성신약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전국 의료진을 직접 찾아다니며 김규항 사장은 일성신약 영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병조 전무도 글로벌 학회 등을 진두지휘하며 새로운 일성신약에 기여하고 있다.변화하는 일성신약. 윤석근 회장의 약속이 차근차근 이행되며 새로운 일성신약이 만들어 지고 있다. 체질 개선 속에 조직 개편, 인재 확보, 매출 확대 등 목표도 순차적으로 따라오는 모습이다.2022-11-14 06:00:01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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