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눈] 약사 유튜버, 비판보단 가이드 제시를약사 유튜버가 젊은 약사들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특정 콘텐츠에 대해 반박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유튜버 활동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노골적으로 내비치는 경우도 많다. '약사가 왜 유튜버를 하고있냐'거나, '차라리 약국에 보다 더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는 등의 반응들이 그것이다. 약사 유튜버들은 대부분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어, 일부 약사들은 개인정보를 알아내 직접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때문에 취재과정에서 약사 유튜버들은 많이 위축돼있었고, 심적으로 지쳤다는 얘기를 자주 꺼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만큼이나 응원하는 약사들도 많다. 이들은 약사 유튜버들이 전문성을 살려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채널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 유튜브를 보고 약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 약국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약사 유튜버들을 향한 우려를 최소화하고, 약국과 약사 직능에 득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할까. 먼저 소통을 원하는 약사들을 위해 적정 수준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대한약사회 지난 집행부에서는 스타약사 양성을 수차례 사업계획으로 내세웠었지만, 지지부진하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 했었다. 그러는 동안 대중과의 소통에 갈증을 느끼던 약사들은 스스로 유튜브 등의 채널들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 약사 유튜버들은 스스로 부딪히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 그 과정에서 의도치않게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약사들이 약국 밖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대중들과 소통하는 창구가 부족했던 것만큼은 사실이다. 때문에 소통하려는 약사들의 수요가 있다면 이들을 향한 손가락질을 거두고, 옳은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약사회는 콘텐츠 제작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많은 약사 유튜버들이 쏟아져 나오기 전인 지금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적기다.2019-05-23 17:12:45정흥준 -
[기자의 눈]의료영리화, 그리고 과기부의 '꼼수'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마이데이터(MyData) 사업'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개인의료정보의 제3자 제공을 골자로 하는 이 사업을 두고 시민사회단체와 국회의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논란을 뜯어보면 이렇다. 환자가 병원에서 얻은 개인 건강검진 기록, 진료기록, 처방전 정보를 제3자인 민간업체에 제공하고, 민간업체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민간업체 중에 민간보험사인 '삼성화재'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사업의 내용을 자세히 살피면, 환자 본인의 동의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그러나 본인 동의절차는 형식적으로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같은 우려는 국회에서도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밝히고 싶지 않은 개인의 병력·질환 정보까지 유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민간보험사와 병원, 제약사 등이 개인 의료정보를 무분별하게 활용해 돈벌이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과기부가 관련 사업을 공개했던 과정을 보자. 모든 정부부처는 'e브리핑(e-briefing)'이라는 통합 사이트를 통해 모든 보도자료를 공개한다. 그러나 '과기정통부, 의료·금융·에너지 등 마이데이터 서비스 8개 과제 선정'이라는 제목의 이 보도자료는 e브리핑에 공개되지 않았다. 오로지 과기부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공개됐다. 의도적인 실수일까. 여기서 보도자료를 열어보면 과기부의 '의도적인 실수'가 하나 더 포착된다. 삼성화재라는 민간보험사가 포함됐다는 내용은 보도자료 본문이 아닌, 별첨자료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그 때문일까. 해당 보도자료를 기사화한 내용의 기사는 보도자료가 공개된 16일 기준 6건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삼성화재'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꼼수'가 아닐 수가 없다. e브리핑을 통해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보도자료의 저 한 켠에 내용을 숨겨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관련 논란이 한 차례 불거졌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해 논란의 내용을 살펴보자. 당시에도 윤소하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과기부가 같은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심지어 지금보다 덜 구체화됐을 때였다) "개인의 어떤 정보가 표준화되고 있는 지 복지부가 확인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그는 "유출된 국민의 의료정보는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정보 활용 사업은 철저한 관리감독과 기준 마련 하에서만 추진돼야 한다"며 "복지부는 건보공단 등이 공적으로 축적한 국민의 건강정보가 민간기업이나 보험사, 제약사, 병원 등으로 연계·제공돼 상업화되는 것을 철저히 방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과 토시 하나 다르지 않은 지적이다. 같은 지적에 과기부는 전달하는 '방식'만 바꿨을 뿐이다.2019-05-22 23:41:11김진구 -
[기자의 눈]공공재 전문약 반품 거부 이젠 개선해야약국 내 조제용 전문의약품의 제약사 반품 거부는 고질적 병폐다. 개국 약사들은 개봉 후 소분 조제된 낱알에서 부터 겉포장만 뜯거나 포장조차 뜯지 않은 의약품 까지 반품을 받는 제약사의 표정이 밝지 않다고 했다. 국내 제약사와 해외 제약사는 의약품을 개발해 국민과 환자에 판매한다. 의사 처방을 통해 약사를 거쳐 최종 소비자인 환자 손에 쥐어진다. 대다수 전문약이 환자 손에 쥐어지기 전 거치게 되는 유통 창구는 약국이다. 결국 약사는 제약사로부터 의약품을 입고해 복약상담 후 환자 조제하는 면허권과 의무를 가졌다. 약사 불만과 갈등은 한 번 입고한 의약품이 더 이상 조제·판매할 이유가 없어졌을 때 제약사가 반품을 이유없이 거부하고 있는데서 발생한다. 약사들은 도매업체를 통한 전문약 반품 시 적게는 15%, 많게는 30%까지 반품 환불액이 깎인다고 했다. 납품 제약사와 직거래할 경우에만 100% 반품이 가능한데, 직거래를 하지 않는 제약사도 많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해외 제약사는 약국과 직거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거래를 해도 문제다. 국내 유명 제약사의 경우 자신이 약국에 직접 납품(직거래)한 의약품을 바코드로 관리하는데, 약사 입장에서 도매업체를 통한 약품과 제약사와 직거래한 약품을 구분해 표기하고 인식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고 했다. 약국 경영도 만만치 않은데 창고 내 도매약, 직거래약 구분까지 해야 겠냐는 게 약사들의 볼멘 소리다. 특히 의약품 가격이 높아질 수록 반품 이슈는 문제가 커진다. 최근 의약품 개발, 허가 트렌드는 고가 항암제를 중심으로 한 고비용 의약품인데, 낱알 반품이 불가 할 경우 많게는 정당 가격이 수 십만원에 달하는 의약품의 손해를 약사가 고스란히 안게 된다. 이젠 제약사와 도매업체, 약사가 만나 대화 폭을 넓힐 때다. 지금까지 이어졌던 반품 거부 문화를 효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제약사와 도매업체 입장에서 이미 자기 손을 떠난 의약품을 반품받는 게 부담일 수 있다. 만약 이처럼 제약사가 반품을 거부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약사에 설명하고 반품 거부 폭을 좁힐 수 있도록 양자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문제해결의 시작이다. 다만 의약품의 최종 조제·판매자는 약사지만, 환자를 진단하고 약을 처방하는 주체는 의사다. 약국은 인근 의료기관 의사가 처방하는 의약품을 입고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제약사와 도매업체는 이같은 현실을 고려해 약사가 의약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반품이 불가피한 약은 골칫거리가 되지 않도록 자체 반품 제도를 선진화 할 필요성이 있다. 의약품을 살 때는 반기던 제약사가 반품을 요구하면 정색한다는 게 약사사회 중론이다. "의약품은 공공재다."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전문약 반품이 더이상 고질적 병폐로 남아 약사 골머리를 앓게 하는 일이 사라질 미래를 기대한다.2019-05-20 05:38:11이정환 -
[기자의 눈] 5년간 126억 들인 마통시스템의 문제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용하는데 들어간 세금은 126억원이다. 2015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며 요양기관 등이 취급하는 모든 마약류 보고를 시스템을 통하도록 의무화 했다. 해당 법 제 11조 '마약류 취급의 보고' 규정에 근거를 둔 마통시스템의 탄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후 1·2차 시범사업을 거쳐 법에서 정한대로 2018년 5월 18일 사용을 본격화했다. 향정과 마약, 동물용 마약 등의 제조부터 유통, 처방까지 전 단계 흐름을 파악해 불법 사용과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렀다 오는 18일이면 시행 1주년이 된다. 현 상황은 어떨까. 현재 약사 사회는 마통시스템을 '돈만 많이 들여 만든 재고관리시스템'이라고 평가한다.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현장에서 만난 약사들은 마통시스템을 이해하지 못 했다. 시스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다. "왜 해야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오·남용 우려 대표 품목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사건사고는 여전하고, 필로폰이나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GHB 연루 불법 마약사건도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건 2011년이다. 당시 일부 연예인들이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1차 의료기관에서 상습 투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다. 정부는 마통시스템으로 프로포폴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마약류 오·남용, 불법 사용을 사전 예방하고 근절할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약사들이 마통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문제가 이것이다. 프로포폴은 의료기관 책임이다. 히로뽕 등 불법 마약은 말 그대로 불법 마약이다. 약국이 취급하는 '치료용 마약'과 달리 제도권 밖에 있다. 마통시스템이 관여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엄연한 현실이다. 약사들은 시스템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와 행정처분으로 두려움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마통 시범사업에 참여한 한 약사는 "그 때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다"며 후회한다고 했다. 후회는 감정으로 얽힌 화살이 돼 마통시스템을 만든 정부로 향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이런 분위기가 지속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5년 동안 100억원 넘는 예산을 들였다. 정작 중요한 현장의 목소리를 놓쳤다는 생각이 취재 내내 들었다. 약사들이 마통을 외면하는 이유는 단 3개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오·남용 우려가 없는 향정약 보고, 프로포폴·불법 마약과 상관없는 약국에 가중된 행정업무와 처분, 불안정한 시스템 그 자체다. 현장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만든 시스템이라고 여긴다. 왜 마통시스템을 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돈만 많이 만든 재고관리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결국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채 1년을 달려온 셈이다. 다만, 마통시스템은 지금 이 시간도 가동 중이다. 앞으로도 지속 운영될 것이 사실이다. 마통시스템이 성공하기 위해선 약국 현장의 이해와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 지지 받을 수 있다. 마통시스템 문제 핵심은 접속 또는 보고 시 발생하는 에러가 아니다. 약국을 운영하는 소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답이 아니라 해답을 찾길 기대한다. NEWSAD2019-05-17 06:16:59김민건 -
[기자의 눈] SGLT-2 급여확대, 소모적 논쟁 멈추길대한당뇨병학회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의 급여확대 타당성을 재차 공론화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임상약리학회의 최신 보고서를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계열간 병용처방의 근거로 제시했지만 의견차를 좁히는 데 실패한 모습이다. 계열별로 급여기준을 통일하자는 찬성파와 식약처 허가범위에 준해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반대파에 이어 중도파까지 등장했다. 계열별 대표 성분 1~2가지에 대한 근거를 갖춘 약에 대해서는 동일 계열 성분에 대한 급여를 허용해도 된다는 주장이다.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의 급여확대를 추진하는 대전제는 국내 당뇨병 환자의 접근성 향상에 있다. SGLT-2 억제제는 최근 당뇨병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통틀어 가장 핫한 약물이다. 춘계학술대회 기간 중 공개된 '2019 당뇨병 진료지침(제6판)'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우선 고려하라고 명시했다.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임상 결과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이처럼 임상근거를 갖춘 좋은 약을 삭감 우려없이 자유롭게 처방하고픈 임상의사들의 심정에는 어느정도 공감이 간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이 추진하는 계열별 급여기준 통일안을 따르려면 '식약처 허가범위 안에서 비용효과성을 고려해 급여기준을 설정한다'는 건강보험재정 운영의 원칙을 깨야 한다. 이를 위해 찬성파는 "식약처의 허가사항 기술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논리를 끌고 들어왔다. 허가사항에 성분명이 아닌 계열만 언급하면 계열별 급여기준을 통일해도 오프라벨 처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발상이다. 임상약리학회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일부 성분의 병용 임상을 근거로 계열별 급여처방을 허용해도 유효성이나 안전성, 약물상호작용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희박하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국내 시판 중인 SGLT-2 억제제는 포시가와 자디앙, 슈글렛, 스테글라트로 4종이다. 만약 국내 시판 중인 DPP-4 억제제 9종 모두 원칙대로 병용근거를 갖추려면 36개 조합에 대한 임상연구가 수행돼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TZD 2종과 SGLT-2 억제제 4종의 병용근거를 갖추려면 8개의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현재로선 SGLT-2 억제제 4종 모두 계열별 급여기준을 통일하기 힘든 헛점을 안고 있다. 가령 SGLT-2 억제제 포시가는 DPP-4 억제제 자누비아나 온글라이자와 병용 근거가 있지만 후발품목인 제미글로와 병용임상은 없다. SGLT-2 억제제 자디앙은 DPP-4 억제제 자누비아와 병용을 허가받지 못했다. 바꿔말하면 원칙을 깨고 계열별 급여기준을 통일할 경우 오프라벨 처방 경우의 수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런데 학회가 현행 허가사항과 급여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회장에 정작 정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작년말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허가사항 초과 당뇨병 치료제 병용요법(DPP-4억제제·TZD) 급여기준을 계열별로 일반화 하는 고시개정안을 추진한다고 알려졌던 보건복지부는 작년 추계학술대회 이후 모든 절차를 중단했다. 당시 "행정예고 이후 의견조회 과정을 거치려 했지만 당뇨병학회가 공식문서를 통해 반대 입장을 내면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칙에서 벗어난 급여개정을 추진하던 책임을 학회와 정부가 서로 떠넘기는 모양새가 됐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병용근거를 갖춘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성분의 급여확대마저 기약이 없어졌다. 무리한 급여확대를 추진하는 사이 환자의 접근성이 더욱 침해받는 아이러니한 사태가 벌어진 셈이다. 진정 환자들을 위하는 길은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하고, 정부와 학계가 순리에 맞는 논의를 시작하는 것 아닐까.2019-05-15 06:14:27안경진 -
[기자의눈] 제약계가 말하는 '복용편의성'에 대한 고찰"기존 치료제 대비 복용(투약)편의성을 개선해 고무적인 치료옵션이 될 것이다." 최근 항암제 등 특정 분야를 제외한 영역에서 신약이 출시되면 자주 거론되는 문구이다. 복용 편의성. 말 그대로 '약을 복용, 혹은 투약하는 것이 편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몸이 아파서 복용하는 약인데 편한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약이라면 당연히 효능을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 이같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제약사들은 복용편의성에 상당한 집착을 보인다. 아예 해당 약제 마케팅·영업에 있어, 복용편의성이 메인 슬로건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신제품의 효능만을 내세우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미지의 영역도 있지만 현존하는 약보다 훨씬 뛰어난 약을 만들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약사들이 직접적인 선발 경쟁품목과 1대 1 비교 임상연구를 진행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통 해당 질환에서 가장 기본이되는 1차약제(표준치료제)와 비교 임상을 한다. 간혹 경쟁품목이 곧 1차약제인 경우는 1대 1 임상이 이뤄지지만, '우월'하다는 결과를 확보하는 신약은 거의 없다. 그래서 편의성이 무조건 중요하느냐? 상황에 따라 경중이 있다. 편의성의 중요도는 일반적으로 질환의 경중과 비례하다 볼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명이 오고가는 암의 경우 복용이 편하다는 이유로 처방을 변경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괜히 약을 바꿨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현재 처방하는 약으로 효능을 보고 있는 환자에게 새로나온 약을 주는 의사는 없다. 병용요법이나 유관질환으로 인해 편의성의 이점 떨어질 수도 있다. 반면 편의성이 가장 큰 힘을 갖는 경우가 있다. '제형' 자체가 바뀌어 버리는 경우인데, 맞는(주사제) 약 밖에 없던 상황에서 먹는(경구제) 약이 나온 상황이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급여권에 진입한 다발성경화증치료제 '오바지오',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 궤양성대장염 영역 등에서 항TNF제제의 입지를 노리고 있는 '젤잔즈' 등이 있다. 약물의 복용편의성, 무작정 떠 받들어 주기도, 그렇다고 무시하기도 어려운 가치라 할 수 있겠다. 다만 편의성이 주요한 질환을 찾고 니즈가 확실한 약을 개발했다면, 그 제약사의 능력으로 인정해 주는 것, 가령 약가산정에 해당 이점을 적절히 반영해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2019-05-13 06:08:12어윤호 -
[기자의 눈] 약사사회 발칵 뒤집은 K약사, 그의 과거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3월 말이었다. 기사 댓글란을 모니터링하는데 세세하고 구체적이면서 목적을 알 수 없는 장문의 댓글이 눈에 띄었다. 같은 문구를 복사해서 붙인 내용인데, 종종 약사(藥事)와 무관한, 일반인 중 댓글을 도배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번에도 그런 건가 하고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글이 조금씩 변주되며 언론사 홈페이지 구인구직란 마다 올라오기 시작했다. 좀 있으니 SNS를 중심으로 '이상한 약국이 있다'는 게시물이 눈에 띄고 친분 있는 약사들이 사진을 보내왔다. 약사들 제보처럼 이번에는 '위험한 수준'이었다. 보도 이후 성적인 문구를 적은 게시물과 여성 신체를 본 뜬 성인용품 마네킹을 전시한 약국으로 약사사회는 발칵 뒤집어졌다. 보도는 일파만파 퍼졌고, 결국 경찰 내사에 이어 약사는 입건되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뉴스란에 이어 심층보도 프로그램에도 이 약국이 등장했다. 모두 '약국을 강제할 이렇다 할 조치가 없다'는 책망으로 끝을 맺었다. 이 약국 주변을 취재하다 약사의 과거 행적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약사사회 전체가 '난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때 충남 어느 지역에 개국한 경험이 있다. 근무약사로 일하던 약국을 인수해 처음으로 '내 약국'을 가진 그는 약국을 잘 해보고자 다짐했던 청년 약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런 다짐은 난매약국 하나로 인해 무너졌다. 그것도 난매약국은 지역 약사회 임원이 운영하던 곳. 지독한 난매로 인해 꿈 많은 약국을 그는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가진 '약사회'와 '임원'에 대한 불신과 피해의식은 이때 시작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후에도 약국을 운영했지만 안 좋은 일만 반복된 듯 하다. 법적 싸움으로 억울함을 해소하려 노력한 흔적도 있다. 결국 그는 스스로 조울증 관련 약을 복용하고 '억울한 사람을 돕겠다'는 변호인을 자처할 정도로 마음에 깊은 병을 얻었다. 그 병이 어떻게 '성인용품 전시'와 '마약 밀수'를 내건 약국으로 이어졌는지를 타인은 다 설명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난매약국 피해입은 약사 모두가 비뚤어지진 않는다'고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K약사가 과거에 같은 약사끼리의 불법행위로 인한 금전적, 심리적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의 행동이 워낙 엽기적이고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건 부정할 수 없다. 그의 행동이 '약국'과 '약사'에 대한 국민 인식에 해를 입힌 것도 사실이다. 그를 변호할 생각은 없지만 그의 과거를 알았을 때 아쉬움은 남는다. 지금도 구입가 미만 의약품 판매와 조제료 할인, 무상드링크 제공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약국이 여전하다. 이들은 당장 내 앞의 이익만 생각할 뿐 약사 공동체에 대한 고민은 안중에 없다. 이런 세태가 계속되는 한 제2, 제3의 K약사가 다시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불법행위를 일삼는 약국들도 한번쯤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2019-05-07 18:02:06정혜진 -
[기자의 눈]뇌기능개선제·사후피임약 재분류 필요식약처는 번거롭고 어렵더라도 재분류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특히 손실보다 이익이 큰 경우라면 관련 단체의 눈치를 보지 말고 바로 테이블에 올려놔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의약품이나 사후피임약이 바로 그런 약이다.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나 사후피임약은 안전성과 접근성, 건강보험재정, 소비자 주권을 고려할 때 충분히 전문의약품에서 비급여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연간 3000억원치가 치매 예방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진입하고, 제형을 바꾼 약물을 속속 출시하는데는 이러한 시장성이 반영되고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지적처럼 미국은 이 제제를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해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유독 막대한 양이 소비되고 있다. 냉정하게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할 때 이 제제에 급여를 적용하는 대신 고가 항암제나 희귀의약품을 지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보여지는 막대한 처방량은 안전성을 의논하는 것이 무의미해 보인다. 의·약 줄다리기로 현상유지에 만족하고 있는 피임약도 접근성을 우선하는게 국민에게 더 이롭다고 본다. 특히 사후피임약은 국민의식 향상과 시대변화, 약국 안전장치를 더한다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게 낫다는 생각이다. 시대적 변화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가 여실히 반증한다. '피임을 할 권리'를 전제한다면 사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분류는 시대 정신과 맞지 않는다. 2012년 이후 재분류 논의는 또 멈춰있다. 상시 재분류 체계를 만든다 했지만, 계속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아마도 재분류 논의 과정에서 의-약으로 나눈 이익단체의 갈등을 고려했으리라 짐작된다. 그렇다면 전면 재분류보다는 국민이 원하고, 국가가 필요한 약제만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를 하게끔 제도화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해본다. 물론 이 역시 의제를 선정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보다는 늦더라도 발을 내딛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이 그럴때다. 식약처는 지금 두 약제에 대한 재분류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2019-05-03 06:16:19이탁순 -
[기자의 눈]'주먹구구식' 제약바이오 IR, 혼란만 가중제약바이오 업체의 크고 작은 기업설명회(IR)가 넘쳐나고 있다. 2015년 한미약품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이후 제약바이오주가 요동치면서 정보 공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방문하면 공시되지 않은 IR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IR 참석자 범위도 넓어졌다. 과거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 등 소위 '전문가' 집단에만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일반투자자 참여가 일상화됐다. 정보 공개 확대는 바람직하다. 특히 신약 개발을 다루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정보에 관한 외부 장벽이 심하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현상 이면에는 아쉬움도 발견된다. 주먹구구식 IR 정보 제공이 대표적이다. 바이오벤처 A기업의 사례다. 이 회사의 IR은 전반적으로 두루뭉술하다. 임상 및 수출에 대한 타임라인, 매출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등은 제시하지 않은채 장밋빛 미래만 늘어놓는다. 흑자전환, 중국 시장 진출 등 호재성 단어만 쏟아진다. 20페이지가 넘는 슬라이드는 단 10분 정도의 설명으로 끝이 난다. 구체적인 질문에는 '목표'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목표는 어느 기업이든 크게 잡으며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한다. 기업 종사자를 만나 팩트 기반 정보를 얻으려고 온 참가자는 의아할 뿐이다. 또 다른 바이오벤처 B사는 임상 스케쥴 딜레이에 대해 '신약 개발 어려움'을 토로한다. 실제 어떤 이유로 임상이 늦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대신 신약 개발은 3상에 들어가도 50% 성공 확률이며, 세계적인 기업 바이오젠도 3상에서 치매치료제 개발이 중단됐다는 사례를 제시한다. 이어 신약 개발은 변수가 많다는 말이 거듭된다. 참석자는 구체적인 이유를 알고 싶은데 말이다. 대외비를 제외한 정보 제공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환자 모집 진행 사항 등은 대외비가 아닐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도 펼친다. IR 내용이 기사화되면 그 정보는 오프더레코드였다고 하소연한다. 일부는 불쾌감을 토로한다. 참석자에 알린 정보와 기사 내용이 같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말이다. IR 확대는 찬성이다. 다만 모호한 정보 제공 등 주먹구구식 IR는 시장의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IR 문화가 정착되면 이슈 파이팅이 아닌 확실한 정보만이 오가는 IR이 올거라 믿고 싶다.2019-04-29 06:15:16이석준 -
[기자의 눈] 국민 뒷전인 정부의 건기식 규제완화'의사 처방 성분의 건기식 1+1, 당일 배송' 곧 대형마트와 백화점, 인터넷에는 이와 유사한 홍보문구가 도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규제 문턱을 낮춰 시장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건기식 원료의 허용범위는 넓히되 판매 자격기준은 낮추고, 광고 규제는 완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향성이다. 말 그대로 혁신적 규제완화 방안이다. 문제는 정부가 산업의 팽창에만 모든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 계획대로 규제완화가 이뤄진다면, 수입 건기식의 구매대행자는 집에서도 영업이 허용된다. 또 건기식 판매업 폐업신고는 지자체 신고에서 온라인신고로 간편해진다. 앞으론 누구라도 해외 건기식 구매대행을 집에서 알바처럼 할 수 있고, 언제라도 그만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신고없이 자유롭게 건기식 판매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이를 '건강기능식품시장 진출입 활성화' 방안이라고 표현한다. 무엇보다 우려가 되는 지점은 원료와 광고 허용범위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검토중인 허용 원료 중에는 전문의약품 원료도 포함됐다. 해당 의약품 원료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이는 별개로 검토해볼 사안이다. 문제는 만약 의약품 원료가 건기식으로 허용된다면, 의약품과 동일한 성분의 사용을 근거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광고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번 규제완화로 허위과대광고에 속게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결과다. 그동안에도 건기식의 허위 과대광고 문제는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식약처는 건기식의 허위과대광고 급증을 관리하지 못해 질타를 받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에 대비할 묘책을 가지고 있을까. 식약처 관계자는 '문턱은 낮추되 모니터링은 강화할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지만, 이는 대대적인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혼탁한 시장 질서를 잡지 못하는 현 주소는 외면한채, 산업 확대에만 매몰된 것처럼 보이는 까닭이다. 약사들도 건기식 정책을 우려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정부는 이를 특정 직능의 목소리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국민으로서의 의견으로 수렴하고 규제완화 정책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2019-04-25 19:28:29정흥준
오늘의 TOP 10
- 1보신티 약평위 관문 넘어...염변경 제네릭도 동반 통과
- 2약사회, 6.3 지방선거 앞두고 ‘약사 정책제안서’ 전국 배포
- 3약국 마케팅이 궁금해? 산업약사회, 연자 초청 실습 포럼
- 4이장한 종근당 회장 "미래 성장동력 확보 총력…혁신신약 개발"
- 5명문제약, 피타페노콜로서방정 출시…복합제 선택지 확대
- 6정원오 "24시간 소아진료·독서교육 확대"…어린이 공약 발표
- 7알콘, '프리시전 7'로 일주일용 렌즈 시장 진입
- 8서울시약, 12일 청년 약사 소통 강화 위한 간담회 진행
- 9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공공병원 성분명처방 시행 적극 협의"
- 10휴젤, 톡신·필러 해외 성장…1분기 최대 실적 경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