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SGLT-2 급여확대, 소모적 논쟁 멈추길
- 안경진
- 2019-05-15 06:14:27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계열별로 급여기준을 통일하자는 찬성파와 식약처 허가범위에 준해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반대파에 이어 중도파까지 등장했다. 계열별 대표 성분 1~2가지에 대한 근거를 갖춘 약에 대해서는 동일 계열 성분에 대한 급여를 허용해도 된다는 주장이다.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의 급여확대를 추진하는 대전제는 국내 당뇨병 환자의 접근성 향상에 있다. SGLT-2 억제제는 최근 당뇨병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통틀어 가장 핫한 약물이다. 춘계학술대회 기간 중 공개된 '2019 당뇨병 진료지침(제6판)'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우선 고려하라고 명시했다.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임상 결과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이처럼 임상근거를 갖춘 좋은 약을 삭감 우려없이 자유롭게 처방하고픈 임상의사들의 심정에는 어느정도 공감이 간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이 추진하는 계열별 급여기준 통일안을 따르려면 '식약처 허가범위 안에서 비용효과성을 고려해 급여기준을 설정한다'는 건강보험재정 운영의 원칙을 깨야 한다.
이를 위해 찬성파는 "식약처의 허가사항 기술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논리를 끌고 들어왔다. 허가사항에 성분명이 아닌 계열만 언급하면 계열별 급여기준을 통일해도 오프라벨 처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발상이다. 임상약리학회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일부 성분의 병용 임상을 근거로 계열별 급여처방을 허용해도 유효성이나 안전성, 약물상호작용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희박하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국내 시판 중인 SGLT-2 억제제는 포시가와 자디앙, 슈글렛, 스테글라트로 4종이다. 만약 국내 시판 중인 DPP-4 억제제 9종 모두 원칙대로 병용근거를 갖추려면 36개 조합에 대한 임상연구가 수행돼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TZD 2종과 SGLT-2 억제제 4종의 병용근거를 갖추려면 8개의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현재로선 SGLT-2 억제제 4종 모두 계열별 급여기준을 통일하기 힘든 헛점을 안고 있다. 가령 SGLT-2 억제제 포시가는 DPP-4 억제제 자누비아나 온글라이자와 병용 근거가 있지만 후발품목인 제미글로와 병용임상은 없다. SGLT-2 억제제 자디앙은 DPP-4 억제제 자누비아와 병용을 허가받지 못했다. 바꿔말하면 원칙을 깨고 계열별 급여기준을 통일할 경우 오프라벨 처방 경우의 수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런데 학회가 현행 허가사항과 급여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회장에 정작 정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작년말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허가사항 초과 당뇨병 치료제 병용요법(DPP-4억제제·TZD) 급여기준을 계열별로 일반화 하는 고시개정안을 추진한다고 알려졌던 보건복지부는 작년 추계학술대회 이후 모든 절차를 중단했다. 당시 "행정예고 이후 의견조회 과정을 거치려 했지만 당뇨병학회가 공식문서를 통해 반대 입장을 내면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칙에서 벗어난 급여개정을 추진하던 책임을 학회와 정부가 서로 떠넘기는 모양새가 됐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병용근거를 갖춘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성분의 급여확대마저 기약이 없어졌다. 무리한 급여확대를 추진하는 사이 환자의 접근성이 더욱 침해받는 아이러니한 사태가 벌어진 셈이다. 진정 환자들을 위하는 길은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하고, 정부와 학계가 순리에 맞는 논의를 시작하는 것 아닐까.
관련기사
-
반년만에 재현된 SGLT-2 급여 공방...학회 입장차 여전
2019-05-13 06:00:45
-
당뇨병학회 "SGLT-2 억제제 급여확대 학술근거 있어"
2019-05-11 16:44:07
-
'SGLT-2 급여확대' 당뇨학회는 정말 입장을 번복했나
2018-10-26 06:28:40
-
'접근성 확대 vs 근거부족'...SGLT-2 급여확대 쟁점들
2018-10-17 06:30:35
-
당뇨학회 임원의 일침 "SGLT-2 급여확대, 납득불가"
2018-10-16 06:30:35
-
"임상근거 없는데"…SGLT-2 억제제 급여확대 논란
2018-10-15 06:30:45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마트형약국도 위협적"...도넘은 판촉에 약사들 부글부글
- 24천품목 약가인하에도 수급불안 3개 품목은 약가가산
- 3대웅, 업계 최초 블록형 거점도매 도입…의약품 품절 잡는다
- 4"약가제도 개편, 제약산업 미래 포기선언...재검토 촉구"
- 5제약사 불공정 행위 유형 1위는 약국 경영정보 요구
- 66년간 169건 인허가…범부처 의료기기 R&D 성과판 열렸다
- 7K-바이오 투톱, 미 공장 인수...'관세 동맹'의 통큰 투자
- 8샤페론–국전약품, 먹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1상 투약 완료
- 9톡신은 왜 아직도 '국가핵심기술'인가…해제 요구 확산
- 10경찰, 비만치료제 실손보험 부당청구 무기한 특별단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