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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화학약만"…약대도 바이오의약품 주목바이오산업 성장과 맞물려 제약, 바이오 의약품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가까운 미래엔 합성신약, 바이오약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 질 것이란 말이 나온다. 세계 수많은 업체들은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새로운 기술과 의약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제는 향후 그 기술과 의약품을 직접 다룰 국내 전문가들이 이 같은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가다. 그 중심에 미래 약학전문가로 활동할 약대생들이 있다. 현장에선 여전히 약대 교육이 시대 흐름과 괴리된 채 화학의약품에만 매몰돼 있는 측면이 적지 않다고 우려한다. 약학전문가인 미래 약사들이 바이오의약품의 기본 개념이 될 생체의약품을 정확히 이해할 만한 학습 비중과 커리큘럼 마련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다못해 백신도 바이오약…여전히 화학약에만 치중" 약학교육 현장에서 바이오약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 싹텄다. 2008년 서울대 약대는 교과부에 바이오제약학과 신설과 관련한 과제를 신청해 눈길을 끌었었다. 약대 차원에서 새로운 학과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이 분야가 당시엔 생소했던 바이오 관련 분야였다는데 학계는 물론 제약업계도 관심을 모았었다. 당시 학과 개설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서울대 약대 김성훈 교수를 비롯한 일부 교수들은 정부, 제약업계 등과 연계해 바이오의약품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약대 학부과정에선 관련 분야에 대한 인식이나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약대 교수들의 설명이다. 약제학, 독성학, 제제학 등 주요 과목이 여전히 화학의약품의 개념, 작용기전 등에 치중돼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6년제 약학교육에선 단순 화학의약품을 넘어 바이오의약품을 이해할 수 있는 생물의약품 개념을 현재 교육 중인 각 과목에서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심창구 서울대 약대 명예교수는 "점차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화학의약품과 생물의약품 구분 자체가 모호해 지고 있다"며 "하다못해 백신도 바이오의약품에 속하는데 반해 현재 국내 약학교육은 여전히 화학약에만 치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약학교육이 기존 화학약의 물질, 작용 기전 중심을 뛰어넘어 생물의약품에 대한 이해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교육 비중 늘려야…별도 커리큘럼 고민도 현재 바이오의약품과 관련한 별도 커리큘럼이 있는 곳은 성균관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의 '바이오의약품인허가론' 정도다. 이 과목조차 인허가 관련 제도적 내용을 다루는 대학원 과정으로 현재로선 바이오의약품 기본 개념을 교육하는 별도 커리큘럼을 마련한 약대는 전무하다. 약대 교수들은 미래 의약품 시장을 반영해 바이오의약품 관련 별도 커리큘럼을 마련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현재 약학교육 상황과 바이오분야의 특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범진 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은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바이오 의약 분야는 분산돼 있기는 하지만 이미 일부 과목에 반영 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별도 과목을 만들기엔 무리가 있지만 이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는데는 교수들 모두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교과목에 생물의약품 관련 비중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화학의약품 중심 과목들에 생물약 관련 개념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바이오의약품 특성을 고려할 때 향후 연구, 개발 분야에서 활동할 학생들이 전문적 식견을 키울 수 있도록 심화 분야의 선택과목 등을 개설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성균관대 약대 하동문 교수는 "임상약학 교육을 강조하는 6년제 취지와 약사국시 등을 생각할 때 약대에서 바이오약 관련 별도 커리큘럼을 다시 짜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면 면역학, 미생물학 등 바이오로직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분야를 심화해 관심있는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선택과목 등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래엔 약사가 약 이해 못할 수도"…시대 흐름 반영한 교육 필요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교육이 지속된다면 약의 전문가라는 약사가 신개념의 의약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더불어 관련 분야 약사 출신 전문가들이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약대 교육 과정에서부터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심창구 교수는 "다른 분야에 비해 약의 제제화, 작용기전 등 기초를 이해하고 있는 약대 졸업생들이 향후 바이오의약 연구,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낼 잠재력이 가장 크다"며 "의약품 연구, 개발자를 넘어 가까운 미래에는 바이오의약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약학전문가, 약사로서 활동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동문 교수도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약대를 졸업한 약사들이 모두 해당 의약품을 다루게 된다고는 볼 수 없다"며 "반면 세계적 추세가 바이오약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약학교육 차원에서 관련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전문가로 활동할만한 인재가 양성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2015-06-09 12:15:00김지은 -
합성신약 VS 바이오약물? "구시대 유물"바이오약 이미 먼 미래 의약아냐...중국, 인도 무섭게 성장 대학원을 마치고 럭키화학(현 LG생명과학)을 입사한 것은 1993년이었다. 당시 신규 프로젝트를 구상함에 있어서 모두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던 약물이 둘 있었다. 제약계의 황태자는 스웨덴의 중소형 제약사인 아스트라를 일약 다국적 제약회사로 만들어준 위궤양 치료제인 로섹(Losec, omeprazole, 프로톤펌프 저해제)과 미국의 신생 바이오벤처 암젠을 세계 최고의 바이오벤처로 성장케 한 에포젠(Epogen, erythropoietin, 적혈구 성장인자)이 모두가 닮고자 했던 그 약물들이다. 합성신약의 경우는 로섹을, 단백질치료제 (당시만 해도 항체치료제는 그야말로 초기 아이디어단계였으므로 대부분 생리활성단백질의 유전자재조합 방식 생산에 의한 치료제들)은 에포젠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서, 성공적으로 기술발이 되면 제2의 로섹과 제2의 에포젠이 될 수 있다고 열심히 주장했던 기억들이 선명하다. 그 후로 20여년이 흘렀다. 그리고 그 사이 매우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1. 제약과 바이오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미국 나스닥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하면 이미 길리아드가 릴리, 애보트, 앱비, GSK 등 다수의 전통적 다국적 제약회사를 넘어섰다. 이제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을 바이오파마라고 칭하고 있다. 국내의 모 제약사 회장도 최소한 연구개발에 있어서는 바이오벤처라고 임직원들에게 말한다는 일화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그만큼 신흥 바이오텍들의 급성장과 관료화된 조직으로 인해 신약 창출 생산성이 떨어진 다국적제약사들의 부침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합성신약과 바이오 약물의 패러다임도 구시대의 유물이다. 어떤 형태의 약물이든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2. 가장 큰 관심질환분야들이 변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1980년대에만 해도 고혈압, 고지혈증, 에이즈, 감염증 등이 주요 연구 관심 질환이 되었지만, 90년대 들어서면서 점점 암, 자가면역질환 그리고 각종 희귀질환들로 관심이 옮겨갔고, 2000년대 암, 자가면역질환, 희귀질환, 그리고 최근에는 면역항암요법 등으로 그 관심질환분야가 옮겨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관심의 변화에는 기존 약물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분야에 대한 관심과 기초과학 및 각종분석기술 (단백질체학, 유전체학 등)의 발달이 어우러진 결과이다. 3. 항체치료제가 그 사이 주류로 자리 잡은 후 이제 조금씩 포화의 단계로 가고 있다. 항체치료제가 주류로 자리를 잡은데는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분야의 공이 매우 크다. 아바스틴, 허셉틴, 리툭센 등과 같은 항체항암제들과 엔브렐, 레미케이드 그리고 휴미라와 같은 TNF 알파 저해제들의 공이 매우 크다. 4. 선구자들이 꿈꾸었던 새로운 치료제들(유전자 치료제, 핵산기반치료제, 세포치료제 등)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면역세포치료제 (줄기세포는 잠시 잊어주시길…)라고 하겠다. 면역세포들을 재활성화시켜 암을 치료하자는 생각은 이미 20년이 넘은 아이디어였는데, 이제 CAR- T라는 기술로 "기술의 실현"이라는 수준을 넘어 "암치료 분야의 신기원"으로 인식되어 불과2년 사이에 전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 유전자치료제와 핵산기반 치료제들도 허가를 받거나 개발 후기단계에 도달해서 비전가들의 비전이 결코 헛된 꿈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5. 수많은 기술들이 제안되고, 성장하고, 이제는 일상화돼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이다. 과거 20억불이 들었던 인간게놈의 분석은 이제 한달도 안되는 시간에 1000~2000만원이면 끝난다. 너무나 일상화 되어 Fun Genomics (흥미 게놈연구)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기술 발전의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6. 그리고 국내의 제약업계와 바이오업계가 여러 난관들을 극복해 가며 성장하고 있다. 1993년도에 국내 선두기업들은 이제 신약을 해야겠다고 뛰어든 시기이고, 바이오벤처는 거의 전무하던 시대였다. 이제는 국내 제약사들 개별기업의 시가총액이 수조원인 회사들이 다수가 있다. 또한 바이오벤처들 중에도 매출실적이나 연구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수조원의 시가총액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등 다수가 있다. 얼마전부터 해외 언론에 나오는 새로운 용어가 있다. Futuristic Medicine ( 미래의약)이라는 용어이다. 이제 더이상 항체의약품은 미래적(futurist)이지 않다. 이미 그 효용성이 입증이 끝났고, 수많은 업체들이 뛰어들어 시장참여 티켓을 얻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점점 적색시장화되고 있는 시장이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우리가 약간은 무시하던, 중국과 인도업체들의 추격은 이미 무서움의 경지를 넘어서서 점점 국내 업체들에게는 공포의 경지까지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만, 우리 국내 언론에서 언급이 안되고 있을 뿐이다. 국내 언론과 업계 일부에서 몇년전에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사실 미래의약과는 거리가 먼, 과거 지향적 사업기회 창출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바이오의약품이라는 용어는 잊어야 할 시점이다. 바이오의약품이라는 단어는 이미 미래지향적이지 않기 때문이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과거에는 상상못할"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들을 대변할 수 없는 단어이다. 그래서 미국 언론에서 미래의약이란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이 미래의약 중에서 가장 가까운 미래의 의약이 유전자치료제, 핵산기반치료제 그리고 세포치료제들이다. 그 다음 미래의 치료제들이 어떻게 될지는 현재는 좀 허황되어 보일 수 있다지만 분명 그 모양새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바이오벤처가 설립된 유전자편집기술은 분명 조금 먼 미래에 현실화될 미래의약 중의 하나이다. 또한, 웨어러블이나 이식가능한 치료제와 의료기기가 합처진 형태의 새로운 의료기기도 미래의약 중의 하나이다. 이제 이러한 미래의약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관점에서 두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는, 경영진의 해외기술동향 파악 능력-즉, 실시간 현황 파악 및 미래예측 능력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경영진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미래의약의 향방을 탐지하고, 전략을 짜는 일에 쓰여지길 바란다. 일상적인 운영 (daily operation)을 경영으로 생각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둘째는 협력 능력 이 곧 생존능력이 되는 환경에 들어와 가고 있다. 해외 선진 바이오파마들은 서로 "자신들이 혁신신생기업들 (innovative startup)들의 가장 좋은 협력자"라는 것을 자랑하면서 큰 조직으로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내는 "작은 혁신자"들에게 구애를 보내고 있다. 이에 비하면 국내 제약사들의 협력 지능(Collaboration Quotient)은 현저히 낮다 (물론 꾸준히 CQ가 향상되고는 있지만…). 좁은 국내 시장에서의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의식을 빨리 떨쳐버리고, 어떤 규모의 기업이건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과는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기업철학, 전략, 조직 및 소통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특히 외부 협력을 검토할 때, 제약회사 사장들이 연구소장에게 "이거 확실히 신약되는거야?"라고 되묻는 순간 연구소장은 "불확실하지만 성공할 경우 큰 수익이 기대되는 혁신적인 연구"는 할 수 없게 된다. 또 생각해보자. 그렇게 확실하게 신약이 될거면, 왜 다국적제약회사로 바로가지 국내제약사들과 협력을 시도하겠는가? 함께 불확실성을 줄여나가서 가치를 창출해보자는 건데…. 여기다 대고 "확실해?"라고 묻는 것은 정말이지 어리석은 질문이요, 협력능력을 죽이는 질문이다. 이미 바이오의약품은 미래의약이 아니다. 이제는 미래의약을 꿈꾸고, 준비하고 경쟁해야 할 미래의약의 시대이다. 마치 반도체 혁명을 넘어 인터넷 혁명, 그리고 초연결의 시대로 넘어가듯이. 그렇다고 미래의약의 시대에 세포치료제등 새로운 것만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환경을 빨리 파악하고 생존 및 성장 전략을 짜자는 것이다. 좀더 눈을 넓게 뜨고 사방을 보자.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자.2015-06-08 06:15:00데일리팜 -
조제실수로 약사 처벌하면 끝?…근본원인 해결해야덕용포장에 들어있는 시럽제를 개봉한다면 사용기한은 어떻게 될까? 경기도 군포 편한약국의 엄준철 약사는 지난 2014년 데일리팜 기고문을 통해 이같은 궁금증에 나름의 해답을 제시했다. "투약병에 두 가지 이상의 시럽제를 혼합해서 조제해 준 경우 14일 이내 - USP795의 non-sterile compounded products 규정을 따름." 엄 약사의 기고문은 약사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국회에서도 개봉된 의약품 유효기간을 표시하자는 정책 입안으로까지 이어졌다. 엄 약사가 제시한 해답은 결국 미국에서 적용되는 규정이다. 보건복지부, 식약처, 대한약사회도 이같은 지침이나 규정을 갖고 있지 않다. 디테일한 차이. 여기서 메디케이션 에러를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1999년 메디케이션 에러에 대한 개념을 세상을 알린 아주 중요한 자료가 하나 공개된다. 미국의 Institute of Medicine(IOM)가 1999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메디케이션 에러에 대한 정부, 업계, 의약계의 관심을 받게 된다. 메디케이션 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연구와 제도화는 20년도 채 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미국, 일본 캐나다 등은 우리나라보다 한 발 앞서 메디케이션 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마련과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 조직부터 보자. 미국은 '국가약화사고 예방위원회(NCC MERP)와 FDA에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와 분석을 위한 전담 부서가 있다. 보고 시스템도 활성화 돼 있다. 미국은 Medication Error Reporting Program(MERP)과 MedMARx®가 운영 중이고 유럽도 European Medication Error Reporting Program (EMERP)을 통해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공익재단법인 일본의료기능평가기구에서 의료사고방지사업의 일환으로 약국 ME 사례 수집 및 분석을 하고 있다. 시판전 의약품 명칭 검토와 사후관리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제품명을 정하기 전에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조제과오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POCA(Phonetic and Orthographic Computer Analysis) 분석 알고리즘을 운영한다. 즉 발음과 철자에 근거해 제품 브랜드을 정하라는 것이다. 약국 조제 과정에서 혼동을 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제약사는 임상시험 중(IND) 또는 NDA/BLA 승인 신청과 병행해 심사받는 것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미리 심사받는 사례가 늘고 있고 약 3분 1정도는 제품 이름을 변경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 약대 약사정책연구소 김대진 팀장은 "제품명으로 인한 조제과오는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크다는 인식이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제품명 정할 때 활용하면 좋은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일본의 경우 사전 심사 프로세스는 없지만 재단법인 일본 의약정보센터(JAPIC)가 2008년 3월부터 의약품유사명칭검색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명칭유사성을 객관적 지표로 보여주고 승인전 이 시스템 이용해서 명칭 검토가 권장되며 승인 과정에서 변경이 요구되는 사례도 있다. 승인 후에도 메디케이션 에러 관련 명칭 변경 지시 건수는 약 1%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2008년도에 완성된 복지부의 의약품 사용과오(Mdication Error)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지금도 유효한 자료지만 강제성이 없고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가이드라인 수준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즉 약국에서 소아용 조제를 할때 0.33T 분절조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분절조제를 하지 않도록 해당 의약품이 출시되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은 시장 상황에 맡겨 놓고 있다. 정부내에 전담 조직 신설이나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김대진 팀장은 "제조사나 정부가 의약품 안전 사용을 위한 책임을 일정 부분 져야 하는데 너무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지난 2005년 아스트라제네카 수액제에서 메디케이션 에러가 발생해 4차례나 발생했는데 제약사는 수차례의 개선을 통해 대책을 마련했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며 "결국 제약사는 모든 책임을 지고 해당 품목 판매를 중단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맡겨 놓다 보니 동일한 약물에 대해 어떤 약국은 호일상태 그대로 조제하지만 다른 약국은 환자 요구대로 포장을 개봉해 조제를 해도 별 문제가 없다. 여기에 거의 0.5정 등 저용량으로 처방되는 디고신정, 라식스정 등은 저용량 제품을 생산하도록 해야하는 것도 필요하다. 제약사가 용량변경, 포장변경 등 정부가 정한 일정 수준의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에 기여했다면 약가를 인상해주는 보상책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구본기 의약품안전관리원장이 일산백병원 약제부 근무시절 발표한 논문에서 구 원장은 "의약품 사용 과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약물사용의 안전성 문제는 공공보건 정책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원장은 "이를 기본으로 의약품 사용과오를 개인이나 의료기관의 차원이 아닌 국가의 보건 정책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며 "특히 실수한 개인이나 의료기관이 자발적으로 보다 용이하게 보고 할 수 있도록 익명으로 보고토록 하고 국가적 보고시스템을 통해 보고 수집된 정보는 법적인 보호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결국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과 제약사의 노력, 그리고 의약사들의 관심이 한데 모아져야 안전한 약제투약으로 인하 환자 건강, 사회적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2015-06-04 06:15:00강신국 -
美·日 안전한 약사용 위해 정부-제약-약국 '한마음'자, 이제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과 일본은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조제과오를 예방하려는 약사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활발하다. 미국은 '의약품 사용과오 보고와 예방을 위한 국가조정위원회'(NCC MERP)'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수집, 관리되는 의약품 사용 과오는 미미한 수준의 '레벨0'에서 사망을 유발한 '레벨 6'까지 7 등급을 나눠 관리한다. 특히 FDA에도 메디케이션 에러에 대한 전문관리 부서가 설치돼 있다. 미국은 정부뿐만 아니라 약을 만드는 제약사, 약을 다루는 병원과 약국, 심지어 비영리단체까지 나서 메디케이션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 제품명 대문자 표기와 민간기구의 활동 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가 단순 약을 최종 조제하는 약사 만의 책임이라고 보지 않는다. 환자의 약물 치료 과정에서 정부와 제약사, 의사, 환자가 통합적으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안전한 복용이 가능하고 복약순응도를 높여야 한다 게 사회 인식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미국의 민간기구 ISMP(Institute For Safe Medication Practices) 활동. 해당 기관은 지속적으로 의약품 처방, 조제 활동의 안전과 동시에 실수를 막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관련 자료를 병원은 물론 외래 약국에까지 주기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간단한 예로 조제 과정에서 혼동하기 쉬운 약 이름이나 산제, 분절조제가 불가한 약 목록 등을 정리해 전송하면 약국에선 해당 내용을 숙지하거나 필요한 내용은 프린팅 해 조제실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미국의 대다수 병원 약국이나 외래약국에선 조제실 선반 등에 필요한 내용이나 리스트를 선별해 부착해 놓고 조제 과정에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경희대 약대 정은경 교수는 "미국 외래 약국에서 일할 당시 ISMP 자료는 바쁘면 그냥 넘기기 쉬운 상황에서 체크포인트로 활용했었다"며 "한국에서 이런 연구가 진행됐다면 관련 자료를 약사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을 만드는 제약사의 작은 배려는 큰 의미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의약품 라벨의 변화다. 예를 들어 doxorubicin과 daunorubicin. 두 개 약 모두 같은 계열의 항암제로 언뜻보면 구분이 쉽지 않다. 바쁘게 조제에 쫓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해당 의약품을 생산 중인 미국 제약사들이 활용 중인 방식은 DOXOrubicin / DAUNOrubicin. 의약품 라벨 상에 대소문자를 구별해 놓으니 비슷한 이름의 약이 쉽게 구분이 가능해졌다. 대다수 회사가 비슷한 이름의 약의 경우 대소문자 구별 라벨을 통해 조제실수를 방지하고 있다. 정은경 교수는 "미국은 성분명처방이다보니 그나마 이름이 유사한 약이 종류가 적은데 반해 국내는 상품명으로 처방이되다보니 심바스타틴 계열 하나의 약만해도 제약사마다 비슷비슷한 이름의 약이 수십가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이야말로 약 이름에 차이를 주는 방식을 도입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소분과 분절, 산제조제도 미국 약국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소아용 시럽제의 경우 대부분이 환자에게 덕용으로 제공하고 직접 소분해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단, 환자가 편리하고 정확하게 시럽을 소분해 복용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 사용 중인 시럽병보다 바늘이 없는 경구용 주사기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약사가 소분하는 과정에서 용량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무엇보다 한국은 처방전에 mg, ,ml 단위가 혼재돼 있어 약사가 일일이 계산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또 한번 실수가 유발될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국내 일부 제약사가 시럽제를 1회 개별 포장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더불어 미국에선 처방 의사들조차 분절조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 처방을 거의 내지 않고 있고, 꼭 필요한 약에 대해선 환자가 직접 분절해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정 교수는 "가루약의 복약순응도가 정제나 시럽에 비해 높지 않고, 분절한 약은 표면적이 늘어나 산화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고, 사회적으로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분절조제가 꼭 필요한 약의 경우 환자가 정제커터칼을 구입해 직접 분절해 복용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 조재과오 약사들의 관심...갈 필요 없는 PTP 조제 대세 일본도 우리보다 앞서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 대책을 마련 실천하고 있다. 일본약제사회는 지난 1998년 조제과오방지 매뉴얼을 제작해 전체 약국에 배포했고 일본 후생성도 2001년 조제과오 사례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약국에서도 메디케이션 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실제 일본 약국의 조제현장을 스터디하고 온 목동정문약국의 한정선 약사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되짚어 봤다. 도쿄 쇼와대학 병원 문전약국인 파코스약국은 1200~1300개의 전문약을 비치하고 있다. 문전약국이지만 ATC(조제자동화기기)가 없다. 대부부분 PTP조제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질환별 금기약을 분류해 라벨을 붙여 놓았다. 임부금기약은 붉은색, 녹내장 금기약은 초록 라벨, 천식환자 주의약은 파란라벨로 눈에 뜨게 해놓았다. 한 순간의 실수로 금기약이 투약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규격의 제품에 주의 표시를, 제형별 구분 표시를 통해 조제약장을 관리한다. 소아용약 조제 특징도 살펴보자. 약국에 시럽제 조제 지침이 비치돼 있어 약사들이 언제나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 소아약용량 가이드 책도 참고하며 소아의 연령에 따른 신장과 체중계산법을 소아과 처방전 검토시 사용한다. 소아용약은 진열에도 신경쓴다. 주의해서 조제해야 하는 약은 빨간 선반에 진열해 조제과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국내 약국에서는 보기 힘든 시럽제 충전 시스템과 소아용 시럽제 약병 세척기구도 눈여결 볼 대목이다. 한정선 약사는 "우리나라 달리 일본은 소아용약은 정제를 갈아서 조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거의 대부분의 제품이 산제로 나오거나 건조시럽이 처방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판전 의약품 명칭 검토 및 사후관리 체계가 확립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 한국의 경우 유사한 제품명과 포장이 조제 실수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일본 약사들의 자발적인 노력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 의약정보센터(JAPIC)는 의약품 유사명칭 검색 시스템을 운영, 제약사들이 제품명을 정할 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2015-06-03 12:30:00강신국·김지은 -
닥치고 글로벌? "내수 경쟁력 있어야 밖에서 승리"언젠가부터 국내 제약업계에 '글로벌'이라는 단어는 부적처럼 여겨진다. 신약개발이나 해외수출, 심지어 조직·인사개편에도 '글로벌' 이라는 단어가 목적어로 사용되고 있다. 너무 많이 쓰여서인지 글로벌 뒤에 붙는 경쟁력, 가속도, 제고, 진출 같은 단어들이 의미가 똑같다고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여태껏 '글로벌 진출 성공사례'라고 부를 만한 것이 국내 제약업계는 없다. 그래서인지 보도자료 등에 자주 쓰이는 '글로벌'이 더더욱 현실감이 떨어진다. 주식시장의 반응도 똑같았다. 웬만해선 제약 투자자들은 국내 제약회사의 '글로벌' 희망사항에 꿈쩍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부터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올초 터진 한미약품 개발 항암신약의 글로벌제약사 릴리 기술이전이 '글로벌'을 희망사항에서 기대감으로 바꿔놨다. 주가도 주가지만, 주주들도 글로벌 프로젝트가 이제는 '실현가능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제약회사 홍보실 관계자는 "자사 의약품의 미국FDA 등록이 언제냐는 등 전에는 없었던 질문들이 주주들 사이에서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심은 투자로 이어진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펼칠 수 있는 적기가 온 것이다. 복지부가 국내 제약산업 글로벌 경쟁력 목표시점으로 정한 2020년까지 이제 5년밖에 남지 않았다. 이 짧은 시간 내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기업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 그렇다면 적어도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 국내 제약기업의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국내 제약기업과 우리 정부는 체질개선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기업들이 스스로 변화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체질개선을 유도하는 정책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R&D투자가 결국 글로벌화 좌우...세제혜택 확대 필요 매출액의 20% 넘게 연구개발 비용을 쏟아부은 한미약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실장은 "한미약품처럼 R&D 확대를 하거나 선진국 수준의 생산시설을 보유하는 것이 결국 글로벌 성과로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국가 R&D 자금은 한계가 있어 결국 기업이 자발적으로 R&D 투자를 하거나, 미국·유럽 기준의 시설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 투자를 활성화시키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금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정 실장은 "신약개발에 투자한 R&D자금 및 생산시설 투자자금의 조세특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존 일몰된 기술수출의 조세특례 부활을 통해 글로벌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출약가 지원...개발단계서 약가경쟁력 확보 노력 펼쳐야 수출의약품에 대한 약가산정 시스템 개선도 자주 거론되는 문제다. 정부는 내년부터 글로벌 진출 신약의 사용량-약가 연동 시 약가인하 대신 일정금액을 환급하도록 해 약가를 유지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깎인 약가때문에 수출협상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에 따르면 보령제약이 개발한 국산 고혈합신약 카나브의 경우 사용량 사용량 약가 변동제에 따른 국내 가격 670원을 기준으로 수출협상을 실시하게 되면 중남미 등에서 경쟁 고혈압치료제 디오반과 코자의 해외판매가격인 1120원, 1157원 등과 비교할 때 이윤을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산신약 우대정책으로 수출용의약품에 대한 리펀드제(환급)를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국내에 들어온 다국적제약사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정 실장은 "리펀드 제도를 통해 수출의약품의 약가 불이익 문제는 어느정도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이라면서 "제도가 지속해 나가려면 통상이슈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예 수출용의약품에는 이중약가를 적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는 "해외수출 신약에 대해 가치를 인정한다는 차원에서 국내에서 적용하는 약가와 수출약가를 국가가 두개 인정하는 방법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며 "정부가 인정한 수출약가 서류로 상대국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 전무는 약가개선도 산업진흥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며 제약산업 육성정책이 그런 부분에서 일원화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보험약가 문제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정부가 가져야 한다"며 "산업진흥과 보건복지 정책이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일침했다. 장우순 제약협회 보험정책실장도 비슷한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장 실장은 "국내에서 경쟁력없는 약이 해외에서도 팔릴 수 없다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최소한 국산신약이 공정경쟁을 통해 내수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보험재정 절감 문제와 충돌하면서 기업들이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육성과 약가문제를 같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제약사 스스로 높은 약가를 받기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병옥 동아ST 개발본부장은 "글로벌 신약들은 개발시기부터 약물 경제성 평가를 위한 다양한 시험을 디자인해 진행한다"며 "투자를 적게 하면 높은 약가를 받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진출 시 약가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전략도 소개했다. 안 전무는 "유럽의 경우 독일과 영국에 의약품을 등록하기는 어렵지만, 약가는 좋은 편"이라며 "이들 국가를 발판으로 삼으면 나머지 유럽국가에서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나라마다 보험급여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높은 약가를 받기 위해서는 진출 국가 순서도 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전무는 "완제로 나갈 것인지, 원료로 나갈 것인지 역시 제조원가와 관계 있기 때문에 고려해야 한다"며 "기술 수출 마일스톤·로열티와 원료의약품 수출 이익을 비교해 어느쪽에 더 포션을 둘 것인지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은 좋은 약에는 높은 약가를 부여하기 때문에 많은 제약사들이 투자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시장규모가 작고 약가가 싼 국가에서는 좋은 약들이 안 들어와 환자들의 선택기회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내수시장에 경쟁자가 너무 많다"…공동생동 놓고 분분 한 제네릭사가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거쳐 허가받은 생산의약품을 여러 제약사가 공유하는 이른바 공동·위탁 생동 제도도 출혈경쟁을 유발시켜 산업 선진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 3월부터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실시되면서 특허를 무력화한 퍼스트제네릭에 독점권이 부여되는데, 공동생동때문에 많은 제약사들이 독점권을 가져가는 부작용이 언급되고 있다. 허가특허 연계제도 시행후 처음으로 독점권을 부여받은 아모잘탄 제네릭의 경우 13개사가 1개 제약사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고 있다. 이러다보니 독점권을 부여하는 우선판매품목허가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네릭사 경쟁을 부추기는 제도는 필연적으로 리베이트 등 불법 영업을 키우는 측면도 있다. 올초 식약처와 제약업계 CEO들이 참석하는 연례 간담회에서는 공동·위탁 생동성시험 허용으로 제네릭약물이 넘쳐나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의약품 안전성·유효성이나 품질문제가 아닌 인위적 시장경쟁 제한은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현행 공동생동 제도 유지를 피력했다. 장우순 실장은 "개인적으로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 일환의 구조조정 측면에서 안전하고 우수한 약물을 만드는 기업만 출입을 제한하게끔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지금은 목장에 양떼를 너무 많이 풀어놓은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동생동을 통해 제네릭약물이 남발되는 문제는 윤리경영이 궤도에 오르면 해결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안병옥 전무는 "기업의 윤리경영이 강화된데다 허가-특허 연계제도로 제네릭약물 진입시기도 늦춰졌다"며 "기업들이 앞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제조원가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면 지금처럼 제네릭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윤택 실장도 "우수한 퍼스트제네릭 개발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측면에서 공동생동 제도는 보완이 필요해 보이나, 딱히 글로벌 진출과 연계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리베이트와 공동생동은 내수의 이슈지 글로벌 진출과는 관련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리베이트 규제 방향성은 유지하되 사전예방 정책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또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리베이트 규제철폐를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정상적 사업활동을 펼치기 위한 마케팅 규제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장우순 실장은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려면 지금의 리베이트 규제 방향은 옳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처벌 위주의 시스템에서 기업이 스스로 사전예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사전 예방 정책을 통해 기업들끼리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처벌 위주 정책은 기업과 의료소비자의 불만을 촉발시키는 등의 문제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실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리베이트 규제 개선을 논할 때는 아닌 것 같다"며 자연스런 사전시스템 정착으로 끌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약업계 현장에서는 리베이트 규제로 가능한 제품 마케팅 수단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국내 중견제약사 마케팅 담당자는 "작년 7월 투아웃제 시행 이후 법인카드 통제 등으로 영업사원들의 입지가 좁아졌다"며 "마케팅이래봤자 제품설명회 뿐인데, 특색이 없는 제네릭 위주 사업을 펼치는 중소제약에게는 빛좋은 개살구"라고 말했다. 공정경쟁규약에서 마케팅이 가능한 허용범위를 넓히고, 현장에서 적용하기 쉽게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상위 제약회사 CP 담당자는 "아직도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해외학회 참가지원 등과 관련해서는 허용범위 기준이 모호하다"며 "마케팅과 연구가 연계된 활동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2015-06-03 06:15:00이탁순 -
PTP 포장마다 사용기한 표시…"이것이 바로 배려"5월 19일 오전 9시 지방의 한 대형병원. 지하 2층 조제실에서는 여느 날과 똑같이 흰 가운을 입은 앳된 얼굴의 약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약이 출고되는 조제실 창문의 조용함과 달리 조제실 안쪽은 마치 전쟁을 방불케했다. 기자가 들어서자 10여 명의 약사들은 낯선 이의 방문에 잠시 눈길을 주었지만 이내 하던 일에 집중했다.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었지만 10명의 분주함 자체로 조제실 안이 가득찼다. 여느 조제실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병원 약제실은 '약과의 투쟁'이라 해도 될 만큼 치열하다. 매 시간 입원 환자 복용 제제를 그때그때 조제해 올려보내느라 '약 찍어내는 공장'보다 더 공장같은 분위기였다. 조제기가 돌아가고, 약사들은 자기가 맡은 조제량을 위해 한 데 모여 계속해서 약을 골라내고 조제했다. "정신 없으시죠. 공장이예요, 공장. 이쪽으로 오세요." 조제실을 관장하는 약사가 이끈 곳은 한켠에 마련된 PTP 수납장. '이것만 고쳐도 메디케이션 에러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게 있지 않냐'는 취재 요청에 기꺼이 조제실을 공개한 터였다. ◆"같은 성분이라도 여러 제형으로 생산해야"=약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병원 조제실 업무를 가중시키는 것 중 하나가 분절, 산제 조제다. 하지만 이것도 의사 처방 패턴이 반복되면서 아예 분절, 산제해놓고 대응하고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때그때 갈고 자르느라 일손이 가중되기에 어쩔 수 없지만, 의약품 효과라든가 추가되는 부작용 여부에 대해서는 약사도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갈거나 분할했을 때 안전성과 안정성이 유지되는지, 원포장 제거 후에 안전성이 얼마나 유지되는 지 자료로 확인돼야만 의약품이 조제실에 들어와요. 주사제는 혼합해도 되는지를 가장 많이 보고요. 그런데 이런 자료를 갖춘 제약사가 많지 않아요. 자료가 없으면 원칙적으로는 약을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약사가 '같은 성분 다양한 제형'을 출시해줬으면 좋겠어요. 시럽제, 산제, 정제 정도만 생산돼도 정제를 못넘기는 중환자부터 음식을 관으로 섭취하는 환자까지 안전하게 약물을 투여할 수 있으니까요." 의약품 심사를 담당하는 담당 약사도 같은 의견을 제기했다. 용량과 제형이 다양하게 확보되지 않으면서 약사는 불편하고 환자 안전은 떨어진다. "외국은 같은 성분을 정제, 산제, 시럽 등 다양하게 출시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정제 위주로만 들어옵니다. 환자에 따라 복용할 수 있는 형태가 다르거든요. 특히 중환자가 많은 병원에서는 정제를 삼키기 어려운 중환자 많아 대부분 약을 갈아서 투여해야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시럽제가 있으면 훨씬 좋지 않겠습니까. 갈아도 약품 안전성·유효성이 유지된다는 자료를 달라 하면 국내사 제품은 자료가 갖춰진 곳이 거의 없고 외자사는 거의 다 있습니다. 마음으로는 국내제약사를 선호하고 싶으나 산제 여부, 용량 등 자료와 제형이 부족해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 ◆"국내 수입부터 다양한 용량으로 들여와야"=제형 뿐 아니라 용량에 대해서도 조제 불편은 계속된다. 단지 반알 처방이 나와서가 아니다. 외자사 오리지널 의약품이 국내에 들어올 때 대부분 대용량이 먼저 들어오고 처방 정도에 따라 다른 용량을 론칭한다. 이 사이 공백 기간에는 약사가 분절 조제해야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 크레스토, 세비카 등이 모두 이런 경우에요. 자누비아도 초창기 국내에 100mg만 들어왔어요. 외국은 20mg, 50mg, 100mg 모두 동시에 출시가 됐는데 말이죠. 50mg이 들어오기 까지 3~4년 간 처방에 따라 100mg을 1/2로 분절 조제했어요. 제약사에 요청해도 저용량 국내 출시가 늦어졌습니다. 분절 여부가 의약품 효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조제 불편은 그만큼 오류 발생률을 높이고 오투약 가능성을 높입니다." ◆"PTP 정보표기 미흡이 조제오류 가장 큰 원인"=PTP 의약품 정보 표기는 병원 조제실에서 마주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병원은 환자 1회 복용 분량을 PTP 하나씩 잘라 병동에 올려보낸다. 그런데 패턴으로 입력된 의약품 제조사와 이름이 PTP 1알 분량을 자르면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약사들의 지속적인 컴플레인에, 다행히도 제약사 PTP포장 패턴이 최근 들어 달라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조제실 한켠에는 한알 씩 남아 이름을 알 수 없는 정제만 모아놓은 바구니도 있다. "약 5~10년 전까지도 대부분 PTP가 이랬습니다.(사진 참고) PTP가 일반적이라고 하는 외국의 다국적사 제품도 이런 경우가 많았어요. 용량 표기가 잘려 안보일 수 있는 제품은 스티커를 요청해 따로 붙여서 사용해요. 최근에는 한알마다 이름과 제조사, 용량이 하나씩 인쇄되는 좋은 사례도 많지만, 아직까지 유효기간까지 표기한 경우는 드물어요. 크레스토는 아주 안좋은 사례에서 가장 좋은 사례로 최근 포장이 변경됐어요. 다른 제조사들이 이 모델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국내사 중에는 종근당의 '딜라트렌'이 좋은 사례로 꼽힌다. 함량 별로 정제 색깔을 다르게 생산하고, PTP포장 뒷면 인쇄도 정제 색깔에 맞춰 서로 다른 색으로 의약품 정보를 인쇄했다. 조제할 때 색깔만 봐도 함량 구분이 가능하다. 이처럼 PTP 포장은 기본적으로 한알한알 분리해 보관할 가능성을 전제로 생산된다. 그만큼 식별 정보인 이름, 용량, 성분명 표기가 절실하다. 생산일이나 유효기간을 더한다면 이 자체로도 얼마든지 오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투약 상황 맞춰 PTP·병포장 선택할 수 있어야="외국은 PTP가 대부분이지만 한 포에 포장된 한회 복용 정제를 먹는 데 익숙한 국내 환자들에게는 PTP는 오히려 복양 순응도를 떨어뜨려요. 그래서 문전약국들은 PTP가 배송되면 일일이 까서 정제만 모아 조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필요한 시간과 노동력이 투입돼야 하는 거에요. 게다가 PTP를 제거하면서 정제가 튕겨나가거나 부서져 오염될 가능성도 있잖아요." 그래서 병원이 의약품을 주문할 때 가장 선호하는 것은 병 단위 소포장이라고 설명한다. 한포에 담아주지 못하는 PTP 제제는 환자가 복용을 자꾸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소포장 병은 30T, 50T 단위로 정제 수를 헤아리기에도 편리하고 바로 조제기에 사용할 수 있어 선호한다. 그래서 다국적사 오리지널 제제는 병 포장이 적어 오히려 불편하다고 말한다. "다국적사도 국내 조제 환경을 생각해 병, PTP 다양한 포장을 출시하면 좋지요. 최근에는 외국에서도 상이군인 많은 병원을 중심으로 우리처럼 1회 복용량을 한포에 포장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상황에 적절하게 약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국내사나 다국적사나 다양한 포장을 출시해야 합니다." ◆중증환자에 더 까다로와야 하는 조제=입원환자, 중증 질환 환자가 대부분인 병원 조제실은 생각지도 못한 조제방식이 별도로 필요하다. 관으로 음식물을 섭취하는 환자는 약물도 관을 통해 복용해야 한다. 산제가 관 안에 흡착되면서 적절한 투약이 되지 않는경우도 일어난다. 이에 대한 방지책이나 안전성을 명시한 제약사는 없다시피 하다. 링거와 주사제 투약 에러를 불러오는 장치들도 있다. 링거에 많이 쓰는 염산몰핀의 경우 10mg만 출시되는데, 한번 투여량은 보통 50~200mg. 최소 5개에서 20개씩 모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마약류는 관리는 물론 투여에서도 까다롭다. 투여량과 남은 양이 철저히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예를 들어 10mg 포장만 출시되는 '옥시넘'은 3mg 처방이 많이 나와 10mg을 병동에 올려보내면 7mg이 남는다. 3mg, 5mg 등 소포장을 생산해주면 마약류 관리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든다. 투여량 에러도 줄일 수 있다. "마약류일수록 소용량 포장이 반드시 필요해요. 옥시넘은 10mg, 20mg만 출시하는 반면, '울티넘'은 1mg, 5mg을 같이 출시해요. 이정도만 해도 조제가 쉽고 투약 사고도 줄일 수 있죠. 특히 마약류 뿐 아니라 개봉 후 6주 안에와 같이 빨리 소진해야 하는 제제는 1회 복용 분량 별로 포장 출시해주길 부탁드려요. 수액제도 같은 계열을 한 색깔로 통일해 생산하면 병원에서 오투약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 것 같아요. 수액은 3개 회사만 생산하는데, 계열별로 다 각기 다른 색깔의 포장을 해서 제품이 달라질 때마다 혼동되거든요. 간호사들도 애를 먹어요. 3개 회사가 의견을 조율해 색만 통일해도 좋겠습니다." ◆"제제는 물론 포장도 중요…작은 차이가 큰 변화 이뤄"=강릉아산병원 김해숙 약사는 제약사가 조금만 신경을 써도 약사들의 조제 환경이 크게 개선될 거라고 강조했다. "제약사는 생산한 약을 병원에 갖다만 주면 끝이라고 생각지 말고, 그 안에서 어떻게 투약되고 조제되는지를 한번 더 생각해주세요. 그럼 제약사의 작은 변화가 오투약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을 겁니다." 한림대 동탄 성심병원 황보영 약제팀장과 서울 성모병원 김순주 약제팀장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병원과 약국 별로 조제 환경이 제각각인 만큼, 제약사에 대한 요구사항을 모아 하나로 통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의약품 생산과 포장 과정에 약사의 공통된 의견이 반영된다면 메디케이션 에러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도 병원 현장에서는 하루에도 몇번 씩 조제오류 위험이 불거집니다.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어요. 이런 의견을 많이 개진할 테니 제약사도 적극 반영해주길 부탁합니다."2015-06-02 12:30:00정혜진 -
성장통 앓는 제약산업…2020엔 소품종 대량생산"백화점식 품목구조 탈피는 필연적이다. 2015년 제약산업은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성장통을 앓고 있다." 2020년 제약산업은 어떻게 변화돼 있을까? 전문가들은 현재 한 개도 없는 연간 1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국내개발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3개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무대서 인정받는 글로벌 신약개발도 2020년엔 10개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기업으로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세계 50위권 제약사 명단에도 코리아 브랜드는 2개가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국산의약품 수출은 현재 2조원대 규모에서 23조원으로 12배정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한다. 12위권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글로벌 제약산업 순위는 2020년 당당히 세계 7위의 제약 선진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제약산업이 향후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는 핵심산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충만해 있다. 2020년 제약산업 지도는 이처럼 장미 빛 전망으로 가득 차 있다. 과연 이 같은 전망은 미래에 대한 막연할 기대일까? 아니면 실현 가능한 비전일까? 한가지 확실한 건 국내 제약산업은 2015년 현재 성장통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윤리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고, 픽스(PIC/s) 가입과 QbD(설계기반 품질 고도화) 도입과 맞물려 백화점식 품목구조는 확실하게 탈피를 하고 있다. 글로벌을 향한 국내제약업계 도전기도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도 2017년 10대 제약강국 도약을 목표로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의미에서 제약업계와 정부는 2020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D-5년의 시작인 2015년이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그리고 최근 제약산업은 글로벌 경쟁력 구축과 도약을 위해 급격한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 그 중심은 바로 백화점식 제품구조 탈피와 소품종 다량생산 체제로의 전환이다. GMP 재편은 필연적 흐름…특화된 시설투자로 변모중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품질과장은 GMP 기준이 선진화되면서 기존 백화점식 품목구조로는 제약업계 생존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2020년경 확실하게 소품종 다량생산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과장은 "전체적으로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는 글로벌한 흐름"이라며 "까다로운 GMP 기준은 제약사들이 백화점식 품목 구조로는 생존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실사를 진행해도 현재의 국내 제약시장처럼 다양한 제품을 한곳에서 생산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김 과장은 "이젠 국내 제약사들도 소품종 체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GMP 특화와 재편은 필수적 요소"라고 덧붙였다. 실제 현재 식약처에 가장 많이 쏟아지는 제약사들의 질의는 위수탁 관련 문의다. 위수탁 시설공유를 통해 윈-윈 하겠다는 제약사들의 인식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GMP 적합판정서 도입을 통해 향후 3년마다 재평가를 통해 갱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는 점에서 다품종 체제로는 견디기 힘들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김 과장은 "제약사별로 품목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약가나 관리문제 측면에서 봐도 큰 문제"라며 "GMP 재평가가 3년마다 작동되면 품목은 줄이고 생산은 대량화 체제로 전환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GMP기준 강화와 재편은 제약사들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품목을 제대로 관리 하지 못할 거면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셈이다. GMP 전문가인 강호경 바이오서포트 사장은 "최근 몇 년간 제약업계 GMP 투자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확실하게 턴어라운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처럼 각각의 제형별로 생산시설을 모두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생산라인은 보유하되, 위수탁을 통해 이를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약사들이 제형별로 품목 허가는 갖고 있지만, 생산시설은 과감하게 포기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서 소품종 다량생산체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향후 제약업계 GMP가 소품종 체제로 전환된다면 제약산업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생산효율성 향상은 결국엔 국내 제약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소제약 협업체계 활발…생산-영업-R&D까지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는 중소제약사들에게도 2020년 경쟁력 확보는 크게 다가온다. 이를 위해 특화된 생산시설 공유를 통한 위수탁 활성화와 공동 마케팅, 더 나아가 공동 R&D센터 건립을 통한 연구활동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중소제약사들의 공감 포인트다. 이 같은 행보는 상위제약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제약사들의 또 다른 미래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용준 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소제약업계에도 전문성이나 특성화 분야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는 토털헬스케어로 눈을 돌려서 해외시장 쪽에 접근하는 방법이 경쟁력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신흥국가는 제네릭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궁극적으로 해외 제네릭 시장 진출을 위해 중소제약사들에게 공동생산, 공동 R&D 등을 제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소제약사들도 규모는 작지만. 협업모델 구축 등을 통해 상생의 길은 분명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생산과 공동 연구개발이 향후 제약사들이 미래 생존력이라는 설명이다. 조 이사장은 "공동 R&D 프로젝트를 늘려서 비용을 맞추고 리스크을 줄여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중소제약사 10개가 모이면 100이 아니라 1000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견 제약사 오너는 "이같은 중소제약사들의 연합전선 구축은 업계에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까지 중소제약 오너 모임에서 생산과 마케팅 부문에 대한 다양한 협력모델을 가동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앞으로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공유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형과 R&D부문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형제약사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중소제약사들이 ‘협업’을 선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약업계 2020 프로젝트 구체화 2020을 향한 'D-5년'의 출발선으로서 국내제약업계의 비전 설정도 구체적이다. 2020프로젝트가 제약업계에 가져다 주는 의미가 그만큼 각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JW중외그룹 의 경우 최근 제2의 도약의 의미를 담은 '비전 70+5'를 선포했다. '비전 70+5'는 JW중외그룹 창립 70주년인 2015년을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70+5인 2020년에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회사별 목표와 전략과제를 담고 있다. 대웅제약은 오는 2020년까지 내수 1조5000억, 해외수출 1조5000억 등 총 3조원의 매출을 달성, 세계 50위권 제약으로 도약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대웅의 2014년 매출액이 7000억대 임을 감안하면 5년내에 지금의 4배 이상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대웅의 '글로벌 2020'은 세계 100개국에 수출 네트워크을 구축하고,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각 진출국가에서 로컬제약사와 외국제약사를 포함 10위 안에 진입하며, 2020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이다. 녹십자는 지난 5년동안 연구소와 공장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신약개발 및 생산에 대한 준비를 충실히 해 왔다고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2020년이 되는 향후 5년동안 국내외 시장에서 매출 2조를 달성하는 'K2B G2B'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동아쏘시오 홀딩스도 2020 비전을 선포한 가운데, 일반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분야에 특화된 동아제약의 경우 2020년 1조 매출을 이룬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광동제약도 2020년까지 매출 1조를 달성하겠다는 일명 '트리풀 1' 비전을 선포했다. 광동측은 기업가치 1조, 매출 1조, 영업이익 10%의 ‘2020 Triple 1’ 비전을 달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CJ헬스케어 역시 2018~2020년 1조 매출 달성으로 대내외적인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중견그룹의 2020 비전도 다양하게 제시된다. 안국약품의 경우 ‘2020 세계적 신약개발과 글로벌 마케팅’ 비전을 제시해 놓고 있으며, 유영제약 역시 2020년까지 매출액 2000억 달성, Global 혁신 신약 개발, Global Best Quality, 직원이 행복한 기업을 이룩하겠다는 '비전 2020'을 선언해 놓고 있다. 휴온스는 2020 비전을 중국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전력이다. 지난해 7월 중국 북경 통주약품생산기지에 점안제 생산공장인 ‘북경휴온랜드의약과기유한회사 통주GMP공장’을 준공한 휴온스는 2020년까지 연매출 9억 위안(16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을 세워놓고 있다. 휴온스는 휴온랜드 통주공장을 발판 삼아 국내 상위제약사는 물론,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2015-06-02 06:15:00가인호 -
현장에 가보니…곳곳에 도사리는 조제실수 변수들호명을 기다리며 대기 의자를 빽빽히 채운 환자들. 한명, 두명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투약대를 서성이기 시작한다. 환자가 몰리는 월요일 오전, 약국은 분주하다. 마음이 바빠진 약사들은 좁은 조제실에서 몸을 부대끼며 눈과 손을 빠르게 움직인다. 이럴 때일수록 약사는 환자가 들고온 처방전을 받아들고 그 환자에게 약을 들려 보낼 때까지 잠시도 방심할 수 없다. 잠깐의 부주의는 곧 치명적인 조제 실수로 연결된다. 나아가 약사의 방심이 부른 조제실수는 환자의 건강, 나아가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의문은 남는다. 처방전 접수부터 복약상담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도사리는 메디케이션 에러의 요인, 그 낙인을 조제자인 약사에게만 지울 수 있는가. 약사들은 오늘도 좁은 조제실 안에서 배려 없이 중구난방인 처방전, 비슷 비슷한 약에 실망하고, 거듭되는 분절, 산제 조제에 좌절한다. "두번 세 번 확인해도 실수 유발…제각각 처방전 언제까지" "이 처방전에 와파린이라도 나왔다면, 정말 생각도 하기 싫어요. 약사가 잠깐 방심했다면 환자는 투약량을 초과해 목숨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문제잖아요." 부산 오거리약국은 약국 특성상 대형 병원부터 동네 의원까지 여러 병원에서 처방전이 몰리고 있다. 그만큼 약국에 들어오는 처방전 형태도 제각각이다. 그렇다 보니 이중으로 처방전 검수를 한다해도 가끔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한장의 처방전에 모든 약을 정렬해 기재하는 국내 방식은 약국에는 적지 않은 혼란을 주기 마련이다. 특히 병원별 중구난방 처방전 기재방식은 처방전 접수부터 약국을 곤란에 빠트리곤 한다. 의약품 식별을 위한 보험코드를 기재하지 않는 경우 기본이고 약 이름은 한글과 영어를 혼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1회 투약량 표기는 약국에서 자칫 실수가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같은 처방전 안에도 약마다 1회 투약량 단위를 다르게 표기해 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른 약들은 모두 Tab으로 표기하다 하나의 약만 mg으로 표기해 놓는 방식이다. 자칫하면 Tab 용량에 맞춰 조제가 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약 명칭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엑시티린과 액시티린은 다른 제약사에서 생산하는 약으로 한글 표기가 다르다해도 영어로는 표기가 같다. 처방전 상에 식별코드가 없다면 잘못 조제될 가능성이 커진다. 황은경 약사는 "약 종류가 워낙 많다보니 약사가 많고 이중, 삼중으로 처방전을 검수한다 해도 가끔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우리 약국은 현재 처방전 표기 위험 병의원은 따로 분류해 특별 관리하고 근무약사에 별도 교육도 시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조제실수가 발생해도 모두 약사의 책임으로 돌아가는데 처방전 통일이 우선 시급하다"고 말했다. "비슷비슷한 약·포장·라벨…나홀로약국 치명적" 제각각인 처방전을 확인하다 가슴을 쓸어내렸다면 조제 과정에선 눈을 더 크게 부릅떠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쌍둥이 같이 유사한 제형, 포장, 라벨은 조제 과정에서 실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 문전약국으로 다양한 약을 조제하고 있는 목동정문약국의 경우 제형이 유사한 약들로 인해 조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약마다 색의 미묘한 차이를 주고 약의 식별코드를 기재하게 하고 있지만 정이 워낙 작다보니 눈에 잘 띄지 않고 구분이 쉽지 않다. 스테로이드 계열 약은 종류가 많은데도 약들이 거의 유사한 경우가 많아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약의 경우 장기 복용이 많아 약사의 실수가 환자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의약품의 포장, 라벨 역시 약국에는 골치다. 제약사별로 용량, 정수, 색깔 등의 통일을 주지 않고 중구난방인 것도 문제다. 통약으로 조제가 나갈 경우 문제 소지가 커진다. 제품 허가사항에 한 약 단위가 여러개일 때 표준규정이 없다보니 일부 회사는 포장에 단위를 빼는 경우도 있고, 단위가 여러개이면 별다른 차이를 주지 않아 헷갈릴 가능성이 커진다. 예를 들어 아토스틴의 경우 아토스틴정, 아토스틴정 20mg이 있지만 포장이나 라벨만으론 식별이 쉽지 않다. 조비락스도 200mg, 400mg이 있지만 박스를 보고선 구별이 쉽지 않다. 한 약의 규격이 여러개일 때도 유사한 포장으로 인해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30정, 100정 등 여러개 규격이 있는데 박스포장에 차이를 주지 않아 다른 약이 나가는 경우다. 반면 글라멜정의 경우 2, 3, 4mg 용량마다 겉 포장의 색을 다르게 해 차별을 주고 있는 좋은 예다. 통뿐만 아니라 박스에도 색으로 눈에 띄게 구별을 주고 있는 케이스다. 박스에 차이를 줘도 정작 그 안의 PTP가 유사해 조제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가 있다. 박스포장에는 용량별로 색을 다르게 해 차이를 두고는 정작 조제를 위해 개봉하면 PTP가 유사해 용량 등을 헷갈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라베멕스정, 크레산트정 등이 이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이 같은 문제는 박스 포장부터 PTP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문제다. 먼저 통약으로 나가는 경우 박스 포장에 용량이나 정수에 차이를 주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목동정문약국 한정선 약사는 "그나마 대형 약국은 인력이 많아 약 정리와 관리가 용이하고 여러번 검수 과정을 거친다하지만 나홀로 약국은 조제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포장, 라벨, PTP 표기 등은 제약사 차원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허가 시 표준 규정, 지침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약 따르고, 자르고 가는데 시간 낭비해야 하나" 시럽제 소분과 더불어 분절, 산제조제 처방은 약국에 어려움을 줄뿐만 아니라 복용하는 환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연구 결과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산제, 분절 처방을 선호하는 병의원과 시럽제 덕용포장을 고집하고 저용량 정제 생산을 꺼리는 제약사 풍토가 맞물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부산 미래약국 최종수 약사는 덕용포장으로 나와 여러번 약을 소분해 조제하는 시럽제의 경우 약국에도, 환자에도 불편을 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덕용포장 시럽제는 유효기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여러번 소분하는 과정에서 로스가 발생해 약국에는 손해다. 또 사람의 손으로 소분을 하다보니 용량이 다르게 조제되는 경우도 베재할 수 없다. 약국에선 그때 그때 소분해 나가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일일이 병마다 조제일, 유효기간 등 약의 정보를 담은 스티커 작업을 하는 것도 이중, 삼중의 일이 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최근 대원제약이 코푸시럽, 코대원포르테 시럽 1회용 포장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 변화로 꼽을 수 있다. 코푸시럽 1회 포장 이후 듀파락 이지시럽 등 속속 제약사들이 시럽제 1회 포장용을 내놓고 있는 데 대해 약사들은 좋은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산제, 분절 조제 역시 약국에는 문제점 중 하나다. 약국 조제의 어려움을 넘어 환자의 복약순응도 측면에서도 지나친 산제, 분절 조제는 효과가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병원의 처방과 더불어 제약사들은 원가 절감 차원에서 저용량 약 출시를 오히려 줄이고 있는 추세다. 슈도에페드린 성분의 약도 최근 일부 제약사가 30mg를 없애고 있다. 그렇다 보니 약국은 60mg 약을 일일이 분절해 조제해야 하는 형편이다. 최종수 약사는 "부작용이 많은 약일수록 의사는 분절 처방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사의 처방패턴도 문제지만 원가가 싼 약일수록 저용량 출시를 꺼리는 제약사들의 태도도 문제다. 조제 시 과정이 많아질수록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그 만큼 커진다. 과정을 줄이기 위한 제약사 차원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2015-06-01 12:15:00김지은 -
나올 약은 다 나왔다? "그래도 어딘가엔 있을거야"어렵다. 굳이 '1만분의 1'이라는 확률을 논하지 않아도 신약은 어렵다. 개발의 성공이 매출과 직결되지도 않는다. 문제는 점점 더하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회자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이면에는 신약 기근현상이 숨어있다. 재료 찾기가 어렵고 위험 부담은 커지니, '공유'가 방안이 됐다. '나올 약은 다 나왔다'는 시쳇말이 과언은 아니다. 하필이면 이같은 기조 속에서 국내 정부와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의지는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약이라는 2음절 단어의 무게가 한층 더 부담스러운 이유다. 죽으란 법은 없다. 여전히 다국적제약사들은 천문학적 금액을 R&D(연구개발)에 쏟아 붓고 있다. 파고들 영역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나올 수 없었던 약'과 '나왔지만 더 나은 약'은 아직 존재한다. 대세는 있어도 정답은 없다 항암제, 희귀난치성질환, 백신,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전망할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키워드들이다. 빅파마들의 R&D 파이프라인 역시 이를 반증하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해당 약제들을 개발한다고 성공이 담보되진 않는다. 디테일한 관찰이 필요하다. 관건은 아이템이다. 시장의 니즈를 꿰뚫고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 ◆암, 3세대 기전의 대두=확실한 트렌드다. 다국적사들의 파이프라인은 지금 항암제로 도배되고 있다. 노바티스가 진행 중인 항암제 R&D 파이프라인은 44개다. 여기에 사업부 인수로 인해 GSK가 개발중이던 물질 30개까지 추가된다. 항암 특화 제약사 로슈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68개 항암제 R&D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 중 신약 후보물질은 무려 34개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활동이 저조했던 화이자와 MSD도 대폭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항암제는 특성상, 1개 물질이 다양한 적응증으로 개발된다. 따라서 질환 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기전에서 비롯되는 약제 클래스다. 2010년대 초중반까지 시장을 선도했던 표적항암제(2세대 항암제, 1세대는 항암화학제제)에서 이제 종양학자들의 관심은 3세대 약제인 면역항암제로 옮겨가는 추세다. 표적항암제가 특정 암세포를 타깃으로 억제하지만 암세포 자체의 진화로 내성이라는 한계가 발생하는 것에 반해 몸 자체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을 잡는 면역치료제는 앞으로 항암제 영역의 큰 축을 담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국내에도 BMS의 '여보이(이필리무맙)'와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오노약품의 '옵디보(니볼루맙)' 등 치료제가 흑색종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MSD는 키트루다 1품목만을 놓고 별도의 사업부까지 구성했으며 화이자와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글로벌 제휴도 체결했다. 이들 약제는 현재 향후 폐암, 유방암, 위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암종의 적응증 획득을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고무적인 것은 해당 3세대 약물에 국산 후보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한미약품이 개발중인 'HM61713'이 그것인데, 이 물질은 현재 폐암을 타깃으로 연구를 진행중이다.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유의미한 1/2상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조셉 이드 MSD 글로벌 메디칼 항암사업부 대표는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세계 유수 진료지침이 이로 인해 바뀔 것이라 본다. 이제 암도 만성질환과 같이 평생 관리하는 질환으로 개념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희귀난치성질환, 타깃의 개척=암과 마찬가지로 다국적사의 지배력이 큰 질환이며 타깃의 발견 자체가 중요한 시장이다. 특히 각 보건당국들이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해서는 신속승인을 통한 임상기간 단축과 세제혜택, 비용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강점이 있다. 희귀질환은 특정 영역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발병 빈도로 정해진다. 참고로 국내는 환자가 2만명 이하인 질환을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환자가 적고 약제가 부족한 영역, 즉 신약에 대한 니즈가 상당한 질환들이다. 임상 진행이 어려워 개발기간이 긴 만큼, 약제는 대부분 고가다. 알렉시온의 PNH(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치료제 '솔리리스(에쿨리주맙)', 골수섬유증치료제 '자카비(룩소리티닙)' 등이 최근 대표적 성공례다. 희귀난치성질환 특화 제약사를 표방하는 젠자임, 샤이어 등 회사들은 지속적인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리소좀 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s, LSD)'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젠자임은 최근 먹는 고셔병 약물의 미국 승인을 획득했다. 샤이어는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제를 개발중인 NPS를 인수해 파이프라인을 보충했다. 국내에서는 녹십자의 행보가 돋보인다. 혈우병 영역에서 입지를 다진 이 회사는 2012년 젠자임의 '엘라프라제(이두설파제)'에 이어 세계 2번째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이두설파제-베타)'를 내놓았다. 녹십자는 현재 헌터라제의 미국 승인을 준비중이다. 바이오벤처인 이수앱지스 역시 고셔병과 파브리병 치료제 개발에 성공, 국내에 론칭한 상태다. 헌터라제 개발을 주도했던 진동규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산학 연합이 중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질환이 희귀한 만큼, 전공하는 의료진도 소수기 때문에 제대로된 현장 경험과 니즈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 시장 선점의 미학=먼저 내는 것이 가장 좋다. 질환을 미리 예방하는 백신은 제약업계의 영원한 블루칩이다. 발병과 관계 없이 접종하고 맞고 나면 끝인 의약품이기 때문에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물론 효능(예방력)이 압도적일 경우 얘기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이같은 경우는 드물다. 이유의 전부라 할 수는 없겠지만 MSD의 자궁경부암백신 '가다실'과 대상포진백신 '조스타박스', 화이자의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기존 프리베나7이 시장을 선점)' 확실히 일정부분의 선점 효과를 누렸다. 최근 떠오르는 플레이어는 GSK다. 이 회사는 최초 4가 독감백신 '플루아릭스 테트라'를 론칭, 선점에 나섰으며 현재 대상포진백신과 말라리아백신의 개발 성공에 임박했다. 한발 느리지만 국내사들의 행보도 활기차다. 녹십자, SK케미칼, 일양약품, 셀트리온 등이 4가 독감백신을 준비중이다. 특히 SK케미칼은 사노피와 손잡고 13가 폐렴구균백신을 개발중이며 대상포진백신의 자체 개발도 진행중이다. LG생명과학의 경우 5가 혼합(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B형간염·뇌수막염)백신의 3상 임상을 얼마전 완료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백신으로 한정하자면 국산 기술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출시시기에 대한 영향은 있지만 향후 NIP(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가 논의될 수도 있고 가격경쟁력이 힘을 갖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개발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편의성, 그 커져가는 존재감=어쩌면 '바이오'와 동등한 수준의 키워드일지도 모르겠다. 편의성은 이제 모든 제약사의 고려대상이 돼 가고 있다. 실제 백신을 포함, 앞서 언급한 약제들은 대부분 바이오의약품이다. 그런데 바이오, 케미칼 여부와 관계없이 편의성 1개 요소만을 타깃으로 개발되는 약제들도 적잖다. 물론 효능과 안전성이 압도적이라면 좋겠지만 기존 약제 대비 뛰어난 약을 만들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편의성 개선은 하나의 평가 요소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실제 주사제 밖에 없던 다발성경화증 영역에 지난해 론칭된 먹는 약, 젠자임의 '오바지오(테리플루노마이드)'는 환자와 의료진에게 상당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젠자임은 경구 고셔병치료제 '세레델가'의 미국 승인을 획득했다. 반면 경구제 밖에 없던 영역에 주사제의 니즈가 상승하는 사례도 있다. 조현병(정신분열증)과 같은 환자의 복약 관리가 어려운 정신질환 영역인데, 얀센이 연 4회 투약하는 '인베가트린자'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개발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장기지속형제제에 대한 연구가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MSD는 주 1회 복용하는 DPP-4억제 당뇨병치료제 '오마리글립틴'의 상용화를 준비중이며 한미약품은 월 1회 투약하는 GLP-1유사체 'LAPSCA-Exendin4', 주 1회 용법 인슐린 'LAPSInsulin115'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제이 프레드 프리처드 글로벌 CRO 셀레레온 부사장은 "임상 디자인 단계부터 이제는 기존에 진입한 약제와 비교해 투약주기 및 제형 편의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시대가 흐를 수록 편의성은 더 중요해 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달라진 토종 제약사들=갈 길은 멀다. 하지만 분명 국내사들도 전진하고 있다. 약가인하로 인한 제네릭 경쟁력 상실, 경영진들의 신약개발에 대한 포부는 조금씩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주요 상위사들의 매출대비 R%D 투자 비율은 이미 20%에 육박했다. 단순히 내수시장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녹십자는 헌터라제의 미국 진출 준비와 함께 면역증강제 IVIG의 허가 신청을 마쳤으며 동아에스티는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의 미국 승인을 획득했다. 특히 올 상반기 한미약품은 릴리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HM71224'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 그간 쏟아 부은 R&D 투자의 성과를 빛냈다. 국내 한 CRO 대표는 "선구안, 실질적인 튜자 규모 면에서 부족한감은 있지만 이제 국내사들도 임상, R&D 측면에서 노하우가 생겼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성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2015-06-01 06:15:00어윤호 -
소포장 공급 논란?…뒷짐진 정부 손 부터 풀어야소포장 문제의 궁극적인 대안이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라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약국과 도매 관계자 대부분은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로 소포장 부족은 물론 불용의약품 재고, 교품, 폐의약품 등의 부수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장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기에는 제도적 걸림돌이 많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당장 시행할 수 있으면서 보다 효율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절대적인 생산량 증가 '필수'= 일차적 해결방안은 소포장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다. 약국과 도매는 병원과 약국 요구에 비해 절대적인 소포장 생산량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도매업체 한 관계자는 "전 품목에 일괄 10% 의무생산 기준을 적용하는 것부터 문제"라며 "소포장 요구가 많은 품목은 많게는 30%까지 생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빈도 의약품은 덕용이든 소포장이든 문제 없이 대부분 약국에서 소진된다. 결국 저빈도 의약품이 문제다. 대부분 소포장이 필요한 건 저빈도 의약품인데, 생산량 자체가 적다보니 소포장 양도 얼마 되지 않는다. 약국은 약국대로 교품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모두 소포장을 원하므로 공급보다 수요가 월등하게 높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유통 관계자는 "9월 이후면 제약사가 연초 생산한 소포장이 대부분 소진된다"며 "주문하면 '내년에 생산한다', '생산계획 없다'고 통보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도매업체가 소포장 30T, 50T를 주문해도 제약사는 300T, 500T, 1000T를 갖다 준다. 소포장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품목별 차이가 있겠지만 소포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는 정부가 정한 10%, 5% 만을 생산하고 나머지 수요는 모른 척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제약, 소포장 우수사례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관리해도 소포장 문제의 많은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좋은 사례로 경동제약은 소포장 수요 공급 관리에 있어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유통업계는 경동제약이 반품을 잘 안받는 대신, 약국에서 반품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포장 뿐 아니라 전반적인 의약품 공급량 조절을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수량 조사를 통해 소포장을 충분히 생산해 적절히 공급하는데, 이같은 관리 하에 경동제약은 수요 공급이 거의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제약사는 소포장이 생산단가가 높다는 이유로 규정대로만 생산하고 있다. 포장 단위를 바꾸려면 공장에서 생산 라인을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 탓에 1년에 한 두번 몰아서 생산하고 그대로 공급하는 것이다. 제약사 관계자들도 제약사 중 소포장을 1년 내내 생산하는 곳은 거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소포장 월별 생산량 가이드라인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부 업체 중에서는 SOS 드럭시스템에 공급 요청이 올라와도 그냥 방치하는 경우도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중간에 낀 도매는 억울하다"= 약국 불만과 제약사의 안일한 태도 중간에서 화살은 유통을 맡은 도매업체에 몰리기 십상이다. 일각에서는 제약사와 도매업체의 금융 관계, 약국 거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도매 탓에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도매업체 관계자는 "주문량과 매출보다 공급 뒤 되돌아오는 반품이 더 골치 아프다"며 "매출을 위해 30T 주문처에 1000T를 공급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도매 상황을 전혀 모르는 것"이라고 하소연한다. 도매는 약국이 필요한 만큼 공급하고 반품이 돌아오지 않길 원하며, 반품으로 인한 손해액이 더 크다고 항변한다. 매출보다 반품으로 돌아왔을 때가 더 손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도매끼리 경쟁이 치열해 하루 3배송까지 하고 있는데, 어떻게 소포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대용량을 밀어넣겠나"라며 "약국도 재고 관리에 서툴고 '반품되겠지'라는 생각에 싸게 나온 큰 용량을 사들여 남은 것을 반품하는 사례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가 나서는게 '답'= 소포장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나 됐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것은 정부의 탓이 가장 크다. 최초 도입 당시 정부는 정제와 캡슐제 생산량 10%를 소포장으로 생산해야 하는 것을 의무화해 놓고 이를 어길 경우에는 행정처분까지 내렸다. 하지만 제도의 원활한 시행의 핵심 중 하나였던 수요량과 공급량 조사는 뒷전이었다. 해결의 여지는 있었다. 바로 SOS 드럭시스템의 도입이다. 하지만 유통과 연계돼 있지 않은 시스템 때문에 소포장 공급보다는 차등품목 선정에만 이용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금이라도 SOS 드럭시스템의 본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약국 가입률을 끌어올려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약국 가입을 강제화시켜 모든 소포장 주문을 SOS드럭으로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 가입률이 높아지면 소포장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필요한 지 SOS 드럭시스템을 통한 수요조사가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현재 10%로 정해져 있는 소포장 비율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수요가 많은 품목은 10% 이상을 생산하고, 수요가 없다면 소포장을 굳이 생산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시행 초기에는 약국이나 제약사 등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나, 몇 년만 지나면 소포장 생산량과 공급량 예측이 가능해져 재고 비율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즉, 흔히 말하는 커다란 변화 없이도 '시장경제 논리'로 소포장 제도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 법칙은 시장경제의 기본 동력이다. 소포장 역시 수요와 공급 법칙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그 토대를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 환경이 만들어지면 제약과 도매, 약국이 알아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2015-05-30 06:15:00최봉영.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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