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플로릭스', 폐구균 질환 83% 감소티모 베시카리 교수질병을 앓기 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구미가 당긴다. 우리나라 역시 삶의 질을 고려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제약사들이 내놓은 백신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현상의 연장선상으로 이제 국민들의 관심은 '국가의 백신접종 지원'에까지 다다르고 있다.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의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 으뜸으로 거론되는 백신중 하나가 영유아용 폐렴구균백신이다. 폐렴구균은 보통 사람의 30~70%가 코나 목에 갖고 있을 만큼 흔하다.건강할 땐 문제되지 않지만 감기나 독감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를 틈타 인체 여러 부위를 감염시킨다. 면역체계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영유아가 특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160만 명이 폐렴구균성 질환으로 사망하며, 이 중 5세 미만이 70만~100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50여 국가가 폐렴구균백신을 NIP에 포함시켰다.데일리팜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핀란드의 탐페레 의과대학 백신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티모 베시카리 교수를 만나 폐구균백신 접종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현재 핀란드는 폐구균백신중 GSK의 '#신플로릭스'를 NIP로 채택,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방한 목적과 한국 의사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핀란드는 NIP에 신플로릭스(10가)를 도입한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이 크게 감소한 점을 확인했다. 과거 임상시험에 직접 참여했던 경험도 있어 신플로릭스에 대한 정보를 한국 의사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신플로릭스와 화이자의 #프리베나13(13가)은 모두 승인 허가 시 효과성 데이터가 아닌 기존 백신인 프리베나7(7가) 대비 면역원성 데이터를 통해 허가 받았다. 신플로릭스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임상들이 진행되고 있고 이에 대한 결과가 곧 나오리라고 생각한다.-두 백신의 허가가 면역원성 데이터를 통해 이뤄진 이유가 있나?프리베나7의 경우 오랜 기간에 걸쳐 캘리포니아에서 3만8000명의 영유아 대상 연구를 진행한 바 있고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어 효과를 기반으로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이처럼 실제 효과성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하다.때문에 이후에 개발된 후속백신인 신플로릭스와 프리베나13은 WHO등 규제기관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따라 프리베나7과 유사한 수준의 면역원성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허가된 것이다.-왜 핀란드는 NIP에 두 백신중 신플로릭스를 택했는가?비용효과성 때문이다. 핀란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 비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이 흔하지 않다(프리베나7 도입 전 미국은 핀란드에 비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이 약5배 더 많이 발생).이에 따라 핀란드 정부는 폐구균백신을 NIP에 도입하는데 있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뿐만 아니라 비용대비 효과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다.또 핀란드 정부가 백신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꼽았던 것 중 하나가 급성 중이염에 대한 예방 효과였다.핀란드에서 프리베나7의 급성 중이염에 대한 예방효과에 대한 자체적인 연구 조사를 한 결과 큰 만족을 주지 못 했던 반면 새로 나온 두 가지 백신 중 신플로릭스는 폐렴구균 급성 중이염 예방에 더욱 강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최종적으로 신플로릭스를 선택하게 됐다. -중이염 예방 측면을 강조했는데, 신플로릭스의 급성 중이염 예방에 대해서도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체코 등에서 신플로릭스의 원형백신(11가 백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모든 원인에 의한 급성 중이염을 약 34% 예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핀란드에서 신플로릭스 도입 이후 백신의 중이염 예방 효과에 대한 부분도 관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 발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핀란드의 신플로릭스 NIP 도입 성과를 평가한다면?핀란드는 NIP에 2010년 9월 신플로릭스를 도입했고 2011년 기준으로 백신 도입 전과 비교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발생이 약 83% 감소했다. 이는 예방접종을 한 아이들뿐만 아니라 접종하지 않은 아이들까지 포함하여 비교한 수치로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이다.- 사실상 국내에서는 프리베나13이 신플로릭스보다 큰 성공을 거둔 상태다. 이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마케팅이나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오랜 기간 유일한 상품으로 시장을 독점해오던 품목이 업그레이드 돼 출시 될 경우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에서 다음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다.핀란드는 예방접종사업 품목을 결정하기 전 여러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제품의 장단점을 오랜 기간에 걸쳐 검토한 끝에 신플로릭스를 선택하게 됐다. 이는 일반병원에서 매일 어떤 백신을 택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과정이다.-단순하게 생각하면 혈청형이 많으면 더 유리하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19A(프리베나13만이 포함하고 있는 혈청형)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도 이를 염두해야 하지 않은가?혈청형 개수의 단순 비교로 어떤 백신이 더 우세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의한 질환이 발생하는 현상(breakthrough 케이스)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백신을 선택할 때는 질병부담과 관련된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다른 예를 들면 3번 혈청형의 경우 23가 다당질 백신 및 13가 단백결합백신에 포함되어 있다. 백신에 포함된 다른 혈청형의 경우 임상시험 결과 효능이 높게 나오고 있는 반면 전반적으로 3번 혈청형의 경우 효능이 거의 없는 혈청형으로 보고되고 있다.또한 19A의 질병 부담도 크지 않다고 본다. 19A가 증가하고 있다는 추세를 일반화할 수 있는 데이터는 한국 내에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 프리베나7이 오랫동안 사용됐으나 비인두 집락율을 기준으로 볼 때 19A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고 안정화 추세를 보이는 것 같다.백신 선택에 있어서 개별 질환보다는 소아 질병 부담의 전반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프리베나13은 현재 성인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한 상태다. 폐구균백신의 성인접종의 필요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성인 및 노인을 IPD(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 질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폐렴구균의 비인두 집락률이 높은 영유아에 대한 PCV 접종을 통한 간접효과인 군집 면역(Herd Immunity) 효과를 기대하는 것과 직접 성인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법이다.30년 전부터 사용돼 온 성인용 23가 다당질 폐렴구균 백신 (Polysaccharide Pneumococcal Vaccine)은 접종 후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해 접종률이 다소 낮게 나타난 바 있어 단백질 결합백신 역시 뚜렷한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첫 번째 방법인 군집면역이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티모 베시카리 교수는 누구?그는 폐렴구균 단백질D(NTHi) 접합 백신과 기존 7가 폐렴구균 백신의 면역원성을 비교하는 임상시험 및 폐렴구균 단백질D(NTHi) 접합 백신의 7개월~5세 추가 접종시 면역원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다.이외에도 인플루엔자 생백신과 사백신, 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 수막구균 백신 등 다수의 영유아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수행한바 있으며 1986년부터 현재까지 WHO의 여러 운영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2012-10-08 06:44:46어윤호 -
"듣기만 하던 음악, 연주하는 기분 끝내줘요"식약청 최미섭 주무관"듣기만 하던 음악을 무대에서 내가 직접 연주하는 기분은 정말 끝내줘요. 신나기도 하고 나름 성취감도 있죠."식약청에는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밴드 음악이 울려퍼진다. 밴드동호회 '비투'의 연습이 있기 때문이다.'비투'의 유래는 예전 식약청이 있었던 불광동 2번출구(B2)에서 따왔다. 현재는 오송에 자리한만큼 한자표기를 공식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다시 말해 '비투'(飛鬪)는 알에서 갓 태어난 새끼 새가 열심히 날개짓을 연습해 언젠가는 저 넓은 '락'의 세계로 날아가기 위해 투쟁한다는 뜻이다.최미섭(32) 주무관은 비투에서 여성 기타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 중에는 유독 기타를 다루는 이들은 흔하지 않다. 최 주무관 역시 우연에서 시작했다."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때 밴드 공연을 처음 봤는데, 막연하게 밴드에 대한 동경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가입을 하게 됐는데 남아 있는 역할(파트)이 기타 뿐이었어요."이렇게 대학 내내 밴드활동을 해 온 것이 인연이 돼 현재는 식약청 밴드에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식약청에서 비투의 인기는 대단하다. 신입사원 환영회나 단독 공연을 주최하면서 식약청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밴드는 1팀과 2팀 2개로 늘어났으며, 동호회원들의 열정도 그만큼 높다."밴드의 수준이 프로는 아니지만 팀원들의 열정만큼은 프로 못지 않아요. 합주를 위해 학원도 다니고 개인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으니까요."실제 팀마다 공식적인 연습은 1주일에 한 번 모여 1~2시간씩 맞춰보지만, 개인 연습까지 합한다면 연습시간은 훨씬 많다.이처럼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 바로 연습의 결과가 바로 무대에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이 때문이다.비투는 올해 벌써 2회 공연을 했고, 올해 내로 오카리나, 관악기 앙상블동호회 등 식약청 음악 관련 동호회와 음악 주간을 만들어 공연할 예정이다.그가 이처럼 무대 공연에 집착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 때문이다."듣기만 하던 음악을 무대에서 내가 직접 연주하는 기분은 정말 끝내줘요. 신나기도 하고 나름 성취감도 있죠."밴드음악에 심취해 있는 그는 나름의 꿈이 있다."금방 성취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드림씨어터나 메탈리카 같은 어려운 곡도 연주하고 싶어요."그는 주위의 동료들에게 비투의 공연에 참석하기를 권한다."식약청 직원이라면 누구나 격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요.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밴드음악을 듣다보면 스트레스도 날리고, 삶의 활력소가 될 거에요."2012-10-04 06:30:14최봉영 -
"환자들과 미학 공부하는 재미가 쏠쏠해요""미학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책 집필을 계획하다가 '미(美)'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해지더라고요."스물 일곱살 나이에 봉직의로 시작, 자신의 의원을 운영한지 5년차에 접어든 권용현(33) 원장은 최근 피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과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4개월 전, '미학'을 주제로 한 책을 집필하기 위해 출판사를 찾았다가 '학문적'이라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고민을 하던 그가 생각해 낸 것은 환자 및 잠재적 고객 및 블로거들과 함께 하는 '미니 세미나' 였다.세미나를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 미학의 범위를 함께 찾겠다는 생각에서다.콘텐츠를 모은 권 원장은 지난 8월부터 자신의 의원인 블룸피부과에서 매달 1회 간격으로 세미나를 열고 있다.한창 3회차 세미나 준비를 하고 있는 권 원장은 "내가 알고 있는 미학을 다른 사람들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세미나에 참여한 고객들 또한 권 원장에게 그동안 궁금했던 미용 시술 등에 대해 질문하면서 하나하나 정보를 얻어 가고 있다.세미나 뿐 아니라 권 원장은 스스로 자신의 명함에 '얼굴분석 멘토링'을 새기고 심리학, 인류학, 관상, 미술학 등을 공부하고 있다."졸업하고 바로 일을 시작하면서 갖고 있던 철학이 있었어요. 진정성을 찾자는 거죠. 병원 매출이 아닌, 사람들이 원래부터 타고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멘토의 입장이 되보자는 것이었죠."내년 봄을 목표로 책 집필을 완성하겠다는 뜻도 있지만, '외모지상주의'를 목표로 하는 피부과가 아닌 환자가 시술을 선택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상담을 해주고자 하는 포부도 있기 때문이다.그는 "인공적인 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맞는 것인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며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얼굴분석을 생각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환자와 함께 배움을 익히는 의사로 살고 싶다고 전했다.2012-09-27 06:30:35이혜경 -
"보건의료 변혁기, 약사 잠재력 커"|국민의 공복 공직약사들을 만나다| [7] 성동구보건소 한경숙 과장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욕구가 날로 높아지면서 지자체별 약사직능의 영역도 확장되고 있다.약사감시와 마약류 관리 등 통상의 업무를 넘어 지역보건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 요원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서울 성동구보건소 한경숙(55·이대약대) 질병예방과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변화하는 보건의료정책을 현장에 적용하는 '파수꾼'이다.한 과장이 몸담고 있는 성동구보건소는 총 4명의 약사들이 보건의료과와 질병예방과에 배치돼, 이 지역 보건사업을 맡고 있다.특히 한 과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질병예방과는 방문건강관리와 정신보건, 치매관리와 감염병예방 등 각종 지역보건 핵심사업들이 집약된 부서다.요양기관 규제 일변도 업무는 기본이고, 시 정책과 더불어 지난해부터는 KGSP, 의료기기 수리 관리 등 식약청 정책들이 넘어와 업무 영역이 대폭 확장됐다."취약계층 가정방문과 건강교육, 상담과 알콜중독·자살 예방사업, 치매환자 선별검진, 급성감염병 등을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있죠."한 과장은 애초부터 공직의 길을 선택하진 않았다. 약대 졸업 후 제약사와 약국가, 병원을 두루 경험하면서 공직에 관심을 가졌고, 마침내 이 길을 걷게 됐다."벌써 23년이 됐네요. 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공직을 택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적성에 맞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무엇보다 지자체 현장 약무를 담당하면서 제약사와 개국, 병원약사 근무 경험이 큰 도움이 됐죠."한 과장이 공직에 몸 담은 해는 1988년. 약 사용이 병의원과 약국을 가리지 않고 혼재됐던 시기다. 이후 의약분업이 시행되면서 큰 변혁기를 맞았다."분업 당시 은평구보건소에서 의무와 약무를 겸임하고 있었어요. 제도 시행이 연기되고 갈등이 거듭되다가 급기야 의원들은 집단파업을 하고, 약국들은 약을 구비하느라 대란이 일었던 때가 벌써 엊그제 같군요."의약분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한 과장은 비상근무를 거듭하며 의원에는 파업철회를 설득하고, 약국에는 구비 의약품 목록을 전달하고 교육하며 그 해를 보내야 했다. 분업의 최전방에서 '골기퍼' 역할을 자임했던 셈이다.한 과장은 현재, 그 때와 같은 약사직능의 변혁기가 찾아왔다고 진단한다. 의약품 약국 외 판매를 비롯해 복약지도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욕구 증가, 약의 안전사용 인식 증대 등 약사를 둘러싼 여러 정책적 변화들은 오히려 직능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시대가 변화하면서 약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어요. 주변의 여러 개국약사들이 열성을 다해 환자들을 대하는 것을 볼 때도 그렇고, 보건사업과 정책들에 관심을 갖고 크게 바라보는 후배 공직약사들을 볼 때면 직능 발전 가능성을 보게 됩니다."때문에 한 과장은 약대에서부터 보건정책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확대돼 약사들의 공직 진출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피력했다."약국, 병원, 제약사, 공직 등 약사직능을 발휘할 수 있는 현장에서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크고 넓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한다면 잠재력은 충분합니다."2012-09-25 06:44:51김정주 -
"사물놀이의 '울림' 함께 즐겨요"매주 금요일 오후 6시만 되면 심사평가원 지하 강당에는 북·장구·징·꽹과리, 이 네 가지 우리 악기가 어우러져 신명나는 놀이 한 판이 벌어진다.심평원 사물놀이패 '휘모리'가 창단된 지도 어언 3년.회장을 맡아 휘모리를 이끌고 있는 배영덕(50) 홍보실 차장은 금요일 퇴근 시간이 되면 비품창고에 보관해 둔 악기들을 챙겨 연습 준비에 들어간다."매주 7~8명이 정기 레슨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어요. 자신이 맡은 악기를 다른 회원의 악기와 장단을 맞추면서 팀워크를 다지는 것이죠."배 차장은 사물놀이의 매력에 대해 단연 '울림'이라고 정의한다.악기들이 저마다 울림과 소리가 큰 만큼 신명나게 연주하다보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이고 동아리 회원들과 화합은 덤으로 생긴다고.최근 들어 사물놀이의 매력에 빠진 40대 여성 직원들이 많이 가입해 현재 33명으로 회원이 늘어날 만큼 반응이 좋다.하지만 그 울림의 매력 때문에 장소의 제약이 따르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연습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던 때가 많았던 탓이다. "초창기에는 악기 울림과 소리가 너무 커서 연습할 장소를 섭외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장소는 없는데 연주는 해야겠고, 결국 지하 2층 주차장 한 켠에서 연습을 하기도 했죠.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매우 좋은 환경이랍니다."이런 열성으로 '휘모리'는 작년 심평원 체육대회에서 공연을 맡아 직원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보통 공연일정이 잡히면 1개월 전부터 연습해 '합'을 맞춰 나가요. 그런데 악기 특성상 연습하는 것이 쉽지 않다보니 개별적인 노력이 많이 필요하죠. 에어컨 없는 강당에서 땀 범벅이 되면서 연습에 매진한 적도 많아요."지난해 심평원 체육대회 공연에서 호응을 얻었던 '휘모리' 회원들.배 차장은 네 가지 악기 중 징을 맡아 하고 있다. 징은 그 무게만 4kg으로, 악기 중 가장 무겁워서 들고 돌면서 연주하는 것 또한 오랜 연습이 필요하다. 그 또한 처음 징을 접하고 2~3주간 몸살을 앓았다고."연주자들이 모두 큰 원을 따라 돌면서 연주를 해요. 그러다 보니 무거운 징은 여자 회원들이 맡기 힘든 악기죠. 한 번 치면 그 거대한 진동이 팔을 따라 어깨까지 전해지는 짜릿함도 있고요." 앞으로 배 차장은 '휘모리'의 실력을 더 키워 더 많은 공연에 나설 수 있길 기대했다."우리의 고유 전통악기들의 향연, 함께 즐겨보실래요."2012-09-24 06:34:58김정주 -
"여론이 약사에게 등돌린 이유를 아나요?"이대 약대 헬스커뮤니케이션연구원 초대 원장에 취임한 원희목 전 의원. "현대 사회에서 보건의료인에게 헬스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필수적인 소양이 됐다. 그만큼 이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19일 이화여대 약학관에서 진행된 헬스커뮤니케이션연구원 개원식에서 대한약사회 회장출신이자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원희목 전 의원이 초대 원장에 취임했다.원 전 의원은 정치계를 떠난 후 이대 약대 임상약학대학원 교수로 선임, 후학양성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원 전 의원은 "해외에서는 이미 헬스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대한 연구와 강의가 활발한 상황인데 반해 국내에는 이 부분의 연구가 미약한 것이 항상 안타까웠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헬스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대한 연구와 활용이 현재 보건의료인들 직면한 위기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처음 만들어진 이번 연구원을 통해 헬스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다음은 원희목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헬스커뮤니케이션 연구원 설립배경과 취지는.=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헬스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개념 조차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항상 아쉬웠다.현재 약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약 편의점 판매 등의 현안들도 따지고 보면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이 문제가 됐다고 본다.국민 여론이나 언론이 약사들에게 등을 돌렸던 것도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재에서 온 결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이제는 보건의료인들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헬스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고 모델링을 거쳐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그러던 중 마침 이대 약대가 PHC(Pharm Healthcare Communication) 센터를 설립하고 임상약학대학원에서 강의를 진행하게 되면서 대학 학장을 비롯한 교수들과도 뜻이 맞았다.-이번 연구원의 역할과 계획은.=헬스커뮤니케이션 범주에는 의사와 약사간, 의약사와 환자 간 소통 등 다양한 소통이 존재할 수 있다. 또 보건의료인들은 여러 과정에서 실제 헬스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고 있다.이번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헬스커뮤니션을 연구하는 단체인 만큼 이것이 제대로 된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학문을 정립하고 실용 가능한 모델링을 해 나갈 것이다.또 각계 각층의 자문위원을 구성해 보건의료계 전반에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학문을 정립해 나가는데 이바지 해 나갈 것이다.-초대 원장으로서의 역할과 과제가 있다면.=약사회장 당시 한약분쟁과 의약분업을 겪으며 정부를 상대로 투쟁과 협상을 진행했던 것, 정치인으로서의 활동 모두 헬스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그동안 몸소 느끼고 직접 체험한 것들을 학문적으로 연구해 보건의료인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이를 위해 학생들 교육과 더불어 약사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다. 또 그동안 쌓아온 보건의료계, 정부 등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연구소를 활성화 해 나갈 계획이다.2012-09-20 06:44:48김지은 -
"생활밀착형 약무, 우리 손에 달렸죠"국민의 공복 공직약사들을 만나다 [5] 서울시청 남영진 팀장집 안 한 켠에서 나뒹구는 오래된 약들, 어떻게 먹고 어떻게 처리할까.국민보건 수준이 향상되면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욕구에 비례해 의약품의 올바른 인식 등 교육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서울특별시청 남영진(이대약대·56) 약무팀장은 지나치기 쉬운 우리 생활 곳곳의 의약품 정책을 챙기는 실무 중심에 있다.서울시청 약무팀은 중앙 정부정책은 물론 25개 서울 자치구 보건소의 각종 약무행정 전반을 총괄한다.의약품 유통체계를 확립하고 품질 관리, 마약류 오남용 예방 및 몰수 마약류 처리, 중독자 치료보호, 수입요건 확인 몇제 약 추천 등이 주요 실무다.현재 서울시 소속 158명의 공직약사들이 시립 의료기관과 보건소 등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시청 보건정책과에는 현재 7명이 시의 약무 총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올해부터는 서울지역 의약품 안전사용정책 자문단을 운영하며 기초조사와 질 관리방안 강구, 지역사회 자원 활용방안, 교육과 홍보, 평가 등 서울시에서 진행되는 다방면의 약사업무를 주도하고 있다.남 팀장은 영등포구, 구로구, 양천구, 강북구를 돌면서 지도점검 업무를 거쳤다. 시립병원 2곳의 약제과에서 일한 적도 있다. 또 성동구에서 방문보건과 영유아모성, 정신보건, 치매관리사업을 두루 수행해왔다."서울시는 1985년에 발을 들였으니 공무원 생활이 벌써 28년 됐네요. 당시 시립영등포병원 약제과에서 근무하다가 같은 구 보건소로 옮겨 의약무 행정을 시작하게 됐지요."남 팀장은 약사로서 할 수 있는 약무행정 전반을 아우르는 베테랑 공직약사이지만, 학창시절에는 약사와는 거리가 먼 판사의 꿈을 키웠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이과계열인 약대를 입학하게 됐다."중학생 시절까지는 줄곧 판사가 꿈이었어요. 고등학교를 진학해 화학선생님을 좋아하게 되면서 그 과목이 재미있어지더군요. 결국 약사가 됐는데, 여기서 법을 다루는 분야를 찾았더니 공직약사가 딱 적성에 맞더군요."약과 법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았으니, 남 팀장으로서는 결국 공직약사인 현 직업이 '천생연분'이었던 셈이다.그러다보니 요즘에는 남 팀장의 30년 가까운 공직약사 업무 노하우를 묻기 위한 다른 지자체의 문의나 방문도 종종 있다고."2년 전부터 인력복지개발원에서 새내기 의약무 지도과정 강의를 맡고 있어요. 지난 20여년 넘게 경험했던 실무들을 풀어놓고 나면 질문이나 이메일을 많이 받게 돼요. 한 번은 충청도 내 2개 기관에서 당시 근무 중이던 강북구로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은 적도 있었죠."공직약사로서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는 남 팀장은 요즘 들어 약사들의 폭 넓은 가능성을 재발견하게 된다. 특히 개국이나 병원 취업에 치우치지 말고 더 큰 안목을 갖고 여러 분야 진출을 권했다."앞으로 보건의료 건강산업이 크게 성장하면 약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돼요. 그러나 단 10%만 공직약사로 진출하기 때문에 이 분야 인력풀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죠. 국회나 언론, 법조계 등 보다 폭 넓고 다양한 분야의 진출도 필요합니다."남 팀장은 이와 함께 국가의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인 제약, 바이오 분야 진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명공학 분야가 눈부시게 성장하는 만큼 다학제가 융합되는 첨단 의약기술 분야를 약사가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가까운 대만을 보더라도 약사들이 미국 FDA 승인 컨설턴트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있어요. 앞으로 약사가 성장할 수 있는 잠재 분야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현재의 연봉만을 생각하는 것 보다는 미래지향적으로 직능이 움직이길 희망합니다."남 팀장은 현재 조제료 인하와 일반약 약국 외 판매 등 약사직능을 둘러싼 여러 갈등과 고비에 대해서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반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특히 그는 약사들이 공직약사로 적극 나서는 도전정신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키우길 바라고 있다. 그 중심에서 약사회가 유기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약을 둘러싼 많은 변화는 세계적인 추세죠. 늘어나는 건강수요에 맞춰 의약품 안전사용과 공공의료 분야에 전문인으로서 중재 역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약사들이 새로운 건강수요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새 전환을 맞게 되지 않을까요."2012-09-19 06:44:52김정주 -
"비아그라, 여성용으로도 팔릴 뻔"국민의 공복 공직약사들을 만나다 [4] 특허청 김희수 과장얼마 전 미국 법원은 세기의 스마트폰 특허소송에서 삼성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애플에 1조원 이상을 배상하는 판결을 내렸다. 바로 지식재산권의 위력이다.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특허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 기업의 운명이 걸릴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특허청 화학생명공학심사국 약품화학심사과 김희수 과장(54·서울약대)은 벌써 15년째 이런 긴장감 속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특허 한 건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해요. 특허심사 업무를 신중하게 해야하는 이유죠."산업적으로 영향이 큰 만큼 업무 수행 중에 습득한 사실에 대한 비밀유지는 필수다.특허등재는 제품의 운명과도 연계가 깊다. 실제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 '비아그라'는 여성에게도 처방될 수 있었다."비아그라를 남성 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특허청구가 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특허심사 과정에서 등록이 안 돼 남성용으로 남게 됐죠."이 처럼 김 과장이 근무하고 있는 약품화학심사과는 의약품 관련 특허심사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의약 발명과 화합물 발견 등을 심사하기 때문에 구성원의 70% 이상이 약무직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특허청 직원 1500여명 중 약사면허를 갖고 있는 공무원은 37명이고 대부분이 약품화학심사과에 배치돼 있다.특허업무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만큼 시간이 많이 소요돼 야근도 많지만,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사명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게 김 과장의 설명이다.특허청 조직이 커지면서 약사 수도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박사 특채만 있기 때문에 구직의 벽이 높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하지만 김 과장은 대법원, 특허심판원 등에 약무직 공무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직 약사의 진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김 과장은 "(의약품의 경우) 특허소송 건수는 적지만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은 매우 크다"면서 "약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봉사정신을 가진 이들에게 적합한 직종"이라고 덧붙였다.2012-09-17 06:44:50최봉영 -
"아름다운 하모니 우리가 만들어 가요""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매주 수요일 저녁이 되면 JW중외그룹이 새롭게 터를 옮긴 서초사옥 교육장에선 아름다운 화음이 흘러나온다.올초 결성된 JW중외그룹 사내합항단JW중외그룹의 직원들로 구성된 사내합창단의 노랫소리다.JW중외그룹 사내합창단은 지난 2월 치열했던 오디션 과정을 거쳐 창단됐다.사내합창단의 회원수는 47명, JW홀딩스를 비롯해 JW중외제약, JW중외신약, JW생명과학, JW중외메디칼 등 그룹사 직원들이 균형 있게 참여하고 있다.사내합창단은 JW중외그룹을 대표하는 동호회로서 '노래'를 통해 그룹 내 소통과 화합의 주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사내합창단은 올해 초 결성 이후 매주 수요일 저녁 2시간씩 연습을 하며 화음을 맞춰가고 있다.사내합창단은 홀트 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를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은 박제응 교수가 지휘를, 정선영씨가 피아노 연주를 맡고 있다.사내합창단은 직원뿐만 아니라 임원들도 참여하고 있다.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 정경윤 상무와 마케팅1팀 이준호 이사는 직원들보다도 출석률이 높을 정도로 합창단 활동에 열심이다. 특히 이준호 이사는 합창단 회장을 맡아 원활한 운영을 위해 큰 힘을 쏟고 있다.지난 6월에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1박 2일의 일정으로 워크숍을 다녀오기도 했다.워크숍 장소는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펜션. '남자의 자격' 합창단 멤버들이 연습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워크샵 기간 동안 단원들은 그동안 연습했던 곡을 각 파트별로 집중 트레이닝 하면서 부족했던 실력을 보충했다.사내 합창단은 오는 11월에 열리는 홀트 정기공연에서 지금까지 갈고닦은 합창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공연 날짜가 확정되었다고 하니 벌써부터 긴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단원들과 함께 연습한 곡들을 선후배 동료들과 가족 앞에서 멋있게 보여주고 싶어요!"JW중외신약 개발팀 신문경 대리는 11월에 있을 정기공연에 대한 기대로 벌써부터 들떠 있었다. 올해 정기공연은 후원 10주년을 맞아 사내합창단과 장애인합창단이 함께 하는 특별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아름다운 하모니로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줄 아름다운 가을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2012-09-17 06:30:04가인호
-
"싸인의 박신양 뒤엔 우리가 있었다"국민의 공복 공직약사들을 만나다 [3]국과수 이상기 과장O월O일O시, 원인모를 사망사건 발생. 경찰이 보내온 부검 생체시료를 바탕으로 독극물과 혈액, 간 조직 등을 검사해 사인을 밝혀내야 한다. 제한시간은 단 7일.'막걸리 사망사건'부터 '우유주사',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까지 TV 뉴스를 장식하는 사건사고들을 조사하고 파헤치고 분석하는 핵심 요직에도 어김없이 약사가 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이상기(52·성균관약대) 약독물과장은 이런 이슈의 정점에서 20년 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약사다. 드라마 싸인의 법의학자, 현실의 '박신양들' 뒤에 있는 숨은 주역들 중 하나인 것."TV나 신문에 사건들이 터질 때면 '아, 우리 일이네. 곧 연락이 오겠군'하는 생각부터 들죠. 경찰 수사 중에 원인규명이 필요한 상당수 일들이 국과수로 넘어온다고 보면 돼요."이상기 과장을 만나러 갔던 날도 어김없이 그랬다. 병원에서의 돌연사, 의문의 사고사, 약물 중독 등 진상을 밝혀달라고 아우성치는 수십 개의 사건들이 그의 컴퓨터 속으로 순간순간 빨려들어오고 있었다.그가 국과수에 터를 잡은 것도 언 20년. 1987년 약대를 졸업하고 제약사 연구소에서 6년 가량 제제 연구와 시험법을 개발하던 열정 가득한 청년은 전공인 위생약학을 살리기 위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서면서 국과수의 문을 두드렸다."독성학이나 약물 분석학을 중요하게 다뤘던 전공을 살리고 싶던 차에, 때마침 국과수에서 약사를 모집하고 있었죠. 운이 좋았어요."그만큼 국과수는 약사들에게 문턱이 높은 편이다. 현재 국과수에 근무하고 있는 약사 인력은 총 35명 내외에 불과하다. 약독물과 10명을 비롯해 마약분석과, 지방 4개 분원에 각각 포진돼 실무 최전방을 사수하고 있다.작년 한 해만 국과수 약독물과에서 처리한 사건 수만 4000여건. 사인을 밝혀내기 위한 관련 증거물 종류 수만 무려 2만79종에 달했다.최근에는 우유주사 사건을 도맡아 원인을 규명하는 데 밤낮을 합해 꼬박 4일이 걸렸다고. 요즘에는 늘어나는 성범죄 탓에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화학적 거세' 약물 투여를 위한 실험 전담 약사 충원이 진행되고 있다."우리가 조사하는 것은 약물뿐만이 아니에요. 웅담 같은 고가 생약, 화장품, 농약, 식품 등 각종 사건사고에 얽힌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하죠. 한 15년 전인가요? 콩나물 잔류농약이 매번 신문 사회면을 장식할 때도 그랬고, 사인 물질을 찾기 힘든 막걸리 사망사건들까지 종류를 헤아릴 수 없답니다."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을 하나하나 밝혀내는 과정에 희열과 보람을 느끼면서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생길 때면 꿈에 나타날 정도로 사건이 머릿속을 멤돈다는 것이 이 과장의 설명이다.그만큼 눈에 띄지는 않지만 범죄의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또는 국민 생활 깊숙한 곳에서 기여한다는 사실은 이 과장에게 가장 큰 힘이자 공직약사로서 살아가는 원동력이다.약사들이 약국이나 병원, 제약 등 한정된 영역에 편중되지 않고 더 넓은 영역으로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도 엿본다고."요즘은 국가적으로 공공분야나 사회안전분야 업무가 강화되는 추세에요. 약사로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영역에서 현재보다 진가를 더 크게 발휘할 가능성을 의미하는 셈이죠."이를 위해 이 과장은 직능을 살린 '명품 프로페셔널'을 강조한다. 그 핵심은 사명감과 지구력. 특히 면허를 보유한 약사들에게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약사면허증에 대한 유혹을 버려야 진정한 약사가 될 수 있어요. '수 틀리면 이직하겠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들면서 일에 전력을 다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죠. 사명감을 갖고 꾸준히, 그리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세요."2012-09-14 06:44:48김정주
오늘의 TOP 10
- 1창고형 H&B 스토어 입점 약국 논란...전임 분회장이 개설
- 2"반품 챙겨뒀는데"...애엽 약가인하 보류에 약국 혼란
- 3우호세력 6곳 확보...광동, 숨가쁜 자사주 25% 처분 행보
- 4‘블루오션 찾아라'...제약, 소규모 틈새시장 특허도전 확산
- 5전립선암약 엑스탄디 제네릭 속속 등장…대원, 두번째 허가
- 6AI 가짜 의·약사 의약품·건기식 광고 금지법 나온다
- 7약국 등 임차인, 권리금 분쟁 승소 위해 꼭 챙겨야 할 것은?
- 8대웅제약, 당뇨 신약 '엔블로' 인도네시아 허가
- 9온누리약국 '코리아 그랜드세일' 참여…브랜드 홍보 나선다
- 10전남도약, 도에 겨울내의 600벌 기탁…올해로 17년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