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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해진 심사에...'800억 유증' 지아이, 추가 위험요소는

  • 차지현
  • 2025-01-09 06:17:49
  •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현황·개발 중단 과제 등 추가, 투자위험 보강
  • 상장 시 추정 실적-실제 실적 괴리 사유 기재…깐깐해진 당국 심사 의식
  • 유증 후 주주가치 훼손 논란, 잇단 당국 유증 정정 요청에 철회 기업도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신약개발 바이오텍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일부 정정했다. 주요 파이프라인 등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고 투자위험 관련 내용을 보강했다. 상장 당시 제시한 추정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사유도 더욱 상세하게 기재했다. 유상증자에 대한 금융당국 심사 기준이 높아진 점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은 7일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 장명호 최고과학책임자(CSO)가 설립한 신약개발 바이오텍이다. 2023년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앞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0일 800억원 규모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1164만4800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 4430만4799주의 26.3%에 해당한다. 예정발행가액은 6870원으로 할인율 25%를 적용했다.

이번 정정신고서에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주요 후보물질과 보유 플랫폼에 대한 설명을 추가했다. 핵심 파이프라인 ▲면역항암제 'GI-101'과 'GI-102' ▲알레르기 치료제 'GI-301' ▲정맥주사제형 면역항암제 'GI-108'에 등에 대한 임상 진행 현황을 이전보다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파이프라인 개요(자료: 지아이이노베이션)
중단된 연구 과제에 대한 내용도 새롭게 기재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측은 "당사는 대사질환치료제·뇌질환치료제로 GI-210을 개발하고 있었다"면서도 "동일 시장 내 블록버스터 약물 시장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 감소와 당사의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GI-101/GI-102, GI-301)과 후속 파이프라인(GI-128, GI-213)의 우선적 개발 전략에 따라 GI-210 개발을 중단했다"고 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투자위험 요소도 보강했다. 특히 상장 당시 제시한 실적 추정치를 지키지 못한 사유를 상세하게 밝혔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기업공개(IPO) 당시 주당 공모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2024년과 2025년 순이익을 각각 926억원과 472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은 142억원으로 추정 실적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매출 역시 2023년 109억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 실적은 53억원으로 51.2% 괴리율을 나타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추정 기재한 2024년도 매출은 1486억원이었으나 달성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누적 매출 2428만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지아이이노베이션 측은 "IPO 증권신고서에서 추정한 GI-101, GI-301에 대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음에 따라 기타매출 2428만원만 발생했다"면서 "2024년 2월 시작돼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전공의 파업 사태로 인한 임상연구 참여도 감소, 상급종합 병원 환자 등 감소로 인한 환자 모집 어려움 등 직접적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또 회사 측은 "이와 같은 외부적 상황으로 전반적 임상 속도가 현저히 감소해 임상 결과 업데이트가 지연됐다"며 "이에 따라 잠재적 파트너사인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협상이 지연돼 매출에 괴리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실제 손익과 상장 당시 추정 손익간 괴리율이 발생한 근거로 관계기업에 대한 지분법손실도 들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개발하는 지아이바이옴과 프로바이오틱스 업체 메디오젠을 관계사로 두고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아이바이옴 지분 15.2%를, 메디오젠 지분 18.3%을 보유 중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측은 "지아이바이옴과 메디오젠에 대한 지분법손실을 2022년 97억원, 2023년 73억원, 2024년 3분기 13억원 인식함에 따라 실제 손익이 상장 당시 추정 손익 대비 괴리율이 발생했다"면서도 "지아이바이옴과 메디오젠은 당사의 중요한 파트너사이며 지속적인 지분법손실 발생에도 관계기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이번 정정신고서 제출은 유상증자에 대한 금융당국 심사 기준이 높아진 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금감원은 유상증자나 IPO 증권신고서를 한층 깐깐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분위기다. 그간 정정 공시는 금감원이 발행사와 주관사에 자진 정정 방식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최근 공식적으로 정정 신고서를 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금감원의 잇단 정정 신고서 요청 이후 유상증자를 철회하는 기업도 나온다. 작년 고려아연이 금감원 정정 요청 이후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이오플로우도 지난해 8월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이후 일정 지연과 주가 하락 등으로 유상증자 계획을 접었다.

이에 앞서 진원생명과학도 2023년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나 금감원으로부터 4차례 정정 요구를 받은 뒤 유상증자 계획을 접었다.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차바이오텍도 7일 금감원으로부터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금감원은 일부 상장사가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경우에도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유상증자 공시 전인 19일 종가 기준 지아이이노베이션 주가는 9750원이었는데 26일 종가 기준 주가는 7990원으로 4거래일 만에 18.1%가 빠졌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금액은 회사가 2년 전 상장 당시 조달한 자금의 3배 수준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상장 이후에도 전환사채(CB)와 전환상환우선주(RCPS) 등을 발행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각각 100억원 규모로 CB와 RCPS를 발행해 총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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