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우수, 저긴 턱걸이'…제약바이오 ESG 등급 다른 이유
- 차지현 기자
- 2026-09-30 06:00:58
- 요약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국내 KCGS·서스틴베스트부터 MSCI·S&P까지…평가 기준·가중치 제각각
- 같은 기업도 A·BB·AAA 차이…특히 지배구조 부문서 평가 엇갈려
- "평가 목적·산업별 중요도 달라 단순 비교 한계…등급보다 세부 지표 봐야"
- AD
- 캐나다약사, 2027년 시험절차 간소화에 따른 핵심 세미나
- 신청하기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ESG 등급은 평가기관마다 제각각이다. 같은 기업이라도 어떤 기관의 잣대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우수 기업이 되기도,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하나의 ESG 등급만으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판단하기보다 평가기관별 결과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같은 ESG인데 평가기관마다 잣대는 제각각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ESG 등급은 평가기관에 따라 같은 기업의 등급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으로는 한국ESG기준원(KCGS), 한국ESG연구소, 서스틴베스트 등이 있다. KCGS는 국내 상장사를 중심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 체계와 성과, ESG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지난해에는 상장사 1024곳의 ESG 전 영역을 평가했으며 최종 등급은 S, A+, A, B+, B, C, D 등 7단계로 나눴다.
KCGS는 지난해 지배구조 평가모형과 기준을 강화하면서 지배구조 부문의 중요성을 한층 높였다. 실제 KCGS 평가보고서를 보면 환경은 리더십·거버넌스, 위험관리, 운영·성과, 이해관계자 소통 등을, 사회는 노동관행과 안전보건, 인권, 공정운영, 정보보호, 지역사회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

서스틴베스트는 AA, A, BB, B, C, D, E 등 7단계로 기업을 평가한다. 자체 평가모형(ESGValue)을 활용해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반에서 기업이 직면한 ESG 리스크와 기회를 얼마나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기업 활동이 투자자와 근로자, 고객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장기 기업가치와 연계성도 평가에 반영한다.
반면 글로벌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기업이 재무적으로 중요한 산업별 ESG 위험과 기회에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를 동종업계와 비교해 평가한다. AAA부터 CCC까지 7개 등급을 부여하며 AAA·AA는 '리더'(Leader), A·BBB·BB는 '평균'(Average), B·CCC는 '후발' (Laggard)로 구분한다. 절대적인 ESG 활동량보다 같은 산업에 속한 기업들과 비교해 ESG 위험과 기회를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를 중시한다.
S&P는 등급 대신 100점 만점의 점수로 결과를 제시한다. S&P는 기업지배구조와 인적자본 관리, 리스크 관리 등 공통 항목과 함께 산업별로 중요한 ESG 위험과 기회를 평가하는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CSA)를 기반으로 한다. 평가기관마다 평가 기준과 가중치가 달라 동일 기업에도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KCGS A 받아도 다른 기관선 B+…엇갈린 성적표
국내 평가부터 보면 KCGS 통합등급이 확인된 17곳 가운데 11곳(64.7%)이 A등급을 받아 가장 많았다. 녹십자, SK바이오팜, 대웅제약, 대원제약, 동아에스티, 보령,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종근당, 한독이 A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B+등급은 JW중외제약 1곳, B등급은 광동제약·일동제약·한미약품 3곳, C등급은 제일약품·휴온스 2곳으로 집계됐다.
SK바이오팜은 KCGS 평가에서 통합등급은 물론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부문에서 A 이상을 받으며 고른 평가를 받았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A등급을 기록하며 KCGS가 선정한 2025년 지배구조 우수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HK이노엔도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A를 기록하면서 SK바이오팜과 함께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세부 항목에서는 사회 부문의 높은 등급이 두드러졌다. 17곳 중 11곳이 최고등급인 A+를 받았고 녹십자·JW중외제약·SK바이오팜·광동제약·제일약품 등 5곳도 A등급을 기록했다. 휴온스를 제외하면 16곳(94%)이 A 이상을 받은 셈이다. 환경 역시 조사 대상 모두 B 이상을 확보하며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2곳이 A등급을 받았고 JW중외제약·대원제약·유한양행은 B+, 제일약품·휴온스는 B로 나타났다.
지배구조는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에 기업들이 넓게 분포했다. A등급은 SK바이오팜·동아에스티·삼성바이오로직스·유한양행 등 4곳(24%)에 그쳤고 절반에 가까운 8곳(47%)이 B+를 받았다. 일동제약·한미약품·휴온스는 C, 광동제약과 제일약품은 D등급이었다. 사회 부문에서 16곳이 A 이상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지배구조에서 기업별 편차가 한층 크게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점은 국내 평가기관끼리도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KCGS와 한국ESG연구소 평가가 모두 확인된 8곳을 비교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KCGS A에서 한국ESG연구소 A+로 한 단계 높게 평가됐다. 이와 달리 녹십자와 대웅제약은 KCGS에서 A를 받았지만 한국ESG연구소에서는 B+를 기록했다. SK바이오팜·셀트리온·유한양행·종근당은 두 기관에서 모두 A등급을 받으며 평가가 일치했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KCGS에서 환경 A·사회 A+를 받았지만 지배구조가 C에 그치면서 통합등급 B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ESG연구소에서는 이보다 두 단계 높은 A등급을 받았다. 같은 기업의 ESG 수준을 놓고도 평가기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같은 'A'도 글로벌 평가는 달랐다…S&P 최대 51점 차이
글로벌 평가까지 범위를 넓히면 차이는 더욱 선명해진다. 서스틴베스트 평가 대상 8곳 중 유한양행이 AA를 받았고 녹십자·SK바이오팜·셀트리온·종근당은 A, 대웅제약·삼성바이오로직스·한미약품은 BB로 나타났다. KCGS에서 통합 A등급을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대웅제약이 서스틴베스트에서는 BB를 받은 반면 KCGS 통합 B인 한미약품도 같은 BB를 기록하는 등 국내 평가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MSCI가 평가한 4개 기업의 등급은 A부터 AAA까지 갈렸다. SK바이오팜이 AAA로 가장 높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한양행은 AA, 셀트리온은 A를 받았다. 이들 4곳은 모두 KCGS에서는 통합 A등급이지만 MSCI에서는 세 단계로 등급이 나뉘었다. KCGS와 한국ESG연구소, 서스틴베스트에서 모두 A를 받은 SK바이오팜은 MSCI에서 AAA를 기록했다.
100점 만점의 점수로 평가하는 S&P에서는 기업 간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S&P가 평가한 15개 기업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82점으로 가장 높았고 유한양행 66점, SK바이오팜 64점, 한미약품 57점, 동아에스티 55점 순이었다. 휴온스는 22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JW중외제약 23점, 광동제약 28점, 대원제약 31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KCGS에서 같은 A등급을 받은 기업들도 S&P에서는 점수 차이가 뚜렷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82점을 기록한 반면 KCGS에서 이들과 같은 통합 A등급을 받은 GC녹십자는 40점, 종근당은 39점, 대웅제약과 보령은 각각 37점, 대원제약은 31점에 그쳤다. 국내 평가에서는 같은 등급으로 묶인 기업들이 글로벌 평가에서는 최대 51점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평가 범위·측정 방식이 등급 갈라…"세부 지표 함께 봐야"
평가기관마다 결과가 엇갈리는 것은 ESG를 바라보는 기준과 측정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평가기관별로 평가 범위와 세부 지표, 가중치가 다르고 같은 항목이라도 무엇을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하는지 차이가 난다. 실제 글로벌 주요 ESG 평가기관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평가 결과 차이의 56%가 측정 방식, 38%가 평가 범위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기업이 공개하는 ESG 정보의 범위와 수준도 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공시가 충분하지 않으면 평가기관이 확보할 수 있는 공개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기관마다 사용하는 데이터와 정보 반영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더욱 복잡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인 환경·인력·지배구조 지표뿐 아니라 의약품 안전과 품질,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 등 산업 특유의 ESG 이슈까지 평가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어떤 이슈를 핵심 평가항목으로 보고 얼마나 비중 있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같은 기업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여지가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특정 평가기관의 등급 자체보다 평가 결과가 엇갈리는 배경과 세부 지표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관별 평가 기준이 다른 만큼 하나의 등급만으로 기업의 ESG 수준을 단정하기 어렵고 여러 평가 결과를 종합해 기업의 강점과 취약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기업 역시 개별 평가기관의 등급을 높이는 데 집중하기보다 ESG 성과를 일관된 지표로 관리하고 관련 정보를 충실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관련기사
-
제약사 ESG 숫자 열어보니…탄소·여성 엇갈린 성적표
2026-09-29 06:00
-
위원회 설치에 보수 연계…제약바이오, ESG 경영 본격화
2026-09-28 06:27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오늘의 TOP 10
- 1약가개편 우려 현실화...피타+에제 후발약 약가 33% 격차
- 2'통합약사' 국감 이슈화…약사·한약사·복지부 입장 촉각
- 3대형병원까지 진출한 한약사들...연평균 임금은 4243만원
- 413년 만에 다시 합친 동아제약…연 1천억 현금 직접 쓴다
- 5'여긴 우수, 저긴 턱걸이'…제약바이오 ESG 등급 다른 이유
- 6명인제약 창업주가 심은 씨앗…다문화 학생 472명 꿈이 됐다
- 7엔트레스토 특허 분쟁, 한-미 다른 결말…남은 장벽은 '허가'
- 8MSD, '포스트 키트루다' 출격 속도…항암신약 확보 잇따라
- 9품절 대응 국가필수약 협의회, 민·관 통합 거버넌스로 개편
- 10[기자의 눈] 씨앗 없이 열매만 기다리는 K-바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