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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모르고 넘어가는 마약류 투약[데일리팜=이혜경 기자] 배우 유아인이 지난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씨가 지난 2021년 1월4일부터 같은 해 12월23일까지 총 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합계 투약량이 4400ml가 넘는다'는 내용의 기록을 넘겨받았다'고 밝혔다.식약처의 '의료용 마약류 프로포폴 안전사용 기준'을 보면 간단한 시술 및 진단을 위한 프로포폴 투약 횟수는 월 1회를 초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되어 있다. 허가사항에 따른 처방·투약 용량은 55세 미만 성인 기준 전신마취는 체중 kg당 1.5∼2.5mg을 투여하고, 수술 및 진단 시 의식하 진정에는 체중 kg당 0.5∼1mg을 1∼5분간 투여해야 한다.일반 사람이라면 모를 수도 있는 안전사용 기준이지만, 관심만 가지면 금세 확인할 수 있는 정보다. 식약처가 지난해 발표한 '2021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국민 5164만명 중 1884만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 받았다. 국민의 2.7명 중 1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한 셈이다.하지만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하고도 본인이 마약류를 투약 받았는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의 경우 의료 사고 또는 연예인들의 투약 논란이 번질 때 마다 깜짝 관심을 받다가 또 묻혀 버린다. 지난 2021년 배우 하정우가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1심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 받았고, 최근 유아인이 프로포폴을 포함해 마약에 대한 조사를 받으면서 또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식약처가 지난 5월부터 마약류 안전정보 도우미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을지는 미지수다.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과 만났던 자리에서 기자 역시 마약류 안전정보 도우미 앱을 처음으로 설치했다. 과거 심사평가원의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본인인증 만으로 최근 1년 간의 의약품 투약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그리고, 여기에 마약류 투약내역만 골라서 2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이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안 게 부끄럽기도 했다.마약류 안전정보 도우미를 통해 지난해 마약류 마취제로 프로포폴 8ml과 최면진정제로 미다졸람 5ml가 투약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 뿐 만이 아니다. 이 정보는 마약류의약품 처방량 기준 전체환자의 10.7% 수준이었고, 동일연령대 사용량의 145% 수준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모르고 넘어가면 끝까지 모를 수 있지만, 알고자 한다면 개인정보 입력과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 내가 먹은 약, 그리고 마약류 투약 현황까지 간단히 확인 가능하다. 요즘에는 암 환자에게 처방 되는 마약류 진통제와 건강검진 중 수면내시경에 마약류 마취제가 쓰이면서, 처방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불법 투약을 넘어 의료용 마약류를 오·남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가 점검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2023-02-28 16:34:43이혜경 -
[기자의눈]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가격경쟁의 시사점[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한국의 전문의약품 시장은 가격이 경쟁력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돈을 지불하는 환자들에게 제품 선택권이 없고, 선택권이 있는 의사들은 보험약 판매마진이 없기 때문에 저가 처방 유인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때문에 같은 성분의 제품을 판매하는 후발주자라도 더 높은 보험 상한금액을 원하게 된다.하지만 치료비용이 높고, 제품수가 적은 제품 시장에서는 간헐적으로 가격경쟁이 이뤄지기도 한다.이번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라니비주맙) 바이오시밀러가 좋은 예다.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는 지난 1월 종근당과 삼성바이오에피스 2개사만 시장에 나섰다.2개사 모두 산정금액보다 적은 상한금액을 책정해 오리지널 루센티스를 압박했다. 종근당 루센비에스주는 병당 30만원으로, 오리지널 상한금액 82만636원의 36.6% 수준에 불과하다.삼성바이오에피스 아멜리부주는 일제제 오리지널 82만8166원의 56% 수준인 46만3773원에 등재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오리지널 상한금액의 80%에 상한금액을 받을 수 있지만, 2개사는 가격 경쟁력을 감안해 이보다 저가로 등재한 것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 아멜리부주는 오는 3월 가격을 또 내린다. 기존 46만3773원에서 35만원으로 약 24.5% 인하한다. 일각에서는 최저가 종근당 제품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같은 자진인하 경쟁은 건강보험 당국 입장에서는 손들고 환영할 일이다. 업체의 자진인하로 보험 재정 지출 감소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산정금액보다 저렴한 약제가 재정절감 첨병 역할을 하지만, 큰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산정금액보다 가격을 내린 판매예정가 제품도 사용량-약가 연동제가 적용돼 약가인하가 될 수 있다. 사용량-약가연동제 모니터링 시기에 상한금액이 인하가 되지 않으면 다른 제품들과 똑같은 사후관리 대상이 되는 것이다.저가약의 시장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 인센티브도 적다. 동일성분 의약품 중 저렴한 약으로 대체 조제하면 약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있긴 하지만, 처방약 제품 선택권이 없는 약사는 대체조제 자체가 쉽지 않다.더구나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오리지널 신뢰도가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등 후발주자 보다 훨씬 높는 상황에서 저가약 경쟁이 성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현실이다.따라서 저가 경쟁은 온전히 제약사의 몫이다. 제품 선택권이 있는 의사들을 상대로 저가약 선택의 당위성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두 제약사의 저가 전략이 성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희소성있는 저가약이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통해 가격인하가 활성화되고, 후발약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정부도 저가약 제품을 판매하는 제약사에 더 적극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펼쳐 후발약제의 순기능을 시장에 더 어필해야 할 것이다.2023-02-27 16:43:48이탁순 -
[오늘약사] 의료유인·알선행위 제도화한다는 정부우리나라 의료법은 환자에게 의료 유인 및 알선행위를 한 누구든지 처벌할 수 있도록 돼있다. 1981년에 제정된 이 조항의 입법 당시 국회 회의록을 보면 입법취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환자 유인행위는 병고에 지쳐 있는 환자의 어려운 처지를 악용하여 영리적인 목적을 추구하고자하는 비인도적인 동기에서 나온 것인 만큼 그러한 파렴치한 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진작부터 필요했던 것”아픈 것도 서러운 사람을 대상으로 돈 벌려고 하지 말란 뜻으로 풀이된다. 의료법에서 유인 및 알선행위를 금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료의 상품화를 막기 위함이고 의료기관들의 경쟁 과열이나 환자 유인에 따른 담합과 같은 불공정거래를 막고자 함이다.나아가 의료인이 오롯이 환자의 건강에 집중하라는 의도가 담겨있다. 환자를 유인하기 위해 본인부담금 할인, 교통 편의나 금품을 제공하는 것들이 해당 환자에게는 의료비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하더라도 그 비용 대비 질 떨어지는 의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하지 말라는 것이다.결과적으로 환자 유인을 위해 제공되는 편의들을 방치하면 환자들은 불필요한 의료 행위를 더 많이 무분별하게 이용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해치게 될 것이다. 결국 피해는 또다시 국민 몫이 된다.코로나19 팬데믹 시국에 따른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에 따라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을 중개하는 민간 플랫폼 업체들 십여 곳이 난립했다. 이를 그대로 방치해 두면서 현재 생겨나고 있는 폐해 중 하나가 바로 의료법 27조로 금지하고자 했던 의료 유인 및 알선 행위다.양면시장 구축을 위해 이용자 확대에 혈안이 된 플랫폼 업체들은 무분별한 의료행위 및 전문의약품 광고를 하고, 지불한 본인부담금을 100% 포인트로 페이백을 해주는 마케팅 이벤트를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며 동네 의원들까지 의료 대란이던 시기에 업체들은 진료비, 약 배송료 모두 0원 이라는 홍보로 의료 남용을 부추겼다.플랫폼이 자체 알고리즘으로 의원과 약국에 비대면진료 환자를 알선해 매칭해 주니 오피스텔에 책상과 전화기, PC만 있으면 진료 가능한 비대면진료 전문 의원이 생겨나고 배달 업체 창고 구석에 칸막이를 치고 운영하는 배달 전문 약국이 생겨났다. 윤석열 정부가 비대면 진료와 약배달 중개 플랫폼을 제도화 하겠다는 뜻은 의료법이 금지하고 있는 의료 알선 및 유인 행위를 제도화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게다가 이러한 민간업체 플랫폼 이용료를 플랫폼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수익자 부담이 아닌 의료 공급자에게 부과토록 하고 그걸 건강보험 수가로 보전해주겠다고 발표한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의 발상과 발언은 숙고가 있었나 의심될 정도로 처참하고 우려스럽다. 건강보험 재정으로 의료 브로커 배불리기 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는 발언이다.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 의사, 약사 주머니를 거쳐 민간 플랫폼 업체 주머니를 채워주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겠다는 좋은 명분에도 민간 업체 플랫폼 제도화는 어불성설이다. 플랫폼들이 시장 확대 타깃으로 삼는 이용자는 애플리케이션 이용도가 높은 젊은 세대이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지역도 이미 의료기관이 포화 상태인 도시 중심이다. 제도의 취지와 민간업체의 이윤추구 방향이 동떨어짐을 보건복지부가 모를 리 없을 것이다.윤석열 정부는 비대면 진료를 핑계로 대기업 자본 투자를 뒷배로 한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운영 민간업체들과 그 대기업의 배를 불려주려는 발상을 이제라도 중단해야 한다. 정수연 약사 이력 전 대한약사회 정책이사 서울시 강서구약사회 총무위원장 그레이그래피티 CMO2023-02-26 15:51:13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유통업체 통상일비와 지오영의 역할[데일리팜=노병철 기자] 국내 의약품 유통 대동맥을 책임지고 있는 리딩 도매기업들의 1일 영업활동비(일비)는 대략 2~3만원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17년 전 상위 20위권 제약기업 평균 일비 수준이다. 현재 이들 제약기업들은 매출 성장과 물가상승율을 반영해 대략 4~5만원 밴딩의 일비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중 미국계 외자사 알보젠코리아의 경우 업계 최고인 9만원을, 국내사 중에서는 대원제약의 명목 일비 8만원이 Top이다.의약품 유통 상위 업체별 일비를 살펴보면, 지오영·백제약품이 각각 2만5000원·1만5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지오영의 경우 영업사원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월 5억원 이상 매출을 발생하는 우수 직원에게는 5000원 더 많은 3만원이 온라인 입급된다. 이 금액에는 유류·주차·점심 식사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동원헬스케어·복산나이스·지오팜은 2만원·2만5000원·3만원으로 책정, 인천약품은 별도의 일비가 아닌 유류비 정산 방식이다.일비는 제약사·도매업체를 막론하고, 영업마케팅 직원들의 병의원·약국 방문 디테일·배송 등의 원활한 판촉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영업비와 복리후생적 개념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업사원 개인 용도의 '저금·용돈' 등으로 사용된다고 폄훼하는 시선도 있지만 대다수는 정상 영업활동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관망된다. 1인당 수십~수백 개의 요양기관을 담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빠듯한 것도 사실이다.영업·마케팅 관계자가 병의원·약국 방문 시 의약사에게 지급할 수 있는 판촉물은 소비자가 1만원 이하로 책정돼 있다. 2만원의 일비를 지급받는 도매영업사원이 있다고 가정할 때, 점심 식대와 유류비 등을 감안하면 디테일 비용은 사비로 충당해야 할 지경이다. 실제로 한 도매영업사원은 비현실적인 일비 체계로 판촉비는 아예 개인카드로 충당한다. 이 영업사원은 감귤 1박스 구매 후 10개씩 봉투에 분할해 거래처 디테일 포인트로 삼고 있다.현장에서 만난 도매 영업사원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는 일비 현실화다. 특히 변혁의 물꼬를 트고,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과감한 투자 마중물은 유통 1위 기업 지오영의 사명과 역할이라는 그들의 여론에 수긍이 간다. 지오영의 수도권 담당 영업사원은 140여명이며, 일비로 지출되는 연간 비용은 7~10억 안팎으로 추정된다. 실적·직급 구분 없이 3만5000원으로 일괄 인상 시, 예상액은 12억원 정도로 계산된다.지오영의 2021년 매출은 2조4000억원, 영업·당기순이익은 559억·396억원으로 유통업계 부동의 리딩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복리후생비로 쓰인 금액은 26억으로 전년대비 2억원 늘었다. 이러한 외형적 측면을 적극 감안·고려한다면 일비 현실화에 따른 재비용 3~5억원 증가분은 재무 건전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2010년, 현재 일비 2만5000원이 책정된 후 13년 간 인상이 없었던 점도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지오영그룹은 분명한 목표의식과 열정으로 11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역량있는 물류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규모 자동화 물류센터 증축·투명 재고관리 시스템 도입은 유통 선진화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다. 외형 확장의 중심에는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을 믿고 동고동락한 직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혁신의 아이콘인 지오영이 일비 현실화를 포함한 유통업체 복리후생의 새로운 대변화의 바람을 주도하길 기대해 본다.2023-02-24 06:00:02노병철 -
[기자의 눈] 배당에 숨겨진 복합적 의미들[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배당의 계절이다. 제약사들도 3월 주총을 앞두고 배당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배당은 외부서 볼 때 흔한 연례행사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고심이 담겨있다. 회사 사정에 맞춰 배당(현금)을 유지할지 늘릴지 줄일지 중단할 지 고려해야 한다.기업별 배당 정책에 대한 고심을 들여다보려면 살펴볼 요소가 꽤나 있다. 배당 지속성, 실적, 유동성, 투자 현황, 오너 지분율 등이다. 이들은 서로 복합적으로 연관돼 있다.먼저 배당 지속성이다. 이 회사의 배당 규모와 기간이 얼마나 유지되고 있느냐다.경동제약은 수년째 영업이익 역성장에도 고배당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의 수익 감소에도 주주환원 정책은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경동제약은 최근 10년(2012~2021년)간 매해 배당금을 지급했다. 총 규모는 884억원이다. 2022년 109억원(예정)까지 합치면 11년간 1000억원에 육박한다. 이 같은 규모와 매해 배당금 지급은 대형 제약사에서도 몇 없는 일이다. 앞으로도 경동제약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실적도 봐야 한다. 실적에 따라 배당 규모가 커지기도 재개하기도 한다. 반대로 규모를 줄이거나 배당을 접기도 한다.엑세스바이오는 올해 첫 배당을 실시한다. 무려 300억원 규모다. 실적과 연동된다. 회사는 코로나 특수(진단키트 등)로 호실적을 내고 있다. 매출은 2020년 1088억원, 2021년 4776억원, 2022년 1조339억원을 달성했다. 영억이익도 2020년 692억원, 2021년 2501억원, 2022년 4692억원이다. 엑세스바이오를 2019년 인수한 최대주주 팜젠사이언스는 약 75억원 현금을 쥐게 됐다.적자로 무배당을 고수하는 곳도 있다. 10년 연속 영업손실 위기에 놓인 삼성제약은 25년째 무배당이다. 삼성제약은 2021년 초 공장을 팔고 외주 생산으로 돌리면서 체질개선에 나섰지만 여전히 적자는 지속되고 있다. 향후 배당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유동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호실적에도 배당 규모를 줄였다. 2021년 46억원에서 지난해 27억원으로다. 배당 규모는 매년 작아지는 추세다.선제적 투자에 자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회사는 약 3000억원을 들여 충주 바이오 및 케미칼 공장을 준공했다. 3000억원은 이연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98억원)의 30배가 넘는 수치다. 업계로 봐도 최상위 수준 투자액이다.현재 작업중인 GMP 인증이 끝나면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당장 배당은 줄었지만 그 이면에는 선제적 시설투자라는 팩트가 숨겨져 있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유용환 이연제약 대표지만 배당보다는 선제적 투자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의 주주환원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항상 논란의 중심이 되는 최대주주 지분율도 따져봐야 할 요소다. 특히 적자에도 배당금이 유지되거나 커질 경우 비난의 화살을 받을 수 있다. 오너 호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다만 위에 언급한 대로 배당의 목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업별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배당 자체나 규모에만 의미를 두면 기업의 방향성을 알기 어렵다. 배당의 숨겨진 의미를 찾으면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해석은 각자의 몫이어서 꿈보다 해몽이 될 수 있다. 다만 투자하는 기업을 자세히 봐서 나쁠 것은 없다.2023-02-24 06:00:00이석준 -
[기자의 눈]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올해 결론내자[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올해로 C형 간염의 무료 국가건강검진 항목 도입을 논의한 지 8년째다. 2016년 시작한 타당성 연구를 비롯해 C형 간염이 국가 검진에 포함되는 것이 비용효과적이라는 분석 연구, 시범사업 결과까지 나왔지만 여전히 정부의 의중은 오리무중이다. 최근에는 추가 타당성 분석과 사후관리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가 추가로 나왔다.그간 정부가 C형 간염을 국가 검진에 도입하는 것에 미적지근했던 주요 이유로 유병률이 꼽혔다. 우리나라가 제시하고 있는 국가 검진 항목 도입 조건 5개 중 제1원칙인 '중요한 건강 문제일 것'에서는 유병률 5% 이상인지 평가한다. 하지만 C형 간염은 유병률이 1% 내외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논리다. 유병률이 가장 높은 70대가 1.7%로 나타났다.전 세계적으로도 C형 간염의 유병률은 1% 이하로 추정되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장은 다르다. 2030년까지 C형 간염 퇴치를 목표로 내걸며 이를 위한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입안을 요청했다. 이유는 C형 간염이 치료제의 발전으로 조기 진단만 이뤄지면 쉽게 완치가 가능하고, 반면 이를 방치하면 간경변증, 간암 등 중증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C형 간염은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DAA) 치료제가 등장하며 완치 시대를 열었다. 1%의 치료 실패 환자를 위한 재치료 옵션도 있다. WHO가 천연두 바이러스에 이어 C형 간염 바이러스를 퇴치 가능한 질환으로 규정한 배경이다.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유병률의 굴레에 갇혀있는 듯하다. 지난주 대만에서 열린 '2023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 2023)'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유병률을 언급하며 "한국은 국가 건강 검진 시스템을 지니고 있고 이는 모든 한국 국민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국가 검진에 C형 간염이 포함되면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며 "원칙에 따른 신중하고 보수적인 적용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유병률이 낮은 C형 간염을 전체 국민을 위한 검진 시스템에 포함하는 것이 맞는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여진다.애초에 유병률이 장벽이 될 거였다면 정부는 결론이 정해져 있는 문제에 연구비를 13억원 이상 쏟은 셈이 된다. 아무리 C형 간염 국가 검진 도입이 비용효과적이어도 유병률이라는 절대조건을 내밀면 모든 논의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 검진이 포함하는 항목에는 유병률 5% 미만도 존재해 유병률이 국가 검진 도입의 절대적 기준이라 볼 수도 없다.올해 새로 나온 연구 결과에 대한 리뷰가 이뤄진다. 정부가 이번에도 유병률을 거론한다면 여기의 속 뜻은 '사실 유병률은 핑계고 C형 간염에 재정을 투입할 생각이 없어요'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희망고문을 한 지 8년째다. 이제 결론을 낼 때가 왔다.2023-02-23 06:15:25정새임 -
[모연화의 관점] 셀 수 있는 수인가…수치를 이해하게하라(22)많은 전문가는 숫자를 전달하면서 상대방도 똑같은 감정적 유대감을 느낄 거라 착각한다. 소위, 지식의 저주다.숫자는 기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숫자는 해독이 필요하다. 가령, 충북 괴산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혹은 태풍 힌남노의 최대 풍속이 초속 60m가 예상된다는 위험 메시지는 객관적으로 보이기는 하나, 대다수의 위험 인식에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숫자의 해독은 인간적 경험으로의 변환으로 완성된다. 예컨대, 규모 4.1의 의미는 실내에서 대다수가 느낄 수 있는 진동으로써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라는 설명이 필요하다. 초속 60m의 풍속은 가로수를 뿌리째 뽑거나 철제 송전탑을 휘어 놓을 정도라는 경험적 묘사가 동반되어야 한다. 숫자가 경험으로 전환될 때 인간은 그 숫자를 이해하고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아울러 숫자는 셀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삶 속에서 직관적으로 인식된다. 예컨대 "성인의 40%는 집에서 화장실을 사용 후 손을 씻지 않는다"는 문장보다 인간이 셀 수 있는 손가락 숫자에 기반한 설명인 "성인 5명 중 2명은, 집에서 화장실을 사용 후 손을 씻지 않는다"는 문장이 좀 더 직접적인 것처럼 말이다.측정을 위한 숫자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현무 씨가 베트남 달랏으로 여행을 떠났다. 베트남 달랏은 해발 1500m라는 설명을 하며, 우리나라로 치면 강원도 같은 곳이라 비유했다. 해발 1,500m라는 숫자로는 어느 정도인지 와닿지 않았지만, 대관령 양떼목장이 해발 1,200m라는 비유를 통해, 달랏이 꽤 높은 곳에 있구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종양 측정에서도 비유는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종양이 4cm 이상이면, 악성 위험 커?’라는 머리기사를 읽고, 그것의 정확한 크기를 가늠하기는 (의외로) 쉽지 않다.그래서, 미국 보건복지부 국립보건암연구소에서는 암의 크기를 몇 cm이라고 설명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식품을 활용했다. 예를 들어 암이 1cm 정도라면, 완두콩 크기라고 설명하고, 4cm 정도라면 호두 크기라고, 7cm 정도라면 사과 크기라고 설명하면서 말이다. 약료 영역에서도 숫자는 전달되는 객관적인 수치가 아니라, 이해되어야 하는 수치여야 한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예컨대 A씨의 혈압이 작년엔 130mmHg였는데 올해 170mmHg로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의·약사는 수치를 보자마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숫자의 의미를 모르는 A씨는 덤덤할 수 있다.전문가는 숫자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서 그 숫자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내과 전문의 브라운과 버셀(Brown & Bussell, 2011)은 고혈압약 복용 행동을 독려하기 위해 127개의 논문을 검토하고, 고혈압의 위험과 고혈압약 복용의 이익을 표현할 방법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예를 들어, 170mmHg가 되었다는 사실 전달에 덧붙여, "정상 혈압에서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완기 혈압이 10mmHg 늘어날 때마다 뇌졸중과 심장병의 위험이 2배로 증가합니다"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40mmHg가 늘었다는 사실 직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질병과 연관지어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어떤가? 훨씬 생생한 위험으로 인식되는가?연구자들은, 약물 복용의 이익을 설명할 때도 "약물 요법에 따라 수축기 혈압이 고작, 3mmHg 낮아질 때마다 뇌졸중의 사망률의 8%나 낮아지고 관상동맥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5%나 낮아질 수 있다"는 메시지로 숫자를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주라고 제안한다. 꾸준히 잘 낮춰보자는 설득을 숫자와 질병을 통해 묘사한 예라 하겠다.종합하자면, 숫자는 말한 사람 혼자 이해해서는 의미가 없다. 듣는 사람도 이해해야 의미 있다. 건조한 통계 수치는 사람들에게 잘 닿지 않는다. 숫자는 다양한 비유를 거듭하고 나서야, 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 아울러, 환자가 어느 정도 그 숫자를 이해했는지는 건강 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숫자를 그저 숫자가 아닌 인간의 경험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헬스커뮤니케이터로서의 전문가에게 필수적이라 하겠다.2023-02-22 14:39:44데일리팜 -
[기자의 눈] 새내기약사가 본 비대면진료와 약사사회[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화상투약기, 상비약 자판기 및 배달 등 이슈로 최근 약사사회가 시끄럽다.최근 십여년 간 약사사회를 돌이켜 볼 때 의약품 약국 외 판매, 약대 신설, 상비약 확대 등 저마다 적지 않은 이슈가 있어왔다. 약국 내부적으로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 권리금 상향, 치들약(치고 들어오는 약국) 등 파고를 겪어 왔다.각론에 있어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화상투약기, 상비약 자판기 및 배달 등이 다른 영역이긴 하나,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자면 '비대면'이라는 키워드를 꼽을 수 있다.잠자리에 들기 전 식료품이나 화장품, 생필품을 주문하면 익일 아침 배송해 주는 새벽배송, 샛별배송은 물론 30분 이내 배송까지 보편화되고 있으며 음식을 주문할 때도 앱에 접속해 터치 몇 번으로 수 분 내에 내 위치로 음식을 배달 받을 수 있게 됐다. 전화통화조차 불편해 진 지 오래다.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도 마찬가지다. 의사와 전화통화를 토대로 늘 복용하던 대로 처방받고,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꽤나 편리해 질 것이다.정부는 6월까지 비대면 진료를 법제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기본적으로 약사회와 약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약 배달까지 강행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약 배달이 빠질 경우 국민 불편에 대한 모든 비난이 약사회로 향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모든 비난이 약사회로 향할 것이라는 선제 공격(?)에 약사들은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약사회 간 아무런 협의가 없던 시점에서, 정부 발표는 선전포고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한시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시작된 플랫폼 마저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것을 용납하기 어렵다는 게 약사들의 분위기다.기성세대 못지 않게 새내기 약사들 역시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는 1887명의 새내기 약사가 배출됐고 새내기를 대상으로 한 각종 세미나와 강의들이 활기를 띄고 있다.새내기 대상 강의에서 나오는 레퍼토리는 늘 같다. '이러다 약사라는 직능이 없어지는 게 아닌지 불안하다. 어떻게 될 것 같느냐'는 부분이다.새내기 약사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상담형 약국을 운영하고 싶어 약대에 진학하고 약사가 됐다는 메일 속 주인공은 연일 언론에서 나오는 배드뉴스를 보며 뭘 준비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이 보편화된다면 약국의 형태도 현재와는 상당부분 달라질 텐데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 하느냐는 물음이었다. 결국 원론적인 답변에 그치고 말았다.의정은 ▲대면진료 원칙, 비대면진료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 ▲재진환자 중심으로 운영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실시 ▲비대면 진료 전담 의료기관은 금지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는 게 현재까지 안이고, 약사회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약 배달을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는 정도가 약사회 입장이다. 대리인 수령을 맥시멈으로 하는 선에서 정부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약사회는 또 비대면 진료가 제도화 한다면 전송되는 처방전 형태는 표준화 되고 개방된 전자처방전 형태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성분명 처방, 대체조제 간소화, 사후통보 간소화 등에 대한 문제가 정부와의 협의에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시대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협의는 없다'는 강경책이 속 시원한 답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자칫 정부의 발언처럼 국민 불편에 대한 모든 비난이 약사회로 향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PlanA, PlanB, PlanC에 대한 준비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약사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이슈들이 늘 있어 온 시련이자 이슈일 수 있지만 새내기들 눈에는 불투명하고 불명확한 미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된다.약대 등록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의대나 치의대, 다른 대학을 선택하느라 약대 등록을 포기하는 사례가 줄 잇고 있다는 것이다. '약대 갈 바에야 의대를 가겠다. 약대는 답이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지 않도록 후배들을 위한 정책과 먹거리 창출이 필요한 이유다. 올해는 배드뉴스들 보다 굿뉴스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2023-02-21 17:27:57강혜경 -
[기자의 눈] 제약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기대감 커진다[데일리팜=황진중 기자] 바이오기업의 투자 유치 난항과 임상 실패 소식 등이 나오고 있음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오픈이노베이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유한양행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 개발이 순항하고 있어서다.힘든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신약 연구개발(R&D)을 위한 열정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 업계 네트워킹 행사는 여전히 활기차다.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의 공동연구도 활발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도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업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유한양행은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가 발굴한 레이저티닙을 지난 2015년 도입한 후 3년여간 추가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이전했다. 바이오기업에서 제약사, 글로벌 빅파마로 이어지는 오픈이노베이션 모범 사례다.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자체 진행한 레이저티닙 1차 치료제 목표 단독요법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하고 허가 변경을 추진 중이다. 오픈이노베이션으로 확보한 레이저티닙을 통해 자체 R&D 경쟁력도 강화하고 기술이전을 통해 글로벌 사업화 역량도 확보한 셈이다.유한양행이 보여준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혁신 방안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말도 나온다.유한양행 외에도 다수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 중이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티닙 도입부터 국내 조건부허가까지 6년6개월가량이 소요된 점을 보면 또 다른 모범 사례가 나타날 여지는 충분하다.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개최한 오픈이노베이션 플라자 등 제약바이오 업계 네트워킹 행사를 보면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열의는 얼어붙고 있다는 업계 상황과 달리 오히려 뜨겁다. 지난해 말 개최된 오픈이노베이션 플라자에는 바이오기업 29곳이 참가해 비즈니스 파트너링 36건을 진행했다.한국바이오협회는 바이오교류회를 꾸준히 개최 중이다. 참여 인원은 행사가 열릴 때마다 늘어나고 있다. 민간이 주도하는 혁신신약살롱은 개최 지역을 대전에서 판교, 오송, 대구, 송도에 이어 서울까지 확대했다. 행사장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보이던 다소 딱딱한 모습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어떤 기술을 알아보고 있다거나 어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된다.기술 탈취라는 말이 오가는 타 산업에 비해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분야에서는 더 좋은 약을 개발해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동료의식이 돋보인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글로벌 시장을 타깃 해야 하는 점 등도 업계 동료의식 고취와 협력 태도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탄생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R&D 경쟁력 강화를 기대한다.2023-02-21 06:15:09황진중 -
[기자의 눈] 약사회 총회 전자투표 도입을 환영한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한약사회가 다음달 열리는 대의원총회에서 안건 표결에 전자투표를 도입한다. 약사회 정기총회 사상 첫 시도다.약사회는 그간 수백명의 대의원이 참석하는 정기총회에서 안건 마다 대의원 결정에 따라 거수 혹은 무기명 비밀투표, 만장일치 등의 방법으로 표결해 왔다.거수 투표 방식이 이용될 때에는 약사회 사무국 직원들이 투입돼 일일이 수를 세야했고, 회의 시간이 불필요하게 늘어지는데 더해 정확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총회의장 선출이나 민감한 안건에 대해서는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이 이용되기도 했지만, 이 역시 투표 시간이 길어지면서 효율성 문제가 지적돼 왔다.그간 전국 대의원들이 모이는 정기 대의원총회의 경우 항상 총회 종결 전 회의장을 떠나는 대의원들로 인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주요 안건이 상정 처리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일부 민감한 안건의 경우 약사회 집행부 차원에서, 혹은 대의원들 사이에서 이 같은 관행을 악용(?)하는 사례도 공공연하게 존재해 왔다.그런 점에서 이번 약사회의 대의원총회 전자투표 도입 단행은 안건 표결 절차로 인한 불피요한 지연을 방지하고 표결에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사실 약사회의 이번 전자투표 도입이 사실 획기적인 시도는 아니다. 의사협회의 경우 10년 전부터 대의원총회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고, 한의사협회 등 여타 직능단체들에서도 이미 사용 중인 방식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집행부들은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할 것을 의식해 효율성, 신속성, 정확성이 떨어지는 거수 방식을 고수해 왔던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최광훈 집행부가 회무 2년차에 접어들며 결단력 있게 시도하는 이번 전자투표 도입은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전자투표 도입에 따른 보안과 신뢰도 문제는 과제로 남아있다. 시스템의 안전성 확보와 더불어 내부에서 논의되는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는 등 보안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의사협회의 경우 대의원총회에 전자투표를 도입한 이듬해 투표 결과의 신뢰도 등의 문제로 대의원들의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었다.약사회는 은닉 성명 방식의 익명화 기술, 키 분할을 통한 관리자 부정 방지, 투표자 자가검증 기술, 이중투표 방지 기술을 적용하는 등 정부 중앙선관위가 제시한 전자투표 가이드를 충족해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약사회가 도입한 전자투표가 전체 회원 약사들의 민생과 직능 발전을 위한 현안과 안건 처리에 효율적이고도 신뢰도 있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2023-02-19 19:03:26김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