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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자금조달의 양면성과 기업가치

  • 이석준
  • 2023-05-31 06:00:49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기업의 자금조달은 경영을 위한 한 축이다. 일시에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선제적 투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자체 현금이 있어도 자금조달은 필수라고 말한다.

제약바이오 업체도 마찬가지다. 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임상을 끌어갈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R&D 인력 등을 관리할 부수 비용도 마련해야 한다. 그야말로 '쩐의 전쟁'이다.

자금유치는 기업가치로 연동되기도 한다. 일부 기업 주가는 자금유치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급등하기도 한다. 자금조달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이를 아는지 보도자료를 통해 '고금리 기조에도, 펀딩난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도' 등의 문구를 넣으며 홍보전에 나선다.

맞다. 자금유치는 기업의 능력 중 하나다. 다만 자금조달 목적과 방식,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격에 따라 향후 '나쁜 부메랑'이 될 수 있어서다.

급전 방식의 자금 조달일수록 더욱 그렇다. 특히 주가 상승 시기에 메자닌(전환가능채권 및 주식) 투자를 받은 바이오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코로나19와 맞물려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이다. 현 시점에서 이들은 투자금이 바닥나고 투자 원금을 토해내고 있다. 이중고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이 2020년과 2021년에 발행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교환사채(EB) 등 메자닌 발행 규모는 3조원을 넘는다. 당시는 대부분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가 급등했고 이를 틈타 메자닌 발행에 나섰다.

다만 이후 코로나치료제 임상 실패 등으로 제약바이오 열기가 식으면서 하락장이 2년 넘게 이어졌다. 실제 KRX헬스케어 지수는 2021년 이후 현재 절반 안팎으로 하락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투자자는 풋옵션(원금회수) 행사에 나섰다.

해당 바이오 기업은 풋옵션에 따른 자금상환 압박을 또 다른 자금조달을 통해 막고 있다. 더 이상 주가 하락으로 메자닌 발행이 어려운 제약바이오 기업은 주주 대상 유상증자에 손을 벌리고 있다. 주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유증열차를 탄다. 해당 기업들은 어찌어찌 자금을 마련했지만 또 다른 나쁜 부메랑이 될 확률이 높다.

상황은 고정 매출이 있어 상대적으로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제약사도 마찬가지다.

A사와 B사는 2021년 각각 1000억원, 70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풋옵션 도래 시간은 A사 오는 7월, B사 내년 7월이다. 두 회사 모두 발행 당시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낮아진 상태다.

풋옵션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다. 두 회사 모두 투자자가 만기까지 들고 있을 이유가 없는 무이자 CB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이나 만기 시 이득이 없어진 상황에서 제약사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바로 경영 개선 요구다. 이에 일부는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원금 요구 시 제약사도 경영에 위협이 생기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의 투자금을 활용한 R&D는 2~3년전만 해도 칭송을 받았다. 다만 현재는 무리한 R&D인지를 재점검 하고 있다. 일부는 손해를 감수하고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자금유치의 역습이다.

자금조달이 무조건 능력으로 치부받는 시대가 지났다. 상황이 180도 변했다. 향후 자금상환 압박을 생각해야 하며 최근에는 고금리에 이자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이제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자금조달 성격을 파악하고 양면성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래야 기업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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