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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 눈에 비친 논문표절과 그 이면의대 교수인 필자의 전공은 생화학분자생물학, 대중적인 말로는 생명과학이다. 이공계는 다 그렇지만 생명과학분야에서 학자, 특히 젊은 학자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하나다. 좋은 논문을 계속해서 내는 것이다. 좋은 논문은 여러 가지 잣대로 평가할 수 있지만 딱 한 가지만 든다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저명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을 말한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학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서 저명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려면 말 그대로 피 튀기는 경쟁을 뚫어야 한다. 온 힘을 다해 논문 1편을 내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두 다리 뻗고 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 때 훌륭한 과학자라도 계속해서 논문을 내지 못하면 수년 이내에 그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내어 주어야 한다. 예비 학자인 박사 과정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학위를 마치는 방법도 학자들이 살아남는 방법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 박사학위 논문으로 유명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지 못하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하더라도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주말도 반납하고 오직 실험실에서 수년씩 청춘을 불사르며 연구에 몰두한다. 국내 대부분 대학에서 이공계 박사학위를 받으려면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1편 이상 게재해야 한다. 학교에 따라 2~3편의 논문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해마다 이공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사람이 5000여 명에 달하는데, 이들 모두가 수년씩 주말도 없이 연구에 몰두해 박사학위를 받는다. 우리나라에서 외국 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이 1981년 236편에서 2010년에는 3만 9843편에 달할 정도로 장족의 발전을 했는데, 대부분이 이공계 논문들이고 인문사회계 논문은 미미한 실정이다. 이공계 학자인 필자에게 시시때때로 불거지는 사회 지도층의 '박사학위 논문표절' 사건은 참 어이가 없다. 이공계는 남의 논문을 표절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만일 남의 것 표절했다가 나중에 밝혀지면 과학자로서 그 사람의 인생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공계는 논문 표절보다는 데이터 조작 문제가 어쩌다 한 번씩 발생한다. 하지만 데이터 조작은 언젠가는 밝혀지기 때문에 정신이 나가지 않은 이상 데이터 조작을 하지 못한다. 박사학위 논문표절 사건은 대부분 비 이공계 분야다. 이공계와는 달리 국제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내지 않고도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고 검증도 헐렁하기 때문이다. 심층 조사를 안 해서 그렇지 만일 우리나라 박사학위 취득자의 논문을 다 조사한다면 꽤 많은 표절논문이 발견될 것이다. 확실한 근거도 없이 이렇게 단정하는 이유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자행되어 온 일부 대학의 부실 박사학위 수여가 공공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만일 지도교수가 실력이 있고 부지런하면 논문 표절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지만 지도교수도 나름 고충이 있다. 대학은 등록금 수입 때문에 박사학위를 남발하고, 교수는 쉽게 박사학위를 받고자 하는 학생들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기막힌 현실이다. 박사학위를 원하는 학생과 등록금 장사를 하는 대학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 부실한 박사학위다. 엉성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으니 논문표절, 심지어는 논문대필까지 일어나는 것이다. 논문표절은 국가적 망신이자 사회자산인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사기 행위다. 문대성 씨를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그의 논문표절은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박사학위가 있어야 한다는 교육 당국의 전근대적인 규정에도 원인이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IOC 위원이라면 체육대학의 교수가 되기에 손색없는 자격이지만 박사학위를 요구하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박사학위를 따야 했고, 실력이 달리니 남의 논문을 표절한 것이다. 문대성 씨는 자기 행위가 표절인 줄도 몰랐던 것 같다. 차제에 예체능 분야는 세계적인 기량이 있다면 박사학위가 없더라도 교수가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논문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공개한다면 논문의 수준도 올라가고 표절도 쉽게 발견될 것이다. 교육당국은 하루 빨리 교수임용 제도를 개선하고 논문 데이테베이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2012-05-17 10:25:07데일리팜 -
정부,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특허기간 중 제조한 제네릭 시험약(허가용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제약업계도 전혀 몰랐던 일이다. 한미 FTA 협정문 조항에 그런 문구가 있었는지, 특허법에 접촉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업계는 그냥 해오던 대로 했다. 식약청이 심사과정에서 적합판정한 약이므로, 판매해도 된다고 하니 특허기간이 지나서 시판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몰랐던 일을 정부는 너무 잘 알고 있었던 듯 하다. 취재과정에서 정부 관계자는 특허 기간 제조한 시험약 폐기가 당연한 것인양 판매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더 나아가 특허 기간 제조한 시험약을 판매했던 업체가 어디냐고 되려 기자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취재원의 당당한 모습에 기자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식약청에, 업계에 또 확인전화를 해봤지만 정부 관계자 말은 현실과 괴리가 있었다. 만일 한미 FTA 조항에 따라 특허 기간 중 제조한 시험약을 폐기해야 한다면 너무나 많은 양이 아깝게 버려지게 된다. 시판약이 해당 시험약을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같은 약이라고 보면 멀쩡한 약을 그대로 버리는 꼴이 된다. 식약청이 2007년 선진국의 제조기준을 벤치마킹해 도입한 GMP제도는 반드시 3번 연속 공장기계를 돌려 시험약을 제조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 균일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면 재보완해야 하는, 업계에서는 가장 부담이 컸던 제도이다. 한번에 적어도 10만정이 생산돼 이 약을 버리자니 들어간 돈이 많아 식약청은 시중 상업용으로 판매해도 된다는 해석을 내렸다. 특허가 걸린다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특허법에 있는 내용이라 한미 FTA 조항에 들어간 게 전혀 새로울 게 없다고 했다. 현장은 둘러보지 않고 특허법 내용을 한미 FTA 조항에 확대해석해 반영한 것으로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부정책이 현장과 반대로 간다면 신뢰를 얻기는 커녕 제대로 실행될 리 없다. 정부는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현장을 한번 더 보길 바란다.2012-05-16 06:35:23이탁순 -
이사장 선출에 허송세월 안된다한국제약협회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제약산업계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제약업계가 제약협회 이사장 선임문제로 허송세월하는 사이 이미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시행에 들어간 일괄 약가인하는 개별 제약회사는 물론 국내 제약산업계 전체를 벼랑끝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구심점을 잃은 산업계는 지리멸렬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은 이 정부의 자랑거리라는 한미FTA의 대표적인 피해업종인데다, 일괄 약가인하로 인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중심이 없는 국내 제약산업계는 '죽을 맛'이라는 피해의식만 서로에게 감염시킬 뿐 정부를 향해 '큰 그림에서 이렇게 지원해야 신약개발이 용이해진다거나, 이렇게 해줘야만 수출 증진이 가능하다'와 같은 긍정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정책적 요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한미FTA와 일괄 약가인하에 대해 나름 빚진 심경을 갖고, 이를 갚아주기 위한 산업진흥 정책을 모색중이지만 제약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약협회는 '산업계의 명운을 좌우할 중차대한 지난 3개월간' 사실상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물론 제약산업계가 일괄적으로 약가가 인하되는 과정에서 보여준 '복지부의 목표쏠림적 태도'에 실망한 부분도 적지 않겠지만, 그렇다고해서 희망이나 가능성마저 접을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 국내 제약산업계는 더이상 이사장 선출에 몰두해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이사장 선임은 차후로 미루더라도 우선 협회가 정상 가동되도록 해야한다. 회장 중심으로 협회를 정비해 한미FTA와 일괄 약가인하에 대해 정부가 일말의 부채감이라도 갖고있는 절체절명의 이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기왕의 사실이 된 한미FTA와 약가 인하에 발목잡혀 과거논리를 되풀이하는 우를 범해서도 곤란하다. 이제부터 국내 제약산업계는 글로벌 경쟁력, 신약개발, 수출과 같은 비전을 내걸고 이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정부의 지원과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히고 정부에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만약 '너무 어렵다'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되풀이하면, 이같은 주장에 내성이 생긴 정부는 귀를 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약업계가 상당 금액을 출연해 설립한 의약품정책연구소나 외부 경제연구소 등을 총 동원해서라도 임채민 장관의 눈을 확 뜨이게 만드는 요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촘촘하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또한 임채민 장관이 다른 부처와 논의할 때도 밀리지 않는 논리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시간이 없다.2012-05-15 06:44:51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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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선입견이나 편견을 인정하자이런 이야기가 있다. 20명의 사람에게 면접관 자격을 주고 10명씩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눈다. A그룹에는 팔등신 미녀사진을 보여주고, B그룹에는 못생긴 여자 사진을 보여줬단다. 그리곤 동일한 여자가 전화를 걸어 면접을 보게 했단다. 결과가 어떠했을까? 그렇다. 결과는 A그룹의 평균 통화시간이 B그룹에 비해서 월등히 높았다. 반면 B그룹은 통화시간도 짧고, 어떻게든 면접에서 불합격시키려고 했단다. 전원이 다 그랬다. 이 시험에서는 사진 속의 주인공이 전화를 건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못생긴 여자사진을 본 B그룹은 A그룹과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바로 선입견이고 편견이다. 얼마전 모방송사에서 끝난 '드림하이2'라는 하이틴드라마가 있었다. 그 드라마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은 노래도 못하고 외모(?)도 별로인 여자 아이인데 가수를 꿈꾼다. 그러나 중간에 발표회 때 'B급인생'이란 노래로 주위의 선입견과 편견을 거의 한방에 제압한다. 가사도 참 재미있다. '우리는 B B B급인생, A급이 되고싶은...우리는 非,非 非正常들, 頂上에 서고싶은….' 태어날 때부터 B급 인생이란 없다. 있다면 그것도 편견이다. B급은 늘 성공을 갈망하지만 다른 A급들과 자질부족과 특히나 환경측면에서의 열악함으로 B등급 평가를 받는 것이다. 저 유명한 Apple 사의 시작은 차고였다. 일본의 유명한 제약그룹인 다케다도 비타민에서 시작했다. 우리나라 1등 제약기업인 동아제약은 어떤가? 붕대와 소독약이었다. 앞의 예처럼 선입견과 편견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또 첫번째 면접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조금은 보편적인 선입견과 편견도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중소제약사가 뭘 좀 해보려면 들리는 편견은 너 따위가? 그 따위 규모에서라는 편견과 선입견이 먼저다. 오리지널=외자회사=좋은약, 복제약=국내사=나쁜약, 편견이고 선입견인지 알지만 존재한다. 복지부 정책 발표회 때 늘상 듣는 소리가 미국 Pfizer의 콜레스테롤 저해제인 Lipitor 단일품목의 한해 매출액이 13조원인데 국내 웬만한 상위제약회사 다 합쳐도 이 한 품목 못 이긴다며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글로벌신약으로 가야한다고 목청높여 외친다. 맞는 이야기다. 그래서 국내사들도 A급을 꿈꾸고 글로벌을 꿈꾸는 것 아닌가? 정부마저도 선입견과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우스갯 소리지만 얼마 전 큰 이슈가 됐던 유명한 S호텔연회장 한복 입장불가 기모노 입장가능 이 얼마나 우스운 편견과 선입견인가? 한복의 세계화를 외치면서도 정작 국내에선 기모노가 우대받는 세상. 한복은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줘서가 이유란다.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선입견과 편견에 시달리지 말고 이제는 차라리 쿨하게 인정하자. 까짓거 B급회사 C급회사 존재하는 선입견을 어쩔 것인가? 선입견과 편견을 인정하되 패배의식을 가지지 않고 꿈과 희망을 끝까지 잃지 않으면 된다. 다만 '드림하이2' 드라마의 대사처럼 B급이라서 A급이 되고자 하는 꿈조차 꾸지 못하게 하고 주저 않히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미 국내상위제약사들은 물론이고 중소제약사들도 글로벌 신약개발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신약 후보물질 개발까진 가지만 임상, 마케팅까지 소화하기엔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투자의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기존 국내시장에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여전히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쳐야만 하는데 이마저도 '그럴 줄 알았어'라며 꿈조차 꾸지 못하게 만들면 어쩌란 말인가? 다시 한번 강조해 말하건대 이미 국내 제약산업은 선입견과 편견을 쿨하게 인정하고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박수와 응원을 보내달라는게 아니다. 열악한 환경 아래서 도전하려는 도전의식을 억지로 패배의식으로 바꾸지만 말아달라.2012-05-14 06:41:00데일리팜 -
국회의원 김용익과 제약산업정부가 제대로 현황파악조차 하지 않고 제약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19대 국회에 입성하는 김용익 참여정부 청와대 전 사회정책수석이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쏟아낸 말인데, 제약산업에 대한 그의 공식적인 언급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 일 것이다. 이견이 존재할 수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매년 제약산업분석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약기업 가이드북도 내놨다. 이번 약가 일괄인하 과정에서도 제약산업을 분석한 자료들이 복지부로부터 적지 않게 나왔다. 현황을 아예 모르지 않는다고 웅변할만하다. 하지만 김 당선인의 일침은 유효해보인다. 김 당선인은 민주당 무상의료정책에 의약품이 빠져있는 것은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업을 들여다보려고 해도 제대로 파악된 현황도 연구실적도 찾아볼 수 없고,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물음에 답을 내놓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혁신형 제약기업을 인증해 제약산업을 연구개발 중심구조로 체질개선해 가겠다는 복지부 정책에 중소제약사나 유통업자에 대한 부분이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연구개발에 인색하고 규모가 작은 제약사 노동자는 실업위기에 빠지든 말든 잘 나가는 기업만 육성하겠다는 것은 정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의 이런 시각은 사회정책 수석으로 일하면서 보건의료 뿐 아니라 노동 교육 여성 등 다른 영역의 정책들을 섭렵한 결과다. 실제 복지부는 약가 일괄인하 논의과정에서 제약산업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우려를 등한시했다. 몇몇 제약사 관계자들의 의견만 듣고 실업위기는 우려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묵살했다. 약가 일괄인하가 가져올 건강보험 약제비 영향분석에는 공을 들인 반면, 이 정책이 제약산업 구조에 미칠 파장이나 고용에 미칠 영향은 연구조차하지 않았다. 김 당선인은 보건의료체계에서 제약산업은 중요한 세가지 '덩어리'(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국회 입성 후 중요 관심사 중 하나가 될 것임을 시사하는 언급이다. 김 당선인은 만약 민주당이 정권을 되찾을 경우 사회정책 '코디네이터'로서 청와대에 참여하고 싶다는 속내도 감추지 않았다. 국회의원 김용익, 그리고 만약 민주당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초대 복지부장관에, 청와대 진출 가능성도 점쳐지는 김용익. 김 당선인의 재등장이 제약산업에 대한 재해석과 새로운 정책 '접근툴' 재정립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물론 김 당선인은 "국회의원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리고 정치와 정책 수행은 다른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2012-05-14 06:35:04최은택 -
"차라리 행동하는 제약이 더 낫다"약국가를 대혼란에 빠뜨렸던 일괄약가인하 차액정산 문제가 뜨뜻미지근해진 분위기다. 물론 이 같은 분위기는 도매업계가 약국가에 2월과 3월 거래 물량의 30%를 5월말까지 보상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액보상 문제는 5월 말이되면 다시 한번 혼란이 야기될 수 있는, 찻잔 속의 태풍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대한약사회가 팜브릿지를 이용해 차액정산을 신청한 약국에 우선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점과 일부 제약사들이 돌연 차액보상 불가 방침을 통보하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기는 마찬가지다. 도매업체들이 속만 태우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죽했으면 한 약국주력 도매업체 임원은 "이제와서 도매 정책에 따를 수 없다는 제약사도 밉지만, 해주겠다는 말만하고 전혀 움직이 없는 제약사가 더 밉다"는 말로 답답함을 토로한다. 제약사 주머니에서 자금이 나와야 약국 보상이 가능하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행동에 돌입해야 한다는 간접적 표현인 셈이다. 더욱이 지난 1월 약가인하 당시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 도매 입장에서는 제약사 선보상에 목이 마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도매업계는 비협조 제약은 명단공개, 또는 결제 및 취급 거부와 같은 강력한 대응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도매가 약국에 약속한 기간도 3주가 채 남지 있지 않았다. 더 큰 혼란이 야기되기 전에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제약사들에게 무조건 도매 정책을 수용하라는 강요는 아니다. "차라리 보상을 못하겠으면 그렇게 통보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대책이라도 마련할 것 아니냐"는 도매업체 직원 말처럼 최소한의 정책 방향은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더이상 눈치만 보고 있지 말고 이제는 제약사 스스로가 행동에 나서야한다.2012-05-11 23:14:42이상훈 -
정부, 토끼몰이 멈추고 소몰이를국내 제약회사들이 정부의 토끼몰이식 압박에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리베이트 쌍벌제, 타이트한 공정경쟁규약 등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4월부터 6500여 품목의 보험약가가 평균 14% 일괄인하된데다 범정부의 대대적인 리베이트 조사마저 또다시 이어지면서 제약회사들은 코마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회생 가망성도 희박해 보이는 것은 약가소송 승리후 자신에 찬 정부가 일괄인하 이상 충격파가 큰 참조가격제까지 운운하면서 제약업계 안에서 소위 '의샤, 의샤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는 기운이 모두 휘발돼 버렸다는 점이다. 참으로 우려스런 현상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대부분 제약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현격하게 줄었으며, 2분기 역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형편으로 극적 반전의 계기가 없는 한 일괄약가인하제도에 앞서 우려했던 인적구조 조정 등이 하반기에는 필연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상황이 나쁜 것은 그간 연구개발에 앞장섰던 매출 상위제약사들의 충격이 더 크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을 혁신시킬 엔진으로 꼽고 있는 기대주들이다. 국내 제약사들에게 한층 나쁜 조짐은 의료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괄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과 후발의약품(제네릭)이 같은 가격이 되면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인식이 꿈틀대고 후발의약품을 판매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자발적 약가인하까지 검토하는 처절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원급 진료를 받는 환자들도 오리지널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는 점은 후발의약품 의존형 국내 제약사에게 매우 위협적인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길을 잃었다는 증좌는 혁신형 제약 인증 신청에서도 감지된다. 국내 제약(54), 다국적제약(10곳), 벤처(24) 등 인증신청내용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주관기관인 진흥원 조차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곳도 적지 않다"고 설명하는 기 현상은 국내 제약과 다국적 제약사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간 연구기반을 닦지 못한 국내 제약과 더이상 혁신이 필요없는 상황인 다국적 제약마저 정부가 제시한 인위적 안전존(safety Zone)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는 것은 사막화된 제약환경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겠다. 혁신형 제약으로 인정을 받아도 희망적이지 못한 것은 세제지원 등 미흡한 인센티브 때문이 아니라 기업이 혁신활동의 결과를 얻었다해도 보상체계가 없다는 점, 즉 기업의 이윤동기가 일괄약가인하로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일 것이다. 신약에 대한 프리미엄이 없는데다 글로벌에서 돈을 번다해서 별다른 혜택도 없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사람들이 극단적인 표현으로 "혁신형 인증기업이 제대로된 혜택을 받으려면 인증받지 못한 기업들이 쓰러져 혁신인증 기업 중심의 과점 시장이 되는 것 뿐"이라고 말하는 현실은 과장스럽지만 매우 암담한 상황만큼은 잘 보여준다. 정부는 이제라도 국내 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관리해 나갈 것인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 정책의 일환으로 부대적 의미의 정책을 내기전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육성과 내수보다 수출에서 강점을 갖는 기업을 키워내기 위한 장기 플랜과 세세한 정책 스케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 안으로 들어와 '여기가 혁신의 존'이라고 선언하며 '매우 작고 협소한 우산'을 펼쳐들기 전에 '정책의 고속도로'를 닦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다루는 학자들에게만 연구를 시키지 말고, 기업전문 학자들에게도 연구를 맡겨 미래 국내 제약산업의 갈길을 닦아야 할 것이다. 다시말해 리베이트 쌍벌제 1탄과 추진중인 2탄을 비롯해 공정경쟁규약, 일괄인하정책과 구상중인 참조가격제,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 및 탈 내수화, 건보재정 건전성과 산업의 수용성 등 여러 요소들을 치우침없이 조합해 일관된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의 제약산업에 대한 정책은 극단의 구석으로 몰아 포획을 목표로 삼는 '토끼몰이'가 돼서는 안되며, 몰이꾼과 대상이 더 불어 넓은 푸른초장으로 함께 나아가는 '소몰이'가 되어야 할것이다.2012-05-10 06:44:51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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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프리미엄'과 '언행일치'복지부가 주기로 했던 혁신신약에 대한 약가 프리미엄을 '안' 주기로 했다. 약가인하 시행에 대한 대가로 제약업계가 받기로 한 작은 선물은 택배 아저씨 손에 닫기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 지난해 6월 정부가 폭탄처럼 꺼내 든 약가인하 정첵으로 업계가 발칵 뒤집혔을 무렵 복지부는 혁신 신약의 가치에 대해서는 적정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협의체 구성을 먼저 제약업계에 제안했다. 정부와 업계는 워킹그룹을 통해 혁신의 개념과 범주를 설정하고 해당 신약에 대해서는 3년간 약가 가산을 인정해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후 중장기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할 약가제도협의체가 구성됐고 구성원에는 워킹그룹에는 없었던 가입자 대표와, 의료계 대표가 포함됐다. 업계는 그간의 논의가 도루묵이 될까 불안했지만 복지부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독였다. 하지만 복지부는 돌연 방침을 바꿔 약가제도협의체에서 워킹그룹 협의내용을 꺼내 놓았으며 새로 포함된 구성원들의 반대로 약가 프리미엄은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이미 경제성평가를 통해 인정된 약의 가치가 있기에 별도의 프리미엄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울상이 된 업계에게 복지부는 "한쪽 말만 듣고 결정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중학생 아이에게 기말고사에서 반 등수 5등안에 들면 LTE폰을 사주겠다고 약속한 엄마는 '지금 갖고 있는 3G폰으로 충분한데 뭘 또 사주냐'는 삼촌과 이모의 이구동성에 "그래, 듣고 보니 그러네?"라며 열었던 지갑을 닫고 말았다. 아이는 분명 5등 안에 들었다. 엄마는 정말 사 줄 거냐는 물음에 "물론"이라고 답했었다. 이세상 모든 부모, 아니 적어도 성인이라면 이같은 상황에 LTE폰을 사주는 것이 맞다는 것을 알고 있다. 행위에 대한 대가로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는 부모가 자식에게 '언행일치'를 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이는 이제 엄마의 말을, 약속을 믿지 않는다. 삼촌과 이모가 밉지만 그들에게 성토한다고 LTE폰은 생기지 않는다. 그래도 아이는 제약업계보다는 낫다. 적어도 삼촌이나 이모는 마음의 근간에 아이에 대한 애정이라도 있으니까.2012-05-09 06:35:18어윤호 -
'해외원정 진료비 1조원'과 인천 영리병원2004년 참여정부는 의료산업화의 논리로 병원협회의 조사결과라며 '해외원정 진료비 규모 1조원'을 제시했다. 이것은 언론에 연일 대서특필되면서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한 '의료 산업화'의 핵심 추진동력이 되었다. 국내에 영리병원을 허용하여 해외원정 진료비 1조원을 국내로 흡수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외국 환자까지 유치하자는 것이었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2돌 대국민 연설문에도 1조원이 공식 인용되었다. 그러나 이 1조원은 2002년 S병원의 L병원장이 M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에 불과했다. 물론, 병원협회에서는 이 같은 조사를 한 적도 없었다. 2002년 미국 병원들이 해외환자를 통해 벌어들인 진료비가 1조2천억 원이었으니, 정부 말대로라면 미국 전체 병원에서 진료 받은 외국인 환자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말이 된다. 나중에 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로 해외원정 진료비가 최대 1천억 원을 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때는 이미 참여정부가 '의료산업화'의 이름으로 경제자유구역에서 영리병원 허용 등을 위한 법적 토대를 완료한 후였다. 실체적 진실을 은폐한 허구가 승리한 것이다. 세월이 흐른 후에 거짓은 더 구체적으로 실체를 드러냈다. 2009년5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주최한 '한국 의료관광 컨퍼런스 2008'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2007년 해외 병원에서 진료서비스를 받고 지출한 금액은 1237억 원이었고, 외국인이 국내 의료시설에서 진료 받은 의료비는 572억 원이었다. 의료서비스 적자는 665억 원인 것이다. 그러나 이 665억 원마저도 상당부분은 해외 원정출산이나 장기이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듯 영리병원의 본격적인 출발은 거짓과 권모술수의 여론조작에 의한 것이었다. 지난 4월30일 보건복지부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영리병원의 설립허가절차를 마련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04년 참여정부가 영리병원 허용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며 과장과 궤변을 총동원한 이래 그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보건복지부가 6월에 보건복지부령을 시행하면 인천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에 600병상 규모의 영리병원이 설립될 계획이라고 한다. 건립비용은 약 6,000억 원이며, 투자자는 삼성증권, 삼성물산, 일본의 대표적 증권사의 계역사인 캐피탈 마켓 등이다. 복지부 시행규칙은 한국인 의사비율은 90%까지, 국내자본은 49%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내용적으로 보면 사실상 국내 영리병원의 변형이라 해도 틀린 것 같지 않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는 2011년 10월말 기준 1912명에 불과하며,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비율도 낮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건강보험 적용 병의원 대신 의료비의 100%를 본인이 부담하는 영리병원을 이용할 것이란 예측은 ‘상상력의 동원’에 가까울 듯싶다. 정부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설립한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에 대하여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결국 이것은 법령개정으로 영리병원이 건강보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익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 것이란 지적이 높다. 이렇게 되면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은 건강보험 적용 환자와 비적용 환자를 동시에 흡수하여 수익의 안정화와 극대화를 꾀할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잘 못 설계된 법과 제도라 할지라도, 일단 시행되면 자생력을 발휘하게 된다. 하물며, 막강한 자본과 엄청난 이해관계가 걸려있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내국인의 투자로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아직 진행형이다. 시장원리에 의해 요양기관간의 경쟁이 유발되면 의료의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의료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시장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시장실패 영역이어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더욱이 취약한 공공의료와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열악한 보건의료 현실은 영리병원 허용을 더욱 우려스럽게 만든다.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대부분 국가들의 의료제도는 의료서비스의 공급에서 공공부문의 압도적 우위로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달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정부나 공보험자인 공단은 건강보험 수가 외에 의료공급자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전무하다. 그리고 2005년 생명보험사의 실손형 상품 판매 허용으로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영리병원과 결합된 민간의료보험 상품의 출시는 건강보험의 미래를 더욱 암담하게 할 것이다. 금번 인천에서의 영리병원 허용의 근거와 논리가 과거의 ‘해외원정 진료비 1조원’을 자꾸 떠올리게 하는 것은 거짓이 얼마나 진실을 압도할 수 있는가를 충분히 목도했던 교훈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은 기본적으로 경제자우구역 거주 외국인들의 의료서비스 이용 환경 조성차원에서 설립되는 것"이라는 당국의 설명은 아무리 둘러보아도 믿기지가 않는다. 또 하나의 허구가 가공할만한 괴력으로 마침내 우리나라 보건의료에서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2012-05-08 06:35:44데일리팜 -
[칼럼] 약국과 약사, 이왕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고향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는 가끔 얼굴을 내미는 신통찮은 아들을 곁에 앉혀 두고 이런 저런 말씀하시기를 좋아하신다. 동네 대소사부터 심지어 어젯밤 꾸신 꿈이야기까지 안방 드라마 탤런트들처럼 실감나게 말씀하신다. 보통은 "네, 그러셨군요"하며 애써 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간 무심했던 아들의 죄를 덮으려 하곤 했었다. 묻혀버렸던 그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유독 부끄럽게 만들었던 '한편의 이야기'가 최근 뜬금없이 떠올랐다. 몇해 전 주부습진으로 고생하시던 어머니는 진물나는 손을 보여주시며 "고무장갑을 껴도 설겆이를 못하겠다" "스치기만해도 쓰리다"고 하소연하셨다. 딱히 할말이 없던 차에 "병원엔 가보셨어요"라고 퉁명을 부렸으나 들으셨는지 못들으셨는지 어머니는 "약국에 갔었는데 이쁘게 생긴 약사님이 '얼마나 아프실까. 병원에 가셔야하는데'라면서 손을 덥썩 잡아 민망했다"고 하셨다. "옮으면 어쩌려구하며 손을 뺐더니 더 꼭 잡으며 곧 나으실테니까 걱정 마세요"라고 하더란다. 신바람이 나신 어머니는 "글쎄, 그 약사님이 '점심 못하셨죠? 추어탕 사드릴게요' 해서 또 찡했다"고 하셨다. 민망했다. 짓무른 어머니 손을 잡아주었던 '그 약사님' 주말이나 휴일, 약국 문을 닫았을 때 소화제나 감기약을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소비자 불만은 이명박 대통령의 감기약 발언과 대중매체를 통해 필요이상 증폭된 끝에 2일, 약국 밖에서 의약품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으로 관철됐다. 이름하여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허용한 약사법이다. 약사법 개정과 관련한 논란의 한 가운데서는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해서는 어떤 의약품이든 약국 안에서, 전문가인 약사 아래서 관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할수록 약국의 부정적인 모습도 비례해 폭로되다시피했다. 약국이 복약지도를 하지 않는다거나, 의약품관리료를 줄여야 한다거나 같은 이야기들이 부풀려짐으로써 약사 사회는 이중삼중 상처를 입었다. 반면 설날이나 추석같은 명절에 소비자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겠다며 설날 차례상을 채 물리기도전부터 썰렁한 약국에 앉아 고군분투했던 약국의 노력과 '어머니의 짓무른 손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던 '이름없는 약사의 58년 헌신들'은 묻혀버렸다. 약국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매일 매순간 입이 부르터라 복약지도를 했던 약국이나, 온종일 문을 열어도 서너장의 처방전을 받기 힘든 동네약국들에게 이번 약사법 개정안 통과는 더 아프게 다가올 것이다. 대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약사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인 의약품을 빼앗아 편의점에 넘기는지 당사자들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약국들이 골목 골목 많은 나라에서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약을 먹여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인지 그 한계점마저 도무지 알길이 없는 상황이다.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를 허용한 약사법이 급히 상비약을 구입해야하는 상황만 소극적으로 커버하게 될 것인지, 이참에 돈벌이를 해보려는 유통업체의 감춰진 욕망에 따라 또 어떻게 춤을 추게 될 것인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힘들다. 약사사회 스스로도 "처음이 어렵지 앞으로 더 빗장이 열릴 가능성이 있으며, 그것을 심히 우려한다"고 보고 있다. 어떤 종류의 분노와 우려가 상존하든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는 현실이 됐다. 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니 예정대로라면 11월께 법은 시행될 것이다. 당연히 가정상비약을 전국적으로 깔아놓은 정부라면, 이번 법의 관철을 위해 일로매진했던 정부라면 의약품 안전 대책 마련에도 그에 못지 않은 열과 성을 기울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의약품을 돈 되는 상품군으로 만들려는 유통자본의 요구가 나오지 못하도록 가정상비약을 최소화하려는 자세도 명확히 해야한다. "약사분들께서 대승적 결단을 해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했다면 빈말이 되지 않도록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약사회도 마찬가지다. 100만인 서명운동을 비롯해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법을 막기위해 백방으로 뛰었다고는 하나 나타난 결과는 약사 회원들의 정서와 크게 다른 것이다. "어쩔수 없었다"는 상황논리를 더는 앞세우지 말고 석고대죄의 결심과 자세로 미래를 열어가는데 용감하게 앞장서야 한다. 우선 전문카운터, 면허대여 약국,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등을 척결하는데 나서야 하며 대다수 약사회원들이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복약지도 등을 할 수 있도록 실무 지원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럴 때만이 짓무른 손을 어루만지며 전문인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 했던 '그 따듯한 약손'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편의점은 할 수 없을 때만…제대로된 약은 약국에서" 개인 약사와 약사사회 공동체 역시 안전한 의약품의 파수꾼으로서 대반전의 꿈을 꾸어야 한다. 충분히 실천 가능한 꿈이라고 믿는다. 실제 일부 문제 약사들이 언론 등을 통해 집중 부각돼 그렇지 실상은 묵묵하게 약사 전문인으로서 역할에 헌신해 온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편의점의 역할을 줄여놓는 일이다. 그야말로 약국이 문을 닫는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때만 가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거꾸로 의약품과 관련해 전문적인 정보를 얻는 등 의약품을 제대로 구입하려면 '약국 가야한다'는 통념이 일상화되도록 개별 약사는 물론 약사 사회 전반이 한몸으로 움직여야 한다. 약사법이 제정된지 58년동안 약국에서만 약을 구입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의식이 흐트러지기 전에 신속하게 이같은 트렌드를 완성시켜야 한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 약사법 국회 통과를 계기로 그동안 해왔던 전반적인 약국 운영도 되짚어 보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듯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내 약국의 모습은 어떤지 밖에 나가 소비자의 눈으로 살펴보고, 고객이 약국을 방문했을 때 어떻게 맞이하고, 고객이 의약품을 요구했을 때 어떻게 반응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소비자를 길들이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편의점은 약국과 어떻게 다른지도 엿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명절이나 주말, 늦은 밤 더는 약국 문을 열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같은 고민은 이제는 벗어던질 필요가 있다. 차라리 휴식하면서 지금보다 한차원 높은 고품위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편의점 서비스를 압도해 나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더 유용해보인다. 편의점은 눈에 띄기 쉬운지는 몰라도 짓무른 손을 잡아주지 못하며, 열나는 환자의 이마를 진심으로 짚어주지는 못할 것이다. 이렇게 몇년간 흐르면 편의점은 고속도로 휴게소 상비약 코너처럼 최소한의 역할존으로 변모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긍정적으로 오늘의 문제를 바라본다고 해도 약국에서만 약을 팔도록 했을 때 보다 닥쳐올 현실은 훨씬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분노를 삼키고, 차갑게 반격하겠다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2012-05-07 12:24:49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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