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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산정률 48%라도 상위 50품목 손실만 최소 1600억[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제약업계가 제네릭 약가 산정률의 마지노선을 ‘48%’로 정부에 제안하는 방안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목표한 ‘40% 대’ 산정률에서 최악은 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때도 제약업계의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약가인하 영향권에 있는 상위 50개 제품만 놓고 보더라도 약가 산정률을 48%로 낮출 경우 연간 1600억원 처방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계단형 약가제도와 제네릭 최고가 기준요건 등이 복합 적용되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48% 적용해보니…약가인하 영향권 상위 50개 제품서만 처방액 1622억원 감소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이달 안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통해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이번 주로 예상되는 건정심 소위에선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포함한 기본 뼈대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40%대’로 낮추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제네릭 약가 산정률이 40%가 될 수도, 49%가 될 수도 있다. 현행 53.55% 수준과 비교하면 최소 3.56%포인트에서 최대 13.55%포인트까지 낮아지는 구조다. 제약업계에선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 연장선상에서 수용 가능한 제네릭 산정률을 48% 수준으로 정부에 제시하는 분위기다. 현재 산정률 53.55%보다 5.55%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현행 제네릭 약가 기준 대비 10%가량 인하된 수치다. 다만, 48%라는 산정률을 적용하더라도 제약업계의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약가인하 영향권에 있는 상위 50개 제네릭과 후발의약품의 합산 처방실적은 1조5406억원이다. 이들 제품에 산정률 48%를 적용할 경우 처방실적은 1조3809억원으로 쪼그라든다. 산정률이 53.55%에서 48%로 낮아지는 것만으로 상위 50개 제품에서만 연간 1597억원의 처방액 감소가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제품별로는 대웅바이오 ‘글리아타민(콜린알포세레이트)’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의 지난해 처방액은 1761억원이다. 산정률이 48%로 낮아질 경우 처방실적은 1578억원으로 183억원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유한양행 ‘로수바미브(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는 106억원, 삼진제약 ‘플래리스(클로피도그렐)’는 87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HK이노엔 ‘로바젯’, 제일약품 ‘리피토플러스’, 대웅제약 ‘크레젯’, 종근당 ‘리피로우’도 40억원 이상 처방액이 감소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산정률 40% 땐 예상 손실액 4000억원 육박…'계단형 제도' 등 추가 변수도 문제는 이같은 계산이 제약업계의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라는 점이다. 현재 복지부는 40%대 초반 산정률을 강력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의 48%와 차이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40%의 제네릭 산정률을 가정하면, 제네릭 상위 50개 제품의 예상 피해액은 3898억원에 이를 것으로 계산된다. 글리아타민과 로수바미브, 플래리스, 로바젯, 리피토플러스, 크레젯, 리피로우는 단일 제품으로만 연 100억원 이상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강화된 계단형 약가제도와 제네릭 최고가 기준이 추가 적용되면 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개편안에서 정부는 계단형 약가제도를 기존 ‘21번째 등재 의약품부터 15%씩 인하’에서 ‘11번째 등재 의약품부터 5%포인트씩 인하’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최초 등재 제네릭이 10개 이상일 경우엔 등재 1년 후부터 11번째 약가를 적용한다. 10개 이상 다수 등재된 제네릭들은 추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또한 ‘자체 생동 실시’와 ‘등록 원료의약품(DMF) 사용’ 등 제네릭 최고가 기준요건 미충족 시 약가인하 폭을 현행 ‘15%씩’에서 ‘20%씩’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런 조건을 모두 감안하면 제네릭 상위 50개 제품에서만 4000억원 이상 처방액 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2026-03-09 06:14:30김진구 기자 -
제약 노동계, 청와대에 고용 우려 전달...약가개편 저지 총력[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의 약가 개편안 확정이 임박한 가운데, 제약업계 노동계가 청와대를 찾아 약가인하 정책이 고용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화학노련) 의약·화장품분과는 최근 청와대를 찾아 보건복지비서관·노동비서관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면담에는 이장훈 의약·화장품분과 의장과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가 함께 참석했다. 이 의장은 데일리팜과 통화에서 “한국노총의 주재로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과 노동비서관을 만났다”며 “약가인하에 대한 의견을 노동자 입장에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약가인하를 강행한다면 고용 안정이 흔들리고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를 밝혔다”며 “이에 대해 청와대에선 확답해줄 수 있는 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덧붙였다. 약가 개편안은 당초 지난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통해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제약업계와 노동계 반발이 이어지면서 관련 일정이 한 차례 미뤄졌다. 이에 정부는 3월 중 건정심을 열고 제네릭 약가인하 산정률을 포함한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오는 11일 건정심 소위를 거쳐 이달 중순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는 일정이 거론된다. 노동계는 정부가 약가 개편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산업과 고용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인 개편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향후 건정심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응 수위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화학노련 산하 제약사 노동조합들은 오는 10일 1박 일정으로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승리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선 약가 개편 대응 방향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이 의장은 “2026년도 임금 협상을 위해 모이는 자리지만, 약가인하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노조 차원의 대응 방향 논의가 주요 안건이 될 것”이라며 “한국노총과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위원장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대책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와의 공동 대응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의장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도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국민 서명운동이나 국민 청원 등 여러 방식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협회와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은 지난 1월 29일 “노동자를 배제한 졸속 개편으론 건강보험 재정도, 제약산업도 지킬 수 없다”는 성명을 통해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국노총은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 제도 개편이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무분별한 약가 인하는 결국 노동조건 악화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과 건강권까지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건강보험 가입자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노동자·환자·국민을 배제한 채 밀실행정과 탁상행정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는 약가 제도 개편의 근거와 재정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사회적 논의 구조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향후 약가 제도 개편 논의 과정에서 건강보험 가입자의 이익과 노동자의 생존권이 조화롭게 반영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정책을 빌미로 노동조건 후퇴와 고용 불안을 초래하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2026-03-06 06:00:50김진구 기자 -
1년에 두번 맞는 HIV 치료제 '선렌카', 국내 진입 시동[데일리팜=어윤호 기자] 1년에 두번 맞는 에이즈 신약 '선렌카'의 국내 시장 진입이 임박한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HIV치료제 선렌카(Sunlenca, 레나카파비르) 승인을 위한 막바지 심사를 진행중이다. 이르면 상반기 내 허가가 점쳐진다. 구체적인 적응증은 '현재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다제내성 HIV-1 감염 성인 환자의 치료에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제와 병용요법'이다. 선렌카는 최초의 장기 지속형 HIV-1 캡시드 억제제로, 6개월마다 투여하는 피하 주사제다. 미국과 유럽 등 국가에서 지난 2022년 승인돼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HIV 치료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매일 경구 투여하는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장기 지속형 제제들이 하나둘씩 개발되며 그 투여 빈도는 2개월마다 혹은 6개월마다 투여로 진일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진행중인 적응증은 아니지만, 레나카파비르가 더 주목받고 있는 것은 HIV의 치료를 넘어 '예방'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다. 이 약은 지난해 6월 미국, 같은해 8월 유럽에서 'IV-1 감염 위험이 높은 체중 35kg 이상 성인 및 청소년에서 성관계로 매개되는 HIV-1 감염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출 전 예방요법(PrEP)'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예방요법에 쓰이는 레나카파비르의 제품명은 '예이투오(Yeytuo)'이다. 레나카파비의 예방요법은 임상 3상 PURPOSE 1 및 PURPOSE 2 연구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 PURPOSE 2 연구 결과, 레나카파비르는 배경 HIV 발생률(bHIV)에 비해 HIV 감염을 9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 2180명에서 2건의 사례가 발생했으며 이는 레나카파비르 투여군에서 참가자의 99.9%가 HIV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길리어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시스젠더 여성을 대상으로 레나카파비르를 노출 전 예방요법으로 평가한 PURPOSE 1 임상시험에서 주요 효능 평가변수를 충족해 이중맹검을 조기에 해제하기도 했다. 한편 국제학술지 겸 과학매체 사이언스(Science)는 지난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레나카바비르를 '올해의 과학혁신'으로 선정한 바 있다.2026-02-27 06:00:42어윤호 기자 -
한국로슈진단, 헌혈 혈액 말라리아 선별 검사 시약 출시[데일리팜=황병우 기자]한국로슈진단은 헌혈 혈액 내에 5종의 말라리아 원충을 핵산증폭검사(NAT)법으로 선별하는 검사인 코바스 말라리아(cobas Malaria)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내에서 헌혈 혈액 선별을 목적으로 한 말라리아 핵산증폭검사(NAT) 시약이 허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바스 말라리아는 헌혈 혈액 내 5종의 말라리아 원충을 분자진단 방식으로 선별하는 체외진단의료기기다. 대용량 자동화 분자검사 장비인 cobas 5800 system, cobas 6800 system, cobas 8800 system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 제품은 CE 인증과 미국 FDA 승인을 이미 획득했으며, 이번 식약처 허가를 통해 국내 도입 기반을 마련했다. rRNA와 DNA를 동시에 타깃하는 듀얼 PCR 설계를 적용해, 검체 내 말라리아 원충이 극소량만 존재하더라도 검출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측은 임상적 민감도 및 특이도 시험에서 100%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말라리아는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급성 열성 전염병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84개국에서 약 2억47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약 95%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보고됐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WHO 말라리아 우선 퇴치 대상국으로 지정돼 있으며, OECD 국가 중에서는 한국·멕시코·코스타리카만 포함돼 있다. 현재 국내 헌혈 혈액에 대해서는 말라리아 면역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항체가 생성되기 이전 단계에서는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수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면역 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차 반응으로 불필요한 혈액 폐기가 발생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에서는 말라리아 위험 지역 거주자 및 방문자에 대해 헌혈 1년 보류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WHO가 권고하는 최소 4개월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헌혈 제한 지역의 잠재적 헌혈자는 연간 약 3만1208명으로 추산된다. 한국로슈진단은 말라리아 PCR 검사가 현장에 도입될 경우, 헌혈 보류 기간을 보다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혈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혈액 자원의 활용도를 높여 국가적 혈액 수급난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킷 탕 한국로슈진단 대표는 "글로벌에서 검증된 코바스 말라리아 검사를 국내에 출시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신뢰할 수 있는 헌혈자 선별 도구를 제공해 수혈 안전성을 한층 강화하고, 환자의 수혈 관련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출시는 한국의 말라리아 퇴치 노력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의료 현장의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혈액 안전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2026-02-26 10:17:48황병우 기자 -
암질심 넘어선 '빌로이', 올해는 급여등재 가능할까[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암질심을 넘어선 위암 표적항암제 '빌로이'가 재도전에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클라우딘18.2(Claudin 18.2) 양성 위암 표적 치료제 빌로이(졸베툭시맙)는 지난해 10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고 현재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상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다. 2024년 9월 국내 허가된 빌로이는 지난해 2월 최초 도전에 암질심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곧바로 재신청을 제출, 결과를 만들어 냈다. 빌로이는 세계 최초로 승인된 클라우딘 18.2 표적치료제로, 위에서 발현 및 노출되는 단백질인 클라우딘 18.2와 결합해 작용하는 면역글로불린 단일클론항체다. 빌로이 허가의 근거가 된 SPOTLIGHT 3상 연구를 살펴보면, 빌로이와 mFOLFOX6(옥살리플라틴, 류코보린, 플루오로우라실) 병용요법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0.61개월로 위약군의 8.67개월보다 높았고,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도 18.23개월로 위약군 15.54개월을 상회했다. 또 GLOW 연구에서도 빌로이와 CAPOX(카페시타빈과 옥살리플라틴) 병용 투약군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8.21개월을 기록하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31% 낮췄다.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전이성 위암 환자 중 약 90%가 HER2 음성으로 나타나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표적하는 치료제가 절실했다"며 "HER2 음성 환자 중 약 40%가 클라우딘 18.2 양성 환자로 보고되는 상황에서 클라우딘 18.2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빌로이의 등장은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위암학회는 2025 년 1 월 6 일 공식 학술지 JGC(Journal of Gastric Cancer)의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정, HER2 음성이면서 클라우딘 18.2 양성 환자의 1 차 치료로 빌로이를 '최고 수준'으로 권고했다. 또 빌로이는 일본 내 위암치료 가이드라인, 유럽종양학회(ESMO) 임상진료지침에 표준치료 요법으로 등재됐으며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도 '우선권고요법(Preferred regimens)' 치료제로 등재되며, 전세계 위암 치료의 표준 치료요법으로 빠르게 자리잡았다.2026-02-26 06:00:46어윤호 기자 -
허가 후 5년째 비급여 레테브모, RET 항암제 불씨 살릴까[데일리팜=어윤호 기자] RET 항암제 '레테브모'가 이번엔 보험급여 등재 일정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실상 국내 허가 후 5년째 급여 적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환자들의 기다림만 길어지고 있다. 확인 결과, 한국릴리는 지난해 4월 RET 변이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레테브모(셀퍼카티닙)의 급여 신청을 재제출했으며, 같은해 9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다시 한번 통과했다. 현재는 경제성평가를 포함한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경제성 평가 자료를 포함해 자료를 이미 제출한 상태이다. 그러나 레테브모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 일정이나 협상 진행상황은 현재로서 확인하기 어렵다. 레테브모는 등재 절차 과정에서 그야말로 수난을 겪었다. 이 약은 2022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2년 1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기준이 설정됐고, 2023년 5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하며 비용효과성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2023년 8월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이 결렬되며 등재가 무산됐다. 이후 2023년 10월 3상 임상 전체생존기간(OS) 개선 데이터가 발표됐고, 회사는 이를 근거로 재도전에 나섰다. RET 변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1~2%에서 발견되는 희귀 유전자 변이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RET 표적치료제는 레테브모가 유일하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이나 면역항암제는 해당 환자군에서 반응률과 지속기간 측면에서 한계를 보여왔다. 한편 미국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가이드라인은 RET 변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레테브모를 'Preferred Category 1'로 권고하고 있다. 가장 높은 근거 수준과 전문가 합의를 충족한 등급이다. 글로벌 표준에서는 진단 즉시 고려되는 치료제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비급여 상태다. 물론 글로벌 표준치료라 할지라도 국내에서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은 항암제는 많다. 하지만 레테브모의 경우 이미 한차례 비용효과성을 인정받았던 약제가 협상 단계에서 좌초된 이후, 추가 임상 근거까지 확보했음에도 재논의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현재 약가참조국인 A7 국가 중 프랑스를 제외한 6개국(미국, 독일, 이탈리아 영국, 스위스, 일본)에서 레테브모는 임상현장에서 급여 약제로 사용되고 있다.2026-02-25 06:00:42어윤호 기자 -
권기범 제약협회 이사장 “정부, 현장 목소리 귀 기울여 달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건강한 규제도 필요합니다만 산업의 육성과 성장을 향해 정책 방향의 무게의 추를 옮겨 주시길 간곡히 부탁을 드립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17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은 24일 열린 제81회 제약바이오협회 정기총회에서 정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권기범 신임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참으로 중차대한 시기에 협회 이사장으로서의 소임을 부여받게 돼 무거운 소명감과 더불어 특별한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산업계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선진 생산 인프라 확충에 대한 투자 그리고 핵심 인재에 대한 투자 등 혁신적 활동을 통해 더욱 활기 넘치고 창의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품질경영 강화와 투명한 경영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품질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선진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관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정책 기조 전환을 요청했다. 권 이사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은 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커 가고 있다”며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선정한 만큼, 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예측 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산업을 육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이사장은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글로벌 톱7 진입의 문턱에 와 있다. 건강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산업의 육성과 성장을 향해 정책 방향의 무게의 추를 옮겨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노연홍 회장도 개회사를 통해 약가제도 개편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노 회장은 “지금 산업계는 약가인하라는 거대한 파고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지난해 11월 제약바이오 5개 단체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당초 지난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었던 약가 개편안이 안건에서 제외된 것은 정부가 산업계의 의견을 더욱 합리적으로 수렴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과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며 “산업 현장의 여건과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제도가 급격히 변화한다면 연구개발 등 각종 투자 위축과 경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이날 주요 보고사항으로 약가제도 개편에 대한 산업계 입장을 정리했다. 약가제도 개편 시행을 유예하고, R&D 등 혁신에 대한 확실한 지원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68% 수준의 일괄 가산을 적용하고, 이에 준하는 연구개발 투자 기업으로 가산 대상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기등재 약제에 대한 약가 인하 시에는 혁신성에 따른 차등 인하 방식을 정용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시장연동형 실거래가 제도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요양기관의 과도한 가격 경쟁을 완화하고 유통구조 왜곡을 막기 위해 현행 저가구매 장려금 지급률 20%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장기적으론 산업 육성과 약가제도를 정례적·실질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정부-산업계의 거버넌스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프랑스나 일본처럼 약가정책 수립 전후 상시 협의가 가능한 공식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이다. 협회에 따르면 프랑스는 의약품 가격 협상 부서와 제약산업협회간 프레임워크 협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일본은 정부 자문기구에 보험자·의료제공자·공익대표 등이 참여해 약가 개선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정기총회에선 ▲김우태 구주제약 회장 ▲윤재춘 대웅 부회장 ▲백인환 대원제약 사장 ▲정재훈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손지웅 LG화학 사장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 ▲일동제약 윤웅섭 회장 ▲JW중외제약 신영섭 사장 ▲한상철 제일약품 사장 ▲김영주 종근당 사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 등으로 구성된 15인의 부이사장단도 선임됐다. 총회에 앞서 시상식이 진행됐다. 윤원영 일동제약그룹 회장은 ‘제7회 대한민국 약업대상’을, 윤석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9대 이사장(일성아이에스 회장)은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최인희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실장 ▲최정인 유한양행 부장 ▲윤동민 한독 팀장 ▲공정한 휴온스 팀장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이도희 동아에스티 팀장 ▲임석재 유한양행 부장 ▲윤철희 한미약품 그룹장 ▲이명모 씨지인바이츠 팀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창을, ▲김정연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 ▲김정민 아이앤씨피 대표 ▲김성진 HK이노엔 생산팀장 ▲정재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표창을 각각 수상했다.2026-02-24 18:00:15김진구 기자 -
허-평-협 약제 '핀테플라', 보험급여 등재 절차 주목[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허가-평가-협상 시범사업 약제 '핀테플라'의 보험급여 절차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UCB제약의 드라벳증후군치료제 핀테플라(펜플루라민)는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경제성평가소위원회에 한차례 상정됐으며, 후속 절차를 진행중이다. 지난해 12월 국내 승인된 핀테플라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정부의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제2차 시범사업 약제다. 허평협 시범사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존재하는 가운데, 핀테플라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등 등재 절차를 무난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지켜 볼 부분이다. 극희귀 소아 난치성 질환인 드라벳증후군은 영아기에 발생하는 소아 뇌전증의 일종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질환의 대부분(80%)은 SCN1A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생후 12개월 전후에 발병하며 환자의 최대 15%가 유아기 또는 청소년기에 사망한다. 드라벳 증후군 환자는 신체 경직, 언어 발달 장애, 자폐, 정신지체, ADHD 등 신체적, 정신적 동반질환 위험이 높다. 보호자들 또한 24시간 돌봄 부담, 경력 중단, 소득 손실 등 높은 돌봄 스트레스와 낮은 삶의 질을 감내하고 있다. 드라벳 증후군 환자에서 장기간 발생하는 빈번한 발작은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돌연사(SUDEP)의 위험도 있어 발작을 줄이거나 멈추는 것이 질환의 주된 치료 목표다. 다만 기존 사용되는 항경련제 만으로 발작 조절에 한계가 있고 일부 약제는 오히려 발작을 악화시킬 수 있어 국내 치료 환경은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이었다. 핀테플라는 발작을 막는 역할도 있지만 소실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치료옵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핀테플라는 무작위배정 임상3상 3건(STUDY 1~3)을 통해 임상적 가치를 입증했다. 초기 등록 환자 119명(STUDY 1)과 이후 모집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UDY 3의 통합 분석 결과, 핀테플라 투여군의 월평균 경련성 발작 빈도(MCSF)는 각각 62.3%, 64.8% 감소했다. 특히 발작이 거의 소실된 상태는 핀테플라 투여군에서만 확인됐다. STUDY 2에서는 기저시점 6주–적정 3주–유지 12주로 구성된 총 15주 시험에서 기존 표준치료인 스티리펜톨(+클로바잠 및/또는 발프로산)에 핀테플라 또는 위약을 1:1 무작위 배정했다. 연구 결과, 기저시점 대비 MCSF의 50% 이상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은 핀테플라 병용군이 54%였지만 위약군은 5%에 그쳤다.2026-02-24 06:00:46어윤호 기자 -
반복되는 불순물 회수에도 끄떡없는 1600억 트라마돌 시장[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통증치료제로 사용되는 트라마돌 성분 의약품이 반복적으로 불순물 위험에 노출됐다.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동안 10개 업체 12개 품목에서 불순물 검출 위험성을 이유로 회수가 진행됐다. 트라마돌 단일제에 이어 시장 규모가 큰 아세트아미노펜·트라마돌 복합제에서도 연이어 불순물 초과 검출 사례가 등장했다. 트라마돌 함유 의약품은 불순물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이후에도 연간 1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시장을 유지했다. 삼진제약, 명문제약 등 불순물 위험이 불거지지 않은 업체들이 최근 트라마돌 처방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냈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하나제약의 트라미펜세미와 킵스바이오파마의 트라임에 대해 불순물 초과 검출 우려로 영업자 회수가 진행된다. 트라미펜세미는 불순물(N-nitroso-desmethyl-tramadol) 초과 검출 우려에 따른 사전예방적 조치로 시중 유통품에 대한 영업자 회수가 이뤄진다. 회수 제조번호는 총 2개다. 트라임은 불순물 허용기준 초과 검출로 총 4개 제조번호에 대해 영업자회수 명령이 내려졌다. 트라미펜세미와 트라임은 아세트아미노펜과 트라마돌로 구성된 복합제다. 중등도-중증의 급ㆍ만성 통증에 사용된다. 트라마돌 성분의 구조적 문제로 불순물이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트라마돌 성분의 불순물 위험성이 노출됐다. 식약처는 지난해 7월 트라마돌 성분의 니트로사민 불순물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생산 제품에 대해 시험 검사를 지시했다. 식약처는 트라마돌 성분의 완제의약품 공급 중단에 따른 영향과 대체의약품 현황 등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요청했다. 지난해 8월 29일 신풍제약의 트라마돌 단일제 신풍트라마돌염산염주에 대해 불순물(N-nitro-desmethyl-tramadol) 한시적 허용기준 초과 검출에 따른 영업자 회수가 진행된다. 회수 대상은 총 16개 제조번호다. 트라마돌제제의 첫 불순물 회수 사례다. 트라마돌 단일제는 각종 암 등 중증 및 중등도의 급만성 동통, 진단 및 수술후 동통 등에 사용되는 진통제다. 지난해 11월에는 제일제약의 트라마돌 단일제 마리트롤의 1개 제조번호에 대해 불순물(N-nitroso-desmethyl-tramadol) 허용기준 초과 검출에 따른 영업자 회수가 개시됐다. 최근에는 시장 규모가 큰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의 불순물 회수 사례가 속출했다. 지난해 9월 동구바이오제약의 자무라돌이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 중 처음으로 회수 대상에 올랐다. 불순물 초과 검출에 따른 사전예방적 조치로 23개 제조번호에 대해 회수가 진행됐다. 오스코제약의 아세타돌 3개 제조번호, 한국유니온제약의 아트라센 37개 제조번호, 삼천당제약의 듀오셋 10개 제조번호 등이 불순물 초과 검출 위험성을 이유로 회수됐다. 한국프라임제약의 아트라펜세미 16개 제조번호와 아트라펜 18개 제조번호, 한미약품의 트라스펜세미(3개 제조번호)와 트라스펜(3개 제조번호) 등도 불순물 우려 제조번호에 대한 회수가 이뤄졌고 올해에도 불순물 회수 사례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8월부터 총 10개 업체 12개 품목이 트라마돌 불순물 우려로 회수가 진행됐다. 회수 대상 제조번호는 총 136개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트라마돌 성분에 대한 불순물 위험이 확산했지만 처방 시장은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트라마돌 함유 의약품의 외래 처방시장 규모는 1572억원으로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트라마돌 성분 의약품은 2023년 1485억원에서 2024년 1533억원으로 3.2% 늘었고 지난해에도 예년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했다. 작년 아세트아미노펜·트라마돌 복합제의 외래 처방시장 규모는 1540억원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아세트아미노펜·트라마돌 복합제는 2024년 1456억원에서 2024년 3.2% 늘었고 지난해에도 유사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과거 발사르탄, 라니티딘 등과 같이 대규모 판매 금지나 회수가 진행되지 않은 데다 불순물 의약품의 인체 유해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처방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불순물 파동 초기와는 달리 문제의 제품에 한해 회수를 진행하면서 처방 시장 혼란도 최소화했고 대체 의약품이 많아 전체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아세트아미노펜·트라마돌 복합제 시장에서 불순물 위험이 노출되지 않은 제품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오리지널 제품인 얀센의 울트라셋시리즈는 작년 처방액이 319억원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제네릭 의약품의 불순물 문제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쏠림현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삼진제약과 명문제약의 제네릭 제품들이 두각을 보였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아세트아미노펜·트라마돌 복합제의 처방액이 115억원으로 전년보다 21.4% 늘었다. 시너젯이알의 처방액이 69억원으로 전년대비 31.5% 확대됐고 시너젯은 46억원으로 9.0% 증가했다. 명문제약의 아세트아미노펜·트라마돌 복합제 트라펜은 2024년 처방액 72억원에서 지난해 89억원으로 23.5% 늘었다. 시너젯과 트라펜 모두 불순물 검출 이유로 회수가 진행되지 않은 제품이다.2026-02-20 06:00:59천승현 기자 -
제약 노조 집단행동 촉발할까...약가개편 건정심에 쏠린 눈[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정부가 약가제도 개편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3개월 전 예고한대로 이달 중 건강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약가제도 개편 작업에 돌입한다. 제약사들은 제네릭 약가인하 강행에 강한 저항을 나타내면서도 인하율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제네릭 약가인하를 강행하면 사회적 논의 기구 설립을 요구한 제약 노조단체들의 집단투쟁 가능성도 제기된다. 복지부, 건정심 소위서 약가제도 개편 논의...제약업계 전방위 반대에도 강행 가능성 19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를 열어 약가제도 개편안을 최종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위원회에서 확정된 약가제도 개편 안건은 오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돼 의결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가 약가제도 개편 계획을 천명한지 3개월 만에 구체적인 추진 절차에 돌입하는 셈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건정심에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산정률을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내용이 담긴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당시 복지부는 올해 2월 건정심 의결을 거쳐 7월 시행을 예고했다. 제약업계가 약가제도 개편 시행 유예를 강력하게 요청했는데도 정부의 예고대로 본격적으로 시행 절차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복지부가 제네릭 약가인하 시행 유예나 약가인하 폭을 최소화하는 안건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복지부는 지난 12일 제약바이오협회에서 제약사 20여곳을 만나 약가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복지부 실무진들이 제약업계가 우려하는 피해 수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청취했다. 제약사들의 입장이 충분히 전달됐다”라면서 정부의 입장 선회를 기대했다. 제약업계는 제네릭 약가인하가 당초 예고한 내용이 관철되면 강한 저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발표 이후 제약업계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강하게 반대했다. 제네릭 약가가 낮아지면 연구개발(R&D)과 혁신 투자가 심각하게 위축돼 산업 성장동력이 상실되고 고용 감축, 양질의 일자리 상실 등의 악순환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게 제약업계의 약가제도 개편 반대 논리다. 제네릭 약가기준이 53.55%에서 45%로 설정되면 산술적으로 제네릭 최고가격이 16.0% 인하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개편 기준이 40%로 결정되면 53.55원이 40원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종전 보다 제네릭 최고가는 인하율은 25.3%로 커진다. 제네릭 1개 제품의 수익률이 20% 이상 내려간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이 체감하는 손실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개편 약가제도를 기등재 의약품에 적용되면 제약사들의 손실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연 매출 100억원 규모의 제품이 53.55%의 약가가 40%로 내려가면 산술적으로 연간 25억원의 매출이 증발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과 등록 원료 사용 등 최고가 요건도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면 약가인하 폭이 커지는 제품이 속출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개편 약가제도에 따라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를 받을 수 있다. 한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2개 요건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27.75% 인하되는 구조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 요건 미충족시 적용되는 인하율은 15%에서 20%로 확대된다. 제네릭 최고가 기준이 40%로 설정되면 기준요건 미충족 1개 제네릭은 32.0%, 2개 모두 미충족한 제네릭은 25.9%로 산정기준이 더욱 내려간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해 11월 약가제도 개편 발표 직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 차원 공동 대응을 위한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을 결의했다. 비대위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제약협동조합 등으로 구성됐다. 비대위는 제네릭 약가 산정기준이 40%로 낮아지면 연간 최대 약 3조60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수치를 근거로 정부 설득에 나섰다. 영업이익률이 10%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제네릭 수익성이 30% 가량 감소하면 사업 지속성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제약사들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비대위는 지난달 15일 중소기업중앙회관을 방문하며 중소제약사의 어려움을 적극 호소하기도 했다. 당시 비대위는 “간담회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한 약가제도 개편안이 원안대로 일방적으로 강행되면 중소·중견기업 기반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이 붕괴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뤘다”라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지난달 22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제약공단에서 노사 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약가인하는 국내 제약산업 미래에 대한 포기선언이자 고용 안정의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며 국민 건강 안전망을 무너뜨린다”라고 경고했다.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장은 “개편안이 원안대로 강행되면 산업 기분 붕괴와 필수의약품 생산이 위축되고 “중소중견제약사들이 밀집한 향남은 경영환경의 변화로 고용불안과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면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가 추진중인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은 중소·중견제약사에 심각한 경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면서 “일방적인 인하가 아닌 고용과 투자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분석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급격한 변화는 생태계를 파괴한다. 기업들이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달라”라고 호소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약가제도 개편의 의결과 시행 유예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대규모 약가 인하 방안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및 시행 유예 ▲약가인하가 초래할 국민건강과 고용 등 영향평가 실시 ▲시장연동형 실거래가 시행안 폐기 ▲중소 제약기업의 사업 구조 고도화 지원책 마련 ▲약가 정책과 산업 육성을 정례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정부–산업계 간 거버넌스 구축 등을 촉구했다. 제약업계 비대위, 노조단체들과 소통...한국노총 "사회적 논의 기구 마련" 촉구 복지부가 제네릭 약가인하를 강행하면 노조 단체들의 투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노조단체들이 요구한 사회적 논의 기구 설치 등이 묵살되고 일방적으로 약가인하가 추진됐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의약·화장품분과는 약가제도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간 매출 손실 규모가 총 1조2144억원, 기업당 평균 2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영업이익은 평균 52% 급감해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지난달 27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약가제도 개편안과 관련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의 입장과 우려를 전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황인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화학노련) 위원장, 신승일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의료노련) 위원장 등 한국노총 측 참석자들은 약가 인하가 제약바이오산업과 노동시장에 미칠 수 있는 심각성에 공감을 표하고 향후 관련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29일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에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노총은 29일 정부 약가제도 개편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노동자 배제한 졸속 개편으로는 건강보험 재정도, 제약산업도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자·환자·국민을 배제한 채 밀실행정과 탁상행정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라면서 “정부는 약가 제도 개편의 근거와 재정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사회적 논의 구조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향후 약가 제도 개편 논의 과정에서 건강보험 가입자의 이익과 노동자의 생존권이 조화롭게 반영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다“라면서 ”이번 정책을 빌미로 노동조건 후퇴와 고용 불안을 초래하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국적제약사들의 노조가 주축으로 구성된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도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에서 피켓 시위를 열고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민주제약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에 소속된 제약산업 단위 산별노조로 외국계 제약사 영업조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민주제약노조는 ”정책 방향이 제약산업의 고용 구조와 산업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약가 인하에만 집중됐고 이러한 개편이 고용 불안과 연구개발(R&D) 위축, 필수의약품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했다. 지난달 향남제약공단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상준 화학본부 경기남부 의장은 “정부 약가인하로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에 떨 수 있다. 고용이 불안하면 좋은 약을 생산할 수 없다”라면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제약업계 노동자들과 같이 상의하고 올바른 약가 정책을 시행했으면 좋겠다. 필요하면 투쟁에 나서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이동인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의약품·화장품 분과 사무국장은 “약가제도 개편으로 인한 고용불안과 구조조정에 맞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라면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제약산업 노동자의 목소리를 전 국민에 알리고 약가제도 개편안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겠다“라고 강조했다.2026-02-19 06:00:59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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