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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반약 택배판매 약국, 일벌백계 삼아야인터넷 블로거들 사이에서 '택배 약'으로 회자되던 오프라인 약국의 일반의약품 택배판매가 취재(5일자 "약 전국 택배 가능합니다"…종로 대형약국의 일탈 기사)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이는 '대면 판매'를 원칙으로 삼는 약사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어서 마땅히 법에 따라 엄중 조치해야할 사안이다. 보도를 통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약준모가 발빠르게 택배약 감시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고, 뒤이어 대한약사회가 문제가 된 종로지역 대형약국 관계자들을 20일 소집해 '자제를 권고하고 강력한 사후관리 방침'을 밝히기로 한 것은 약사 사회에 자정의 기운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택배약은 안일하고 허투루 볼 사안이 아니다. 택배약이 미래 약사 직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약사사회의 걱정이라면, 소비자가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측면은 사회적 관점이다. 대다수 약사들이 소비자들이 지명 구매하는 일반의약품에 대해서조차 "왜 이 약을 드시려고 하죠?"라고 물으며 소비자들의 건강을 챙기는데 비해 택배약은 소비자 건강엔 관심없고 다만 물건만 거래되는 행태이기 때문이다. 전국 약국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종로지역 일부 약국들이 택배를 통한 약판매에 앞장설 때 그 후폭풍은 결코 작지 않다. 택배약은 그 기전이 인터넷 약 판매와 하등 다를 것이 없어 자칫 무질서한 의약품 판매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대한약사회는 소비자들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라는 관점에서 블로거들이 거명한 약국에 대해 당장 조사에 나서고, 위법이 확인되면 가차없이 의법 조치해 다른 약국들에게도 경계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강력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서 약사의 역할'이라는 논리는 당위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2015-03-11 06:14:49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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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죄없는 자 돌로치라? 슬픈 제약산업의 강수대한민국이 일제 치하에서 벗어나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 역시 창립 70주년이 되는 한국제약협회도 '불법 리베이트로부터 광복의 날'을 맞기 위해 '자기발등찍기식이라는 비판'을 감수한 채 강수를 마련하는 등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산업이 불법 리베이트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으며, 어떻게든 이 컴컴하고 눅눅한 터널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심을 안팎에 천명하려는 비장한 의지로 읽힌다. 때마침 헌법재판소가 '리베이트 쌍법제를 합헌'으로 결정한 것도 의약품 거래와 관련해 불법 리베이트가 만연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여망을 담아낸 것으로 풀이되는 시점이라 제약협회의 고육책은 다행스럽다 싶으면서도 씁쓸한 산업계의 자화상으로 다가온다. 분기마다 제약협회 이사사 50곳이 무기명으로 리베이트 의심 기업을 적어내, 이중 가장 많이 거론된 제약사를 협회장이 경고하는 방식의 리베이트 사전관리 시스템을 운용하기로 한 제약협회의 결단은 고육지책이라하더라도 외견상 썩좋아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 이사사나, 이사사가 아닌 중소 제약사들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외부에 우리 잘못을 공연히 드러내 알리는 패착이다' '이사사들은 얼마나 깨끗한가' 같은 비판적 발언을 내고 있다. 실제 이같은 지적들에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경향적으로 과거에 비해 리베이트 행태가 약화됐다고는 하나 '리베이트 기업을 돌로 치라' 했을 때 돌을 집어들 수 있는 기업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제약협회가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제약산업이 발전과 퇴행을 가르는 '골든타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때문이다. 25일 제약협회 정기 총회 축사에서 김용익 의원(새정치)은 "제약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에 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더 커져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야할 산업"이라고 말했다. 손명세 심평원장도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심평원이 보유 역량을 갖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상근 병원협회장도 "우리국민의 아픔은 우리 약으로 고쳐야 한다"며 협회가 역할을 하겠다고 거들었다. 실제 최근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던 대기업 주도 산업이 중국 기업으로부터 위협 받으면서 국가적으로 제약산업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제약산업에겐 모처럼 찾아온 기회다. 제약산업의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려면 반드시 뛰어넘어야할 계곡은 불법 리베이트로 대변되는 의약품 유통시장의 불투명성이다. 이를 극복해야만 제약산업은 정부와 사회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 25일 총회에서 제약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배병준 보건산업정책국장도 "국내기업들이 불모지에서 R&D에 투자하고 혁신을 거듭하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이 비정상적인 영업관행을 이어가는 건 유감"이라고 콕 찝었다. 배 국장이 지적한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산업 내부와 정부, 국회가 더 산업을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김용익 의원의 말도 힘을 받을 수 없다. 이게 지금 제약산업계에 놓여진 환경이자 숙명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제약협회가 비판을 받으면서도 결단을 내린 '내부고발을 통한 사전 관리'는 수긍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반드시 지켜야할 전제 조건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이사사 50곳이 자신들의 잘못엔 관대하면서도, 그 밖의 중소 제약회사는 표적으로 삼는 인상이나 의도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공연히 제약산업 안에 분란만 키우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공산이 커진다. 제약협회 이사사 50곳이 투표하는 방식은 아무리 공평을 강조한다해도 구조적으로 불형평성을 내재하고 있는 만큼 보완책도 필요하다. 그러니 이사사 50곳 외 나머지 제약사들도 이사사를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둬야 할 것이다.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컴컴한 터널에서 함께 손잡고 빠져 나오겠다는 제약협회의 접근이 필요하다.2015-03-02 12:2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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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난, 오늘부터 흡연환자…한데 약국도 걱정나는 오늘부터 환자다. 20년 이상 '흡연이라는 질병'을 앓아왔지만, 환자로 진단 받은 적은 없었다. 그런데 오늘 국가로부터 환자로 분류됐다. 정부가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시작하는 탓이다. 엄밀히 말해 어제까지 멀쩡했던 나는 물론, 수많은 '흡연 동지들'이 한꺼번에 환자가 되었다.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될 것으로 알려진 작년 말 새해 금연결심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다만, 값이 오르기 전에 사놓은 두어 갑에 발목이 잡혀 여전히 편의점을 들락거리는 신세다. 그래도 가끔 금연을 꿈꾼다. 또 가끔은 엉뚱한 상상을 한다. 만약 담배갑에 흡연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그림이 인쇄된다면, 이를 가릴 케이스를 만들어 보자는 따위의 생각이다. 나는 과연 정부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가게 될까? 어떻게 결심에 이르게 될지 모르겠지만, 종합검진을 받는 것으로부터 출발해 보자. "콜레스테롤 총량이 높네요. 문제는 LDL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거죠. 왼쪽 경동맥에 혈전이 조금 쌓여 있는데 치료에 앞서 무엇보다 금연하셔야 겠어요." 내게 선택의 여지, 더는 없다.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수밖에 없는 거잖아." 그렇게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의원을 찾았다. "20년 이상 흡연질환을 앓으셨는데, 약간의 고지혈증도 있으니 자, 치료에 들어갑시다." 의사가 권고했다. 상담은 총 12주 6회까지 하기로 했다. 최초 상담료 1만5000원 중 본인부담금 4500원을 냈다. 앞으로 5번은 금연유지 상담료 본인부담금 2700원을 내야한다. "상담료 총액은 1만8000원 이군." 처방전을 들고 인근 약국에 갔다. 의사가 지정해 준 약을 '건네'받고 600원과 국고지원금 외 약값을 냈다. 600원은 약국이 받는 2000원 중 본인부담금이다. 약국이 받는 2000원은 건보공단과 환자 사이를 이어주고, 약을 보관하다, 건네준 대가로 받는 것이다. 정부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으로 일개 흡연자인 내가 번민하는 것 이상 지금까지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한축을 담당해 왔다고 자부하던 약사 혹은 약국의 기능과 역할은 한층 더 휘청거리게 됐다. 소비자 문턱이 제일 낮고, 그만큼 접촉면이 넓어 '1차 의료역할'을 담당했다던 약국의 과거 영화는 의약분업으로 한차례, 금연치료사업으로 또한차례 위협받게 됐다. 문턱으로 치자면 의료기관이 이번 정부 정책으로 더 낮아지게 됐다. 의약분업 이후 누군가 아침에 일어나 콧물에 미열과 기침이 난다면 자연스레 이비인후과를 찾는다. 분업이 만들어 낸 '의원 먼저 가는 행태'는 의료 소비의 새 문화가 됐다. 누군가 비장하게도 건강 때문에 금연을 결심한다면, 또 우연히 찾은 의료기관이 정부 금연치료 사업에 등록한 곳이고, 그곳의 의사가 권고할 경우 프로그램에 참여할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내가 금연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상의 내용이 이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약국의 고민은 앞으로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세이프약국의 약국 금연사업 성과가 좋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정부는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 프로그램에 약국의 자리를 만들지 않았다. 23일 기준으로 이 사업에 등록한 병원, 일반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보건기관은 6만4천여곳 중 1만4688곳이었다. 그렇다면 약국은? 2만여 약국이 있다지만, 이번 프로그램에는 등록할 필요가 없는 기관이다. 약국은 금연치료 프로그램에서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는 단순 역할의 윤활유일 뿐이다. 달리 말하면, 국민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공무원들의 머릿속에 약국의 자리가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고령사회나 건보재정 등으로 정부가 국민 건강관리 개념을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옮기는 모든 정책에서 약국이 배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한약사회도 정부 금연치료 지원사업이 틀을 갖춘 2월 초 복지부에 "금연치료에 약국이 참여하고 금연관리료를 신설하라"는 자료를 전달했었다.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약국의 역할이 '처방에 따른 조제로 한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약사회는 더 민감하게 알아차려야 하지 않을까? 보건의료체계에서 약국의 장점과 역할이 소실될까 걱정하는 탓이다.2015-02-25 12:24:53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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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문형표 장관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JW중외그룹 당진공장을 방문해 수액제 수출 프로젝트 진행 사항을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한 것은 국내 제약산업에 대한 '주무 부처의 관심 이동'으로 확대 해석할 만하다. 특히 연초 신년사에서 제약산업의 미래와 지원 등에 대해 한줄 언급이 없었다는 이유로 제약업계가 매우 섭섭해 했었다는 점을 되돌아보면, 지난 십수년 건보재정 일변도 정책을 펴온 복지부가 '제약산업계를 따사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려는 것 아닌가'하는 기대감 마저 들게한다. 문 장관의 이번 당진공장 방문 목적은, 작년 6월 자신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JW홀딩스와 사우디아라비아 SPC사가 체결한 수액제 공장 건설 MOU 진척 사항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이 MOU는 국내사가 외국에 수액제 플랜트를 수출한다는 측면에서 큰 관심을 받았었다. 문 장관은 이종호 JW중외그룹 회장, 이경하 부회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수액제 플랜트 수출은 국내 제약산업 글로벌화의 모범적 롤모델로 생각한다"며 "복지부도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장관은 이날 "수액제 3만셀을 더 만들려면 어느 정도 금액이 소요되는지 등"을 섬세하게 묻고 "(공장시설을 둘러보며)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특히 모든 생산시설이 자동화 돼 있는 것이 놀랍습니다. CGMP 인증을 받은 우리 국내 제약사가 있다는 것에 새삼 자긍심을 느낍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적 규제산업인 제약산업의 주무 장관 발언이라 잔뜩 기대를 부풀게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실제 국내 제약산업계 안에는 과감한 투자로 기반을 닦아 미래를 꿈꾸고 있는 JW중외그룹처럼 많은 기업들이 자체 신약개발은 물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 세계 시장 현지화 노력 등 글로벌로 진출하려고 아등바등 악을 쓰고 있다. 그런 만큼, 문 장관은 국내 제약산업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 그 안쪽에서 태동하는 산업의 역동성을 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더 많은 이야기를 현장에서 듣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제약산업을 대한민국의 유망한 성장산업으로 키워 세계 1000조원 시장에서 왕성하게 먹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주무장관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희망한다.2015-02-24 12:2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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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6년제 약사 1668명은 빛이자, 소금이다첫 6년제 약사 1668명이 탄생했다. 국시원은 "16일 제66회 약사국가시험에 1716명이 응시해 1668명이 합격했다"고 밝혔다. 합격률은 97.2%였다. 우리는 용기있는 도전으로 6년제 약학대학에 진학하고, 현장 실무실습 미비 등 충분하지 못한 교육 여건에서도 당당히 합격한 약대생들의 노력에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수 없는 새 교육과정에서도 소명감으로 6년제 약대생을 키워낸 약대 교수진은 물론 불편을 감수하며 기꺼이 현장 실무실습 교육을 담당한 프리셉터 약국, 병원약국, 제약회사 등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첫 6년제 약사 탄생은 기성 약사사회와 대한민국 보건의료시스템에게 선물이나 다름없다. 그런 만큼 6년제 약사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새내기 약사들'은 약사 직능은 물론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 보건산업 발전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줘야 할 것이다. 6년 교육 과정을 통해 스페셜리스트로 육성되었으니 현장 선배들의 장점은 취하고, 약점은 보완하려는 성숙함으로 보건의료시스템, 산업계, 공직 등에서 자리잡기를 바란다. 약국을 열거나 근무하는 약사라면, 미진하다는 사회적 평가가 따라붙는 복약상담을 일신하는데 앞장서야 하며, 제약산업계에서 일할 약사들이라면 진득히 자신의 직무에서 최고가 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약사들은 힘들면 약국으로 돌아간다'는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년제 약대 선택이 도전이었듯, 공직 등 사회 곳곳에 또다른 도전과 모험도 망설이지 않기를 기대한다. 교육계는 교육계대로 첫 6년제 약사를 성공적으로 배출했다는 안도감이나100% 합격률을 기록했다는 자족감에 취해 안주하지 말고, 미진한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는 현장실무실습 교육의 개선 방안 마련에 서둘러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교수진은 일방적인 교육 공급자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수요자 입장에서 교육과정을 진지하게 재 검토해야 한다. 그러려면 시장이 필요로 하는 역량있는 인재 배출의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진다는 사명감이 절실한 시점이다. 국가시험의 난이도 조정도 같은 맥락에서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절대평가라고는 하지만, 국가시험 합격률이 이번처럼 100%에 근접하게 되면 공연한 사회적 시비거리를 만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절대평가이면서도 목표하는 합격률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나 시장도 6년제 약사 배출에 맞춰 이들이 제 자리에 안착하도록 6년제에 걸맞는 사회적 대우를 마련하는데 인색해선 안될 것이다. 통상 6년제 약사들은 4년제 졸업이후 석사학위를 받는 사람들과 동급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6년제 약사 도입은 사회적 선택이었던 만큼 사회가 이들에게 합당한 지위와 보상을 하는 것은 의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함으로써 6년제 약사들이 보건의료시스템 안에서, 보건산업계 안에서 실력을 발휘하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사회적 선택으로 도입한 약학교육 6년제가, 당초 소기한대로 최대의 결과치(Outcome)를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2015-02-17 12:24:52데일리팜 -
미국 제약사 위한 허가특허는 안된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11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한미 FTA 협정 후속조치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을 심의, 식약처 원안과 국회 수정안을 절충해 합의안을 만들었다. 특허도전에 성공한 제네릭에 대해 '9개월의 우선 판매권'을 부여하는 한편, 특허가 남아있는 오리지널을 대상으로 제네릭을 개발하려 할때 취해지는 제네릭 판매제한 기간은 12개월에서 9개월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 절충안은 24일 오전 법안소위 의결 과정을 거쳐 상임위원회 전체 회의에 상정된다. 특허있는 의약품을 상대로 '특허 도전에 성공한 제네릭'에게 '우선판매품목 허가'라는 독점권(독점권이지만 단일기업에게 배타적으로 제공되는 권리는 아니며 복수의 가능성은 열려있음)을 부여하는 것은 우선 허가·특허연계제도의 형평성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미국산 의약품의 상당수가 특허로 보호받으며, 이 기간 중 특허도전이 시작되면 자동으로 '12개월의 제네릭 판매를 제한하는 권리'를 갖기 때문이다. 만약 특허도전에 성공한 제네릭에 대해 우선판매권이 없다면, 이는 특허있는 오리지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편향된 제도가 될 것이다. 다시말해 우리는 미국 기업을 위한 허가·특허연계법을 운영하는 이상한 국가가 되는 셈이다. 특허보호 못지 않게 특허를 널리 이용한다는 측면과 국내 제약기업간 치열한 경쟁체제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도 제네릭 우선판매권은 필수적이다. 일각에선 우선판매권이 없어도 기업들이 알아서 특허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안이한 발상일 뿐이다. 기업은 속성상 이윤동기가 확실하지 않은 일에 나서지 않는다. 특허도전에 나선 기업들에게 우선판매권을 부여하지 않으면 제네릭 발매가 늦어지는 것은 물론 특허 무임승차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다른 기업의 특허 소송 결과에 올라탈 수 있는 환경에서 누가 총대를 메고 특허도전에 나서겠는가. 눈치보다 편승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우선판매권을 차지하려는 기업간 특허경쟁이야 말로 특허를 널리 이용하게 만드는 수단이자, 기업의 R&D 욕구를 촉진시키는 장치가 될 것이다. 국회 합의 과정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우선판매권 기간 9개월이 보건산업계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도 재고해 보았으면 한다. '자판기 같은 제네릭 판매제한권'과 '제네릭 우선판매권 기간'을 9개월로 일치시킨 것이 타당한 만큼 식약처 원안대로 모두 12개월로 늘려 일치시키는 것도 타당해 보인다. 우선판매권이 시장에서 제구실을 하려면 9개월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제약산업계의 지적이다. 특허도전에 성공해 우선 판매권을 부여받은 제네릭이라할지라도 병원 약물심사위원회(DC)는 연 4차례 정도 밖에 열리지 않아 본격 판매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특허도전에 성공한 제네릭과 9개월 후 시장에 진입하는 약물간 차별성이 나타나기는 힘들다. 사보험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 제네릭 발매후 6개월안에 제네릭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지만, 공적 보험체계인 우리나라의 경우 1년은 걸려야 제네릭이 시장에 겨우 안착할 정도로 시장반응이 느리기 때문이다. 특허도전에 성공한 제네릭 우선판매 독점권이 단일기업이 아니라 복수의 기업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이 제도가 제네릭 환자 접근성을 크게 제한하지 않는 상황인 만큼 독점기간을 12개월로 해도 시장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대신 이 보다 국내 제약산업계에 R&D 경쟁을 촉발시켜 거래약물 뿐만 아니라 시장 규모 50~60억 품목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형편에 맞게 특허도전을 할 수 있게 촉진하게 될 것이다. 충분한 우선판매 독점권이야말로 '특허를 보호하는 한편 특허를 널리 이용하도록 규정한 특허법'을 바르게 운용하는 길이 될 것이다. 복지위 상임위원회는 24일의 허가특허연계법(약사법 일부개정안)이 신약개발에 나서며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국내 제약산업계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상기해 주기 바란다.2015-02-13 06:14: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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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식약처장-제약사 CEO 간담은 '돈되는 만남'정승 식약처장은 4일 아침 7시께 르네상스 서울호텔 3층에 마련된 회의장에 있었다. 그의 가시권엔 김관성 의약품안전국장, 이선희 의약품심사부장, 이동희 의약품정책과장이 머물렀다. 같은 시각, 익숙한 얼굴의 제약업계 사람들도 한명 두명 나타났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 김진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장,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 등 단체장과 국내 제약회사 CEO들, 잉그리드 드렉셀 바이엘헬스케어 대표 등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 브랜치 대표들이 모여 들었다. 전문언론 기자 이십여명도 서둘러 노트북 전원을 켰다. 이들은 악수를 나누고, 명함을 꺼내 주고 받았다. 활동적인 CEO들은 목소리를 크게 내며 회의장을 가로질러 인사했고, 수줍은 CEO들은 배정받은 테이블에 앉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났다. 연례 행사로 자리잡은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제약업계 CEO 간담회'는 그렇게 시작됐다. '설명과 고견 청취의 시간'이라는 정승 식약처장의 말대로 이날 간담에서 식약처는 제약기업 비즈니스와 직간접 적으로 연관된 정책들을 모두 꺼내 놓았다. 부작용 피해구제제도 시행과 PIC/s 가입 등은 2014년도 핵심성과이자 자랑거리로 소개했다. 새 계획도 밝혔다. 연차별 어린이 의약품 타르색소 저감화, 시장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필수의약품 등에 관한 위탁제조 및 공급, PIC/s 기준에 따른 3년 주기 354개 제조서 전체 제형 GMP 재평가, 페넴계 시설 분리 검토 등이다. 뿐만 아니라 페루와 국내 허가 의약품의 자동 승인 협의, EU 원료의약품 수출 때 GMP 서면확인서 제출 면제국가 추진, 국제 제네릭 의약품규제당국자 협의체 회의 등도 설명했다. 이 딱딱한 제목들의 정책이나 행사는 기업들이 사업 방향을 잡는데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실무자 냅두고 번거롭게 CEO를 부르느냐"는 일각의 불평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를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제약회사에게 돈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정책의 향후 진로를 보고 투자할 것인지, 말 것인지 아니면 정책이 바뀌기를 희망하며 기다릴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 그 자체가 '돈에 관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규제 당국인 식약처와 기업 사이의 '정책 메신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름하여 '대관 담당자'인데 흔히 줄여 '대관'이라 스스로 말하고, 부른다. 이들이 회사와 식약처 사이를 KTX와 승용차로 부지런히 오가는데도 식약처가 CEO들을 굳이 한자리에 모아 정책을 설명하는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찾아가는 행정의 실현이라는 면도 있지만, CEO를 직접 만나 설명하는 것이 현장에 적용하려는 정책의 실효성과 확산성이 커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규제 정책은 제약회사의 투자를 담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CEO의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실제 3년 일정으로 진행되는 PIC/s 기준에 따른 전 제형 GMP 평가의 경우 CEO가 인지해야 회사가 일사분란하게 준비를 할 수 있다. 정책 이해도가 낮거나 굳이 이해하려 애쓰지 않는 CEO의 경우, 정책을 이해시키는데 여간 공력이 들지 않는다고 대관들은 말한다. 이런 면에서 식약처-CEO 간담은 식약처가 그동안 모종처럼 기른 정책을 현장에 이식하는데 필요한 밭갈이나 마찬가지다. 이 간담은 현장의 정책을 무게감 있는 CEO들로부터 듣고, 맞춤형 정책을 설계하는데 유용하다고 식약처는 판단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날도 사전에 제약업계가 건의한 12개 항목과 4가지의 기타 건의사항을 3일 자정까지 담당 공무원들이 머리를 맞대 숙제를 해가지고 와 설명했다. 수출기업에게 GMP 적합판정서를 신속히 발급해 달라는 요청 등에 대한 '된다, 안된다, 더 검토하겠다'는 대답을 내 놓았다. 이외 현장에서 의견도 또 경청했다.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은 "허가특허연계서 우선판매권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식약처는 "준비한 약사법 개정안이 원안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성태 휴온스 부회장은 "픽스 가입에 따라 안정성시험을 하는데 덕용포장과 소포장 모두 다 하는 건 낭비요소"라고 지적했고, 김관성 안전국장은 그 자리서 "단지 갯수가 달라졌는데 안정성 시험을 하는 이야기라면 바로 시정하겠다"고 즉답했다. 배경은 사노피코리아 대표는 "가교시험으로 인해 국내서 허가가 늦어진다, 질환특성, 효과에 따라 가교 전략을 플렉서블하게 볼 수 있는지"를 물었고, 이선희 심사부장은 여러 배경과 사정을 설명하며 "가급적 글로벌 임상 때 한국인을 포함시켜 추진해 주면 좋겠다"고 큰 줄기의 정책 방침을 확고히 했다. 식약청- CEO 간담은 '되는 것은 되는대로, 안되는 것은 명확히 안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 제약회사들이 공연히 미로에서 헤매지 않도록 하는 효과도 보고 있다. 그래서 간담회장에서 식약처는 때때로 달콤한 이야기도 듣는다. 기업에 필요한 민원을 제기한 다른 CEO들과 다르게 홍성한 비씨월드 대표는 "처장님께 여쭤보는데요, 처로 승격된 이후 업무도 크게 확대돼 식약처 식구들의 애로와 노고가 많으실 텐데 어떻게 대처를 하시는지요"라며 국회 여당의원이 행정부 공무원에게 은근히 PR할 발언의 기회를 주듯 공손하게 물었다. "격려의 말씀으로 받겠다"고 수줍은 듯 고마워한 정승 처장은 이후 일정 때문에 움직여야 한다면서도 플로어에 꽤 오랫동안 머무르며 "업무량이 늘어난 것과 비례해 조직과 예산도 늘어나야 겠죠.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뀌어진다. 처 직원들도 (제약업계가) 민원을 신청하면 제약업계 일이 내일이다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화답했다. 규제에 입각한 갑을 관계에도 식약처장과 제약업계 CEO간 간담은 더 넓은 소통의 통로를 내고 있다. 한 행사 참석자는 "제약산업 관련 다른 기관들도 식약처처럼 해 주면 좋을 텐데"라고 말하며, 회사로 복귀했다.2015-02-10 06:14:53조광연 -
제약사는 약만 만들고 나면 그걸로 끝인가?적지 않은 제약회사들이 허가를 받아 공장에서 의약품을 만든 후 판매하는데만 급급할 뿐 이 약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하는데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제약회사는 얼마전까지 '진달래'로 유통되던 의약품의 이름을 난데없이 '개나리'로 바꾼 후에도 병의원이나 약국들에게 배경이나 사정을 사전에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 '하얀눈'이란 안약을 공급하던 또다른 한 제약회사는 이 약과 함께 '눈하얀'이란 약을 동시에 약국에 내놓으면서도 환자에게 직접 이 의약품을 투약하는 약국에게는 제대로 된 공지를 하지 않았다. 장기 품절도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유사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참으로 무책임한 제약회사의 민낯을 본다. 언론을 통해 문제가 될 때마다 해당 제약회사들은 업무상 착오라든지, 미처 공지를 하지 못했다, 다음부터 개선하겠다고 밝히지만 어쩐 일인지 나아지는 기색은 없다. 급한 상황을 모면하고 보자는 헛약속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들은 '투약 전 마지막 관문인 약국'에서 걸러지기는 하지만, 일차적으로 안전하게 의약품이 투약되도록 환경을 조성할 책임은 제약회사에게 있다. 이렇다보니 약국들은 '지난 번 약과 다르다' '잘못 조제했다' 등 환자들로부터 봉변을 당하기 일쑤다. 조제 실수를 하게되면 약국들은 보험급여 업무에 차질을 빚어 공연히 행정력을 낭비하기도 한다. 모두 판매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제약회사들의 그릇된 안전 의식에서 비롯되는 일들이다. 제약(製藥)이란 이름에 '의약품을 만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어 그런지 모르겠으나, 모름지기 생명을 운운하는 제약회사라면 개발 생산부터 유통, 투약될 때까지 안전한 의약품을 만들고 유통 관리하겠다는 기업 안전 마인드가 확립돼 있어야 한다. 성상이나, 이름이 변경되면 관계자가 곧바로 공지하고 설명하는 매뉴얼이 정립돼 있어야 한다. 이같은 토대를 마련해 놓지 않고서야 개발과정에서 생동성시험, 임상시험을 통한 안전성 입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용약(用藥)이 허술한데 말이다. 제약회사들이 의약품을 내놓고 처방을 발생시키기 위해 영업 마케팅에 올인하는 노력의 십분의 일만 안전업무에 투입해도 이처럼 어설픈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약만 만들어 판매하는 걸로 제약회사들의 책임과 역할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2015-02-05 06:14: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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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뛰기 시작한 제약사들…누가 먼저 성공모델 보여줄까"유한양행이 1조 한거 조 본부장은 어떻게 생각하셔?" 작년 말 신년대담 후 김승호 보령제약 그룹 회장이 물었다. "제약 100년사에 첫번째라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규모의 경제 기반을 닦았으니까요. 그렇지만, 코프로모션 비중이 크다는 점 때문에 비판도 따릅니다. 선두 기업으로서 신약개발도 하고, 글로벌 진출도 해달라는 기대와 비판이 8할, 질투가 한 2할쯤 되지 않을까요?" 김 회장은 말했다. "그거 엄청난 일 아녀? 100년 동안 누구도 못한 일을 한건데. 난, 내일처럼 좋아. 축하받을 일이야. 코프로모션을 어쩌구 저쩌구 쉽게들 말하지만 그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여, 그럼. 녹십자가 수출 2억불인가 했다지? 것두 참 대단해." 왜, 김 회장은 두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을까. 아마도 자신이 속히 이루고 싶어하는 꿈의 재확인은 아니었을까? 2020년.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세계 각국이 여러 분야의 계획과 정책 추진의 목표점을 이 해에 맞춰 놓고 부지런히 뛰고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특정한 시점을 정해 다짐하기를 좋아하는 것같다. 새해 금연 결심처럼 말이다. '세계 7대 제약 강국'을 앞에 내건 복지부의 '퀀텀 점프' 계획도 2020에 맞춰졌다. 복지부는 작년 12월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 보완조치'를 발표했다. 산업발전에 필요한 각 분야의 계획을 소개했다. 2019년 5개년 계획이 끝나고, 보신각 종이 울렸을 때 국내 제약산업이 과연 7대 제약강국의 대열에 진입해 있을지 현재로선 누구도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건 정부가 세계 의약품 시장이 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2017년 1400조 시장으로 커지고, '제약산업이 우리나라 미래산업으로 적합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분하지 않으나 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름 애쓰는 점 역시 박수 칠만 하다. 중국에는 대나무의 일종인 모죽(毛竹)이란 식물이 있다. 씨앗을 뿌리고 5년이 지나도록 자라지 않고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 매일 수십 센티미터 씩 자라나 25m 이상 쭉 뻗어 올라간다고 한다. 바로 이 5년이 불가사의다. 그런데 이 기간은 공백이 아니다. 보이지 않을 뿐 뿌리가 아래로, 옆으로 확장하는 노력의 시간들이다. 오랜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모죽은 제약산업과 닮았다. 투자했으니 곧바로 수익을 기다리는 성질 급한 사람들에게 제약산업은 그저 한심한 산업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이란 말이 솔깃하지만 조바심을 견뎌야하는 산업이다. 어찌 제약산업에 발을 담갔는지 모르겠으나, 국내 제약산업 종사자들은 잘도 참아왔다. 묻지마식 약가인하, 정부의 리베이트 8년 전쟁, 보험약가 정책에 늘 밀리는 산업정책에 대해 분노와 원망, 기대라는 복잡미묘한 감정 속에서도 모죽처럼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가늠해 볼 그 날을 꿈꾸고 있다. 제약산업 안에 수많은 모죽의 생명력이 꿈틀거린다. 1987년 물질특허 도입 이후 국산신약을 개발하며 역량을 쌓아온 국내 제약사들은 어느 새 도전과 모험에 익숙하다. 전처럼 국내 제약업계가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을 막연히 두려워하지 않는다. 영어 때문에 외국 진출이 어렵다는 말은 촌스러운 옛 이야기다. 모국어처럼 영어를 쓰는 인재, FDA 문턱깨나 드나든 인재도 많아졌다. 문턱이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나 '하늘아래 뫼'일 뿐이라 여긴다. LG생명과학 팩티브 허가 이후 국내 제약사들은 정보를 나누며 FDA 문을 두드렸고, 그 결과 '그저 할 수 있는 일'이 돼 버렸다. 작년 한미약품은 개량신약으로 다국적사와 특허소송까지 불사하며 허가를 받았다. 녹십자, 동아제약, 대웅제약, 종근당,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한미약품, LG생과, JW중외제약 등은 FDA 허가를 겨냥, 절차를 밟고 있다. 경쟁(競爭)의식에 갇혀있던 제약사들은 이제 글로벌기업은 물론 엄연히 경쟁 상대인 국내사와 협력(協力)도 마다 않는 단계로 진입했다. 경쟁 아니면 협력이라던 과거 이분법적 사고는 경협(競協·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제시한 개념)이라는 세련된 옷으로 갈아 입었다. 경쟁하며 협력하는시대가 열렸다. CJ와 대웅제약이 복합제 공동개발에 나서고, 한미약품이 개발한 고혈압 복합제를 다국적 기업 머크가 세계 시장에 내다 팔려한다. 코프로모션이나 코마케팅은 일상이다. 매출 규모에 가려져 있던 중소 제약사들도 시장의 미세한 틈새를 파고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휴온스는 다른 경쟁자들이 전문의약품 비즈니스에 올인할 때 비급여 시장을 파고들었다. 필러, 보톡스로 성장 기반을 닦더니 중국 GMP 정책이 변화하는 시점을 꿰뚫고 들어가 점안제 전문 공장을 세웠다. 모든 기업의 관심권인 중국시장에 터를 잡은 것이다. 그다지 특성없어 보였던 대원제약도 의약품 수탁산업에 눈돌리고, 퍼스트 제네릭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급 성장세를 타고 있다. 배짱도 한층 두둑해졌다. 'FIPCO에서 VIPCO'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패러다임이 이동하는데 영감을 받은 탓이다. 다시말해 R&D와 임상, 제조, 판매 등을 한 기업이 독자 수행하던 모델에서 R&D와 임상, 제조, 판매 각 부문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새 모델로의 시프트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중화가 제약업계에 뿌리 내렸다. B형간염치료제를 개발했지만 워낙 탄탄한 도입 신약이 많아 연구개발 부문서 평범해 보였던 부광약품은 작년 10월 돌연 덴마크 벤처기업 콘테라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파킨슨병 운동장애 치료신물질을 통채로 안기 위한 시도였다. 글로벌 현지화(글로칼리제이션)를 추구하는 대웅제약은 재작년 중국 바이펑사를 인수했다. 금명간 세계 2위로 부상할 중국시장에 거점을 마련했다. 현지 기업의 혁신으로 개발한 제품을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도 판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비즈니스 스케일이 달라졌다. 한미도 마찬가지. 한해 1000억원이 넘는 R&D를 쏟아 부으며 인 하우스 연구능력을 키워오다 최근 미국에서 우리돈 200억원을 시원하게 쐈다. 안과전문 R&D 벤처에 전략 투자 한 것이다. 유보금 보유액이 큰 유한양행도 인하우스 연구를 지속하며 가망성 있는 벤처 등 기업을 M&A하기 위해 될성부른 물건을 꾸준히 물색중이다. 정부가 먼저 제시한 목표지만, 국내 제약산업이 '세계 7대 강국의 꿈'을 꾸지 못할 이유는 없다. 8년 리베이트 전쟁과 이로인해 사회에 낙인찍힌 불건전한 이미지 때문에 과도하게 주눅 들거나, 자괴감을 과잉으로 느낄 필요는 전혀 없다. 끊임없이 윤리경영을 향해 나아가며 보완하고 다시 보완하며 완성도를 높여가는 건 회피할 수 없는 시대적 책무다. 자괴감을 드러내 말한다고 해서, 사회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 놓아 해소되지 않는다. 길은 정공법 뿐이다. 그러니 제약산업과 종사자들은 어깨를 쭉 펴고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아야 한다. 정부도 정말 제약강국을 희망한다면, 그래서 제약산업을 미래산업으로 키우고 싶다면 할일이 있다. 산업을 산업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산업을 건보재정의 금고로 보면 산업은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산업으로 바라볼 때, 씨앗이 뿌려져 모죽이 자라는 밭을 시시때때로 갈아 엎을 수는 없다. 산업으로 바라볼 때, 건보재정 안정화의 일방적 희생양으로 삼을 수는 없다. 산업지원과 규제를 같은 저울 위에 올려 놓는 건 정부의 역할이다. 그럴 때만 신약 블록버스터든, 글로벌 수출 대박이든 만들 수 있는 토양이 갖춰진다. 밭을 못살게 굴면 모죽(毛竹)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2015-01-30 06:15:00조광연 -
간호사 조제로 불법조제 막자? 어불성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윤옥 의원실은 26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한국병원약사회 공동 후원으로 '병원 내 무자격자 불법조제 문제점과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병원 안에 약사가 부족하거나 없어 발생하는 불법조제 문제'를 '의사지휘 아래 간호사가 조제하는 것을 대안으로 삼으면 어떠냐'는 관점에서 출발했다. 결론부터 말해 이는 어불성설이다. 병원들이 정해진 규정에 따라 약사 인력을 충원하지 않아 발생한 무자격자 불법조제 문제를 인력을 충원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그 대신 '간호사 조제허용이라는 예외 확대'로 해결하려는 것은 꼼수일 뿐이다. 병원계에선 '약사를 뽑으려해도 뽑을 수 없다'는 식의 현실론을 들지만 이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병원계는 약사가 없다면서도 공공연히 필히 약사를 두어야만 하는 병원내 조제, 다시말해 선택분업을 주장하지 않는가. 보건의료시스템 안에는 반드시 지켜야만하는 원칙이 있다. 사회가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전문직업인을 따로 나누어 면허로 관리하는 것은 최적의 진료와 투약, 환자 간호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원칙만으로 모든 경우의 수에 대응할 수 없다. 그런 만큼 예외도 필요하지만, 예외는 그야말로 '극히 예외'에 그쳐야 한다. 배와 배꼽이 비슷해지면 필경 병이 날 수 밖에 없다. 민원을 해결하자고 일반 원칙, 사회적 원칙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보건의료시스템은 목표한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적 목표 달성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직능간 갈등과 반목만 야기할 뿐이다.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극한 갈등을 이미 보고 있지 않은가. 병원내 무자격자 불법조제를 막아 약제 투약으로부터 환자 안전을 확보하려면 오히려 원칙을 강화해야 한다. 선진적 약제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약사 인력 충원과 이같은 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부여 등이 필요한 것이다. 약사가 병원에 근무하도록 약사 근로조건을 상향하려는 병원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정부의 역할도 함께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환자 치료를 위해 의사만 있으면 된다'는 후진적 사고를 벗어나 투약업무, 간호업무 등 종합 직능의 결합이 필요하다는 관점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고 나서야 모든 직능이 고루 발현되도록 수가를 부여하는 등의 구체적 정책이 시행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2015-01-27 06:14: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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