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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국 마스크 매점매석 조사는 행정낭비

  • 정흥준
  • 2020-02-11 17:23:03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을 대상으로 한 마스크 매점매석 조사는 비현실적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일선 약국의 판매가 등을 점검하며 불필요한 행정낭비를 하고 있다.

물론 마스크 생산량 대비 시장의 수급 불안정은 계속돼 매점매석 행위를 점검해야 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으로 발바른 대처가 중요한 시점에 ‘일단 다 뒤져봐’라는 식의 태도는 보여주기행정 또는 행정낭비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지역 보건소들은 감염예방 활동부터 확진자의 동선 파악과 방역, 접촉자에 대한 감시관리 등으로 업무량이 이미 과포화된 상태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최근 고시를 통해 마스크와 손소독제의 2019년 월 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는 행위를 매점매석으로 규정했다. 이에 식약처와 공정위, 관세청과 지자체 등은 합동으로 약국가를 조사‧취합하고 있다.

결국 보건소는 약국 점검이라는 추가적인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추측컨대 이중 대부분은 상급기관 보고용 조사였으리라 생각한다. 점검을 하는 실무자들도 신종코로나로 인해 예년 대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150% 초과라는 기준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급불안정을 야기하는 시장교란 행위의 주된 원인은 약국이 아니다. 만약 약국이었다면 상당수의 약국들이 현재까지도 재고를 대량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동안 마스크 판매가가 가장 안정적으로 관리됐던 곳은 약국이었고, 이것이 곧 약국들이 마스크 재고를 확보하지 못한 이유가 됐기 때문이다. 공급업체들이 보기에 약국은 가격을 올려 폭리를 얻을 수 있는 거래처가 아니었고, 업체들이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며 대부분의 약국들은 재고가 바닥이 났다.

근본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중국과 그 외 국가로 반출, 또는 인터넷 등을 통해 소위 되팔이를 하려는 ‘업체 또는 개인’들이다.

시장에 공급된 한정적인 물량을 대량 매입해 가격을 높여 판매하는 소위 ‘리셀러’들이 기승을 부려왔고, 또 음성적으로 계속적으로 활동하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기자가 익명채팅방을 통한 수백만장의 마스크 뒷거래를 취재하며 연락을 주고받던 업자는 아직까지도 공급 가능량을 알려주고 있다.

정부는 현재 마스크 수급 불안정을 야기하는 시장교란 행위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초점을 맞춘 집중수사로 방향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최근 김대업 약사회장도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약국 매점매석 단속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전국의 약국 2만 3000여곳은 가장 안정적인 판매가로 지역별 마스크 공급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우선적 물량 공급이 필요하다는 뜻을 어필했다.

현재 지역 약국들을 포함한 시장의 공급난은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강경한 대책을 펼쳐야 한다. 수요가 오르니 공급가를 대폭 올리고, 임의품절 처리로 거래처를 바꾸고, 음성거래를 하는 등의 행위엔 과감히 채찍을 휘둘러 제동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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