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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해보니 안된다는 의사회, 무조건 안된다는 약사회

  • 강혜경
  • 2022-07-09 12:11:40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비대면 진료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의사단체가 코로나19를 겪으며 찬성 쪽으로 입장이 선회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의사단체가 다시 원칙론을 고수하고 나섰다. 비대면 진료를 직접 해보니 그 한계가 뚜렷했다는 것이다.

최근 대한내과의사회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등 4개 과 의사회가 25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대면 진료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응답에 72.4%가 '조금 부정적' 내지는 '매우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감염병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응답이 54.4%에 달했다.

내과와 소청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는 다른 과 대비 상대적으로 오미크론 유행 당시 비대면 진료를 많이 봤던 과들로서, 설문에 참여한 의사 72.2%가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전화 상담만으로 대면 진료와 비교해 충분한 진료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8%에 불과했다.

비대면 진료 입법이 현실화되면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는 9.1%였고, 비대면 진료를 하지 않고 대면 진료만 하겠다는 응답은 20.6%였다. 70.4%는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응답했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을 근거로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는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등에도 87.5%가 부정적이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7.9%에 그쳤다.

또 이들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 유행(77.9%)이나 섬, 의료인력이 없는 곳(62.4%), 장애인이나 거동 불편 환자(51.4%)에 대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비대면 진료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6.8%였다.

4개 과 의사회는 설문 결과를 토대로 비대면 진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비대면 진료가 제도화되더라도 의료취약지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재진 환자 대상, 일차 의료기관에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취약지와 취약계층 대상 비대면 진료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도화되더라도 일차 의료기관, 재진환자에 대해서만 해야 한다"며 "진료 원칙은 의사가 환자를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도 "비대면 진료 시행 중간에 대면 진료 절차를 도입한 것은 정부가 비대면 진료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가정의학과 강태경 회장도 "비대면 진료를 해 본 사람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보니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강해진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를 한 의사들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본 것도 아닌데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 황찬호 회장도 "비대면 진료가 도입되면 문제가 생겼을 때 모든 책임을 의사가 지게 된다"면서 "플랫폼 업체는 절대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료계 인식을 바탕으로 비대면 진료 논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대면 진료 논의는 비대면 진료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며, 비대면 진료 협의체에 전문성을 가진 4개 과가 참여해 의견을 조율하고 4개 과가 주축이 돼 문제를 공동으로 접근해 가겠다는 것이다.

해보니 안된다는 의료계 시각은,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약사회와는 시작부터 다른 모습이다.

최광훈 회장은 해결사로서 대한약사회를 위기에서 탈출해 내겠다고 자부했었다. '세상이 바뀔 때마다 누군가는 걱정을 하고 누군가는 행동을 합니다. 해결사 최광훈과 함께 행동을 시작합시다'라며 '해결한다 약배달, 결론낸다 한약사, 사생결단 성분명'을 약속했다.

하지만 어느새 정작 약배달, 한약사, 성분명은 거론도 되지 않는 현안이 되고 말았다. 화상투약기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이 미처 마련되기도 전에 인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곪아있던 갈등은 파열음을 내고 있다. 사분오열하는 약사회가 '한 약국에도 화상투약기가 설치되지 않도록 회원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당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약사회는 대화 단절 18일 만에 봉쇄했던 협의 채널을 열고 정부와 대화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와 협의해야 할 민생 회무가 산적해 있는 만큼 무조건적 대화 단절만이 능사가 아니라 전략적 협상을 위해 회의에 참여해 반대 근거를 지속 전달하고 요구사항을 최대한 관철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최광훈 회장은 "대화 채널을 재개했다고 해 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약 자판기 반대 내용을 언론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대약과 지부, 분회, 회원이 소통할 수 있도록 대응 매뉴얼을 준비, 확립하는 등 현안에 따라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며 전방위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말에 답이 있다.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약사의 시각이 아닌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 약국과 약사를 바라봐야 한다.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왜 반대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명분과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을 때 국민과의 공감대도 형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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