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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유지냐, 새 판 짜기냐…약사회 임총 2가지 선택지

  • 김지은 기자
  • 2026-09-29 12: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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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의원 202명 요구로 소집 요건 충족…한달여 논쟁 끝 총회 개최 수순
  • 의협, 주요 의료현안마다 임총서 비대위 설치·존폐 결정 사례
  • 약사회 집행부도 비대위·1만명 총궐기로 대응…'어떤 체제에 힘 실을까'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한약사회 임시대의원총회 개최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한 달 넘게 이어진 '임총을 열 것이냐'는 논쟁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재적 대의원 460명 가운데 202명이 임총 소집 요구에 동참하면서 정관상 기준인 3분의 1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 정관 제22조에 따라 대의원총회 의장은 소집 요구를 받은 날부터 2주 이내 임총을 소집해야 한다. 

이제 관심은 임총 개최 여부가 아닌 '왜 지금 임총이 필요한가', 그리고 이미 가동 중인 대한약사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로 옮겨가고 있다.

임총 추진 측은 회원 대표인 대의원들이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것을 집행부에 대한 도전이나 내부 권력다툼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집행부는 정부의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 확대 방침 이후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비대위를 출범시켰고, 전국약사 총궐기대회를 비롯한 대정부·대국회 대응을 이미 본격화했다.

결국 이번 임총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 총회를 여느냐 마느냐보다 전문가 단체가 중대한 현안에 직면했을 때 집행부와 대의원총회, 비상대책기구의 역할과 권한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의협은 어땠나…임총서 비대위 만들기도, 부결하기도

대한약사회와 가장 자주 비교되는 전문가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사례를 살펴보면 임시대의원총회는 주요 의료현안이나 회무 위기 때 실제 의사결정 수단으로 반복 활용돼 왔다.

의협 정관상 재적대의원 4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임시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지난 2024년 11월에는 재적대의원 249명 가운데 103명이 임현택 당시 회장의 불신임과 비대위 구성을 안건으로 임총 개최를 요구했고 실제 총회가 소집됐다. 당시 임총에서는 회장 불신임과 함께 비대위 구성안도 가결됐다. 의협신문

비대위 설치 자체를 임총에서 결정한 사례도 반복된다.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방침을 발표한 2024년 2월 의협은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비대위원장 선출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위임했으며 총회에서 구성된 비대위에는 대정부 투쟁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기도 했다.

반대의 결정도 있었다. 같은 해 8월 의협 임총에는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간호법에 대응하기 위한 별도의 비대위 설치안이 다시 올라왔다. 하지만 당시 재적대의원 242명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189명 중 찬성 53명, 반대 131명으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별도 비대위가 아닌 당시 집행부 중심의 대응체제가 유지되기도 했다. 

대한약사회 임총 추진 측 인사는 "임시대의원총회를 여는 것 자체를 내부 분란이나 권력다툼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여타 전문가 단체에서도 단순 현 집행부에 대한 평가를 넘어 회원 총의를 모을 때나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 회원의 대표인 대의원들이 모여 논의하는 임총을 활용하고 있다. 대의원의 뜻을 확인하고 의지를 다지는 공론의 장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임총에서 현재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한다면 그것 역시 따라야 할 결정"이라며 "기존 비대위를 보완하거나 다른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결국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되는 내용을 따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행부도 이미 비대위·총궐기 가동…임총은 '체제 선택' 무대로

임총 추진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현 집행부도 할 말은 있다. 권영희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집행부가 존재하고 있고 정부의 약배송 확대 방침 이후 이미 '국민건강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대응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회가 비대면진료 약배송과 안전상비약 등 현안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별도의 임총을 거쳐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할 경우 대응체계가 이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존 집행부와 대의원총회에서 새롭게 권한을 부여받은 비대위가 동시에 존재할 경우 '한 지붕 두 권력'이 형성돼 오히려 대정부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집행부 비대위는 출범 이후 정부·국회 대응과 대국민 홍보, 지역 투쟁 등을 진행했고 지난 20일에는 전국 약사와 약대생들이 참여한 대규모 총궐기대회까지 개최했다. 따라서 현재 시점의 논쟁은 비대위가 필요한가의 문제를 넘어 이미 활동하고 있는 비대위를 그대로 유지할지, 보완할지, 아니면 총회가 새로운 권한과 책임체계를 부여할지의 결정에 가까워졌다.

대한약사회 임시대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한 대의원들을 대신해 기자회견에 나선 시도지부장, 분회장들. 

반대로 임총 추진 측에서는 집행부가 비대위를 가동하고 대규모 집회까지 개최했더라도 향후 대응 방향과 비대위의 권한·책임을 대의원들이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추진 측에서는 이번 임총 추진 자체가 설치돼 있는 비대위를 무조건적으로 부정하는 뜻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약사사회 전체의 대응 방향을 대의원들이 논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임총 개최 요건이 충족된 이상 앞으로의 핵심은 '임총 개최의 정당성' 자체를 둘러싼 논쟁보다는 총회에서 무엇을 결정할 것인가에 있다.

현 비대위의 활동을 평가하고 기존 체제에 다시 힘을 실을 것인지, 조직과 권한을 보완할 것인지, 별도의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할 것인지가 모두 대의원들의 선택지에 놓일 수 있다.

한 달 넘게 임총이 필요한가를 두고 맞섰던 대한약사회도 이제 같은 질문을 총회장 안에서 풀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임총 자체보다 어떤 안건을 올리고, 대의원들이 어떤 권한과 책임을 누구에게 부여할 것인지가 이번 총회의 실질적 의미를 결정할 전망이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단순 이번 임총 개최를 내부 분쟁이나 분란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집행부도 임총 추진 측도 현 상황을 엄중히 보고 강력 대응해 현 상황을 막아야한다는 의지는 같을 것”이라며 “우선 임총이 확정된 만큼 개최일까지 집행부도 추진 측도 각각의 방향성이나 정당성을 잃지 않는 상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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