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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희 "정부가 사회적 합의 뒤집어…약배송 확대 단호히 대응"

  • 김지은 기자
  • 2026-08-25 18:29:59
  • 요약
  • 담화문 통해 "국민 안전 플랫폼 산업 육성과 맞바꿀 수 없어" 강조
  • 개정 의료법 우선 시행·안전성 검증 원칙 재확인
  • "전면 확대 전제 협의체 불참…입법·정책 대응 총력"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의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 확대 추진을 둘러싸고 약사사회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이 회원 담화문을 내고 "법 시행 전 약 배송 확대 추진은 사회적 합의를 정부 스스로 뒤집는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권 회장은 25일 '약 배송 확대 추진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원칙과 대응' 담화문을 통해 현재 국회를 통과한 의료법상 의약품 재택수령은 도서·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감염병환자, 희귀난치성 질환자 등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배송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률 개정과 국회 심의·의결 절차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권 회장은 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전면적인 약 배송 확대 논의에 나선 것 자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의약품 재택수령 대상을 제한한 것은 오남용을 막고 환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 의료·약계, 시민사회가 논의를 거쳐 마련한 안전장치인 만큼, 실제 제도를 시행하고 안전성과 실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플랫폼 산업 육성을 이유로 기존 합의를 흔드는 움직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회장은 "국민의 안전을 플랫폼 산업 육성과 맞바꿀 수 없다"며 약 배송이 플랫폼 기업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되거나 플랫폼이 의료기관·약국 선택, 의약품 선택과 전달·유통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대응 원칙도 제시했다. 개정 의료법을 우선 시행한 뒤 의약품 오남용과 부적정 처방·조제, 전달과 복약지도 전 과정의 안전성을 현장에서 검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재택수령 대상자에 대해서는 의약품 전달부터 투약·복약지도까지 약사가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안전한 의약품 인도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개정 의료법 하위법령 마련과 안전한 처방·조제, 약사 주도의 의약품 인도체계, 플랫폼 규제 등 현행 제도를 안정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논의에는 참여하되 약 배송 전면 확대를 전제로 한 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권 회장은 "결론을 정해 놓은 약 배송 확대 논의의 들러리가 되지는 않겠다"며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에 즉각 대응하고 입법적·정책적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담화문 전문]

약 배송 확대 추진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원칙과 대응

국민의 안전, 약사의 전문성, 약국의 역할을 지키겠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법 시행도 전에 정부가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배송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어렵게 이룬 사회적 합의를 뒤흔드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깊은 유감과 분노를 느낍니다.

회원 여러분께서 약 배송의 전면 허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약국과 약사직능의 역할이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크게 우려하고 계신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입장과 대응 원칙을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의 이번 발표로 의약품 배송이 당장 전면 허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국회를 통과한 의료법은 비대면진료에 따른 의약품 재택수령을 도서·벽지 거주자,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감염병환자, 희귀난치성 질환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에게 의약품 배송을 허용하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하며, 법안 발의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사, 국회 의결이라는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 법이 바뀐 것도, 약 배송 전면 확대가 결정된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이제 막 시행을 앞둔 사회적 합의를 정부 스스로 뒤흔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대면진료 제도화의 출발은 ‘확대’가 아니라 ‘안전한 관리’였습니다. 시범사업의 한계로 불법·위법 행위를 제대로 규율하기 어려웠던 비대면진료를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정부가 책임 있게 관리하고, 국민이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도화에 합의한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 의료계와 약계, 시민사회가 오랜 논의와 조정을 거쳐 이룬 사회적 합의이며, 의약품 재택수령 대상을 제한한 것도 의약품 오남용을 막고 환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핵심적인 안전장치였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법을 시행해 보기도 전에 제도의 안전성과 실효성을 평가하고 검증해야 할 책임은 뒤로한 채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약 배송을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함께 약속한 사회적 합의를 정부 스스로 뒤집는 것입니다.

대한약사회는 플랫폼 산업의 이해를 앞세워 이러한 합의를 훼손하려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국무조정실의 움직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플랫폼 산업 육성과 맞바꿀 수는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보건의료정책이 특정 기업의 수익을 위해 흔들려서는 결코 안 됩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대한약사회는 개정 의료법의 취지에 맞게 비대면진료 제도가 안전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의료계와 하위법령과 세부 시행방안을 협의해 왔습니다.

또한 현행법에 따라 재택수령이 허용되는 환자를 위해 약사 주도의 안전한 의약품 인도체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의약품의 전달부터 투약과 복약지도까지 약사가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비대면진료를 통한 처방약은 단순히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비대면진료와 조제에서도 환자에게 올바르게 투약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약사의 전문적 관리가 이어져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충분한 현장 검증과 제도의 안정화입니다. 실제 운영 결과를 평가하고 보완하며 관련 제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대한약사회의 원칙은 분명합니다.

개정 의료법을 먼저 시행하고 안전성과 실효성을 충분히 검증해야 합니다.

의약품 오남용과 부적정 처방·조제, 의약품 전달과 복약지도 전 과정의 안전성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재택수령 범위에 대한 논의는 이러한 검증과 평가 이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법 시행도 전에 약 배송 확대부터 추진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와 정부의 책임을 모두 저버리는 일입니다.

또 하나의 원칙도 분명합니다.

대면진료가 우선이며, 비대면진료는 이를 보완하는 수단입니다.

모든 비대면진료에 약 배송까지 허용하면 진료부터 투약까지 전 과정의 비대면화가 가속화되고, 결국 대면진료 원칙과 지역 보건의료체계가 파괴됩니다.

의료와 약료의 기준은 편의성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입니다. 의사의 진료와 처방, 약사의 조제와 복약지도라는 전문적 판단과 관리가 국민 건강을 지키는 기본 원칙입니다.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이 보건의료제도와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플랫폼이 환자를 특정 의료기관이나 약국으로 유도하고 특정 의약품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며, 가격을 중심으로 의료기관과 약국을 비교하게 하고 처방·조제·의약품 전달과 유통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우리 보건의료체계의 기본 원칙이 흔들리게 됩니다.

대한약사회는 약 배송이 플랫폼의 수익창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의약품 이용과 보건의료체계가 특정 플랫폼 기업의 사업모델을 완성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 협의체 참여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입장도 분명합니다.

개정 의료법의 하위법령 마련과 안전한 처방·조제, 약사 주도의 의약품 인도체계, 플랫폼 규제 등 합의된 제도를 안전하게 시행하기 위한 논의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그러나 약 배송 전면 확대를 전제로 한 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한 논의에는 책임 있게 참여하되, 결론을 정해 놓은 약 배송 확대 논의의 들러리가 되지는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전면적인 약 배송 확대를 위해서는 법률 개정과 국회의 심의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정이 남아 있고,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입니다.

대한약사회는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에 즉각 대응하고, 약 배송 확대를 막기 위한 입법적·정책적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잘못된 정책에는 분명히 맞서며 회원 여러분께 진행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한약사회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해나가겠습니다.

그 힘은 결국 회원 여러분에게서 나옵니다.

대한약사회를 믿고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의 안전과 약사의 전문성, 지역약국의 역할을 지키는 일에 대한약사회가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 8. 25

 대한약사회 회장 권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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