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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된 주치의제"…의협, 일차의료 시범사업 중단 촉구

  • 강신국 기자
  • 2026-07-09 23:00:02
  • 요약
  • “성과지표서 ‘유출률’ 제외해야…의료기관 선택권 제한”
  • “통합수가제 도입 결사반대…환자 과소진료 초래할 것”
의협 의사협회

[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9일 "시범사업이 의료전달체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환자 진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세 가지 핵심 문제점을 지적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의협은 먼저 우리나라에서 주치의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사업이 추진되는 점을 꼬집었다.

의협은 "이번 시범사업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환자 인두제적 요소와 위험도별 월정액을 지급하는 보상 구조 등 의료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며 “이는 의료비용 통제와 환자의 의료 이용 억제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로, 장기적으로 환자의 선택권을 위축시키고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회적 논의 없이 변형된 형태의 주치의제 모델을 성급하게 도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의협은 시범사업 성과지표에 ‘유출률(타 의원 이용 비중)’을 포함하는 것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환자는 질환의 특성과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인데 의협은 “당뇨 환자의 안과 진료나 심부전 환자의 심장내과 진료처럼 전문 진료가 필요할 때 지역 전문 단과의원으로 의뢰하는 것은 정상적인 의료전달체계”라며 “이를 ‘유출’로 평가하는 것은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가 유출률을 지표로 설정하면 환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의원 간 협력과 의뢰·회송 체계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가 보상 방식 중 하나로 제시된 ‘통합수가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환자의 위험도(HCC)에 따라 월정액을 지급하는 통합수가제는 의료기관이 정해진 보상 범위 안에서만 진료하도록 유도한다는 이유에서다.

의협은 “적극적인 진료와 필요한 검사·처치를 시행할수록 의료기관의 부담이 증가하는 구조”라며 “결국 필요한 진료를 줄이도록 압박하는 ‘과소진료’를 초래해 의료의 질 저하와 환자-의사 간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HCC 위험조정 제도는 미국 메디케어에서 민간 보험사의 역선택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국내 의료기관 수가에 적용하는 것은 성격상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정부는 주치의 개념과 제도적 방향에 대한 합의 없이 통합수가제와 유출률 지표를 전제로 한 시범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제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은 이번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향후 '주치의제도 연구 동향,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내부 토론회를 개최하고 관련 쟁점을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9일부터 8월 5일까지 4주간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을 공개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초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사는 곳 중심의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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