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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약가유연계약, 실제가 제공 범위 고민해야

  • 정흥준 기자
  • 2026-05-26 06:00:36

[데일리팜=정흥준 기자]의약품에 이중약가를 적용하는 ‘약가유연계약제’가 내달 본격 시행되면서, 약의 실제가 제공 범위에 대한 후속 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약의 실제가는 약가파일 또는 급여목록 및 상한금액표를 통해 대중에 공개됐다. 앞으로 약가유연제 계약 품목을 포함한 정보는 요양기관 등 ‘인가자’에게만 제공된다.

인가자에게도 약제비 산정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외부 유출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당장 6월부터 등재된 12품목의 실제가는 ‘비인가자’인 일반 대중에게 제공되지 않는다. 12품목의 표시가와 실제가는 2~5배 이상 차이가 발생하지만, 급여목록표를 통해서는 표시가와 약가유연계약 여부만 알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약가를 높게 책정해 해외 참조 가격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주겠다는 제도 취지를 생각하면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계약 품목이 수백개로 늘어나게 된다면 정보의 비대칭성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그 괴리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약가의 투명성은 꾸준히 후퇴하게 된다.

정부가 이중약가를 도입한 건 다국적 제약사가 한국 시장에 약을 공급하거나 또는 국내사가 해외 수출을 할 때 참조가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신약 접근성 강화를 위해 약가유연계약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 국산 신약들의 수출 경쟁력에 도움이 될 제도임에도 명백하다.  

하지만 참조 가격 훼손 방지가 제도 도입의 주요 목표라면 약의 실제가를 궁금해하는 국민들에게까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위험분담제와는 제도의 의미나 계약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약가유연제의 실제가까지 꽁꽁 감출 필요는 없지 않을까. 환자, 보호자, 연구자 등이 이중약가가 체결된 약 중 특정 품목의 실제가를 궁금해한다면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일반 국민들은 급여목록표를 제외하고는 약가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중약가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는 그 방법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실제가를 환자, 보호자 등이 별도로 요구하는 경우는 정보를 제공한다 등의 소극적 정보 공개라도 고민해봐야 한다.

짙어지는 정보 비대칭이 혹여나 약가에 대한 국민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당국의 열린 고민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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