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벡' 약국서 천덕꾸러기 전락
- 최은택
- 2007-01-16 06: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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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들 "불량 약국" 비난...약국 "취급하면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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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벡' 조제 약국 전국에 30여 곳 불과
만성 골수성 백혈병치료제인 ‘글리벡’ 유통을 둘러싸고 때아닌 ‘불량약국’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노바티스가 ‘글리벡’ 취급 문전약국으로 소개한 곳은 217곳에 달하지만, 실제 처방조제하는 곳은 30여 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5일 약국가와 환자단체에 따르면 ‘글리벡’은 그동안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어서 원내조제가 가능했다.
그러다 식약청이 지난해 희귀의약품에서 ‘글리벡’을 지정해제하면서 의약분업예외 약제에서 자동 삭제돼 지난달 20일부터 원외처방만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문제는 문전약국이 ‘글리벡’ 취급을 기피하거나 담보문제 등으로 공급을 받지 못해 환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한 백혈병환자는 최근 전남소재 H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인근 문전약국에 갔지만, 약사로부터 ‘글리벡’이 없어 조제를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되돌아 나와야 했다.
이 환자는 버스를 타고 광주까지 나가 약을 조제 받았다가 몸살로 앓아눕기까지 했다면서 해당 약국과 약사에 대해 “매정한 약사, 불량약국”이라고 비난했다.
이렇게 ‘글리벡’을 취급한다고 노바티스가 홈페이지에 공고한 문전약국 중 실제 처방조제를 하는 곳은 30여 곳에 불과하다는 게 도매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카드수수료 1만원-조제료 수입 8천원"
이는 환자들이 결제하는 카드수수료는 1만원선인데 반해 조제료 수입은 8,000원 수준이어서 조제를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팽배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싼 약값으로 인해 약제비가 커지면 세금 과표가 올라가고 세무조사나 사후관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도매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병원 문전약국에서 복합적인 이유로 ‘글리벡’ 취급을 기피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글리벡’을 취급하겠다는 약사는 ‘양심적인’ 약사들”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도매상의 과중한 담보요구 때문에 약국이 ‘글리벡’을 취급하고 싶어도 공급을 못 받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남의 한 문전약국 K모 약사는 “병원에서 그동안 월평균 3억원치를 원내 조제했다면 인근의 약국에 3개월 치에 해당하는 9억 원 어치의 담보를 요구한다”면서 “약국 입장에서는 과중한 부동산 담보나 인적담보를 세울 재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쥴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글리벡’을 취급하는 약국이 많아지면 그만큼 한 곳으로 취급량이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리스크 부담이 커지는 만큼 어쩔 수 없이 담보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약국 “쥴릭, 3개월 치 담보요구 감당 못해”
‘글리벡’은 특히 유통마진이 3% 수준에 불과한 반면 약값은 60알 짜리 1갑이 125만원이나 하기 때문에 거래약국이 부도라도 낼 경우 공급업체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글리벡’이 원외처방으로 풀린 이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혼란이 더 가중되기 전에 정부와 제약사, 도매업체, 약국이 한 데 모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백혈병환우회는 환자들의 처방조제에 따른 불편을 속속 제기하자, 약사회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환우회 관계자는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가 종합적으로 얽혀있다면 정부차원에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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