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고 죽자' 시들하고 '님'이라 부른다
- 어윤호
- 2012-06-08 12:24:58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수직적 문화, 급속하게 수평문화로 이행
- AD
- 12월 4주차 지역별 매출 트렌드 분석이 필요하다면? 제약산업을 읽는 데이터 플랫폼
- BRPInsight
전통과 보수의 대명사, 국내 제약

사원, 대리, 과장, 부장같은 직함을 쓰며 연구소에서는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단계로 승진한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종근당은 공채 기수가 100을 넘을 만큼 오랜 세월 선배 사원과 신입사원간 조직이 원하는 예절과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딱딱한 #호칭문화를 바꿔보려는 노력도 비쳐진다.
녹십자는 소통 활성화를 위해 상호존중 문화 캠페인을 펼친다. 사내예절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포스터를 통해 상호존중 문화 육성과 실천에 주력하고 있다.
안국약품은 여러 동호회를 통해 직원간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고 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경직될 수 있는 상하 직원간 커뮤니케이션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동호회 활동이 강조되고 이를 통해 마음에 쌓인 벽을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CJ그룹 차원에서 2000년부터 전통적 호칭 대신 서로를 '님'이라 부른다. 사원에서 부장은 G1~G7, 연구소는 T1~T3이라는 직함을 내부적으로 사용한다.
회사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사내보 제호는 바로 '님'"이라며 "평등과 배려의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식 기업문화의 표상인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의 #회식의 주인공은 역시 '술'이다.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권위를 담아 전하는 '폭탄주 돌리기'와 신입사원 '신고식'은 흔히 볼 수 있는 회식 풍경. 다만 최근에는 팀장, CEO 등 헤드 성향 따라, 혹은 여직원 비율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개방적이고 호쾌한 성격의 CEO 덕에 회사 전체 회식이 편안한 곳도 있다.

마케팅실이 9층, 임원실이 8층에 있는 삼진제약은 가끔 이성우 사장이 9층 마케팅실로 올라와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같이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장님이 올라오셔서 '나랑 저녁 같이 하지. 여의도에 양구이 잘 하는데 있는데'하시면 회식이 열린다"며 "직원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저렴하고 편한 곳으로 간다"고 말했다.
아울러 "CEO 마인드가 워낙 가족적이셔서 직원들에게 소주를 따라주시고 손녀 자랑도 하신다. 보통 CEO와 달리 친근함이 있다"고 자랑했다.
여직원이 많은 대웅제약은 '마시고 죽자는 분위기'에서 벗어났다. 회사 홍보팀 관계자는 "우리 팀 회식은 119를 지킨다"며 "119는 한 종류의 술로 1차 9시까지만 하자는 의미"라고 전했다.
보령제약은 매달 김승호 회장이 생일을 맞은 사원과 점심식사를 한다. 일양약품은 수요일 야근이나 회식을 자제하고 일찍 귀가하도록 유도한다. '패밀리 데이'다. 임직원이 다 좋아한다고 한다.
호칭파괴와 개방적 문화, 다국적 제약

국내사 중에서는 CJ만 쓰는 '님'을 다국적사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08년부터 직함을 없애고 '님'자로 호칭을 통일한 바이엘은 사장을 'MR 00씨'라 부른다.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이렇게 한다.
직원의 업무 포지션과 중요도에 상응하는 그레이드(직급 대행)는 존재하지만 직원들끼리 서로 정확한 레벨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상호 의견 교류가 더 자연스럽다.
하지만 사내서 자리잡은 호칭이라도 대외적인 미팅에서 호칭파괴는 거부감을 불러 오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엘과 제휴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담당자 직함이 없어 부를 때 불편했다"며 "나이 차가 커 보이는 두 사람이 서로 '00님'하고 부르는 것이 거북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바티스, 릴리, 머크 등 제약사들은 내부적으로는 호칭을 없애고 대신 외부인용 '직함'을 사용하고 있다.
직함으로 부르고 직함이 새겨진 명함으로 외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외부 미팅에서는 직함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는 없다"며 "호칭파괴 문화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 뿐 아니라 직원들 사이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국적사 회식은 국내사에 비해 자유롭다.
여직원이 많은 다국적사는 음주 대신 봉사활동, 야구·공연관람 등 친목을 다지는데 주력한다. 음주도 바에서 맥주와 함께 다트게임 정도다. 국내서 입장서 보면 감질나는 수준일 수도 있다.

다양한 공연과 마술쇼를 벌였다. 투병 중인 어린이 환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어린이 병동을 돌며 입원 중인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선물도 전달했다.
다국적사라고 다같은 것은 아니다. CEO에 따라 다르다.
대표 사례는 베링거인겔하임이다. 전임 군터 라인케 CEO는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 사장'으로도 알려진 만큼 한국의 술 '소주'도 무척 사랑했다.
특히 직원들과 회식에서 그는 직접 한국식 '폭탄주'를 제조해 돌렸다. 주량도 상당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함께 술을 자주 마셨던 직원들의 주량이 늘었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그렇지만 술을 억지로 먹이는 식은 아니었다"며 "군터 사장을 직원들이 좋아하고 따랐기 때문에 회식은 즐거웠다"고 말했다.
공무원, 전형적 조직 속 작은 차이

사석에서나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경우 이름을 부르는 경우도 더러 있으나 공식적 자리에서 직책을 부른다.
공무원 조직은 동기 문화가 발달돼 있다. 동기끼리 친분이 유별난 경우가 많다. 보건의료라는 전문분야를 다룬다는 특성상 몇 년에 한 번씩 자리를 재배치받아 오래된 직원일수록 두루두루 친한 경우가 많다.
회식문화는 조직마다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 역시 성비율과 리더 성향에 영향을 받는다.
심평원이 독특하다.
직원 10명당 7명이상이 여성이다. 전산팀을 제외하고 공적인 회식 자리는 어김없이 1차에서 끝이다. 이도 여의치 않으면 낮 시간대 피자나 치킨을 배달시켜 먹으며 멤버십을 다진다.
심평원 관계자는 "민감하고 반복적인 업무가 많은 심사팀의 경우 예산절감과 직원 편의를 함께 고려해 점심식사 시간에 회식을 대신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건보공단은 심평원과 다르다. 남자직원이 전체 70% 가량 차지하기 때문에 술 문화가 비교적 왕성하다.
부서별 회식이 있는 날이면 장급 인사의 건배사나 덕담이 빠지지 않는다. 때에 따라 모든 직원들이 건배사를 하는 풍경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식약청 회식문화는 오송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본청이 서울에 있을 때도 회식을 자주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나름 진했다.
그러나 오송으로 내려온 후 통근 직원들과 기숙사 직원들이 많아져 회식은 단출하다.
여직원은 오송 근처 옥산 기숙사가 있는데다 주위에 가로등 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늦은 밤 귀가를 본능적으로 꺼린다.
통근직원도 막차가 11시 이전 끊겨 회식을 해도 시계보기 일쑤다. 그래서 1차로 끝난다.
회식 주기는 부서마다 다르다. 한달 한 번 정도가 많다. 저녁 회식을 꺼리는 직원들이 있어 종종 점심으로 '갈음'한다.
얼마전 식약청 수장에 오른 이희성 청장은 애주가다. 크고 작은 회식으로 직원들과 소통을 넓히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청 최초 내부 승진자라는 수식어가 있는만큼 직원 소통에 적극적"이라며 "그러나 철칙은 있다. 회식은 1차에서 무조건 끝"이라고 전했다.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1원 인하 품목 수두룩"…약가인하 리스트 보니 '한숨만'
- 2대체조제 통보 시스템, 전담조직 구축...내년 1월 임시오픈
- 3케이캡, 물질특허 방어...제네릭, 펠루비·듀카브 분쟁 승전보
- 4알지노믹스 '따따블' 뒤엔 확약 방패…해제 땐 양날의 검
- 5다케다, 보신티 재허가…종근당, TZD+SGLT2 승인
- 6우수과제 9곳 공개…KDDF, 2단계 '완주형 신약' 시동
- 7트루셋 재심사 만료에 본격 경쟁...후발약 '로디엔셋' 등재
- 8유나이티드, 영리한 자사주 활용법…2세 지배력 강화
- 9"아뎀파스, PDE5i 반응 불충분 환자에 효과적 대안"
- 10[데스크 시선] 18년 간 품어온 경제성평가에 대한 고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