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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병합에 65억 조달…경남제약, 상장유지·재무개선 안간힘

  • 차지현 기자
  • 2026-06-24 11:59:40
  • 요약
  • 금감원 정정 요구로 주주배정 유증 일정 전면 보류…엑스 대상 조달 결정
  • 재무 체력 취약·주식병합에도 주가 급락…최대주주 희석·경영권 변수도 부각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경남제약이 65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앞서 추진한 190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금융당국 정정 요구로 멈춰서자 단기 운영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본업 부진으로 유동성 부담이 커진 가운데 주식병합 이후 주가 급락과 지분 희석 우려까지 겹치며 재무 운용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191억 유상증자 제동…65억 제3자배정으로 선회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지난 23일 65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 신주는 보통주 399만178주다. 신주 발행가액은 1629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종가 2320원 대비 29.8% 낮은 수준이다. 납입일은 내달 1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16일이다.

이번 증자의 대상자는 엑스다. 엑스는 투자와 경영컨설팅 등을 수행하는 법인으로 온누리프로덕션이 지분 58.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회사는 제3자배정 대상자 선정 배경에 대해 "경영상 목적 달성과 필요자금의 신속한 조달을 위해 투자자의 의향과 납입능력, 시기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증으로 발행하는 주식은 1년간 보호예수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기존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지연된 데 따른 고육책으로 해석한다. 앞서 경남제약은 지난 5월 보통주 1100만주를 발행하는 191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제품 마케팅비와 원부자재 매입 등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지난 8일 경남제약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신고서 형식이 미비하거나 중요사항 기재가 불충분·불명확해 투자자 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남제약은 결국 23일 신주배정기준일과 청약 일정을 모두 '추후결정'으로 변경하며 사실상 기존 자금조달 일정을 전면 보류했다.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멈춰선 상황에서 단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내린 셈이다.

본업 부진에 현금흐름 악화…운영자금 확보 시급

경남제약이 추가 자금조달에 나선 배경에는 본업 부진으로 인한 재무 부담이 자리한다. 이 회사는 2021년 이후 5년째 영업적자를 지속 중이다. 지난해 경남제약 영업손실은 17억원으로 전년 9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고 매출은 559억원으로 8.1% 줄었다. 광고·판촉 의존도가 높은 비타민·일반의약품 사업 구조에서 매출 회복을 위한 운영자금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올 1분기 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으나 향후 마케팅 비용 집행이 본격화할 경우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질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여기에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 등 비영업 손실이 반영되면서 1분기 순손실은 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달성 여부와 별개로 투자자산 가치 하락이나 금융비용 부담이 이어질 경우 순손실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금운용 부담도 커졌다. 경남제약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4년까지 순유입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7억원 유출로 돌아섰고 올 1분기에도 28억원 유출을 기록했다. 순손실이 이어진 데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증가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탓이다. 이에 더해 지난 5월 만기가 도래한 금융권 시설자금 대출 240억원을 보유 현금으로 전액 상환하면서 현금 여력은 더 줄었다.

본업 현금창출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보유 현금까지 감소하며 단기 운영자금 확보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결국 이번 엑스 대상 유상증자는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제동에 걸린 가운데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을 보강하려는 성격이 짙다는 얘기다.

3자 배정으로 숨통 트였지만…주가 방어 실패·지분 희석 부담

회사는 이번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시장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우선 주가 흐름이 부담이다. 경남제약은 지난 2월 주당 액면가를 100원에서 500원으로 높이는 5대 1 주식병합을 결정하고 병합 절차를 단행했다. 주식병합은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대신 주당 액면가를 같은 비율로 높여 명목 주가를 끌어올리는 자본정책이다. 회사는 적정 유통주식 수 유지와 주가 안정화, 기업가치 제고를 병합 목적으로 제시했다.

경남제약 주식병합은 금융당국의 저가주 퇴출 규제 강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7월부터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종목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에도 일정 기간 1000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식병합을 결정한 지난 2월 24일 경남제약 종가는 630원으로 새 제도 시행 시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주식병합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경남제약 주가는 병합 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 5월 7일 3350원에서 이달 22일 1788원까지 밀렸다. 23일 2320원으로 반등했지만 거래재개일 대비로는 여전히 30% 넘게 낮은 수준이다. 명목 주가를 끌어올려 동전주 구간에서는 벗어났지만, 본업 부진과 유동성 부담이 이어지면서 주가 방어 효과는 제한적이었던 셈이다.

지분 구조도 고민거리다. 현재 경남제약의 지배구조는 스텔라PE를 정점으로 미래아이앤지, 휴마시스, 빌리언스를 거쳐 경남제약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사슬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빌리언스가 경남제약 직접 최대주주인 가운데 2024년 휴마시스가 빌리언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경남제약을 간접 지배하는 구조가 됐다. 이후 스텔라PE가 미래아이앤지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고 미래아이앤지가 아티스트·케이바이오랩스·인콘 등을 통해 휴마시스와 연결되면서 상위 지배구조가 한층 길어진 것이다.

실제 경남제약은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서 경영권 안정화와 관련 "최대주주의 실제 청약 규모가 예정된 40%에 미달하거나, 2대 주주인 미니쉬테크놀로지가 배정물량 전량 및 실권주를 추가 인수함에 따라 지분율이 역전될 경우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경영권 변동 위험이 존재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향후 추가 유상증자나 주식관련사채 발행이 이어질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추가로 희석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기존 191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재개될 경우 지분 희석 부담은 더 커지는 구조다. 해당 유상증자는 기존 발행주식총수의 70%가 넘는 110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방식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배정분의 40%만 청약할 경우 유상증자 후 지분율은 20.61%로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또 이번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엑스가 보통주 399만178주를 배정받게 되면서 새 주요 주주로 부상할 가능성도 생겼다. 신주는 1년간 보호예수되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추가 희석이 불가피하다.

경남제약에 주어진 다음 과제는 단기 자금 수혈을 실적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경남제약은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주력 제품 마케팅과 원부자재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레모나 등 기존 브랜드 매출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주류 유통, 반려동물 용품 등 신규 사업 확장을 통해 성장 동력을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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