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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약 한계 공감…내년 이후 바이오시밀러 활짝제약업계 종사자들은 합성의약품 시대가 서서히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새 기전의 의약품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오리지널 특허만료가 이어지면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글로벌법인들의 R&D 투자 여건도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제약사들도 합성의약품 신약개발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영업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제네릭 위주의 포트폴리오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분야를 외면하자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매력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 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항체의약품이 건재하고, 바이오의약품 산업 한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미래산업 분야가 각광받는 탓이다. 여기에 항체의약품 오리지널 특허만료와 맞물려 국내 시장에서도 시밀러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점은 제약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현재 항체의약품 시장은 약 2000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2016년 3000억원대로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장 성장률이 그만큼 가파르다는 것은 조만간 바이오의약품이 합성의약품 시장을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궁무진한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국내 제약업계도 매력적인 아이템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바이오는 합성의약품과 무엇이 다를까? 그렇다면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과 무엇이 다를까? 바이오의약품은 유전자 재조합, 세포배양, 세포융합 등 생물공학 기술을 이용해 생산되는 의약품을 총칭한다. 저분자 제제인 화학 합성의약품에 비해 분자량도 크고 구조도 복잡하기 때문에 바이오의약품은 생산공정에 있어서도 비교적 간단한 화학공정을 거치는 합성의약품에 비해 더 복잡한 생물공정을 거친다. 따라서 생산도 어렵고 원가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의약품은 질환별 표적치료제 개발이 가능해 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임상 성공률도 높으며 희귀성 난치성 질환 치료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1980년대 인슐린과 성장호르몬 같은 체내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1세대 바이오의약품이 처음 등장했다. 2세대 바이오의약품인 항체의약품은 항암제, 면역계 질환 치료제 등에 집중돼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개발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단백질 치료제와 항체의약품은 1990년대 후반 이후 급성장했다. 다만 1세대 바이오의약품은 2000년대에 들어 대부분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적응증 다변화와 약물설계를 재디자인하는 방식의 바이오베터 시장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2000년대 초부터 급부상한 항체의약품은 계속해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이후에는 주요 항체의약품의 특허만료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국내업계에도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진단이다. 세포치료제-유전자치료제 개발 열기 단백질치료제에 이어 최근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인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현재 국내 바이오산업 관련 기업 60% 이상이 단백질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B형 간염백신(LG생명과학) 인성장호르몬(LG생명과학, 동아ST), GM-CSF(LG생명과학), G-CSF(동아제약), EPO(CJ헬스케어, LG생명과학, 동아ST, 인터페론(LG생명과학, CJ헬스케어, 녹십자, 동아ST) 등이 대표적이다. 세포치료제는 기존 질병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부각된다. 바이오의약품 범주에 포함돼 있는 세포치료제는 약사법에서 ‘살아있는 자가 동종, 이종세포를 체외에서 배양 증식하거나 선별하는 등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밥법으로 조작해 제조하는 의약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세포치료제는 유래에 따라 자가세포치료제(환자 자신의 몸에서 얻은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한 질병치료제), 동종세포치료제(타인의 몸에서 얻은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한 질병치료제), 이종세포치료제(사람 이외 동물에서 얻은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한 질병치료제) 등으로 분류된다. 또한 세포의 종류에 따라 체세포치료제(피부, 연골, 심장, 뼈, 신경, 근육세포 등을 인체 조직재상 치료목적으로 사용되는 치료제), 면역세포체료제(수지상세포, 자연살해세포, 림프구 등 인체 면역세포를 이용한 질병치료제), 줄기세포치료제(신경, 혈액, 연골 등 몸을 구성하는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 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등으로 나뉜다. 국내 첫 세포치료제는 2001년 세원셀론텍의 자가 연골세포치료제 콘드론이다. 이후 국내 제약기업들이 앞 다퉈 세포치료제를 시장에 출시했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세포치료제는 18개 품목이다. 전문가들은 체세포치료제의 경우 시장 성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나 치료효율성과 경제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 '줄기세포치료제'는 특정한 세포로 분화가 되지 않은 세포를 신경, 혈액, 연골 등 환자에게 필요한 세포로 분화시켜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배아, 성체, 역분화 유도 줄기세포로 구분된다.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유전자치료제는 기존의 약으로 치료할 수 없는 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항체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시장 주도 항체의약품은 체내에서 병을 유발하는 원인 단백질에 항체처럼 작용해 그 단백질만을 무력화시키는 의약품으로 현재까지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정 단백질에만 반응하기 때문에 효과가 뛰어나고 타깃 질병 이외에는 반응하지 않아 온 몸에 퍼져 효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유발하는 화학의약품에 비하여 선택적으로 작용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 시장에 출시된 항체의약품은 1997년 제네텍 리툭산으로 현재 리툭산을 포함해 허셉틴, 휴미라, 엔브렐, 아바스틴, 얼비툭스 등이 주요 항체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 매출 시장 규모는 2012년 시준 약 5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시장 매출규모도 약 2000억원대로 파악되고 있다. 항체의약품은 한 제품만으로도 단숨에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을 정도로 글로벌제약시장의 영향력이 가공할만하다는 점에서 핵무기 보유에 비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항체의약품 선두기업 로슈의 2012년 제약부문 매출 42조원 중 절반가량이 3개의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으로부터 발생했다. 리툭산, 아바스틴, 허셉틴의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각각 19%, 16%, 17%를 차지한다. 존슨앤드존슨의 경우도 해당 회사의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인 레미케이드가 제약부문 매출 중 2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의약정보조사기관인 라메리(La merie)에서 발간된 ‘Top 30 Biologics in 2012’ 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중 상위 6위까지의 제품은 모두 연매출 약 7조원 이상을 기록한 항체의약품이다. 상위 6개 제품의 매출만 합쳐도 약 50조원이 넘는다. 또한, 지난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매출 상위 10개 제품 중 6개 제품이 항체의약품이었다. 이들 6개 항체의약품만의 시장 규모는 약 52조원(450억달러)이었다. 제품 당 7~10조원 규모의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항체의약품은 높은 개발비용, 복잡한 제조공정으로 인해 생산원가 자체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소수의 경쟁제품만 존재하기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높은 약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까지 항체의약품은 주로 선진국에서 처방돼 왔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아시아 지역과 남미지역 등의 개발도상국 환자들은 치료받을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바이오베터-시밀러 시장 새로운 대안 떠올라 따라서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신약 못지않은 시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제약업계의 새로운 혁신모델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바이오시밀러 중에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보다 우수하게 개량돼 최적화된 것으로, 오리지널 바이오신약으로부터 출발되는 점은 바이오시밀러와 같다. 그러나 오리지널에 비해 우수한 품질을 요구하지 않는 바이오시밀러와는 달리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비하여 개량된 품질이나 약효를 나타낼 수 있는 개량신약을 말하며, 슈퍼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내 기업 상당수는 시밀러 1세대가 아닌 2세대, 즉 항체중심 제품을 타깃팅 하고 있다. 항체관련 블록버스터 제품 특허만료가 잇따르거나 임박해 있다는 것은 국내 제약사들에게 황금어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LG생명과학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디클라제(성장호르몬) 개발에 성공해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했고, 이수앱지스 클로티냅을 시작으로, 2012년 7월 셀트리온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 시판허가를 받은데 이어 올초에는 두번째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를 허가받았다. 허쥬마는 유방암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다. 한화케미칼은 또 다른 항체의약품인 엔브렐시판허가를 앞두고 있다. 이렇듯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한 국내 항체의약품 시장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바이오의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녹십자, 동아ST, 종근당 등이 3~4년 전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2~3년뒤에는 일부 항체의약품들이 국내에서 생산되거나 판매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항체의약품도 약 20여개로 제넨텍, 애보트, 존슨앤존슨, 쉐링푸라우, 노바티스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2014-06-02 06:15:00가인호 -
의약단체, 왜 수가인상총액 '벤딩' 협상 포기했나의약단체 수가협상단은 매년 이맘 때면 화가 난다. 유형별 특성을 감안한 협상을 하자고 해놓고 건강보험공단이 수가인상 총액, 이른바 ' 벤딩(bending)'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약단체는 '벤딩'을 알아야 보다 구체적 전략을 갖고 수가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건보공단 입장에서 '벤드'는 최후의 보루다. 용어정리부터 하자. 수가협상 당사자인 의약단체 보험담당자들과 건보공단은 언젠가부터 '벤딩'이라는 말을 써왔다. 풀이하면 보험자가 수가인상에 투입할 수 있는 최대 재정소요액 규모다. 퍼센티지로 표현하면 '수가 평균인상률'이 된다. ◆'벤딩'은 누가 정하나 =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위임을 받아 산하 재정운영소위원회가 결정한다. 재정운영위는 올해 3월에도 소위원회에 '2015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사항을 위임했다. 구체적으로는 계약추진방향과 '벤딩'을 정하는 내용이었다. 재정운영위는 이후 건보공단과 의약단체가 유형별 협상을 통해 합의한 수가협상 결과를 추인하고, 건보공단 이사장과 각 단체장이 계약을 체결하는 수순을 밟는다. 보험자 위원회인 재정소위가 다음년도 수가인상액 전체 덩어리인 '벤딩'을 정한다는 점에서 현 수가결정구조는 '낮은 단계의 총액계약제' 형식을 띄고 있다. 상대가치점수 단가인 환산지수를 감안한 전체 '파이'를 정하기는 해도 행위량을 포괄할 수 없기 때문에 '낮은 단계'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역으로 의약단체는 전체 덩어리를 정할 권한이 없다. 건강보험법은 다음 연도 보험수가 인상분을 건보공단 이사장과 의약단체장이 협상을 통해 정하도록 하고 있는 데, 유형별 인상률만 협의하고 전체 '파이'는 재정소위가 정하는 건 자연스럽지 않아 보인다. 법률에서도 재정운영위나 재정소위에 이런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는 데도 의약단체는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의약단체가 포기했다 = 과거에도 이랬을까? 아니다. 유형별 수가협상이 처음 도입된 2007년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2006년 협상 때까지만 해도 수가 인상률은 건보공단 이사장과 6개 의약단체장들이 직접 테이블에서 만나 결정했었다. 이런 이유로 당시 수가계약은 '단체계약'이라 불렸다. 다시 정리하면 건보공단 이사장과 의약단체장이 협상을 통해 결정했던 게 요즘말하는 '벤딩'이었던 것이다. 재정소위는 당시 건보공단(보험자) 측 '벤딩'을, 의약단체장들은 공급자협의회를 통해 의약단체가 원하는 '벤딩'을 각각 정하고 접점을 찾아갔다. 이 것이 수가협상이었다. 재정소위는 지금도 변함없이 보험자 측 '벤딩'을 정하는 데, 유형별 협상 전환이후 의약단체의 단일 '벤딩'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벤딩'은 재정소위가 정하고, 의약단체는 이 '벤딩' 내에서 '파이 나누기' 싸움에만 골몰한다. 이런 일은 왜 발생한 것일까. 유형별 협상은 2004년 이후 줄곧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수가 1% 인상액 규모가 다른 데 병원, 의원, 약국, 치과, 한방이 같은 인상률을 적용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이다. 급기야 2005년 이성재 이사장 재임시절 건보공단과 의약단체장은 수가협상을 체결하면서 2년 후부터 유형별 협상으로 전환하기로 부속합의했다. 건보공단은 보상으로 이전에 넘지 않았던 '3'을 보여줬다. 직전 연도 3년 연속 2%대였던 수가인상률이 3.58%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그리고 2007년 협상해 2008년에 적용되는 수가협상 때부터 유형별 계약은 예정대로 시행됐다. 유형별 협상을 어느 단체가 주도적으로 동조했는 지는 이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다수 관계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의사협회가 이끌었다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유형별 계약 전환이 재정소위가 '벤딩'을 정하면 이 범위 내에서 의약단체가 나눠갖는 방식을 의미한 게 아니었다는 데 있다. 의약계 한 관계자는 "유형별 협상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 우왕좌왕하다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을 때는 벌써 수년이 흘러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형별 협상은 병원 몫을 쪼개서 나머지 단체들이 나눠 갖자는 의미"라면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집중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걸 놓쳐버렸다"고 지적했다. ◆병원 밥으로 차린 잔치상? = 건강보험수가 인상률은 정형화된 패턴이 없다. 1979년 1월 첫 시행당시 인상률은 20.75%였다. 이후 1985년 3월1일과 1986년 6월1일 인상률은 각각 3%까지 낮아졌고 1995년 1월10일에는 11.82%로 또 치솟았다. 이렇게 들쑥날쑥했다. 의약분업 실시 첫해였던 7월1일 인상률도 9.2%나 됐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나면서 2002년 4월1일에는 처음으로 2.9% 인하시켰다. 이후에는 유형별로 전환될 때까지 2006년 1월을 빼고는 모두 2%대를 유지했다. 재정파탄 이후부터 유형별 전환 부속합의로 수가를 더 올린 2005년을 제외한 4년간 평균 인상률은 2.72%였다. 그렇다면 유형별 계약 이후는 어떻까? 2008년 1.94%로 시작해 2009년 2.22%, 2010년 2.05%, 2011년 1.64%, 2012년 2.2%, 2013년과 2014년 각각 2.36% 등으로 평균 2.1%를 기록했다. 2010년과 2011년 당기수지 적자로 재정위기가 급부상하면서 수가인상률이 두 해 연속 주춤한 건 사실이지만 단체계약 시기 4년과 비교하면 평균 0.62%가 낮다. 지난 7년간 '벤딩'이 단체계약 시절을 밑돌았다는 얘긴 데, 보험자 입장에서는 총액을 잘 관리해 온 것이고, 의약단체 입장에서는 속절없이 끌려온 셈이 된다. 그러나 유형별로 접근하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조산원과 보건기관을 제외한 5개 유형을 보면, 치과가 7년 평균 3%로 인상률이 가장 높다. 이어 한방 2.8%, 의원 2.5%, 약국 2.3% 순인 데, 이들 4개 유형은 모두 평균을 상회했다. 반면 병원은 1.7%에 그쳤다. 병원에 돌아갈 덩어리 중 일부를 떼어내 나머지 유형들이 잔치를 벌여온 셈이다. 의약계 한 보험담당 임원은 "병원에 수가 1% 인상률은 의원 2%, 약국 약 7%와 맞먹는다"면서 "유형별 수가협상 자체는 긍정적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유형별 인상률 수치에만 매몰되다보면 더 중요한 걸 놓칠 수 있다. 우리가 유형별로 전환하면서 '벤딩'을 넋놓고 포기해버린 게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2단계 협상 전환 필요성 제기 = 유형별 수가협상 8년 차, 의약단체 협상단은 올해도 '벤딩'을 공개하라고 건보공단과 재정소위에 요구하고 있지만 빈 메아리 뿐이다. 어느새 무기가 돼 버린 이 숫자를 건보공단이나 재정소위가 쉽게 내놓을 리 만무하다. 유형별 협상 전환과정에서 의약단체가 '벤딩' 협상권을 빼앗긴 것은 협상 시스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의약계는 의원, 병원, 치과, 한방, 약국이 각기 치열하게 건보공단과 협상해 인상률에 합의하면 각각의 인상률(금액)의 합이 '벤딩'이 된다고 생각했다. 반면 건보공단과 재정소위는 달랐다. 협상을 통해 쪼개 줄 전체 '벤딩'을 먼저 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이는 협상 당사자인 보험자는 하나이지만, 의약단체는 협상 당사자가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건보공단이 '벤딩' 공개를 매년 거부하자 의약계 내부에서도 '벤딩' 협상권 회복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건보공단 이사장과 의약단체장이 협상을 통해 '벤딩'을 결정(1단계)하고 뒤이어 유형별 협상으로 넘어가는 2단계 협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건보공단에 '벤딩'을 공개해 달라고 '읍소'할 이유도 없어지고, 추가재정을 더 확보할 여지도 생길 수 있다. 의약계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실 2단계 협상론은 유형별 협상 초기부터 제기돼왔다. 하지만 건보공단과 재정소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의약단체 보험담당 임원이나 실무자들은 결국 의약단체장들이 결단해야 해결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단체 보험담당 부회장은 "만나서 이야기하면 (의약단체 관계자들) 모두 공감한다. 그런데 각 단체로 돌아가면 협회장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약단체장들이 인상률 순위에 목매면서도 정작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거나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의약단체장 전체가 결단하거나 일부 단체라도 주도적으로 나서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서 "2단계 협상으로 전환하면 수가협상과 연계해 다른 정책적 이슈도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건보공단이나 정부도 잘만 활용하면 나쁠 게 없다"고 주장했다.2014-05-26 06:14:59최은택 -
약국, 병-의원 제로섬게임서 이삭줍기 해낼까?수가협상에서 약국 유형은 가장 민첩해야 한다. 덩치 큰 의료기관 유형 간 싸움에 때로는 '새우등'이 돼 터지기도 하고, 때로는 '이삭줍기'로 고군분투 해 '+α'의 추가 소요 재정분('벤딩')을 쏠쏠하게 챙겨온 것은 약사회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재정운영위원회에서 벤딩을 정하고 건보공단에서 배분하는 방식은 소극적 의미의 총액제라 할 수 있다. 이런 '소프트 캡(Soft Cap)' 방식의 수가협상에서 처방 의존도가 높은 약국의 생존방식은 타 유형들과 사뭇 다를 수 밖에 없다. 지난해 협상 당시, 약사회는 합의 시한에 임박할 때까지 의사협회와 병원협회가 벌이는 치열한 '제로섬 게임' 사이에서 하마터면 '지분'을 적게 받을 뻔했었다. 약사회는 협상 막판에 접어들어 2.7% 수준의 인상률을 제안받고 건보공단과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다. 그러던 중 갑자기 상황이 반전됐다. 의협이 협상 순번상 약사회보다 앞서서 공단과 협상을 벌이다가 2.9% 제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문을 박차고 나온 것이다. 공단은 의협과의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다른 유형에 각각 '+α'를 분배했다. 약사회는 이렇게 올해 수가분 660억원을 공단으로부터 성공적으로 받아냈다. 협상시한을 불과 한시간도 채 남겨두지 않고 일어난 일이었으니, 약사회 조찬휘 회장이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 앞에서 "수가협상 때가 오면 피가 말라 죽겠다"고 하소연 한 게 결코 과장은 아닌 셈이다. 5개 유형 중에서 약국의 추가재정 비중은 정확히 중간 수준이지만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병원과 의원에 비하면 4~5배 가까이 벌어진다. 그만큼 약사회는 건보공단과 의·병협의 속내를 빨리 읽어내는 작업을 먼저 하는 것이 협상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 사상 최대 건강보험 재정 흑자가 예측되는 이번 협상에서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지 않고 '이삭줍기' 방법으로 실리를 챙기기 위해서는 최대한 정보를 끌어모으는 것이 관건인 것이다. ◆약국 수가협상 = 약국의 경기는 경영 전반에서 뚜렷하게 악화됐다. 현장지표에서 이 경향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항목은 카드수수료와 폐업률 증가, 조제료 감소다. 달리 말하면, 약사회가 협상 테이블에서 쟁점화시킬 수 있는 최대 화두인 셈이다. 신용카드 사용률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수수료 보전분은 단 한 차례도 조정되지 않았다. 지난 20일 오후, 첫 협상을 마치고 나온 박영달 보험위원은 "약값 마진이 없는 건보제도 안에서 카드수수료를 공급자인 약국이 부담하려면, 최소한 수가에 카드 이용 추세를 정확히 반영해줘야 한다고 공단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영이 악화되면서 약국 폐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경향도 약사회가 내놓고 있는 주력 카드 중 하나다. 서울 지역 약국만 보더라도 4곳 중 1곳이 불과 3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고 있었다. 이런 악재들은 결국 조제행위료 감소로 이어졌다.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2008년도에는 10.3% 비중이었지만 불과 7년 만에 8.6%로 뚝 떨어진 것이다. 건보공단이 진행한 자체 연구에서도 약국은 4.85% 인상요인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약국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관적 경향은 역설적으로 약사회 협상력을 배가시키는 데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부대합의조건 = 유형별 수가협상으로 개편된 이후 건보공단은 협상 과정에서 부대합의조건과 같은 '패'를 즐겨 사용했는데, 약사회는 눈치껏 이를 역이용 하면서 비교적 잘 활용해왔다. 이번 약사회 부대조건의 이슈는 단연 2012년 협상 당시 약사회가 먼저 제안했던 '대체조제 20배 끌어올리기'다. 당시 대체조제율이 0.088%에 불과해서 20배를 끌어올리더라도 1.76% 수준이어서 약국도 별 부담은 없는 조건이었다. 게다가 심사평가원에서 정기적으로 내놓은 대체조제 인센티브 약제 목록도 계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약국은 '꿩 먹고 알 먹는다'는 셈법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체조제율은 전국 약국 평균이 불과 1.14배 그치고 말았다. 달성 실패다. 만약 부대조건에 페널티가 전제됐다면, 약속대로 이번 협상에서 약사회의 부담은 하나 더 늘어났을 것이다. 다만 공단도 약국이 부대조건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후방지원을 약속했지만 딱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 그간 평가를 할 때 성과보다는 이행 과정상 노력이나 성의 등을 관례적으로 봐왔다는 점은 약사회로선 상쇄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처방 의존도가 절대적인 약국 유형은 건보공단으로부터 만족스러운 '파이'를 얻어내기 위한 묘수로 부대조건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건보공단은 통상 협력과 인식 공감을 주목적으로 하는 공동연구와 그 외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부대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협상의 윤활유 용도로만 취급한다는 재정운영위원회나 가입자단체들의 비판에 직면했던 작년 사례를 미뤄보아, 앞으로의 부대조건 '매력지수'가 달리 평가될 가능성도 예측해볼 수 있다. 공단 제안에 앞서 약사회가 부대조건을 선제적이고 공격적으로 제안하되, 현재 건보제도 경향을 현실적으로 반영한다면, 충분히 공단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재정절감이나 금연, 비만 등 예방적 사업처럼 장기과제로 끌고 갈 수 있는 공동 아이템을 포괄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2014-05-22 06:14:59김정주 -
노인 보장성 강화로 견제…찬밥신세라 서럽다치과·한방·조산은 비주류에 속한다. 이들 3개 유형을 모두 합해봐야 건강보험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급여비 증가세는 나쁘지 않다. 치과는 20% 내외, 한방도 10%에 육박한다. 조산은 무려 35%가 넘었다. 최근 보장성 강화에 따라 변수도 커졌다. 치과는 노인 틀니와 임플란트가 급여화되면서 수년 내 약국(약값 제외)을 제치고 의원 다음으로 건강보험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양방과 함께 형식상 국내 의료서비스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한방은 여전히 '찬밥신세'다. 그러나 첩약 시범사업 결정처럼 어느 순간 보장성 정책의 수혜자가 될 지 모른다. 조산원은 사양길에 접어든 지 오래다. 수가협상도 명백만 유지돼 왔다. 그러나 올해 수가인상률이 기대에 못 미쳐 간호협회는 재반등을 노리고 있다. ◆치과 수가협상=노인 틀니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급여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 치과의원의 2012년 급여비는 1조528억원이었지만 2013년엔 1조2667억원으로 20.3% 늘었다. 건강보험 급여비 점유율도 2.9%에서 3.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치과병원의 급여비는 18% 증가했다. 오는 7월부터는 임플란트까지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치과의 두 자릿수 급여비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복지부는 임플란트 급여만으로 올해 388억~476억원, 오는 2017년까지 1조1000억~1조3000억원의 추가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추계했다. 이르면 2017년 이후 치과 급여비가 약국(약값 제외)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년도 치과 수가협상은 녹록치 않다. 지난해 합의했던 올해 수가 인상률은 2.7%, 428억원을 배당받았다. 비교적 나쁘지 않은 성적표였다. 보장성 강화정책의 수혜가 급여비 증가로 이어지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치과협회는 정책친화 전략으로 기존 수가인상률을 유지하는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치과분야 보험급여 확대방안 공동연구' 때처럼 건보공단과 부속합의 등을 통해 기본인상률에다가 덤으로 '파이'를 더 받는 게 최선의 전략인 셈이다. 물론 정책적 요인을 배제하면 치과 급여비 증가분은 6%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낮은 자세'로 임하지 않아도 예년 수준의 인상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건보공단 2015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조정률(행위료, 전년대비 GDP, 노동부 5년 인건비 기준)은 -2.23%였다. 일단 연구용역상으론 '마이너스' 대상 유형인 셈이다. ◆한의 수가협상=여전히 찬밥취급이지만 의외로 급여비 증가율은 높은 편이다. 한의원의 급여비는 2012년 1조3221억원이었다. 2013년에는 1조4445억원으로 9.3% 증가했다. 의과 의원의 증가율이 2.4%인 점을 감안하면 4배 가량 호조세를 보인 셈이다. 전체 급여비 점유율도 3.7%에서 3.8%로 소폭 상승했다. 한방병원은 같은 기간 1254억원에서 1416억원으로 12.9% 증가했다. 그러나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모두 합해봐야 건강보험 재정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국내 의료체계 양대 흐름 중 한 축을 담당하는 한방의 현주소를 확인시켜준다. 그만큼 설움도 많다. 4대 중증질환과 치매 보장성 정책에서 한방은 뒷전이다. 수가체계도 마찬가지다. 의약분업 당시 논의대상에서 제외돼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찰료와 조제료 수가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의사협회(김진현 교수 연구)에 따르면 외래 기준 한의과는 평균 초진 18분 23초, 재진 6분 45초간 진료한다. 의과는 초진 6분14초, 재진 3분42조다. 진료시간만 놓고보면 한의과 의과보다 두 배 이상 더 길지만 진찰료는 약 2320원, 조제료는 약 900원 더 적다. 한의사협회는 이런 불균형을 해소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매번 메아리로 끝난다.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마찬가지가 될까. 한의사협회는 2012년 수가협상에서는 '한방 진료비 방문당정액제 등 포괄화와 예측 가능한 지불제도 구체적 실행방안'에 대해 공동 연구하기로 합의했지만 새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이행하지 않고 거절했다. 건정심에서 결정된 6000억원 첩약 급여 시범사업도 거부해 급여항목을 늘릴 수 있었던 기회를 수포로 돌리기도 했다. 한방은 여러모로 협상 주도권을 물론이고 건강보험 점유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상율을 획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만큼 협상단의 고충이 클 수 밖에 없다. 올해 수가는 2.6% 인상, 418억원이 배당됐었다. 건강보험공단의 2015년 환산지수 연구 조정률은 치과와 비슷한 -2.23%로 분석됐다. ◆조산원 수가협상=독립적인 가격협상보다는 출산취약지 등에 대한 정책적 배려로 당분간이나마 맹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려돼야 할 유형이다. 실제 간호협회 자료를 보면 2012년 보험급여를 청구한 조산원은 13곳에 불과했다. 이중 3곳은 10건 미만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12년 800만원이었던 급여비가 2013년 1000만원으로 늘어 35.7% 증가했다는 숫자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간호협회는 건보공단도 이런 사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보고 매년 수가결정을 보험자에 위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건보공단이 올해 수가인상률을 2.7%로 정하려하자 반발해 2.9%로 막판 재조정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10%까지 인상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벼르고 있다. 간협이 원가기준 분석법으로 수행한 연구결과를 보면, 적정 인상률은 80% 수준이다. 간협은 더 나아가 의원급 산부인과 자연분만에 보상되는 보험수가 수준으로 조산수가를 현실화하고, 산모상담과 교육, 초음파 진료, 방문관리, 가정출산 등의 수가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진행된 1차 본협상에서 건보공단 협상단은 '조산원 수가가 35%나 급증한 걸 보면 인하요인이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가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 건강보험 재정 점유율 수치도 산출되지 않을만큼 미미한 조산원 수가협상은 영원한 비주류일 수 밖에 없다.2014-05-21 06:14:59최은택·김정주 -
보험자는 병원이든 의원이든 한 곳 먼저 챙긴다의사협회 협상단장인 이철호 부회장은 분위기가 '좋았다'고 했다. 19일 예비협상 없이 건강보험공단과 곧바로 1차 본협상을 끝낸 직후의 말이었다. 이날 오전 진행됐던 조산사 수가 1차 협상 때와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건보공단 협상단은 '조산사 급여비 증가율이 30%를 넘었으니 수가인하 요인이 있는 것 아니냐'고 운을 뗐다가 간호협회의 반발을 샀다. 반면 의사협회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이철호 부회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수가인상 근거를 충분히 제시했다"고 말했다. 보험자인 건보공단 측 협상단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건보공단이 지급하는 행위료 중 80%가 병원과 의원에 귀속된다. 나머지가 약국, 치과, 한방, 조산 순으로 배분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병원과 의원에 얼마를 배당하느냐에 따라 유형별 수가인상률은 좌우될 수 밖에 없다. 건보공단은 전략을 세운다. 나눠줄 '파이'는 이미 정해져 있다. 따라서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병원과 의원 중 한 쪽에 우선적으로 '파이' 조각을 나눠준다. 그리고 다른 한 쪽은 뒷전에 두고 상대적으로 '파이' 조각이 적은 약국·치과·한방·조산에 배분한다. 나머지는 우선 협상에서 제외된 병원이나 의원 중 한 곳이 다 챙긴다.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건보공단은 이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지분율이 가장 높은 병원에 큰 덩어리를 우선 배당했다. 의원의 몫은 약국·치과·한방·조산에 나눠주고 남은 조각이 돌아가는 수순이었다. 당연히 의원은 반발했다. 건보공단과 정부는 첫 전 유형 타결이라는 성과를 얻고 싶었다. 결국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가 만들어 놓은 '파이'에 작은 조각을 얹어 의원에 줬다. 올해 수가 추가재정 소요액인 병원 2970억원(1.9% 인상), 의원 2388억원(3% 인상)은 이렇게 배분됐다. 건보공단은 올해도 저울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병원 지분율이 더 높아지면서 이제 인상률 대비 '파이' 크기는 더 벌어졌다. 가령 병원 수가를 1% 올리는 데 소요되는 추가재정은 의원 수가 2%와 맞먹는다. ◆의원 수가협상=의사협회는 지난해 유형별 최고 수치인 3% 인상률을 챙겼다. 올해도 상황은 나쁘지 않다. 거꾸로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여건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경기 악화가 지속되면서 내원 환자가 줄었다. 의원에 지급된 급여비는 2012년 7조8334억원에서 2013년 8조180억원으로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급여비에서 의원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같은 기간 21.9%에서 21%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은 3년째 지속되고 있다. 의사협회는 첫 본협상에서 이 점을 잘 설명한 모양새다. 이철호 부회장은 "병원 등 타 유형과 비교해 역차별되는 근거를 공단 협상단에 제시했다. 의원 폐업률과 경영통계 등 내외부 자료로 객관화시켰다. 수가인상 근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이 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한 환산지수 연구 중간결과에서도 의원은 인상요인을 충분히 갖고 있었다. SGR 모형으로 행위료, 전년대비 GDP, 노동부 5년 인건비 기준을 활용해 내년도 환산지수 조정률을 산출했더니 유형별로 최저 -7.18%에서 최고 4.85%까지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의원은 약국과 함께 4% 이상 인상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만큼 건보공단도 의협의 주장에 귀기울인 것은 당연해 보인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지난 3월 2차 의정협의 결과로 의협이 정부와 의료제도 개선 등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도 유리한 국면 중 하나다. ◆병원 수가협상=오늘(20일) 첫 본협상이 열린다.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일단 병원에 호의적이지 않다. 건보공단이 지난해 병원과 우선 협상을 통해 2970억원(1.9% 인상)을 배당하자 재정운영위원회 일각에서는 '병원 퍼주기'라며 추인을 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와 3대 비급여 개선으로 천문학적인 건강보험 재정이 병원에 추가 투입되는 것은 유·불리가 엇갈리는 대목이다. 우선 건강보험 정책의 수혜를 병원이 일방적으로 받고 있다는 평가는 불리한 측면이다. 반면 3대 비급여 개선을 원만하게 추진하기 위해 병원계의 협조가 절실한 정부 입장에서는 이번에 수가를 조금 더 올려 줘서라도 병원을 달래고 싶을 것이다. 유리한 측면이다. 수가협상단장인 이계융 병원협회 상근부회장은 데일리팜과 통화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 밖엔 지금 상황에서 이야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계융 상근부회장의 조심스런 답변은 이런 복잡한 셈법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수가를 더 얻으려면 정책적인 양보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은 이번 건보공단 환산지수 연구에서 -7.8%로 인상이 아닌 가장 큰 인하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자의 노림수=건보공단은 병원과 의원 양쪽 모두에 호의적인 '스탠스'로 초반 협상을 끌어가다가, 이후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 쪽을 선택해 '파이 나누기'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는 병원과 의원 중 어느 쪽이 우선 협상 파트너가 될 지 알 수 없다. 수가협상 과정에서 전향적 태도나 부속합의 등이 아마도 '선(先)'을 가를 것이다.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후 건보공단은 강력한 협상력을 획득했다. '파이'를 나눠주는 주인이 됐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의 '호의적인 웃음' 뒤엔 수가협상 지렛대를 찾기 위한 노림수가 숨겨져 있을 지 모른다.2014-05-20 06:14:59최은택·김정주 -
7천억대 인상분 나누기…매력적 부대조건이 변수4대중증 등 정책영향 뺀 반쪽협상 구조는 과제 오늘(19일)부터 의약사 진료·조제행위의 단가를 정하는 수가협상이 본격 개시된다. 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는 예비협상(상견례)을 끝마치고 2주간 본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수가협상단 구성이 지연됐던 의사협회만 유일하게 예비협상인 협상단 상견례 없이 곧바로 본 협상을 진행한다. 올해 수가협상에서는 '진료비 목표관리제' 도입과 관련한 부대합의 수용여부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최근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소위원회는 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박사로부터 내년도 수가협상을 위한 환산지수 중간연구 결과를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행위량을 수가와 연계하기 위해 목표진료비와 실제진료비를 수가 조정기전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진료비 목표관리제'를 도입하는 문제다. 진료비 목표관리제 부속합의 쟁점 부상할 듯 ◆유형별 협상=수가협상은 과학적 매커니즘이나 근거에 기반한 접근이 어려운 영역이다. 막바지로 치달으면 의약단체들은 회원들의 뭇매를 피하고 체면을 세우기 위해 순위경쟁에만 골몰한다. 2007년부터 의원, 병원, 치과, 한방, 약국, 조산 등 유형별 계약으로 전환되면서부터 각 단체 집행부 입장에서는 인상률만큼이나 순위가 중요해진 탓이다. 협상력은 건강보험공단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수가인상에 따른 다음 연도 추가 소요재정은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최대 평균 인상률(이른바 '벤딩 폭')과 금액이 정해지면 이 인상분을 각 유형에 배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의약단체는 배분 과정에서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로섬 게임'에 나서게 되는 데 수가협상은 이를 지칭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과거 동일수가로 단체계약 했을 때만해도 의약단체는 정부·건보공단과 전체 추가 소요재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했지만 지금은 정해진 '파이 나누기'로 끝나버리는 것이다. 보험수가 협상에서 은어처럼 사용되는 '벤딩 폭'(추가 재정 소요액, 혹은 수가 평균 인상률)은 21일 재정소위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물론 한 두차례 더 회의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이날 최종 확정될 지는 알 수 없다. ◆부속합의=의약단체는 건보공단에 각을 세워 싸움을 걸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도 한다. 의약단체의 전략은 더 큰 파이를 얻어오는 데 국한되기 때문에 파이를 쥐고 있는 보험자와 무턱대고 싸움만 해서는 얻을 게 별로 없다. 경험상 협상이 결렬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넘겨줘도 건보공단이 최종 제시한 '조각' 이외엔 더 얻지 못한다. 보험자는 이런 매커니즘을 이용해 부속합의를 기술적으로 이용해왔다. 조기 합의는 물론 건보공단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안정화하고 개선해 나가는 협력 기반을 수가협상을 통해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속합의는 지난해 협상 때만 빼고는 2007~2012년까지 줄곧 활용돼 왔다. 그렇다고 부대합의 내용이 반드시 이행되는 건 아니었다. 2009년 수가협상에서는 병의원 수가를 더 인상해주면서 약품비 절감에 노력하기로 합의했었지만 목표에는 턱없이 미달했다. 2012년 부속합의 중에서는 치협의 '치과분야 급여 확대방안 공동연구'와 약사회의 '약국 진료비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실행모형 공동연구'만 이행됐고 나머지는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건강보험료를 내는 가입자들을 대표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부속합의 조건부로 수가를 일부 더 인상해준만큼 반드시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이조차 쉽지 않은 일이었다. 법률상 부속합의 외에 페널티 조항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가를 가감조정하는 것은 계약의 성질상 불가(법률자문 결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속합의는 보험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중요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무기다. 건보공단 서철호 수가급여부장은 "매년 부속합의를 협상에서 이끌어냈지만 지난 해에는 활용하지 않았다. 시한이 10월에서 5월로 처음 앞당겨진 측면이 있었고, 현실성 있는 조건으로 합의해야 한다는 내외부 요구가 강해 숨고르기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부장은 이어 "부속합의는 보험자나 의약단체 모두 전략상 의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무기인만큼 올해 협상에서 제시할 의제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부속합의 미이행에 따른 페널티에 대해서는 "'페널티'가 아니라 '정상화'의 문제"라며 "조건을 걸어 수가를 더 줬는 데 이행되지 않았다면 그 부분을 재조정하는 건 페널티가 아니라 정상화시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페널티든 정상화든 부속합의에 따른 구체적인 사후조정 장치도 고려하겠다는 얘기다. ◆진료비 목표관리제=올해 보험자 측은 목표한 진료비와 실제 진료비를 수가 조정기전으로 제도화하기 위한 초석으로 의약계에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현웅 연구원은 내년도 수가연구 중간결과를 보고하면서 중장기 개선모형으로 미국식 SGR모형을 기본원리로 한 한국형 모형을 제안했다. 이 모형은 기본요소(인정가능한 환산지수 인상률)와 차등요소(가격과 진료량을 고려한 유형별 차등 증감율)를 감안해 수가를 정하는 방식이다. 기본요소는 의료물가 상승요인과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해 보험자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간 합의로 도출된다. 차등요소는 목표한 진료비와 실제 진료비를 감안한 것으로, 가격과 진료량을 고려한 '진료비 목표관리제'의 근간을 이룬다. 이에 대해 정부 측 재정소위 위원이 필요성에 관심을 나타냈고, 다른 위원들도 공감했다는 후문이다. 사실 행위량 통제를 위한 목표관리 필요성은 정형선 연세대 교수 등에 의해 줄곧 제기됐던 이슈였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올해 적용된 수가 평균인상률은 2.36%였지만 전체 행위료는 8.2% 증가했다. 단가보다 행위량에 의한 증가분이 훨씬 더 컸던 셈이다. ◆추가소요재정과 순위=지난해 계약된 수가 평균인상률을 통해 올해 예상됐던 추가소요재정은 6898억원이었다. 이 금액을 7개 유형이 나눠 가진 것이다. 유형별 인상률은 병원 1.9%, 의원 3%, 치과 2.7%, 한방 2.6%, 약국 2.8%, 조산원 2.9%, 보건기관 2.7%였다. 인상률만 놓고보면 순위는 의원, 조산원, 약국, 치과, 보건기관, 한방, 병원 순이었다. 하지만 실제 예상 배당액수는 급여비 규모가 큰 병원이 297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의원 2388억원, 약국 660억원, 치과 428억원, 한방 418억원, 보건기관 34억원, 조산원 3600만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간의 건보공단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와 유형별 수가협상 결과를 후향적으로 비교하면, 대체적으로 순위는 연구결과와 유사하게 나왔지만 추가소요재정은 일치하지 않았다. 이른바 '벤딩 폭'을 최종 확정하는 데 외부요인 등이 감안돼 수가연구 결과는 참고자료로만 활용됐다는 의미다. 올해 연구에서는 수가 평균 인상률에 따른 추가 소요 재정이 대략 7200억원에서 7300억원 규모로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중간결과만으로는 실제 '벤딩 폭'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건강보험재정 누적흑자가 연말기준 최대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약단체는 수가를 대폭 끌어올릴 호재로 활용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정부와 보험자는 입장이 다르다.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개선에 천문학적인 추가 재정투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수가를 인상해줄 수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고령사회를 대비해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과 재정안정화에 적신호가 커진 상황에서 현 재정흑자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법정 지불준비금(회계연도 결산상 급여비의 5%) 비축도 고민거리다. 정부 발표만 놓고봐도 2017년까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8조9900억원, 3대 비급여 개선 4조6000억원 등 13조5900억원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결국 보험자 입장에서는 10조원의 누적흑자가 발생하더라도 준비금 약 5조원, 보장성 계획에 따른 추가 소요재정(예측불가) 등을 빼놓고 건강보험료 인상률과 연계해 수가 평균인상률을 논할 수 밖에 없다. 의약단체와 달리 현 상황이 호재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파이 나누기' 게임으로 한정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번 연구결과 의원은 다른 유형과 달리 모든 지수에서 '플러스'로 분석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가인상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2순위는 약국, 병원·치과·한방은 지수에 따라 순위가 달라졌다. 다시 말해 연구결과와 후향적 비교결과만 놓고보면 인상률 측면에서 의원과 약국이 1~2위가 될 공산이 크다. 그렇지만 이런 구도가 고착화되는 건 아니다. 의약단체가 '매력적인' 부속합의를 제안하거나 아니면 건보공단의 제안을 수용한 유형의 경우 가점으로 파이 조각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순위가 고정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수가결정구조 이원화 문제=이런 복잡하면서도 어쩌면 단순한 수가협상은 알고보면 반쪽짜리다. 이 협상을 통해 건보공단과 의약단체는 '상대가치점수당 단가', 다시 말해 환산지수를 정한다. 행위료에 대한 가격인 보험수가는 이 점수당 단가인 환산지수와 각 행위에 부여된 상대가치점수를 곱한 값인 데, 상대가치점수는 심사평가원이 관리하고 복지부장관이 고시로 정하도록 돼 있다. 한마디로 수가결정구조는 이원화돼 있고, 수가협상은 반쪽짜리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이원화된 구조로 인해 수가협상에는 정책적 변화요소를 반영하기 어렵다. 가령 3대 비급여 개선에 2017년까지 향후 3년 간 4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과정에서 선택진료비 등이 건강보험 급여권 내로 편입되면서 상대가치점수가 새로 부여되거나 일부 행위 등은 상대가치점수가 순증된다. 단가를 그냥 두더라도 수가는 인상되는 효과다. 그러나 건보공단과 복지부 관계자들은 이런 정책적 요인을 수가협상과 연계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분리해서 접근한 뒤 추후 건강보험 재정영향을 감안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런 이원구조는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주요한 쟁점은 아니지만 중장기 수가제도 개선모형을 개발할 때 고려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2014-05-19 06:14:59최은택 -
장비도입 제약 55곳, 나머지 231곳은 속수무책?"제약산업계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대량 일련화된 코딩시스템에 대한 기술투자는 위조의약품 유통을 막고 자사 브랜드를 보호한다. 소비자 신뢰를 강화하는 편익도 존재한다. 이런 편익에 대해 제약업계가 높은 가치를 부여할 때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할 것이다." 정부 정책연구보고서는 일련화된 의약품 코딩시스템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첫번째 요소가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라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실제 미국은 정부차원에서 일찍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시장에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제약산업계의 적극적 참여가 부족했던 요인이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정보센터는 '의약품 일련번호 운영방안 연구' 일환으로 지난 3월말까지 일련번호 장비 도입률을 조사했다. 이 장비를 도입해야 하는 제약사는 총 286곳, 이중 116곳이 설문에 응답했는 데 55곳(47.41%)이 장비를 도입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올해 도입예정인 33개 업체를 포함하면 88개 업체(75.8%)가 일련번호에 대한 대응을 완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수입사는 54개 업체 중 9개 업체(16.67%)만이 장비를 도입했다고 응답해 준비상황이 국내 제조사보다 상대적으로 더 부족했다. 유럽이나 미국이 2017년 이후에 단계적으로 일련번호를 적용하기로 한 만큼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얘기다. 문제는 장비 도입률이 실제 내년 1월 일련번호 바코드 인쇄가 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제약계 관계자는 "장비를 보유한 업체들도 설비 업그레이드나 관리체계 표준화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장비를 도입한 업체 수도 많지 않지만 현재로써는 해당 업체도 의무표시가 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범사업을 통한 단계적 시행이나 시행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호소했다. 그러나 정부는 제약계의 요청을 아직은 전향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김성주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2011년 고시 개정에 따라 RFID 설비를 도입해 운영 중인 일부 제약사 등과 형평성을 감안해야 한다. 연구용역 결과·의견수렴 등을 거쳐 향후 추진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RFID는 한미약품 등 8개 제약사가 도입했는 데 이 설비에는 일련번호 정보가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위조의약품 방지나 의약품 유통투명화, 급여비 허위청구를 막기위해 일련번호 바코드는 조기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 정부 뿐 아니라 제약계, 의약계, 국민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2011년 고시 개정이후 그동안 경과를 보면 복지부가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너무 안일하게 판단한 측면이 있고, 이로 인해 홍보나 설득이 부족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련번호 표시 의무화 효과를 달성하려면 유통업체와 병원, 약국이 참여하는 모델이 돼야 하는 데 처음부터 체계적인 시나리오와 기획이 부재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고시규정만을 근거로 밀어붙인다면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준비상황을 고려해 속도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제약계도 공감했다. RFID 설비를 도입한 한 업체 임원은 "국내 제조품목은 문제가 없지만 수입하는 완제의약품은 국내에 들여와서 일련번호 표시 작업을 다시 해야 한다. 시간과 인력이 더 투입되는 데 최대유통일자와 로트번호가 아직 안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련번호 의무화를 서두를 이유가 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임원은 "가장 좋은 해법은 시행일을 2~3년 더 유예하고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으로 일련번호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 스케쥴에 보조를 맞추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불가피하게 고시를 강행할 수 밖에 없다면 일련번호 미표시에 따른 행정처분을 최소 1년간 유예하고, 통보의무 부과시점도 이에 맞춰 더 뒤로 미룰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2014-05-10 06:14:59최은택·김정주 -
"늦어도 6개월 전엔 인쇄 준비 마쳐야 가능하다""3년 7개월 시간을 줬다. 최대유통일자와 로트번호를 준비하면서 일련번호 표시까지 가능하도록 설비를 도입한 업체들도 있다." 일련번호 표시 의무화 시행에 반발하는 제약업계를 향해 정부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던지는 말이다. 불신도 있다. "경험상 산업계는 제도시행에 임박했을 때 움직인다." 그러면서 "고시대로 일단 강행하다보면 대부분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이다. 불가능했던 점을 소명하면 그때 가서 예외를 고려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결론내린다. 사실 정부 측의 이런 지적은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경험상 산업계는 제도시행 임박해야 움직인다" 그렇다면 복지부는 할 바를 다했을까? 제약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일련번호가 이슈로 떠오른 건 지난해 초쯤이다. 한 다국적 제약사가 본사에 일련번호가 포함된 바코드 표시를 요청했더니 본사 임원이 깜짝 놀라서 한국에 날아왔다." 한국정부가 요구하는 지침이 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최대유통일자와 로트번호를 표기하기 위해 GS1-128 바코드가 이미 도입됐기 때문에 어려울 게 없다고 생각했던 한국지사 직원도 덩달아 놀랐다. 이 이야기는 다국적의약산업협회에서 공론화됐고 그 때부터 대책모임이 가동됐다. 제약협회는 이 보다 더 늦게 대응에 나섰다. 복지부가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복지부는 그로부터 한참뒤인 지난해 9월24일이 돼서야 '의약품 일련번호 제도시행 관련 업계 간담회'를 소집한다. 이어 같은 해 11월 4일 관련 부처 등과 운영방안을 협의한 뒤, 같은 달 19일 미래창조과학부에 '일련번호 관련 업계 현황파악 및 점검요청' 공문을 보낸다. 그리고 업계 준비사항과 일련번호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 협약을 지난해 12월30일 체결하고 최근에야 이 연구를 마쳤다. 그러면서 6월 중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이에 맞춰 하반기 중 관련 설비를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거듭 밝히고 있다. 한국, 가이드라인 제시 후 6개월이면 '준비 끝!' 중국 5년·인도 3년·터키 4년, '단계적 시행' KRPIA 측은 혀를 내둘렀다. 이 협회는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미국, 유럽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는 아직 일련번호 의무표시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고, 제도를 시행 중인 국가도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령 중국은 5년 계획으로 대상품목과 일련번호 적용수준을 정했고, 인도와 터키는 가이드라인 제정 후 각각 3년과 4년 동안 2단계로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가이드라인 제정 후 6개월 이내에 설비를 구축해 전문의약품을 대상으로 전면 의무화한다고하니 가당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복지부 연구보고서를 다시 꺼내보자. 연구진은 보고서 정책제언을 통해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제도시행 여부를 결정하고 이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각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다보니 작은 부분까지 상황에 맞춰 조정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현장의 이야기로는 늦어도 제도시행 6개월 전에는 인쇄시설 등의 도입을 완료해야 정상적인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더 중요한 제언은 다음부터다. 연구진은 홍보대상에 제약사는 물론 이를 이용하는 도매업체나 병원, 약국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약국과 병원은 GS1-128 바코드를 꼭 써야하는 의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다면 자칫 기대효과가 반쪽에 머무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복지부 보고서 "병원·약국 참여안하면 반쪽짜리" 그러나 복지부는 이 제언을 따르지 않았다. 국회에 제출한 진행 경과를 보면, 2015년 1월1일부터 일부 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전문의약품에 일련번호 표시를 의무화한다는 고시를 2011년 5월31일 시행한 이후 팔짱만 끼고 있었다. 더욱이 제약사에게만 의무를 부여했을 뿐 병원이나 약국은 고려대상에 넣지도 않고, 일련번호 도입이 의약품 유통투명화에 기여할 것이라고만 했다. 일련번호 활용을 위해 필수적인 통보의무도 이번 연구용역에서 제안돼 추후 고시를 개정해 반영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심지어 고시 재검토 기한(2014년 3월31일)을 넘겨 지난달 10일에야 기한을 연장하는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기도 했다. 전직 공무원인 한 제약계 관계자는 "바코드 관리방안 등 실행방안에 대한 법적 근거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 복지부장관 고시로 시행시기만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건 과도한 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제약계 다른 관계자는 "우리도 일련번호 도입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렇다고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제도를 시행하다가 추후 문제점이 발생하면 그때그때 대처한다는 발상은 '땜질식 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종합하면 결론은 이렇다. 제약업계는 3년 7개월이나 유예기간을 줬는 데 이제와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아우성이다. 무엇보다 최대유통일자 표기를 위해 처음 GS1-128 바코드를 도입하면서 일련번호 의무화를 염두하고 설비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접근했다. 전문약에 최대유통일자와 로트번호 표시 의무화(2013년 1월1일)를 끝마치고 그 뒤부터 다시 일련번호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제약계 한 관계자는 "사실 단순하게만 생각했지 일련번호 표시를 위해 필요한 게 어떤 건 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지 등에 따른 부작위'가 인정되는 셈이다. 제약에 '부작위' 책임 묻는다면 적반하장인 이유 법령준비 부실하고 고시 '재검토기한'조차 넘겨 정부는 어떨까. 복지부는 2008년 1월 개정 고시에서 최대유통일자와 로트번호 표시 의무화를 기반으로 한 GS1-128 바코드 도입을 의무화하고 시행시기는 유예했다. 이어 2011년 5월에는 의무표시 대상에 일련번호를 추가했다. 그러면서 일련번호 표시를 위해 제약계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설명하거나 홍보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조차 제시하지 않고 팔짱만 낀 채 세월을 보냈다. 표시의무만 강조했지 일련번호 통보의무 등을 포함한 관리 및 활용방안은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병원이나 약국은 논외가 됐다. 정책연구도 종이 뭉치 쯤으로 취급했지 실제 활용하지 않았다. 고시 의무규정 이외에는 법률적 근거도 체계적으로 만들지 않았다. 재검토기한조차 지키지 않고 사실상 이 고시조차 방치했다. '부작위'의 진정한 책임은 누구일까? 이런 상황에서 '3년 7개월이나 시간을 줬다'고 한다면 적반하장이라는 비판도 나올 법하다.2014-05-09 06:14:59최은택·김정주 -
1원 낙찰로 흘러 나온 정체불명 약도 원천차단일련번호는 왜 필요한 걸까? 일련번호 이야기는 GS1-128 바코드와 함께 풀어내야 한다. 정부는 이 코드가 의약품 유통투명화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 코드에는 기존 표준코드(업체식별코드와 품목코드) 이외에 최대유통일자, 로트번호, 제품일련번호가 포함된다. 이중 최대유통일자와 로트번호는 현 제품에 인쇄되고 있는 정보다. 이미 표기도 의무화돼 있다. 반면 일련번호는 기존에 관리되지 않던 정보여서 추가 설비 뿐 아니라 정보보안과 고도화된 관리체계를 필요로 한다.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그만큼 시간과 비용부담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 내년 표시 의무화를 앞두고 제약산업계 다수가 준비부족 등을 호소하며 반발하는 이유다. (내년 시행에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바코드보다 RFID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업체들의 이견은 나중에 따로 다루기로 하고 이번 기획에서는 논외로 한다.) 그런데 데일리팜 취재과정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GS1-128 코드체계 도입 타당성이나 경제성에 대한 근거가 정부발표나 자료표 어디에서도 제시되지 않았던 것이다. 복지부는 2011년 5월31일 바코드 고시를 개정하면서 "복지부장관은 2011년 6월까지 GS1-128 코드 사용에 대해 기술 및 경제성 평가를 해야 한다"고 부칙에 명시했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정부 측은 이 평가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말 복지부가 뒤늦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답변자료를 통해 평가보고서 존재 사실이 확인됐다. 복지부 약무정책과 담당 공무원들이 계속 바뀌면서 바코드 관련 사업이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관리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는 단면이다. 이 평가보고서는 '최대유통일자 등 바코드 표시에 따른 기술 및 경제성 평가'()라는 제목으로 201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동 수행했다. 비공개 정책보고서여서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는 데, 정부도 서랍속에 넣어놓고 이번 논의과정에서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팜은 김성주 의원실의 도움으로 180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를 구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최대유통일자, 로트번호, 제품일련번호가 포함된 GS1-128 코드 표기는 이미 기술성이 확보돼 있어서 도입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또 도매업체의 최대유통일자·로트번호 기록 의무화 부담경감, 위조의약품 방지, 회수 및 반품 효율화, 의약품 유통투명화, 재고관리 등의 효과(효과분석)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경제성 분석에서도 매우 유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진은 이중 일련번호 표기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위조의약품 방지와 유통투명화라고 설명했다. ◆위조의약품 방지=연구진은 WHO를 비롯해 미국, EU, 중국, 동남아 등에서는 위조의약품 유통이 상당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조의약품은 국민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보건당국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WHO는 위조의약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2006년 '국제 위조의약품 대응 테스크포스'를 구성하기도 했다.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들은 위조의약품 유통을 막기위해 일련번호가 포함된 2차원 바코드 사용을 의무화하고, 일련번호가 포함된 GS1-128 코드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위조의약품 유통과 판매를 막기위해 처방의약품 계보를 의무적으로 작성하도록 법률을 제정했다.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는 주정부 차원에서 계보기록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한국도 위조의약품 청정지역은 아니다. 연구진이 정리한 국내 주요 위조의약품 유통사례를 보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10개 품목이 적발됐는 데, 이중 절반이상은 약국이나 병원에 유통되기도 했다. 일련번호가 바코드에 포함되면 위조의약품 유통여부를 짧은 시간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병원과 약국에서도 제품 일련번호와 비교해 손쉽게 위조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의약품 유통 투명화=제품일련번호는 의약품 최소포장단위별로 유통경로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제약사나 도매업체의 의약품 공급내역 보고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다. 또 이 정보를 활용하면 불법리베이트와 이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누수를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자사 제품 유통경로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병원과 약국 유통 이원화에 따른 혼란을 예방할 수 있다. 제약사는 병원과 약국에 각기 다른 가격으로 의약품을 유통시키고 있는 데 종종 병원에서 매우 낮은 가격(1원 낙찰 등)으로 납품된 의약품이 중간 도매업체 등을 거치면서 약국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일부 제약사는 자체 비표를 부착하고 있다. 하지만 일련번호 정보가 전산망으로 연계되면 비표를 붙여 의도하지 않은 의약품 유통을 점검할 필요가 없어진다. ◆경제성 분석=연구진은 소비자편익의 순현재가치와 비용편익비를 계산해 제조단계인 제약사가 시행하는 경우와 도매업체가 시행하는 경우로 구분해 이 코드의 경제성을 평가했다. 연구결과 순편익은 적게는 1153억원에서 많게는 4422억원으로 계산됐다. 이에 따른 비용편익비는 최소 1.42에서 최대 5.27로 분포했다. 비용의 총현재가치에 대한 편익의 총현재가치 비율인 비용편익비는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데 최대값은 제조단계에서 이 코드를 시행했을 때 나타났다. 복지부는 이 연구결과를 근거로 "의약품 최소유통단위에 고유번호를 부여해 관리하면 생산·공급·판매·투약에 대한 유통흐름 확인 및 수량 대조 검증이 가능한 전자적 기반을 제공한다"고 김 의원실에 보고했다. 기대효과로는 유통투명화(실거래가 파악, 허위청구 방지, 리베이트 방지 등), 안전성 제고(불법.위해의약품 유통 선제적 차단 및 회수, 가짜약 식별 약국 및 병의원 투약관리), 업무효율성(제약사의 효율적인 경영전략 수립 및 최적화된 생산계획 수립 가능, 공급망 및 재고관리, 제품회수 용이, 이미지 제고) 등 3가지를 제시했다.2014-05-08 06:14:59최은택·김정주 -
일련번호 의무표기 강행…통보의무는 1년간 유예[일련번호 운영방안 연구결과 단독입수] 의약품 바코드 일련번호(Serialization) 표시 의무화 제도 시행일이 오늘(7일) 기준으로 239일 앞으로 다가왔다. 제약업계는 준비부족 등을 호소하며 시행연기나 시범사업을 통한 단계적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도 고심 중이다. 그러나 "제약업계가 할 수 없는 일은 결코 만들지 않겠다"(이고운 약무정책과 사무관)면서도 "내년 1월1일 시행원칙엔 변함없다"(송재동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장)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비책은 있는 걸까. 정부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의뢰로 진행 중인 '의약품 일련번호 운영방안' 연구(연구주관기관 의약품정보센터-한국정보시스템감리연구원 공동참여) 결과를 토대로 일련번호 운영 지침을 5~6월 중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혀왔다. 데일리팜은 이 연구결과 문건을 단독 입수해 일련번호 운영방안 시나리오를 미리 들여다봤다. 이 내용은 아직 확정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정부 의사결정에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6개 항목을 점검해 시나리오를 하나 둘 구성해 갔다. 먼저 약사법부터 '의약품바코드와 RFID tag의 사용 및 관리요령'(고시)까지 관련법령 개정내용을 분석했다. 심평원이 2009년 발표했던 '올바른 의약품 바코드 표시 매뉴얼' 중 개정 필요사항도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일련번호와 관련된 1차 법령 개정사항을 검토하고 '의약품 바코드와 RFID tag의 사용 및 관리요령' 개정안을 작성했다. 여기에는 터키, 인도, 중국 등의 사례를 분석해 도출한 '묶음포장단위'(Aggregation) 물류코드 적용방안도 포함돼 있다. ◆바코드 일련번호 적용방안=일단 일련번호 적용대상은 현행 고시대로 내년 1월1일 생산·수입 의약품으로 정했다. 또 정확한 의약품 유통관리를 위해 일반의약품에도 오는 2018년 1월1일부터 일련번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주목할 부분은 이제부터다. 일련번호는 단순히 제조과정에서 부여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의약품정보센터에 통보돼야 제도도입 취지에 맞게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제약사 등에 통보 의무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현행 고시는 RFID에는 통보규정을 두고 있지만 바코드에는 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연구진은 미비점을 개선해 RFID와 동등하게 통보규정을 고시에 적용하도록 하고 대신 시행시점은 2016년 1월1일로 정했다. 또 통보규정 중 선택항목인 '판매정보'를 필수항목으로 전환한 뒤, 장기적으로는 공급내역보고와 통합해 제품판매 이전에 통보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급내역보고를 판매정보에 녹여서 일련번호 통보 의무로 대체하자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현재 일련번호 관련 의무대상이 아닌 의약품 도매업체에도 2017년 1월부터 마찬가지로 통보의무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묶음포장단위'는 인도모델을 적용해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내놨다. 고시에는 '발표4 의약품 물류바코드의 구성체계 등'으로 반영된다. 구체적으로는 1차포장(최소유통단위)은 GS1-128, 2차포장(중간포장)은 물류코드+SSCC(또는 SSCC만), 3차포장(물류포장)은 물류코드+SSCC(또는 SSCC만)를 적용한다. 묶음포장단위 주체는 제약사와 도매업체 모두 포함되고 정부유통은 거래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미국모델이 적용된다. ◆훼손 대응·무결성 확보방안=바코드는 코팅포자재사용, 불량잉크사용, 액체노출 등으로 훼손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바코드가 일부 훼손되더라도 가독문자가 있어서 일련번호 인식이 가능하다. 훼손방지를 위해서는 훼손사례와 빈도 등을 고려해 현저히 빈도가 높은 경우 바코드 인쇄후 코딩 등 훼손방지대책을 요구하도록 했다. 또 일련번호가 훼손된 제품은 의약품 자체가 훼손된 것으로 취급해 반품 및 폐기 처분한다. RFID는 충격이나 고압전류 등에 의해 훼손 가능성이 존재한다. 일련번호 가독문자가 없어서 훼손되면 데이터적 관점에서 추정 가능하지만 사용할 수는 없다. 바코드와 마찬가지로 현저히 훼손빈도가 높은 제품은 방지대책을 요구하고, 훼손된 제품은 반품 및 폐기처분한다. 무결성 확보를 위해서는 허용된 자 외에는 일련번호 정보를 등록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통제한다. 제약사는 일련번호 정보 통보 시 중복여부를 확인하도록 한다. 또 제약사에 외부에서 불법적으로 일련번호를 생성하지 못하도록 무작위 추출, 자체 검증번호 도입, 암호화 등을 적용하도록 권고한다. 도매업체에는 제품 입고 시 심평원 정보와 비교하도록 한다. ◆일련번호 부여규칙=심평원의 '올바른 의약품 바코드 표시 매뉴얼'에 반영될 내용이다. 먼저 일련번호는 'GS1 General Specifications'에 따라 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 의약품코드별로 유일하게 부여하고 로트번호나 최대유통일자 등에 영향받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ISO/IEC 646에서 정하는 문자로 일련번호를 구성하는 데, 여기에는 숫자, 영문자(대소문자 구분), 일부 특수문자(괄호문자 등)를 포함될 수 있게 했다. 복지부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일련번호 운영방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미비한 법령규정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바코드 통보의무 규정을 신설하고 의무주체에 도매업체를 포함시키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상황에 따라서는 일반의약품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추가될 수 있다. 종합해보면 복지부와 심평원이 생각하는 비책은 일련번호 표시 의무와 통보 의무를 분리해 단계 적용하는 쪽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실제 정부 측 관계자는 "일단 제약사가 일련번호를 표시해야 그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 통보의무나 활용방안까지 한꺼번에 다 시행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련번호 표시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을 통보의무 적용시점과 연계해 유예시키지 않는 한 준비부족을 호소하는 제약업계 등의 불만은 그대로 남을 수 밖에 없다.2014-05-07 06:14:59최은택·김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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