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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기관, 직접 알아 보지 뭐"…학생 등 떠미는 교수3년차를 맞는 6년제 약대 실무실습 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는 건 심화 실습 교육이다. 필수 심화실습과 비교해 교육 시간이 길고, 특정 사이트에서 800여 시간(15~16주) 모두 보내야 하는 만큼 대학도 실습 사이트도 모두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대학은 교육을 맡아줄 기관이 없어 문제라 하고, 일부 실습 사이트에선 대학이 학생을 보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상황에서 정작 학생들은 선택권을 무시받고 있다. 6년제 첫 실무실습 교육이 시작될때부터 불거졌던 실습비를 사이에 둔 대학과 교육 사이트 간 실갱이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더불어 실습 커리큘럼, 사이트 재량, 학생 평가 방법 등 무엇 하나 일정한 기준이 없는 교육에 프리셉터와 학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학장 재량따라"…학생 교육 선택권은 어디로 현재 국내 실무실습 교육은 외국에 비해 '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학장, 또는 실무실습 담당 교수 입맛 따라 교육 사이트가 확보되고, 학생은 확보된 사이트에 맞춰 실습 기관과 내용이 모두 결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심화 실무실습을 대학 연구실에서 대신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교수 의지에 맞춰 학생의 교육권이 결정지어 진다는 것이다. 물론 35개 대학이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대학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상황이 나은 대학도 학생들이 특정 사이트에 지원이 몰릴 경우 성적순이나 제비뽑기 등 방법으로 우선권을 주는 게 현실이다. 일부 대학은 현재 학장이 나서 실습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에게 심화 실습 교육 사이트를 무리해 잡지 않도록 권고하고, 일부는 학생에게 직접 원하는 실습 사이트를 구해 오라고 등 떠밀기도 한다. 심화실습 기관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일부 대학에선 학생이 연구 실습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교육 기관을 가지 못할 바에야 학교에 머물며 약사국시를 준비하겠다는 계산이다. 이같은 상황이 문제로 부각되자 지방의 한 약대는 실무실습 2회차부터 학내서 진행하는 연구 실무실습 제도를 폐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실무실습 교육 환경은 6년제 약대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최경업 임상약학회장(차의과학대)는 "필수가 맛보기 개념이라면 심화실습은 6년제 취지에 맞게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깊게 탐구하고 준비해 보는 것"이라며 "이 기간 대학 상황에 맞춰 학생이 원하지 않는 곳에서 교육을 받거나 연구 실습으로 남아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임상 교육 강화라는 6년제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정당한 권리?…끝나지 않은 실습비 논란 대학과 각 실습 사이트 간 끊이지 않는 논란의 중심엔 실습비가 있다. 실습비를 안줘도 된다는 대학과 실습비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대학의 생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교육 사이트들. 각자 생각 차이가 논란을 끊임없이 생산해내고 있다. 대학은 실습 학생이 일정 기간 이후부터 인력으로서 역할을 하고 프리셉터 역시 교육을 통해 자기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교육이 곧 전문가로서 공부이고 커리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현장에선 실습생이 오히려 업무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테크니션 등의 제도가 보편화돼 있지 않은 국내 현실에서 실습생의 업무는 오히려 프리셉터에게 2중, 3중의 일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프리셉터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주어줘야 한다는 게 병원, 약국 등 실습 사이트들의 입장이다. 그 중 하나가 프리셉터의 강의료 개념의 실습비다. 황보영 병원약사회 홍보이사는 "미국 병원 실습과 국내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미국은 테크니션 제도가 운영돼 약사와 업무 분장이 분명하고 학생은 테크니션의 일부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국내는 모든 업무가 약사 책임인 만큼 학생이 할 수 있는 업무는 제한적이고 실습생이 한 업무는 프리셉터가 다시 다 검열할 수 밖에 없어 오히려 업무가 더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학마다 다른 실습비 책정도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대학마다 실습비 책정 방법이나 비용 등이 다르다보니 공정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곧 실습 기관에도 혼란을 주고 있다. 약국은 지역별로 중구난방으로 실습비가 지급되고, 실습 금액에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이화진 약학대학실무실습발전위원회 위원장은 "각 대학마다 실습비 지급 방법이나 금액 등이 모두 다른데 정작 실습 사이트들에서는 비용을 못받는 곳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학생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고,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확인이 어려워 투명한 공개와 더불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잘하고 있나요"…기준 없는 실습 교육 프리셉터와 학생들이 현재 실무실습 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는 명확한 기준의 부재다. 실무실습 교육 사이트의 환경, 프리셉터의 자질부터 교육 커리큘럼, 학생 평가 기준까지 현재로서는 표준이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실습 교육 기관 배정과 관련해 "운이 좌우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사이트 환경 프리셉터의 편차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 학생 교육을 위해 참고할 만한 커리큘럼 기준이나 학생 평가안이 없다보니 각 사이트별로 제각각 가르치고 또 평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프리셉터는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선 대한약사회와 병원약사회가 각각 제작한 실무실습 참고자료가 있지만 이 역시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아 대부분의 사이트가 참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현 우리온누리약국 약사는 "실습 사이트 별로 프리셉터 편차가 심해 학생들이 오히려 실습 후 현장에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또 여러 대학 학생이 약국에 오는 경우가 있는데 학교별로 학습내용, 과제, 평가 방법 등의 편차가 심해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캐나다나 미국의 경우 약사회가 실무실습 관련 학습 내용, 과제 등을 관리해 표준이 서 있다"며 "한국은 실무실습과 관련한 중심 교육 기관이 관연 어디인지 헷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2016-06-02 12:15:00김지은 -
김연아에겐 '링크' 필요…신약 R&D 정책도 같아굳이 '1만분의 1'이라는 확률을 꺼내지 않더라도 신약은 어렵다. 어렵사리 성공한다 해도 이것이 상업적 성과를 담보하지 못한다. 이는 또 다른 영역이다. 하이 리스크(High Risk)는 분명한데, 하이 리턴(High Return)은 불투명하다. 문제는 이같은 경향이 점점 더해진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회자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이면에는 신약 기근현상이 숨어있다. 재료 찾기가 어렵고 위험 부담은 커지니, '공유'가 방안이 됐다. '나올 약은 다 나왔다'는 시쳇말도 해서 과언은 아니다. 하필이면 이같은 기조 속에서 우리나라 정부와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의지는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약'이라는 2음절 단어의 무게가 한층 더 부담스러운 이유다. 죽으란 법은 없다. 여전히 다국적제약사들은 천문학적 금액을 R&D(연구개발)에 쏟아 붓고 있다. 파고들 영역은 분명 남아 있단 얘기다. 자동차 등 다른 산업과 다르게 빅파마들의 주도 속에서도 움직여 볼 수 있는 공간은 많다는 뜻이다. 10년새 2.5배, 그래도 R&D 밖에 없다 한미약품 외 아직 잭팟은 없지만 기대치는 있다. 토종 제약사들의 지난 10년간 신약으로 향하는 족적은 선명하게 커져 왔다. 바이오벤처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데일리팜의 조사 결과, 상위 10개, 20개 제약은 지난 10년 사이 R&B 투자 비용을 2.5배 넘게 늘렸다. 상위 40개 업체로 보면 매출대바 R&D비율이 약 2.9%p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제약업계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의지가 일부 상위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용면에서는 3배, 심지어 5배가 넘게 투자액이 늘어난 회사도 있다. 이를 반영하는 것은 파이프라인이다. 2016년 1분기 기준 국내 주요 제약업체(20개)의 파이프라인은 총 87개로 전체 기업의 임상 1상이 32개, 임상 2상은 38개, 임상 3상이 17개로 파악되고 있다.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은 한미약품(13개), 녹십자(8개)였고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의 적응증 별로는 암 치료제가 22개로 가장 많았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R&D 투자 규모 및 기간 확대는 신약 개발 역량 확대로 이어진다. 국내 기업이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단순히 기술 수출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블록버스터 신약을 직접 세계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기술수출이다 현재 국내 제약기업이 미국 FDA에서 시판승인을 받은 품목은 5품목이 못된다. 셀트리온과 삼성의 바이오시밀러가 관문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턱없이 적다. 통상 임상시험에 있어 미 FDA, 유럽 EMA 수준에 부합하는 신약을 허가받기까지 약 2조원의 R&D 비용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것이다. '자본'이라는 하나의 요소만 놓고 봐도 아직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신약 독자개발은 무리임을 알 수 있다. 토종 제약사들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상위 제약사들은 '후보물질을 2상까지 진행하고 좋은 데이터를 구축해 빅파마에 아웃소싱한다'라는 목적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은 "신약개발은 전세계 모든 정보를 동원해도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영역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경험이 없는 곳이 우리나라다. 다국적사와 제휴를 통해 그 확률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후보물질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가'다. 단순 새로운 물질의 발견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없다. 독창적이고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남수연 유한양행 연구소장은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의 니즈에 대한 고민없이 단순히 '새롭다' 싶으면 마구잡이 식으로 달려 든다. 일단 개발부터 하고 보자는 논리로는 아무리 신약을 만들어 내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세는 있어도 정답은 없다 한국 시장은 글로벌 전체 제약시장 규모의 약 2%에 불과하다. 매출이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미 너무 작다. 그러나 글로벌에 대한 니즈를 공감했고 한미약품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성과를 냈다. 굳이 비유하자면 피겨스케이팅 분야에서 김연아의 출현과 견줄 수 있다. 다만 한국이 피겨스케이팅에 그만큼 투자해서 좋은 선수가 나온 것인지,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하늘이 내린 선수가 탄생한 것인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국내 환경이 좋아서 김연아가 나온 거라면 제2의 김연아는 자연스레 나올 것이다. 하지만 하늘이 내린 선수였다면 과연 제2의 김연아 선수를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론을 찾아내야 한다. 여기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가 할 일은 아이스링크를 지어주는 것이지, 김연아 선수가 잘하는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룹 컴비네이션'이란 기술적 분석을 통해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프로스트&설리반(Frost&Sullivan)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바이오시밀러가 전체 의약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조원이다. 전체 의약품 시장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이 바이오시밀러에서 성과를 냈다고 해서 그 분야에만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현재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바이오'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상기돼야 한다. 이승주 사노피 아시아-태평양 연구담당은 "이를 제약산업에 비춰본다면 연구개발(R&D)에 투자하려고 할 때 세금혜택을 준다거나 범부처신약개발단에서 50%를 지원해주는 등의 활동이라고 사료된다. 나머지는 민간에 맡겨야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2016-06-02 06:15:00제약산업팀 -
"편하게 국시준비" vs "제대로 배워 약사되고…"약대 6년제 도입 3년. 실무실습에 대한 약대생들의 목소리는 뜨거웠다. 임상강화를 위해 도입된 6년제인데 약국, 병원, 제약사 등 실습 사이트들이 '갑'이라는 목소리도 나왔고 다양한 실습사이트를 마련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곳도 있었다. 전국 약대생들이 생각하는 실무실습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데일리팜은 각 개별 약대생들과 접촉해 전화조사를 진행했다. 허심탄회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학교명은 익명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응답에 참여한 학생은 약학 대학별 25명이었다. 약대생 대다수는 등록금에 실습비가 포함돼 있었다고 답했다. 그래서 실습비가 얼마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약대가 학생들에게 공개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약대별 편차는 있지만 심화실습 시간은 16주로 정해져있었다. 24주 960시간을 이수하는 곳도 있었다. 심화실습 기관도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 주는 약대가 많았다. 실습장소를 배정하기 위해 제비를 뽑는 약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약대생 상당수는 연구(학교서 실습) 사이트에 남는 것을 선호했다. 실무실습도 좋지만 학교에서 약사국시 준비를 하는게 낫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 이제 약대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A약대생은 "학교에서 실습 사이트는 최대한 마련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있고 부족한 부분은 학생이 직접 인턴십 등을 이용하거나 필수 실습 나갔던 약국 등에 요청해 실습을 받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학생들도 편하게 국시 준비하려는 생각 등으로 연구 실습을 하려는 경향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기 실습장소는 학생들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B약대생은 "학생들끼리 실습장소 선택을 논의하는데 성적순으로 선택권이 결정된다"며 "가위바위보로 한다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약대생은 "신설 약대라 아직 체계가 덜 잡혀서 제약회사나 공직쪽 심화실습이 없어 불만이 있다"며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D약대생은 "우리학교 같은 경우엔 약국과 연구가 아닌 다른 심화실무실습 기관에서 실습을 이수하기가 힘들다"며 "자신의 적성에 맞춰 좀더 자유롭게 실습 받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E약대생은 "최근 약대실무실습위원회 같은 단체가 발족된거 보면 실습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어떤 선배는 약국에서 심화실습을 했는데 프리셉터가 실습생을 알바 부리듯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프리셉터에 따라서 사소한 불만이 생기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F약대생은 "제약회사에서 실습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매우 불만"이라며 "제약회사의 경우 실습 이 취업과 연결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들었다"며 "그러나 우리 학교 학생들은 회사에서 실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방학 때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해야 회사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약회사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학교에서는 실습 기간을 이용해 국내-외자계 제약회사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데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이 학생은 "저희 학교는 5학년 겨울방학, 6학년 여름방학 동안에 계속 실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5학년 여름방학이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실습하면서 진로에 대한 생각이 정리가 된다"고 언급했다. G학생은 "실습비, 실습 환경이 좋으다면 실습비도 납득을 하겠지만 약국도 그렇고 실습 환경이 모두 다르다는 불만이 많다"며 "가이드라인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제약사, 약국, 병원 등이 소위 갑질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H학생은 "전반적으로 실무실습 사이트에 불만이 많다"며 "6년제 체제로 바뀌면서 임상능력을 강화시키고 현장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정 중 하나인데, 그 교육에 협조해 줘야할 약국, 병원, 제약회사 등에서 너무 비협조적인 경우가 있다. 실습기관이 갑이라는 느낌이 있다"고 뼈 있는 답변을 했다. [취재정리=강신국·김지은·이혜경·정혜진 기자]2016-06-01 12:15:00의약경제팀 -
제네릭 잔치, 끝나간다…R&D 신기류 형성의약분업 이후 15년간 제약회사들의 외형은 꾸준히 성장했다. 정부의 대규모 약가인하와 경기침체라는 고비도 있었지만, 매출 만큼은 마이너스 성장이 없었다. 외형은 키웠으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했는데, 이 조차도 곧 만회했다. 약가를 깎고, 다시 회복하고 하는 이같은 패턴은 과연 지속 가능할까? 그러나 2012년 일괄 약가인하는 제약사들에게 숙제를 남기고 있다. 위기 때마다 돌파구가 돼 줬던 제네릭도 그 한계를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정부가 제약산업에 관심을 가져주는 이 시점은 다시 오기 힘든 기회이기도 하다. 의약분업 시행과 이후를 '1.0 시대', 일괄 약가인하 기점을 '2.0 시대', 2016년 부터 '3.0 시대'라고 한다면 '1.0 시대부터 3.0 시대'까지 국내 제약산업은 어떻게 변화했고, 변모해 가야할까. 데일리팜은 1999년부터 2015년까지 매출순위별 100대 제약사(국내 상장·비상장, 외국계 포함)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흐름을 살펴봤다. 과거를 돌이켜 보는 것은, 운전자가 승용차 리어미러(일명 백미러)를 보는 이유처럼 뒤를 보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앞으로 잘 운전해 가기 위한 목적이다. 대규모 약가인하 때마다 영업이익 하락 패턴 이어져 2000년 의약분업 이후 2015년까지 100대 제약사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해는 모두 다섯번이었다. 2003년과 2008년, 2011년, 2012년, 2014년에 영업이익이 직년 년도와 견줘 모두 떨어졌다. 영업이익이 떨어진 해는 외부요인이 많았다. 특히 정부의 약가인하가 결정적이었다. 2003년은 정부가 의약분업 이후 건보재정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실거래가에 따른 약가인하를 대대적으로 시행한 해다. 2008년 역시 전년도 약제비적정화 방안 시행에 따른 기등재약 목록정비로 약가인하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됐다. 2012년은 일괄 약가인하가 시행돼 제약업계의 충격파는 매우 컸다. 2011년 영업이익 감소는 일괄 약가인하를 대비하기 위해 제약사들이 구조조정에 착수한 요인이 컸다. 약가인하 조치에 반발해 제약회사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던 해도 2003년과 2012년이었다. 그만큼 정부의 약가인하 조치가 개별 제약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컸던 셈이다. 공교롭게도 약가인하가 이뤄진 해에는 대규모 경기침체도 동반됐다. 2003년에는 카드 대란으로 내수성장률이 곤두박질쳤고,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금융위기가 한국경제를 강타했다. 약가인화와 경기침체가 엎친 데 덥친 격으로 터져 이익을 내기가 어려웠다. 약가인하 충격 곧바로 극복...제네릭약물 중심 중요한 것은 약가인하로 이익률이 떨어진 다음해에는 반전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반전의 배경에는 제네릭약물이 한몫했다. 의약분업 이후 첫 브레이크가 걸린 2003년 충격파는 2004년부터 대형 제네릭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극복했다. 제네릭 시장은 2007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나오기까지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와 당뇨병치료제 '아마릴'을 시작으로 항혈전제 '플라빅스',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 고혈압치료제 '코자' 등 당시 의약품 매출순위 상위권약물들이 제네릭 출시에 의해 줄줄이 독점권이 깨졌다. 이같은 기조는 2008년까지 계속됐다. 실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평균 성장률은 두자리수에 달했다.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2013년 반전을 이뤄낼 때도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고혈압복합제 엑스포지와 성분이 같은 제네릭약물이 중심에 있었다. 식약처가 인정한 생동성인정품목 수도 이 시기에 가장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1000개를 넘은 해가 2004년(1648개), 2005년(1051개), 2013년 (1143개), 2014년 (1078개)로 조사됐다. 대형 약가인하 이듬해 제네릭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더불어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신약들을 적극 도입하면서 외형 성장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도 맛봤다.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실장은 "2010년대 들어 시장 투명성을 위한 쌍벌제, 시장형실거래가제 등이 도입되면서 판촉비도 줄고 R&D투자비용은 늘어나는 대체적인 산업 건전화가 이뤄졌다"며 "또한 해외수출이 급증하면서 기업 수익성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다국적제약 점유율 하락...약가인하 직격탄 위기를 돌파하는 힘은 외국계 제약사보다 국내 제약사들이 컸다. 국내 제약사들은 약가인하 부진의 늪에 빠졌을 때 제네릭, 개량신약, 도입신약, 수출 등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반면 의약분업 이후 오리지널 위주의 고가 처방약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은 외국계 제약사들은 점점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졌다. 2000년 100대 제약사 중 외국계 제약사의 영업이익 비율은 17.9%였으나 2015년에는 6.2%까지 떨어졌다. 다만 매출액 비중은 2000년 22.8%에서 2015년 24.5%로 소폭 상승했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 비율이 줄어든 것은 그만큼 약가인하의 영향을 외국계 제약사들이 더 받았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생산시설 철수, 공동마케팅 확대도 외자사 이익률 약화에 원인으로 지목된다. R&D투자확대 새로운 흐름...제네릭 단기처방 한계 인식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2014년에도 100대 제약사의 영업이익이 감소된다. 그런데 이전과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 2014년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지긴 했지만, 대규모 약가인하가 있었던 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보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으로 인한 마케팅 위축, 연구개발비 확대가 더 큰 요인이라는 해석이 적당하다. 특히 연구개발비 확대는 주요 제약사들의 영업이익 축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미약품은 2014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이 전년보다 5.7%나 증가했다. 총 연구개발비만 1525억억원으로 전년보다 370억원을 더 투자했다. 이로인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9%나 감소했다. 오창공장을 새로 지은 셀트리온제약도 전년보다 매출액의 5%를 더 연구개발비로 썼다. 이같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는 일괄 약가인하 시대에서 제네릭으로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일괄 약가인하와 더불어 오리지널과 제네릭 동일가 조치, 리베이트 방지 차원의 판촉규제는 제네릭으로 성공하기 힘든 구조가 됐다. 실제 2012년에 비해 2015년 매출 50억원 이상 제네릭 제품은 약 1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제네릭약물은 국내 업체 간 경쟁이 심한데다 새로운 약물 출현 등에 의해 장기간 수익성을 담보하기가 어렵다. 반면 신약은 내수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있는데다 특허에 따른 시장독점권, 글로벌제약사에 라이센싱 아웃을 기대할 수 있다. 2014년 한미가 영업이익 급감에도 대규모 R&D비용을 투자한 덕에 이듬해 릴리, 사노피, 베링거, 얀센, 스펙트럼 등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수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국내 제약사의 R&D 확대기조는 인력변화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제약협회에 따르면 2003년 연구직 인력의 비율은 전체 인원수의 8.1%였으나 2014년에는 11.8%로 늘어났다. 반면 영업직 인력 비율은 2003년 34.0%에서 2014년 28.4%로 줄어드는 추세다. 의약분업 이후 2007년 약제비 적정화방안, 2012년 일괄 약가인하 등 주요 고비때마다 제약사들은 제네릭과 도입신약 등에서 답을 찾았다. 그러나 제네릭이 힘을 잃은 3.0 시대에는 자체 개발 신약에서 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50대 기업 빨리 나와야...건전한 성장이 관건 일괄 약가인하 충격파가 R&D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제약사별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는 부작용도 낳았다. 실제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전후 평균 매출액 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을 보면 제약사별 편차가 심하다. 특히 최상위 제약사와 중소제약사의 성장률 격차가 크다. 일괄 약가인하 이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윤택 실장은 그러나 동반성장도 중요하지만 국내 초대형 글로벌 기업 탄생이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제약산업이 건전화되려면 일단 글로벌 50대기업에 드는 선구자 사례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를 통해 열심히 연구개발하면 누구나 글로벌 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새로운 성공모델을 창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네릭 위주 내수시장의 한계를 깨닫고 신약개발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벗어나 플랜트와 연계된 해외진출 등 차별화 전략에서 지속성장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취재=데일리팜 제약산업팀)2016-06-01 06:15:00제약산업팀 -
"정부? 투자 유인·수출 길 여는 거지"작년 잇따라 터진 한미약품 기술수출 '잭팟'을 보면서 불현듯 떠오른 사람, 손건익(59, 국민대 석좌교수) 전 보건복지부차관이었다. 그의 확신에 찼던 장밋빛 청사진이 현실화되는 걸까? 데일리팜은 2012년 창간 13주년을 맞아 손 전 차관을 만나 특별대담을 진행했었다. 당시 약가 일괄인하와 강력한 불법리베이트 단속이 제약산업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던 때였다. 손 전 차관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었다. "앞으로 제약산업이 7~8년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지속한다면 2020년경엔 국민을 먹여살리는 신성장동력으로 우뚝 서 있을 것이다." 이렇게도 말했었다. "정부의 충언을 오해없이 새겨달라. 믿고 따라오면 분명 달라질 것이다. 제약기업도 자괴감을 깨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16년 5월 데일리팜 창간 17주년을 앞두고 다시 만난 그는 "예측이 적중했다"는 기자의 말에 손사래부터 쳤다. 당시 여러 여건과 징후를 보고 확실해 보여서 말한 것이지 대단한 분석적 전망이 아니라고 했다. 지금은 제약산업과 다소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지만, 손 전 차관의 제약산업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여전했다. 그만큼 우려도 적지 않았다. 또 현 시점에서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제약기업의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환경을 만들고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물길을 터주는 데 있다고 했다. 손 전 차관은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을 예로들며, 신중하고 합리적인 마인드도 중요하지만 때론 확신이 생기면 돈키호테처럼 밀어붙이는 무모함도 필요하다고 제약 CEO들에게 조언했다. 다음은 손 전 차관과 일문일답. -요즘 근황은 어떤가. =(웃음 띤 얼굴로) 현역시절만 못하지만 나름 바쁘게 지낸다. 국민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행정론과 사회복지정책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통합의료진흥원 이사장을 맡아 일주일에 하루는 대구에 간다. -2012년 특별대담에 이어 다시 뵙게 됐다. 제약산업의 최근 동향을 보면 손 전 차관의 전망이 적중하는 모양새다. 당시 어떤 근거로 2020년경 제약산업이 우뚝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었나. =(손사래치며) 적중이랄 게 없다. 누구든 여러 조짐을 통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당시만해도 제약산업은 120년 역사에도 전반적으로 자괴감에 빠져 있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몇몇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을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당시 9개 신약 후보물질이 미국 FDA 임상시험 승인을 준비 중이거나 들어간 상태였다. 3상 임상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조달은 당시 해당기업들의 고민거리였다. 이중 최소 1개 이상은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뿐이다. -이번 분위기 전환엔 한미약품의 역할이 컸다. =창업주의 신념과 확신, 의지가 충만했고, 뒷받침할 연구진의 '백업'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한미약품보다 연구비를 몇배 더 투자하고도 성과가 없는 제약사도 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온건 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한미약품의 신약이 블록버스터가 되면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의료계도 과거와 같이 대놓고 갑질하지 못한다. 매일 투약해야 하는 인슐린제제를 한달에 한번만 써도 되게 혁신하면 처방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리베이트를 요구할 수 있겠나. 이런 신약들이 계속 나올 수 있는 산업환경을 만들고 도전정신을 북돋도록 돕는 게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역할이다. -일괄인하 당시엔 R&D 여력이 사라질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었다. =당시 정부가 즉응적으로 약가를 깎자고 한 게 아니다. 제약 CEO들도 많이 만났었다. 충격은 있겠지만 '단칼에 가야 한다'고 자문해 준 사람이 더 많았다. 돌아갈 배를 태워버려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그런데 제약산업 종사자가 얼마나 많나. 여기저기서 도산 우려를 제기해 수위는 조정했다. 당시 약가거품을 최대 2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했는데, 1조7000억원을 줄이는 수준에서 '메스'를 댔다. 아마도 일괄인하 이후 과거와 같은 영업패턴을 유지한 회사들은 어려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리베이트 영업관행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10년 이상 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접어야 한다. -제약업계는 그 때나 지금이나 보험약가에 민감하다. =그렇겠지. 그런데 두고보면 알겠지만 짧으면 5년, 길면 7년 이내에 약가제도 상 큰 변화가 또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른바 고령사회, 바로 인구구조 변화 때문이다. 2020년부터 한국의 노인인구가 급증한다. 1955년생인 베이비부머 1세대가 노인세대로 편입되는 시점이다. 요즘은 한해 35만명꼴로 노인인구가 늘고 있지만, 2020년에 접어들면 매년 80만~87만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한다. 게다가 의료비를 가장 많이 쓰는 후기노령인구인 75세 이상 인구는 직각으로 늘어난다. 현 건강보험시스템으론 감당할 수 없는 구조다. 전 세계 어느나라를 봐도 우리만큼 항생제를 많이 쓰는 나라가 없다. 처방약 품목수도 많다. 그 때가 되면 어떤 방식이든 손을 안쓸 수 없다. 제약계도 미리 대응해 고민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내수시장만 타깃삼아 리베이트를 주고 매출을 올리는 시대는 갔다. 그런 시대는 다시 안온다. 각오해야 한다. '또 약가인하냐?'라고 진저리 칠 지 모르겠지만, 그런 기업은 업계를 떠나는 방법밖엔 없다. -좀 섬뜩한데. =제약산업에 억하심정있어서 그러겠나. 미리 준비하라는 의미다. -정부 정책은 잘 가고 있다고 보나. =현역시절, 제약업계는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아서 답답하다고 가끔 하소연하는 제약계 관계자들이 있었다. 당시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었다. 연구개발에 '풀베팅'하고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추진하며 신약을 추구하는 회사와 규모가 작다면서 약효동등성시험도 묻어서 하고 백화점식으로 복제약을 만드는 제약사의 이해관계는 같을 수 없다. 개량신약 등 중간단계 기술력을 갖고 있는 중견기업의 이해와 관심도 다를 것이다. 따라서 정책은 획일적이면 안된다. 특성과 수준에 맞게 따로 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명확히 가르마를 타줄 필요가 있다. 앞으로 케미컬 중심 제약사만 놓고보면 리딩그룹인 대기업군의 제약사 3~4곳이 출현하고, 개량신약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중견기업, 복제약 위주의 내수형 기업 등으로 구분될 것이다. 이중 백화점식으로 복제약을 만들어서 버티는 제약사는 스스로 전문화 또는 특성화를 모색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오래 못간다. 매정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모두를 다 살리는 정책'은 없다. -2012년 인터뷰에서 '5~10년 뒤 고생은 많았지만 그 사람(손 전 차관)이 방향을 잘 잡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할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었다. 좀 이른 감은 있지만 이런 평가를 들어본 적 있나. =내후년쯤 되면 블록버스터 후보신약이 한 두개 더 나올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복수의 신약을 보유한 대기업 수준의 제약사가 나오면 판단이 달라질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어쩔 수 없이 이런 방향으로 갈 것이고, 그게 맞는 방향이다. 더 나아가 국가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신약 매출로 고용·연구 확대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 때 '방향이 옳았다'고 평가할 것으로 본다. 지금도 듣기 좋게하는 말이겠지만 그렇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긴하다.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격려와 당부 한말씀 부탁드린다. =제약산업의 성공조짐이 보이지만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지 솔직히 염려도 없지 않다. 선도업체들처럼 신념을 갖고 신약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이끌고 갈 CEO가 계속 나올 것이냐. 그래서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만들어내고 제약산업이 산업다운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냐. 이런 점에서 우려와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제약계 2~3세 CEO들은 창업주 세대에 비해 많이 배웠고 신중하면서 합리적일 수 있다. 지금은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과 같이 확신이 있으면 돈키호테처럼 다소 무모하더라도 밀어붙이는 도전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기업을 운영해야 할 CEO들 입장에서 이런 리스크가 부담인 건 어쩔 수 없을 텐데, 그렇기 때문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정부정책이 더 중요해진다. 정부는 투자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복지부, 식약처, 외교부, 산자부 등 부처를 가릴 것 없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과거 콜롬버스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정책을 담당하는 후배들이 이런 취지를 잘 헤아려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더 발전시켜나가길 바란다. 인·허가와 보험등재시스템 개선도 중요하다. 의약품이 허가를 받으면 급여 시판할 때까지 가급적 시간을 단축하고 프로세스도 심플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2016-06-01 06:14:59최은택 -
줄기세포 20년…"막연했던 가능성이 이젠 눈앞 현실로"[연속 인터뷰 ⑨]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누군가는 줄기세포를 만병통치약으로, 또다른 누군가는 실체없는 허상으로 바라본다. 재생의학에 대한 이해가 지금보다 훨씬 부족했던 시절,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51세)는 줄기세포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후 20여 년을 지나며 실낱같았던 가능성은 한결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2000년 설립 이래 제대혈 보관 서비스를 이어오는 한편, 2012년 세계 최초로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는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뉴로스템'을 차기 신약후보로 준비 중이다. 도전과 모험의 연속인 바이오 벤처 업계에서 생존하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양 대표는 "어려움으로 인해 심경의 변화를 겪거나 그만두고 싶은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R&D 분야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는 십중팔구 실패 하기 마련이지 않냐며, 애초부터 성공 신화에 사로잡혔다면 버텨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가 말하는 메디포스트 성장 비결은 다름 아닌, "실패에 대한 자신감"이다. -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과 전문의로 안정적인 생활을 보냈는데, 돌연 바이오 벤처 설립을 감행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의대 공부를 하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분들이 그렇듯, 오랜 기간 준비한 것은 아니다. 백혈병이나 소아암 환자들이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해 이식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보면서 가족 제대혈은행과 난치성 질환 치료제의 연구개발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90년대 후반 국내에 벤처 열풍이 불던 때였는데,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기업 차원에서 제대혈 보관 서비스를 운영하면 더 빨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러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신생아의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보관하는 '제대혈은행' 서비스를 첫 사업 모델로 계획했고, 장기적으로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배양해 난치병 치료제를 만드는 바이오 제약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2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제대혈 보관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드물었던 것으로 아는데, 현재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우리나라의 제대혈 보관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 됐다. 본인과 가족의 질병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 별도 비용을 내고 보관하는 가족제대혈은 현재 50만건 이상 보관되고 있다. 매년 출산 인구의 10% 정도가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으며, 향후 제대혈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 범위가 확대되면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메디포스트의 '셀트리' 제대혈은행은 약 21만건의 제대혈을 보관하며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 제대혈 보관건수가 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 국내 인지도는 낮다고 보여진다. 2003년 제대혈 파동에 이어 지난해에는 가족제대혈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뭔가. 제대혈 이식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의료행위가 아니다. 198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보편적인 치료 방법의 하나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의료선진국들을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제대혈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제대혈은 재생의료산업이라는 큰 범주로 볼 때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소스에 불과하다. 자신의 제대혈로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 않나. 향후 제대혈의 활용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논란이 자주 있어 왔는데, 2003년에는 잘못된 언론보도로 인해 논란이 촉발된 경우고, 지난해에는 일부 단체들이 의학적 논쟁이 아닌 상업적인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일반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회사 차원에서 관련자들을 형사 및 민사고소하고 강경하게 대응하는 중이다. 임신부들을 대상으로 자가 제대혈 이식 치료 사례와 연구 성과들을 소개하는 등 일반인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게 된 연유는 무엇인가. 제대혈 내에는 조혈모세포 외에도 간엽줄기세포가 풍부하다. 제대혈은행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난치병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같은 가설이 한 편의 공상과학소설 같이 보였을 수도 있다.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았지만,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단계를 거듭할수록 치료제 개발 성공에 대한 확신이 커지게 됐다. - 2012년 식약처 허가를 받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은 세계 최초의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라고 알려졌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들과 무엇이 다른가. 자가 줄기세포가 환자의 줄기세포를 추출, 배양한 뒤 투입하는 경우라면,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는 일정 기준 이상인 타인의 세포를 사전 선별해 제조하는 방식이다. 환자의 질병이나 나이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하게 우수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량 생산과 엄격한 품질관리 및 규격화가 가능해 시장성 면에서도 상대적 우월성을 지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 줄기세포 치료제의 상용화 가능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시선들도 있다. 십년 전 얘기다. 카티스템이 그 근거지 않나.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은 지난해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무릎 관절염 치료를 위해 투여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그 외에도 수천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았다. 2012년 출시된 이래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월평균 103건에서 올해 월평균 150건 이상으로 판매율이 급증했다. 초기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데다, 시술 병원이 확대되는 등 의료진 신뢰도도 올라가는 추세다. 이제 줄기세포 치료제는 상용화 가능성이 아닌 효능에 대한 이슈가 늘어날 것이다. - 해외 진출 현황은 어떤가. '카티스템'은 지난해 미국에서 임상 1,2a상의 피험자 투여를 완료하고 추적 관찰 중으로, 2017년까지 현 임상 단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설립한 JVC를 중심으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인데 아직 보건당국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인허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 중국 진출은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디포스트는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와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에서 줄기세포 분야의 유일한 신규 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과제의 일환으로 카티스템의 일본 진출을 추진 중이며, 2018년 말까지 조건부 품목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 식약처와 간담회 등 신청을 위한 각종 절차들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 외 호주에서도 2018년 허가를 목표로 한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의 경우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7년간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유럽에서도 2015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유럽연합(EU) 28개국에서 12년 독점 판매권을 확보한 상태다. - 줄기세포 산업에 관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많을텐데. 첨단바이오산업 특히 유전자, 세포 치료제 등의 분야는 사람이 대상인 만큼 오랜 검증작업이 요구된다.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분야다.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관련 기업들이 주로 중소기업이거나 벤처인 만큼 현재 규모보다 확대된 정부의 R&D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하지 못하게 막기 보다는 규제를 풀어주고 관리방안을 강화하는 게 맞지 않나. 다행히 정부가 바이오 의약품 산업의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연구비 지원을 확대하고 있고, 관련 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등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데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기대가 크다. 기업들 차원에서도 협의체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인데, 많은 기업들이 현장에 합류해 생태계 전체를 발전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 다소 조심스러운 질문이다. 줄기세포 치료제가 정말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처음부터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조혈모세포이식부터 밑바닥에서 시작했는데, 처음 기대치보다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허상이 아니라 과학이다. 기전상 모든 난치병을 정복할 순 없겠지만, 현재로선 어떤 사람들에게 어떠한 혜택을 줄 수 있을지 완성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현재 증상치료에서 재생치료로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화의 선두에 서있다. 카티스템으로 의약품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마저 증명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줄기세포 치료제에 관심을 두지 않던 다국적 제약사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분야의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중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약 120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2016-04-28 06:14:59안경진 -
탁월한 효과에 편의성까지…"300억 문제없다"⑥한국다이이찌산쿄·대웅제약 '세비카HCT' 바야흐로 복합제 전성시대다. 고혈압 + 고지혈증 복합제를 제외하더라도 국내 시판 중인 ARB + CCB 복합제는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특히 암로디핀 + 올메사탄 조합의 세비카 제네릭은 무려 70여개 품목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 세비카HCT'의 선전은 단연 돋보인다. 대웅제약과 한국다이이찌산쿄가 공동 판매하는 세비카HCT는 세비카에 이뇨제 성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이 하나 더 추가된 국내 유일의 고혈압 3제 복합제다. 지름 1cm가 채 안되는 작은 크기지만 복합제 시장에서 일으킨 성과는 놀라웠다. 유비스트 자료(UBIST)에 따르면, 세비카HCT는 2013년 44억원, 2014년 107억원에 이어 2015년 19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연간 2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월과 2월에도 각각 18.7억원, 19.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16년 300억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리란 전망이다. 회사 측은 그 비결로 3제 복합 레지멘을 통한 혈압강하 효과와 단일정제의 편의성을 갖춘 제품력 덕분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데일리팜은 '세비카HCT'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박수현 대웅제약 PM을 만나 자세한 성공 비결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세비카 제네릭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세비카HCT는 월 처방액 20억원에 달하는 대웅제약의 대표품목으로 성장했다. 그 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수한 제품력이 받쳐줬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본다. 세비카HCT는 국내 유일의 3제 복합제로서, 교감신경계와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체내 염분량 조절에 모두 관여해 고혈압의 다양한 경로에 작용한다. ARB 계열 중 판매 1위를 차지하는 '올메텍' 기반이라는 점에서도 차별화 된다. 2제 요법만으로 혈압조절이 불충분한 환자에게서 뛰어난 혈압강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국내 임상에 따르면, 세비카HCT는 2제 요법보다 수축기/이완기 혈압을 모두 현저하게 감소시켰으며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했다. 단일정인 데다 전 제형이 1cm 미만 크기로 2제 복합제보다 작다는 점도 복약 순응도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본다. - 올해 목표가 300억이라고 들었다. 현재 ARB/CCB 복합제 시장은 8000억 규모로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 초회용량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이 40% 정도 되는데, 연간 2000억원이 넘는다. 세비카HCT는 그 시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실 300억원은 그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지 않나. 작년처럼 100% 성장을 가정해 최소 목표액을 잡았을 뿐이다. 고혈압 약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시장인 만큼 이 같은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본다. 내년부터 유한양행과 한미약품도 3제 복합제를 준비한다고 들었는데, 보다 경쟁이 치열해지긴 하겠지만, 분명 선점 효과는 있을 것이다. - 한국인 임상 결과를 자세히 듣고 싶다. 지난해 올메사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2제 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 고혈압 환자 623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고혈압 3제 복합제 중에선 유일한 한국인 임상이다. 4주간의 약물요법을 진행한 후 2제 요법군은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7.93mmHg/4.23mmHg 감소된 데 비해, 3제 요법군은 14.75mmHg/9.5mmHg 감소됐다. 복용 8주 후에는 2제 요법 9.01mmHg/5.74mmHg, 3제 요법 16.30/11.39mmHg로 감소 폭이 더 벌어졌다. 특히 두 군에서 발생한 이상반응에는 큰 차이가 없었고, 중증 이상반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세비카HCT의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하게 된 것이다. 개원가 처방률을 높이는 중요한 근거로 작용하리라고 본다. - 종합병원과 개원가 처방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 아직까진 병원 급이 압도적이다. 병원급 랜딩 현황은 96%로 상위 100대 종합병원 중 남은 곳이 2~3곳에 불과한데, 개원가에선 세비카 단일정 대비 70% 수준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고혈압 적정성 평가를 보면 '고혈압 진료를 잘 하는 동네병원'을 평가하는 5가지 지표 중 하나로, '이뇨제 병용투여율'이 포함된다. 세비카HCT는 이뇨제 성분이 포함된 국내 유일의 고혈압 복합제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개원가에선 약제 크기가 1cm 미만으로 작다는 점도 환자 순응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포인트라고 들었다. 동반질환으로 인한 다른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많다보니 작은 알약을 선호하시는 것 같다. - 대웅제약은 다국적 제약사와 코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대형 품목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갖는 강점을 꼽는다면? 대웅제약이 해외에서 들여온 오리지널 약제를 성공시킨 대표 사례로 '글리아티린, 올메텍, 자누비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진해거담제 '엘도스'나 '나보타' 같은 보톡스, 발기부전 치료제 '타오르'도 대웅제약이 시장형성에 기여한 측면이 크다고 본다. 이처럼 다양한 성공 경험과 우수한 영업력이 대웅제약이 갖는 강점일 것이다. 특히 다이이찌산쿄와는 올메텍부터 세비카, 세비카HCT에 이르기까지 형제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강력한 유대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릭시아나 코프로모션도 당연하게 여길 정도였지 않나. 이러한 협업 모델은 어느 회사도 따라갈 수 없는 대웅과 산쿄만의 독자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 향후 계획을 듣고 싶다. 올해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세비카HCT의 장점과 최신 지견을 공유함으로써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대한심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소개된 SPRINT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관리를 강화하자는 기조가 다시금 형성되고 있어 유리하게 작용하리라고 본다. 회사 차원에서는 올로스타 연장선상에서 고혈압-고지혈증 분야의 시장확대도 기대하고 있다.2016-04-25 06:14:59안경진 -
졸업하고 바로 약국한다고요? 선배들의 걱정6년제 약사들이 배출됐지만 지역 약국에서는 아직도 근무약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한다. 2년 간 약사 배출이 없었으니, 6년제 약사가 두 번에 걸쳐 배출됐고, 약대 정원 증가로 졸업생도 늘었으니 셈법으로 따지자면 약사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왜일까? 약국을 운영하는 현직 약사 두 명의 의견을 조합해 대화 형식으로 가상 인터뷰 상황을 꾸며보았다. 이들의 대화에는 선배 약사가 바라보는 후배 약사에 대한 염려와 우려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실제 약사 인터뷰 내용에 기반해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A약사: 여약사, 47세, 제약사 근무 후 약국 경력 8년 차 ▣B약사: 남약사, 45세, 근무약사와 약국장 경력 15년 차 A약사: 안녕하세요, B약사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B약사: 별 말씀을요, A약사님. 저야말로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약국도 한번 가보고 싶었고요. 어떻게, 요즘 약국은 잘 되세요? A약사: 정신 없이 바빠요. 아이들 키우느라, 약국 하느라. 얼마 전에 근무약사님이 독립하는 바람에 새 약사님을 구하고 있는데, 잘 안구해져서 저 혼자 떼우느라 너무너무 바쁘네요. B약사: 그렇죠. 요즘 약사 구하기 힘들죠. 그나마 서울이나 문전약국은 좀 나아요. 저같은 지방의 동네약국은 근무약사 구하기 거의 포기하고 있어요. 아직 근무약사 구할 형편도 안되지만요. A약사: 아는 동료한테 근무약사 좀 알아봐달랬더니 하는 말이, '선배님, 약사 못 구하실 것 같아요. 요즘 졸업생들은 전부 바로 약국 할 거래요' 하는 겁니다. B약사: 네? 졸업하고 바로 약국을 한다고요? A약사: 네. 바로요. 그래서 근무약사 하려는 친구들이 없다기에 너무 정말 놀랐어요. 저희 때는 배울 게 한참 많아 약국을 하려면 근무약사는 필수라 생각했는데... 요즘 친구들, 특히 6년제를 나온 친구들은 '다 알고 있다. 바로 개국해도 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B약사: 약국은 정말 실전인데, 염려스럽네요. 과연, 그 친구들 괜찮을까요? 저만 해도 처음 약국 근무할 때 얼마나 고생했는지…….약물치료학을 배웠다고 해도, 당장 약국에 '배가 아프다'고 찾아온 환자에게 어떤 약을 권할 지 알 수 없어 쩔쩔 맸는데 말이죠. 그러고 보니 저도 얼마전에 6년제 졸업한 한 후배가 '바로 약국을 열려고 하는데, 조언 좀 해달라'고 연락해와 흠칫 놀랐습니다. A약사: 저만 느낀 게 아니네요. B약사: 그렇죠. 6년제 출신 모두를 만나본 건 아니니 일반화할 순 없겠죠. 그래도 요즘 친구들은 나이도 많고 경제적으로 개국 준비를 해놓고 입학한 친구들도 꽤 된다고 하니,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A약사: 저는 제약회사에서 오래 근무하고 근무약사 거쳐 약국을 열고도 처음은 '멘붕' 수준이었어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던 제약사인데도 '왜 그만뒀을까' 생각이 절로 들었는데. 바로 개국해도 된다는 그 자신감, 어찌 보면 대단하네요. B약사: 아마 연령대도 그렇고, 학교에서는 전문약 위주로 배우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실습을 나와서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학생들은 조제실 안에서 조제만 하고 손님 응대를 제대로 경험하거나 배워보지 못한다고 하잖아요. 약국이 '처방전 대로만 조제해서 복약상담 잘 하면 되는 곳'으로 인식한다면, 졸업하고도 바로 실전이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할 수 있죠. A약사: 제가 6년제 교과과정을 잘은 모르지만, 요즘은 일반약에 대해 많이 배우나요? 환자 증상을 듣고 '베아제'를 줘야할지, '까스활명수'를 줘야할지, 병원에 보내야 할지 알 수 있는 수준으로 배우나요? B약사: 그 점이 제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약물 치료학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약사국시에도 약물 치료학이 포함되는데, OTC 케어와 트리아지(triage)를 포함해 자세히 교육받는지는 담보할 수 없죠. A약사: 약국에 처방전을 가져오는 환자야 오류 없이 조제하고 복약지도 잘 하면 되지만…당장 급한 증상에 약국에 온 환자에게는 OTC케어가 필수인데요. 환자가 '타이레놀 주세요'라고 말한다 해도 약사는 그 말을 '통증이 있어요, 아파요'로 해석해 왜 먹으려 하는지, 누가 먹을 건지, 증상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물어봐야 하잖아요. B약사: 그렇죠. A약사: 제가 처음 약국을 했을 때 힘들었던 점도 그런 내용을 학교에서 배우지 못해서, 오로지 경험과 나만의 임상으로 익혀야 해서였는데. 그런 점에서 졸업하자마자 약국을 열려는 후배들은 걱정스럽네요. B약사: 선배들이 더 잘 이끌어야 하죠. 지역 약사회와 선배 약사들의 의무가 이것이라고 생각해요. A약사: 네. 그래서 B약사님은 약국 오픈 상담하려는 후배에게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B약사:...뭐라고 잔소리할 수 있나요. 이미 성인인데요. 개국에서 조심해야 할 점, 꼭 필요한 점 짚어주고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당부당부했죠. A약사: 조언을 하면 자칫 잔소리가 되고, 본인이 느끼지 않는 한 배우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저도 어릴 때 선배님들이 해주신 얘기들을 이제서야 '그때 그 말씀이 이 뜻이었구나' 한다니까요. B약사: 누구나 그렇죠. A약사: 네. 저는 근무약사님 들어오시면 정말 잘 가르쳐드릴 수 있는데. 좋은 분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B약사: 알겠습니다. 다음에 또 뵙죠. A약사: 네. 약사님도요. 건강하세요.2016-04-16 06:14:59정혜진 -
세포면역치료제 가시화…"암 완치 멀지 않다"[연속 인터뷰 ⑦] 이제중 박셀바이오 대표 "연구 성과는 좋은데,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되려면 너무 오래 걸린다. 그 과정을 줄여야만 했다" 다발골수종연구회장으로서 다년간 연구와 진료현장에 헌신해 온 임상의사가 바이오벤쳐 CEO가 되어 돌아왔다. 국내 토종 항암 면역세포치료 전문기업 박셀바이오의 이제중 대표다. 2010년 자본금 15억원만을 가지고 출발했던 박셀바이오는 2015년 말 첫 성과를 냈다.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다발골수종 치료제의 초기임상을 완료한 것이다. 덕분에 현대투자금융과 현대기술투자로부터 15억원의 유상투자를 받아 재정적으로도 안정적인 토대를 확립했다. 올 1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간암에 대한 자연살해세포 치료제의 1상 임상 승인을 받았으며, 반려견을 위한 암 면역치료제와 면역증강제에 대한 연구도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제중 대표는 "지금까지 긴 준비과정을 가졌고, 이제 도약기다. 2017년부터는 회사가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 임상의사로서 바이오벤처를 설립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계기가 있었나. 물론이다. 2005년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수 시절 같이 공부하던 선배가 처음 바이오벤처 설립을 제안했다. 많은 후배들이 연구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기초연구로 성공하는 사례를 보여주자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경제적 욕심은 없지만 혹 이윤이 나면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 연구소를 짓고 백신 메카로 키워보자는 의도도 있었다. 그 때만 해도 연구하랴 환자 진료하랴 그럴 여유가 있느냐고 거절했는데, 2008년 결정적인 계기가 생겼다. 2000년부터 암 면역치료에 대한 이행성연구를 수행했는데, 연구 개발이 다 되었음에도 지역 내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다음 단계로 진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굴지의 제약기업과 협상과정에서 난항을 겪던 중, 전남대학교에서 먼저 바이오벤처를 만들고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린 뒤 기술이전 하는 방향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연구 단계에서만 끝나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나. 환자에게 전달되려면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주변 선후배들로부터 삼삼오오 연구비 지원을 받아 2010년 박셀바이오를 자체 창립하게 된 것이다. 기초의학 전문가 1명, 기업 경영 및 자문을 담당해주시는 2명과 연구소장으로 수의학 박사 1명, 상임연구원으로 이학박사 1명, 수의학박사 1명이 있고 석사연구원 1명, 학사연구원 2명과 행정인력 2명으로 구성된 작은 조직이다. - 창립 이후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처음에는 후회도 많았다. 회사를 운영해 본 경험이 전무한데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이지 않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표이사직을 병행하는 데 대한 부담감과 투자 유치 과정에서 어려움이 컸는데, 주위 지인들과 동료들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이 호전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볼 때였다. 그 때 처음으로 시작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면역치료제 상용화를 위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위안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임상현장과 치료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임상의사가 개발자로서 직접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지를 절실히 느낀다. 임상의들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 분명 있다. - 기업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 '박셀바이오(Vaxcell-Bio)'는 '백신(vaccine)'과 '세포(cell)'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백신과 세포치료제를 개발한다는 회사의 방향성을 담았다. 박셀바이오의 설립이념은 난치성 종양 치료를 통한 인간의 생명존중과 인류애를 실현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의료기술을 상용화 하고,면역세포치료를 대중화시켜 난치성 종양을 극복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 화순전남대병원과는 어떤 관계인가? 2005년 화순전남대병원이 개원한 뒤 전남생물의약연구원이 들어섰고,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내에 의생명과학융합센터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갖춰지면서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가 형성됐다. 2010년 설립된 박셀바이오도 그 일부로,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에서 암면역치료제 등을 사업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초연구 개발부터 비임상시험, GMP 설비, 중개 임상연구, 산업화까지 전 과정이 원스톱으로 수행된다는 게 가장 큰 의의일 것이다. 특히 화순군 지역이 백신산업 특구로 지정되면서 백신산업 연구에 상당 부분 정부지원을 받고 있다.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화순의생명융합센터 기초 연구팀과 화순전남대병원 이행성연구팀에서 암 면역치료제를 개발하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비임상 독성시험을, 박셀바이오와 화순전남대병원 암면역치료연구센터에서 각각 안정성과 유효성 시험을 진행한다. 식약처에서 임상연구 승인을 받은 후에는 박셀바이오가 임상연구에 쓰이는 암면역치료제를 제조하고, 전남생물의약연구원의 무균시험을 거쳐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임상시험이 이뤄진다. - 2013년에 화순전남대병원과 함께 다발골수종 치료제를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약인가? 'Vax-DC/MM'은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암면역치료제다. 수년간 기초연구를 통해 자체 개발한 것으로, 특별한 이상반응 없이 임상적 유효성 66.7%로 상당히 고무된 성적을 보였다. 2015년 말 1/2a상 임상을 종료하고 논문작업 중이다. 몇 가지 보완사항을 거친 뒤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2상 연구를 수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레날리도마이드 같은 기존 면역조절제나 PD-1, PD-L1 등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와 병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 최근 식약처에서 1상 임상 승인을 받은 간암 치료제에 대해서도 소개해 달라. 'Vax-NK/HCC'는 체내 면역세포 중 하나인 자연살해세포(NK cell)를 활용한 치료제다. 화순전남대병원 암면역치료연구팀에서 수 년간 자체 연구를 시행한 결과, 고순도의 강력한 암면역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 NK 세포는 체내에서 있으면 활성도가 낮아 종양을 사멸시키는 효과가 떨어지는데, NK세포를 환자 몸 밖에서 체외 증식시킨 뒤 강력해진 면역세포를 다시 간 종양에 주입해 종양을 사멸시킨다는 개념이다. 1상 임상에서는 4주기 동안 간동맥내 항암주입요법을 시행받은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5일간 자가 자연살해세포를 집중 투여하게 된다. -수지상세포나 자연살해세포를 활용한 세포면역치료제는 기존 항암제들과 어떤 점이 다른가? 부작용이 적어 안전하면서도 효과가 강력하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일선에서 환자치료를 직접 담당하는 의료진들이 직접 개발하고 최적의 치료 프로토콜을 확립했다는 점에서도 차별성이 있다고 본다. 최근에는 이러한 암면역치료제의 적용 범위를 다발골수종, 간암 외에 다른 암종으로 확대하고, CAR NK 세포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또한 동물의약품으로 반려견을 위한 림프종 및 고형암 치료제와 예방접종 효과를 올리기 위한 면역증강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 지난해 현대투자금융과 현대기술투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안다 어느 정도 내실을 키운 뒤 외부에 회사를 알리겠다는 계획이었는데, 개발 성과가 나오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몇몇 회사들이 관심을 보여 왔다. 임상의사로서 경제적 가치보다도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약물을 개발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현대 측에서 이를 좋게 받아들여 3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현재보다는 미래 가치를 보고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후 기업경영 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회사가 한결 안정권에 진입했다. -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 2015년 말 항암제 분야를 선도하는 다국적 기업과 협의를 진행했고, 향후 암면역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회사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도약할 시기다. 2017년 이후부터는 회사 매출이 나오고 제 3단계로 진입할 것이다.2016-04-14 06:14:59안경진 -
당뇨약도 환자도 다양…"맞춤형 처방, 선택아닌 필수""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덕분에 고민도 늘었다." 당뇨인구 300만 시대를 살아가는 임상의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다. 체내에서 당뇨병을 유발하는 생리학적 기전이 하나둘 밝혀지며 선택지는 늘어나는데, 당뇨병 패턴도 점차 세분화 되고 있다.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제 조합을 적용해야만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당뇨병 환자를 보는 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여기 최근 10여 년간 우리나라의 당뇨병 약물치료 동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지난해 추계학술대회에서 공개한 Korean Diabetes Fact Sheet 2015에는 당뇨병 유병률부터 동반질환, 합병증,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까지 한국인의 당뇨병 실태가 고스란히 담겼다. 2012년부터 매년 나오던 통계자료지만 이번 Fact Sheet는 단순한 업데이트 외에 차별화된 의미를 갖는다. 2002~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와 건강검진자료가 반영되면서 계열별 혈당강하제 처방비율과 변화 추이 등을 구체적으로 수치화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당뇨병 치료제의 역사서나 다름 없다. ◆메트포르민 '흥'하고 SU '쇠'하고= Fact Sheet를 통해 들여다 본 국내 당뇨병 치료역사에서는 지난 10년간 커다란 판도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메트포르민(하늘색)의 성장이다. 2002년 절반 수준(52.9%)에 머물던 메트포르민 처방률은 2013년 80.4%로 정점을 찍었다. 곡선 기울기가 다소 완만하긴 하지만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 2010년 설포닐우레아를 꺾은 뒤 '처방률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왕년에 1위였던 설포닐우레아(SU, 회색) 계열은 힘을 잃었다. 2002년 처방률 87.2%에서 2013년 58.5%로 하향세를 그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판도변화가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 형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한다. 상대적으로 인슐린 분비능 저하로 인한 당뇨병 환자가 많았던 2000년대 초반까지는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SU 계열 약물이 잘 들었지만, 이제 SU만으로는 효과적인 혈당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인한 당뇨병 발생비율이 높아지면서 상황은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메트포르민에 유리해졌다. 그만큼 안전한 혈당강하제에 대한 요구도가 올라갔음을 나타내는 결과기도 하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혈당조절 효과가 높은 약제보다 저혈당증 발생이 적고 체중을 증가시키지 않는 약물이 선호된다"며 "비만, 고령 인구의 증가 영향으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안전성이 강조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치아졸리딘디온(TZD, 빨간색)에 안타까움을 갖는 임상의들도 상당하다. 2000년대 초반 경 도입된 TZD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약이었는데, 심혈관질환, 방광암 등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는 바람에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 김대중 교수는 "TZD는 여전히 필요한 약이다. 안전성 논란으로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초기 또는 당뇨병 전단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TZD처럼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병용 효과로 'DPP-4 억제제' 가치상승= 메트포르민 다음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 보라색 그래프, 바로 DPP-4 억제제다. TZD의 빈틈을 노린 전략은 주효했다. DPP-4 억제제는 인슐린 감수성과 안전성이라는 최신 경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약제로서, 2008년 도입 이후 가장 가파른 기울기를 보인다. 2013년 기준 처방률 38.4%로 순서상 3위지만, 2인자 자리에 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여기에는 단일제 처방이 줄어들고 2제·3제 등 병용처방이 늘어나는 현상도 큰 몫을 차지했다. Fact Sheet의 또다른 그래프를 보면 단독요법은 2002년 58.4%에서 2013년 39.5%로 감소했으며, 2제요법과 3제요법은 각각 35.0%→44.9%, 6.6%→15.5% 증가했다. 단독요법 중에선 2013년 처방률 기준으로 메트포르민(53.2%)이 SU(30.6%), 인슐린(10.8%)보다 압도적이고, 2제요법으로는 메트포르민 + SU 조합(41.7%)과 메트포르민 + DPP-4 억제제 조합(32.5%)이 1, 2위를 다퉜다. 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복합제나 병용처방이 늘면서 부작용은 적고 다른 약제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DPP-4 억제제 선호도가 높다"며 "과거에는 당뇨병을 인슐린 저항성 증가와 인슐린 분비능 저하 2가지로만 구분했지만 최근에는 8가지, 11가지 유형으로 세분화 하는 추세다. 다양한 계열의 약제를 환자에 맞게 적용하는 맞춤형 치료전략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메트포르민과 SU, 2가지 선택만 가능했던 10년 전과 달리,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비만형과 비(非)비만형, 베타세포 기능, 인슐린 저항성 등 환자의 병태생리학적 특성까지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접근해야만 한다. 향후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새롭게 요구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적절한 약제선택 만큼 복약순응도와 합병증 관리도 중요한 영역이다. 궁극적으로 당뇨병 조절률을 높이려면 환자 스스로 저혈당 증상과 합병증 예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충분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교육수가 마련 등 정부지원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2016-04-12 06:15:00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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