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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보전…불법 조장 방치해도 괜찮나우리는 이제 고가의약품 지원대책 도입 타당성에 대해 묻겠습니다. 데일리팜 고가약 기획팀이 만난 사람들의 의견은 3가지 유형으로 갈립니다. 병원, 약국, 제약, 도매 등 주로 직접 의약품을 취급하는 당사자들은 필요하다고 했죠. 반면 전문가그룹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필요성은 느끼는데 '대안이 있겠느냐'는 회의적 반응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중 반대의견을 낸 전문가그룹에 병원이나 약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례들을 들려줬습니다. 이번 기획 두번째 편에서 다뤘던 황당하거나 곤혹스런 이야기들이었는데, 갸우뚱했던 고개가 조금은 펴집니다. 그런다음 정책적 지원 필요성에 일정부분 공감한다고 해요. 이렇게 현실, 현장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공감의 문은 열리기 마련입니다. 그럼 다음순서는요? 바로 현장의 문제나 애로사항을 해소할 대안을 찾는 일이 되겠죠. 데일리팜 고가약 기획팀은 우선 현장 애로사항을 토대로 '고가약'을 명제화하기로 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참인지, 거짓인지를 묻기 위한 게 아닙니다. 이 명제들에 공감한다면 최소한 대책마련 필요성에 대한 찬반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정리했습니다. 그러나 대책을 고민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고가약의 정의와 범위, 기준입니다. 우리 기획팀은 고가약 개념화는 유보했습니다. '개념이나 기준조차 설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슨 대책을 고민하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겠죠.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명제를 기준으로 끌고 들어가는거죠. 카드수수료가 조제료를 잠식하면서 요양기관과 환자 또는 요양기관과 의약품 공급자 간 갈등을 유발하는 약제, 여기다 유통업자나 요양기관이 취급을 꺼리는 약제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의약품들을 선별해 관리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애로사항 가운데서는 카드수수료에 대한 원성이 가장 컸습니다. 한 도매업자는 "카드수수료가 조제료를 잠식하는 정도면 고가약으로 봐야 한다. 정부에서 초과된 수수료를 보전해 주거나 수수료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의약품관리료를 현실화하자는 의견도 있었죠. 약계 한 관계자는 "의약품은 관리하다보면 훼손이나 멸실 등 여러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데, 고가약의 경우 손실이 너무 큰 게 문제"라면서 "이런 관리상 리스크를 감안해 관리료를 별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복지부는 2차 상대가치 개편을 추진하면서 마약류의약품에 별도 관리료 점수를 산정하기로 했죠. 고가약도 이렇게 별도점수를 부과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봐달라는 겁니다. 조제료를 초과한 카드수수료는 제약사가 보전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현행 제도로는 불가능하죠. 불법리베이트에 해당하니까요. 복지부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보전은 리베이트 허용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만약 제약사가 그렇게 한다면 양자 모두 처벌대상이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카드수수료 초과분을 제약사가 보전해 줄 수 있도록 허용범위를 손질하는 건 어떨까요? 제약사가 수용하기 어려운 주장이겠죠? 사실 제약사는 고가약으로 인한 요양기관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주장합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관리상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지원제도를 마련하는데 공감한다"면서도 "사실 약국이나 의료기관 주장과 달리 '을'인 제약사가 피해를 보는 일이 더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사례는 기획2편에서 소개돼 있는데요. 냉장보관이 필요한 생물학적제제가 늘어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에는 제약사에 냉장고를 사달라고 대놓고 요구한 병원들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관계자는 "요양기관에서 파손 또는 훼손, 멸실되는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고가약의 경우 당연히 손실부담이 클텐데, 불법적으로 제약사에 보전을 요구할 게 아니라 이런 경우 제약사가 합법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SOP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불법 딱지도 떼고 제약사도 정당하게 비용처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는 것이죠. 민간의 일이어서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문제는 아닙니다만 훼손이나 멸실 등으로 인한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손해보상보험 도입도 고민할만하다는 의견도 있었죠. 하나같이 쉽지 않습니다. 카드수수료의 조제료 잠식 해소, 제약사 보전 SOP 제정, 손해보상보험 등과 같은 대안들이 하나라도 현실화된다면 '갈등유발'이나 '물리적 접근성 하락(약국·도매 등 취급기피)', '애물단지'라는 명제는 자연스럽게 폐기될 수 있을 겁니다. 고가약에 대한 우리의 '어설픈 명상'은 여기까지입니다. 우리는 정부와 오피니언 리더들이 조금은 엉뚱한 이 발제에 관심을 갖고 고민해 주길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공동취재]=최은택·김정주·정혜진·이정환2017-01-04 06:15:00데일리팜 -
인공지능 약사? 관건은 '사람약사'만의 일"약사가 곧 사라질 직업이라는 걸 알고 계십니까?" 한 의사의 자신만만한 발언에 약사 직능을 주로 취재해 온 기자들은 입을 다물었다. 2012년의 일이다. 어떤 근거가 있기에 저 의사 대표는 저리도 자신만만한가. '의사는 괜찮은데, 약사들은 어쩌니'라는 태도였다. 진원지를 찾아보기로 했다. 맨 처음 '약사는 곧 사라질 직업'이라고 공표한 이가 누구인지.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미래학자'라는 토마스 프레이의 연구결과가 가장 많이 나왔다. '2030년까지 전세계에서 20억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위협적인 말도 한 학자다. ◆로봇이 대체할 약사 vs 인공지능이 대체할 심리상담가 자세히 보자. 그가 꼽은 '사라질 직업' 101개를 뜯어보면, 사라질 직업은 결코 약사만의 문제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101개 직업 안에는 의사와 심리 상담가는 물론 교사, 저술가도 있다. 이 모든 직업이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는 말이니, 토마스 프레이가 생각한 기준이 궁금해진다. 어느 직업이든 그 안에서 창의력과 기술이 섞인 비율에 따라 다채로운 그라데이션을 보이지 않는가. 다시 보면 그의 의도는 명확하다. 예컨대 '소설가'는 (지금으로써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웹 상의 정보를 수집해 문장을 만들어내는 '라이터'(writer)는 이제 인공지능도 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토마스 프레이가 꼽은 '사라질 직업'들은 그 다채로운 직업군 중 단순 기술과 반복만으로도 가능한 직업들을 일컬은 말이었다. 그럼에도 경계할 것은 약사가 속한 직업군이다. 다른 건강 관련 직업들을 '인공지능', '빅데이터의 발달에 영향받는 직업군에 넣고, 약사는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는가. 토마스 프레이 역시 약사를 '상담과 건강 관리'보다 '조제와 투약'을 하는 직업으로 분류한 것이다. 만약 약사의 주 업무가 '건강 상담과 관리'라 생각했다면 토마스 프레이는 로봇보다 인공지능이 대체할 직업으로 보지 않았을까. ◆"미국 큰 병원 가보니, 약사가 한 명도 없더라"...진실은? 이미 선진국, 특히 미국 보건의료현장에서 기술, 로봇에 따른 약사인력 대체 현상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됐다. 미국 보건의료 환경에 밝은 삼육대 약학대 양재욱 교수는 "대학병원급 대규모 병원의 경우, dispenser 로봇(조제로봇)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고 항암제 등 정맥주사제를 조제하는 로봇도 일반화되고 있다"며 "체인 약국은 조제건수가 400건 이상인 약국에 자동조제기를 설치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관 위드팜 부회장도 같은 의견이다. 박 부회장은 최근 위드팜 회원의 밤에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파급력을 설명했다. 그는 "약국에 엄청난 변화 있을 것이다. ICT, 인공지능, 무인자동차, 특히 사물인터넷(IoT)이 보편화되면 지금 약사들이 하고 있는 많은 역할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며 "그 시기가 조만간, 향후 5~6년 안에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바라보는 약국 현장은 5년 안에 조제 역할을 사물인터넷과 로봇이 대체할 전망이다. 박 부회장은 "유명 포털 임원이 CEO 대상 강의에서 '미국 5대 메이저 병원에 갔더니 약사가 1명도 없더라'라고 강의하고 있다"며 "한국의 약사 역할로 기계가 조제하는 현장을 봤기 때문에 '약사'가 안보였던 것이다. 실제 미국 약사 역할은 한국과 다른데도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양재욱 교수의 의견도 일치한다. 그는 "미국에서 약사 직능 다양화는 일찌기 시작됐다. 지금 대부분의 주에서 약사에게 일차진료와 처방을 할 수 있는 provider자격을 주고 있다"며 "그 외에도 약사 직역이 임상 위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한다. 월그린과 CVS같은 대형 드럭스토어 약사들은 예방주사를 주거나 환자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역할로 점차 변모해 가고있다. 큰 병원 현장에 보이지 않던 약사들은 단순 조제가 아닌, 환자상담과 약력 관리를 위해 상담실에 있거나 임상을 위해 의사들과 회진을 도는 상황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약사의 역할'이 미국에서는 이미 달라져있는 것이다. ◆원격진료·화상투약기, 4차산업혁명 일환인가 그렇다고 변화할 미래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포는 옳지 않다. '조제'만 하는 약사 직능이 곧 없어진다는 말은 곧, 다른 일을 하는 약사들이 많아진다는 뜻이고 결론적으로 직능 역할 확대의 계기로 볼 수 있다. 양 교수는 "4차산업 발전으로 약사 업무는 더 편해지고 신속·정확해 질 것이다. 조제오류와 같은 실수가 감소해 약사와 환자가 대화 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도 더 많아 질 수 있지 않겠나"라며 "한사람의 약사가 할 수 있는 업무의 량은 분명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인터넷 네트워크 상 오류의 문제, 컴퓨터 해킹 등 전산 문제가 겉잡을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약사사회가 반대하고 있는 '원격 진료'와 '화상투약기'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미래 발전 산업의 일환으로 두 사업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사안과 논리를 배제했을 때, 약사들이 이러한 신 기술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기보다 수용할 것을 빨리 수용하고 그 안에서 약사 역할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재욱 교수는 "첨단 테크놀로지를 멀리하고 배척하고만 있으면 이 제품들이 우리 약사의 뜻과 다른 방향으로 (다른 누군가에 의해) 발전해 갈 가능성이 있다"며 "약사들이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우리의 생각과 의지들을 모아가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휴베이스 홍성광 대표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안에서 약사의 역할을 찾을 때라는 의견을 내놨다. 홍 대표는 호주의 예를 들었다. 호주에서 연봉이 가장 높은 직업이 '양털깎이'인 이유를 들어서 말이다. 땅이 넓고 노동력이 부족한 호주는 기계 산업이 아무리 발달해도 양털은 사람만이 깎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시대가 바뀌고 트렌드가 바뀌어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약사직능도 이렇게 '사람만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례로 현재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ATC를 예로 들었다. 1인약국들이 소형 ATC를 구입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약국은 자동화·기계화에 점차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기계의 조제, 투약 정확도도 높아지고 만족도도 높아진다. 기존 약사 업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양재욱 교수는 '이런 컴퓨터에게 약사자격증을 주는 것을 과연 소비자인 환자들이 원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국 저명한 학자들의 글을 근거로 제시했다. Beth Lofgren은 미국약사회 발간 Pharmacy Times에서 '컴퓨터나 로봇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동정심, 협동심, 애정 같은 것을 가지지 못한다'고 답했다. Hubert Dreyfus도 '컴퓨터가 아직도 할 수 없는 것'이라는 책에서 '컴퓨터는 아직도 생명, 따뜻한 감정, 융통성, 응급상황 대처능력, 최종 결정권, 도덕성 및 자유의사를 가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아무리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계가 발달한다 하더라도 최종적인 책임은 그 기계를 사용하는 약사에게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면 일선 약사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기계에게 자리를 내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할까. 약사들의 생각은 다음 편에 이어진다.2017-01-03 12:15:00정혜진 -
배꼽이 큰 카드수수료…CCTV·인수증 필수2017-01-03 06:15:00데일리팜 -
인공지능과 로봇…그들은 친구인가, 경쟁자인가인공지능과 로봇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의미하는 4차 산업혁명은 단연코 지난 한해 '이슈'였다. 최근 발간된 '전문직의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저자는 인공지능 왓슨 같은 시스템이 의료분야 직업 사이의 신성불가침한 경계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은 미래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았고, 우리나라 병원들도 로봇이 진료하고, 조제하는 4차 산업혁명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첫 의료용 인공지능 '왓슨' 도입한 길병원 첫 진료에서 8초 만에 의료진과 의견 100% 일치 2016년 9월8일. 의료계가 발칵 뒤집혔다. 가천대 길병원이 미국 IBM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 미래형 의료기술을 펼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왓슨은 '인간' Vs '슈퍼컴퓨터' 대결로 유명세를 탔다. 2011년 미국 ABC 방송의 퀴즈쇼에서 왓슨은 인간의 생각 속도보다 빠르게 정답을 검색해 버저를 눌렀다. 66문제를 맞추고 9문제를 틀렸다. '기계가 인간을 꺾었다'는 충격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로부터 1년 후, 왓슨은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에서 일명 레지던트 생활을 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던 것이다. 선진 의료기관이 자체 제작한 문헌과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습득한 왓슨은 지난 9월 한국에 상륙했다. 내년이면 전체 암의 85%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 8초 만에 '답' 내놓는다 처음 길병원 왓슨 도입 소식을 들었을 땐,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에이아이(A.I.)'를 떠올렸다. 인공지능이 프로그래밍 된 로봇이 길병원 암센터에 앉아 있을 줄 알았다. 길병원 암센터를 방문 후,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했구나 싶었다. 길병원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미국 IBM 뉴욕 본사에 놓인 슈퍼컴퓨터 왓슨과 소통한다. 길병원이 가장 공들인 부분은 4차 산업혁명, 미래형 진료와 어울리는 사이버틱한 왓슨센터의 개소다. 왓슨센터는 총 3대의 대형 모니터가 놓여져 있고, 의료진의 협진을 위한 각자의 개인 컴퓨터가 마련돼 있다. 국내에서 왓슨을 활용한 첫 진료는 12월5일 이뤄졌다. 길병원 왓슨센터는 다양한 전문의 다학제진료로 이뤄지는데, 왓슨은 다학제진료에서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해낸다. 길병원은 기존 암환자에게 청구되는 다학제진료비 이외 왓슨 처방에 대한 진료비는 받지 않고 있다. 첫 환자는 대장암 진단 후 3D 복강경 우결장절제수술을 받고, 혹시 남아있을 암세포 제거 및 재발방지를 위한 보조항암치료가 필요한 61세 남성이었다. 전문코디네이터와 전문의 진료를 마치자 의료진은 환자의 나이, 몸무게, 전신상태, 기존 치료방법, 조직검사 결과, 혈액검사 결과, 유전자검사 결과 등의 정보를 왓슨에 입력하고 의견을 물었다. 왓슨은 8초 만에 입력된 정보를 토대로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내놨다. 이 환자에겐 약물 치료 중 FOLFOX(폴폭스, 일반항암제) 혹은 CapeOX(케이폭스, 일반항암제) 약물요법을 권했는데, 기존에 의료진이 예상하던 방법과 동일했다. 의료진의 소견서와 진단서에 나타난 정형 및 비정형자료의 의미와 맥락을 분석한 왓슨은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특성에 맞는 맞춤치료옵션을 제안한다는 강점을 지닌다. 하지만 아직까지 CT나 MRI와 같은 영상물 판독은 하지 못한다. 국내외에서 인공지능의 진단과 처방을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 논란은 있기 때문이다. 왓슨은 훌륭한 조력자 왓슨이 도입된 길병원 의료진의 생각은 어떨까. 왓슨 다학제진료에 참여하고 있는 김영생(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왓슨은 훌륭한 조력자"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길병원을 시작으로 국내 왓슨 도입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왓슨이 환자를 직접 만나본 게 아니기 때문에, 질병에 대한 에비던스(evidence)를 빠르게 찾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의료진이 스스로에 대한 판단을 점검하고, 최신지견 및 임상연구 결과를 효율적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평가했다. 왓슨의 최적화된 제안과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의 다학제 진료, 전문 코디네이터의 의견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치료방법에 있어 신뢰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왓슨으로 인해 미래의 의료에 있어 의사의 역할이 사라지고, 간호사가 간단한 수술과 처방을 내릴 수 있다는 '전문직의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 책 내용에는 "기우일 뿐"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왓슨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역할은 의사가 해야할 일"이라며 "무슨 약을 처방하라고 지시할 수 있지만, 약물 부작용 평가와 환자들의 정서적인 문제해결은 왓슨의 영역 밖"이라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왓슨의 역할은 의사, 간호사, 전문코디네이터 등과 함께 '팀'을 이뤄 훌륭한 조력자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김 교수는 "왓슨은 혁신적이지만, 의료는 보수적으로 가야한다"며 "왓슨은 자신의 판단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지만,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책임진다"고 강조했다. 왓슨 사례 살펴보니 의료에 있어 왓슨의 활약이 돋보인 건 지난해 일본에서다. 일본의 한 대학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60대 할머니는 수개월에 걸쳐 표적항암제를 처방 받아 투여했다. 하지만 상태는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의식 장애를 일으키는 등 상태가 악화됐다. 일본 의료진은 환자의 유전자데이터를 왓슨에 입력했고 10분 뒤 '2차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치료 방법으로는 기존 항암제와 다른 항암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답을 내놨다. 60대 할머니는 면역력이 떨어진 만큼 치료가 늦어질 경우 폐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왓슨의 진단 결과로 할머니는 치료를 받았고,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사례는 왓슨이 의사가 모든 의료정보를 파악하기에 존재하는 한계를 극복해준 케이스로 평가 받는다. ◆삼성서울병원 조제로봇 도입 1년 로봇이 약제부로 들어오니 "생산성·안전성 UP" "로봇을 선정하고 데모를 거치는 과정에서 최우선 선별 조건은 생산성과 안전성이었다. 지난 1년 사용 결과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015년 9월 국내에 첫 조제로봇이 대형 병원에 설치 될 예정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약사사회의 관심이 주목됐다. 그 주인공은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이 병원은 항암제 무균조제 수행 약사의 안전과 환자 안전 강화를 도모하고 조제효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 최초로 암병원 외래 항암주사제 조제업무에 로봇 APOTECA Chemo을 도입했다. 당시 기술적 측면에서 로봇이 과연 대형 병원 조제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더불어 이데올로기적 측면에서 조제로봇과 약사의 직능, 역할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민이었다. 약사사회의 다양한 측면의 생각과 달리 지난 1년간 삼성서울병원 약제부와 함께한 항암제 자동조제 로봇은 이 약제부 약사들에는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이 병원 약사들이 병원약사회 뉴스레터와 학술대회 포스터 등을 통해 밝힌 조제로봇에 대한 생각을 종합해 보면 한마디로 '만족'이다. 약사들은 이 과정에서 로봇의 도입 초기 목표는 약사가 수행하는 항암제 조제업무에 로봇의 자동조제 과정을 접목해 안전과 효율을 함께 확보하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생산성과 안전성이 최우선 조건이란 것. 병원 약제부는 이번 항암제 조제로봇을 병원에 들여오기까지 1년이 넘는 준비 기간과 시험기간을 거쳤다. 처음 시작은 자동화 장비 도입을 가정해 그 효과를 분석하는 작업이었다. 조제 소요시간, 인력당 조제 생산량, 다빈도 처방 약품 등 항암주사제의 조제 현황에 대한 통계를 파악했고, 장비의 조제 생산성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지 자체저으로 확인 과정을 거쳤다. 다음으로 조제로봇 설치를 위한 환경 조건도 점검했다. 삼성서울병원이 도입한 ISO cleanroom standard class 7의 환경과 충분한 설치 공간, 냉각장치, 전력과 전산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이중 추가로 갖춰야 할 부분은 병원에 협조를 구해 갖춰나갔다. 장비 설치와 전산 프로그램이 준비되는 동안에는 항암제 조제에 숙련된 약사 5명을 로봇 데모팀원으로 선발해 제조사 엔지니어에게 철저한 사용자 교육을 받도록 했다.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측은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치고 데모팀원 약사를 전담으로 교육받도록 하니 로봇 가동 중 사용미숙으로 인한 장애 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며 "이런 과정을 마치고 2015년 9월부터 일평균 항암처방 조제량이 가장 많은 암병원 외래 항암처방을 대상으로 데모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조제 로봇을 사용한 약제부 약사들의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약제부 약사는 "기계 데모 운영 중 이미 예상했던 생산성에 도달했다"며 "항암제 무균조제를 하는 약사 안전과 환자 안전 측면에서 필요한 측면이 있어 실무 운영 과정에서 장시간 고민해 왔던 안전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사는 또 "다만 업무량이 집중되는 시간에는 로못을 최대한 가동해도 로봇이 조제하는 업무량은 한정돼 있어 좀더 효율적으로 운영할수 있도록 포장단위가 큰 제형의 국내 도입이 적극적으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며 "최근 새로운 항암제가 계속 도입되고 있어 로봇으로 조제할 수 있는 약품이 조금 더 많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결과는 삼성서울병원 약제부가 최근 병원약사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항암주사제 조제 자동화 로봇 사용 평가' 포스터에서도 드러났다. 이번 포스터에서 약사들은 로봇 APOTECA Chemo가 조제 가능한 품목은 항암제 중 30개 품목이었으며 로봇 1대로 암병원 외래 암환자 처방 중 24.9%를 조제했고, 1일 평균 8시간 가동, 일평균 조제 건수는 100건으로 약 2명의 약사 인력을 대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조제 실패율은 0.98%, 중량 확인에 의한 조제 오차율 평균은 -1.25%였으며, 이같은 수치는 무균조제 수행 약사 매뉴얼 조제와 비교했을 때 로봇 시스템 조제 정확성 확인 기능과 안전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약제부는 "외래 암환자가 많아 항암제 조제과정의 안전관리를 위해 로봇조제가 가능한 항암제는 최대한 자동조제로 운영하려고 하고 있다"며 "2016년말까지 리모델링을 통해 3대의 로봇 설치를 모두 마치고 2017년부터는 3대의 로봇을 모두 가동할 예정이다. 3대의 로봇 운용은 로봇 제작사에서도 아직 진행해보지 못한 일로 전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했다. 약제부는 또 "3대의 로봇이 설치되면 입원과 외래 환자, 항암 프로토콜과 사용 약물 빈도 등 본원의 처방 발생 특성에 맞게 로봇을 운용할 계획"이라며 "또 항암제뿐만 아니라 일반 주사제에 대해서도 자동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약사의 노동집약적 업무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2017-01-02 12:15:00김지은·이혜경 -
하보니 한통 값이면 최신 아이폰 8.3대 구매"요새 나오는 신약들은 다 비싸서 말이야…." "그렇죠. 아, 그런데 도대체 '비싸다'는 의미는 뭘까요?" "맞아. 나도 그게 궁금하더라. 백만원이 넘어야 비싼 건가? 만원짜리 약이라도 투약비용과 시간, 효능군에 따라 더 비쌀 수 있는 거 아닌가." "환자 입장에선 50만원짜리 항암제보다 20만원짜리 일반 신약이 더 비쌀 수 있죠. 산정특례 때문에…." 데일리팜 기자들이 가진 물음의 시작은 아주 단순하고 예기치 않은 '수다'에서 비롯됐다. 우리가 날숨 내쉬듯 내뱉곤 하는 '비싼 약'이라는 말. 그렇다면 과연 어떤 약을 ' 고가약'이라고 할까. 과연 고가약은 '비싼 약'인가? 아니면 그저 추세를 말해주는 대명사에 지나지 않을까. 우리는 곧 야심차게 기획팀을 꾸렸다. 정부, 공공기관, 약국, 병원, 제약, 유통을 아우르기 위해 데일리팜 편집보도본부 안에서 이 분야를 직·간접적으로 담당하는 기자 넷을 모았다. 각자의 출입처와 현장에서 전문가들을 찾아 고가약에 대해 물었다. 그 전에 관련 연구자료를 찾고 정부와 약제관리 수행기관들이 말하는 정의를 조사했다. "공식적인 '고가약'의 정의와 기준은 없어요. 약제마다 특성이 다르고 가격대가 제각각인데 얼마 이상은 고가이고 이하는 저가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 약제 등재적정성을 심의하는 심사평가원과 약가를 합의하는 건보공단의 입장은 같았다. 교과서적인 답변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처음부터 빗나갔다. 약가 일괄인하와 대체조제 인센티브, 경제성평가와 약가협상 등 약가제도 전반의 취지를 미뤄보건데 고가약이란 단어 속에는 '상대적인 고가'라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는 짐작만 어스름하게 할 뿐이다. 하지만 국회와 업계, 학계 시각은 각자의 입장에서 뚜렷했다. 사실 외국에선 초희귀의약품(대부분 바이오)들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공급을 독점해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가 나오는 추세다. 미국 메사츄세츠 주 암 전문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항암제 선택기준에 대한 연구에서 "비싼 약 때문에 처방을 주저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의사 수가 2003년에 비해 2008년 현저히 늘어났다는 사례 연구가 발표된 적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전문가 집단의 의견은 어떨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소속의 한 의원실에서는 고가약 기준에 대해 단가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단가에다가 치료에 필요한 수량을 곱한 총액을 기준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계의 입장은 보다 신중했다. 한 교수는 "효과도 없는데 약값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면 신약이든 제네릭이든 고가라고 봐야 한다"며 "다만 맞춤형 또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 추세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제조공정이 까다롭지만 효과나 가치가 충분한 약들이 생겨나고, 이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라면 고가라고 해도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효능·효과를 중심으로 한 가치적인 문제를 충족한다면 비싼 것이 비싼 게 아니라는 얘기다. 약과 생·사를 함께 하는 제약계의 관점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세계적으로 환자가 매우 적어 단가가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고 가중평균가가 계속 낮아져서 나중에 가서는 기존 약제 투약비용보다 신약이 더 비싸게 보이는 구조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굳이 정의를 내려본다면 약이 주는 사회적 이익의 가치가 아니라 시장논리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최고 비싼 약"이라고 규정했고, 또 다른 전문가는 "기존 투약비용의 3배 이상 또는 전체 치료비용의 2배 이상을 동시에 만족한다면 고가약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비용효과성을 따져서 국내 고가약의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이대호 교수는 "개인적으로 GDP 1.5~2배 이상 의약품을 고가약이라고 생각한다. 약가는 질환 치명률이나 환자 규모, 유병률, 임상개발비용 등이 결합돼 반영된다"고 말했다. 신약 1개를 만들기 위해 10년 이상 투자하는 제약사들의 입장에선 성공할 10년 보상에 더해 실패할 10년의 비용을 모두 약 1개에 담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단순한 생산단가로 가격경중을 따질 수 없다는 전제도 덧붙였다. 사족을 달면, 우리 주변에서 보는 이런 '비싼 약'의 가격이 다른 나라에서는 더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어도 공식적으로 확인 가능한 약가수준에서는 그렇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의약품 가격은 효과에 비례한 값이다. 비교약제 대비 얼마나 효과 등이 개선됐는 지를 먼저 보고 판단해야 한다. 대체제가 없거나 대체치료법이 없는 신약은 (고가냐 저가냐가 아니라)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가나 저가 여부는 국내에서 뿐 아니라 A7 국가 또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데일리팜이 만난 정부기관과 국회, 업계 전문가들은 신약의 비싼 정도를 논하는 것이 쉽진 않지만 분명히 고가약은 있다고 했다. 고가일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더라도 비싼 건 비싸다는 얘기다. 우리는 최근 몇 년 간 업계에서 회자되고 이슈를 오르내렸던 표적치료제들을 추려 데이터를 만들어봤다. 약제마다 용법·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단가를 배제하고 대표 함량의 1개월치 투약비용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결과는 입이 떡벌어졌다. 온갖 혁신기술이 다 담긴 획기적인 신약들이 급여권에 들어오려고 일정부분 조율을 거쳤는데도 한달 약값이 최저 84만원대에서 최고 1900만원을 육박한 것이다. 평면적인 수치비교에서 더 나아가 적절한 비교 대상을 찾기 위해 논의를 벌였다. '약 대 약'으로 갈 것인지 '약 대 생필품'으로 갈 것인지도 우리의 논쟁거리였다. 신기술을 집약하고 획기적인 기능(효능·효과)을 탑재한 의약품 하나가 과연 다른 업계에서 일컫는 '혁신'의 아이콘과 비교해 얼마나 비싼 지 보고 싶었다. 최근까지도 업계 관심이 뜨거웠던 C형 간염약 하보니정 한 통(28정)을 사는 것과 스마트폰의 종결자로 불리는 아이폰 최신기종 8.3대는 대략 가격이 같다. 사용범위와 적용 인구, 생산단가 등은 각기 다른 상황이지만 양 업계의 최첨단 제품이라는 점에서 그 차이의 무게와 질감은 컸다. 우리는 중간 취재 점검을 하면서 우리 나름대로 고가약 의미를 정의해 제시하려던 했던 당초의 계획을 급선회 하고 분야별로 흩어진 생각들을 주워모아 집단지성화시키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처음 추구하려고 했던 고가약의 본질을 보다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취재]=최은택·김정주·정혜진·이정환2017-01-02 06:15:00데일리팜 -
"YG 안부러워" 밥정 나는 제약사…어디?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밥정(情)이라고 했던가. 식당 밥이 맛있어서 회사 다닐 맛이 난다는 직원이 과연 있을까 싶지만, 매일 반복되는 팍팍한 일상에 소소한 기쁨 정도는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무실 근무를 주로 하는 내근직 종사자들에게는 점심식사만 해도 1년 250끼를 해결하는 공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오늘의 메뉴를 확인하는 순간이 괜스레 설레는 것도 당연지사. 데일리팜 기자들에게는 데팜미식회 구내식당편을 취재하면서 잠시나마 각 제약사들의 사내 분위기를 체험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YG 부럽지 않은 제약사들의 구내식당, 이번주에는 CJ헬스케어와 유나이티드, 화이자제약 본사와 함께 진천에 위치한 유영제약 공장을 찾아가봤다. ◆날마다 외식하는 기분, CJ헬스케어 CJ헬스케어 직원들은 매일 외식을 한다. 직원들만을 위한 식사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진 않지만, 쌍림동 CJ제일제당 빌딩 지하에 위치한 'CJ푸드월드'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00평이 넘는 CJ푸드월드 제일제당센터점에는 제일제면소, 삼호어묵, 차이나팩토리, 프레시안, 로코커리, 비비고 등 CJ 외식브랜드 15개 식당이 모여있다. 15개 식당 중 그날 입맛이 당기는 식당을 골라 식사한 뒤 사원증을 제시하면 35% 할인가가 적용된다. 직원가로 매일 맛집에서 외식하는 기분을 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곳뿐 아니라 전국 어느 매장에 가도 '직원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식음료, 영화, 유통 등 생활밀착형 계열사들을 다수 보유한 CJ 임직원들만의 특권이 아닐까. 일명 '마법의 카드'라 불린다는 CJ 임직원 사원증이야말로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된 복리후생임이 분명했다. 실제 CJ제일제당 건물에는 외식브랜드 말고도 올리브영, 프레쉬마켓 같은 쇼핑공간과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등의 매장이 입점해 있어 건물 밖에 나가지 않고도 왠만한 수요가 해결 가능하다. 요즘처럼 영하권의 매서운 추위에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이날 선택한 식당은 제일제면소. 각자 입맛대로 왕새우 튀김우동 차림상과 얼큰 해물칼국수, 차돌박이 국수를 골랐다. 소면, 쌀면부터 메밀면, 우동면까지 각 육수 베이스에 따라 4가지 면을 선택할 수 있어 고르는 재미마저 쏠쏠하다. 블로거들 사이에서 동대문 맛집으로 소문난 이 곳을 매일 찾을 수 있다니 젊은 여성 직원들에겐 인기만점이라고. 수제주먹밥이나 유부초밥, 튀김류를 추가할 수도 있다. 입사 4년차로서 최근 홍보팀에 합류했다는 김민수 대리도 능숙하게 불고기주먹밥을 추가했다. 할인혜택 외에 한 달에 12만원까진 점심 식대가 지원되는 데다,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는 야근자들을 위해선 저녁 6~8시 야간식대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단다. 그래서인지 평일 점심시간에는 이곳 이용자들의 80%가 CJ 임직원들이라니 이용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마법의 카드' 만큼은 다른 어떤 제약사도 따라오기 힘든 혜택인 듯 했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골라먹는 재미, 여기에 있었다" ◆유나이티드 '집밥 강선생의 밥상머리 경영' 제약사 구내식당이 주택 안에 있다면 믿을까. 거짓말 같지만 강덕영 유나이티드 대표가 살던 집을 본사로 사용하며 집 안에 구내식당이 만들어지게 됐다. 1997년 돌반지와 혼수를 모아서 나라살림에 보탰던 IMF시절, 알짜경영을 이어오던 유나이티드는 옆 집 지하에 '구내식당'을 만들게 된다. 독특하게도 강남 논현역, 학동역, 언주역 삼각지대 한복판 주택가로 들어가면 유나티드 본사와 지하식당을 찾을 수 있다. 주택을 개조해 만들었기 때문에 식당으로 가기 위해선 좁은 골목을 지나야 한다. 아치형 출입문을 지날 땐 해리포터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가는 '9와 3/4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조금 과장하자면 그렇다. 서양에선 '테이블 매너', 장유유서를 가르치는 우리는 이를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한다. 가정교육이 밥상머리에서 시작되듯이 유나이티드 경영이념을 식당에서 느낄 수 있었다. 오랫동안 사용해 온 물건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사람의 손을 타는 물건에는 손때와 광이 묻어난다. 애정을 받지 못하면 사람이건 물건이건 빛이 바래기 마련이다. 유나이티드 식당에서는 문질문질해진 식판, 식기, 에어컨, 벽지 하나하나에 직원들의 세월이 묻어 나옴을 느낄 수 있다. 영양사 아주머니는 약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유나이티드 식당을 책임지고 있다. 직원을 위한 음식맛과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웬만한 반찬류는 직접 만든다. 이날 식사에는 돼지수육에 쌈장, 고추, 김치, 무 무침, 나물이 나왔다. 특히 김치는 철원군 1사1촌 자매결연 마을과 김장담그기 행사 때 만든 것이다. 김치는 아삭하게 싱싱하고, 돼지수육도 식당에서 먹는 맛이 아니다. 어머니가 직접 퍼다주신 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그 맛'이었다. 유나이티드 본사에는 120명의 인원이 근무하며 거의 모든 인원이 식당을 이용한다. 데팜미식회 팀은 '집밥 강선생'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한편 유나이티드는 매년 6월 25일에는 주먹밥을 먹는다고 한다. 국가적 비극을 잊지 말자는 '밥상머리' 교육이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음식물은 수취거절이다. 남겨서 가져가면 등짝 한대씩 맞을지도" ◆'전국 최고의 쌀' 유영제약 진천공장 구내식당 3첩 반상, 12첩 반상이 있다. 밥, 국, 김치, 장 이외에 세 가지 반찬이 오르는 것이 3첩 반상이다. 12가지 반찬이 오르는 12첩 반상은 임금님만 먹을 수 있는 상, 수랏상이라 부른다. 그런데 3첩이든 12첩이든 뒤에는 꼭 '반상'이 붙는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상차림이란 뜻인데 그만큼 밥심으로 일하는 한국인에게 쌀은 빼놓을 수 없는 '맛'. 맛의 옛말은 음식이다. 데팜미식회 팀이 밥맛 좋다는 소문을 따라간 곳은 유영제약 충북 진천 공장이다. 쌀만 먹어도 입맛이 살아난단다. 그 비밀은 '충북 쌀'이다. 올해 고품질 쌀생산 대회에서 국내 '최고의 쌀'로 인정 받았다. 식당의 다른 특징은 직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구내식당 김영주 영양사는 "지역 농촌 생산물을 직접 구매해 식자재로 사용하고 있다"며 좀 더 신선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전했다. 직영운영의 장점은 음식이 생생하고 2~3주 이내에는 중복 메뉴가 없다는 점이다. 또 먹고 싶은 메뉴를 알리면 그 다음주 식단에 바로 포함된다. 진천공장 식사는 일반 식판이 아닌 직경 30센치는 될 법한 뷔페그릇에 한다. 유영제약 김승식 본부장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과거를 보러 박달재 고개를 넘는 선비가 하룻밤 머무른 다음 날, 주모가 싸준 것을 보고 '주모 이게 뭐요'라고 물으니 '싼 게 비지떡'이라는데서 유래했다"고 말했다. 더 좋은 식사를 푸짐하게 주기 위한 주모의 마음과 같다는 것이다. 점심과 석식을 제공하며 식중독에 대비한 보존식 보관 등 위생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공기 맑은 곳에 있다보니 직원들 서로서로 사이도 좋다. 매월 첫째주 화요일에는 생일자를 위한 파티와 음식이 준비된다. 생일을 앞두고 먹고 싶은 메뉴를 알려주면 당일 점심식사로 나온다. 마침 미식회 팀이 방문한 날도 생일날이었다. 미역국과 제육볶음이 나왔다. 밥을 보니 퍼지지 않고 윤기가 자르르 나는 게 보기에도 맛나 보이며, 입 속에 들어갔을 때 쫄깃한 게 '고소하다'는 느낌이 왔다. 저염식 미역국은 삼삼하니 밥에말아먹기 좋았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넉넉한 충청도 인심에 맛 좋은 쌀, 맑은 공기가 더해지니 입맛이 좋다" ◆다국적사의 자존심, 화이자= 데팜미식회 '직원식당편'에서 다국적사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 사내식당을 갖춘 업체를 찾기 어려운 탓이다. 유일하게 자존심(?)을 지킨 회사는 한국화이자. 명동역 부근에 위치한 화이자 사옥 지하 1층에 위치한 사내식당은 매주 수요일 TWO코너(한식, 양식, 일식 중 두가지 메뉴 제공)를 운영한다. 그래서 어제(수요일) 다녀왔다. 준비된 메뉴는 현미밥에 사골미역국, 오징어굴소스볶음, 날치알계란찜, 콩자반 등이 포함된 한식과 꼬치어묵우동에 후리가케밥, 닭봉바베큐구이, 고구마롤로 구성된 일식이었다. 여기에 별도의 샐러드바를 설치, 김치, 샐러드, 바나나, 파스타샐러드, 레몬홍차를 입맛에 맞게 담아올 수 있도록 했다. 기자는 한식, 함께 방문한 안경진 기자는 일식을 골라 배식을 받았다. 한식과 양식 코너를 지키는 아주머니들이 서로 자신들이 준비한 음식을 추천하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한식코너에서 밥공기를 '적당량'과 '적은양'으로 나눠 배식하는 방식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또 하나의 센스. 화이자 식당은 12시(정오)를 넘어서자 거의 만석이 됐다. 이날은 아니었지만 오동욱 대표이사를 비롯 임원진들도 특별한 미팅이 없는 날은 사내식당을 찾는다고 한다. 외자사 답게 여성직원 비율이 높다는 점이 굉장히 맘에 들었다. 여직원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깨끗이 비워지는 식판을 보고 맛에 대한 만족도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대외협력팀 유누리 과장은 적정량으로 배식한 밥과 반찬 모두를 비워내며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진다"고 말했다. 다국적사 답게 사내식당 자체에서 '직원 복지' 이미지가 강하게 풍겼다. 무상으로 제공되는 식사지만 직원들의 종합적인 건강관리를 고려한 프로그램까지 운영되고 있었다. 사옥 3층에 위치한 휘트니스센터와 연동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끼당 채소 300g 이상,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균형잡힌 특별 식단을 선보였는데,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길에는 직원들이 개선사항과 만족도를 표시할 수 있는 터치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항상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고 신규 메뉴를 선정한다고 한다. 다국적사 중 유일한 참여 제약사가 화이자지만 여타 업체에 절대 뒤지지 않는 사내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유누리 과장은 식사 후 찾은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와 요거트와 초코케익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마술을 선보였다" ◆정리= CJ헬스케어 안경진, 유나이티드·유영제약 김민건, 화이자 어윤호 ◆그래픽 이미지= 박승보 ※취재에 협조해주신 제약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약사 근처 맛집을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2016-12-08 06:14:54제약산업팀 -
YG 뺨치는 제약사 구내식당 맛집, Follow Me~아마 3년 전쯤부터였던 것 같다. 합정동 YG 엔터테인먼트 사옥 지하 1층에 위치한 YG 구내식당은 빅뱅, 2NE1, 세븐 등 내로라하는 한류스타들이 즐겨찾는 것으로 알려지며 누리꾼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13년 9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지드래곤과 정형돈이 YG 식당에서 식사하는 장면이 방송된 다음에는 "YG 식당에서 밥 먹는 게 소원"이란 유행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양현석 대표가 YG 직원 및 소속 아티스트들을 위해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이 구내식당에서는 전문영양사 4명을 채용하고 가급적 유기농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단다. 공짜지만 균형잡힌 식단에 푸짐한 양, 감동적인 맛까지. YG 못지 않은 구내식당을 찾아내기란 제약업계에서도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점심식사 제공은 기본, 식사를 거른 채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아침식사가 마련되는가 하면 맞벌이 부부, 야근자들에게 저녁 걱정을 덜어주는 제약사들도 있다. 그동안 몰랐던 내부직원들만의 공간, 데팜미식회 9번째 순서로는 제약사 구내식당으로 안내한다. ◆한독 '비원가든' " 한독에도 직원식당이 있나요?" 데팜미식회 섭외를 위해 연락을 돌리는데, 난감한 답변이 돌아왔다. 직원식당이 있다는데 이름이 ' 비원가든'이다. 기자는 식판에 밥을 타먹는 구내식당 시스템이 맞는지 2~3번 더 확인한 뒤 약속을 잡았다. OO가든. 흡사 고깃집을 떠올리게 하는 고급진(?) 이름 때문에 벌어진 작은 헤프닝이었다. 알고보니 한독 사옥 지하 1층(B1)에 위치해 직원들 사이에서 비원가든이라 불린단다. 비록 처음 오해했던 것처럼 고깃집은 아니지만 가든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내부 식당은 정갈했다. 매일 한식과 일품으로 나눠진 2가지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데다 오전 11시까지 신청한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위한 샐러드를 받을 수도 있다는 설명. 물론 가격은 전부 무료다. "자고로 직원들 배를 곯리지 말고, 배불리 먹여야 한다"는 선대 회장의 지침을 따라 회사가 직원들 식사에 드는 비용은 아끼지 않는다는 홍보팀의 귀띔이었다. 생산본부의 경우 기숙사 비용 월 3만원에 점심, 저녁식사를 포함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단지 공짜라서가 아니라 직원들 건강을 위해 염도 0.5%, 나트륨 함량 520mg에 맞춘 식사는 맛도 훌륭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강남 일대 어느 식당에서 이처럼 가성비 좋은(?) 식사를 만나볼 수 있으랴. 그래서인지 한독 직원들은 대부분 외식을 하지 않고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사장님, 회장님이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광경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저녁식사는 혼자남(혼자 사는 남자를 지칭하는 신조어)은 물론 아내의 저녁식사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유부남들에게도 인기만점이란다. 월말에는 이 공간에서 호프데이 행사가 열린다는데, 심야식당처럼 셰프님이 상주하면서 직원들이 주문하는 안주를 뚝딱 만들어 주신다니 한번쯤 참석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식단을 비운 채 나오는 길에 발견한 임산부 전용좌석과 직원들 건강증진 차원에서 진행 중인 계단운동 캠페인까지. 한독 비원가든은 YG 양현석 사장님 못지 않은 배려심이 느껴지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궁금해서 그러는데, 다음 호프데이는 언제인가요?" ◆대웅제약 '착한식당' 대웅제약은 본사에서 한식과 퓨전양식, 두 개 식당이 운영된다. 5일 중 4일은 ' 착한식당', 1일은 퓨전식으로 돌아가게끔 팀별로 로테이션하는 방식이다. 예상 가능하듯이 퓨전식은 여성이나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한식은 남성 직원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기자가 체험해 본 대웅제약 착한식당은 저염분, 저지방, 저칼로리 메뉴에 직원 복지를 위해 무료로 운영된다고 했다. 정말 착하다. 월급은 통장을 스쳐갈 뿐이어도 점심값은 굳었다. 여기에 맛까지 확보했다. 건강에 맛을 더하고 주머니까지 든든하니 '복지대웅'이라고 부를 만하다. 웰빙을 표방한 음식은 대부분 음식맛에 특징이 없다. 건강을 위해 '염분'을 낮추니 '맛'이 살아나지 않는 것이다. 요리경력 40년의 조리장과 초롱초롱한 눈빛의 영양사는 주방식구들과 찰떡궁합이다. 매주 1회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맛있으면서 더 건강한 식단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단다. 대웅제약 식당은 지난해 5월 서울시 선정 '건강밥상지킴이(건강바람)'에 선정됐다. 조선일보에는 '맛,건강 다잡은 구내식당'으로 실리기도 했다. 헬스를 즐기는 사람들은 칼로리와 성분 하나하나 따져가며 먹을 정도로 식단관리에 있어선 '미슐랭'보다 더한 사람들이다. 멘즈헬스에도 소개될 정도면 건강식으로 보장받은 셈이다. 착한식당의 비법은 '우리 엄마'가 만든 식사다. 이화수 대웅제약 홍보팀 차장은 "국물에는 다시다를 안 쓴다. 전부 우려서 집밥처럼 해준다"고 설명했다. 매일 아침 디포리, 보리새우, 다시마, 멸치, 각종 채소로 우려낸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다. 견과류와 두부, 과일을 활용한 양념장에 진간장을 넣은 저염간장이 사용된다. 육류도 전부 냉장이다. 점심식사를 위해 줄을 서있던 이종욱 부회장은 "밖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먹고 싶을 정도다. 직원들이 여기서 식사 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며 구내식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월요일 식단은 차돌 된장찌개에 콩나무아귀찜, 오꼬노미야끼 계란말이, 물파래 무무침, 저염김치, 백김치, 방울토마토 그린샐러드였다. 육류를 즐기는 입장에서 차돌 된장찌개와 계란말이가 끌렸다. 찌개는 소고기 무국처럼 시원한 느낌을 줬다. 천연육수를 써서 그런지 맛과 건강식의 경계선에서 조율 되는 맛이 훌륭했다. 기사를 쓰는 지금도 그 맛에 침이 고인다. "이렇게 맛있는 식사가 공짜인데 영업직 직원들이 아쉬워할 것 같다" 기자의 솔직한 평이다. 대웅제약 1일 평균 식수는 700명에 달한다. 대웅은 음식 뿐 아니라 '먹는 방법'도 건강하다. 샐러드→반찬→밥 순으로 거꾸로 먹는 '건강한 식사'는 섭취열량을 낮출 수 있다. 밥칸에 밥대신 샐러드를 담아 탄수화물 섭취량도 줄이도록 하고 있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외근자는 아쉬워서 어쩌나요?" ◆보령제약 '사내진미' 깔끔한 식단에 수려한 인테리어, 식탐나는 사내식당을 꾸린 곳은 보령제약이다. 보령제약은 올해 초 칙칙한 지하공간을 화사하게 바꾸는 '보령빌딩 리뉴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하 1층에 230인치 대형스크린과 최적화 스피커 시스템을 보유한 '중보홀'을 새로 만들고 기존 헬스장을 고급사우나와 헬스, 골프장이 하나로 연결된 '헬스피아'로 개선했다. 가장 공들여 진행한 부분 중 하나가 사내식당 ' 사내진미'를 탄생시킨 것이다. 사내진미는 대대적인 개·보수 끝에 모던한 수트를 차려입은 말끔한 신사 이미지를 가진 사내식당으로 재탄생했다. 최근 활발한 해외진출 활동을 벌이는 고혈압제 '카나브'를 비롯해 대표 OTC품목인 용각산쿨과 겔포스엘을 리뉴얼하며 20대까지 타겟층을 넓힌 보령제약은 역동성있는 기업문화를 식당까지 옮겼다. 사내에서의 또 다른 승부인 리뉴얼 프로젝트 정점을 사내진미로 볼 수 있다. 식당 안에 들어서며 받은 느낌은 마치 '백화점 푸드코트'나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온 듯했다. 동현석 보령제약 홍보팀 대리는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분위기를 설명했다. 벽면과 실내를 그레이, 화이트, 블랙 컬러로 톤을 맞춰 차분한 느낌을 주면서도, "일단 유명해져라. 사람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팝아트 예술가 앤디워홀의 마릴린 먼로 그림으로 감각적인 면을 강조했다. 은은한 조명이 분위기를 더했다. 산해진미는 산과 바다의 온갖 진귀한 재료로 만든 맛 좋은 음식이란 뜻이다. 분위기는 만점이다. 사내(산해)진미는 어떠한 맛을 가졌을지 자못 궁금하다. 동원푸드가 위탁운영을 맡아 '일품'과 '한식' 2가지 코너로 운영한다. 일품메뉴는 매일 중식·일식·양식이 번갈아 제공된다. 보령제약을 비롯해 계열사 보령메디앙스, 빌딩 입주사 등 약 900명이 이용하고, 보령그룹 직원에게는 무료로 중식과 석식을 제공하는 만큼 '엄지척'을 줄 만하다. 이날은 한식 닭곰탕 소면사리와 토마토미트 스파게티 치킨까스가 나왔다. 치킨까스에는 두툼한 주먹밥 한 덩어리도 올려져 포만감을 더했다. 사실 동원푸드에서 운영하는 만큼 사내진미의 맛은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한 셈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된다'는 점이었지만 한식과 일품메뉴를 연달아 먹을 순 없었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멋과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 ◆정리= 비원가든 안경진, 착한식당·사내진미 김민건 ◆그래픽 이미지= 박승보 ※취재에 협조해주신 제약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이번 편에서 다루지 못한 제약사 사내식당 소개가 한번 더 이어집니다.2016-11-30 06:14:50제약산업팀 -
일본에선 눈에 띄는 OTC…한국에선 왜 안보일까?"일본 드럭스토어는 확실히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없는 신기한 제품도 많고요. 특정부위에 바르면 반창고처럼 얇은 막이 생기는 제품도 있어요. 붙이는 반창고보다 편리하기도 하고, 효과도 나쁘지 않아 저는 일본 갈 때마다 사요." 한국에 없는 일본의 일반의약품( OTC)을 취재하면서 일본인 아내를 둔 A씨에게 처음 소개받았던 제품이 '바르는 반창고'였다. 이 제품은 고바야시제약의 '사카무케아'다. 액상 타입의 매니큐어형으로, 상처부위에 바르면 얇은 막이 생겨 습윤드레싱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요즘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일본 드럭스토어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취재를 하다보니 '바르는 반창고'는 한국에도 있었다. 이미 2009년 일동제약이 '메디폼리퀴드'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된 것이다. 작년에는 JW중외제약이 '필모겔'이라는 제품도 발매했다. 이외에도 다른 제약사들이 유럽 등지에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필모겔 마케팅 담당자는 "국내에 소개된지 몇년 됐지만 아직 소비자 인지도가 부족해 시장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도입 7년이 지난 제품이 '일본에만 있는 아이템'으로 전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에 '원조'가 있어서? 국내에서는 잘 안 팔려서? 고민은 여기서부터 출발했다. ◆일본박카스 '리포비탄' 한해 매출 6000억원…한국은 50억이 대박? 우리나라와 보건의료제도가 비슷한 일본의 OTC 시장은 침체된 국내와 달리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시장도 소폭 성장하고 있고, 매년 신제품이 쏟아지며, 일반의약품으로만 먹고 사는 제약사가 많은데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글로벌 리서치업체인 니콜라스홀스 OTC 리포트(Nicholas Hall's OTC REPORTS)에 따르면 2015년 일본의 전체 OTC 시장규모는 71억달러인데 비해 한국은 17억달러로 4배 이상 크다. 물론 한국보다 2배 이상 많은 인구수와 구매력이 시장규모 차이에 크게 기인하고 있지만, 최근 성장세를 보면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한국제약협회가 지난 7일 발간한 '2016년 제약산업 DATA BOOK'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간 일반의약품 생산실적은 2.78% 감소했고, 전체 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18.38%에서 2015년에는 16.96%로 떨어졌다. 반면 일본은 작게나마 일반의약품 시장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후지경제에 따르면 2015년 일반의약품 시장은 전년대비 4.3% 증가했다. 소비수요 증가와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된 약품이 유입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일반의약품만 만드는 제약회사도 여럿 있다. 현재 일본 OTC 의약품 협회에 가입된 업체만 76곳에 달한다. 우리나라 박카스와 비슷한 리포비탄을 판매하는 '다이쇼'나 대표 자양강장제인 '윤켈'의 사토제약 등이 OTC 위주의 영업을 펼치고 있다. 품목 하나로도 충분히 먹고 살만하다. 다이쇼의 '리포비탄'은 2014년 기준으로 5억3129만달러, 우리돈으로 61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일본 OTC 기준 65위의 아이봉(코바야시)은 2028만달러, 한화 233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100억원은커녕 50억원만 넘어도 '대박' 대접을 받는 우리나라와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국내 상위제약 OTC 기획팀장 B씨는 "일본 제약사들은 어린이, 여성 등 타깃을 세분화해 제품을 출시하고, 종류도 다양하다"며 "매년 굉장히 많은 OTC 신제품이 쏟아진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일본은 OTC가 돈이 되고, 한국은 안 된다는 것이다. 국내제약사 마케팅 임원 C씨는 "해외에서 인기있는 품목도 국내에서는 1년에 고작 20~30억원 매출에 그친다"며 "일례로 글로벌 본사에서 신제품 출시를 추진해도 한국지사에서 말리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OTC의 경우 홍보마케팅 통로가 'TV 광고'가 절대적인 상황이어서 투자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C씨는 "TV광고에 연간 100억원씩 3년 이상을 투자해야 한해 매출 100억원이 나올까 말까한다"며 "시장규모는 작고, 수익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신규로 OTC사업에 투자를 하는 제약사는 '기업이미지'를 신경 쓰는 회사들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OTC는 드럭스토어에서만...난매·마케팅 걱정 없어 제약업계 OTC 담당자들은 협소한 국내 유통환경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우리나라는 OTC의 최종 판매처가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이다. 약국에서는 OTC도 팔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전문약을 조제해 팔기도 한다. 반면 일본에서는 처방약은 조제약국이, OTC는 대형 드럭스토어에서 판매한다. 2015년 기준 일본 드럭스토어의 수는 약 1만8500개이며, 조제 약국은 약 5만8000개이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처럼 의약분업이 정착돼 있어 개인 조제약국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OTC는 드럭스토어를 통해 성장했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지역별로 체인형태의 유명 드럭스토어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도쿄에서는 '마츠모토 키요시', 오사카에는 '고쿠민' 같은 드럭스토어가 유명하다. 대형 드럭스토에서는 OTC뿐만 아니라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 술, 담배 빼고는 없는 게 없다. 도심의 대형 드럭스토어의 판매 아이템은 3만개에 이른다. 제약회사는 특정 체인 드럭스토어를 상대로 판매하기 때문에 대량공급이 쉽고, 마케팅과 가격정책을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난매, 마케팅 분산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10년 넘게 OTC 마케팅을 했다는 다국적사 임원 D씨는 "신제품 정보가 담긴 팸플릿을 예로 들자면 일본 드럭스토어는 단숨에 약국에 공급돼 소비자들에게 노출된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약사마다 성향이 달라 통일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일본식 드럭스토어를 당장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제도 자체가 다르다. 일본은 일반의약품을 3분류로 나눠 운영하고 있고, 설명문서 제공이 의무가 아닌 2류와 3류의 경우 약사가 아닌 등록판매원도 판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국 개설허가권이 약사에만 한정돼 있는데다 의약품 판매자격 범위 확대에 약사사회 반대가 심하다. C씨는 "얼마 전 의약품 슈퍼판매를 한다고 했을 때 글로벌마켓 인사들이 대형마트를 통한 유통에 주목하고 우리나라 시장에 관심을 표했던 적이 있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일반의약품 유통이 크게 변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표제기 성분 확대 염원, 만들기 쉬운 OTC 신제품 확대 해답 일반의약품 활성화를 위해 개선될 부분으로 유통구조 변화와 함께 '인허가 기준'도 꼽힌다. 특히 복잡하고 어려운 허가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의약품표준제조기준(이하 표제기)' 지정 성분이 적다는 데 업계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반의약품의 경우 아직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성분보다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기존 성분을 조합한 복합제를 통해 신제품을 내놓는다. 새로운 성분의 제품을 허가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등 난해한 개발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다 안전성이 축적되지 않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제기로 지정된 성분을 조합해 제품을 만들면 관할 식약처에 신고만 하면 판매가 가능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는 14개 효능군에 총 931개의 성분(효능군별 중복되는 경우도 있음)이 표제기로 지정돼 있다. 앞서 B씨는 "OTC의 경우 로컬 시장만 보고 임상시험을 거쳐 제품을 출시하기는 어렵다"면서 "표제기로 지정된 성분을 조합해 복합제로 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나라는 표제기 지정항목이 외국보다 협소해 직접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소연했다. 일본의 경우 총 36개 효능군으로, 우리나라보다 범위도 넓고 성분수도 훨씬 많다. 물론 우리나라도 개발이 쉬운 표제기 성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해외 사용경험 성분을 무턱대고 등록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복약지도 활성화가 해답일까? 정책목표 조화, 장기적 지원 병행돼야 소비자 대상 광고나 마케팅 규제도 OTC 매출역량을 모으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한편에서는 약사 복약지도 활성화, 오픈 셀프매대 확대 등 약사들의 노력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표제기를 대폭 확대하고, 광고규제를 푸는 것도 현재 유통상황에서는 시장성을 담보하기 싶지 않다. 결국 장기적 목표를 갖고 시장과 제품개발 지원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일반의약품 활성화'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 1950년대 의약분업 이후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령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약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셀프 메디케이션(자가 치료)' 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재흥전략을 세워 정부투자를 통해 건강수명 연장 산업 등을 육성해 나가기로 한 정책이 대표적이다. 일본 드럭스토어 업계는 셀프메디케이션의 거점 역할로써, OTC 시장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다국적사 임원 D씨는 "일본의 경우 일반의약품 시장의 단계적 개방을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했다"면서 "그 결과 일본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약의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제품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했다.2016-11-11 06:15:00이탁순 -
"혼자서도 잘 먹어요" 데팜 기자 3인의 혼밥 체험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나홀로족들을 위한 ' 혼밥' 문화가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다. 지난달 종료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나 '나혼자산다' 같은 예능프로그램의 인기도 이를 반영하는 현상 중 하나일 것이다. 한술 더 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혼자 밥 먹기를 등급화 하는 '혼밥 레벨 테스트'까지 등장했다. (처음 들어본 분은 심심풀이로 아래 그림에서 나의 레벨을 체크해보시길.) 삼각김밥이나 컵라면 등 혼자서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편의점이 1단계, 대학가 학생식당이나 푸드코트가 2단계, 패스트푸드점과 분식집이 각각 3, 4단계를 차지하고, 중국집, 냉면집 등 일반음식점은 5단계, 유명 맛집은 6단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패밀리레스토랑, 고기집이 7, 8단계란다. '혼밥 고수'라는 9등급은 '술집에서 혼자 술 먹기'다. 늘상 사람에 치일 것 같은 제약인들에게도 혼밥이 필요한 순간은 있다. 특히 대부분의 시간을 현장에서 보내는 영업사원(MR)들은 병원 근처에서 햄버거나 도시락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기 마련. 매일 먹어야 하는 점심,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면 가끔은 새로운 맛집을 찾아가보면 어떨까. 데팜미식회 8번째 메뉴는 MR들을 위한 병원 근처 '혼밥 맛집'으로 정해봤다. 혼밥 레벨이 각양각색인 데일리팜 기자 3인의 혼밥 체험기를 공유한다. ◆강동성심병원 근처 '안녕식당' 지난해 1월에 오픈한 ' 안녕식당'은 말 그대로 숨은 맛집이다. 가게 위치도 천호동 코오롱상가 뒷편 골목길 안에 숨겨져 있다. 강동성심병원에서 10분 정도 걷다가 좁은 골목길을 들어서면 일본 마을을 연상케하는 아기자기한 식당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 한 곳이다. 식사시간에 가면 기본 30분을 기다려야 한다지만 평일인 데다 오후 2시가 다 된 시간에 도착한 덕분에 곧장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시간이나 좌석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도 '혼밥러'가 누릴 수 있는 특혜가 아닐까. 가게 내부는 전체 테이블이 5개 남짓 되나 싶을 정도로 아담했다. 조리공간을 둘러싸고 바 형식으로 된 좌석도 마련돼 있었는데, 그야말로 혼밥하기엔 딱인 자리였다. '안녕짬뽕'과 '사케동(연어덮밥)'이 이곳의 대표메뉴로, 가츠동이나 가라아게동, 명란소고기덮밥 등도 인기란다. 메뉴판에는 "폭발적", "인기" 등의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메뉴 선택 시 참고할 만 했다. 잠깐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일반적인 여성분들보다 혼밥을 두려워하는 편은 아니라고 자부한다. 혼밥 레벨로는 4단계 정도? 다만 혼자 가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여러 개를 시킨 뒤 나눠먹을 수 상대가 없다는 정도였다. 고심 끝에 '가라아게동'을 주문하고 단무지와 김치는 담고 나니 금새 유부된장국과 주인공이 등장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 않기도 했지만, 바 좌석에는 혼자 식사하러 온 젊은 여성들이 서넛 있어 전혀 어색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만큼 맛도 분위기도 보장된 곳이다. 조금 과장해서 주먹만한 치킨 튀김이 듬뿍 올려진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하랴. 치킨 한 입 베어물고, 소스를 쓱쓱 비벼 밥 한 숟가락을 떠넣으면 꿀맛이 따로 없다. 대화상대가 없으니 맛에 한층 더 집중하게 되는 경향도 있는 듯 했다. 식사시간 단축으로 오후시간이 한결 여유있어 지는 건 덤이다. 그러고보니 점심시간에도 데팜미식회 취재나 미팅 등을 핑계로 혼자 밥을 먹어본 적이 얼마만이었을까. 피치못할 사정으로 혼밥을 해야 하는 분들은 물론이지만, 가끔은 일부러라도 '혼밥의 여유'를 즐겨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혼밥이 아니라 몇 명이 가도 후회하지 않을 맛" ◆세브란스병원 근처 '더닭' 최근 혼밥 전문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젊음의 거리 신촌을 찾았다. 그 중에서도 닭도리탕을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 명물거리 ' 더닭'을 소개한다. 더닭은 1인 닭도리탕과 닭 샤브샤브 전문 체인점이다. 혼밥이 콘셉트지만 1인분부터 5인분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어 회사 직원끼리도 부담없이 주문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영업사원들이나 외근이 잦은 제약사 직원이라면 혼밥이 '흔밥'이 될 정도로 혼자 먹는 것에 내성이 생겼을 것이다. 점심식사를 이용해 업무를 한다던지, 오후 업무 구상을 하는 경우, 또는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통해 평소 보지 못했던 동영상을 즐기기 위한 '점심'장소는 마땅치 않다. 그런 면에서 더닭은 편하면서 여유롭게 혼자 식사가 가능한 장소를 제공한다. 하루 평균 6명에서 10명정도 '혼밥러'가 찾는다고 한다. 더닭 메뉴 중 닭도리탕+면종류+떡사리+흑미밥으로 구성된 1인용 '런치세트'를 먹기로 했다. A·B·C·D 각 세트별 구성이 조금씩 다르다. 최저 6000원에서 8000원대로 냉면이 들어간 메뉴는 1000원이 더 붙는다. 밑반찬은 단무지, 피클, 김치 세 종류가 끝이다. 단촐하지만 부족하지는 않다. 기본 닭도리탕이 들어간 A세트를 주문했다. 닭고기는 한 번 삶아져 나와 탕이 끓자마자 먹을 수 있었다. 약 11분 정도가 걸려 패스트푸드 못지 않은 속도였다. 바쁜 시간 쪼개어 혼자 먹기에도 나쁘지 않다. 맛은 일반적인 닭도리탕 집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라면사리와 감자, 떡사리 등 양은 의외로 푸짐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점심시간임에도 복작복작 거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널찍한 탁자를 놓고 여유로운 식사가 가능했다. 탁자가 크다보니 컴퓨터를 올려놓고 간단한 작업까지 마무리 한 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을 치운다던가 빨리 일어나라고 눈치 주는 경우는 없었다. 매운 요리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매운맛을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더닭 신촌점에서는 현재 4단계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생산한 고추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란다. 주인장은 "엽기떡볶이보다 더 맵다. 우습게 보다간 큰코 다친다"며 웃었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나혼자 밥먹고, 일하고, 놀고 다 할 수 있는 혼밥집" ◆서울성모병원 근처 '우마이도' '혼밥' 하면 역시 라면 아니겠는가. 이쪽 바닥(혼밥계) 이른바 저렙인 기자도 OO천국에서 앉아 라면과 김밥을 주문한 기억은 갖고 있다. 데팜미식회 혼밥편에서는 여기서 '대충'이라는 이미지를 제거해보기로 했다. 찾은 곳은 일본식 돈코츠 라멘과 혼밥으로 유명한 '우마이도'. 제약업계 영업사원들 사이에서 둘째가면 서러울 정도로 유명한(?) 서울성모병원 맞은편에 있는 센트럴시티에 위치해 있다. 가게 입구에서 내부를 확인하자 마자 홀로 들어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다. 인테리어가 혼밥에 특화돼 있었다. 양념통, 젓가락, 곁반찬 등을 놓아두는 진열대가 일종의 칸막이 역할을 하고 옆으로 늘어져 앉는 방식의 테이블은 혼밥하는 이들의 시선처리를 돕기에 충분했다. 라멘 메뉴는 딱 2종류, 돈코츠오리지널(8000원)과 돈코츠라멘매운맛(9000원)이다. 제약 기자 답게 오리지널이란 단어에 이끌려 주문했다. 돈코츠오리지널은 순대국 국물과 비슷한 색감의 육수에 돼지고기 차슈, 숙주, 파, 삶은계란 등이 토핑돼 있었다. 진한 국물과 독특한 면발이 술자리가 많은 제약 영업사원들의 해장에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날 회식 후 출근해 의사 고객님들 만나고 나오신 서울성모병원 담당자들이라면 한번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아, 사진에 보이는 삶은계란을 가르면 반숙의 노른자가 등장한다는 것이 히든카드. ▷데일리팜의 한마디◁ "오리지널을 시켰지만 옆에서 먹는 매운맛라멘에 계속 눈이 가긴 했다." ◆정리= 안녕식당 안경진·더닭 김민건·우마이도 어윤호 ◆그래픽 이미지= 양미영 ※취재에 협조해주신 제약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약사 근처 맛집을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2016-11-10 12:21:48제약산업팀 -
한국은 못 만드는 원조 OTC…"그것을 알고싶다"연말을 맞아 친구들과 일본여행을 계획 중인 기자 A씨. 신이 나서 일본 쇼핑리스트를 검색하던 A는 직업병 탓인지 화장품, 과자, 장난감 등 여러 항목들 가운데 '드럭스토어' 구매목록에 눈길이 갑니다. 네티즌들로부터 일본여행 시 반드시 사야 된다고 추천받은 품목에는 일본말로 '산테보디'라 불리는 안약부터 동전파스와 함께 인기라는 '사론파스', 바르는 반창고라는 '사카무 케어'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테보디'라는 이 안약, 어쩐지 눈에 익다 했더니 올해 초 동아제약이 정식수입해 판매되고 있는 '아이봉' 아닙니까. IMS 헬스 데이터 기준, 상반기 동안 동아제약에 18억원의 매출을 안겨주며 시장에 안착한 효자품목입니다. 일본에서는 눈병의 원인이 되는 눈 속 오염물질을 씻어낸다는 콘셉트로 1995년 고바야시(KOBAYASHI)가 출시했던 제품으로 현재 700억 안구세정제 시장에서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2013년 전국 일본의약품 패널조사에서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러고보니 '쓱(SSG)' 광고를 패러디하며 재기에 성공한 보령제약의 '용각산'도 눈에 띄는군요. '겔포스'와 함께 국내에서도 장수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용각산 역시 1970년대 보령제약이 일본에서 도입한 진해거담제랍니다. 이쯤에서 '반짝'하고 발휘된 기자정신, "한국에는 왜 원조 OTC( 일반의약품)가 없을까?" OTC야말로 제약사들이 소비자와 가장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 생각되지만, 정작 국내 출시되는 신제품 갯수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나마도 해외에서 도입한 약물이 대부분으로, 자체 개발한 품목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OTC 히트상품이 많은 일본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있는 걸까요? 데일리팜 제약산업팀의 OTC 기획은 이처럼 '무모한(?) 호기심'에서 출발합니다. ◆'안 된다는' 한국 OTC 시장, 어느 정도길래? 사실 OTC 시장 침체 현상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지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우리나라의 OTC 시장은 계속해서 내리막을 향하고 있는 듯 합니다. 최근 식약처가 낸 '2016년 식품의약품통계연보'를 보면, 2015년 생산된 의약품은 1만 7907개 중 일반의약품이 5624개로 전체 품목의 3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생산금액을 비교해보니 사태는 더 심각합니다. 전체 의약품의 생산금액인 14조 8560억원 중 OTC는 2조 4342억원(16%)에 불과하네요. 2008년까지만 해도 7138개에 이르던 OTC 품목수가 7년새 1500개 넘게 줄어든 셈입니다. 반면 전문의약품은 2008년 9321개에서 2015년 1만 2283개로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1만건을 돌파한 2013년 이후부터 3여 년새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생산금액은 무려 12조 4218억원에 달합니다. 물론 의약분업 직전에 실시됐던 의약품분류 과정에서 상당수 일반의약품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뒤 재분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영향도 배제할 순 없겠지만, 시장 자체가 침체길로를 겪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대로라면 31%로 간신히 턱걸이 하고 있는 일반의약품 비중이 내년쯤 30% 아래로 주저앉을 것이 자명합니다. 아니, 올해 이미 그리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양보다 질'이란 반론을 예상해 OTC 성공사례가 있었는지도 한번 찾아봤는데요, 요즘 '동전파스'라 불리는 소형파스가 약국가에서 뜨고 있다지요? 앞에서도 나왔듯이 동전파스는 일본의 대표적인 OTC 히트상품입니다. 매니큐어처럼 바르는 형태의 액상형 밴드도 마찬가지구요.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게 됐지만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OTC 품목들도 많은 듯 합니다. 그 뿐인가요?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 등 명카피를 쏟아내며 피로회복제의 대명사격으로 자리잡은 동아제약의 '박카스'도 일본에서 제조기술을 배운 뒤 만들어졌답니다. 물론 처음 들여오던 1961년 당시에는 알약 형태였다는데요, 정제 표면을 감싸는 당의가 녹아내리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1962년 앰플제로 한 차례 바뀌었고, 이듬해에야 오늘날의 드링크제 형태를 갖추게 됐습니다. 물론 일본에만 국한된 사례는 아닙니다. 30년 넘게 상처치료제 분야에서 판매율 1위 자리를 지켜 온 '후시딘'의 경우, 1962년 덴마크계 피부질환 전문제약사인 레오파마가 선보였던 제품으로 80년대 동화약품이 판권을 사오면서 국내 출시한 제품이지요. 친정인 레오파마가 2011년 한국에 직접 진출하면서 그간 위탁판매하던 제품의 판권을 전부 회수했지만, 후시딘은 유일한 '노터치' 품목으로 동화약품이 생산과 판매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정말로 '원조 일반약'을 찾아보기 힘드네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제품 중에선 고종황제가 즉위하던 해에 개발됐다는 동화약품의 '활명수' 정도일까요? 자료를 조사할수록 미궁에 빠지게 된 기자는 일본 OTC에 빠삭하다는 제약업계 전문가들을 수소문 끝에 찾아갔습니다. ◆'잘 나가는' 일본 OTC, 뭣이 다른디? 기자가 만난 복수의 현직 OTC 전문가들은 '익명'이란 전제 아래 허심탄회한 의견들을 털어놨습니다. 다국적사와 국내사를 거치며 10년 넘게 OTC만 팠다는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의약분업 이후 대한민국의 OTC 시장이 맥을 못추고 있다"는 내용이더군요. 다국적 제약사 컨슈머헬스사업부를 맡고 있는 B 임원은 "OTC에 비전을 두고 전성기를 기다려 왔지만 10년이 지나니 지쳐간다. 의약분업 후 OTC 시장이 축소되면서 제약사들은 완전히 손을 놓은 듯 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단기 성과를 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1~2년 안에 신제품을 개발하기 어려우니 소위 '일본에서 잘 나간다는' 제품을 가져다가 파는 게 속 편하다는 얘깁니다. 다국적사에 오래 근무하다 국내사로 자리를 옮긴 C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국내사들이 독자적인 OTC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는 "직접 제품 성분을 개발해서 생산하는 것보다 일본 등 해외에서 도입해서 판매하는 편이 싸게 먹히기 때문"이랍니다. 전문의약품에 비해 투자할 만한 매력이 떨어지는 분야라는 거지요. 맞습니다. 이윤을 극대화 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당장의 이득만 놓고 보면 당연한 선택입니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과연 현명한 선택이냐?'는 겁니다. 앞서 레오파마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사가 영업력을 들여 제품을 키워놓은 뒤 다국적사가 직접 진출하게 될 경우 판권을 회수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고 있는 게 우리네 현실입니다. 이들은 다국적사들이 제품의 상품성을 테스트하는 소위 '간보기용' 시장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일본에서 조금 잘 된다고 하면 표제기(표준제조기준)를 보고 대략 성분을 맞춰다가 뚝딱 만들어내다보니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매출도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냐는 따끔한 지적입니다. C는 "다국적사는 기댈 구석이 브랜드 밖에 없다보니 소비자들에게 주는 메시지에 신경을 쓰지만 영업력이 떨어지고, 국내사들은 영업은 잘 하지만 브랜드 마케팅에는 소홀한 것 같다"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반해 일본은 OTC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답니다. B의 말을 인용하자면, 일본 역시 몇년 전 의약품 재분류 과정에서 한바탕 진통을 겪으며 OTC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브랜드 가치를 워낙 중시하는 탓에 기존 제품의 리뉴얼이나 라인 확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브랜드를 출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는 게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라구요. 물론 눈감고 코끼리 만지듯 띄엄띄엄 찾아나가다간 한도 끝도 없지요. 일단 우리나라와 일본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시도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약품 시장규모 자체가 7~8배는 차이가 나니까요.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이나 유통채널, 표제기 성분 확대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어지는 '그것을 알고싶다' 다음 편에서는 좀 더 세부적인 진단과 솔루션을 찾아보기로 하겠습니다.2016-11-10 06:15:00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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