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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심사소위, 이제는 개방하자만우절인 오늘 제282회 임시국회가 30일간의 일정으로 개원한다.이번 임시국회에는 산적한 현안이 많다. 복지위에는 관련 법안 379건이 잠들어 있다. 추경 예산안 의결도 예정됐고 지난 2월 마무리 짓지 못한 복지부와 산하기관 업무보고도 받아야 한다.복지위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짚어야 할 것이 있다. 법안심사소위원회의 회의 운영방식이다.지난 17대 국회와 달리 이번 복지위 법안소위에는 전문위원실 직원 업무 하나가 더 추가됐다. 회의실에서 기자를 내보내는 일이다.그런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의 회의인 만큼 회의록도 남는다. 비공개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회의 내용이 즉시 보도되는 것은 엄격하게 막고 있다.법안소위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취재에 대해 반대하지 않고 있지만 안홍준 위원장은 예외다.대중의 관심이 높은 현재 시점에 보도되는 것은 반기지 않는 셈이다. 회의록은 길게는 한 달 후에 공개된다.이 때문인지 회의 진행도 원활하지 못했다. 여야의 입장이 크게 다른 법안을 논의 순서에 가장 위로 올려 시간만 허비하다 남은 법안을 상정조차 못하고 끝냈다.또는 오전에 시작한 회의를 밤 열시를 넘겨 끝냈지만 안건을 전부 논의하지 못하기도 했다.16대부터 국회에서 근무한 한 관계자는 간사 협의를 활용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미리 조율하고 회의에 임하면 불필요한 논쟁을 줄여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또는 예전처럼 보좌진 협의를 통해 따져봐야할 쟁점만을 남겨두고 법안소위를 진행한 뒤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논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한편 법안소위와는 달리 복지위 전체회의는 원활히 진행된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여야의 충돌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변웅전 위원장의 중재 능력이 돋보인다는 것이다.30일간의 임시국회가 민생법안과 시급한 현안을 제대로 처리해 4월 말 회기 종료시 불쾌한 농담으로 기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2009-04-01 06:39:19박철민 -
자진취하, 면죄부 될 수 없다A사는 재평가 일환으로 임상을 진행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일정이 촉박해 자료를 제출키로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품질 부적합으로 허가가 취소되고 시중 유통품도 회수·폐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B사 역시 임상을 실시했는데 부실한 결과가 나왔다. 이에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결국 임상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기존에 출시한 제품은 팔 수 있게 됐다.최근 논란이 됐던 태반 및 생동재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음직한 사례다.기자는 자료를 제출한 제품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으며 슬그머니 허가를 자진 취하한 제품은 비난은 받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봤다.물론 이 같은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믿고 싶다. 임상이나 생동 비용을 감안할 때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 자발적으로 시장 철수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하지만 문제는 일부 업체의 경우 재평가 결과가 미흡하게 나올 경우 추후 허가취소 등으로 인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진취하를 선택하기도 한다는 점이다.더욱이 자진취하의 경우 시중에 유통중인 제품은 팔 수 있을뿐더러 명단도 별도로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무모하게 자료 제출 후 허가취소 처분을 받는 것보다는 탁월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업계에 팽배하다.오죽하면 자료를 제출한 이후 허가취소를 받은 제품에 대해 무모하게 일처리를 했다는 동정어린 시선도 나오는 실정이다.식약청은 자진취하 제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품질부적합 등의 사유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자사 제품을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데 또 다시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물론 자진취하 제품의 경우 재평가 마감일이 임박할 경우와 같이 정황상 취하 사유가 의심이 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의심만으로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어떤 사람이 도둑이라는 증거도 없는데 도둑이라고 단정짓고 수사를 진행할 수 없지 않느냐”며 “100명의 선량한 사람이 있는데 1명의 도둑을 잡겠다고 모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게 식약청의 논리다.하지만 식약청은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생동 및 태반제제 재평가 결과에 따라 허가취소 및 회수·폐기 조치된 제품들 역시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되지 못했을 뿐 국민에게 위해요소를 제공할 정도로 ‘부적절’한 의약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또한 상식적으로 재평가 진행 과정에서 허가를 취하한 제품들 중 일부는 이번에 허가취소된 제품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추측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그렇다면 자진취하 제품에 대해서는 어떻게 조치해야 할까. 앞서 말했다시피 식약청은 품질부적합이라는 명백한 근거도 없는데 자발적으로 시장을 철수한 제품에 대해 추가적으로 불이익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하지만 환자들이 영문도 모른 체 품질부적합 제품을 복용할 가능성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국민건강을 수호하는 파수꾼이라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건 아닌지 되묻고 싶다.2009-03-30 06:05:48천승현 -
복제약 60% 밀가루약 맞나복제약 10개중 6개가 과연 약효가 입되지 않아 시장에서 퇴출돼야 할 일명 밀가루약이 맞는가. 실제 그렇다면 국내 제약산업은 그동안 엉터리 약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건강을 위협해 온 파렴치한 행위를 해 온 상종 못할 종자다. 물론 이런 약물을 처방하고 판매해 온 의·약사도 책임범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6일 식약청의 보도자료를 받은 일간지, 방송사, 전문지 등 대부분의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내용의 핵심은 복제약의 58.5%가 오리지널 대비 약효입증을 못해 시장에서 대거 퇴출되게 됐다는 것이다. 2007년도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재평가에서 총 2095개 대상 품목 중 1226품목이 그 약물들이다. 헤드라인 거의 대부분이 2천여 품목 중 60%가 '탈락', '퇴출', '허가취소', '부적격', '미달' 등의 용어들로 대서특필됐다.하지만 데일리팜은 ' 생동재평가 통해 81품목 무더기 허가취소'라고 보도했다. 이후 후속보도 또한 허가취소 품목은 81품목을 견지했다. 이는 전체 대상 품목 중 3.87%에 불과하다. 대부분 58.5%, 60%, 10개중 6개 등으로 보도된 수치와는 너무 큰 차이가 나기에 언뜻 오보로까지 여겨졌을 정도다. 물론 식약청의 보도자료 자체가 애매모호하기는 했다. 식약청은 부적합 14품목 이외에 나머지는 뭉뚱그려 '재평가자료 미제출 등'이라는 타이틀로 해당품목이 1212품목이라는 자료를 내놨다. 이어 '재평가자료 미제출 품목 및 재평가결과 부적합 품목'에 대해 허가취소 및 시중 유통품목을 수거·폐기 조치할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언론은 당연히 14품목과 1212품목을 합친 1226품목을 허가취소 품목으로 보도할 상황이었다는 점이다.데일리팜은 이에 의문을 갖고 '재평가 자료 미제출 등'의 내역을 확인한 결과 미제출은 고작 67품목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자진취하가 926품목, 대상제외가 216품목을 각각 차지했다. 자진취가가 거의 대부분이었다는 것에 적이 놀라웠다. 그런데 자진취하나 대상제외 품목들은 허가취소라고 해도 그 원인을 무조건 약효문제라고 단정 지을 사안이 아니다. 이들 1142품목은 약효가 미달됐다거나 속칭 똥약일 것이라는 유추로 퇴출대상이라는 용어를 확정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자진취하의 경우 시장성이 떨어지거나 생산량이 미미한 제품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품목 정비차원에서 자진취하를 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 제약사들은 적게는 5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게 드는 생동비용을 충당하기가 벅차 이를 포기한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비용투자 대비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한 업체들이 자진취하 대열에 일제히 합류했다는 것이다. 대상제외 품목 또한 소송중이거나 대조약 전환 등에 따른 품목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이들 품목 중에는 약효에 자신이 없어 해당업체가 스스로 포기한 사례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거꾸로 이들 품목을 모조리 약효가 없는 것으로 단정 지어 복제약 60%가 약효가 없다거나 의심된다고 하는 것이 무리가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아울러 부적합 품목을 보자. 전체 14품목 중 13품목이 조코(심바스타틴) 제네릭이다. 이에 대해 117억원 어치가 팔려나갈때까지 식약청은 신속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 보도가가 대중지와 일부 전문지에서 쏟아졌다. 실제로 약효미달 품목이 이 정도 판매될 때까지 무방비 상태였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더구나 상위 및 중견제약사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기 때문에 제약사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또한 고지혈증치료제는 만성질환 약물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이 컷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그러나 심바스타틴 제네릭에 대한 생동성 시험은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약효와는 무관하게 수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논란이 그것이다. 이를 식약청이 이번에 교통정리하기는 했지만 그 논란은 여전하다. 나아가 13품목이 한곳에서 위수탁 제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업체 기준으로 14개사가 14품목을 밀가루약 인양 만든 것으로 보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부적합 품목을 성분으로 보면 항생제 '세프라딘'과 고지혈증약 '심바스타틴'이다. 후자의 위탁제조를 보면 엄밀히 두 품목 아닌가.그렇다면 부적합이 아닌 적합품목을 보자. 생동 재평가 적합품목은 883개중 869품목이다. 98.4%가 약효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합격'으로 나왔다. 국내 제네릭들을 밀가루약으로 몰아붙일 일이 없는 결과다. 2008년 문헌재평가 결과 역시 다시 볼 필요가 있는 사안이다. 보도된 것만 보면 1995품목 중 37.3%인 744개 품목이 퇴출대상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재평가 자료 미제출 등'의 품목수가 741개에 달하는데, 이들 품목 중에서 명백히 약효가 의심스러운 이유로 허가취소 대상이 되는 품목 수는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품목 중에서도 자진취하가 많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적합이 1251품목에 달하고 부적합이 3품목에 불과하다는 것이 간과됐음을 봐야 한다.약효가 없는 품목은 당연히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복제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약효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것은 속단이고 실제 그렇지도 않다. 오리지널과 대등한 효과를 보이는 제네릭들이 얼마나 즐비한가. 이번 의약품 재평가 결과는 제네릭이 전반적으로 안 좋다는 뉘앙스로 국민들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것이 일방적으로 약효 때문이라는 뉘앙스로 보도된 것은 잘못이다.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한 고 장자연씨 사건과 박연차 게이트 사건 등으로 그나마 이번 재평가 발표가 세간의 화제가 덜 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국산 제네릭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운 또 하나의 사건이 됐다. 의약분업 이후 파죽지세로 커 온 오리지널 시장을 국산 제네릭들이 넉넉히 견제할 정도로 제품력이 좋아진 것은 숨겨지고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그렇게 돼서 안타깝다. 제약협회는 이번을 거울 삼아 국산 제네릭의 성공사례와 우수성을 알리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2009-03-30 06:02:26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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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편지 한 통과 진실게임최근 도매협회장 앞으로 익명의 편지 한 통이 날아들었다.편지에는 외국계 K도매상의 M&A 행태와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호소의 글이 적혀있었다.자신을 20여년 넘계 약밥을 먹어가며 업계 희노애락을 같이했던 사람이라고 밝히며 작금의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제보자가 밝힌 K도매상의 M&A 전략은 인수하고자 하는 도매의 위기설을 유포후 헐 값에 사들인다는 것이다.또 그는 이 전략이 실패할 경우 좋은 조건을 내걸어 MOU를 체결한 다음 가격을 내리고 최후에 백마진을 들춰내 업체를 파산시킨다고도 말했다.이에 대해 해당 도매 관계자는 "문건을 확인했는데 직원이 쓸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인수합병은 물밑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직원들에게 소스를 흘리는게 말이 되냐. 타 도매와 이간질 하려는 음해성 제보임이 틀림없다"고 펄펄 뛰었다.당사자의 말을 들어보니 이해가 될 법도 하다.그러나 거짓제보로 생각하기에는 업계에 떠도는 이들의 소문은 흉흉하다.소문인 즉, 이 도매가 A도매를 인수할 경우 A도매를 인수하겠다고 약속한 후 보안유지를 철저히 당부한 다음 외국계유통회사 아시아 본사에 정보를 흘린다.그러면 본사에서 한국지사에 A도매를 조사하라는 지시사항이 내려오게 되고 A도매는 여신압박을 받게돼 약품공급이 원활하지 않게된다는 것이다.A도매는 결국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헐 값에 넘길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도매 관계자와 제약사 도매 담당자들도 기사를 보고 앞다퉈 전화를 걸어와 "잘 아는 어떤 도매상도 당할 뻔 했다면서 비슷한 상황에 처했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M&A를 시도하는 입장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격을 다운시키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직까지 M&A 문화에 익숙치 않고 순진한(?) 도매업체들은 맥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물론 당사자들이 입을 꾹 다물어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작년 떠들썩하게 모 도매가 인수합병될때도 본인의 의지보다는 환경에 의해서 어쩔수 없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자금압박에 시달리는 도매에게 도와주겠다고 구슬려 철썩같이 믿게한다음 막판에 배신함으로써 약자의 입장에서 인수합병이 성사되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얼마전 태경메디칼과 지오팜의 합병사례와 확연히 비교될 수 밖에 없다.두 회사 대표는 사석에서 기자들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인수합병이 성사됐다며 각자의 위치에서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지금도 서로 회사 발전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M&A 모범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약업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생존전략 중 하나로 M&A가 대두되고 있다. 도매도 예외는 아니다.물론 2세 경영, 오너십 등으로 쉽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지만 결국 대형화 추세를 받아들이게 돼 인수합병사례가 많아졌을 때, 태경지오팜처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M&A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들리길 기대해 본다.2009-03-27 06:35:34이현주 -
정면돌파 진용 갖춘 제약계국내 주요 상장제약사들이 일제히 주주총회를 열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진용을 새로 짜면서 이른바 '정면돌파형' 그리고 '돌진형' 지휘부를 갖췄다. 공격대형이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경영 사령탑이 예년과 눈에 띠게 달라진 구조가 보인다. 올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이 간다. 하나는 창업 오너 2~3세가 전면에 등장하거나 지배구조를 강화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실무형 대표이사를 투톱체제로 가동시킨 업체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오너체제 강화를 통해 일사불란한 지휘라인을 가동하면서 전문경영인이 이를 보좌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시스템은 업무혁신이나 그에 상응하는 구조조정을 강력하고 일관되게 추진할 여력을 갖춘 바탕 위에 전문경영인이 가다듬고 보다듬는 보완 구조다. 일단 위기 하에서 긍정적 기대를 해볼 만한 시스템이다.세간의 이슈가 된 업체는 단연 유한양행이다. 주총 몇 개월 전부터 거론돼 온 김윤섭·최상후 후보 중 낙점이 누가될지 모르는 예측불허 속에서 두 명 모두 등기대표에 오른 것은 파격적이다. 창사 이래 83년 만에 최초로 투톱 경영진을 두는 방안을 선택했기에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공동대표이기에 두 사람은 맡은 사업 분야에서 각자 진두지휘를 하겠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은 같이 도장을 찍어야 한다. 좋든 싫든 한배를 탔으니 손을 굳건히 맏잡아야 한다. 유한은 지난해 리베이트 파문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업계 2위의 자리를 확고히 꿰찼던 업체였기에 공동대표 형태의 투톱체제가 외형을 공격적으로 꾸려 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여진다. 정통 영업·마케팅 출신과 공장·R&D 전문가의 '교감'이 잘만 이뤄진다면 '제품력+영업력'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전체적으로 보면 2~3세 지배체제가 강화되고 전문경영인이 이를 보좌하는 것이 흐름이다. 상위 제약사중에 동아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중외제약, 보령제약 등의 변화가 특히 이목을 받았다. 3세 경영체제인 동아제약은 4남 강정석 대표이사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 이후 안정적인 지휘라인을 가동하면서 최근 자신의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다졌다. 나아가 이번에 김원배 사장이 재선임되면서 강 대표가 영업·마케팅을, 김 사장이 R&D 부문을 지휘하는 구조를 유지한 것이 주목된다. 실무적 시스템으로는 유한과 유사하지만 지휘라인으로는 각자대표라는 점이 다르다. 이 진용이 동아제약을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발전시키는데 톡톡히 기여케 해야 한다.한미약품은 파죽지세의 성장가도를 달려 온 제약계의 기린아였음에도 유독 2세는 경영 전면에 등장하지 않아 의아해 하던 차였다. 이번에 장남 임종윤(38)씨가 사장에 오른 것은 그래서 의외이지만 예상된 상황이기도 했다. 한미는 부회장과 전문경영인 대표가 각각 두 명씩 총 4명이 임성기 회장을 보좌하는 시스템이기에 임 사장은 일등공신의 '어르신'들을 잘 받들면서도 업무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분산된 경영권이 잘 조화되는 모범사례로 기대해 보겠다. 대웅제약은 3남 윤재승 부회장의 (주)대웅 지분이 윤영환 회장과 다른 두 형제 보다 많아지면서 확고한 지배체제를 갖춰 역시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강하면서도 꼼꼼하게 일을 주문하기로 이름난 윤 부회장이 경영권 고삐를 제대로 잡은 셈이니 그렇다. 따라서 대웅은 정난영-이종욱 사장의 전문경영인 투톱체제를 윤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조화롭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와 유한과는 또 다른 3각편대 방식의 진용이기에 기대를 해볼만한 시스템이라고 본다.중외제약은 3세 이경하 사장이 중외홀딩스 부회장으로 올라가면서 전문경영인을 자체인사로 발탁하는 진용을 짰다. 박종전 중외신약 부사장과 이준상 중외메디컬 부사장이 공동대표로 포진하면서 이 부회장을 지근거리에서 지원하는 구조이기에 홀딩컴퍼니 특성에 맞는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오너십도 강화하고 경영 전문성도 제고하는 양수겸장이니 에치컬 전문회사 다운 성장과 발전을 기대한다. 보령제약은 장녀 김은선씨가 대표이사 회장이 되면서 2세 체계 구도를 확실히 세웠다. 중외와 같이 무게중심이 거의 넘어간 모습이다. 보령그룹을 김승호 회장이 진두지휘 하지만 제약 만큼은 딸에게 맡긴 것이다. 상위권 제약계에서는 첫 여성 CEO의 탄생이기에 그 역할을 잘 해냈으면 한다. 보령은 동아와 마찬가지로 김은선-김광호 각자대표 시스템으로 전문경영인의 역할에 무게를 실었다. 외자제약에서 잔뼈가 굵은 김광호 대표에게 지속적인 구조개혁과 성과를 주문했다고 봐진다. 양 각자대표의 호흡조절과 숨고르기 소통이 그만큼 중요하다.중견제약사로는 동국제약이 눈에 띠를 행보를 했다. 이 회사는 전문경영인을 동시에 2명이나 내부 기용을 통해 전면에 포진시켜 단연 눈길을 끌었다. 동국제약은 2세인 권기범 대표 이외에 이해돈-오흥주 부사장을 동시에 대표이사로 내부 발탁하는 과감한 행보를 한 것이다. 그것도 3인 각자대표다. 따라서 이 회사 역시 젊은 오너체제를 중심으로 국내 영업과 해외수출에서 전문경영인의 역할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그 포석이 상위권 제약사들을 벤치마킹한 느낌이 들기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다시 말해 3인 각자대표 진용이 상위권 제약사로의 발돋움으로 이어지는 시험대이기에 다른 중견회사에 타산지석이 되도록 했으면 싶다.우리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사령탑 라인 변화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그것은 그 성공여부에 따라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를 판단하고 나아가 경영라인의 좌표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세 오너들이 지배체제만 강화하고 경영은 뒷전에 앉아 잘 모르는 군소리만 하는 것을 우리는 절대 원치 않는다. 설사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고 해도 오너는 그 속사정을 정확히 간파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를 해야 한다. 위기의 시대를 정면돌파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리더십이 배경에 깔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창업 오너의 그늘 속에 있는 CEO 자리를 혹시 왕좌라고 착각하는 무사안일주의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아무리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전진 배치해도 실패한다. 또한 그런 상황에서는 혁신의 리더십조차 후광이라는 비아냥거림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한다. 2~3세 경영인들은 이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2009-03-26 06:45:3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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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약사를 믿는다닐슨컴퍼니가 흥미로운 리서치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사람 10명 중 7명이 약사가 추천한 일반의약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닐슨컴퍼니 측은 이에 대해 의약품 판매장소를 약국으로 제한하고 있는 한국의 제도적 특징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실제 일반약을 슈퍼에서 판매하고 있고, ‘셀프메디케이션’이 자리 잡은 미국의 경우 ‘약사추천’(25%)보다는 ‘경험’(68%)에 의지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한국 사람들의 일반약 구매경향은 보사연이 최근 공개한 한국의료패널 1차 예비설문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 바 있다.감기약 구매시 의약품 정보원이 누구냐는 질문이었는데, 응답자 중 74.7%가 약사의 상담을 받는다고 답했다.이 두 건의 설문결과는 한국사회에 자리한 약사에 대한 신뢰수준과 높은 기대감을 보여준다.물론 70%라는 수치가 ‘높다’라고 평가할 만한 어떤 근거도 없다. 말 그대로 상대적이다.대신 다른 설문항목, 이를테면 광고의존도와 비교하면 어떨까.닐슨컴퍼니 조사에 의하면 일반약 구매자 중 12%만이 (TV 등의) 광고에 의존한다고 했고, 보사연 조사에서도 신문·잡지·TV·라디오를 정보원으로 삼은 응답자는 6.2%에 불과했다.매일매일 미디어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구매를 ‘반강제’하는 ‘광고빨’보다 약사의 말 한마디가 최소한 5~6배 더 ‘약발’이 잘 듣는다는 얘기다.하지만 득의만면할 일만은 아니다.약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가능성에 부응하지 않았을 때 더 많은 불신을 안겨줄 수 있다는 얘기다.‘카운터 몰카 동영상’이나 공중파의 ‘곰팡이 서비스 드링크’, 이에 앞서 보도된 ‘무자격자 조제실태’ 등은 이런 신뢰감을 순식간에 배신감으로 뒤바꿔 놓을 수 있는 약사사회의 만연한, 또는 관행화된 부조리다.대한약사회와 각 시도지부는 그동안에도 카운터 척결, 드링크 무상제공 근절을 외쳐왔지만 약사사회의 자정은 이뤄지지 않았다.약사의 사회적 역할, 일반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건강지킴이’로서의 직능보다는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지 않았나 되짚어봐야 할 때다.가뜩이나 일반약 슈펀판매, 비약사 약국개설 등 약사직능에게 부여돼왔던 고유한 영역들을 해체하려는 광풍이 몰아치고 있지 않은가.일부의 문제지만 자신에게 일반약을 권매한 사람이 가짜약사(카운터)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국민들은 약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또는 약사가 아닌 TV와 다른 채널을 통해 의약품을 구매하고 귀를 기울일 것이다.정부가 서비스산업 선진화 명목으로 필요한 규제까지 일시에 허물어뜨리려고 시도하는 이 때, 닐슨컴퍼니와 보사연의 조사가 약사사회에 제공하는 이면의 시사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2009-03-25 06:49:09최은택 -
시장주의 의료개혁 몰아치나의약계에 상당한 회오리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의사협회의 선거 결과가 나왔다. 제36대 의협회장 선거는 지난 21일 급진 우파 성향의 경만호 당선자를 만들어 내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정치적 성향이나 의료체계에 대한 시각 등을 보면 경 당선자는 누가 봐도 우파 행보를 일관되고 강력하게 밀고 나갈 인물이다. 오는 5월 1일 취임 이후부터 의사협회는 3년 동안 현 정권과 지근거리에서 교감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것이다. 경 당선자의 현 외부 직책만 봐도 쉽게 짐작이 간다. 그가 상임대표로 있는 동북아메디컬포럼이나 발기인으로 참여한 뉴라이트의사연합 등은 의료 시장주의를 존중해 MB노믹스와 방향성이 같다.경 당선자는 지난 2007년 제35대 회장 보궐선거에서 5명의 후보 중 3위로 낙선해 와신상담 해 왔다. 당시 경 당선자는 현 주수호 회장이 2위 김성덕 후보와 168표라는 작은 표 차로 신승하는 것을 한참 떨어진 표차로 멀찍이 지켜봐야만 했는데, 이번에는 경 당선자가 주 후보를 474표차로 따돌렸으니 이만한 역전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경 당선자는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의료체계에 대한 철학을 정립하고 대내외에 분명히 해 왔다. 오히려 지난번 낙선이 자신의 정체성을 쌓는 기간이면서 회원들에게 알릴 기회의 시간이 되었던 셈이다. 그만큼 그의 의료 산업화 내지 시장주의에 대한 의지는 더욱더 강경해 졌다.경 당선자가 이처럼 현 정부 코드와 맞는 친MB 성향을 보여 온 것을 감안하면 의료체계 개혁의 신호탄이 이미 쏘아 올려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 국민건강보험체계를 전면 부정하는 헌법소원의 방향성이 특히 궁금해진다. 동북아메디컬포럼이 지난 연말 제기한 헌법소원은 보험공단의 해체론으로 이어진다. 요양기관강제지정제는 그 곁가지이니 공룡만 해체하면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의료를 복지로 보는 시각 자체가 틀렸다고 했다. 언뜻 보면 그동안 잽 펀치를 날리며 의료체계 혁신 밑그림을 그려온 MB노믹스가 드디어 코드를 맞출 의료계의 사령탑을 만난 듯 한 느낌까지 든다.현 정권과 의협 사이의 공감대가 새 집행부에 의해 전향적으로 조성된다면 공공성을 근간으로 한 현행 국가보건의료체계는 전면적인 새판짜기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의료의 산업화와 시장주의 그리고 민간의료의 활성화 등은 MB노믹스의 고집스럽고 억척스럽기까지 한 '어젠다' 아닌가. 선거 내내 강조돼 온 경 당선자의 의료체계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경 당선자는 '협상이라는 이름의 갈취', '가혹한 처벌', '의사 강제징집', '관료주의 폭압, '살인적인 수가' 등의 강경한 투쟁 캐치프레이즈를 선거 전면에 내세웠다. 국가독점의 중앙통제식 의료수급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이니 전 정권 입장에서 보면 이만한 급진적 우향우 행보가 없다.하지만 경 당선자가 지나치게 앞서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현 건강보험체계는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정비하고 다듬어 온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근간일 뿐만 아니라 공공성을 강력하게 지탱하는 기둥이고 동시에 보호해 주는 지붕이다. 이를 하루아침에 전면 부정하고 해체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면 의료의 산업화와 공공성 그 어느 것도 성공하기 어려운 극도의 혼란국면에 빠질 것이 뻔하다. 의료체계를 놓고 국론은 극한 대립과 분열 국면에 빠져들 것이다. 이는 보건의료단체간에도 이해관계에 따라 심한 대립양상을 불러오게 될 것이고,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간에도 물러서기 힘든 날카로운 대립각을 만들 일이다. 보건의료단체를 통합할 '의총'을 만들어 맏형 역할을 하겠다는 당선자의 일성을 무색하게 만들 일이기도 하다.경 당선자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대목은 또 있다. 이번 42.2%의 투표율은 역대 다섯 번 치러진 직전세 선거로는 가장 낮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적었다는 것은 후보들의 공약 내지 비전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말도 된다. 전체 유권자 4만3284명 가운데 2만5038명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런 점에서 간과하면 안 된다. 경 당선자 이외의 다른 후보들에게 던진 표까지 감안하면 전체 유권자중 86%가 반대파 내지는 무관심 회원이다. 따라서 투표자 대비 33.7%의 특표율만 보지 말고 총 유권자 대비 14%의 지지율을 본다면 회무를 독선적으로 끌고 가기 어렵다는 것을 반드시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으면 싶다.우리는 의료의 산업화와 시장주의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공성이 와해되는 전제는 결단코 아니다. 당선자도 최저소득자와 차상위 계층에 대한 국가 보장까지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하기는 했지만 현재의 전국민의료보험(건강보험) 시스템을 하루아침에 뒤흔들면 그것까지 무너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의료는 복지가 아닐 수 있지만 건강과 생명은 국민의 입장에서 존엄하고 엄숙하게 봐야 하기에 분명히 복지의 범주다. 그렇치 않다면 수많은 선진국들이 의료복지사회 시스템을 지향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시장을 중시한 MB정부와 국회에서 절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우파정당이 있는 상황이 의료개혁을 할 절호의 기회라고 한 것이나 건강보험 시스템을 '국가단일보험자' 구조라고 일갈하면서 좌파 이데올로기라고 규정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무리다. 우리는 정치적 산물이 되는 의료개혁을 원하지 않는다. 의료체계 개혁은 일방향성이 되면 곤란하다. 의료개혁은 공공성의 근간을 잃지 않으면서 의료의 산업화를 점진적으로 이뤄 나가고 그 바탕위에 의권이 신장돼 나가는 '완숙형'으로 지향돼야만 의미가 있다.2009-03-23 06:45:56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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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제약사 정신차려라!다국적제약사를 바라보는 국내 제약업계의 시선이 곱지않다. 국내 공장들을 하나둘씩 철수하더니 이제는 영업사원을 비롯한 경력직 스카우트로 골치가 아프다는 지적이다.실제로 최근 5년 이내에 40여 곳의 다국적제약사 대부분이 공장을 철수했다. 공장이 있는 회사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오츠카, 바이엘쉐링, 얀센 등이 그나마 제조시설을 가지고 있다.이런 의미에서 다국적제약사가 사실상 판매상으로 전략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여기에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외자사들의 블록버스터 상당수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솔직히 믿음이 가지를 않는다.이런 상황에서 국내 영업-마케팅 경력직을 빼가는(?) 다국적제약사의 행태에 국내 제약사들이 화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하다.이는 제약협회의 조사를 들여다보면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금새 깨닫게 된다. 협회는 최근 국내 제약사 33곳을 대상으로 3년간 인력스카우트 현황을 조사했는데, 2006년 65명, 2007년 83명, 지난해 87명 등 3년간 총 235명의 경력직을 스카우트한 것으로 나타났다.30여개 제약사에서 230명이 넘는 경력직들이 다국적사로 자리를 옮겼다는 사실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게다가 KRPIA회장사가 경력직 스카우트에 더욱 앞장섰다는 사실은 도의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물론 국내 영업-마케팅 인력이 높은 임금을 보장해주는 다국적사로 옮기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에 비춰볼 때 문제될 것이 없다.게다가 이러한 인력 이동 문제는 국내 상위제약사들도 할말이 없다. 중소제약사 인력들을 수도 없이 데려 오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다국적제약사들의 기업윤리이다. 현지화 기업 윤리라면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신입사원을 채용해 교육과정을 거쳐 훈련시키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국내제약사들은 쓸만한(?) 인재를 만들기 위해 신입사원을 채용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노하우를 활용해 약 2억 원대의 비용을 투자한다. 돈도 돈이지만 한사람에게 쏟아 붓는 시간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사회는 공생하는 곳이다.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 다국적제약사들은 이 점을 깊게 생각해야 한다. 작은 것을 가지려다가 정작 큰 것을 놓칠수 있는 우를 범할수 있기 때문이다.2009-03-23 06:44:29가인호 -
복지부, 의료 영리화 왜 침묵하나'선진화'라는 새 명제 아래 야금야금 씨앗을 키워 온 의료 산업화 첫 타자로 의료기관 영리법인 논란이 새삼 달아올랐다.이 가운데, 정작 중심을 잡아야 할 복지부가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표면적으로는 산업적 관점을 보건의료의 공공성에 앞세운 기재부 논리를 방어하는 듯 하더니, 실상은 알맹이를 빼주고 어물쩍 요식만 차리는 형국이다.최근에는 복지부와 KDI가 공동주관한 의료산업화 토론회에서 정부측 발제자가 영리병원 추진에 불리한 발표내용을 누락시켜 의구심을 키웠다.보건의료 분야가 공공성과 영리성이라는 양면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영리화’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새로울 것은 없다. 정권의 철학에 따라 정책 프레임이 바뀌는 일도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 논리와 공공성의 갈림길에 막연한 이질감만 느낄 뿐 누구도 그 여파를 냉철히 판단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부처 입장조차 정리하지 못한 복지부의 현주소는 직무유기나 다름 없다.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부처 철학이 낡은 메아리가 되지 않게 하려면,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최소한 의료 분야의 전문적 특성과 복지적 필요성이 국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판단의 잣대를 제공하려는 치열함을 보였어야 했다.더욱이 국민의 보건복지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할 복지부 장관의 침묵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일각에서는 의료기관 영리법인이 내년 지자체 선거를 타깃으로 연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주무부처의 침묵이 대중의 ‘무지’나 ‘무관심’을 틈탄 정치 물타기로 비춰지지 않게 하려면, 전재희 장관은 30여년 건강보장 체계에 중대한 획을 그을 영리화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아울러 영리화의 여파를 일선에서 맞게 될 보건의료 주체들도 눈앞의 밥그릇만 챙기는 '무관심'과 '무지'에서 벗어나 공동체적인 관심을 촉구할 일이다.2009-03-20 06:25:45허현아 -
승승장구하는 국내 제약계제약회사만이 독야청청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과연 맞는가. 일단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올 2월 상위제약사들의 원외처방 현황을 보면 지표상으로는 전혀 불경기라고 체감하기가 어렵다. 상위권 10대업체중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을 뿐만 아니라 비약적으로 성장한 업체들이 오히려 여러곳 눈에 띤다. 동아제약이 무려 41.3%나 성장해 적이 놀라게 했고 종근당은 27.9%, 녹십자는 23.7%, 유한양행은 19.2% 등의 성장률을 시현해 고성장 대열에 끼었다. 한미약품(10.2%)과 대웅제약(9.2%)도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제약사들은 유독 불황과 무관해 보이는데, 글로벌 위기에 비하면 야릇하지만 어찌됐든 반가운 수치다. 상대적으로 외자제약사들은 국내사들 보다 성장률이 낮아 주춤하는 양상이니 더더욱 그렇다.총량으로도 6498억원의 청구액을 보여 전년 같은 달 대비 9.3% 늘었다. 전년대비 원외처방 시장 사이즈 자체가 줄지 않고 성장했다는 것은 제약산업의 특수한 시장상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물론 전년대비 2월 영업일수가 1월 설 연휴로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소폭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의미 없는 수치다. 왜냐하면 1월과 2월 합산한 누적 처방액이 전년 동기대비 6.8%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원외처방 시장규모가 전년 보다 확실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상위제약사들의 두드러진 성장은 의미가 깊다. 이는 주도적인 제약사들이 위기에 정면도전하면서 영업을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한 결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제약 전체경기로 봐서 대단히 긍정적인 실물흐름이다.원외처방은 의약분업 이후 처방에 목을 매온 제약사들에게 사활이 걸린 마켓이다. 따라서 원외처방액 수치는 제약사들의 영업결과와 함께 성장동인을 가늠하는 지표다. 그래서 제약사들이 원외처방 시장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위기경제하에서 보면 의미를 찾을 요소가 있다. 다시 말해 경기불황으로 환자가 감소한 것이 분명한데도 의약품 사용량이 늘었다면 제약사들이 경쟁력 있는 제품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매우 효율적으로 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경제 위기를 맞으면서 주요 제약사들의 마케팅 타깃은 주력제품에 쏠렸다. 잡화점식으로 구색 마케팅을 하던 전통적 영업관행이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경제위기의 정점에서 다행스럽게 그리고 시나브로 제약사들이 만든 '자가발전 기회요인'이다. 업체별로 전진 배치한 주력품목들이 제역할을 하면서 업체별 색깔이 눈에 보이고 있는 것은 숱하게 거론돼 온 제약산업의 전문화, 특성화 전략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대표적으로 동아제약만 봐도 주력품목이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산신약의 기린아로 떠오른 천연물 신약인 위염치료제 '스티렌'이 29.1%나 성장해 여전히 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플라빅스 제네릭인 항혈전치료제 '플라비톨', 고혈압치료제 '오로디핀'은 각각 87.4%와 56.1%라는 놀라운 증가세를 보이며 기염을 토했다. 플라비톨은 출시 후 초고속 성장 품목으로 동아제약의 간판 제네릭이라는 점에서 불황에도 끄떡없는 강한 품목의 반열에 확실히 올랐다. 플라비톨은 심평원 EDI 기준으로 지난해 270억원의 청구실적을 올려 제네릭 품목 군에서 이미 왕좌(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오로디핀 역시 수많은 암로디핀 계열 중에서 단연 초고속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제품이다. 동아제약의 선택과 집중이 돋보인다.처방금액으로 1위를 차지한 대웅제약을 비롯한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등도 주력제품에 집중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물론 그 중심에는 제네릭이 많이 포진해 있다. 그만큼 국산 제네릭이 오리지널에 못지않은 경쟁력을 불황기에서 더더욱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 덕택에 국내 제약사들의 원외처방점유율이 5개월 연속 70% 이상을 유지하는 시장 선방을 잘 해내고 있다. 특히 동아제약은 6개월 연속 증가율 1위에 올라서면서 국내시장 방어에 맏형 역할을 했다. 반면 분업 이후 의기양양하게 공격영업으로 파죽지세의 성장가도를 달려 온 다국적제약사들은 국산 제네릭이 뜨고 불황까지 겹치면서 많이 의기소침한 모습이다.지금까지의 실적은 사실 시작이다. 아직 좋아하기는 이르다. 그런데 2월까지의 원외처방 증가율이 앞으로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니 국내 제약계에는 반갑기 그지없는 소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원외처방 시장이 6%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만약 이 같은 성장률이 유지된다면 제약계는 특별히 불황이라고 해서 걱정할 것이 없다. 아니 엄밀히 불황이 아닌 셈이다. 오히려 올해는 영업체질 변화와 유통혁신이라는 제약계의 해묵은 때를 말끔히 씻고 갈 호기다. 이를 통해 업체별로 경쟁제품을 확고히 교통정리하고 구색품목의 과당경쟁을 지양하는 업그레이드 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이런 상황에서 제약협회가 오는 31일 아주 각별한 행사를 개최한다. 이름부터가 아주 거창하다. '제약산업 대국민 보고대회'라는 타이틀이 기대를 걸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관심이 가는 것은 제약경영인들의 4대 의결사항 선포식이다. 투명경영, 일자리 창출, R&D투자 촉진, 수출활성화에 매진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날이다. 그런데 투명경영은 유통혁신이 없으면 불가능하고, 유통혁신은 중복되는 구색품목의 과감한 정비가 따라야 한다. 올해는 바로 그 선택과 집중의 총체적인 해라는 것이고, 그것이 1~2월에 성과로 나타났으니 반드시 지속시켜 가야 한다. 일자리 창출은 그런 바탕위에 성장률 유지가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과제이고, R&D투자 역시 성장이라는 자신감의 바탕이 받쳐줘야 가능해진다. 수출활성화 또한 경쟁력 있는 제품의 보유여부에 달렸다. 국민들에게 보고할 사항은 결국 업체별 '특성화'와 '전문화'에 걸맞은 강하면서도 독특한 제품을 개발하고 육성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 과제가 제약사들의 승승장구를 계속하게 하는 기본 키워드다.2009-03-19 06:44:50데일리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