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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면허 시대 사라진다논란이 많아 온 의·약사 등 보건의료직능인들의 면허재등록제가 드디어 입법·추진될 모양이다. 면허재등록제가 시행되면 면허자원의 효율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동안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되는 면허자원들을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면허재등록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면허발급 이후 그 어떤 관리도 되지 않고 있어 일종의 종신면허 시스템이다. 면허만 따면 공부를 하든 안하든 실력이 있든 없든 평생동안 면허자격이 유지된다. 이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면허 비사용자인 이른바 장롱면허가 적지 않게 쌓였다는 것이다. 국가적 고급자원의 낭비요인이다.또한 오랫동안 현업에 없던 의·약사가 면허를 사용하는데 대한 위험요인까지 잠재돼 있다. 이 부분이 사실 가장 우려되는 사안이지만 부각되지 않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따라서 보건의료직능인들의 자질향상과 국민적 신뢰 제고 차원에서 면허재등록제는 전향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본다. 더 이상의 지루하고 비생산적인 논란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의·약사의 신상신고 현황을 보면 장롱면허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2007년 기준으로 복지부가 부여한 의·약사 면허발급자수는 각각 9만5179명과 5만7638명이다. 이중 의협과 약사회에 신상신고를 필한 의·약사는 각각 7만5476명과 2만8005명으로 신고비율이 의사 79.3%, 약사 48.6%에 불과했다. 신상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면허 비사용자라고 단정하지는 못하지만 거의 대부분 비사용자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또 의사에 비해 약사의 비활동 면허자수가 훨씬 많은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그래서 일각에서는 여약사 면허가 혼수용이라고 비아냥거림까지 받고 있는 상황 아닌가. 의사도 21.7%가 신상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작게 볼 일이 아니다.면허재등록제는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이 12일 공청회를 개최 한 이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실은 연초부터 상반기 중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혀오기도 한 마당이다.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다만 의협 등 일부 단체가 아직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 변수다. 복지부 조사로는 의협, 병협, 한의협 3개 단체가 반대하고 있지만 이 의원실 조사로는 면허갱신제가 아닌 면허재등록제일 경우 의협만 반대 입장에 있다. 그러나 15개 보건의료단체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의료계의 경우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좋지만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반대를 안했으면 싶다. 정부도 의협의 의견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만의 특성에 맞게 미진한 사항을 보완하는 쪽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주요 선진국들을 보면 면허갱신 또는 재등록제도가 잘 돼 있다. 그만큼 면허자원이 잘 활용되고 있다는 뜻인데, 우리도 이를 본받아야 한다. 미국은 총 41개 주에서 의사면허갱신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수학점은 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CME(Continuing Medical Education)를 연간 10시간에서 50시간씩 받고 1년~4년에 한번 갱신해야 의사자격이 유지된다. 캐나다는 1년, 호주는 3년에 한번 갱신을 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1973년 갱신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결국 자격미달의 보건직능인들이 양산될 환경을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의·약사 등 보건의료인의 철저한 재교육은 생명윤리 차원에서 보면 더없이 중요하다. 시시각각 변화하고 발전하는 신의료기술을 익히고 한해 많게는 수천가지의 의약품이 시장에 출시되는 것을 감안하면 의·약사의 재교육은 더더욱 탄탄해져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보수교육과 연수교육을 시행해 왔지만 누가 봐도 부실하지 않았는가. 그나마 의사의 경우는 각종 학술대회나 집답회 등이 활성화 돼 있지만 이제는 그것도 체계적인 시스템이 요구된다. 약사의 경우는 아예 보수교육이 선거시즌만 되면 선거용이나 총회용으로 전락한지 오래됐다. 따라서 면허재등록제는 보건직능들의 자가발전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면허재등록제도의 본질은 무리하게 면허를 박탈하거나 정지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지나치게 숙고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시행방안 마련을 위해 의약계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일에 들어가야 한다.2009-06-11 12:08:09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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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신사적인 '건보공단'환자들이 건강보험공단 앞에서 10시간이 넘게 진을 쳤다.데일리팜 취재기자는 이를 두고 어떤 이는 눈이 퉁퉁부엇고 어떤 이는 손을 떨었다고 묘사했다. 곳곳에서 설움을 못이긴 울음도 터졌다.환자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했던 건강보험공단 직원도 질끈 눈을 감았다고 했다. “우리도 이러고 싶지 않습니다.”사건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분명한 것은 환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필수의약품이 이익논리 때문에 공급이 중단되거나 제한되서는 안된다는 점이다.이를 잘 아는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노보노디스크도 약가협상을 타결짓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하지만 협상 당사자들은 간극을 해소하지 못했고, 그 틈바구니에서 환자들의 생명줄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환자들은 협상개시 전인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10시가 가까운 시간까지 무더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있어야 했다.협상이 결렬돼 ‘노보세븐’이 공급되지 않으면 어찌될까 하는 두려움속에 바들바들 떨었다.건강보험공단 실무자들도 삼일낮밤을 귀가하지 못하고 마포 본사에서 지새야 했다. 이를 지켜본 데일리팜 취재기자 또한 누구보다 마음아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협상결렬에 따른 우려와 안타까움에 더해 여기서 한가지는 짚고 가야겠다.바로 건강보험공단 측의 비신사적 태도다.건강보험공단은 공보험인 건강보험을 관리운용하는 주관자이자 가입자인 국민들과 환자들에게 봉사하고 서비스해야 할 주체다.그러나 약가협상 마지막 날 우려와 걱정 속에 멀리 충청도에서 새벽차를 타고 올라온 환자에게 내어줄 조그마한 공간도 마음속에 갖고 있지 않았다.환자들과 가족들은 건강보험공단 뒷마당과 앞마당을 오가며 발을 굴렀다. 이러는 중에도 건강보험공단의 경계는 삼엄했다고 한다.이쯤되면 언제 ‘사고’ 칠지 모르는 예비적 폭도쯤으로 환자들을 여긴 것과 뭐가 다를까. 접견실에 환자들이 편히 쉬면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배려와 아량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한술 더 떠 환자들의 이야기를 주요기사로 보도한 데일리팜 취재기자를 몰아세우고 카메라를 가로막았다고 한다.기자가 잘 모를까봐 친절하게 건강보험공단의 입장과 약가협상 제도를 주구장창 훈계조로 설명까지 했단다.협상제도를 제대로 알면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지 않을 거라고 봤을까. 환자와 언론에 대한 우월적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건강보험공단은 이날 충실한 보험자로서 어쩌면 제약사의 무리한 약가인상 요구에 적절히 대응했을 지 모르겠다.그러나 이날만큼은 환자들의 보호자도 울타리도 아니었다. 대신 이를 지켜보며 보도할 의무가 있는 언론의 감시의 눈을 비꼰 냉소자였다.2009-06-10 06:15:47최은택 -
카운터 약국 올때까지 왔다무자격자의 의약품 불법 판매행위에 대한 단속이 이번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정부가 약국의 카운터 척결 기치를 내건 것에 비하면 만족스러울 정도는 물론 아니다. 그러나 전국단위의 조사 규모로 식약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으로 한 것 자체가 지난 2~3월 조사 당시부터 과거에 비하면 예사롭지 안았던 것이 사실이다. 조사의 시발이나 동기도 이른바 '몰카 고발' 사건으로 출발했었기에 정부가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어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한 '작심성' 조사였던 것이다. 그래서 특별약가감시에 성과를 기대했다. 나아가 적발약국들의 약국명, 소재지, 위반내역 등이 식약청 홈페이지를 통해 세간에 전면 공개된 것은 그 수위로 봤을 때 꽤 이례적인 조치다. 약국 개설자 이름은 가렸지만 보도자료와 함께 공개된 이들 적발약국들의 실명은 큰 충격을 주었다. 이 명단에는 대한약사회를 포함해 지역 약사회 현직 임원들이 무려 8명이나 포함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모범적인 약국으로 이름난 곳도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식약청이 합동 단속결과를 발표한 것은 지난 1일이다. 이날 전국 443개소의 조사대상 약국중 79개소의 약사법 위반약국이 발표됐는데, 이중 39개 약국은 무자자격 의약품 판매행위를 한 곳이다. 위반 약국 모두는 관할 시·도에 형사고발은 물론 행정처분까지 의뢰됐다. 형벌과 행정벌을 동시에 단죄하고자 하는 정부의 신속한 강경대응이 뒤따른 셈이다. 이에 대한 약국가의 반응은 즉시 엇갈렸다. 전국 규모의 조사치고는 위반약국이 얼마 안 돼 겉핥기 조사였다는 비아냥거림이 우선 많았다. 반면 적발약국들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약사회에서는 함정 단속으로 실적 올리기에 급급했다는 반발이 또한 거셌다.그러자 이번에는 MBC가 지난 4일 보란 듯이 날을 세우고 나왔다. 시기적으로 보면 함정단속 논란에 대해 쐐기를 박는 듯 한 인상을 준 프로그램이다. 이미 ' 불만제로' 프로그램을 통해 약국가의 무자격자 의약품 불법 조제·판매를 낱낱이 고발했던 게 얼마 안됐었기에 MBC의 '생방송 오늘아침' 보도는 약국의 계속되는 불법행태가 시정되지 않고 있음을 정면 조준했다고 보여진다. 도무지 왜 시정되지 않는지 이해 못한다는 식의 논조다. 생활 주변의 불법이 생명까지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일침은 자극적이지만 카운터 약국들에게는 매우 뜨끔한 표현이었을 것이다. 거기다 약국의 불법 조제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한 과거의 불만제로 자료화면까지 그대로 보태 식약청의 단속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카운터 약국들의 뻔뻔스러움을 강한 뉘앙스로 질타했다. 결국 국민여론이 대단히 안 좋은데도 함정단속을 꺼내드는 항변은 그것이 일부 맞다 하더라도 전혀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충고하고자 한다.프로그램의 타이틀 자체가 ''설마 내 단골약국이? 약사 없는 불법약국'이다. 일반의약품 '불법 판매' 보다는 전문의약품의 '불법 조제'에 초점이 맞춰져 생명의 위협을 가한다는 내용이 집중 부각됐다. 조제약 시럽에 의구심이 든다는 한 엄마의 입을 통해 약국이 어린아이 생명까지 위협한다는 분위기를 자아냈을 정도이니 잘 음미했으면 싶다. 약사 스스로도 참 보기가 민망했을 수위의 강한 톤이다. 범법행위에서 나아가 약사 모럴해저드 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봐야 한다. 이를 본 국민들의 충격은 말할 나위가 없었을 것이다. 약사의 범법은 바로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한 행위라는 시각이니 원론적으로 보면 틀리지 않다고 본다. 결국 약사들의 신뢰는 여지없이 땅에 떨어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운을 입지 않은 카운터들이 약사라고 새빨간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일삼는 행위가 앵글에 그대로 잡혀 '가짜약사'라는 표현이 결코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가짜약사는 약사사회에서 잘 쓰지 않는 표현인데, 자연스러웠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무 때나 먹으라는 식의 위험한 복약지도 장면은 도무지 어이가 없었고, 그에 반해 한약을 조제하면서 의사 뺨치는 문진행위를 하는 것은 위험한 도를 넘은 것이 분명했다. 또 조제실수를 많이 했다고 태연스럽게 말하는 무자격자의 인터뷰는 국민들이 보면 오금이 절이는 충격발언 아닌가. 그럼에도 한 약사는 '약국 100% - 약사가 약을 다 주는데 있는지'라는 멘트를 보태 말문을 멈추게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각에서는 함정단속이라고 계속 항변하고 있으니 제정신인가. 설사 함정단속이라고 해도 적발된 것은 잘못이다. 지금은 그것을 항변할 때가 아니다. MBC 보도의 핵심 조준점은 단속된 약국들이 카운터 배짱영업을 그토록 줄기차게 포기하지 않는데 있었다. 따라서 함정단속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고, 카운터들이 의약품을 불법 조제·판매하고 있는 약국의 실제 현장을 증명해 보이고자 한 의도가 그래서 확실하게 엿보였다. 그로인해 국민 여론은 약국 편에 결코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나아가 보건소의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은 불법현장에 대한 개탄스러움의 우회적 표현이다. 적발된 현직 임원들은 자중하고 반성하는 것이 그래서 먼저다. 만약 억울한 사연이 있다면 거듭 강조하지만 개별 케이스로 대응하는 것이 맞다. 약사사회의 여론으로 확대된다면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는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아울러 카운터 약국들은 그만큼 버티기 어려울 환경에 다가섰다. 올 때까지 왔다는 것이다. 강제적인 단속이나 처벌 보다 국민들이 모두 아는 여론은 그렇게 무섭다.식약청은 보도자료 배포 이튿날 즉각적으로 약사회에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관련 협조요청'이란 공문을 보내면서 회원대상 교육 등 '적극적 조치'를 주문했다. 약사회는 이를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약국가의 대다수 여론조차 시장 통이나 대형 상가 등의 약국에 가면 카운터들이 즐비하다며 식약청의 전국 단위 단속치고는 형식에 그쳤다는 반응이 대세다. 이번 조사가 카운터 약국에 일시적이나마 면죄부를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당이다. 대한약사회는 그런 점에서 확고하게 중심을 가져가야 한다. 현직 임원일수록 단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원을 보호한다는 생각에 개국가 여론이나 국민감정을 등한시하면 착각이고 큰 일을 낸다. 섣불리 약사회 차원에서 카운터 약국을 비호하는 듯 한 인상을 조금이라도 풍기는 한심한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2009-06-08 06:25:28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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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만만한 게 제약인가식약청이 지난 5일 제약사들을 긴급 소집했다. 그것도 오후 4시에 석면탈크 회수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겠다는 공문을 같은 날 오전에 업체들에 발송한 것이다.회의의 요지는 석면탈크 의약품 회수가 잘 안되고 있으니 회수율을 다시 한번 산정해보고 이에 대책을 강구하자는 것이었다.회수 명령이 내려진지 2달 가까이 회수가 완료되지 않고 있어 대책을 마련하자는 취지이지만 오후에 개최하는 회의를 그 날 오전에 소집 명령을 내릴 정도로 시급해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그렇지만 바로 전날 4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탈크파동이 2개월이 지났는데도 회수율이 13.6%에 불과하다는 뉴스가 나왔다는 배경을 들여다보면 식약청이 다급하게 회의를 소집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방송에서 뭇매를 맞자 뒤늦게 제약업계와 대책을 모색하자는 취지다.하지만 회수율이 13.6%였다는 것은 84.4%의 석면탈크 의약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식약청이 이처럼 다급할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인다. 회수율 산정 기준을 회수 대상이 아닌 최근 3년 동안의 판매량으로 적용하다보니 회수율이 저조하게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식약청이 내놓은 해법이 제약사들에 회수 대상을 기준으로 회수율을 다시 산정하라고 지시했다. 그것도 금요일 오후에 지시해서 월요일까지 제출하라는 것이다. 주말에 놀지말고 회수율이나 계산하고 있으라는 얘기다.석면탈크 파동 당시 졸속행정으로 숱한 비난을 받던 식약청의 아마추어 행정이 또 다시 드러나는 대목이다.애초에 제약업체들이 제시한 회수계획서를 토대로 회수율을 계산했으면 제약사들이 이중으로 계산을 해야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동안 의미도 없는 회수율을 업체들에 매일 보고토록 한 속내는 무엇인지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오히려 식약청이 잘못 계산했으면서 제약사들에 당장 회수율을 다시 계산해서 제출하라는 것은 제약업계를 바라보는 식약청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속칭 만만한 업체들을 닥달해서 면피해보겠다는 속셈이다.식약청은 최초 석면탈크 파동이 발생할 당시 베이비파우더에서 의약품 분야로 불똥이 튀자 제약사들에 덕산약품 탈크 사용제품을 파악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때도 지난 4월 7일 토요일에 공문을 발송하고 9일 월요일 아침 9시 반까지 보고토록 했다.탈크파동 당시에도 식약청의 부실행정에 대한 반성은 커녕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제약사들에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식약청은 회수 이행 과정에서도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의 상황은 파악하지 않은 채 회수율 매일보고 등 줄곧 제약사들에 압박을 가하기만 했다.심지어 도매나 약국의 폐업 및 부도 등의 변수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채 “식품도 한 달안에 회수가 되는데 추적이 가능한 의약품은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이쯤되자 제약업계에서는 “국회나 언론의 질타를 모면하기 위해 만만한 제약사들에게만 덤터기를 씌우고 있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문제만 생기면 만만한 제약사들에 책임을 돌리는 것 같다는 반응이다.물론 모든 행정이 물 흐르듯이 원칙대로 진행될 수는 없겠지만 유독 석면탈크와 관련해서는 무언가에 쫓기듯 미숙한 행정을 연발하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맡은 업무 때문에 식약청에 대놓고 불만을 제기하지는 못해도 제약업계 종사자들도 섬김과 봉사의 대상인 국민이라는 것을 식약청이 명심했으면 한다.2009-06-08 06:25:21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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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진을 보는 다른 시각누구에게는 금융비용이 되고 다른 누구에게는 리베이트가 된다. 백마진이라고 쓰고 빽마진으로 읽는다. 프로 또는 뿌로라고 부르기도 한다. 누구는 양성화를 주장하고 다른 누구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로 알고 있다.양성화를 찬성하는 그 누구는 현금을 치르면 당연히 따라오는 영수증 쯤으로 인식한다. 금융적 관점에서 보면 있을 수 있는 일과 관행을 넘어 어느 업계든 인정하는 상식이라는 말도 한다.또는 재고약 손실에 따라오는 억울함을 달래는데 쓰기도 한다. 의사의 리베이트가 더 중하다는 노여움도 있다.없어져야 하지만 있을 수밖에 없는 필요악이라는 설명도, 때로는 비현실적 수가가 근본 원인이라는 지목도, 구경도 못해봐서 대체 그게 뭐냐는 말도 나온다.반대로 다른 그 누구는 절대 부수고 말겠다는 말의 철퇴를 내린다. 리베이트든 백마진이건 '뿌로'든지 모두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거다.백마진을 안 주면 영업이 어렵다는 생각과, 실거래가 상환제가 훼손돼 근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 무엇보다도 국민정서가 이건 아니지 않냐는 일반론도 있다.아무튼 박은수 의원은 이러한 내용의 약사법을 국회에 발의했다. 법안이란 국회에 발의되면 상임위에 상정되고, 법안소위에서 논의되게 마련이다.사실 박 의원의 법안은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사·약사를 잡아, 경각심을 주고자 하는데 있다. 그래서 면허정지 1년이라는 강화된 처벌이 골격을 이룬다.결국 백마진은 곁가지라는 것. 서로 다른 입장에서 무엇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러저러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게 되면 모두가 지켜야 한다는 것. 우리는 그것을 합의라고도 부른다.2009-06-05 06:45:33박철민 -
향기가 나는 인터넷언론 되길데일리팜 창간 10주년을 축하하며...데일리팜의 10년을 축하한다. 특히 이미 전문지의 숫자가 너무 많다고 생각되는 약계에서 오늘날과 같은 큰 성공을 이룩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아마도 시대의 흐름을 읽어 인터넷 신문을 만든 것이 적중한 것 같다.아울러 성실한 기사 작성이 성공의 밑받침이 되었을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해 나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려 보기로 한다.우선, 데일리팜은 겸손해야 한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모든 언론은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힘도 세다. 그만큼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지만, 까닥 잘못하면 잘못된 영향력을 미칠 우려도 크다. 참여 정부 시절에 막강한 일간지의 높은 분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는 참여 정부, 좀 더 구체적으로는 노무현 정부가 자기 신문을 비롯한 언론에 잘못 보이면 제대로 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호언 하였다.그 오만함에 오히려 우리나라 언론을 걱정하게 되었다. 데일리팜은 이미 힘이 세진 언론이다. 그러므로 더욱 겸손해 져야 한다. 행여 “약계의 누구든 나한테 잘못 보이면 좋을 것 없다”라는 오만함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내가 섬기는 교회의 목사님은 늘 말씀하시기를 “잘 나갈 때가 위험한 때” 이란다. 또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 이라고도 하신다.데일리팜은 지금 잘 나가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이 조심할 때이다. 속도는 좋은데 과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되 돌아 보아야 할 시기이다. 겸손함으로 되돌아 보시기를 부탁드린다.두번째로는 정론 (正論)을 펴는 신문이 되시길 기원한다. 정론은 언론의 당연한 사명이다. 정론이란 우선은 사실 또는 진실 (팩트)을 전달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신문에 난 어떤 기사에 대해서 그 기사와 직접 관련 있는 사람에게 물어 보면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엄격히 말해 오보인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만약에 그 오보로 인해 사회적 물의가 일어 났다면, 나중에 정정 기사를 써 봤자 그 물의의 파장은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우선 사실 관계를 정확히 취재하여 기사화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을 정확하게 쓴다고 해서 모두 정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자 또는 신문사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어느 일면의 팩트만을 집중해서 조명할 때, 이것이 오히려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 되는 경우가 있다. 기자의 시각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오만이다.그래서 신문사와 함께 기자는 늘 겸손해야 하는 것이다. 나와 다른 견해의 존재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면서 되도록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려는 노력, 그것이 정론의 첫걸음이요, 겸손한 신문이 지향해야 할 길이 아닌가 한다. 덧붙여 바랄 것은 정연한 논리에 바탕한 기사를 써 달라는 것이다. 합리성이 결여된 엉터리 주장을 펴는 신문은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삼류 언론에 불과하다. 합리적인 정론을 펼 때 비로서 신문은 올바른 설득력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세번째로는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고 인생의 향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그런 신문이 되기를 기원한다. 우리는 스스로 세상을 냉정하고 살벌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정치가 그렇고 언론이 또한 그런 것 같다. 그런 언론에 바라기는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부탁해 본다.세상을 따듯한 시각으로 바라 보는 언론이 되어 주기를. 나는 나이가 들수록 냉철한 지성이니 샤프한 두뇌이니 하는 말에 감동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가슴이 따듯한 사람에 감동한다. 심각하게 아픈 사람에게 생활습관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냉철한 사람보다는 대안은 없지만 같이 껴안고 함께 울어 주는 사람이 더 위로가 된다. 신문이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잘 모른다.그러나 파 헤집어 사람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기사를 쓰는 일이 언론의 사명인지에 대해서는 늘 회의하게 된다. 다시 말하거니와 언론의 힘은 막강하다. 사람을 죽이고 기업을 죽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겸손, 겸손해야 한다. 죽이는 것을 즐기지 마라. 어느 기자도 어느 신문도 사람이나 기업을 죽일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경솔하지 않도록, 또 교만하지 않도록 늘 조심할 일이다.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고 삶의 향기가 피어나는 신문을 지향해 주길 기원해 본다.끝으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기존의 약업계 언론들과도 사이 좋게 지내기를 바란다. 그들이 개척한 전문지의 길을 가고 있음에 감사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다른 신문사들과 경쟁을 하되 선의로 하기 바란다. 이미 데일리팜은 약계 전문지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할 위치에 올라 서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위치와 사명을 잘 감당하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데일리팜의 발전을 기원한다.2009-06-04 06:25:05데일리팜 -
우려되는 리베이트 폭로전결국 터지고 말았다. 제약계의 리베이트 문제가 외부의 문제에서 내부의 문제로 터질 것 같은 신호탄 하나가 쏘아 올려졌다. 현직 제약협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는 회사에 대한 불공정거래 제보는 아무리 봐도 심상치 않다. 이번 제보 건은 KBS가 '시사기획 쌈'을 통해 제약계의 고질적, 관행적 병폐인 리베이트 현황을 K사의 사례를 들어 적나라하게 폭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더욱이 제약협회가 K사에 소명서를 제출하라고 공문을 보내 사실상 실사에 들어간 직후 일어나 긴장감까지 감돈다. 이른바 폭로전, 난타전 그리고 그 확대는 실효성 없는 소모전에 대한 우려다.어준선 제약협회장은 제주도 학술행사 골프 접대건과 관련한 제보에 대해 협회 규정대로 조사할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회장사라고 예외는 없다'고 하면서 단호하게 정면 대응해 나갈 의지를 피력했다. 대단히 어려운 판단을 했다. 아니 제약협회가 그 어느 때보다 리베이트 및 불공정거래에 대해 강한 소신을 갖고 밀어붙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어 회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회장사라고 해서 어중간하게 처리할 입장이 못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각 업체별로 비상 사이렌을 울려대며 집안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지만 내부 고발이나 제보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까지는 제보나 신고가 너무 없어 고민하던 제약협회였지만 앞으로는 오히려 지나친 폭로전을 우려하고 아울러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소모적인 폭로전을 근본적으로 막을 선제적 조치가 더 중요하고 당장 필요하다. 그 조치는 리베이트와 불공정거래의 근절을 위한 진짜 행보를 하는 일이다.시장경쟁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경쟁 품목이나 상대 회사에 대한 상호 비방전으로 확대되는데, 이는 의약품 유통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내부고발이나 제보도 그 유탄의 범주다. 하지만 적극적인 폭로전은 그 강도와 성격이 다르다. 리베이트와 불공정거래를 줄이다 보면 이를 실천하는 업체는 매출감소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상대 회사를 조준하고 정면 맞대응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경쟁사에 대한 폭로전이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내부에서도 폭로전이 일어나는 잠재적 위험이 따른다. 외부지향의 폭로든 내부 불만의 자폭이든 폭로 자체가 일정부분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이 달라진 환경이라는 것을 제약사들은 너나없이 유념해서 바라봐야 한다.제약사들은 나아가 폭로와 고발 사건을 막지 못할 환경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모든 분야에서 내부고발 분위기를 독려하고 있기도 하지만 사회적 환경 변화를 두렵게 봐야 한다. 이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가지 않는다면 제약계 전체가 언젠가는 일순간 수렁에 빠져들 환경에 닥칠 것이다. 일시적인 땜방이나 임시단속으로는 리베이트나 불공정거래 사실을 숨기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어렵겠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제약계가 하고 있는 소나기 피하기식의 행동은 위험한 폭탄을 키우는 자승자박 행위다. 그래서 오늘(4일) 긴급 소집되는 제약협회 영업·마케팅 CEO 회의는 대단히 중요하다. 상위권 10개 제약사 수장들이 모이는 회의인 만큼 결정사항은 곧 제약계 전체를 대변하는 목소리이자 분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우리는 영업·마케팅을 맡고 있는 CEO에게 각별히 주문하고 싶다. 이번 사건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연속선상에 바라봤으면 하는 것이다. 지금 일어난 급한 불을 끄기 위한 회의가 아니라 리베이트와 불공정거래에 대한 지금까지의 관행을 일단 거부하는 용단을 내리길 바란다. 또한 리베이트가 곧 자살행위임을 절치부심 인정하고 10개사만이라도 동시적인 실행을 반드시 해갔으면 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고민을 심도 있게 하면서 실행계획은 아주 강제적인 조건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회의가 됐으면 하는 것이다. 회의만 하고 돌아서면 달라지는 뻔 한 회의는 불신만 조장해 왔음을 더 이상 간과하면 안 된다. 상위권 제약사들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공동의 행보를 과감히 하게 되면 나머지 제약사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필요하다면 CEO들은 리베이트와 불공정거래에 대한 일종의 연대각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공통의 입장을 대내외에 공표하고 관련 의약단체에 정식으로 협조를 요청하는 후속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번 만큼은 빠르고 단호해야 한다. 머뭇거리면 리베이트와 불공정거래 문제는 제약계 스스로 자폭장치가 달린 시한폭탄을 서로에게 던저주는 전쟁을 피하기 어렵다. 단기적인 매출감소와 거래처 부실화 우려는 처절하게 감수해야 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상위권 10대 제약사가 동시에 움직이면 거래처의 반발은 최소화 된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싶다. 아울러 하루아침에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어렵다고 합의한다면 단계적인 계획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무엇보다도 전 제약사들이 거의 동시에 전 거래처에 리베이트와 불공정거래 근절에 대한 합의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는 12일에는 전체 영업·마케팅 CEO들이 머리를 맞댈 예정이라고 하니 상위권 제약사들이 분위기를 주도하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때마침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의·약사가 리베이트를 받으면 1년 이내의 자격정지를 부여하는 법안을 최근 대표 발의했다. 리베이트를 근절시킬 초강수 카드가 뜬 셈이다. 받는 쪽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과 약사법 개정이 한차례씩 있었지만 이번 개정 발의 법안은 가장 확실하고 강력하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이 개정법의 국회통과는 가능해 보인다. 제약사들은 거래처 의·약사들이 자격정지까지 받을 위험을 담보하면서 리베이트를 주기 어려운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 법 개정 이전에 새로운 환경의 적응기를 지금 가져가야 할 것이다. 그 워밍업은 KBS의 보도로 국민들의 눈을 두려워해야 할 지금이 오히려 적기다.2009-06-04 06:20: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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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난 도매의 상반된 대처법5월 말부터 일주일 동안 도매업체 3곳이 최종부도를 냈다. 그러나 부도에 대처하는 대표자들의 자세가 전혀 달라 채권단의 관심을 끈다.지난 25일 동대문구 소재 약산약품은 주거래은행에 도래한 어음 2억여원을 막지못해 최종부도를 냈다.그러나 대표자는 잠적하지 않았고 재기 몸부림을 치며 백방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친인척이 운영하는 도매업체에 채권채무를 양도양수하고 금융권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방법을 수소문하면서 제약사들에게는 확인서를 써주기도 했다.이 같은 모습은 부도후 재고약을 빼돌릴까 전전긍긍하며 밤새 업체를 지켜야 했던 제약사측에 어느정도 안도감을 심어줬다.실제 제약사 채권단 관계자는 "일단 잠적하거나 재고약을 빼돌릴 걱정이 없어 안도했다"며 "부도를 내서 공급업체에 피해를 준건 분명하지만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약사들도 야박하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반면 2일 최종부도난 광주 행림약품과 충주 성진약품은 사무실이 폐쇄됐다.행림약품은 대표자가 연락두절됐으며 성진약품도 어음을 막기위해 자금을 융통하려고 했지만 결국 부도를 냈고, 2일 당일에는 채권단 앞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채권단은 업체를 지키고 있으면서도 사무실이 폐쇄된 탓에 창고에 재고약이 있는지 확인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서울에서 내려간 여신팀 담당자 및 도매영업 담당자들은 전전긍긍하며 사무실앞을 서성거리고 있지만 소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행림약품 대표자는 작정하고 잠적한 것 같은데 찾을 수 있겠냐. 성진약품은 채권단회의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알수 없는 노릇이다"라면서 채권단 관계자가 소식을 전해왔다.올해 초부터 매달 1~2곳씩 도매업체들이 쓰러지고 있다. 부도를 막을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도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곰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앞서 만난 제약사 채권단 관계자의 말이 떠오른다."재기의 의사를 가지고 있다면, 이러이러한 이유로 부도가 불가피했다. 피해를 입혀 사죄한다 등의 사과와 앞으로 계획을 알려주면 어차피 같이 살아야하는 입장에서 궁지로 몰아넣기야 하겠냐. 아직은 제약업계가 그렇게 야박하지는 않은데..."2009-06-03 09:06:22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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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를 태우려 하는가?회수 의약품 처리 과학에 근거한 판단으로!이인숙 실장제약업계 중소기업인들은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한다. 새로운 규격을 발표(4.2)하고 7일만에 행정명령(4.9)으로 의약품 회수를 시행하는 우리나라의 행정편의주의적 조치 때문이다. 더욱이 3년을 거슬러 소급 적용했기 때문이다.생산현장은 단기간 내에 변화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정식 절차에 의해 입법화되지도 않은 규정을 일시에 산업계에 요구하며 몰아붙였다.새로운 규격을 변경 & 8729;시행하려면 적정한 예고기간과 경과기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절차는 새로운 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여러가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한 행정절차법의 기본원칙이다. 또한 탈크관련 의약품에 대한 식약청의 회수명령은 인체에 대한 위해발생의 진위 및 경중을 과학적으로 판단하지 아니하고 결정한 조치였다.과학보다는 국민정서에 부응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행정명령으로 인해 창고에 쌓여가는 회수의약품은 정말 산더미와 같다. 심지어는 쌓아놓을 공간이 부족하여 창고시설을 임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행정명령에 의해 회수한 의약품의 처리는 과학적이어야 한다. 전문가의 과학에 근거한 의견이 수렴되고 합리적인 처리방법이 제시되어야 한다.먹는 의약품에 포함된 소수점이하 두자리 숫자 퍼센트 함량의 석면은 인체에 문제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즉, 소화액에 용해되거나 분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인체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더욱이, 회수의약품 소각으로 인한 대기오염 및 토양오염은 어떻게 할 것이며,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달러를 태우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는 손실은 또 어떻게 감내하고 보상할 수 있겠는가!2000억원의 가치를 그대로 태워버릴 수는 없다. 회수의약품 처리방안에 관하여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심의위원들의 과학적 자문을 근거로 하여 합리적인 처리방안을 국가차원에서 제시해야 할 것이다.2009-06-01 09:49:51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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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글로벌 전문언론이 필요하다(上)인터넷언론과 노무현 -버전 1.0 문을 연 데일리팜 (中)데일리팜이 얼마 못간다고? -버전 2.0 시대의 데일리팜 (下)글로벌 전문언론이 필요하다 -또 다른 10년은 글로벌이다오늘(6월1일)로 창간 10년을 맞는 데일리팜의 위상은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고정 독자가 창간 당시에 비해서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아져 명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지라는 한계 때문에 여전히 무시와 냉대 그리고 홀대가 변하지 않았다. 온라인이라는 특성도 여전히 한 몫 한다. 약 80% 이상의 독자가 전문직능인 위주로, 그것도 즐겨찾기를 통해 매일 열어 보는 열혈독자층으로 이루어진 것이 데일리팜의 강력한 독자구조임을 자임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에 반비례해 오히려 냉혹하다. 데일리팜의 현실적 생존조건인 제약계의 인식이 아직 많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루에 5~6번씩 데일리팜을 본다는 제약계 홍보·광고부서 임직원들의 면전 칭찬과 격려는 뒤로 돌아서면 빈번히 달라진다. 독자가 많든 적든, 의·약사가 보든 안보든, 온라인이든 페이퍼든 가리지 않고 데일리팜은 그저 일정 거리를 두고 무차별 관리할 매체중의 하나뿐인 것으로 전락한다.물론 전문언론은 비단 의약계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일반 대중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의 영세성을 벗어나기 힘들고 무시당하기 일쑤다. 독자나 광고시장이 특화된 영역에 한정돼 있으니 당연한 것을 새삼 꺼내드는 것 같아 왠지 멋쩍은 화두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게 당연히 치부되는 현실을 거부하는데서 나아가 그 한계를 반드시 깨고 나가야 하는 것이 전문언론의 미래 생존환경임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규모의 영세성을 극복 불가능한 현실로 치부한다면 전문언론은 소위 말하는 마이너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는 굴욕적인 머무름이 쇠퇴의 자충수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기뻐하는 태도 아닌가. 전문언론의 마이너 한계의식은 안타깝게도 깨지지 않았다. 기자수 100명을 목표로 한다면 미친 짓이다. 하지만 이런 한계의식이 기사나 정보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를 높여 나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전문언론 종사자 모두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져 비전 창출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10년 전에 비해 국내 상위권 주요 제약사들은 대부분 수천억원의 외형성장을 이뤘고 중하위권 제약사들도 많게는 1~2천억원, 적게는 수백억원의 매출성장을 이룬 곳이 대부분이다. 데일리팜은 제약기업들이 성장을 해오는 동안 제도적·정책적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과 의·약사간의 정보 가교역할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한다. 정보의 빠른 소통을 위해 데일리팜은 '일간 전문지'를 기치로 주야를 가리지 않고 뛰어 왔다.하지만 상당수 제약사들은 여전히 '광고를 준다'고 표현한다. 일부 제약사들은 아예 적당히 나누어 주는 식의 고전적 관리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 창간당시 1일 평균 1천명에 비해 독자들이 지금은 60~70배 이상 성장했음에도 예산집행은 당시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런 식의 광고 집행을 거부하면 데일리팜은 초심이 없어졌다거나 변했고 심지어 망할 것이라는 뒷말들로 매체관리를 하려 드는 업체들이 있다. 그렇다면 독자의 유무와 무관하게 데일리팜은 이른바 던져 주는 것에 반갑게 꼬리를 쳐야 할 전통적 매체관리 환경을 따르는 것이 정상인가. 전문언론이 크지 못할 환경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런 전문언론을 또한 무시하는 구조가 동시에 존재하는 모습이 애석하다.의약계의 전문언론은 온-오프를 모두 합쳐 90여개에 달해 전 산업분야를 통틀어 그 숫자가 가장 많다. 비정상적이지 않느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럼에도 의약전문지는 지금도 계속 생겨난다. 한정된 광고시장임에도 포화상태를 한참 넘었으니 의약전문지는 다른 전문언론에 비해 성장한계를 확실히 자가발전해 가는 중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전문언론의 전통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 하나의 대안인 통폐합은 애당초 불가능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의약전문언론들의 성격들은 거의 유사하다. 따라서 현실성 있는 대안은 새로운 독자를 확대하면서 그 독자를 기반으로 한 새 광고시장을 개척하는 일이다.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는 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전문언론의 글로벌 지향은 불가피하게 가져가야 할 핵심 정책이 되었다.글로벌 독자는 언어의 장벽을 해소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하지만 해당국의 전문언론들이 단단히 터를 확고히 잡고 있는 이상 전 세계적으로 언어의 장벽을 해소하면서 현지 의사, 약사, 제약 종사자 등의 독자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모하다. 그래서 단계적인 글로벌화 전략이 필요하고 그 중심에 국내 제약사들이 자리한다. 다시 말해 국내 제약산업의 동반 글로벌화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다행히 너나 할 것 없이 글로벌을 치열한 공통의 이슈로 삼았다. 그리고 전 세계 시장의 문을 열기 위한 전략을 다각적으로 짜고 의욕적으로 시장개척을 추진 중에 있다. 핵심 시장인 미국, 일본, 유럽 등 신약 종주국들의 안방시장까지 열어젖히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는 의약전문언론이 이 같은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화를 선도하는 가운데 글로벌화의 길이 있다고 여기고 있다.웹 기반의 다언어 백과사전인 '위키백과'(http://wikipedia.org)는 미디어가 아니지만 언어장벽을 극복한 글로벌화로 보면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 사이트는 250여개의 언어판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유저들이 실시간으로 편집에 참여하고 있다. 그 덕분에 한글을 포함한 19개 언어판은 약 10만개 이상의 항목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방대함을 자랑한다. 위키백과가 특정 전문정보를 보다 세세하게 지향하고 미디어의 역할까지 갖고 간다면 실로 막강한 글로벌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따라서 전문언론은 정보화의 단계를 넘어 참여중심의 지식화와 함께 그것의 글로벌화를 추구해야만 하고, 그 가능성의 문이 아직은 열려 있다고 믿는다. 전문언론이 참여, 공유, 사람 등 웹2.0 지식포털로의 시대변화를 타고 가야 한다면 지금부터는 언어장벽을 극복한 버전3.0의 지능화된 글로벌-웹 환경에 대해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또 다른 10년의 데일리팜 몫이라는 것을 명심하겠다. 웹3.0 기반의 글로벌 전문언론이 이상일 뿐이라고 치부하고 포기하기에 앞서 그리고 그 주인공을 누가 하든 다 같이 싹을 틔울 고민을 해야 한다.국내 제약기업들의 글로벌화 또한 기업 단독의 힘만으로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함께 따르면서 영향력과 권위 그리고 고급정보를 제공하는 전문언론의 조력이 아울러 필요하다. 전 세계 곳곳에 대한민국 전문언론과 기자들이 상주한다면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든든한 응원군이 될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10년 동안 글로벌 국내 제약사들이 10개 업체만 나와 주어도 글로벌 독자를 겨냥한 국내 전문언론의 해외시장 진출과 활약이 가능할 수 있음을 호소한다. 전문언론이 건전한 경쟁을 통해 글로벌 전문지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국내 제약기업들이 협력자가 되어 줄 것을 거듭 기대한다. 권위 있는 글로벌 전문언론의 탄생은 국내 의약전문 직능인들의 위상강화는 물론 결정적으로는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반드시 일조하는 일임을 확신한다.2009-06-01 06:22:53데일리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