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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메르스 戰士 의료인들에 신뢰와 격려를 보낸다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가 밑도 끝도 없이 공포심을 유발시키고 있는 가운데, 의사를 비롯한 범 의료인들이 나서 메르스 최전방에서, 마지막 보루로써 창궐하는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정부의 초기 방역 및 차단시스템이 혼선을 빚고 있는데다 환자들을 돌보다 메르스에 감염된 의료진들이 발생하는 가운데서도 맡겨진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있는 범 의료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와 지지를 보낸다.의사협회, 약사회 등 관련단체들도 잇따라 예방수칙등을 내놓으며 감염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단체에 소속된 일선 의사들과 약사들 또한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소명의식을 다하기 위해 SNS 등에 바른 정보를 제공하며 일반인들의 동요를 막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런가하면 한여름 불편한데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환자들을 맞으며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그야말로 메르스를 잠재우기 위해 범 의료인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우리 모두 잘 알다시피 환자가 다녀간 병원과 그 주변 약국들엔 인적이 끊기다 시피하는 등 경영적으로 심각한 국면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정부는 일선 의료현장에 엄포만 놓을게 아니라 범 의료인들이 한층 책임감을 갖고 전투를 벌일 수 있도록 격려와 지지, 현실적인 대책을 먼저 제시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국민들도 정부와 의료진들을 믿고 개인위생 등 감염을 막는데 도움이되는 일반원칙을 지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2015-06-04 11:21:2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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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수가협상 부대조건, 원칙기준 마련해야내년 의원·약국 등 요양기관 환산지수(상대가치점수당 단가) 인상률이 병원·치과를 제외하고 모두 확정됐다.조산원과 보건기관을 제외한 주요 유형들은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와 건보공단이 제시한 안에 맞서 보다 많은 재정소요액(밴딩) 지분을 획득하기 위해 지난 2주동안 반복된 레이스를 이어갔지만, 전체 파이가 하향조정되면서 한계에 부딪혔다.결과야 어찌됐든 의원과 약국, 한방은 적지 않은 지분을 확보하면서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는 성과를 얻어냈다. 공단이 중후반부까지 드라이브를 걸었던 목표관리제 등 부대합의조건을 받지 않고 순 인상률로만 적게는 2.2%에서 많게는 3.1%까지 획득했으니 말이다.이번 협상은 사실 예년에 불거졌던 이슈나 갈등을 비교해볼 때 큰 기복없이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물가둔화 등의 요소로 인해 밴딩이 줄어든 것 외에는 말이다. 목표관리제나 병원ABC원가자료 이슈도 이 맥락에서 보면 특이한 것은 아니었다.두드러졌던 것은 가입자나 재정소위에서도 부대조건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었다. 페널티의 모호함과 기준이 애매한 탓이다.공단은 수가협상 초반부터 부대조건을 내걸었지만 막판에는 이를 모두 걷어낸 후 실질 인상률 논의안만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재정소위의 영향에 따른 것인데, 결과적으로 부대조건은 막판 논의를 이끌어가기 위한 '징검다리' 이슈에 불과했던 셈이다.공급자 측은 부대조건이 협상에서 제시되면 본말이 전도돼, 인상률 논의 취지를 흐리는 부분을 문제삼고 있다. 이유를 막론하고 부대조건에 대한 불신은 가입자나 공급자 모두에게 각인돼 있는 것이다.그러나 부대조건의 실효성은 분명히 있다. 보험자와 공급자 모두 재정절감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측면에서나, 협상 파행과 갈등을 막고 '윤활유' 역할을 하는 측면 또한 부대조건이 갖는 순기능이다. 가입자나 재정소위가 '퍼주기' 수단으로 악용된다고 비판하는 것은 페널티를 부여하거나 이행 점검 등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재정소위를 비롯해 공단을 포함한 협상 당사자들은 부대조건에 대한 원칙이나 기준이 명확히 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것이 실효성 논란의 근본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페널티 기준이 입장마다 다르고, 책임 또한 가릴 기준이 없으니 매번 결과를 평가할 사이도 없이 의지만 갖고 인상률을 얹어준 꼴이었고, 이것이 주먹구구 논란의 핵심이었던 것이다.앞으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병원과 치과 수가 인상률이 가닥잡히면 일단 내년도 수가 결정은 모두 끝난다. 내년 5월에 있을 2017년도 수가협상에서 또 다시 거론될 부대조건 논란이 '재탕' '삼탕' 거듭된다면 불신만 낳게 될 것이다.한 재정소위 위원은 기자와 만나 "부대조건의 원칙과 적용기준을 세세히 마련하지 않으면 모두의 반발만 산 채 무용지물로 전락될 것"이라며 "협상이 끝나자마자 본격적인 세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부대조건에 대한 각 이해관계자들의 다른 생각과 기준을 모으고, 의견을 좁혀나가는 시간이 적어도 1년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제 머리를 맞대고 부대조건의 기준과 원칙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다.2015-06-04 06:14:50김정주 -
[사설] 의약품 산업은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대한민국 첫번째 의약 전문 인터넷신문으로 1999년 6월 새벽 뉴스를 내보낸 데일리팜이 창간 16주년을 맞았다. 데일리팜이 독자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냉혹한 비판 속에 더디지만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며 지켜본 우리나라 의약품 산업은 2000년 8월 의약분업을 계기로 크게 변모했다. 신약개발 연구 능력 향상, 제제개발 능력 강화, 국제 수준의 GMP로 도약, 지속적인 생동 재정비 등의 결과로 품질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국내 의약품 산업은 나라 보건의료체계는 물론 국가 경제를 바로세우는 '척주 기립근'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더 뛰어야 만 한다. 산업계는 성장 과정에서 드리워진 불법 리베이트의 오명을 스스로 벗어던지고 근육을 더 강화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 국내 제약산업은 글로벌 주인공이 될 충분한 능력과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믿고 뚜벅뚜벅 글로벌로 행진해야 한다.제약산업의 발걸음이 향할 곳은 글로벌 시장이다2015년 우리나라 제약산업계에 맡겨진 미션은 단언컨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일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40%, 50%를 해내는 제약회사들이 늘어나 국가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의약품 주권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진출이라는 꿈이 현실이 되려면 무엇보다 연구 개발 투자를 늘리고 인재를 모으는 등 총체적인 근육량을 늘리는데 일로매진 해야한다.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 베스트 인 클래스 신약, 개량신약, 바이오신약, 바이오 베터, 바이오 시밀러, 퍼스트 제네릭, 플랜트 수출 등 모든 분야에서 문을 활짝열고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 내놓고 경쟁시킬 만한 '꺼리'를 찾는데 산업계 전반이 나서야 할때다.글로벌 진출을 하는데 있어서는 산업계와 정부가 손을 잡고 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스스로 제시한 2020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도록 제약산업의 가능성을 믿고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남미 국가에 수출길을 놓기 위해 산업계와 함께 움직이는 것은 좋은 사례다. 1987년 물질특허제도가 도입될 당시 산업계는 물론 정부 당국마저 산업계의 앞날을 매우 비관적으로 보았지만, 그 이후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 국산신약이 24개 나왔고, 어렵다는 FDA 허가를 겨냥한 파이프라인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제약산업이 아직도 제네릭 비즈니스가 중심이기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야금야금 늘린 R&D 씨앗이 거목의 싹을 틔우고 있다. 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제약산업이 나라를 먹여살릴 산업으로 집중 육성할만 하다'는 정부의 믿음이다.공급자 주도 의약품 넘어, 수요자 니즈 감안할 때의약품 산업이 발전했다고는 하나 안전한 사용, 다시말해 용약(用藥)이라는 측면에서는 미진한 점이 없지 않다. 임상시험과 생동성시험 등 허가 측면에서 고품질을 향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데 비해 이처럼 만들어진 의약품들이 의사처방, 병원 약제부와 일선 약국의 조제 단계에서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현행 품질 관리체계가 의약품 출하단계에서 검수하는 방법으로 품질을 확보하는 시스템이라면, 앞으로는 QbD라 하여 출하 이전부터 안전성을 확보하는 제도를 도입하려 정부가 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산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일련번호를 내년부터 의무화한다.이같은 제도들이 의약품을 안전하게 쓰는데 기반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으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안전성과 무관해 보이는 각종 제도를 손보지 않으면 잘만들어진 의약품이 잘못 쓰여질 수 밖에 없다. 혼동되는 포장, 헷갈리는 제품명, 의약품 규격과 처방권자간 부조화에 따른 분절조제, 덕용포장 등은 안전과 직접 관련성이 없어보이지만 실제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일부 제약회사들이 메디케이션 에러를 유발할 수 있는 점을 우려해 스스로 대안을 찾고 있지만 대부분 제약회사들은 추가 비용 등의 이유로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바로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목표로 병원약제부와 약국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먼저 파악하고 여기에 제약회사의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은 GMP, QbD 만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의약품 산업은 한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2015-06-01 12:14: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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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약산업 대대적 체질개선은 진행형2015년 국내 제약산업은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약가와 GMP에 걸친 강력한 규제정책과 영업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윤리경영 시대 의 도래는 제약사들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파괴력이 크다고 경영진들은 인식하고 있다.이를 타개하기 위한 제약업계 노력은 눈물겹다. 체질개선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는 향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는 제약업계에 던져진 숙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는 상위사들의 M&A 추진과 중소제약사들의 협업체계 가동으로 나타난다.체질개선을 위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GMP다. 현재 식약처에 가장 많은 질의가 쏟아지고 있는 분야는 단연 위수탁이다.3년마다 GMP 시설 적합판정을 받아야 하는 생산시설 갱신제 도입은 다품종 체제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약업계가 과감하게 백화점식 품목 구조를 탈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약가인하와 같이 연동되면서 이젠 품목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가격이나 관리문제 측면에서 견디기 힘들다는 분석이다.'지킬건 지키고, 버릴건 버리자'는 제약사들의 인식 변화는 서서히 소품종 다량생산 체제로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제약사들이 경쟁력있는 생산시설을 갖추면서 대량생산 체제로 GMP 체계를 바꾸는 작업을 수행중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이 같은 생산시설 구조조정은 필연적이다.전문가들은 2020년쯤이 되면 자연스럽게 백화점식 품목구조에서 소품종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한다.그렇다면 제약업계 구조조정은 본격화 될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까다로운 허가체계로 인해 신규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이 시장에서 다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생산시설 공유를 통한 협업체계 구축은 제약업계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부터 출발한다. 이것이 향후 제약산업 구조조정 모양새다.상위제약사들의 M&A 행보도 주목해야 한다. 제약산업 체질개선을 위한 또 하나의 큰 축이기 때문이다.상장제약사 간 인수합병 계약이 향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제약업계에 필연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CJ헬스케어, SK케미칼 등 국내 상위그룹의 인수합병 추진은 앞으로 더 드라마틱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2015년 제약산업은 성장통(成長通)을 겪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 시기가 지나면 언젠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뚝 서 있는 국내제약사들이 보일 것이다. 중견 그룹과 상위 그룹의 체질 변화는 생존을 위한 '의무'다.2015-06-01 12:14:50가인호 -
[사설] PMS 증례 품목별 탄력 적용은 바람직하다기계적으로 정해졌던 '신약 등 재심사 대상 의약품의 시판후 조사(PMS)'가 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로 운영된다. 그동안 PMS 증례수는 신약 3000례 이상, 개량신약 600례 이상으로 최소 기준선만 있어 늘 논란거리를 제공한 게 사실이다. 최소기준선을 넘겨 재심사를 진행하면 의료기관에 경제적 이익을 준다, 다시말해 리베이트 소지가 있다하여 매서운 비판을 받았다. 반대로 환자가 드문 의약품의 경우 이 기준에 도달하기 어려운데도 4~6년 안에 무리를 해서라도 기준 증례를 채울 수 밖에 없어 제약사가 무리수를 두거나 행정처분되는 따위의 불합리한 측면이 많았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22일 신약 등의 재심사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마련해 행정예고했다. 개정의 가장 큰 골격은 재심사 대상 의약품별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신약을 예로 들면 3000건을 기준으로 20% 미만으로 사례가 증가하는 때는 경미한 변경으로 보아 별도로 변경신청하지 않도록 했다.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이다. 20%를 넘는 경우에 한해 변경절차를 밟는다. 반대로 희귀약 등 정해진 기준선을 채우기 힘든 의약품의 경우에는 조사대상 증례수를 품목별 특성에 맞춰 산출할 수 있도록 했다. 과학적 근거자료를 토대로 조사증례수를 산출하도록 함으로써 공연히 증례 기준선을 채우기 위한 편법의 우려와 업계 부담을 완화했다.시판후 조사는 한마디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 시중에 나온 의약품이 허가용으로 제출했던 임상시험 성적처럼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추가 사용 과정을 모니터링해 확인하는 절차다. 사용 경험이 부족한 신약의 경우 사용 초기 이상반응 발생 양상을 집중 관찰, 신약 개발 과정에선 드러나지 않았던 이상반응을 수집해 궁극적으로 안전하게 의약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국내 제약산업 특성상 이처럼 훌륭한 제도마저 리베이트 광풍에 휘말려 뭇매를 맞아왔다. 그러나 식약처가 이번에 기존 3000례, 600례를 고수하면서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소명이 있는 경우 탄력적으로 제도를 운영하도록 기반을 조성했다. 이는 리베이트 광풍에서 PMS를 구해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제약산업계 등은 이 안에 대해 7월22일까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니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이라는 제도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더 나은 의견이 있다면 적극 제시해야 할 것이다. 철저히 배제해야 할 것은 마케팅 활동의 유연성 측면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견이다. 이같은 욕구는 스스로 배제하는 것이 시대정신에도 부합할 뿐만 아니라, 의약품을 통해 인류 건강증진에 기여한다는 제약회사들의 미션에도 들어 맞는다.2015-05-28 06: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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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말 뿐인 의협의 조직슬림화대한의사협회가 사무처를 개편했다. 지난해 중앙회비 납부율 59.9%에 따른 후속조치로 알려졌다.일명 조직슬림화. 7국 1실 25팀을 4국 15팀으로 축소했다.의협은 회비납부율 저하에 따른 재정상태 위기에 발 맞춘 사무처 조직 정리라고 밝히고 있다.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직슬림화라는 뜻이다.하지만 3명의 국장과 1명의 실장, 10명의 팀장 자리가 사라졌을 뿐, 조직이 슬림화 되지는 않았다.순식간에 국장과 팀장은 팀원이 됐다. 협회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직원 수는 그대로 두고 국장과 팀장 자리를 없애는 것을 조직슬림화로 볼 수 있을 지 의문이다.회비납부율 저조로 인한 조직슬림화를 계획했다면, 이번 의협의 조직개편은 국장, 팀장 급 수당 몇 푼 아끼자는 수준으로 밖에 안보인다.말 뿐인 조직슬림화 대신, 의협에 신고한 10만1618명의 100% 회비납부율부터 고민하고 실천해야 했다.의협 회비납부율은 약 10년 전(2003~2005년) 80% 내외로, 2009년 66%, 2010년 65%, 2011년 60%, 2012년 65%, 2013년 68%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59.9%까지 떨어졌다.회비납부율이 떨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과거 회비납부율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일까 찾아내야 한다.그것이 조직슬림화 이전에 해야 했던 의협의 모습이어야 한다.2015-05-28 06:14:49이혜경 -
[기자의 눈] '손가락 셈법 수가협상' 탈피해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소위원회는 내일(27일) 내년도 보험수가에 보상해줄 추가 건강보험재정 규모를 결정한다. 이른바 '밴딩'을 정한다.내년도 수가협상 시한이 다음달 1일 자정인데도 '파이'는 아직 오븐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런 일은 매년 반복된다.의약단체들은 이 '파이' 크기가 얼마나 될 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동안 시쳇말로 '아픈 소리'를 건보공단 협상단에게 쏟아냈다.이런 납득되지 않는 일이 우리사회 '엘리트집단'으로 평가받는 의약계에서 매년 개선없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건 아이러니다.가령 재정운영소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들도 왜 내년도 '파이' 크기가 '스몰'이어야 하는 지, '라지'이거나 '콤보'이면 안되는 지 그 이유와 근거를 모른다고 한다. 보험자와 의약단체는 소위 위원도 이해 못하는 이 '파이'를 놓고 나누기 협상을 진행한다.의약단체는 협상에 앞서 연구용역을 통해 원하는 수가인상률 구간을 정하는데 대체로 무의미한 울림에 그친다. 보험자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터무니없는 수치를 제시해 스스로 객관성을 반감시키기도 한다.더구나 보험자는 공급자단체가 제시한 원가자료를 인정하지 않다. 당사자나 3자가 공동 기획한 검증과정이 부재한 까닭이다. 수 천억원이 오가는 협상은 이렇게 적정 파이나 적정 인상률, 신뢰하는 데이터도 제대로 연구되거나 공유·분석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년 진행된다. 기껏해야 2주 동안 비상식적으로.그렇다고 '파이'가 아무런 토대 없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최근 수 년 치 평균 급여비 증가율, 물가변동률, 보험료 예상조정률 등을 종합해 건강보험 재정이 다음년도에 보험수가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정하는 문제 정도로 이해될 수 있다.여기에 정성적인 요소들이 개입되면서 '주먹구구'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의약단체는 이런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 대신 재정운영위원회 역할축소, 건정심 위원구성 개편 따위를 이야기한다. '헤게모니'만 잡으면 된다는 식인데, 사회보험의 의사결정구조를 공급자가 주도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난센스다. 또 이런 생각은 경계돼야 한다.현 수가협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중요한 건 이런 '헤게모니' 투쟁이 아니라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건보공단은 내년도 환산지수 연구를 외부에 의뢰하면서 수가인상률을 산출할 도식안을 마련하는 내용을 새로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산식이 전체 '파이' 뿐 아니라 유형까지 구체적으로 접근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 확보 차원에서 보험자, 가입자, 공급자 3자가 합의 가능한 수준의 '툴'을 만들 수 있는 장치인 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이런 게 유형별로 가능하다면 부대합의를 통해서라도 협의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언제까지 어림짐작 대충하는 손가락 셈법으로 30조원을 넘어서는 수가협상을 이어갈 건가.2015-05-26 06:14:48최은택 -
"제약과 무관한 다른 영역 회사 연구하라""5년 전만 해도 제약회사 CEO(최고경영자)가 궁굼해 하는 것은 다른 제약회사의 전략이었어요. 한데 지금은 다릅니다. 아마존이나, 차량 공유를 내세운 우버(UBER)같은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물어봐요. 제약회사 금융회사든 모바일 앱 회사 든 서로의 비즈니스 모델을 배워야 하는 시대가 된 거죠."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중 22%의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KPMG의 존 비마이어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다(조선일보 위클리 비즈 15.4.25자). 또한 그는 전세계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을 '기술'과 '규제'라는 두단어로 정리했다. 이에 대한 처방은 "다른 업종의 비즈니스모델을 배우라"는 것이었다.또한 그는 최근 미국 헬스케어 산업의 경우 좋은 제품을 개발하면 비교적 자동으로 판매가 이뤄졌는데, 최근 헬스케어 CEO들은 아마존과 우버 등 다른 산업군의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하며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에 대해 배우려고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위의 사항을 요약하면 국제화를 지향하는 우리 제약기업도 제약기업과 상관없는 회사를 연구(비즈니스 모델 포함)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한편 보건산업진흥원이 국내 주요 대기업의 HT융합산업 진출현황을 분석해 보니 다음과 같았다.분야별 진출현황을 살펴보면, 제약분야에서는 삼성을 중심으로, 의료기기분야에서는 삼성과 SK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삼성의 경우 그룹에서 선정한 5대 신수종사업 중 의료기기 분야의 투자와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외 의료기기 관련 유망기업을 인수, 투자하고 있다.SK는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및 생명과학분야 유망기업의 지분인수와 공동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다. 의료서비스 분야의 경우 삼성과 SK, KT의 직접 사업진출이 두드러지며, 이들 기업들은 각사의 IT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사업을 추진중이다. 의료인프라 분야에서는 삼성, LGU+, SK텔레콤, KT, 포스코 5개 대기업 모두 직접사업진출 및 투자 등을 통해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었다.또한 이들 기업들은 병원 및 제약업계, 관련 기관등과의 제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사업에 진출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의 경우 해외 검진센터 진출, KT의 경우 IT기술이 융합된 생명공학 신분야인 바이오인포메틱스 사업 진출이 두드러졌다. 한편 M&A 및 지분·합작투자 등은 주로 의료기기 분야 투자(삼성, SK텔레콤)에서 많이 나타났으며, 병원과 연계한 합작법인(SK텔레콤-서울대병원, KT-연세의료원)을 설립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KHIDI브리프 15.3.30).위의 분석 결과를 보면 국내 제약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내 다른 제약기업 뿐만아니라 국내 대기업의 동향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이다.현재 국내 제약사는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원료의약품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신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외에 의료기기, 화장품, 건강식품 등 연관분야를 융합한 비즈니스도 모색할 시점이 되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산업의 여건상 신산업을 담당할 전문조직을 갖추고 있는 제약사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최소한 4~5명 정도의 전담인원은 제약산업 외 다른 산업의 동향을 분석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제약사의 신사업개발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현재 보건산업진흥원은 HT 융합 동향조사 및 신사업 발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제 국내 제약사들이 제약산업에서의 전문화된 사업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분야의 다양한 융합분야에 진출해 한 차원 높은 성장을 할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2015-05-26 06:14:48데일리팜 -
[칼럼] 볼빅 골프 공과 국산 신약은 함께 안타깝다몇해 전만 해도 골프장에서 제약회사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었다. 마음껏 휘둘러 친 공이 산으로, 물로 날아가는 통에 씩씩거리며 찾으러 가보면, 주인 잃은 공들이 지근 거리에 몰려있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곳에선 제약회사와 의약품 이름이 또렷하게 적힌 공들이 심심찮게 발견됐다. 대체 '이 불모의 땅'으로 '제약회사와 의약품'을 날려버린 주인공들은 누구일까? 상상하고는 했었다. 요즘엔 사정이 다르다. 공정경쟁규약이 한층 강화된 후론 제약사 이름이 적힌 로스트 볼은 거의 만날 수 없다. 과거의 골프장은 어떤 면에서 제약산업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했다. 제약사 이름이 사라지자 골프공 브랜드가 더 눈에 띄기 시작했고, 유난히 볼빅 브랜드가 자주 보인다. 자주꽃 감자를 캐면 어김없이 자주 감자이듯 컬러볼을 주으면 십중팔구 볼빅 브랜드다. 다국적사 골프공을 판촉물로 많이 썼던 제약사들의 판촉물이 줄어 상대적으로 더 돋보이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 만큼 볼빅이 성장했다는 이야기다.볼빅 골프공을 볼때마다, 국산 신약을 떠올리게 된다. 전혀 무관해 보이는 둘은 닮은 구석이 많다. 세계 톱 브랜드를 향한 꿈이나, 글로벌로 나가려 아등바등하는 모습이나, 국산 브랜드가 갖는 태생적 한계들이 판박이 같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물질특허제도가 도입된 1987년을 계기로 R&D에 부쩍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처럼, 1980년 설립된 볼빅도 1988년부터 골프공 R&D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볼빅은 연차적으로 기술력을 높이고 특허를 내며 2PC, 3PC, 4PC볼을 개발 했다. 비슷한 기간 국내 제약회사들도 하나 둘 국산신약을 내더니 올해 5월 기준으로 24개 국산신약을 개발했다. 볼빅이 기존 볼을 개량해가며 컬러볼을 생산할 때 국내 제약사도 종전 의약품을 개량한 신약을 내놓았다.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산업의 생존 전략이 닮은 것모양 고민도 크게 다르지 않다.볼빅 골프공과 국산 신약은 함께 안타깝다. 의욕 같아서야 터 넓은 글로벌로 뛰쳐나가고 싶겠으나, 그곳이라고 터줏대감이 없을리 없다. 다국적 기업이 버티고 있다. 그래서 내수에서 매출을 일으켜 글로벌로 나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 밖엔 두 기업에겐 옵션이 없다. 한데 내수라 해봐야 규모가 크지 않으니, 전폭적 지지를 받지 않고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당연히 글로벌 진출 역량 축적도 예상보다 유보된다. 1997년 광복절 날 출시된 815 콜라의 좌절이 보여주듯 골퍼나 의사들의 애국심에만 기댈 수 있는 사회 분위기는 아니다. 품질이 동등할 때라는 전제 조건은 무조건 유효하다. 일본 골프 선수나 의사들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하고, 그래서 세계적 브랜드를 키워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본 이야기 아닌가. 산업계 입장에서야 내심 부럽지만, 대놓고 외칠 처지는 못된다. '품질은 자신하는데…' 처럼 아쉬워 하는 시간마저 사치일만큼 갈길이 바쁘다. 하여 정공법 밖에 없다. 품질을 계속 높이면서 소비자들에게 한발씩 다가서는 노력이 지름길이다.볼빅 문경안 회장은 최근 만난 자리에서 "대만은 자국 브랜드가 없는 편이다. 오더 메이드가 많다. 우리나라는 그래도 브랜드가 있다"며 "브랜드가 있어야 국가 성장이 지속된다"는 지론을 펼쳤다. 볼빅 골프공을 세계 톱 3 브랜드로 키우는 게 필생의 꿈이라고도 했다. 문 회장이 그의 꿈을 이뤄내려면 다국적사들이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야만 한다. 국내 제약산업도 세계 7대 제약강국 같은 원대한 목표가 있는데, 여기에 근접하려면 '유명 브랜드 의약품'은 필수적이다. 유명 브랜드 의약품이 첨병이 될 때 여타 '메이드 인 코리아 의약품'들도 글로벌 시장서 동반효과를 누리며 힘께나 쓸 수 가 있다. 도돌이표 같은 이야기지만 브랜드 의약품이 만들어지려면 여러 국산 신약들이 내수에서 각광받는 게 먼저다. 선순환 R&D 투자시스템의 첫 번째 고리다.유사한 처지의 볼빅 골프공과 국산신약. 골프 공이 국산 신약 혹은 제약산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반대로 제약산업은 작은 손은 내밀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세계를 평정한 우리나라 남녀 프로선수들이 주목받는 무대에서 직접 써줌으로써 일반인들에게 확산시키는 파급력 만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의사들이 국산 신약에 지금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준다면 제약산업의 발전은 한층 당겨질지도 모른다. 골프공이나 국산신약이 아니어도 국내 산업군은 모두 비슷한 처지다. 서로의 손을 잡아주면, 국내 기업들이 국제 무대로 빠르게 건너가는데 필요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개인 간 이해관계 이상 산업간 이해관계 역시 복잡하겠지만, 협력의 틈새는 있을 것이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앞세워 '촌스러운 애국심'이라고만 할일은 아니다.2015-05-21 06:14:51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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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도매-배송-물류…이젠 '영업·마케팅'신세계, 롯데, CJ 등 유통업체 영향력이 대단하다. 대기업이기 때문에 유통을 장악한 것도 있겠지만 유통을 장악해 대기업이 될 수 있었다. 유통사가 제조사 권력을 앞지른 지 오래며, 소비자 역시 유통사가 파는 것만 살 수 있다. 아니, 파는 대로 사게 된다.그러나 의약품 업계는 상황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유통사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유일한 곳으로 의약품 시장을 꼽는다. 의약품유통업은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도매업체 스스로가 '슈퍼 을'이라 자조할 정도니 말이다.다행스럽게도 최근 도매업계에도 분명한 변화가 감지된다. 배송에서 벗어나 의약품 물류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몇몇 대형사가 물류센터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의약품의 체계적인 보관, 흐름, 유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제는 자체 창고가 없는 제조·수입사 물류를 대행하고 전국으로 직접 유통할 능력도 갖췄다. '배송'에서 '물류'로 확장된 모습이다.그런 점에서 도매협회가 유통협회로 이름을 바꾼 것도 시의적절하다. '도매'는 물리적인 공간에 머물러 물건을 수동적으로 판매한다는 인상을 준다. 반대로 업태로써 '유통'은 의약품을 흐르게 하는 모든 역할을 포괄한다. 판매·배송 뿐 아니라 수송, 보관, 하역, 포장, 가공, 필요 시 정보전달 역할까지 담당한다. 유통업체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도매업체가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일까. 도매업체가 '파는 대로 사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영업에 있다. 도매가 물류 다음으로 채택할 방법은 영업·마케팅 아닐까.많은 전문가들은 도매업체가 제약사와 계약을 맺어 일반약 총판에 나서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한다. 영업력을 가지고 진짜 유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업 조직이 없는 제약사의 영업력이 되고 유통망이 없는 업체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속속들이 나타나는 도매업체와 제약사의 콜라보레이션이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한 업체 관계자는 "일본은 도매가 일반약 영업 마케팅을 전담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도매업체가 제약사에 뒤지지 않는 영업력을 보여준다면 제약사 저마진 세태 속에서 도매에도 희망은 있다"고 강조한다.기업은 점차 효율화되고 있다. 수입·생산해 유통까지 직접 하기 보다, 유통조직을 없애고 영업 잘하는 업체에 유통을 맡기고픈 제약사는 줄을 섰다. 도매가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시점이다.2015-05-21 06:14:50정혜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