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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으로 마약을 하는 것과 같아요"GSK 곽상희 차장"무대에서 밴드 공연을 하는 것은 합법적으로 마약을 하는 것과 같아요. 그 만큼 큰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거죠."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는 무대를 '합법적 마약'이라고 칭하는 공연 예찬론자가 있다. 그 주인공은 홍보팀 곽상희(38) 차장."어렸을 때부터 음악이 좋았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빌보드 차트를 외우고 다닐 정도로 팝음악에 심취해 있었죠. 특히 메탈락을 가장 좋아했어요."음악 사랑은 나이가 들면서도 계속 이어졌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음악감상실에서 디스크쟈키로 활동했으며, 기회가 닿으면 무대에서 노래까지 불렀다.그가 본격적으로 공연에 심취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 직장인 통기타 밴드에 가입한 것이 인연이 됐다."통기타 밴드에서 활동하면서 회원들 중 중에 락에 심취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 분들과 락밴드 '샵앤플랫'을 조직하면서 락밴드 활동을 시작했죠."샵앤플랫을 시작으로 거드(GERD), C1, 술탄기타 등을 거쳐 현재 활동하고 있는 카디오(Cardio)까지 여러 밴드를 거치면서 벌써 10여년의 시간이 지났다.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밴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공연에서 주는 희열을 잊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무대는 마약이에요. 여러 악기가 모여 하나의 완성된 소리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밴드와 관객이 교감하는 것은 공연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느낄 수가 없거든요."이런 느낌을 잊지 못해 그는 1년에 3~4번 정기 공연을 갖고 있다. 벌써 30회 정도의 공연을 가졌으며, 작은 소규모 공연까지 합한다면 무려 40회에 달한다. 이 중에는 직장인 밴드로서는 하기 힘든 단독 공연까지 포함돼 있다.밴드 활동을 해 온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더 완성된 공연을 위해 악기를 배우고 화성을 공부한다. 보컬로서 곡을 이해하고 악기들의 그루브를 알아야 제대로 된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그는 밴드 활동을 위해 6년 전 창동에 합주실까지 마련했다. 연습을 하는데 있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피플앤사운드'라는 회원수 1000여명의 인터넷 카페지기로도 활동하고 있다."밴드 활동을 하는 저를 보고 어떤 이들은 피곤하지 않냐고 물어봐요.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노래를 부르면서 땀을 쏟아내는 것이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에요."이런 그에게 있어 밴드 활동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두 가지 있다."음악을 하고 싶어했던 사람들에게 소중한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고 싶어요."실제 그는 개인적으로 악기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레슨을 해 주고 있다. 향후에는 구청과 연계해 탈선 청소년이나 악기를 배우길 원하는 이들에게 레슨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개인적인 소망은 카피 음악이 아닌 내 노래를 가지고 음악을 하는 거에요.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을 가지고 전국 공연까지 하면 금상첨화겠죠."2011-09-22 06:35:00최봉영 -
"30년된 성대약대 밴드 '패로스' 2일 공연해요"경기도 화성시 조은약국 박두순 약사.성균관대 약학대학에는 밴드 동아리 '패로스'가 있다.돈없는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돈을 모아 악기를 구입하고, 딴따라라고 부르는 주위 시선을 이겨낸 밴드 동아리 페로스가 오는 10월 2일 수원 캐슬호텔에서 3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있다.경기도 화성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박두순 약사(43. 성균관대 약대)도 인생의 절반 이상을 패로스와 함께했다.20살 대학에 들어가면서 주위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처음 잡은 드럼 스틱은 그에게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즐거움을 선사했고 어느덧 23년의 세월을 함께한 것이다.23년이라는 많은 세월동안 패로스와 함께해온 박 약사인 만큼 동아리에 얽힌 추억과 애정도 가득하다.그의 애정은 대학을 다니던 시절 방학기간을 살펴보아도 알수 있다.박두순 약사의 고향은 경상도. 학교는 경기도 수원이었다. 방학에도 꾸준히 이어지는 연습때문에 경상도와 경기도를 오가야 했던 박약사는 반대하실 부모님 생각에 공부를 위해 학교를 가야한다고 애교섞인 거짓말도 불사했다.박 약사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딴따라라고 조롱을 받던 시대였던 만큼 부모님께 드럼을 배운다고 쉬 얘기도 꺼낼수 없었다"며 "용돈을 쪼개며 학원 수강도 하러 다녔다"고 회상했다.그는 이어 "당시에는 교수님들의 동의를 받는 일조차 어려웠다"며 "두 달간의 설득으로 탄생한 동아리만큼 패로스인은 끈끈한 정이 있다"고 자랑했다.박 약사가 자랑하는 페로스가 오는 10월 2일 3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비단 박 약사만이 패로스에 애정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박 약사의 동기생들 중 일부는 동아리 활동 때문에 제때 졸업을 하지 못하는 일도 기꺼이 감수했다.실제로 박두순 약사가 패로스 멤버 주축으로 활동하던 시절 기숙사 홈커밍데이때 초청 공연을 맡았다. 많은 연습끝에 무대에선 이들은 엠프 고장으로 실력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멤버들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함께 모여 공연을 즐기고 일을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모였던 패로스. 약사이면서 음악인임을 자청한 패로스인들 중에는 mtv 제작 본부장과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키보드 연주자를 배출하기도 했다.그렇게 키워온 밴드 동아리 패로스는 어느덧 모교 약학관 건축을 위해 1000만원을 기부하고, 후배들을 위해 독립 연주실도 마련할 정도가 됐다.성대 약대의 장수 동아리로 자리잡은 패로스의 30주년 기념공연을 위해 지금도 패로스인들은 일과 후 연습실로 모이고 있다.박두순 약사는 "30주년 기념공연에는 선후배가 모두 함께해 추억과 미래를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개인주의가 커지는 지금 시대에 모두가 함께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박 약사는 "패로스라는 이름에 추억과 향수가 있는 모든 분들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2011-09-19 06:35:01소재현 -
"무대 예술은 순간의 쾌감인 것 같아요""연극을 시작하게 된 계기요? (웃음) 사실… 전두환 정권 시절 100일 휴교령이 떨어졌는데, 갈 곳이 없더라고요. 자주 만나던 선배가 '연극하자'라는 한 마디에 따라나섰는데, 벌써 30년전이네요."가톨릭성바오로병원 김창재(51·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가톨릭대 성의교정 성의연극회 29기다.1981년 '내가 날씨에 따라 변할 사람같소?(이강백作, 김용범 연출)'는 그가 아직까지 잊지 못하는 첫 무대다.정극을 제대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30년 전, 김 교수는 성의연극회에서 정극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지금은 매 10년마다 열리는 성의연극회 기념 무대에 띄엄띄엄 설 뿐이지만 연극회 후배들과 격월로 1~2회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관람은 빼놓지 않고 참석한다."무대예술은 순간의 쾌감인 것 같아요. 몇 달간 모질게 연습을 해서 화려하게 꾸며진 무대장치에 오르고 나면, 모든 것이 끝나니깐요."그는 무대에 서는 순간 자신을 의사가 아닌 배역의 인물로 삶을 산다. 연극을 통해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점 또한 연기를 하는 매력이라고.지난해 열린 성의연극회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획를 맡은 김 교수는 "1억 가까운 예산이 필요한 대규모 공연이었다"면서 "끝내고 나니 몇 달간 일상 생활로 돌아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지난해 6월 23일 첫 배역 캐스팅을 시작으로 8월 27일 공연 당일까지 그는 현업에 있는 선·후배의 도움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한다."연기보다 캐스팅이 더 힘들었어요. 개업의, 봉직의, 의대교수로 있는 선배님들을 모시랴, 제자들을 보다듬으랴, 결국은 1박 2일 엠티까지 갔었죠."지난해 열린 50주년 기념행사 연극 무대의 모습.얼결에 선배를 따라 연극회에 가입한 김 교수가 성의연극회의 발전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김 교수에 따르면 성의연극회는 창립 당시 전국 3대 연극회 가운데 하나로 손꼽혔다.그는 "초창기 창립 멤버이신 선배님들은 어릴적부터 연극을 했던 사람들이었다"면서 "연극 대본이라는 것 조차 없던 시절, 성의연극회 선배들은 원작을 직접 번역, 연극할 수 있는 대본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이렇게 만들어진 대본은 일반 극단에 제공되기도 했다. 그만큼 대학 연극회와 일반 극단의 차이가 별로 없던 시절이라고.김 교수는 "연극회를 만들고 지금까지 이끌고 가는데 도움을 주는 선배들을 위해 매 10년마다 열리는 기념회를 꼭 이끌고 싶다"면서 "60주년 무대에 설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언급했다.2011-09-14 06:35:02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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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줄 실력 못되지만 열정은 우리가 최고"식약청이 충북 오송으로 내려오면서 먼 거리만큼 직원들의 피로도도 증가하고 있다.직원 절반이 서울에서 출퇴근한다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버스 또는 기차에서 휴식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한다.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니 하루 일과는 집과 직장으로 단조로워져 운동과 취미시간은 꿈도 못 꾼다.의약품품질과에서 GMP와 국제조화 업무를 맡고 있는 서세은(28) 씨도 처음에는 원거리 출퇴근이 익숙치 않았다.하지만 다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괜찮아요"라고 그는 말한다. 무엇보다 서 주무관에게 고단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최근 생겼기 때문이다.지난달 11일 식약청은 신규 임용자를 위한 환영행사를 가졌다. 오송에서 맞는 첫 신입직원이었다. 이들은 오송이전으로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무려 28: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공직생활 첫 발을 뗀 이들 앞에서 공교롭게도 첫 무대를 가진 선배들도 있었다. 바로 식약청 록밴드 동아리 '비투'였다.서 주무관은 비투에서 건반을 치고 있다. 그는 "첫 인사를 가진 신입직원보다 우리 비투 멤버들이 더 떨었던 것 같다. 실수도 많이 했는데, 의외로 호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첫 무대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사실 비투는 식약청에서는 꽤 오랜 전통의 동아리다. 밴드이름 비투는 과거 녹번동 식약청사가 불광역 2번 출구(B(불광동)two(2번출구))에 위치하고 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하지만 오송으로 이전한 지금은 날비(飛)자를 써서 처음과는 밴드명의 의미가 달라졌다고 소개한다."녹번동에 있을 때는 일반 연습실을 빌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모일 기회가 있었지만, 오송에 내려와서는 그런 공간조차 없어 건반을 잡을 일이 없었다"고 당시 어려움을 전했다.하지만 최근 오송청사에 방음이 되는 동아리방이 마련돼 멤버들이 다시 모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 사이 동아리 회원은 밴드 2개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났다.연습실이 생기고 멤버들이 늘면서 비투는 첫 공연을 위한 연습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파트별로 딱 한명씩만 있어서 출장이 있거나 일이 바빠서 한명이라도 빠지면 합주가 안 됐다. 하지만 지금은 인원수가 많이 늘어 첫 공연도 가능했다"고 설명한다.서 씨가 속한 식약청 밴드동아리 '비투'의 첫 공연모습.서 주무관이 건반을 본격적으로 잡은 건 원광대약대 재학시절 역시 밴드 동아리에 가입하고 나서다. 그전까지 그는 어릴 때 피아노학원에서 체르니를 배운 게 전부였다.하지만 밴드 동아리에 들고 나서부터 재즈 피아노 학원에 다녔고, 그때부터 실력이 붙었다고 한다.그는 그러나 "아직은 누구한테 보여줄만한 실력은 아니다"며 "우리 밴드가 아직은 그야말로 '아마추어' 수준"이라며 겸손을 떤다.그러면서 "밴드 활동을 하며, 직장 생활의 또다른 즐거움을 찾았다. 밴드 내에서는 직렬, 직책 등의 구분 없이 서로를 존중해 주는 분위기이다. 상급자라고 해서 특별 대우는 없다"며 현 밴드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서 주무관은 "비록 이번 신규자 환영회가 첫 공연이었지만, 앞으로 조금씩 활동을 늘려 나갈 생각이다. 공연도 자주 하겠다"며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서 씨와 밴드의 바람대로 비(飛)투가 오송에서 훨훨 날기를 기대해본다.2011-09-08 06:34:42이탁순 -
"회사가 연중 M&A 설에 오르 내리는데…"지난 1일 그의 집무실을 방문했을 때 책상 위에는 두권의 책이 놓여 있었다. 대니얼 앨트먼의 '10년후 미래'와 최윤식 배동철의 '2020 부의 전쟁'었다.그의 고민도 여늬 제약회사 CEO들 처럼 '지속적 경영'이었다. '지속 경영'이란 말은 언뜻 근사하고 평화롭게 들리지만, 그 안에는 '죽느냐 사느냐'하는 생존의 문제가 함의돼 있다. 이 말이 인화성 높은 정부의 약가정책과 맞물릴 때 사뭇 진지해 지지 않을 수 없다.국제약품 나종훈 사장(53)은 "교류하는 다른 제약회사 사장님들도 이번 정부가 내놓은 약가 정책 여파를 두고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값 인하가 매출 인하에 국한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영업이익을 크게 잠식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강조했다.그는 "기업을 경영하다보면 늘상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이지만 이번 정책의 파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원들 앞에서는 늘 당당하려고 마음을 다잡고 추스른다. "우리는 그동안 여러모로 준비해 왔으니 여러분들은 아무 걱정말고 자기 일에 충실하라고 강조합니다. 나름 다각 경영체제를 넓혀 온 것이 사실이기는 한데 그래도 머릿 속은 복잡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CEO의 운명이 새로운 길을 내고 헤쳐 나가는 것이니까 회피할 수 없어요. 그저 정면으로 맞서는 것 뿐 입니다."회사는 몇 년전부터 지속경영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토탈 헬스케어를 준비해 왔다. 본업인 제약업의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다지면서 사업다각화를 플러스 알파로 덧붙이는 골격이다. 회사의 주력인 항생제 분야의 강점을 키우기 위해 250억원을 들여 2000여평 규모의 세파제 동을 지었다. 국내 수탁과 일본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대비다. 또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cCMP급 공장의 레벨을 올리는데도 250여억원을 투자했다.긍정적인 마인드를 중시하는 나종훈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아무 걱정 말고 맡은 일을 충실하게 수행해 달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는 사업다각화 등 지속경영을 치열하게 고민한다."R&D가 좀 늦은 편이기는 했지만 2년전부터 연구인력을 16명 보강했습니다. 강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슈퍼박테리아 항생제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회사가 한 발짝 더 먼저 눈 돌린 곳은 사업다각화. 캐나다 판매 1위 건강기능식품, 스켄케어 브랜드 '로우', 세계적인 색조화장품 '스틸라' 등 다각화의 골조를 마련했다. 여기서 발생한 이익을 신약 개발 등의 R&D 투자로 전환한다는 복안이다. 네츄럴 팩터스사의 건강기능식품은 판매 2개월만에 매출 10억원의 호조를 보였다. 스킨케어 브랜드 로우도 런칭 3개월만에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무엇보다 색조화장품 스틸라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08년 5월 스틸라 브랜드를 인수, 현재 8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스틸라는 한 제품이 다양한 기능을 나타내는 컨버터블 메이크업 제품으로 총 200여 가지 품목을 전국 유명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쌓았던 인맥 네트워크를 통해 화장품 등 다각화를 만나게 됐다"는 나 사장은 "화장품 사업의 종착역은 글로벌 시장"이라며 "외국 진출을 맹렬히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나 사장이 한양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국제약품에 입사했을 때 주변 친구들은 한결같이 말했다고 한다. "종훈이가 취직했어? 3개월 버티면 내가 술을 산다"고. 가급적 도서관은 가까이 하지 않으면서도 당구장이나 볼링장 등을 활발하게 누비는 청춘을 봤을 때 모범생들은 그 청춘의 몸에 갇혀 분출을 호시탐탐 노리는 열정이나 그가 쌓고 있는 인맥 네트워크는 보지 못한다.국제약품 다각화를 견인하는 스틸라 화장품. 친구들조차 직장 생활 적응에 고개를 가로 저었던 그는 어떻게 45세라는 젊은 나이에 제약회사 CEO가 됐으며, 8년 넘게 장수하며 매출 460억원이던 회사를 1300억원의 기업으로 키웠을까. "저는 운짱(운이 좋은 사람)이었지 별다른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입사하면서 사장이 돼 보겠다는 꿈은 있었어요."'사장이 돼 보겠다는 목표를 정하면 뭐가 달라지느냐'는 질문에 "준비를 하게 됩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 여러 부서를 옮겨 다니는 것도 즐겁고, 낮선 부서에 배치 받았을 때도 뭔가 배워보자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사장이 돼서는 회사 부지의 아파트 개발이라는 호재도 있었고, 의약분업을 앞두고 선배님들이 철저하게 준비했던 과실도 얻고 했어요." 두루 살필 수 있는 마음가짐과 태도 역시 그를 CEO를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았을까?하지만 이건 또 어떤가. 그는 신입사원 시절, 회사가 복장 자율화를 했을 때 통상 자율의 범위를 일탈해 옆 머리는 지켜 올려 자르고 윗 머리는 무스로 바짝 세웠다. 결과적으로 회사 안에서 논란 거리가 됐고, 결국 복장자율화는 정장차림으로 되돌려졌다. "복장이 자율화 됐으면 머리 모양새도 따라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나요? 뭐 한 발짝 더 나가 봤던 겁니다."M&A설에 대해 물었다. "만나는 분들마다 나 사장님, 저 진짜 한가지 여쭤볼게 있는데... 합니다. 연중 M&A설이 어떻게 된 거냐는 거죠. 그건 간단한 문제거든요. 회사 주식 시가 총액이 약 370억원 정도 됩니다. 반면 자산총액은 1500억원에 달하거든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다국적 제약회사들도 신제품 독점권을 주겠다며 접근한 적이 있습니다. 회사는 제품 욕심 때문에 접촉을 했는데 나중에 대신 지분을 달라하는 식이였죠. 회사는 그럴 이유가 없거든요. 정리하자면 전문용어로 가치가 저평가된 것이죠. 하지만 우리 회사가 매력적 요소가 많은 것으로만 해 둡시다."그의 경영철학 중 하나는 'Give & give & give...'다. "마음속 갈등이나 거래상 문제는 사실 기브앤 테이크(Give & Take)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입니다. 전 임직원들에게 끊임없이 CEO의 마음과 열정을 주려합니다. 임직원들에게도 요구합니다. 우리의 진심을 고객들에게 끊임없이 주는 노력을 해야한다고요."그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멀리 직원들이 보이자 '열림 버튼'을 누른채 같이 타자고 기다렸다. 그들은 장난치듯 달려왔고, 스스럼없이 인사를 건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출퇴근할 때 '나는 가수다'에 나오는 바비킴을 좋아한다. 때때로 '사랑 그놈'이라는 노래도 따라 부른다.2011-09-07 06:44:58조광연 -
"여친에게 특공무술 가르쳐 놓았더니…"대웅제약에는 아담한 키에 다부진 몸매까지 '달인 김병만'을 연상케하는 인물이 있다. 영업지원팀 김진호 주임(31세)이 그 주인공.김 주임은 특공무술부터 태권도, 합기도, 유도, 경호무술, 검도에 이르기까지 '운동의 달인'이다.특히 그 중에서도 특공무술은 남다른 의미가 있고 유독 정이가는 운동이라고 한다."중학교 3학때 특공무술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유독 키가 작았습니다. 156cm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인지 종종 불량 학생들의 괴롭힘을 당하곤 했죠. 짐작하시겠지만 스스로 몸을 지키기 위해 특공무술을 시작하게 된 거죠."특공무술 시작한 것은 대성공이었다고 한다. "특공무술을 배운 이후 책가방 안에는 언제나 쌍절곤이 있었습니다. 쌍절곤을 휘두르면 아무도 다가오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타인을 다치게 할 의도는 없지만요."이렇게 시작한 특공무술은 어느덧 김 주임 생활의 일부가 됐다. 검은 띠를 딴 이후부터는 시범단에 들어가 전국을 돌며 특공무술을 알리고 있다니 '특공무술 전도사'가 따로 없다.특공무술은 회사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됐다. "2006년 입사해 4년간 영업을 했는데 당시 특공무술이라는 재능으로 원장님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원장님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 영업에 많은 도움이 되곤 했죠. 사내서도 마찬가지였어요. '대웅제약 사내 달인 장기자랑' 행사에 참여해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달구기도 했습니다."이처럼 작은 체구의 김 주임이 격한 특공무술에 푹 빠져있는 이유는 뭘까."특공무술은 정신수양과 체력단련 등에 효과적인 무예죠. 특히 호신술에 매우 유용한 실용 무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요없는 동작들을 빼고 간결하고 빠르게 실전에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멋있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매력적인 운동입니다."신체단련은 물론 정신수양에 좋은데다 여성들이 호신술로 배우기에 더없이 좋다는 김진호 주임. 이미 여자친구도 김 주임으로부터 호신술을 배워 혼자 밤거리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특공무술은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가 배울수있고 배우면 제값 톡톡히 하는 무술입니다. 주위에 도장이 있다면 꼭 들러 운동하는 모습을 보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겁니다."2011-09-05 06:35:02이상훈 -
"철인의 의미는 인내와 열정, 끈기"김규식 팀장철인 3종의 영웅 딕 호이(Dick Hoyt)와 그의 뇌성마비 장애인 아들 릭 호이(Rick Hoyt)의 이야기를 접해 본 적이 있는가? 태어날 때 탯줄이 목에 감겨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태어난 릭 호이를 위해 아버지인 딕 호이가 아들을 보트와 자전거, 수레에 싣고 수영 3.9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달려 완주해 세계인의 눈물을 적시게 했던 사건이다.이런 감동에 젖어 직접 철인3종의 세계로 빠져든 이가 있다. 바로 한미약품 구매팀 김규식 팀장(45).“딕 호이의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철인 3종 도전을 결심했죠. 처음에는 수영도 할 줄 모르던 제가 지금 아이언맨코스(수영 4km-사이클 180km-마라톤 42.195km)까지 완주했으니, 철인이 갖는 의미는 인내와 열정, 끈기인 것 같습니다.”김 팀장은 처음 도전을 결심했던 2008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10여회의 굵직한 대회에 참여했다.철인 3종 트라이 에슬론 경기는 크게 3코스(올림픽코스: 수영 1.5Km-사이클 40Km-마라톤 10Km, 하프코스 : 수영 2Km-사이클 90Km-마라톤 21Km, 아이언맨코스 : 수영 4Km-사이클 180Km-마라톤 42.195Km)로 진행되는데, 김 팀장은 이 모두를 섭렵했다.이런 열정은 어디서 오는 걸까. 김 팀장은 "인내심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한계 상황을 극복하며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하지만 이런 거친(?) 운동에 빠져 있는 그를 가족들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특히 2009년에 혼자 사이클 훈련을 하다 어깨를 다쳤을 때는 ‘한번만 더 다치면 더 이상 운동 하지 말라’는 아내의 엄포에 기가 죽기도 했다.하지만 2010년 통영에서 열린 철인3종 경기에 참여한 모습을 아내와 딸이 직접 관람한 이후에는 열성적인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고.김 팀장의 삶의 모토 역시 철인3종에서 따온 ‘또 다른 나를 발견한다’이다. 이를 위해 그는 더 좋은 기록, 그리고 마라톤 정식 코스인 42.195Km의 두배가 넘는 울트라 마라톤(100km)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완주하기 까지의 준비과정이 힘들고 어렵지만 경기 시작을 알리는 출발신호를 들었을 때의 설레임,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달리고 있다는 느낌이 행복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이제는 더 좋은 기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울트라 마라톤 100mk를 준비하는 김 팀장.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그는 이미 누군가에게 작은 영웅일지도 모른다.2011-09-01 06:35:02가인호 -
"야구하며 슈퍼판매 반대 홍보도"의약품 약국 외 판매로 약사사회가 침체돼 있는 가운데 전국 약사들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사회인야구단이 전국 아마추어 야구 챔피언십에서 승승장구해 약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인천 인고리그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이 팀은 '국가대표 약사 야구단 베이스클론(이하 베이스클론)'으로 지난 6일 고양시에서 개막한 '하이트배 챔피언십'에서 4전 전승, 27일 현재 8강 진출에 성공했다.지난 6일 하이트배 전국 아마추어 야구 챔피언십 개막식에 참가한 베이스클론팀.이번 대회는 전국 굴지의 사회인야구단 500여개 팀 중 선정된 64개 팀이 토너먼트로 경기를 벌여 오는 9월 25일 결승에서 최종 승자를 가르는 일종의 '서바이벌' 야구경기다.베이스클론팀은 지난 13일 64강에 첫 출전, 블랙빈스팀을 10대 2로 대파하고 이어 21일 32강전에서는 레드오션팀을 상대로 11대 7로 누르고 16강에 진출했다. 지난 27일에는 행주피버스팀과 접전 끝에 10대 9로 이겨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9년 경기도 부천시약사회 아마추어 야구동호회를 모태로 탄생한 베이스클론팀은 2010년 전국 각지에서 약사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연고지를 인천으로 바꾸고 베이스클론이란 정식 명칭을 얻으면서 재정비됐다.2010년 야구단 확장 당시 고전을 거듭했던 팀은 올해 들어 실력이 부쩍 향상되면서 인고리그 1위에 등극, 이를 발판으로 전국 대회에 처음 출전해 이 같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단장을 맡고 있는 부천 김수현 약사는 "팀원들 대부분이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약국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별도로 운동할 기회가 많지 않아 그간 성적은 좋지 않았다"며 "열심히 노력한 끝에 팀워크가 향상되면서 용기를 얻어 처음 출전하게 된 것인데, 좋은 성적을 거둬 뿌듯하다"고 밝혔다.베이스크론팀은 약국을 운영하는 전국구 약사들이 주축이 된만큼 연습이 관건이었다. 매주 약국 문을 닫는 일요일마다 인천에 모여 맹연습을 해왔다는 것이 구단 측 설명이다.베이스클론은 20명의 전국구 단원들이 뭉쳐 연습을 하는 만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것이 관건이었다.약국이 쉬는 일요일에 인천에 집결, 팀워크를 다지고 모자란 부분을 스스로 보강하면서 실력을 다졌다. 이런 와중에 연습도중 심각한 부상으로 실명위기까지 겪은 단원도 있었다고.김 약사는 "한 번도 야구를 접하지 못했던 한 단원은 새벽마다 야구교실을 다니며 개별적으로 맹연습을 한 결과 최근 선발투수로 나와 3이닝 무실점의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베이스클론은 이번 대회가 슈퍼판매 여파로 약사법 개정반대 서명운동이 전개되는 시점인 것에 착안, 상대 팀과 팀을 응원하러 나온 가족들과 관중을 대상으로 약사법 개정의 문제점을 알리는 부채를 건내며 홍보를 전개하기도 했다.구단 소속 한병훈 약사는 "약사로서 슈퍼판매의 문제점을 알리는 일에 일조하고 싶었다"며 "모든 단원들이 경기를 치르는 와중에도 대국민 홍보에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이번 대회에서 베이스클론팀은 상대팀과 관중들에게 약사법 개정 문제점을 알리는 부채로 약사사회를 후방지원했다.베이스클론팀은 이제 9월 초 8강전을 앞두고 있다. 전국 굴지의 사회인 야구단들과 자웅을 겨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단원들은 침체된 약사사회에 희망을 안겨주고 대외적으로는 모범약사상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김 약사는 "우리의 땀으로 얻은 승리가 약사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으로 다가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국민들에게 모범적인 약사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고 밝혔다.2011-08-29 06:44:50김정주 -
"신약개발하면 돈벌리는 환경 절실해요"제산제 노루모산 광고 옆에 실렸던 연구원 채용 공고를 보고 입사를 결심했던 이 남자, 요즘 주목받고 있다.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60)이다. 위궤양치료제 놀텍을 신약으로 내놓더니, 슈퍼 글리벡을 능가한다는 백혈병치료제 라도티닙도 곧 신약으로 나온다. 강렬했던 원비디의 잔상이 남아있던 일양약품은 어느 새 신약개발 전문기업의 새 아이콘으로 떠올랐다."한양대 화학공학과 졸업반으로 직장을 찾던 중 연구원 채용공고를 봤어요. 당시 제약회사 이미지는 대기업보다 나았죠. 거기다 당시 일양약품은 제약업계의 선두 기업이었거든요. 공교롭게도 대기업에도 합격했었지만, 망설이지 않고 선택했어요." 2011년 유행어를 빌리자면 '운명'이었나보다.2008년 2월19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탁되기전까지 그는 '오체만족형 행복남'이었다. "연구가 체질에 맞았어요. 시험관 세척 등 실험 때문에 늘 손이 부르터 있었는데 아내는 '설겆이도 하지 않는 남자가 왜 그러냐'고 말했지만 전 내심 뿌듯했죠. 실험을 걸어놓고 퇴근하면 밤잠을 설치고는 했어요. 도대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연구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설??어요."연구원 초년병 시절, 한개 로트분 원료합성을 하는데 한달 걸리던 공정을 단 3일로 단축한 혁신도 좋아 매달리고 남과 달리 생각해 보려는 시도 덕분이었다. "전 우리 연구원들에게 짜여진 매뉴얼 대로 이행하는 품질검사 요원이 되면 안된다고 강조해요. 연구원은 늘 풍부한 상상력으로 더는 길이 없을 것같은 한계에 도전해야 하니까요."사실 그는 '몰입형'이다. "집 한채 값 날렸다"는 고백처럼 그는 한 때 진공관 스피커 제작에 푹 빠지기도 했다. 음주 흡연을 하지 않는 그에게 스피커 재료를 모으고, 밤새워가며 제작하는 과정은 유일한 취미기도 했다. "몇 개를 만들어 회사 동료도 주고, 처남도 주고 그랬어요. 신혼시절 아내는 스피커 만드는 모습도 곁에서 지켜봐주고 다 끝이 나면 함께 클래식도 듣고는 했는데…. 요즘엔 TV 채널권이 아내에게 다 넘어갔어요. 하하하."노루모산 옆에 실린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한 연구원이 30년만에 사장이 됐다. 김동연 사장이다.이같은 날들의 축적 속에서 그가 입사 12년만에 만난 물건이 일라프라졸(상품명 놀텍). "그때 우리는 H2 수용체에 작용하는 물질을 연구하다 독성 때문에 접고 PPI로 방향을 틀었던 즈음이에요. 합성을 계속하던 중 1149번째 물질에서 느낌이 왔어요. 그래서 IY81149로 명명했죠. 앞에 붙은 8은 88올림픽을 의미한 거구요."2005년 9월7일. 일양에게 희망의 날이었다. 일양은 이날 미국 항궤양제 전문회사인 TAP(미국애보트와 일본 다케다 합작사)에 선급금 4400만 달러를 받고 이후 15년동안 러닝로얄티를 받는 조건으로 특허와 기술을 이전했다. 그가 소장이었던 연구실도 축제 분위기였다.그러나 3년후인 2008년 9월20일은 잔인했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죠. 경영권이 다케다로 넘어간 TAP가 역류성위염 3상임상을 중단했으니까요. 다케다가 일라프라졸 개발 대신 자사 란소프라졸을 선택한 결과였죠."현재 일라프라졸은 국산신약 14호가 됐으며, 또다른 다국적 제약회사와 라이센싱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역류성 식도염 적응증 추가를 목표로 임상 3상시험을 완료하고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특허가 2027년까지 늘어나는 것도 새 희망이다."이제와 보면 놀텍 개발엔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위궤양 적응증만해도 당시엔 이 질환이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엔 패스트푸드 등 서구화된 식생활 탓에 역류성 식도염이 많은 거죠. 이 시장이 항궤양제 시장의 70%를 차지하거든요. 신약개발을 처음하다보니 세계 허가정보에도 어두워 한꺼번에 할 연구를 앞뒤로 왔다갔다하면서 했어요. 노하우를 축적한 지금의 역량이라면 몇 년은 단축했을텐데 말이죠. 신약개발 수업료라고 생각합니다."놀텍은 중국기업에 기술이전돼 그 시장에서 발매됐다. 매우 흥미로운 것은 중국에서 놀텍의 가격이 한국에서 가격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정당 3500원이에요. 한국에서는 1405원이죠. 그런데 중국에서는 하루 2정 복용하고, 국내에선 1정 복용이니까 가격차이가 여섯배가 넘죠. 국내 가격이 낮으면 수출에 문제가 오는데….""연구소 내려갈 때 천당가는 느낌"이라는 그는 "CEO로서 고독감보다 연구 진행과정을 보고 받을 때 편안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사 연구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다른 회사보다 훨씬 적은 인력인데도 불평없이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물론 영업, 마케팅 인력 모두 능력이상을 해낸다. 이게 일양의 힘"이라고 강조했다.일양연구소는 지금 또 다른 신약, 백혈병치료제 '라도티닙'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 항암제인데 아시아에서 첫 슈퍼 백혈병 치료제라고 확신합니다." 글리벡 회사 노바티스 회장이 최근 방한해 국내 한 연구자와 대담하면서 라도티닙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한민국 신약개발 연구위상은 1987년 물질특허제도 도입 25년만에 크게 높아졌다. 그 중심에 일양 연구소가 있다.세계 시장을 겨냥한 히든카드가 하나 더 있다. 지금은 전임상 연구단계지만 일양은 신 항바이러스제 물질에 흥분하고 있다. '물질특허 출원까지 마쳤는데 실험결과 타미플루보다 약효나 부작용 면에서 우수합니다. 무엇보다 바이러스 DNA 복제를 차단해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죠."신약개발할 수 있는 나라가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고 강조하는 김 사장. 그는 신약개발이 돈되는 환경이 구축되면 틀림없이 국내 제약산업계가 제대로 된 물건을 내놓는 날이 곧 올거라고 확신한다. 연구소장 출신의 CEO가 다들 그렇듯 그는 소박하고 성실하며 끈기가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흔히 연구원 출신들은 누릴수 있는 CEO의 지위조차 어색해하며 연구원 때 몸에 익은대로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짙다. 탈크 파동의 어려움을 극복한 뚝심도 연구소에서 만들어 진 것이나 다름없다. 삼척이 고향인 그는 이번 여름휴가를 고향 친구들과 2박3일동안 보냈다. "토종닭 백숙 먹으며 옛날이야기를 했어요. 친구들은 제가 사장인줄 모르죠. 전무로 아는데 부를 땐 다 야, 너죠 뭐. 그게 긴장됐던 마음을 다 풀어지게 만들더군요."몸은 쉬어도 머리까지 쉴 수 없는 것이 CEO의 자리다.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신약이었죠. 개발과 마케팅을 다 아우르는 자리에 있으니까요. 일양약품의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꿈도 꾸고, 우리 약으로 난치병을 치료하는 장면도 상상하고…. 한꺼번에, 일순간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신약에 관한한 일양은 계속 앞으로 나가고 있잖아요. 그러다보면 주주와 임직원들도 행복해지겠죠."신약개발은 '돈먹는 하마'라서 매출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은 일양에게는 버거울 수 있는 것이 사실인데 무리다 싶을 만큼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건 아주 간단합니다. 1%의 성공률도 안되는 신약에 매진하는 것은 그게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죠. 근데 이런 당위만 갖고 되는 건 아닙니다. 정도언 회장님이 워낙 신약개발 같은 과학적 결과에 관심이 많으시거든요. 어떤 면에서 이 점이 일양약품이 신약개발 회사로 변신해 가는 원동력입니다."신약개발해서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까. "아마 이게 국내 모든 기업들의 고민이 아닐까 생각해요. 신약을 냈다고해서 모두 보상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신약개발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은 조성돼야 또다른 신약개발에 나설 수 있거든요. 결과적으로 이건 국가나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까요. 세계적으로 봐도 신약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많아야 10개국 정돕니다. 이중에 우리나라가 있는 거죠. 정부가 이런 점을 고려해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국내 제약산업계에서 틀림없이 제대로된 물건이 나오게 될 겁니다. 전 그렇게 믿고 있어요."2011-08-24 06:44:58조광연 -
"한때 차두리와도 함께 뛰었죠"한국MSD 방성민 대리한국 사람들이 가장 열광하는 스포츠는 뭘까? 아마 축구일 것이다.워낙 인기있는 종목이다보니 축구광이라고 자처하는 이도 많고, 선수급 실력을 갖췄다고 말하는 이도 많다.한국MSD에도 실력으로 보나, 축구에 대한 애정으로 보나 축구광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CVD 프렌차이즈 대전팀 방성민(33) 대리다.그에게 축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것'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의미가 깊다.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2학년까지 선수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다. 송종국, 차두리 선수와 함께 선수 생활을 했으며, 학창 시절에는 팀을 각종 대회에서 우승으로 이끈 유망주였다.하지만 대학 때 당한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었다. 선수로서 인생 1막이 끝났지만, 그의 축구 인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운동을 그만 둔 후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의대 교수님으로부터 한국과 일본 의대생들 간 시합을 위해 학생들을 트레이닝 시켜달라는 제의를 받게 됐어요."두 달 동안 훈련을 받은 학생들은 승리했다. 사실 이 승리의 의미는 컸다. 1980년부터 3년에 한 번씩 이어오던 교류전에 최초의 승리였기 때문이다.경희대의대 학생들과 함께"이렇게 시작된 인연이 10년째 이어지고 있고, 매년 각종 의과대학 축구시합과 일본전에서 코치를 맡고 있어요. 지금도 한 달에 한번 정도는 경희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죠. 저를 코치라고 부릅니다."그의 축구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가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이 경희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천안·아산 지역을 맡기 전 그의 담당 지역은 인천이었다. 인천에는 얼마 전 의사 축구 클럽이 정식으로 발족됐다. 클럽 발족에 그의 역할이 컸다."영업을 하면서 축구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의사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제가 그 분들을 코치도 해 주고, 함께 축구도 하면서 인원이 점점 늘어나 정식 클럽을 만들게 된 거죠."지금도 영업 지역은 바뀌었지만, 인천에 있는 의사 축구 클럽에 코치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유나이티드 유소년 아카데미 훈련모습또 그는 매주 토요일마다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 유소년 아카데미 인천 검단지부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다.주중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활동들이 축구에 맞춰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제가 잘 하는 것이 축구고, 축구를 통해 의사분들과 관계도 돈독해 진다는 점이 커다란 만족이에요. 아직 천안에는 의사 축구 클럽이 없는데, 조만간 클럽을 하나 만들 생각이에요."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에도 그는 최근 또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회사에서 하는 봉사 프로그램인 '러브인액션' 활동이다."저의 특기인 축구를 불우한 환경의 이웃들에게 무료로 강습해 줄 수 있는 활동을 이번 달부터 시작해요. 축구를 통해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길 바래요."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도 많은만큼 그가 훈련시키는 제자들에게 대한 욕심도 많다."경희대 의대생들을 언젠가는 의대생 리그인 메디컬리그에서 우승시키고, 의사 축구클럽 역시 우승시킬 거에요. 인천의 어린 제자와 러브인액션 제자들 중에서는 꼭 축구 선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2011-08-22 06:30:01최봉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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