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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약사, 이제 지켜야할 것은 지켜야 한다"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혐의를 받던 약사 12명을 청문회장에 세워 백기투항하도록 만든 최광훈 경기도약사회장은 2일 "경기도를 4개 권역으로 나눠 연중 감시체계를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사 회원들도 이제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좁은 약사사회가 거미줄 같은 인연의 네트워크로 엮여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 회장의 무자격자 근절 의지와 실행이나, 더 강력한 조치의 약속과 약사 본질에 관한 공개적 물음은 결코 쉽지 않은 것들이다. 확고한 신념없인 어려운 일이다."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는 최 회장의 소신은 편의점 상비약 확대라든지, 의약품 화상투약기 도입 움직임 등 의약품 유통과 판매 환경이 급변하는 오늘 날 더 빛을 발한다. 무자격자가 버젓이 약을 판매하는 현실이 있는 한 의약품에 관한 다양한 정책 논의에서 약사의 발언권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말발이 안 먹힌다. 무자격자를 자신의 아바타인 양 내세우는 약사들은 약국 외 의약품 판매 확대를 끊임없이 주장하는 편의점 업계의 엑스맨들이다. 제 무덤 파는 사람들이다.국가로부터 의약품 취급에 관한 독점 면허를 받은 약사들이 '지켜야 할 것, 지켜내야 할 것'은 효능과 부작용이라는 양면성을 가진 의약품이 국민들에게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역할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지켜야 할 것에는 무자격자 약 판매 근절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정체불명 의 가짜발기부전약을 취급해서도 안되며, 분업예외지역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택배로 대거 판매하는 것도 금기다.누구도 넘 볼 수 없는 약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면 약사 아닌 짓을 서슴없이 하는 약사들의 불법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 이 일을 누가 할 것인가.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이다. 조직이 해야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약사회비를 내지 않겠다는 약사들이 는다는 점이다.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회비가 부담도 되지만 그보다 조직이 무엇을 해주고 있느냐는 실망감의 반영이 더 크다. 시도 약사회 등 조직의 최우선 업무는 약사로서 지켜야 할 것을 부여잡고 안간힘을 쓰는 대다수 약사들을 보호하는 일이다. 최광훈 회장의 실적과 의지는 그래서 더 신선하다.2017-02-16 12: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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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원희목 전 의원은 제약협회장 적임자일까원희목 전 대한약사회장이 '마음의 고향인 약사회관'을 떠나 300미터 쯤 떨어진 한국제약협회로 출근할 것같다. 제약업계 이익단체인 제약협회가 그를 차기회장으로 낙점했다. 이사회 등 절차는 남아있다. 서른 여덟 나이에 서울 강남구약사회장에 올라 약사 사회에 데뷔한 이래 20년도 훨씬 넘게 그의 정신 세계와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키워드는 약사(藥師)와 약사(藥事)였다. 행적과 경력이 말해 주고 있다. 한약조제권 분쟁을 겪었고, 의약분업 도입 과정의 한 중간에 있었다. 첫 직선제 회장으로 연임했고 늘 약사의 전문성 강화에 기반한 미래상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해서 보건의약계에 비친 그의 이미지 역시 뼛속까지 약사다. 그래서일까. 차기 제약협회장에 그가 호명되었을 때 산업계 일부 인사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국회의원 경력은 강점인데, 약사회라는 타 직능의 이익단체장이었고, 제약산업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과 즉시 선이 닿는 고위 관료출신이 아닌 탓이었다. 산업을 잘 이해하겠느냐, 물음표도 찍혔다. 그는 적임자일까?일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참 집요하다. "일을 하겠다, 하고 있다고 떠벌이는 건 의미가 없다. 일이 되게 끔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어떤 일이 잘 되어 99%의 성공 확률이 눈 앞에 보일 때도 1% 변수를 염두에 두고 살펴야 한다. 일이 뜻대로 잘 되지 않아 그 확률이 1% 밖에 보이지 않을 때도 포기하지 않는다. 1%의 가능성을 스스로 버릴 수는 없다. 그건 여전히 기회기 때문이다." 의약분업 논의가 한창일 때, 약학교육 6년제 시행을 위해 매달릴 때 그가 늘 입에 달고 다닌 말들이다. 그는 이상만 되뇌이지 않는 현실주의자이자, 목표로 삼은 일엔 무섭게 집중하는 캐릭터다. 사소하지만 여운을 남기는 일례가 있다. 어느 해 데일리팜 신년 특별기고를 요청했을 때 전화통화만 열차례 가까이 했다. 원고의 조사 하나를 두고 이해관계자들이 달리 느낄 수 있다며 고치기를 여러차례 반복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면서 말이다.그가 추진하는 일엔 명분이 따른다. 내게 좋아보인다고 다짜고짜 밀어붙이지 않는 스타일이다. 목표를 향해 포위망을 좁혀가는 식이다. 세를 믿고 우격다짐하다 처절하게 당했던 1993년 약사회의 한약조제권 분쟁은 그의 반면교사였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부의 안을 두고, 나는 강경 투쟁 쪽으로 기울었다. 약국 폐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런 투쟁 방식은 여론의 역풍을 몰고 왔고, 전체 약사들이 아주 어려운 처지로 떨어지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나는 매일 새로 태어난다, 2011년, 원희목 지음)". 그는 자전적 에세이집에서 통렬히 반성했다. "국민들의 견해와 약사들의 견해가 충돌하는 부분에서는 끊없이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이다. 실제 그는 의약품 오남용 예방과 처방·조제의 투명화를 통한 소비자 알권리를 앞세워 의약분업 제도 도입과정에서 유리한 국면을 이끌었고, 결국 완전 의약분업을 만들어 내는데 기여했다.'화두를 붙잡고 끊임없이 생각하기를 즐기고 맡겨진 일에 몰빵하'는 그에게 제약업계를 위해 일할 새 기회는 일단 마련됐다.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3년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을 만들었던 만큼 국내 제약산업의 비전과 과제를 그는 잘 알고 있다. 실제 이 법률은 최근 혁신형 제약회사 정부 지원의 근간이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 그가 견지해야 할 비전과 과제는 크게 두 줄기다. 한 줄기는 윤리경영의 확립이다. 모처럼 가능성 높은 창의산업으로 떠오른 제약산업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지켜내는 일이다. 회원사들의 윤리경영 실천을 이끌어내며, 정부와 사회속에서 제약산업의 가능성을 설득하고 뿌리 깊이 심는 일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혁신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 그리고 제약산업의 국가적 기여 가치를 대내외적으로 설파함으로써 범 정부 지원의 토대를 굳건하게 하는 것이다.제약협회장이란 타이틀은 제약산업계를 대표하는 분명한 리더지만 오너가 있는 기업의 전문 CEO와 비슷한 측면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해서 그 역할에 제한적인 점도 있다. 그러나 산업발전에 관해 오너 격인 현직 이사사들의 산업발전에 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은 희망적 요소다. 그렇다고 해도 내부로부터 신뢰와 협력, 지지를 끌어내는 설득의 영역은 언제나 필요하다. 제약협회라는 한지붕 아래엔 대기업군이 있고, 중소기업군이 함께 존재한다. 때때로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가 다를 수 있는 것인데, 이를 조화롭게 조정하는 것도 출근하면 당장 과제로 다가올 것이다. 협회가 어느 어느 제약회사 영향력 아래 있다는 식의 편견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경계도 해야 한다. 밖으로는 보건산업의 중추인 의사와 약사 등 보건의약계 구성원들이 제약산업을 지지해 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새 제약협회장에게 부여된 역할일 것이다. 제약산업계의 선택이 흥미롭다.2017-02-08 06:14:56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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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찬휘 회장부터 동일성분조제 나선다면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 대상 약제'가 2017년 1월 현재 9905 품목으로 확대됐다. 이는 작년 12월에 비해 69개 품목이 늘어난 것인데, 이런 경향성이라면 1만 품목 돌파도 머잖은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지널 품목이 특허만료되는데 따라 제네릭 의약품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관상 동일성분조제 기반은 조성된 셈이다.그러나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제도, 다시말해 동일성분조제(대체조제)는 약국만이 할 수 있는 건강보험 약품비 절감 대책이기도 한데, 현장에서 전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약국이 이 제도에 맞춰 동일성분조제를 하면 장려금까지 받지만 약국들은 환자 사전동의와 처방권자인 병의원에 사후통보하는 불편함 때문에 거의 시도조차 않고 있는 실정이다.사정이 이런 가운데 최근 지역약사회에서 동일성분조제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인천 남동구 약사회가 동일성분조제 활성화를 위해 실적이 우수한 약사들에게 시상하기로 하자 몇몇 약사들이 과제에 도전해 훌륭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최우수 상을 받은 약사의 경우 11개월 동안 2384건의 동일성분조제를 했고, 나머지 약사들도 1000건에서 2000건에 달하는 실적을 낸 것이다.물론 정부가 제도를 마련한 이상 불합리한 현장의 문제를 두고, 개별 약사들의 고군분투만 멀찌감치서 응원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일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틈없는 성벽같은 사회적 현실, 다시 말해 동일성분 조제에 대해 처방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현장 역시 현장의 약사들이 도전해 바꿀 수 있다는 여지도 찾았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해 전국의 모든 약국들이 일제히 약국 현장에서 동일성분 조제를 실천으로 옮기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마저 들게 한다.결국 현장 약사의 고군분투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약국가의 동일성분조제는 정부와 심사평가원, 학계, 국회 등 각계가 약품비 절감에 실효성이 높다고 인정하고 있고, 문제가 있는 사후통보 문제 역시 DUR시스템 연동 등 기술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됐지만 좀처럼 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이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대한약사회는 지금까지 정책 건의를 할 때 성분명처방제도를 1, 2번 항목에 배치하지만, 이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단골 래퍼토리일 뿐 한치도 앞으로 나가기 힘든 난제임을 약사 사회는 사실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또다른 핵심 이해관계자인 시민들을 설득해 동일성분조제부터 시작해 현장의 분위기를 바꿔 나가는 것도 효과적인 방편일 것이다. 제도를 통한 현장의 개선은 모두에게 달콤하지만 오매불망한다고 쉬 오지 않기 때문이다.2017-02-01 12: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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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젊은약사 10인의 도전적 실험과 대한약사회세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머리와 입들은 참 많다. 그렇지만 현장에 뛰어들어 문제의 본질을 찾고 바꿔보려 시도하는 이는 드물다. '옷에 사람을 맞추라'는 군대 언어처럼 불합리한 현실을 곁에 두고 있다보면, 그게 왜 문제였더라? 옆사람에 물어보는 지경에 이르곤 한다. 길들여져 문제를 망각하게 되는 것인데, 시민들이 약국에 가져오는 폐의약품이 그렇다. 왜 폐의약품이 발생하게 됐는지, 왜 시민들에게서 그걸 받아 놓고 끙끙대는지 근본적인 문제는 사라져 버렸다. 대신 선의로 폐의약품 수거 사업을 하는 약국이 고통받는 적반하장이 일어난다. 현상에 집중하다보면 폐의약품을 제 때 수거하지 않는 지자체가 원망의 대상이 된다. 물론 지자체의 느슨한 태도는 문제다.당연히 그러해 보였던 폐의약품에 대해 휴베이스 소속 젊은 약사 10명은 작년 하반기 그 원인과 대책을 제시해 보기 위해 도전적 실험에 함께 나섰다. 말이 좋아 실험이지 '노가다'나 한가지 였다. 이들은 3개월 동안 약국에 모인 6만정 이상 의약품을 일일이 분류하고, 낱알을 세고, 여기에 약가를 곱해 전국 단위서 연간 버려지는 의약품의 총 가격을 추산했다. 그 성과로 어떤 의약품이 많이 버려지고, 발생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도록 단초를 제시했다. 이는 정부와 약사 사회, 그리고 이 사회가 폐의약품 양산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방향성을 보여줬다. 문제의 현장에서 실천한 이 실험은 그래서 의미가 매우 크다. 과장해 이야기하자면 쓰레기 더미를 뒤진 끝에 그 위에 장미꽃을 피워냈다.이해 당사와 관계자들이 다같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오늘의 사회에서 그럴싸한 주장이나, 성명서 한 줄의 힘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 한 이해관계자의 주장은 또 다른 주장으로 이내 덮이고 만다. 정책 당국자는 고사하고 행인 한 명 설득하기 어렵다. 당연히 의도하는 바를 관철하기 힘들다. 주장을 하려면, 데이터의 뒷 받침이 필요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후 부랴부랴 수천만원 들여 용역연구를 해본들 소용없다. 이브닝 드레스를 갖춰 입은 여인의 화장한 얼굴에서도 "파티가 열린다"는 사실은 짐작할 수 있다. 해서 그 연구의 목적과 결과는 순수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절하된다. 손 놓지 않고 무엇인가 했다는 정신적 포만감을 빼고 나면 돈이 아까울 따름이다.젊은 약사들이 금쪽같은 시간과 노동력을 들인 이번 연구의 성과는 그래서 더 값지다. 현장의 살아있는 이런 연구 성과들은 앞으로 더 나은 정책 연구에 빛나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거의 모든 처방마다 들어가다시피하는 소염진통제나 위장보호제 같은 '깔아주는 광범한 처방의 현실'은 어떤 정책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환자 임의로 약 복용을 판단하는 현실에서 약사의 복약지도는 어떻게 진화 발전해야 할지 과제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개별 약국은 물론 약국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유의미한 정보는 엄청나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관한 연구는 물론 환자 행태조사까지 실로 연구의 보고나 한 가지다. 한데 중요한 것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점이다.약사 사회의 가장 큰 단체인 대한약사회의 정책이 사실은 젊은 약사들의 실험과 같아야 한다. 한 때 인기를 끌었던 '길거리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돌발 사안을 잠재우려 이리저리 바삐 쫓아다니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사회가 급변하며 대처해야 할 현실과 사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증요법에 몰두하느라 직능의 미래 운명과 직결될 사안의 연구를 내일로 미루는 것은 결코 상책일 수 없다. 인공지능(AI)과 화상투약기, 원격의료, 드론은 가까운 장래에 팔을 뻗어 함께 어깨동무를 할 친구들이다. 필연 이들의 기술은 자고나면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를 수익모델 삼으려 욕심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들은 그들의 수익모델에 적합하게 다른 보건의료생태계를 조성하려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번 젊은 약사들의 실험은 폐의약품의 현실과 대처 방안을 넘어 약사 미래의 실존적 가치를 묻고 있다.2017-01-16 12:15:00조광연 -
[사설] 초고가약 유통과정 부작용들 살펴 봅시다최근 선보이는 신약들이 '고가화'되면서 예기치 못했던 문제들이 유통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은 대개 이 신약을 적시에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접근성을 떨어트리는 쪽으로 귀결될 것으로 우려된다. 냄비 안의 개구리가 수온 변화를 얼른 알아채지 못한 것처럼 '고가약 시대'도 그렇게 우리 곁으로 은근슬쩍 다가왔다. 그런데 이를 당연한 것으로 수용할 수 만은 없는 상황들이 감지되고 있어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필요하다. 데일리팜은 신년 기획으로 '고가의약품이 유통과정에서 유발시킨 문제점' 을 의제로 제시한 바 있다.실제 고가의약품을 말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의약품의 가격을 높다 혹은 낮다라고 말하려면 기존의 의약품은 물론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물품 가격과 견줘 볼 수 밖에 없는 상대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가격을 겪어보고 나서 '그렇게나 비싼가'라고 체감적으로 말 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의약품의 경제성 평가 영역으로 끌어들이면 이 또한 쉽게 말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신약의 삶의 질 개선효과라든지, 신약 투여의 결과가 입원비용을 낮춘다든지, 기존 치료에 비해 삶의 질은 높이면서도 사회적으로 감당할만한 가격 수준이라든지 '비용대비 효과'라는 경제성 잣대 탓이다.그렇다고 그냥 두자고만 할 수도 없다. 점차 신약들의 가격은 자연스레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투자대비 신약개발 효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제약회사들은 희귀의약품을 통로 삼아 이를 개발한 뒤 적응증을 넒혀가는 트랙을 밟고 있다. 소수 환자를 겨냥한 신약개발의 리스크가 높은 가격으로 보상되는 논리가 통용되는 탓이다. 이 뿐 아니라 면역 항암제 등 바이오의약품 역시 체감적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일부 분야 의약품의 가격이 높다고 하지만, 앞으로 신약의 가격은 높아지고 기존 의약품들은 퇴장방지의약품 목록에 넣어 보호해야 할지도 모르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건보재정과 고가약의 상관성이라든지, 경제수준에 합당한 사회적 수용가격 같은 거시적 논의가 필요하다.그러나 유통과정에 드리워진 고가약 시대의 그늘은 무엇보다 우선해 걷어내야 할 현실적 문제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드수수료일 것이다. 예를 들어 조제료가 1만5000원인데, 카드수수료가 4만원, 5만원인 사례가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이 모순은 약국이 아무런 이익을 취하지 않는 전문의약품의 환자 본인부담금이 총 거래액으로 잡히면서 카드수수료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약국은 심각한데 카드사는 웃는 이 불합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보니 약국들은 이들 의약품을 취급하지 않으려하고, 결과적으로 환자들이 불편을 겪게된다.의약품 유통 이해관계자들의 '고가약시대에 관한 이해'도 필요하다. 약국은 카드수수료로 인한 조제료 잠식을 원망하며, 원체 고가다보니 관리 과정서 훼손되거나 잃어버린 의약품을 제약사에게 보전해 달라며 갈등이 야기된다. 처방패턴과 다른 고가의약품의 용량은 또 어떤까. 피같은 약을 버리는 것을 그저 방치해야만 할까? 외래처방한다고 해 고가의 생물학제제를 들여 놓았던 약국이 처방은 나오지 않고, 반품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결손 보완을 하겠다며 제약회사 출고전 품질 검사용 제품을 달라는 요양기관의 요구는 합당한가. 고가약을 출발점으로 일어나는 문제들은 결코 하찮은 것들이 아니다.2017-01-11 12: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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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등잔 밑 숙제를 미루고 미래를 말하지 말자다시 새해 아침을 맞았다. 오늘 이 아침을 눈 앞에 두고 우리는, 모두 힘겨운 나날을 보낸 후 받은 선물로 여기고 싶어한다. 초를 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 아침이 비온 뒤 저 편 하늘에 근사하게 떠오르는 무지개는 아니며, 또다시 치열하게 살아내야 할 나날의 출발점이라는 점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정부든 먼 미래를 꿈꾸고 말하려면 당면한 숙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뛰어들어 직접 풀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윤곽만 보이는 숙제와, 우리들 곁에 다가와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는 숙제와, 한창 풀고 있는 중 느끼는 막막한 과제를 함께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새해 아침과 희망과 함께 숙제를 동시에 꺼내본다.작년 알파고와 프로 바둑기사간 세기의 대결은 4차 산업혁명의 진군을 뚜렷하게 알려주는 전주곡이었다. 이미 보건의약계도 4차 산업혁명의 첨병들이 펼치는 활약상들을 우리는 경험 중이다. 인공지능과 이를 탑재한 로봇들이 병원에서 당당히 한자리를 자리를 차지한 채 의사와 약사, 그리고 보건의료시스템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너희들은 우리를 어쩔건데?라고 말이다. 교과서를 통채로 외웠다는 왓슨은 환자의 조직검사, 혈액검사, 유전자검사 결과를 입력하자 8초 만에 의료진이 흡족해 하는 해답을 제시했다. 병원 약제부에 근무를 시작한 조제로봇들은 인간약사들이 안전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는 항암주사제 조제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 낼 환경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숙제다.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뛰어온 제약산업은 과제를 수행하며 중간중간 기특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지만, 진행될수록 불쑥불쑥 나타나는 장애물 때문에 막막함을 느끼며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2015년 한미약품의 몰아치기식 기술수출로 희망의 불씨를 품었던 제약바이오 산업계는 일부 수출계약의 중도 해지와 일부 기업들의 프로젝트 중단을 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가지 않은 길'로 들어섰던 기업들은 물론 관찰자들까지 시계제로 안갯속으로 들어서 행군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 이들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플레이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보내는 즉각적인 갈채와 비난과 야유다. 기업과 나라경제 환경을 볼 때 신약개발 외에 별다른 선택이 없다는 점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에게 맡겨진 숙제는 인내심으로 격려하며 기다리는 것 뿐이다.점차 첨예화되는 전문 직역간 갈등은 해묵은 과제인데, 더 큰 문제는 중압감에 짖눌려 누구도 관심있게 거들떠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양한 사안에서 맞부딪힐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의약사들은 성분명처방 앞에서 의도적으로 숨고르기를 한다. 갈등 조정자인 정부는 성분명처방 문제가 의약사들의 이해관계보다 앞서 시민들의 편의나 건강보험 재정적 측면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인데도 모른척하고 있다. 한의사와 약사간 갈등 과정에서 행해진 애매모호한 조정의 결과인 한약사의 미래를 진지하게 걱정하지 않고, 약사와 한약사간 갈등 역시 외면한다. 현대의료기 사용을 둘러싼 의사와 한의사간 갈등 양상은 건건이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며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직역 사이의 갈등은 해를 묵을수록 커져 미래 값비싼 대가를 기다리고 있다.우리 사회가 압축성장하는 과정에서 내재됐던 부작용들, 다시말해 시대적 상황적 숙제들을 그때그때 해내지 않고 방치한 '종합적인 결과'를 우리는 2016년 이 사회에서 또렷하게 지켜보았다. 새해 아침, 절망을 말하기 보다 희망을 먼저 말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편안하다. 그러나 엄중하게 놓여진 우리들의 과제를 떠올려보고 불확실성을 하나씩 제거하려는 노력은 우리 삶에 매우 직접적인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해 2%를 밑돌것이라는 전망과 미국 금리인상 등 우울한 경제환경 변화는 개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내일은 괜찮을 것이라는 희망을 노래하며 등잔 밑 숙제도 꼬박하는 수 밖에 없다.2017-01-01 06:14: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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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신약…두드려라, 열릴 것이다2016년 글로벌 신약개발을 향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암울했던 병신년 대한민국 사회에 오히려 '기쁜 일상사'를 만들어 냈다. 동아에스티는 28일 면역항암제 신약후보 물질을 글로벌 제약회사 애브비에게 계약금 483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기술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다소 흔들렸던 세밑 제약바이오 산업계 기업과 연구자들의 가슴에 불같은 도전정신을 다시한번 불러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었다.되돌아 보면, 올 한해는 제약바이오산업계에 시련과 연단(鍊鍛)의 시간이었다. 2015년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로 쇠잔해가는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연구개발(R&D)의 가치를 전도하며 무한 긍정과 희망을 심어줬다면, 올해는 그렇게 높아졌던 기대감들이 '오해와 이해부족'으로 다같이 실망했던 시기였다. 직접적 계기는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간 기술수출 계약 파기였다.글로벌에선 흔한 일이었으나, 신약개발 경험이 적은 국내에선 과도하게 한숨짓는 일이 되고 말았다. 실제 한미약품에겐 계약파기라는 악재도 있었지만, 대단한 호재도 있었다. 9월 얀센에게 계약금 878억원을 받는 큰 규모의 기술을 수출했다. 몇몇 굵직한 제약회사들은 심혈을 기울였던 신약 프로젝트를 포기하거나 일정을 변경하기도 했다. 신약개발은 원래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높은 분야다.그렇다고 한다면 우리사회는 계약금과 마일스톤이 포함된 총 계약규모만 보고 장미꽃을 샀다가 쓰레기 통에 버리는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지켜보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기업들이 증권시장만 바라보며, 이슈를 관리하는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된다. 그 보다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 삼아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R&D에 집중하는 기업들을 격려해야 한다. 우리 다같이 머지않아 글로벌의 문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으로 세밑 인사를 하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2016-12-29 06:14:55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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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쇼윈도마네킹 한미약품과 신약개발 테마주대표적 신약개발 테마주인 한미약품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쇼윈도의 으뜸 마네킹'이 됐다. 작년 8조원대 기술수출이 불러온 자연스러운 결과다. 모든 이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쇼윈도 마네킹의 운명'이란 연예·스포츠계 스타만큼이나 평탄할 수 없다. 늘 세세한 관찰의 대상이되는 탓이다. 박수와 갈채, 비판과 원망도 숙명처럼 예비되어 있다. 한미약품의 일거수일투족이 대규모 기술수출 이후 훨씬 무겁고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별탈없던 예전의 행위들도 이젠 큰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기술수출 릴레이가 박수를 유발시켰다면, 신약기술수출계약 파기 지연공시는 비판과 원망을 야기했다. 2015년 이후 한미를 바라보는 눈들은 셀 수 없이 많아졌다.검찰은 최근 '한미약품 신약 기술수출계약 파기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주식시장 개장 후 29분 지연공시에서 회사의 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한 줄기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서, 자율공시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무로부터 마냥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계약파기 정보를 유출해 특정투자자들만 이득을 보게하거나, 손해를 회피하도록 한 임직원 10여명이 기소되었기 때문이다. 계약파기 정보를 몰라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눈에 법인과 직원은 뚜렷하게 분리되지 않은 채 한몸으로 보일 따름이다. 검찰 발표 직후 회사는 "부끄럽다"고 사과했다.한미약품은 신약개발 테마주 가운데 대장주로 손 꼽히는 쇼윈도의 '으뜸 마네킹'이다. 해서 한미의 선전은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가에도 곧장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미의 호재나 악재는 모두 시장을 출렁이게 만든다. 이같은 점에 비춰 최근 얀센에 수출한 항암신약 기술 논란도 아쉬움을 남긴다. '임상중단 논란'이란 오해가 한창 증폭되고 나서야 '임상지연'이라는 해명을 내보냈다. 요즘 투자자들의 정보 취득 경로가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까지 촉수를 뻗치고 있는 이 현실마저 관리했어야 했다. 지나친가? 그런데 이게 현실이다.신약개발 투자는 로또가 아니다, 과학이다 대장주로서 한미는 '신약개발이나 투자는 로또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점을 꾸준히 설득해 나가야 한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투자자들에게 선제적으로 설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8조원대 기술 수출이 한껏 올려놓은 높은 기대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안마다 언제든 깊은 실망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함정은 '8조원'에 비롯됐는지 모른다. 투자자들이 듣는다면 실망할지 모르겠으나, 이 8조원은 육상종목으로 치자면 '110미터 허들 달리기'에서 모든 장애물을 무사히 넘어 피니시 라인을 지났을 때 실현 가능한 최대치다. 기술수출의 현재가치는 계약금 뿐이다.투자자들 역시 신약개발은 그 과정이 험난하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고부가가치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해서 신약개발 테마주는 미래가치를 볼 수 밖에 없다. 회사가 신약개발에 관한 신념은 뚜렷한지, 실제 최근 10년의 매출액 R&D비는 어땠는지 엄격하게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FDA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든지, 기술수출을 했다든지하는 것은 110미터 허들 경기에서 한 두개 허들을 넘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신약개발 분야에선 1+(-1)의 정답이 무엇이냐는 물음이 있다. 해답을 제로(0)로 보면 신약개발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삼는 영역, 바로 신약개발이다.신약개발은 하나하나 과정이 과학인지라 해답은 최소 '2이상'으로 보아야 추진력이 약화되지 않는다. 1을 성공으로, -1을 실패로 보는 것인데, 실패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오늘의 실패는 또다른 태양이 떠오르는 내일로 가는 지름길이다. 물론 이 길을 포기하지 않을 때야 -1은 가치가 있을 것이지만 말이다. 남극으로 가는 쇄빙선처럼 두터운 얼음을 깨고 대한민국 신약개발의 길을 개척해온 한미약품이라면, 그 도전정신 못지 않게 자본시장의 요구에 이젠 선제적으로, 적극적으로, 세련되게 호응해야 한다. 지연공시와 임직원 정보유출 사건은 경영진 가슴에 깊숙이 새겨 놓아야 할 교훈이다.2016-12-16 06:14:54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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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순실 갑질도 모자라 약국갑질까지 보태나사회적 지탄을 받는 갑질이 약업계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월 10억원 가량 의약품을 구입하는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의약품 공급업체를 겁박하며 갑질을 한 부부약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광주서부경찰서는 6일 공급업체에게 직원을 보내 약국 일을 도와주지 않으면 거래처를 바꾸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의무없는 일을 강요한 대형약국 부부약사를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갑질 행태는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다른 사건들과 한치도 다르지 않았고, 그 내용도 참으로 치사했다. 2009년 11월께부터 도매상 영업사원 2명을 출근시켜 약국문을 열고 닫게했는가하면 카페트 깔기, 화분진열, 차량주차, 개인적인 심부름, 약사 아들 통학 등 마치 개인비서나 집사처럼 부렸다. 약사 부부는 도매업체 스스로 도와준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그동안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시정기관의 불법 리베이트 조사 때마다 처방권을 손에 쥔 의사들과 의료기관의 갑질 사례가 공공연히 드러나기는 했지만 비교적 낮은 문턱이라는 약국마저 이지경인 줄은 몰랐다. 더 놀라운 장면은 유통가의 태연한 반응이다. 유통가는 "그 약국의 행태가 특히 심했을 뿐 약국과 병의원의 갑질은 일상적으로 발생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점이다. 갑질이 얼마나 일상적이었으면 이처럼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일까, 애잔하다. '최순실의 갑질'을 목도하며 참담함을 지울 수 없다.그 알량한 힘으로 서로를 윽박지르는 사회는 구성원들이 다같이 불행할 수 밖에 없다. 갑이 을을 겁박하고, 을은 병에게, 병은 정에게 화풀이하는 사회는 암담하다. 매일 생명의 소중함을 가장 가까이 지켜보는 지대에서 숨쉬는 병의원과 약국의 갑질은 그래서 더 악질이다. 대형약국이든, 대형병원이든 소위 '파견사원'이라고 불리는 의약품 등 공급업체 직원을 데려다 막부리고 있다면 지금 당장 돌려보내야 할 것이다. 타인에 대한 무도함이 통하는 사례에서 수치심 대신 자부심을 느낀다면 당신이야말로 갑질의 장본인이다.2016-12-07 12:1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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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CH 가입 효과는 기업의 피눈물로 완성된다불과 몇해 전만 해도 의약품 인허가 및 생산 관련 규제분야에서 세계 변방에 머물던 우리나라가 최근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에 가입을 계기로 새 지위를 갖게 됐다. 의약품 시장규모 세계 10위권에 자리하면서도 규제 추종국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당당히 규제 주도국 위상으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이는 글로벌 진출이 숙명인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국내 제약기업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제약협회가 수천만원의 광고비를 들여 일간신문에 'ICH 가입 환영 광고'를 발빠르게 내고, 아울러 식약처에 뜨겁게 감사를 표명한 것도 ICH 가입의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의약품에 관한 세계 규제 정책을 주도하는 ICH에는 미국, EU, 일본 등 제약선진국이 정회원 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해서 ICH 가입은 그들과 대등한 위치에 서게됐다는 단선적 평가를 넘어 '세계 의약품 정책의 공동 기획자가 됐다'는 묵직한 의미도 담고 있다.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공짜 점심은 없다. 2014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와 최근 ICH 가입으로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국제 신뢰와 지위가 높아져 나라마다 쳐 놓은 높은 장벽을 넘기가 다소 수월해질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을 현실로 만들려면 지위와 위상에 걸맞게 국내 규제를 끌어올려야 한다. 당연히 이를 따라가야만 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힘겨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람직한 이상이지만, 이를 현실화시키려면 기업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다.2016년 국내 의약품 규제 정책은 ICH가 요구하는 규제 정책에 완벽하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식약처와 제약산업계는 이 간극을 가급적 빠르고, 부드럽게 줄이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ICH 정회원국가로서 발언권도 생기고, 국제 무대에서 한국 의약품의 프리미엄도 붙게될 것이다. 따라서 식약처는 기업들이 ICH 규제를 잘 수용할 수 있도록 촘촘한 프로그램을 세워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동참을 이끌어 내도록 해야한다.2016-11-16 12:14: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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