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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혁신형기업 약가인하 제외에 대한 소고[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둘은 마치 '양날의 검'처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재정을 아낀다고 막무가내로 약값을 깎다가는 산업이 침체되고, 그렇다고 산업 육성 차원에서 치솟는 약값을 내버려 두면 건강보험 곳간은 금새 비워질 것이다. 그래서 정부의 제네릭 약가인하 추진은 건강보험 곳간이 비워가는 상황에서 꺼낸 카드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이제 이름값 좀 하려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등한시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산업 육성과 재정 건전성 사이 오랜 고민 끝에 나온 제도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도이다. 정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통해 소위 '신약 좀 만드는 제약사'를 걸러내 육성하고자 했다. 하지만 2011년 제도 신설 이후 15년이 지났지만, 원래 목적이던 기업 육성이 잘 됐냐 하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다.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이 49개사까지 늘어났지만, 해외에서도 비빌만한 약을 만든 회사는 거의 없다. 제약업계는 현행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될 기업을 밀어 줄 만큼 큰 혜택'은 아니라고 한다. 그보다는 '그룹에서 떨어지지 않게끔 도와주는 정도'라는 얘기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통해 제약기업이 얻을 수 있은 가장 큰 혜택이라고 느끼는 것은 약가 우대이다. 혁신형 제약기업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면 퍼스트제네릭이나 개량신약은 약가 산정 시 우대를 해준다. 가령 일반기업은 퍼스트제네릭 등재 시 최고가의 59.5%로 산정하지만, 혁신형 제약기업은 68%로 가격을 매긴다. 약가가 곧 판매수익과 직결된다고 보면 일반 기업보다 7.5% 더 버는 셈이다. 다만, 약가 우대는 한시적 혜택이다. 1년이 지나면 이런 가산법도 사라져 일반 제약기업이 혁신형제약기업이나 같은 약값이 된다. 그래도 같은 출발선상에서 약가가 조금이라도 더 높다는 건 이익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2년마다 있는 혁신형 제약기업 심사 결과에 울고 웃는 제약사들이 속출한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도가 '걸러내고 육성한다'는 취지를 더 살리려면 지금보다 심사는 더 강화하면서 혜택은 더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진짜 글로벌 신약을 만들 역량을 갖춘 회사를 선정하되, 신약을 만들기 전까지는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서 기등재 약가인하 대상에 혁신형 제약기업은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 제약기업 육성 차원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기등재 약가인하로 매출이 하락할 위기에 신약 R&D 비용에 수십, 수백억원을 쓰는 기업이 있겠는가? 고작 혁신형제약 기업 타이틀 때문에. 히지만 49개 혁신형 제약기업에만 이런 혜택을 부여한다면 비혁신형 기업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한다. 현장에서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에 대한 불신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원화된 약가인하 추진과 혁신형 제약기업 제도 개선 논의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업계가 극렬히 반대하는 제네릭 약가인하 논의를 졸속으로 추진하지 말고,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질적인 혁신형 제약기업 혜택 논의와 같이 논의하는 게 어떨까. 더불어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기준도 정말 R&D 하는 회사 중심으로 재정리를 했으면 좋겠다. 그것만이 산업 육성을 하면서도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는 방안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2026-03-09 06:15:41이탁순 기자 -
[데스크 시선] 실적은 웃는데 조직은 흔들린다[데일리팜=이석준 기자] A사는 업계의 부러움을 산다.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다. 올해도 신기록이 유력하다. 약가인하를 앞두고 보수적 가이던스를 제시한 제약사들과 대비된다. 겉으로 보면 흔들림 없는 질주다. 그러나 이 회사의 불안은 성장률이 아니다. 성장의 방식이다. 지난 몇 년간 이 회사는 경력직을 대거 영입했다. 당장 실적을 낼 수 있는 인력 위주였다. 전략은 명확했다. 시간보다 속도였다. 성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신제품은 안착했고 점유율은 확대됐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자본시장은 환호했다. 그러나 내부의 시간은 달랐다. 조직은 커졌지만 ‘우리 방식’은 형성되지 않았다. 보고 체계와 의사결정 구조는 엇갈렸고 성과 기준도 제각각이었다. 목표는 같았지만 과정은 충돌했다. 갈등은 쌓였다. 내부 민원과 책임 공방이 이어졌다. 회사는 기본 업무와 협업에 인센티브를 걸며 봉합에 나섰다. 단기 처방은 가능했다. 근본 해법은 아니었다. 숫자는 전략으로 만들 수 있다. 사람은 채용으로 채울 수 있다. 그러나 문화는 시간으로만 축적된다. 공유된 경험과 공통의 기준이 있어야 조직은 뿌리를 내린다. 이 회사는 신입 채용을 늘려 내부에서 기준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방향은 분명하다. 다만 단기 실적에는 부담이다. 신입은 시간이 필요하다. 시장은 분기 실적으로 반응한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숫자를 지킬 것인가, 조직을 지킬 것인가. 속도에 기댄 성장은 빠를 수 있다. 그러나 기반 없는 성장은 오래가지 못한다. 위기의 순간 회사를 지탱하는 것은 그래프가 아니라 사람과 문화다.2026-03-03 06:00:44이석준 기자 -
[데스크 시선] 정부, 약가개편 투명한 소통 필요하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보건복지부가 약가제도 개편 안건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상정을 유예했다고 한다.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건정심에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산정률을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내용이 담긴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보고하면서 올해 2월 건정심 의결, 7월 시행을 예고했다. 지난 20일 건정심 소위원회를 열어 약가제도 개편안을 최종 확정하고 제도 개편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소 한달은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복지부의 건정심 의결 유예 움직임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제약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제도 개편 강행에 부담을 가졌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약가제도 개편의 의결과 시행 유예를 촉구하는 촉구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대규모 약가 인하 방안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및 시행 유예 ▲약가인하가 초래할 국민건강과 고용 등 영향평가 실시 ▲시장연동형 실거래가 시행안 폐기 ▲중소 제약기업의 사업 구조 고도화 지원책 마련 ▲약가 정책과 산업 육성을 정례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정부–산업계 간 거버넌스 구축 등을 촉구했다. 노동단체들도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에 강하게 압박했다. 한국노총은 29일 정부 약가제도 개편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약가 제도 개편의 근거와 재정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사회적 논의 구조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라면서 “이번 정책을 빌미로 노동조건 후퇴와 고용 불안을 초래하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다국적제약사들의 노조가 주축으로 구성된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도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에서 피켓 시위를 열고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정부가 개편 약가제도를 발표한 이후 단 한번도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어 제약사들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제약업계의 약가제도 개편 시행 유예와 백지화 등의 요구에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복지부는 작년 11월 약가제도 개편을 보고한 이후 단 한번도 구체적인 제네릭 약가인하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제네릭 약가기준이 53.55%에서 45%로 설정되면 산술적으로 제네릭 최고가격이 16.0% 인하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개편 기준이 40%로 결정되면 53.55원이 40원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종전 보다 제네릭 최고가는 인하율은 25.3%로 커진다. 제네릭 1개 제품의 수익률이 20% 이상 내려간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이 체감하는 손실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구체적인 인하율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은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손실 시나리오를 추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등재 의약품의 약가인하 여부도 세부적인 로드맵이 공개된 적이 없다. 개편 약가제도를 기등재 의약품에 적용되면 제약사들의 손실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연 매출 100억원 규모의 제품이 53.55%의 약가가 40%로 내려가면 산술적으로 연간 25억원의 매출이 증발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복지부는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13년 이상 50% 이상 산정기준을 유지한 기등재 제네릭부터 순차적으로 개편 약가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3년에 걸쳐 약 3000개 품목을 조정하고 2027년 하반기부터는 45% 이상 유지된 1500개 품목을 순차적으로 인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동일 성분 제네릭 제품에서도 시장 진입 시기에 따라 약가 인하 대상이 엇갈리는 기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항혈전제 클로피도그렐 성분 단일제는 총 156개 품목이 허가됐는데 허가연도는 2005년부터 2021년부터 다양하게 분포됐다. 지난 2025년 19개 품목이 허가됐고 2006년 29개 품목이 허가받으면서 클로피도그렐 제네릭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지난 202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5~9개의 제네릭이 진입했고 2019년에는 신규 허가가 17개 품목으로 늘었다. 당시 정부가 계단형 약가제도와 기준요건 등을 포함한 약가제도 개편 움직임에 착수하자 신규 허가가 봇물을 이뤘다. 만약 정부가 2012년 이전에 등재된 제네릭의 약가인하를 추진한다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허가받은 64개 품목에 대해 약가인하가 추진되고 2012년부터 허가받은 92개 품목은 약가인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추산이 나온다. 이 경우 동일 제품인데도 서로 다른 약가제도가 적용되는 매우 이상한 현상이 연출된다. 특정 제품과 기업에만 불리한 제도를 적용한다는 형평성 문제도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제네릭 시장이 열린 시기별로 성분별로 약가인하 대상을 분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한다. 2012년 이전에 제네릭이 1개라도 등재됐다면 해당 성분 의약품 전체가 약가인하 대상으로 분류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에는 제약사들의 약가인하로 감수하는 손실은 더욱 커진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 등 기준요건도 적용하면 손실 규모는 기하급수로 확대될 수 있다. 복지부는 약가제도 개편을 발표하는 보도자료에서 ‘제네릭 중심 산업 생태계’를 문제삼았다. R&D 활성화를 통한 선순환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가치에 대한 적정 보상이 균형을 이루는 약가제도로 개편이 시급하다는 명분이다. 제약사들이 제네릭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에 집중해야 우리나라도 제약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견해다. 하지만 제약사들의 생존 위협 불안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책을 제시한 적이 없다. 소통이 필요하다. 업계의 분위기를 살피려고 한 두달 약가제도 개편 의결 절차를 미룬다고 소통 노력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정책 목표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업계와의 실질적인 소통을 해야한다. 정부 정책의 명분과 정당성이 있다면 이해 당사자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소통의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국무회의와 업무보고를 중계하는 현 정부에서 투명한 정책 결정의 중요성을 복지부가 외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2026-02-23 06:00:38천승현 기자 -
[데스크 시선] 대체조제 활성화 키는 약사들이 쥐고 있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대체조제 활성화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전산 사후통보가 이달부터 시행됐다. 기존 전화나 팩스로 해오던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심사평가원 대체조제 정보시스템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최근 몇 년간 약국가는 고질적인 ‘의약품 품절 사태’로 몸살을 앓아왔다. 수급 불균형이 일상이 된 시대에 특정 제약사의 상품명만을 고집하는 처방 관행은 환자의 약물 복용권을 심각하게 위협해 왔다. 품절이라는 아우성에도 의료기관의 처방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이러니 품절약에 대해 급여중지라도 해달라는 민원도 다반사였다. 이제 대체약제가 있다면 품절약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단골환자의 원거리 의료기관 처방전도 대체조제 유력 후보군이다. 단골환자가 가져온 처방약이 약국에 없을 가능성은 꽤 높다. 사후통보 부담이 일정 부분 해소된 만큼 약사들도 쉽게 대체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는 장기적으로 처방 분산과 동네약국 활성화는 물론 주치약사 제도화의 기틀이 될 수 있다. 대체조제는 단순히 약을 바꾸는 행위가 아니다. 동일 성분·동일 함량·동일 효능이 입증된 의약품을 약사의 전문적 판단하에 대체하는 것이다. 정부도 의사 사전동의가 아닌 사후통보만으로 대체조제가 가능하도록 해놓은 이유다. 이제 약사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 단순히 처방전대로 약을 조제하는 게 아닌 환자에게 대체조제의 안전성과 경제적 이점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 정부가 입증한 약효 동등성이 확보된 품목으로 조제를 한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또한 의료기관에도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대체조제는 법에서 허용한 약사들의 역할이자, 권한이기 때문이다. 최근 창고형 약국의 부실 복약지도 논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격 경쟁력과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약국의 본질은 결국 ‘신뢰’에 기반한 전문 상담에 있다. 대체조제 과정에서 환자에게 '이 약은 처방된 약과 성분이 완전히 동일하며, 생동성 시험을 통과한 안전한 약'이라는 한 마디는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함과 동시에 약사에 대한 신뢰를 한 층 높이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신뢰가 쌓일 때, 비로소 약사는 처방전에 종속된 존재가 아닌, 환자의 평생 건강을 가이드하는 ‘지역 건강 파수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2026-02-09 06:00:40강신국 기자 -
[데스크 시선] 패전보가 국룰? 항암 보조요법 수난시대[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보조요법 보험급여를 노리는 항암제들의 패전보가 즐비하다. 분명 필요해 보이는데,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정확히 일치하는 개념은 아니지만 일종의 '예방'을 위한 지속적 약물의 투여, 원래 없었던 개념은 아니다. 만성질환에서는 이미 치료가 아닌 '관리' 개념으로 약을 복용해 왔으며, 항응고제처럼 존재 이유가 예방인 약물도 있다. 문제는 그 영역이 고가의 첨단 항암제로 확대되면서 발생했다. 다양한 항암 신약들은 이제 조기 단계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 적응증을 확보하고 추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 등 수많은 첨단 신약들은 다수 적응증 확대 속에 보조요법을 포함시키고 있다. 그야말로 적응증의 홍수다. 보조요법의 대두는 우려가 동반된다. 버거운 이유는 단연 가격이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암은 완치됐다 하더라도 재발이 무섭다. 암종에 따라 다르지만 재발률이 80%에 육박하는 질환도 있다. 그러나 항암제를 보조요법으로 처방하고 여기에 보험급여를 적용하는 것이 보건당국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 보조요법의 급여 확대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상황이다. CDK4/6억제제의 예를 들어 보자. 릴리의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와 노바티스의 '키스칼리(리보시클립)'는 모두 우리나라에서 조기 유방암 보조요법 적응증을 획득했다. 급여 도전 선봉장은 버제니오, 결과는 세번의 암질환심의위원회 탈락이다. 버제니오는 첫번째 도전부터 암질심 상정에 애를 먹었다. 급여 신청 제출 후 6개월의 긴 기다림 끝에 2023년 5월 상정됐지만 결과는 '급여기준 미설정'이었다. 이후 5개월 뒤 릴리는 10월 심평원에 급여 신청을 다시 제출했고, 지난해 3월과 7월 암질심에 상정됐지만 결과는 같았다. 그리고, 최근 키스칼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암질심 상정을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분명한 사실은 보종요법의 혜택 역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세계 유수 학회의 가이드라인에는 보조요법이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으며 높은 권고 등급을 차지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생각해 볼 때가 됐다. 항암제 보조요법의 필요성을 약제마다 꼼꼼히 따져보고, 막연한 '부담' 보다는 실리를 따져볼 시간이다. 재발 환자에 대한 투약이 더 비용효과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재발과 전이는 암의 사망률을 높이는 치명적인 요소다. 정답이 없기에 장단의 무게를 재야 한다. 쌓여가는 보조요법 약물들을 마냥 방치할 순 없는 노릇이다.2026-02-02 06:00:41어윤호 기자 -
[데스크 시선] '제약사 체질개선' 명분이 위험한 이유[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업계가 연일 약가제도 개편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지만 정부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 눈치다. 제네릭 약가가 내려가면 제약사들이 수익 악화로 고용 축소와 투자 위축이 우려된다는 아우성을 내놓지만 정부는 줄곧 체질개선만을 내세우는 모습이다. 국내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정책은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부터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산정률을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내용이 담긴 약가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산술적으로 제네릭 최고가가 특허만료 전 신약의 53.55%에서 40%로 낮아지면 수익성이 25% 악화한다는 의미다. 복지부는 약가제도 개편을 발표하는 보도자료에서 ‘제네릭 중심 산업 생태계’를 문제삼았다. R&D 활성화를 통한 선순환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가치에 대한 적정 보상이 균형을 이루는 약가제도로 개편이 시급하다는 명분이다. 제약사들이 제네릭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에 집중해야 우리나라도 제약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견해다. 복지부는 체질 개선이라는 명분을 반복적으로 제시한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실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약가제도 개편안 취지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고평가 된 제네릭 약가를 손질해 국내 제약산업 체질을 신약 중심으로 개선하는 게 행정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김연숙 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한 토론회에서 “이번 개편안을 계기로 혁신형 제약사를 축으로 체질개선과 산업 도약 골든타임으로 생각하고 기회의 창이 열렸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말 그대로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이라는 나쁜 체질을 갖고 있어 신약이라는 좋은 체질로 바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겠다는 인식이다. 높은 제네릭 약가로 인해 국내 제약산업계가 신약개발보다 제네릭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견해다. 정부의 이러한 인식은 제약산업 종사자들의 견해와 괴리가 크다. 제네릭 의약품도 정부의 정식 허가를 받고 건강보험 등재 절차를 거쳐야 판매되는 정부 공인 의약품인데도 정부는 제네릭은 나쁜 약, 신약은 좋은 약이라는 편견이 깊숙이 작동하는 모습이다. 제약산업 현장에서는 분통의 목소리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제네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고 제네릭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제네릭을 너무 폄하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도 “제네릭은 분명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사들이 정부가 정한 틀 안에서 제네릭을 만들어 낸 수익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신약 개발 재원으로 활용하는데 제네릭이 비싸다는 인식만으로 가격을 후려치면 산업의 기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윤재춘 대웅제약 부회장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약가를 53%대에서 40%대로 낮추는 것은 체감상 20% 안팎의 가격 인하"라며 "어느 산업도 이런 충격을 한 번에 견딜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환율 상승, 원료의약품 가격 인상, 인건비·에너지 비용 증가, GMP·규제 강화 등으로 제조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의약품 가격은 정부 주도의 반복적 약가 인하로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라면서 정부가 외면하는 산업 현실을 지적했다. 기업의 대표들이 정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흔치 않은 풍경이다. 그만큼 제약사들이 절박한 위기감을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2일 경기 화성시 향남제약공단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이 더욱 극명하게 표출됐다. 오상준 화학본부 경기남부 의장은 “정부 약가인하로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에 떨 수 있다. 고용이 불안하면 좋은 약을 생산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이덕희 일동제약 노조위원장의 하소연은 많은 것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과거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매출의 20%에 달하는 과감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하면서 유동성 한계로 구조조정을 실시한 안타까운 경험이 있다“라면서 ”약가인하로 결국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간접고용은 해고로 이어지면서 제약산업 전체 고용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고 산업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동제약그룹은 지난 2023년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과감한 연구비 투자로 적자가 지속되자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의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고, 남은 임원들은 급여 20%를 반납했다. 당시 일동제약은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ERP)을 실시했고 수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제약사는 신약개발 체질개선을 위해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결실을 맺기도 전에 회사는 어려워졌고 결국 수많은 동료들이 떠났고 그들의 가족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정부가 외치는 신약개발 제약사로의 체질개선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대목이다. 한 명의 고용이 줄어들면 그 가족들의 삶도 위협을 받을 수 있는데 단지 체질개선이라는 이유만으로 제네릭 가격을 깎고 신약개발에 몰두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지적이다. 이 위원장은 ”산업 현장 노동자 입장에선 각자 한 사람의 노동자의 감원은 살인과도 같다. 고용의 절실함, 삶의 절실함 때문에 얘기하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서는 먹고 사는 문제의 얘기를 단순히 체질개선이라는 그럴 듯한 명분으로 쉽게 판단하고 정책을 펼치면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공무원의 임금이 높다고 체질개선을 위해 임금 20%를 깎겠다고 하면 누가 가만 있겠는가. 급기야 제약업계 노동자들은 정부 상대로 투쟁을 펼칠 태세다. 이동인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의약품·화장품 분과 사무국장은 “약가제도 개편으로 인한 고용불안과 구조조정에 맞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라고 경고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듣고 산업을 이해하는 행정이 필요한 때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마치 계몽의 대상으로 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 방식이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들이라면 더욱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2026-01-28 06:00:40천승현 기자 -
[데스크 시선] 알부민 성분 식품, 이대로 놔둘 것인가[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알부민 영양제가 갈수록 판을 치고 있다. 알부민 영양제는 달걀이나 우유에서 나온 알부민 성분의 식품으로, 마치 혈장 알부민과 같은 양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알부민 영장제를 섭취하면 위장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혈장 알부민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전한다. 그럼에도 알부민 영양제들은 혈장 알부민 보충 용도인양 피로 회복, 체력 증진 효과를 거짓 광고하면서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최근 홈쇼핑에서는 전문 의료인을 내세운 알부민 브랜드를 매일 송출하다 시피 하고 있다. 그럴수록 가짜 상술에 속아 고가의 제품을 산 소비자 피해만 가중되고 있다. 데일리팜은 더 이상의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알부민 영양제의 실체를 알려주는 특집기획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과대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알부민 영양제 판매는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듯이 판매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식약처와 공정위 등 관계 당국의 빠른 대처가 보이지 않는다. 식약처는 작년 인터넷 점검을 통해 일부 알부민 영양제 제품의 과대광고 실태를 파악했으면서도 시장 수요가 높아진 지금 오히려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다. 소비자 권익을 위해 존재하는 한국소비자원도 문제점을 인지하고서도 빠른 실태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표방한 식품 구매에 주의하도록 식약처가 설 명절 전에 '소비자 주의보'를 내려야 한다고 긴급 경고하고 있다. 설 명절까지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정부는 사기가 다 끝날 때 까지 가만히 있을 셈인가. 조사하는 시늉이라도 보여야 불법이 멈출 텐데, 단속이 미흡하니 과대광고는 더 대범해 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식약처는 알부민 영양제의 실체를 알리고, 과대광고에 속지 않도록 당장 소비자 주의보를 내려야 한다. 보도자료 한 장 배포하는 게 그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제도개선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 의약품·건강기능식품 표방 일반 식품에 소비자가 혼동되지 않도록 표시·광고 제도개선은 물론 생산 제한까지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2026-01-26 06:00:40이탁순 기자 -
[데스크 시선] 약업계 행사서 드러난 오너 2~3세의 위계[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올초 약계 신년교례회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준 것은 발언대가 아니었다. 누가 어떤 메시지를 냈는지보다, 누가 어디에 서 있었는지, 누구와 어떤 동선으로 움직였는지가 더 많은 신호를 남겼다. 이번 행사에는 다수의 제약사 회장과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뒤섞인 자리였지만 보이지 않는 기준선은 분명했다. 각 기업 내부에서 이미 정리된 질서가 외부 행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눈에 띈 변화는 오너 2~3세의 등장 방식이었다. 과거처럼 단순 배석이나 동반 참석에 머무르기보다는 일정한 역할과 위치를 가진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특정 기업에 국한된 장면이라기보다 복수의 제약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흐름에 가까웠다. 대원제약은 사촌 경영을 펼치고 있는 3세 백인환 대표이사와 백인영 상무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행사 전반의 동선과 응대는 백인환 대표 중심으로 이뤄졌다. 사촌 경영이 병렬적으로 보이기보다는 위계가 분명한 구조 속에서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경영 전면에 서 있는 오너들의 위치도 이번 행사에서 또렷하게 확인됐다. 예컨대 보령의 김정균 대표이사는 행사 시작 전부터 일찍 자리를 잡고 전반적으로 중심부 동선을 유지했다. 이는 오너 2~3세의 기업 내 위치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가늠하는 비교 기준으로 읽혔다. 조용한 동선을 유지해온 오너 경영진의 모습도 이번 행사에서 확인됐다. 말수를 아끼고 눈에 띄지 않는 이동을 택해온 인물들이다. 다만 과거와 달리 이번 행사에서는 공식적인 자리 밖으로 한 걸음 더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면에 서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뒤에 머물러 있지도 않았다. 같은 오너 2~3세 범주 안에서도 연령과 경영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위계의 층이 형성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회장과 조용준 동구바이오 회장은 2~3세 가운데서도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경영 전면에 서 온 인물들이다. 축적된 시간과 역할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 윤석근 일성아이에스 회장 등 원로 경영진도 자리를 지켰다. 오랜 기간 업계를 이끌어온 인물들의 존재는 세대가 바뀌어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질서의 기준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했다. 전문경영인의 위치 역시 이번 행사에서 확인됐다. 이제영 부광약품 사장은 행사 내내 업계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며 중심부에 머물렀다. 비상장 제약사 경영진 사이에서는 규모와 사업 단계가 유사한 인사들 간의 교류가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세대 교체를 선언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대신 각 인물이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 자리였다. 세대는 섞였지만 위계는 분명히 드러났다.2026-01-19 06:00:45이석준 기자 -
[데스크 시선] 혁신 뒤에 숨은 이상한 약가정책[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움직임을 두고 제약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제네릭 약가 기준을 떨어지면 국내제약사의 수익성 악화로 연구개발 축소와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원성이 커지는데도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부터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산정률을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내용이 담긴 약가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산술적으로 제네릭 최고가가 특허만료 전 신약의 53.55%에서 40%로 낮아지면 수익성이 25% 악화한다는 의미다. 약가제도 개편에 대한 우려는 제약사들의 새해 경영 전략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데일리팜의 신년 CEO 설문조사 결과 국내제약사 CEO 34명 중 68%에 달하는 23명이 올해 제약바이오산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올해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보다 확대하겠다는 답변은 31%에 불과했다. 제약사 CEO들이 투자 확대를 주저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이 가장 큰 걸림돌로 인식됐다. 올해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CEO 중 49%는 약가제도 개편 등 규제 강화를 지목했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 투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고심이 드러났다. 정부는 약가제도 개편 명분을 ‘제약산업 혁신 촉진’으로 내세운다. 제약사들이 제네릭 일변도의 경영을 버리고 신약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 글로벌 제약강국의 초석이 될 것이란 근사한 기대감이다. 하지만 제약사들은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렸다는 이유로 결사 반대를 외치는 형국이다.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제약사는 더욱 절박한 심정이다. 설문조사에서 매출 3000억원 이상 대형제약사 CEO 21명 중 올해 투자를 축소한다는 응답은 없었지만 매출 3000억원 미만 중소·중견제약사 CEO 13명 중 5명(38%)은 올해 투자를 ‘작년보다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제약사들은 단순이 제네릭 약가 산정기준 인하에 따른 손실만을 우려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약가 구조 특성상 곳곳에 추가 약가인하 기전이 숨어있다. 정부가 개편 약가제도에서 2020년부터 적용한 최고가 충족 요건을 유지하면서 미충족 요건에 따른 인하율이 더욱 확대된다고 공표했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개편 약가제도에 따라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를 받을 수 있다. 한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2개 요건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27.75% 인하되는 구조다. 15% 인하율을 적용하면 제네릭 최고가 산정 기준 53.55%가 1개 요건 미충족시 45.52%, 2개 요건 미충족시 38.69%로 내려가는 구조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 요건 미충족시 적용되는 인하율은 15%에서 20%로 확대될 전망이다. 제네릭 산정 기준이 40%로 설정되면 기준요건 미충족 1개 제네릭은 32.0%, 2개 모두 미충족한 제네릭은 25.9%로 산정기준이 더욱 내려간다. 이때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는 현행보다 20.9% 인하되고 2개 미충족의 인하율은 25.6%다. 개편 제네릭 산정 기준이 40%로 설정됐을 때 생동성시험을 수행하지 않고 다른 업체에 위탁 제조를 맡긴 제네릭은 산정 기준이 특허 만료 전 신약의 32.0%를 넘을 수 있다. 현행 54.52%와 비교하면 29.7% 내려가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때 지난 2020년 최고가 요건 도입 이전과 비교하면 제네릭 약가는 40% 이상(53.55%→32.00%) 깎이는 셈이 된다. 제네릭 허가를 위한 생동성시험이 약가제도 요건에 개입됐는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욱 깊숙이 약가 요건에 남겨두면서 제도만 더욱 복잡해졌다. 계단형 약가제도가 더욱 강력해진다는 점도 제약업계의 큰 한숨을 불러오는 요인이다. 현행 제도에서 기등재 동일제품이 20개가 넘을 경우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제네릭은 약가가 15%씩 낮아진다. 복지부는 개편 약가제도에서 동일 제제 11번째 품목 등재시부터 퍼스트 제네릭이 산정된 약가에서 5%포인트(p)씩 감액한 약가를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제네릭 약가 산정기준이 40%로 설정된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가 40원일 때 11번째와 12번째 제네릭은 계단형 약가감액 기준 5%포인트씩 낮아진 35원과 30원으로 내려간다. 시장 진입이 더 늦어지면 초유의 마이너스(-) 약가도 부여될 수 있는 매우 이상한 약가제도가 더 복잡해진다. 사실상 후발 주자들의 제네릭 시장 침투를 봉쇄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설문조사에서 CEO들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서 3.94점에 그쳤다. 사실상 낙제점을 부여했다. 이중 제네릭 약가 산정률 조정에 대한 만족도가 평균 3.24점으로 가장 낮았다. 단순히 기업들의 손실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제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아닌데 정부는 아직도 업계 목소리를 외면하는 듯 하다. 이형훈 복지부 차관은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신년 교례회에서 “혁신의 가치는 충분히 보상하고 필수의약품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약가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제약바이오 산업이 보다 혁신 지향적인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새해 상견례 자리에서 노연홍 제약협회장이 “약가제도 개편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존립을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는데도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정부 약가제도는 번번이 많은 빈틈을 노출했다. 예를 들어 정부의 원료의약품 약가우대 정책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국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 대상으로 약가 우대를 기등재 품목까지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국가 필수 의약품의 약가를 특허 만료 전 신약의 68%까지 우대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국산 원료의약품의 약가우대 정책이 시행됐지만 단 한 건의 우대 사례가 등장하지 않았다. 약가 우대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와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제약사들은 전체 의약품에서 필수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할 뿐더러 약가가 높아지더라도 국내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하기에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하소연을 내놓는다.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 중 상당수도 출발 물질을 중국이나 인도에서 들여와 재가공을 거쳐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판매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제품을 약가우대를 기대하면서 무리하게 개발·생산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수입 원료의약품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근사한 명분만을 내세운 탁상행정이 현장에서 외면받는 것은 이유가 있다. 정부는 개편 약가제도에서 혁신형 제약기업의 제네릭 약가우대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한다. 신약개발을 열심히 하는 기업에 제네릭 사업 고수익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매우 모순적인 정책이다. 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꿔서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정책이 산업이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지 못하면서 혁신만 외치는 것은 정부의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2026-01-12 06:00:42천승현 기자 -
[데스크 시선] 비대면 진료와 사후통보 간소화[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오는 2월 2일부터 대체조제 후 사후통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더 생긴다. 기존 이메일, 전화, 팩스 외에 심평원 시스템을 통한 방법이 그 것이다. 약국에서 대체조제 사실을 심평원 시스템에 올려 놓으면 해당 의료기관이 확인하는 방식이다. 약국 입장에서는 대체조제 사후통보가 한결 수월해진 셈이다. 2000년 의약분업 도입과 함께 시행된 대체조제 관련 제도는 26년만에 변경되는 것인데, 정부가 왜 대체조제 사후통보 제도 변경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작된 의약품 장기 품절과 비대면 진료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서 봐야할게 비대면 진료다. 현형 비대면 진료는 원거리 진료와 근거리 조제를 기본으로 한다. 약 배송에 제한이 있기 때문인데, 비대면 진료에 참여하는 환자, 의료기관, 약국 모두 대체조제가 필수였다. 직능갈등을 이유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늘 한 발 빼던 정부가 대체조제 사후통보 개선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정부는 원활한 비대면 진료를 위해 대체조제 활성화가 꼭 필요했고, 여기에 저가약 대체조제가 늘어나면 건보재정 절감의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 촉매제를 하나 얻었고, 약사들은 의료기관에 직접해야 했던 사후통보의 부담감을 일정 부분 해소했다. 의약분업 이후 병의원과 약국의 공생은 암암리에 계속됐다. 약국도 같은 건물 의원의 약을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경우 대체조제하기란 쉽지 않았다. 의원들도 1층 약국에 몇 달 후 약이 교체될 예정이라며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경우도 나타났다. 이같은 관행이 2025년 6월 기준 대체조제율 1.33%의 비밀이다. 대체조제 활성화가 늘 구호처럼 약사사회를 휘감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사문화된 제도가 마찬가지였다. 이제 키는 약사들이 쥐게 됐다. 정부가 비대면 진료와 품절약 해소를 위해 제도를 변경을 했다고 해도, 이제 약국들이 대체조제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제도 변경에 대한 정부의 정책 홍보도 중요하다. 환자들에게 대체조제에 대한 안내와 하께 정부가 효과가 동일하다고 인증한 품목 내에서 조제가 이뤄진다는 측면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2026-01-05 06:00:35강신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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