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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2 키트루다' 찾기 위한 빅파마의 여정[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블록버스터 의약품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MSD가 자체 발견한 신약 물질이 아니었다. 키트루다는 2003년 네덜란드 제약사 액조노벨의 산부인과 사업부인 오가논에서 탄생했다. 2007년 쉐링프라우가 오가논 사업부를 인수하고, 이어 2년 뒤 쉐링프라우를 MSD가 인수하면서 키트루다로 탄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개발권자가 바뀌면서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결국 MSD의 효자 품목으로 등극했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144억 달러(약 16조5672억원) 매출을 안겨다줬다.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보다 21% 증가한 80억7500만 달러(약 9조3024억원)를 벌어들였다. 블록버스터 의약품 2위인 키트루다는 내년에는 휴미라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위가 될 전망이다.피인수 회사의 파이프라인이 인수자인 글로벌 빅파마의 대표 제품으로 떠오르는 건 키트루다뿐만이 아니다. 전세계 매출 1위 '휴미라'도 애브비의 모기업 애보트가 독일 바스프의 제약사업부 크놀을 인수하며 확보한 물질이다. BMS의 대표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항응고제 '엘리퀴스', 화이자의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 등도 마찬가지다. 유망 신약 물질과 기술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확보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키우는 전략은 빅파마들의 성공 법칙으로 통한다.올해는 비교적 초기 단계의 바이오텍들 인수가 더 눈에 띈다. 신약 개발이 아닌 위탁생산 기업을 인수한 다나허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이뤄진 M&A는 모두 10조원 이하다. 호라이즌과 재즈가 이수한 비엘라, GW를 제외하면 시판 중인 약물을 보유한 기업도 없다.빅파마들은 차세대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퍼스트-인-클래스인 표적 항체 혹은 이중항체를 이용한 항암제에 관심을 보였다. 암젠은 최초의 FGFR2b 타깃 항체 신약 '베마리투주맙'을 개발 중인 파이브프라임과 이중항체 전문 기업 테네오바이오를 품에 안았다. 다케다 역시 CD3 이중항체를 개발하는 매버릭을 사들였다. 3상에 진입한 파이브프라임 외 테네오바이오와 매버릭은 모두 초기 1상 단계다.당뇨약 강자 일라이 릴리는 차세대 인슐린 보유 회사 프로토머를 인수했다. 혈액 내 당 수치를 감지해 자동으로 활성화하는 당 반응성 인슐린이어서 차세대로 꼽힌다.강력한 면역작용을 유도 인자인 IL-2의 관심도 여전하다. 부작용이 높아 실패 확률도 크지만, 효과도 강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MSD는 조절 T세포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자가면역질환을 타깃하는 IL-2 뮤테인 개발사 판디온을 인수했다.모더나·화이자로 큰 주목을 받은 mRNA 기전 의약품 관심사다. 사노피는 mRNA 백신 개발 기업 트랜스레이트와 공동개발을 하다 아예 기업을 인수했다. 헬스케어 기업인 다나허는 신약 개발 대신 수요가 높아지는 mRNA 위탁생산 기업 알데브론을 인수키로 했다.글로벌 빅파마들의 M&A는 초기 바이오텍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하기도 한다. 빅파마들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퍼스트-인-클래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차세대 기술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항체약물접합체 ADC에 이어 올해 이중항체 기술 등이 그렇다. 기술력이 있다면 초기 임상이어도 수조원의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2021-08-11 06:27:43정새임 -
[기자의 눈] 탈법 일반약 배송, 가랑 비에 옷 젖는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서울 서초, 강남, 사당 지역만을 대상으로 하던 일반약 배송이 서울 전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됐다.지난 달 초 '처방약은 물론 일반약, 의약외품까지 모든 약국 물품을 배송해 준다'는 업체를 인지하고 설마설마 하는 마음에 약 배송을 시켜봤다. 놀랍게도 25분만에 약이 배송됐고 소비자에게 약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본인 확인이나 구체적인 복약안내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약사회가 직접 나서 해당 업체와 약을 배송한 약국을 고발하자 업체는 약을 배송한 약국을 알 수 없게 가명의 이름을 사용했고 주소와 전화번호 등도 모두 없앴다. 추가적인 고발이나 방해 등이 불가능하도록 원천차단해 버린 것이다.소비자는 약이 온 약국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어 복용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도 연락할 수 없게 됐으며, 가령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책임을 다퉈야 하는 문제가 생겨도 스스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이 과정에서 한 약사는 데일리팜을 통해 '우리 약국인 ○○약국은 전국에 딱 하나 뿐'이라며 '○○약국은 일반약 퀵 배송에 가담한 적도, 한약사 개설 약국도 아니다'라며 문제제기를 해왔다.대한약사회는 해당 업체와 약을 배송해 준 한약사 개설 약국을 각각 경찰과 보건소에 고발했고, 보건소는 해당 약국에서 약사로부터 혐의를 입증 받아 처벌을 앞둔 상황이다. 복지부도 유권해석을 내렸다.'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방안 안내' 복지부 공고에 따른 방식이 아닌, 약국 개설자가 퀵서비스 등을 통해 일반약을 판매하는 것은 약사법 제50조 제1항에 따라 약국 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 따른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의 판매 행위로 볼 수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이었다.법망을 위반한 행위라는 게 너무나 자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는 오히려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배송비 할인 이벤트까지 진행하고 있다.퀵서비스의 경우 거리에 따라 1~2만원의 배송료가 붙고, 여기서 3500원이 할인된다.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약국 접근성이 높은 수도권 지역에서 일반약을 퀵서비스로 받아서 복용할 이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하지만 제주와 도서산간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500원의 택배비만 부담하면 일반약, 각종 비타민과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동물약까지 갯수 제한 없이 받아볼 수 있다. 판매량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에페드린·슈도에페드린제제까지도 별다른 제제 없이 구입이 가능해 어떤 위험 천만한 일이 발생할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가명 뒤에 숨은 약국 역시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결국에 이같은 행위는 약사법 제50조 제1항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일반약 배송 문제는 닥터나우와는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처방약도 배달되는데 일반약은 왜 안되느냐'는 논란은 시간 문제다. 가랑비에 옷이 젖을 수 있다. 복지부도 '위법'이라고 분명히 밝힌 일반약 배송 문제에 대한 관계당국의 조사와 조치가 시급한 시점이다.2021-08-09 11:50:38강혜경 -
[기자의 눈] '고수익 보장' 단톡방 바이오 투자 주의보[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올해 들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이른바 '주식리딩 단톡방'으로의 초대가 부쩍 늘었다.언제 어떻게 내 개인정보가 팔려갔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지만, 하루 대여섯 건씩 문자메시지와 모바일 단체대화방을 통해 내 의사와 무관하게 '정보'가 쏟아진다. 이따금 주식 투자를 상담해주겠다는 전화도 걸려온다.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내일의 상한가를 미리 알려드린다'든지, '고수익 종목을 몰래 알려주겠다'는 식이다. '카톡 공해'라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대박 종목'이라며 추천하는 종목 중 상당수가 제약바이오주라는 것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7월 30일 종가기준 4338.60이다. 작년 말(5517.31) 대비 21.4% 하락한 수준이다. 각 산업군을 대표하는 종목으로 구성된 KRX 업종 지수 중 작년 말과 비교해 지수가 하락한 업종은 헬스케어가 유일하다. 제약바이오주 전반이 올해 들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어떤 식으로 투자를 유도하는지 궁금했다. 그 중에 한 단톡방에 '상담을 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두어 시간이 지난 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두 개의 종목을 추천해줬다. 마침 하나가 제약바이오주였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 mRNA 관련주로 기사가 오르내리는 중이다.어째서 이 회사 주가의 상승을 예상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국내 제약사들이 델타변이용 백신 개발에 나섰고, 이와 관련해 이 업체가 보유한 mRNA 생산 기술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다만 어째서 당장 내일 이 종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자체 수집한 고급 정보'가 근거라고 했다.그러면서 한 달 25만원의 회비를 내면 매일 이런 식의 고급정보를 제공하고, 매도·매수 타이밍까지 알려주는 VIP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물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VIP가 되고 싶진 않았다. 추천 종목에 대한 투자도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회사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기존에 보도된 기사들과 큰 차이가 없는 정도의 정보였다. 진짜인지 가까인지 모르는 고급정보 정도만 더해진 수준이었다. 이튿날 이 회사의 주가는 4% 내외로 상승했다. '대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애매한 정도였다.지난해 제약바이오주의 랠리로 많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급등했다. 체감적으로 '임상 성공'이랄지, '품목허가 신청'이랄지 하는 단어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알게 됐다.자칭 투자자문업자들도 이런 점을 노린 듯하다. 다만 올해 제약바이오주가 유독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추천종목 절반가량이 제약바이오주라는 점은, 개인투자자들의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설명이다.정부는 지난 5월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주식리딩 단톡방의 개설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한 바 있다. 유사 투자자문업자가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이 성행하면서 관련 민원과 피해가 속출한 데 따른 조치다.그러나 이후로도 큰 변화는 없다. 문자메시지 최상단에 '광고'라는 단어가 추가된 데 그친다. 오히려 비밀단톡방 개설 코드를 제공하는 식으로 단톡방은 오히려 더 은밀한 곳으로 숨어드는 모습이다.'고수익 종목을 보장한다'는 유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가 아무리 제재를 강화하더라도 투자를 유도하는 탈법적 유혹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판단이다. 현명한 투자가 요구된다.2021-08-04 06:10:57김진구 -
[기자의 눈] 약사사회 내분 조장하는 배달앱 업체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모바일 원격진료 및 처방약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약사사회 내부 분열을 조장하며, 꾸준히 시장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약사회는 관련 업체들의 문제점을 경찰 고발하고, 복지부에는 의약사 담합 유도 사례와 주요국 정책 현황까지 제시하며 개선을 요청하는 중이다.또한 회원약국들에는 약 배달 서비스에 협조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다.하지만 업체들은 ‘약국 정보 익명성 보호’와 ‘매출 증대’ 등을 내세워 약사들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한시적 허용으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향후 시장에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용 데이터의 누적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들은 약국의 상호명과 주소를 공개하지 않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참여 여부를 모르게 할 수 있다고 약사들을 안심시키고 있는 것이다.또한 모 업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폐업 위기에 놓인 약국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경영난을 극복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제휴약국으로 가입한 후 기존 매출의 3배 이상을 넘기면서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다며 약사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고 있다.이들 업체들이 원하는 것은 약사들의 내부 분열이다. 모 약사의 말처럼 결국 안에서부터 무너지기를 바라는 것이다.만약 업체의 설명대로 서비스 제휴로 약국 매출이 늘어난다고 한다면, 과연 이 늘어난 매출은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까.제휴약국이 늘어나 더 이상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별해지지 않을 때? 신속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전문 약국이 나타났을 때?어느 시점에 갔을 때 오히려 상당수의 약국들은 회복할 수 없는 매출 악화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원격 비대면진료는 시대적 흐름이 아니냐고 말하는 약사들도 있다. 배달 서비스에 참여했었던 서울의 한 약사도 비대면 진료 방향성에 대해 찬성한다고 말했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약사들이 꽤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하지만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서비스는 코로나라는 토양에서 불쑥 자라나 불안한 형태로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환자 안전성과 책임 소지, 보건의료질서 파괴 등 고려하지 못한 부분들이 너무 많다.이제는 일반약 배달 서비스까지 횡행하는 상황에서 참여를 고민하는 약사들에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해보인다.2021-08-01 16:30:49정흥준 -
[기자의 눈] 그 회사에도 '데이빗님'이 계신가요[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저번에 데이빗께서 요청하신 자료는 내일까지 정리해서 보고 올리겠습니다."최근 바이오벤처 취재가 부쩍 늘어난 탓일까. 몇년 전 재밌게 읽었던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의 등장인물 '데이빗'을 종종 떠올리곤 한다. 데이빗은 '우동마켓'이라는 가상의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서비스하는 판교 소재 스타트업의 대표다. 우동마켓 직원들은 상호 동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평한 업무환경을 만들자는 데이빗의 뜻에 따라 직급 호칭 없이 영어 이름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빗을 포함한 이사급 임원들과 대화할 때에는 영어이름 뒤에 '~님', '~께서'와 같이 어울리지 않는 극존칭 표현이 붙는다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다.소설에는 매일 아침 우동마켓 사무실에서 진행되는 스크럼도 소재로 등장한다. 스크럼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관리기법의 일종이다. 약속된 시간에 모여 서서 각자 맡은 분야를 짧게 이야기하고 진행상황을 점검하자는 취지였지만, 우동마켓에서는 데이빗 혼자 20분 넘게 훈계를 늘어놓는 아침조회 시간으로 변질되고 만다.소설을 쓴 장류진 작가는 판교 소재 IT 회사에서 기획자로 근무했던 직·간접 경험을 녹여냈다고 한다. 판교에서 근무 중인 지인들의 얘기를 종합해 봐도 현실과 영 동떨어진 얘기만은 아닌듯 싶다.어디 소설 뿐일까. 현실에서도 많은 국내 기업들이 수평적이고 창의적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조직문화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전통 제약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웅제약은 이미 4년 전부터 전 직원의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대외적 직함이 부장, 차장이라도 사내에서는 모두 '~님'이라 불린다. 자율복장제를 채택하는 제약사들도 부쩍 늘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7년 업계 최초로 '캐주얼데이'를 도입한 데 이어 전 임직원 대상 자율복장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자유롭고 편안한 복장을 통해 유연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업무 효율을 증대하려는 취지다.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비롯해 동아에스티, 동아제약 등 동아쏘시오그룹 임직원은 복장에 대한 특별한 규정없이 TPO(시간·장소·상황)에 맞게 업무 효율을 높이는 자율복장으로 근무하면 된다.고정된 좌석, 출퇴근 시간을 없애고 자율화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갑작스럽게 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재택근무, 비대면 회의와 같은 근무행태 변화마저 부추기고 있다.호칭, 복장, 근무시간 등 기존 형식을 벗어나려는 경영진들의 노력은 바람직한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수평적 조직문화는 기업의 혁신과 창의성을 끌어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한다. 궁극적으로는 직원들의 성취도를 높이고 조직을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단 간과해선 안될 사실이 있다. 호칭 파괴는 시작일 뿐,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직급을 없앤 모든 기업이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혁신을 이루진 못한다. 영어이름이나 자율복장이 수평적인 조직화를 위한 필요조건일지는 모르나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실리콘밸리의 IT기업들은 이미 20년 전부터 나이, 직급, 연차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기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직원들은 자신의 관점과 생각을 투명하게 밝히고, 철저하게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는다. 관리자들 역시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실리콘밸리와 같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재현하기까지는 더욱 오랜 인내와 노력이 투입돼야 할 것이다. 단순히 직급을 없애거나 영어이름을 부르는 식으로 흉내만 낸다면 업계 곳곳에 수많은 '데이빗님'을 양산하는 데 그칠 것이 자명하다. 앞다퉈 바이오벤처로 향하는 젊고 유능한 인재들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는 비결도 어쩌면 같은 고민으로 해결될지 모른다.2021-07-28 06:10:35안경진 -
[기자의 눈] 논란없는 급여재평가 제도 만들어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지난 2019년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발표에 따라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급여적정성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보건당국은 지난해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티드' 재평가를 시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다. 2020년 8월 26일 콜린알포 제제의 일부 적응증을 선별급여(본인부담률 80%)로 전환하는 내용의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 개정고시안을 발표하고, 9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했다.콜린알포 보유 제약회사들은 급여기준에 급여재평가를 통한 선별급여 조항은 없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소송으로 인해 고시 집행정지가 인용된 상태다. 집행정지 및 본안소송,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재평가 등까지 고려하면 콜린알포에 대한 선별급여 전환은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콜린알포 재평가를 '시범사업'이라 명명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본사업 돌입 이전 외국 허가 및 등재현황 근거 문헌 등을 고려해 기등재 의약품을 재평가한 이후 직권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10월 8일 시행된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4항16호'에 담아냈다.그렇게 마련된 급여적정성 재평가 본사업 대상약제 선정 기준은 ▲청구현황(성분 기준 연간 청구액의 0.1% 이상, 약 200억원) ▲주요 외국 급여현황(A8 국가 중 2개국 미만 성분) ▲정책적·사회적 이슈 사항 ▲기타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이다.본사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예정돼 있으며, 올해 테마는 '(건강기능)식품과 혼용되는 의약품'으로 비티스비니페라(포도씨 및 포도엽 추출물), 아보카도-소야(avocado soya unsaponifiables), 은행엽엑스(ginkgo biloba), 빌베리건조엑스(bilbe rry fruit dried ext.), 실리마린(silymarin, 밀크씨슬추출물) 등이 선정됐다.논란은 올해 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급여재평가 5개 성분 중 1개 성분(은행엽엑스)와 비티스비니페라 성분 중 포도엽추출물이 지난 7월 8일 열린 약제급여재평가위원회에서 제외됐다는데 있다.물론 상반기 내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약회사, 학회 등으로부터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의 교과서, 임상진료지침, 임상문헌 등 임상적 유용성 자료와 대체가능성, 사회적 요구도 등의 자료를 제출 받아 검토하면서 이뤄진 결과다.아쉬운 점은 급여재평가 성분 약제 결정 이전 논란이 될 만한 기준에 대한 의견조회가 한 번더 이뤄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심평원은 지난 12월 위원회 논의를 통해 급여적정성 평가대상 선정기준과 제외기준을 마련했다. 이 기준은 다음달 열린 건정심에 바로 상정돼 발표가 됐다.지난 상반기 내내 제약회사와 심평원은 재평가 대상 재검토와 관련해 소모적인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렇게 논란이 된 은행엽엑스와 포토엽추출물이 제외됐다. 이러한 경험은 오는 2025년까지 진행될 급여재평가 과정에서도 또 다시 재현될 수 있다.올해 건강기능식품과 혼용되는 의약품을 시작으로 ▲2022년 개발국에서 급여 삭제한 약제 ▲2023년 사회적요구도, 약제특성 반영 ▲2024년 A8 2개국 미만(0개국)+기존 재평가 성분 이외 ▲2025년 A8 2개국 미만(1개국)+기존 재평가 성분 이외 등에 대한 재평가가 줄줄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콜린알포, 은행엽엑스 등의 재평가 기준 논란을 겪지 않기 위해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길 바란다.2021-07-26 15:50:04이혜경 -
[기자의눈] 식약처의 아쉬운 '소통 부재'[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최근 일련의 사건에서 식약처가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아 혼란스러운 부분들이 있었다. 큰 이슈는 아니어서 조용히 넘어갔지만, 그렇다고 어물쩍 넘어갈 일도 아니다.20일 임상1상을 승인받은 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큐라티스의 'QTP104'의 국내 개발 여부 표시 문제도 그렇다. 최초에는 승인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의약품안전나라 사이트에 이 백신이 '국내 개발'로 표시됐다가 추후에는 '국외 개발'로 바뀌었다. 기자가 기사를 통해 문제제기를 했더니, 이번에는 '국내 개발'로 슬그머니 또 바뀌었다.이러다보니 기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있었다. 이 백신이 최초의 RNA 기반 국내 개발 백신인지, 아니면 해외 백신인지 구분되지 않아 명확하게 처리할 수 없었다. 22일 오후 4시 현재는 '국내 개발'로 표시돼 있는 만큼 일단 국내 개발 백신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지만 식약처의 확실한 답이 없다보니 여전히 오리무중이다.화이자, 모더나가 독점한 RNA 백신의 국산화는 정부의 숙원사업이고, 대중적으로도 큰 관심이 있는 만큼 'QTP104'의 임상1상 승인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식약처가 '국내 개발'에서 '국외 개발', 다시 '국내 개발'로 표시를 변경하는 바람에 실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약처에도 문의했지만 속시원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큐라티스 'QTP104'가 국내 개발 백신인지 명확하게 답하길 바란다.대웅제약의 항궤양제 알비스D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도 홈페이지에 공고만 하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사안이다. 앞서 공정위와 특허청이 이 제품 특허등록 과정에서 자료조작을 적발하고, 대중매체에 밝히면서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31호 신약 '렉라자'의 용법·용량 변경도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봤을때 식약처가 선택적으로 설명 대상을 결정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또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없거나, 이슈화가 되지 않으면 설명을 등한시하는 것 같다.지난번 화이자 백신의 보관방법이 변경됐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아 일간·경제지 기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식약처가 그동안 허가변경에 일일이 설명하지 않았기에 본 기자는 크게 문제삼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식약처의 이런 설명 '스킵'이 너무 만성화되다보니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인식하지 않게 된 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2021-07-23 16:41:10이탁순 -
[기자의 눈] 경동제약의 일석이조 배당 활용법[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경동제약이 고배당 기조를 이어갔다. 19일 2년 연속 중간배당(약 27억원)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6년만에 중간배당을 꺼내든 후 2년 연속이다.경동제약 배당 정책은 꾸준하다. 최근 10년(2011~2020년)만 봐도 매년 결산 배당을 시행했다. 규모는 총 807억원 정도다. 매출액 대비 이 정도 규모의 배당을 하는 기업은 제약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경동제약은 배당으로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다.먼저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할 수 있다.경동제약 주주라면 매년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 주당(중간배당 100원, 결산배당 400원) 500원의 배당금을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 1만주가 있다면 5% 배당으로 연 500만원(세전)이 생기는 셈이다. 주가는 신도 알 수 없지만 경동제약 배당 정책은 예측 가능해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대주주 경영 재원도 마련할 수 있다.올 3월말 기준 류기성 대표이사 부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4.27%다. 소액주주는 34.79%를 보유중이다. 류기성 부회장은 17.51% 지분을 쥐고 있다. 자사주는 9.83%다.류기성 부회장은 2019년 190만주를 아버지 류덕희 회장에게 상속받아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류 부회장은 국세청에 연부연납을 신청해 상속세를 갚고 있다.또 같은해 28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콜옵션(매도청구권 40%)을 삽입했다. 이후 콜옵션 행사로 추가 지분을 확보했다.증여세와 콜옵션 모두 재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류기성 부회장은 경동제약 배당금으로 경영 재원을 충당했다.경동제약 배당금 정책이 최대주주 배를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주주 입장에서는 무배당보다는 배당이 낫다. 또 최대주주 증여세 리스크 해소 등으로 경영 안정을 꾀할 수 있다. 경동제약의 배당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주주 이익 환원과 대주주 재원 마련 측면에서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2021-07-21 06:10:29이석준 -
[기자의 눈] 초고가약 보험급여 지체와 환자 생명권[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시카고대학의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저서 '죽음과 죽어감'이라는 책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심리 반응을 5단계 모델로 설명했다. 1단계는 부정, 2단계는 분노, 3단계는 타협, 4단계는 우울, 그리고 5단계는 수용의 감정이다.나아가 6단계가 있다면 미련 혹은 희망이 아닐까. 말기암 환자들은 항암 과정에서 절망과 희망, 부정과 긍정 속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항암 부작용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달고 살다가 증상이 조금 나아지면 희망의 씨앗을 심는다.신약의 등장은 말기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싹을 틔울 단비와도 같다. 하지만 생각만큼 신약은 쉬이 환자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임상에 참여하거나 재산이 풍족하지 않은 이상 대개 급여라는 산을 넘어야만 비로소 '쓸 수 있는 약'이 된다.신약이 '눈앞에 있어도 못 쓰는 약'일 때는 그야말로 희망고문이다. 물론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을 절약하는 입장에서, 회사는 수조원을 들여 혁신 신약을 개발한 입장에서 각자 충실히 역할을 수행한다. 모든 급여 등재의 과정이 그렇고, 또 절차상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잊지 말아야 할 대전제는 '환자의 생명'이다. 정부와 회사가 급여 기준이라는 '수단'에 매몰될 때 '생명'이라는 절대적 가치는 때때로 흐릿해진다.우리에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초고가'라는 약제를 대비할 시간이.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가 처음 세간의 화제를 일으킨 때는 2017년 8월,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다. 당시 미국에서 1인당 비용이 5억원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정부는 함께 놀라지만 말고 앞으로 닥칠 한국 건보 재정의 미래를 대비했어야 한다. 킴리아를 시작으로 고가 약은 계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되기도 힘든 '현실적 제약'을 거론하기엔 우리에겐 시간이 참 많았다.말기암 환자들에게 온전히 4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4년은 흔히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5년보다 딱 1년 적은 숫자다. 우리가 4년을 무심히 흘려보내던 동안 이들은 가능한 치료옵션을 부여잡으며 생존하고 있음에 안도했다. 그 기간 건보 재정을 걱정하는 정부에겐 어떤 치열함이 있었나.고가의 신약이 급여에 등재되려면 충분한 검토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말기암 환자들에게 더 이상 변명거리가 못 된다. '환자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어느 환우회의 말을 진정으로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오늘도 환자들은 부정과 분노와 타협, 우울과 수용을 거쳐 그래도 미련 또는 희망을 찾는다. 참, 6단계의 '미련 혹은 희망'은 어떤 20대 말기암 환자의 공병일기에서 본 내용이다. 지금은 하늘로 떠난 그의 일기에서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모습을 감히 한 줄 발췌해본다."만약 6단계가 있다면, 미련 혹은 희망이 아닐까 생각을 해봐요. 여전히 자주 지치지만, 요새는 생각이 날 때마다 긍정적인 생각들을 심어요. 무엇이 되었든 마구 심으면 나중에 그 긍정이 예쁘게 피어나지 않을까 싶어서요."2021-07-20 06:13:29정새임 -
[기자의 눈] 의약 협업아닌 '의약종속', 대책 없나[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평소보다 1시간 가량 약국 문을 늦게 열었다가 병원장에게 무릎을 꿇은 약사의 안타까운 사연이 보도되면서 약사사회가 공분과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약국이 늦게 문을 열어 환자들이 처방을 받지 않고 돌아갔다는 대목에서 화가날 수는 있지만 '처방전을 내주지 않겠다', '피해금액 몇 천만원을 가져오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기에는 의약사 관계를 떠나서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의약분업의 구조적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갑으로서의 위치를 제대로 인식시키겠다는 의도 없이는 사실상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의원과 약국이 기능과 공간적으로 분리해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을, 전문의료인인 의사가 진단해 가장 적합하게 처방한 후 약사가 처방을 검수해 전문적으로 의약품을 조제·판매함으로써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다는 의약분업의 취지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부분으로 해석된다.물론 의사와 약사간 상생하는 관계가 훨씬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의사와 약사의 갑을관계에서 파생되는 갑질, 지원금 등의 시발점은 의약분업 제도일 수밖에 없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때문에 갑질 보도를 본 약사들은 의사는 강하고, 약사는 약한 '의약분업' 내지는 '의약종속', 약사에게서 비명 소리가 나온다는 '으악분업'으로까지 부르고 있다.최근 데일리팜에에 보도된 '"약국 팔라는 병원장 요구 거절에 3년간 불이익"' 기사 역시 의약분업의 폐단을 보여주는 예시다.아내인 약사가 해당 약국자리에 약국을 했으면 좋겠으니 약국을 팔라는 원장 요구를 따르지 않았다가 3년째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약사. 원장은 사용하던 약을 바꾸고, 대체조제 불가 처방을 내리고, 처방전 용법·용량 부분을 보이지 않도록 했다. 또 소아약 처방에 '가루약 조제 불가' 도장을 찍는가 하면 수시로 전화를 걸어 '왜 병원 욕을 하느냐', '환자들로 하여금 병원 화장실을 사용하지 말게 하라'고 괴롭혀 왔다.약사는 권리금까지 주고 들어간 약국을 포기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3년간 약국을 운영해 왔고, 결국 원장은 1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새로운 건물을 짓고, 1층에 아내 약국이 먼저 허가 받게 됐다.약사는 의원과 약국간 관계 등을 담합행위로 보건소 측에 수차례 문제제기를 했지만, 보건소는 의심 정황만으로 약국 개설을 막을 수 없다며 허가를 내준 부분이다.약사의 역량을 키우는 것은 평생에 걸쳐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일반약 판매 스킬을 끌어 올리고 상담 능력을 키우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는 누구나 알고 있는 부분이다.하지만 의약분업이 이뤄진 뒤로는 '기가 막히게 용한 약국'을 찾을 수 없다. '나만 취급하는 제품' 역시 있을 수 없다. 평생에 걸쳐 약물에 대해 공부하고, 경영을 익힌다고 하더라도 처방을 받지 않고 운영되는 약국은 전체 약국들 가운데 극히 일부분이다.'운이 나빴다'며 개인의 문제로 넘겨버리기에는 앞으로도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약사회가 관여하기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가 얽혀 있는 경우들이 많다.지역약사회 한 관계자는 이 문제를 놓고 이렇게 말했다. "안타깝게도 사실 약사회가 관여하고 개입할 수 있는 문제들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후배들에게는 늘 '본인의 희생을 감내해 가면서까지 약국을 하지 말라'고 얘기하지만 막상 본인의 생계가 달린 상황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거죠. 그렇다고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하면 매일 같이 얼굴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가동이 가능할까요? 이번에라도 제도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물꼬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2021-07-15 16:36:04강혜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