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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약값에 장기처방까지…안과 인근약국 아우성, 왜?

  • 김지은
  • 2025-01-16 16:02:18
  • 고가외용제에 카드수수료 부담…조제료 제자리
  • 전문병원 넘어 로컬 안과도 1년치 처방…약국, 세금 폭탄
  • 외용제 처방, 중복 제한 장치 없어…"처방 일수 제한 필요" 목소리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인근에 안과가 한곳 생기고 한달의 약제비만 1억원이 들어간다. 1년이면 약제비가 12억인데 조제료는 그 자리다. 장기처방에 업무, 카드수수료, 세금 부담은 늘었지만 조제료는 그 자리다. 약국장 한명이 오전부터 밤까지 꼬박 일해야 그나마 수지가 맞다. 이게 맞는건가."

로컬 안과 인근 약국들에서 늘어는 업무 부담과 경제적 손실, 불합리한 수가 구조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대다수 동네 약국이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독 안과 인근 약국들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외용제 단독 처방 조제의 경우 처방조제 일수와 상관없이 수가가 고정돼 있는 상황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장기처방이 크게 늘었고 카드 수수료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가의 안약 처방이 많아지면서 약국 부담은 더 커지는 실정이다.

약사사회에서는 현행 외용제 수가 체계 개편 필요성과 더불어 1회용 외용제의 처방 일수 제한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고가의 안약, 카드 수수료 역전에 세금 폭탄도"

최근 열린 서초구약사회 정기총회에서 한 회원 약사는 자신을 안과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 중이라고 밝히며 “심지어 약사들 사이에서도 안과 처방은 복용 약과는 달리 통째 주면 되지 않나. 이것이 조제 행위에 해당되냐는 말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것은 상당히 잘못된 인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약사에 따르면 몇 년 전 인근에 안과가 들어온 이후 약제비만 10배 이상 증가했다. 일부 안약 등은 한통에 약값이 3~4만원대를 호가한다는 것. 최근에는 고가약 처방이 늘면서 신용카드 수수료가 조제료를 역정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약사들에 따르면 보편적 생각과는 달리 외용제는 고가의 약이 많고 보관도 까다로운데 더해 환자에게 사용법 등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복약지도 시간도 긴 편이다. 약마다 라벨을 붙여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 약사는 “한달 약제비만 1억원이다. 우리 약국의 경우 800만원대였던 종소세가 안과가 들어온 후 5000만원까지 뛰었다. 세금 폭탄이란 말을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조제료는 그자리”라며 “현재의 수입 구조로는 근무약사를 모실 수도 없다. 아침부터 밤까지 꼬박 혼자 약국을 운영해야 그나마 수지가 맞는다. 이런 고충을 겪는 약사들이 전국적으로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용제 조제료는 일수와 상관 없이 고정돼 있다 보니 약사들은 업무에 비해 적절한 보상을 못받는 것을 넘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약국에서는 개당 몇 만원 하는 외용제 조제의 경우 카드수수료가 조제료보다 높은 조제료 역전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지역의 한 약사는 "외용제 한 개를 조제하든 열 개를 조제하든 조제료는 같은데 비싼 안과 1회용 제제 약들은 카드 수수료를 빼면 사실상 약국은 남는게 없다"며 "손해를 보면서 계속 조제하라는 것인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더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과도 장기처방 대세…현 수가 체계로는 약국 손해 반복"

약사들이 지적하는 핵심 문제는 외용제 수가 책정이다. 올해 기준 외용제 단독 처방 시 조제 수가는 5850원으로 고정돼 있다. 투약일수에 상관없이 외용제 처방 접수 시 5850원의 조제료가 책정되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안과에서 장기처방이 늘어난 것이 현 외용제 수가 체계에 대한 불합리함을 부각시키고 있다.

대형 안과전문병원을 넘어 최근에는 로컬 안과 의원들에서도 짧게는 2~3개월에서 길게는 1년치 외용제 처방을 하면서 인근 약국들의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약사는 “녹내장 환자에게 1회용 인공눈물을 함께 처방하면서 1년치를 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이런 경우 카드결제를 하면 수십만원 매출로 찍히지만 보험 급여가 되는 총약제비를 빼고 실제 약국의 수입은 조제료 5850원에 불과하다. 카드 수수료나 기타 소모품 비용 등을 제외하면 오히려 손해인 것"이라고 했다.

약사들은 무분별한 외용제 처방에 대해서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용제의 경우 중복 처방 등에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약사들에 따르면 외용제의 경우 DUR로 중복 처방 여부가 점검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은 건강보험 재정 낭비일뿐만 아니라 환자 안전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지 않다는게 약사들의 주장이다.

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안약이나 인공눈물은 처방약이 싸다는 인식이 있다보니 환자들이 병원에 가서 처방을 부탁하기도 하고 의원에서 알아서 처방을 내기도 한다”며 “항간에 인공눈물을 가족 여러명이 처방을 받아 판매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편의점에서 처방용 안약을 판매했던 것도 이런 상황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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