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만개 의약품 어디서나 판매" 팩트체크 해보니
- 강혜경 기자
- 2026-08-03 15:12:21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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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진 약준모 회장 "비누·손소독제 등 포함 30만개…통계적 범주 오류"
- "13품목 국한 주장하지만 2011년 일반약 48품목 의약외품 전환"
- "편의점 품목 확대로 귀결돼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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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미국 30만개, 영국 1500개, 일본 930개, 우리는 왜 20개입니까. 의사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은 900개가 넘는데 복지부는 여전히 안전상비의약품을 20개라는 숫자 안에 가두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한 기준입니까, 아니면 이해관계에 묶인 기준입니까."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6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의 일부다.
같은 달 이데일리 등 경제지에서는 '30만종 대 11종', '14년 규제 풀어야' 등의 사설을 쏟아내며 국민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상비약 품목수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한 의원의 발언 이전에도 '미국 30만개'에 관한 글은 존재해 왔다. 2024년 한국행정연구원과 2025년 조선일보도 한 의원과 마찬가지로 '미국 30만개, 영국 1500개, 일본 930개'라는 수치를 인용했다.

하지만 불과 1년 전인 2023년과 2018년에는 미국 의약품 수가 1/10 수준인 '3만개'로 국한돼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2017년 미 하원 보건소위원회 청문회 개회사 살펴보니
박현진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은 "30만이라는 표현 자체는 실재로 존재한다"며 "다만 통계적 범주의 오류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3일 밝혔다.
'미국에 30만개 의약품이 있고 이를 어디에서나 판매한다'는 주장에 대해 박현진 회장이 팩트체크에 나선 결과 2017년 9월 미국 하원 보건소위원회 청문회 개회사에 "30만개 이상의 OTC제품이 있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는 항균비누, 손소독제, 자외선차단제, 발한억제제 등이 포함된 수치로, 우리의 분류 범주와는 차이를 갖는다는 것.
30만개는 서로 다른 약이 아닌 '800개 활성성분과 1400개 이상의 용도에서 파생된 제품 수준의 수치'로, 서로 다른 치료성분의 수도, 한 점포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재고도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는 제조사·브랜드·함량·제형·배합·포장단위와 허가·등재 체계가 만들어낸 행정적 단위에 불과하다는 것.
'어디에서나'라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슈도에페드린은 연방법상 카운터 뒤 보관해야 하고, 개인당 구매 한도가 있어 거짓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약국 밖에서 살 수 있는 상비약이 13품목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의약외품 범위 지정 및 의약품 등 표준제조기준 개정으로 2011년 7월 21일 48개 일반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슈퍼·편의점·대형마트 판매가 허용되고 있다는 것.
실제 까스명수액, 생록천액, 위청수 같은 액상소화제(건위소화제) 18품목과 미야리산유정, 박카스D, 마데카솔연고 등이 약국 밖에서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건강기능식품까지 더하면 약국 밖에서 구입 가능한 범위의 범주는 더욱 커진다.
◆"안전상비약 제도, 이미 과도한 규제완화"
박현진 회장은 안전상비의약품 제도 자체가 이미 과도한 규제완화라고 지적했다.
안전상비약 판매점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4시간의 사전교육과 24시간 영업, 판매차단시스템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조건을 두고 있지만 판매자에게 약사 또는 일본의 등록판매자처럼 의약품 전문자격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있지 않다는 것.

그는 "일반 편의점이라는 비의료·비약업 공간에서 전신작용 일반약을 판매하도록 한 것 자체가 2012년 명백한 규제완화였다"면서 "허용된 약효는 가벼운 외용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열진통제의 경우 전신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해열진통제+항히스타민+거담·교감신경작용 성분의 다성분 감기약은 오히려 독일보다 약효범위가 넓게 허용되고 있다는 것. 소화효소 복합제 역시 제품 수가 적어도 약효구성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현진 회장은 "품목수가 치료적 가치를 측정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미국 품목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 한국에서도 우선 비처방 의약품으로 재분류될 수 있는지부터 논증해야 할 부분"이라며 "미국 30만대 한국 13은 제품 수와 성분 수, 시장 전체와 점포 재고, 의약품과 의약외품·화장품, 비처방 분류와 판매장소 규제를 한 문장에 혼합한 통계적 범주 오류로 그것이 지시하는 결론이 편의점 품목 확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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