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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자이 경영철학은 신약 접근성과 고용안정"

  • 어윤호
  • 2019-03-13 06:16:58
  • [인터뷰] 고홍병 에자이 대표이사

고홍병 대표
한국에자이는 작은 법인이다. 임직원 170명 가량이 근무하고 있는 이 회사는 다케다, 아스텔라스, 오츠카 등 같은 일본계 제약사들에 비해서도 덩치는 크지 않다.

작지만 내실이 있다. 들여다보면 상징적인 약물들을 보유한 제약사다. 특허만료 이후에도 매출을 사수하고 있는 알츠하이머치료제 '아리셉트(도네페질)'를 기반으로, 애브비와 함께 글로벌 매출 1위 품목인 '휴미라(아달리무맙)'를 공급하고 있다.

몇년전부터는 항암제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차세대 항암화학요법제인 '할라벤(에리불린)', 혈액암치료제 '심벤다(벤다무스틴)', 10년만의 간암 1차치료제 '렌비마(렌바티닙)'를 잇따라 출시했다. 뇌전증치료제 '파이콤파(페람파넬)' 등을 내놓는 등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ous system) 강자로써의 입지도 지켜가고 있다.

항암제 시장에 진출하면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있긴 하지만 출시하는 신약들의 보험급여 등재 속도가 빠른 편인 제약사이기도 하다.

데일리팜이 고홍병(47) 한국에자이 대표를 만나, 회사의 발자취와 미래에 대해 들어 봤다.

-제약회사 '에자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기업명을 영문으로 인지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에자이는 위생의 '위' 자와 재료 '재' 자를 쓰는 일본어 이다. 1941년 일본 도쿄에서 처음 위생재료를 만드는 회사로 설립됐다. 이후 비타민 류에 특화를 보이며 일본에서는 비타민B가 함유된 '초콜라BB'란 영양제가 많이 판매되고 있다.

전세계 30개국 이상에 지사를 두고 있고 80여 개국에서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약 1만5000 여명의 직원이 에자이에서 근무하고 있다.

에자이가 글로벌 사업에 뛰어든 시기는 90년대 후반이다. 97년도 미국 FDA로부터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를 승인받고 99년에는 위산분비 억제제인 파리에트를 승인 받아 적극적으로 해외 비즈니스에 나서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항암제 분야에 집중, 여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에자이는 전 세계 40위권 규모의 작은 기업이지만 치매나 뇌전증 등의 CNS 및 항암제 영역에 특화된 회사다.

항후 기대되는 품목으로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하는 치매 치료제가 몇 가지 있는데, 현재 3상을 하고 있거나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치료제들이 출시 된다면 향후 에자이의 주력 제품으로 회사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항암제 사업을 살펴보면 편의성 등 다른 부분을 개선하거나 이미 시장 리더가 존재하고 있는 영역에 진입하는 등 일반적으로 항암제를 시작하는 회사들과는 다른 행보라는 느낌이 든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테스트 약물 후보군이라는 게 몇 만개씩 존재하는 것들 중에 추려내는 것이다.

전이성 유방암치료제 할라벤은 환자의 생존기간 늘리는 약으로 미국 FDA 혁신 약으로 지정 받았다. 본사에서 할라벤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렌비마 같은 경우도 국내에는 갑상선암치료제로 발매됐는데 당시에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상황이었다. 간암 부분에서도 물론 경쟁사가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지만 그 동안 치료제가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렌비마가 환자들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다국적제약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약가'이다. 더 높은 수준의 약가를 확보하기 위한 목소리와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에자이의 약물들의 등재 사례를 보면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정부에서 좋아할 만한 수준으로 약가협상을 타결하고 이를 등재하는 과정도 빠른 편이다.

=가격을 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웃음).

본사 승인을 받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 기업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 사업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본사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최대한 가격을 조정해 보고자 노력한다.

제도의 개선점이 있다면 거시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당장 신약이 허가됐고 급여 등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적극적으로 본사를 설득하고 있다.

-본사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 제품명을 밝힐 순 없지만, 어떤 제품의 경우 대만이 저희보다 가격이 2배 정도 된다.

이에 본사에 승인을 받을 때는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이 제공될 것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국내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본사와 건강보험공단간의 접점을 찾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항암제는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이지만 이와 달리 CNS는 소외된 분야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관심과 지원이 집중되고 있는 항암제나 희귀난치성 질환 이외의 영역을 다루는 기업 입장에서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가?

=일반적으로 약가를 비교할 때 기존에 발매된 약제들과 직접 비교한다.

연구개발 비용이나 소요 시간 등이 함께 고려되기 보다 단순히 비용 대비 효용성만을 평가지표로 삼고 있다 보니 기존 약제들과 비교해 좋은 약가를 받기가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그렇게 되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약의 발매가 점점 힘들어 질 수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기업 얘기로 화제를 바꿔보자. 얼마전 에자이 본사는 글로벌 감원정책을 발표했다. 한국에서도 희망퇴직프로그램(ERP, Early Retirement Program) 등 감원계획이 있나?

=없다. 개인적으로 ERP 진행 사례를 봤을 때 주로 유능한 인재들이 퇴사해 이직하는 상황을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ERP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직원들을 줄이기 보다는 직원 규모를 유지한 채 직원들과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생각된다.

-사실 에자이는 10년 전 만 하더라도 노조, 직원 해고에 대한 이슈가 많았다. 본인의 취임 이후 한국에자이의 조직 분위기와 이미지가 많이 변했다고 느껴진다.

=나 역시 그런 분위기 속에서 불안함을 느낀 사람이었기 때문에 똑 같은 분위기와 조직 문화를 고수하면 안 되지 않겠나.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주려고 노력 중이다.

에자이 본사에서도 조직문화가 중요성을 알면서도 잘 하고 있지 못하는 부분을 한국이 선제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보니 본사에서 한국으로 직원을 파견 보내 그 이유를 알아볼 정도이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고 생각하는가?

=예전에는 Top-down 방식으로 조직이 운영됐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직원들 또한 일방적으로 따라오지 않는다. 오히려 수직적인 체계가 사내 갈등과 불신을 조장한다고 생각한다.

수평적인 조직을 강조해도 100% 수평적인 구조가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회사는 수평적인 조직을 지향해야 한다. 직원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한다면 사내 갈등이나 불신을 완화시킬 수 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본인의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중간관리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자이는 증원이나 충원을 해야 할 때 경력이 많은 분보다는 쥬니어를 채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자이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34세, 밀레니얼 세대들이 75% 이상을 차지하며 조직문화에 있어서도 밀레니얼 세대들이 바라는 수평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영어 닉네임을 사용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굉장히 강하게 Drive를 걸었다. 수평적인 문화가 형성돼야 혁신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책과 상관없이 "제 생각은 이래요"라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라고 위에서 말했을 때 "왜요" 라고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이 돼야 한다.

-에자이는 사회공헌프로그램에도 많은 역량을 투자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해서 정부의 규제가 굉장히 엄격한 걸로 알고 있는데 활동을 진행하는 게 어렵지는 않은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규제에 어긋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활동하고 있다. 활동을 진행하기 앞서 모든 부분에 대해 legal review를 받고 있고, 혹여 법적으로 위험요소가 있으면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해 놓고 있다.

에자이에서 활발히 진행 중인 활동으로 '나우'가 있다. 나우는 '나를 있게 하는 우리'로 공식명칭으로 하고 그 네트워크를 '나우사회공헌네트워크'로 칭하고 있는데, 의사 결정할 때도 일방적으로 에자이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어떤 자본이 필요한지 관점으로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하며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할 때 서포터즈를 육성해 현장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 본인도 모르는 새에 제품명을 언급하는 등 실수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일일이 CP를 진행하고 있다.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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