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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환자와 싸워야 하나"...설하정 산제조제, 약국 논란

  • 이정환
  • 2019-08-27 12:10:30
  • 약국가 "탁상행정으로 약국만 손해...허가-보험 모순 드러나"
  • "소아 환자 물에 녹여 투약해야하고 분할 처방전도 다수"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혀 밑에서 녹여 복약하는 설하정 제형의 가루약 조제가산 불인정에 대한 약국가 불만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제형 특성상 가산할 수 없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설명과 달리 대다수 설하정 허가사항에는 소아의 경우 '물에 녹여 투약'하도록 명기된 데다, 소아 환자 보호자와 성인 환자가 약국에 가루약 조제를 요구할 경우 약사가 일방적으로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21일 심평원으로부터 설하정 조제가산 불가 반려된 A약사는 "의약품 허가사항과 조제가산 기준이 충돌해 약사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A약사는 설하정 가루약 조제가산 문제를 통증약인 플루신정을 실례로 들었다.

설하정인 플루신정의 용법용량은 성인의 경우 1회 160mg을 물 한 컵에 녹이거나 혀 밑에 넣어 경구 투약해야 한다. 소아는 1회 80mg을 물 한 컵에 녹여 1일 2회 투여한다.

A약사는 허가사항을 근거로 살필 때, 소아 환자에 대한 플루신 설하정 투여를 위해서는 가루약 조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혀 밑에 정제를 넣어 녹이는 허가사항은 성인에게만 인정되고, 소아는 물에 녹여 복약하는 방법만 존재해 약국 입장에서 의료기관이 발행한 가루약 조제 처방전에 따라 산제 조제가 필수라는 취지다.

특히 소아 환자 보호자들이 아이에게 쉽게 투약하기 위해 특별히 산제 조제를 요구하거나, 삼킴 장애가 있는 성인 환자가 설하정을 가루 내 달라는 주문을 하는 게 약국가 현실이다.

게다가 환자와 의료진 요구를 약국이 일방적으로 거절하기 어려운데다, 거절했다가는 자칫 환자와 말다툼 등 갈등으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결국 설하정의 의약품 허가사항을 이유로 가루약 조제가산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정책적으로도 약학적으로도 모순이라는 것이다.

약사들은 일선 의료기관이 임상적 이유를 들어 가루약 조제 처방전을 낸 부분에 대해 조제 가산을 인정하든지, 의료기관이 산제 처방전을 낼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의약품 허가, 조제 가산 정책으로 애먼 약국만 골치를 앓는다고 했다.

A약사는 "플루신 설하정은 소아 환자 투여 시 물에 녹여 먹여야 한다"며 "특히 의사가 1정 단위 처방이 아닌 0.5정 단위 분절처방과 가루약 처방을 내는 케이스가 대다수다. 약사는 연하곤란 환자와 의사 처방을 근거로 산제 조제에 전문성을 쏟는 상황인데 조제료 가산을 반려당해 황당하다"고 강조했다.

A약사는 "결국 의약품 허가기관과 보험기관 등 정부가 일선 의약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책을 마련한 게 이같은 불합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설하정 허가사항을 살필 때 '가루를 내면 약효·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므로 조제가산 불가'라는 심평원 주장은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B약사도 "설하정을 가루 내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면 이같은 정보를 의료진과 국민에게 알릴 의무도 정부에 있다. 왜 약사만 중간에서 중재역할을 하고 피해를 입어야 하나"라며 "이런 때만 약사 전문성으로 환자와 의료진에 가루약 조제가 안 되는 이유를 개별 설명하라는 정부 요구는 행정편의적 무관심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한약사회도 일선 의료기관이 무신경하게 설하정의 가루약·분할 처방을 내는 관행을 점진적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약사도 의료진과 환자에 설하정의 제형적 특성과 산제 조제가 불가한 약리학적 특성을 설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서방정 분할 조제 처방 관행이 약사 노력으로 실현된 사례를 설하정 케이스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약사회 관계자는 "설하정 가루약 조제 가산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보다는, 약사 전문성을 발휘해 산제 처방 환경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의료기관이 설하정 산제 처방을 냈다면 의료진과 소통해 가루약 처방을 내지 않아야 할 약리학적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의 노력이 설하정 가루약 수가산정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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