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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병원약사 인력 공백 해법이 필요하다

  • 김민건
  • 2019-10-30 09:57:04

최근 요양병원에서 혼자 일하는 1인 약사의 제보가 있었다. 기존 업무도 벅찬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까지 관리해야 하니 가장 기본 업무인 조제와 처방 검토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정부도 문제를 알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 약사 인력 부재가 환자 안전에 영향이 있냐"는 국회 질문에 "의료기관 내 약사 인력은 환자 안전 확보에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인력 기준 개선 검토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 근무약사가 부족한 요양병원은 전체 1540곳 중 35곳이나 됐다. 그러나 이 수치는 실제 요양병원에서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제보와 같이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약사 대부분 1인 또는 주 16시간 근무를 하며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약사가 부족하다는 시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지난 2010년 개정한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라 요양병원에는 1인 이상 약사나 한약사를 둘 수 있게 했고 200병상 이하는 이마저도 완화한 주당 16시간, 즉 시간제 약사를 허용했다. 복지부가 내놓은 데이터는 200병상 이상은 1인 약사가 조제부터 반품, 처방 검수 등 관리업무와 응급실·입퇴원환자 검토, 복약지도 등 환자안전과 관련한 여러 업무를 도맡아 해내야 하는 실정을 보여주지 않은 것이다.

특히 주당 16시간 근무는 단 2일만 약사가 병원에 있다는 얘기다. 이 외에는 무자격자인 보조인력에 의해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복지부는 2017년 병원약사 인력 확보를 위해 약대 교육과정에 임상약학을 중점으로 하고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보냈다지만 단순히 인력만 늘리려는 방향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PEET를 치른 약대 졸업생의 평균 나이는 올라만 가고 이들은 수익과 근무지역, 미래라는 현실적 조건을 따질 수 밖에 없다. 향후 통합 6년제로 전환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난 5월 병원약사 관리자 연수교육에서 복지부는 약물오류 환자안전사고 보고현황을 발표했다.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총 4726건의 약물오류 사고가 있었다. 처방오류가 2081건(44%)으로 가장 많았다. 요양병원에서는 129건만 보고해 단편적으로는 낮은 수치가 나왔다. 병원약사회는 그 이유를 "약물사고가 적어서가 아니라 약화사고 인과관계와 보고 인력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며 약사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법적으로 요양병원 내 약사 근무 기준 규정부터 고쳐야 한다. 최소한 200병상 이하는 2인 이상으로 강화하고 200병상 이하 주16시간 근무약사는 없애 안정적인 근로 조건과 환자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1인 근무약사의 업무 역량을 정확히 평가하고 약사를 추가할 경우 환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 인력 수급, 의료계 수용 여부 등을 파악해야 한다.

국립약학대학원을 설립해 약사가 필요한 의료기관에 일정 기간 근무하는 공공약료인력을 육성하는 것도 고민해볼 의제다. 대한약사회는 전문의약품은 공공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다룰 약사가 부족한 현실이다. 결국 약사도 공공재라는 인식으로 다가서야 한다.

복지부는 2017년 6월 요양병원 특성을 고려해 당직의료인 배치 기준을 개정하며 의사 1인당 입원환자 200명에서 300명으로 높이고, 간호사는 1인당 200명에서 80명으로 줄였다. 노인요양시설에선 30인 이상 규모는 입소자 25명당 간호사(간호조무사) 1명을 배치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을 통해 입소자 6인당 1명으로 개선해 24시간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요양병원이나 시설에선 의료행위보다 돌봄·건강관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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